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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4~200825] 메리엘&비올라 - 바다아이

플레이타임 : 약 7시간

 

바다아이
W. 티셰
KPC 비올라 카지안
PC 메리엘 영
-
꿈을 꿉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바닷물이 일렁이는 해변 위에 발을 담그고 서 있는,
어린 시절의 비올라.
해사하게 웃으며 당신을 바라보는 얼굴이지만,
어째서인지 사무치도록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손을 뻗으면……
번쩍.
그 순간 시야가 하얗게 물들어가며 메리엘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메리엘 영:...비올라......? (여느 때처럼 맑게 웃는 당신에게 손 뻗던 자세로 깨어난다. 그 때의 비올라는 햇살보다 눈부셔 괜히 시린 눈을 다시 감고 조금 웅크린다)
바람이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습니다.
그 상냥한 손길에 감겨 있던 눈꺼풀이 서서히 올라갑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푸른 하늘, 싱그러운 풀내음, 흩날리는 노란 꽃잎들.
손 끝에 닿는 그 감촉은 풀잎입니다.
눈을 다시금 감아내립니다.
아름다운 광경을 눈 앞에 두고도 마음이 무거운 것은 어쩐지 안타까운 느낌의 꿈을 꾸어서일까요?
그건 무슨 의미의 꿈이었을까요?
분명 피부에 닿는 공기는 따뜻하지만 몸은 서늘한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감기기운이라도 있는 걸까요?
비올라 카지안:메리엘.
그런 메리엘의 위에서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익숙한 목소리.
어떤 상황에서도 한결같은 그 목소리는 비올라의 것입니다.
어깨 위에서 찰랑이는 연보랏빛 머리칼,
녹음을 한가득 담은 눈.
옷에 묻은 꽃잎을 떼어주는 손길은 여느 때와 같이 다정합니다.
메리엘은 비올라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왜 여기서 잠들어 있었죠?
언제부터?
여기가 어디더라?
어째서인지 가장 최근의 기억이 흐릿합니다. (SAN 0/1)
메리엘 영:
SAN Roll
기준치: 37/18/7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비올라...? (자신이 알던 여전히 다정한 음색에 풀어지다가도 꿈을 꾼 탓인가? 어쩐지 자기 전의 기억이 흐릿하다)
그런 메리엘이 멍한 정신을 채 가다듬기도 전에 비올라가 미소지으면서 말을 겁니다.
비올라 카지안:응. 일어났어? 너무 곤히 잠들어 있어서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메리엘 영:으응, 제가 언제부터 잠들었죠..? 비올라 심심했을텐데.... 조금 피곤했나? (얼굴을 쓸어내리며 꾸물꾸물 일어난다)
비올라 카지안:그렇게 오래되진 않았어. (당신의 머리칼을 상냥한 손길로 쓸어내린다.) 괜찮아, 메리엘 구경도 하고... 바다 구경도 하고... 꽃들도 구경하고 있었으니까. 메리엘한테도 꽃잎이 많이 붙었네. (당신의 이마에 내려앉은 노란빛 꽃잎을 떼어내준다.) 잘 잤어?
메리엘 영:네에, 잘 잤어요. 후흐, 꿈에 비올라가 환하게 웃어서 너무 푹 자버린 것 같네요. (쓰담는 손길에 살짝 기대어 즐긴다) 다리 안 저려요? 저 많이 무거웠을텐데.
비올라 카지안:잘 잤다니 다행이다. 꿈에 내가 나왔어? 어떤 모습이었는데? (기쁘게 웃는다.) 다리는 아무렇지도 않아. 너 잠든 지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는걸.
메리엘 영:여기 처음 왔을 때처럼 바닷가에서 활짝 웃는 비올라였어요. 으으음, 그래, 여름 햇살만큼 환하게요! (마주 배시시 웃으며 자리에 선다) 오래 잔 것 같았는데 이상하다, 그렇게 푹 잠들었나?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기왕 잠도 깬 김에 산책은 어때요? 저랑 여기 있느라 바다에 발도 못 담그고,..
비올라 카지안:아, 여기 어디인지 바로 알아봤구나.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가) 하긴, 올해로 벌써 6년째 오는 곳이니까. 푹 잠들었다면 다행이네. 조금 피곤해 보이기도 했으니까, 메리엘. (몸을 일으키고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그럴까? 모처럼 이렇게 둘이 옷도 맞춰서 입었으니 좀 걷다가 별장으로 돌아가자.
메리엘 영:알아보지 못할 리 없죠, 비올라 말대로 6년 째니까. (어깨를 짧게 으쓱이고 손을 잡아 일으킨다) 하하, 이렇께 맞춰 입으니 꼭 자매같지 않아요? 어디 가서든 서로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바닷가로 이끈다)
비올라 카지안:(색만 다르게 맞춰입은 당신과 저의 옷차림을 한번씩 바라보곤, 자매같다는 말에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게. 누가 봐도 가까운 사이란 걸 알아볼 수 있겠다.
함께 들판에 난 작은 돌길을 따라 걷습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주변의 풍경과 어색함 없이 잘 어울리는 산책로입니다.
함께 걷는 비올라도 산책이 기분 좋은지 평소보다 조금 더 들뜬 얼굴입니다.
메리엘, 하늘을 향해 <관찰력> 판정
메리엘 영: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들뜬 비올라 옆에서 평소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맑은 하늘이 두 사람의 머리 위에 드넓게 펼쳐집니다.
하늘의 둥근 부분을 따라 시선을 쭉 옮기면 넓은 들판이 보이고,
언덕 아래의 바다 너머로 짙은 구름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시원할 정도로 탁 트인 들판에 바람이 가볍게 불고 있습니다.
들판 여기저기에는 노란 꽃들이 활짝 피어있습니다.
원래 이 들판에 이 꽃이 피었었던가?
<자연(식물학)> 판정
메리엘 영:
자연
기준치: 30/15/6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새로 파종한 꽃인가? 하늘은 넓고 바다는 청향하고 들판은 푸르다니, 어쩐지 오늘의 우리를 환영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메리엘은 이 꽃이 옛날에 책에서 보았던 ‘복수초’라는 것을 생각해냅니다.
비올라 카지안:아, 복수초구나. (당신의 시선을 따라 꽃을 보고는, 금세 이름을 말한다. 이쪽도 약초학이나 식물학 관련에는 빠싹한지라 바로 알아본 듯) 예쁘다... 노란색이라 꼭 메리엘이랑 잘 어울려. (무릎을 굽혀 앉아서 꽃을 들여다본다.) 꽃말이 뭔지 알아, 메리엘?
메리엘 영:영원한 행복으로 알고 있어요. 저희 오는 줄 알고 심은 걸까나~ 꽃잎이 많은 게 꼭 해님같지 않아요? 꽃말도 생김도 비올라랑 닮았어요. (꽃과 당신을 번갈아보다 씩 웃고는 잽싸게 꺾어 머리에 장식한다. 오늘 입은 녹색 드레스와 잘 어울리는게 몹시 흡족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비올라 카지안:그래? 내가 알고 있던 건 '슬픈 추억'이었는데... 꽃말이 두 개인가 보다. 영원한 행복 쪽이 더 긍정적이라 좋아. (빙그레 웃다가, 햇님을 닮았다는 말에 부끄러운 듯 뺨이 조금 불그스레해진다.) 앗, 내가 먼저 해 주려고 했는데! 나도 꽂아 줄래. (얼른 따라서 꽃을 꺾어 당신의 귓가에 꽂아준다.) 둘 다 색이 알록달록해서 예쁜 것 같아. 나는 보라색이랑 초록색이랑 노란색이구... 메리엘은 갈색이랑 붉은색이랑 노란색이네.
메리엘 영:슬픈 추억이라니. 서로 비슷한 꽃말은 아니네요. (당연히 행복 쪽이 좋다는 듯 끄덕거리다 꽂힌 복수초에 고개짓을 멈춘다) 저희 조금 더 닮고 조금 더 행복해졌네요! 히히, 알록달록 색만 다른 두 사람... (헤실거린다)
비올라 카지안:그러게, 메리엘 덕분에 우리 둘 다 조금 더 행복해졌네. (메리엘의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대며 헤헤 웃는다.) 옷자락에 꽃잎들을 가득 모았다가 빙그르르 돌면서 흩날리면 정말 예쁘겠구나... 하는 생각이 방금 들었어. 그치만 꽃을 너무 많이 꺾으면 안 되니까... 상상만 할래.
산책로를 어느 정도 걷다보면 길의 끝에 작고 아담한 정자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책로의 마지막에 자리한 작은 정자.
안에는 이런 저런 잡다한 물건들이 말끔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꽤 최근까지도 누군가의 손길을 탄 것 같은 모양입니다.
비올라 카지안:(정자를 보고는 잠시 고민하다가) 우리 저기서 잠깐 쉬다 갈까? 메리엘, 아까 보니까 조금 추워보였던 것도 같아서. 저기에 걸칠 옷을 두고 왔었거든.
메리엘은 일어났을 때부터 이름모를 서늘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메리엘 영:(이제는 조금 어렴풋한 꿈속에서부터 약간 시린 속에 살짝 어깨를 떨고는 당신을 보며 웃는다) 컨디션이 안좋은 것 같진 않은데 왜 서늘한지 모르겠네요, 바다에 여름 온기를 빼앗겼나? (되도 않는 농을 하며 정자로 향한다)
두 사람이 정자에 올라갑니다.
나무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통, 통 맑게 울립니다.
아담한 느낌의 정자는 마치 두 사람을 위해 지어진 것 같습니다.
바닥에는 폭신한 러그가 깔려 있으며 그 위에는 [겉옷]과 [작은 가방]이 놓여 있습니다.
메리엘 영:(비올라의 옷? 속을 채우는 서늘함에 겉옷부터 걸친다)
겉옷을 살펴보면 메리엘의 자켓이 맞습니다.
<관찰력> 판정
메리엘 영: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그냥 내집같은 편안함만 느끼며 입는다)
내집같은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비올라 카지안:아, 내가 메리엘 생일 선물로 줬던 거네.
메리엘 영:비올라의 마음처럼 따뜻해요. 만일 헤지더라도 못 버릴 것 같네요, 비올라 만날 때마다 입어야지~ (내가 이걸 가져왔던가? 여전히 포말처럼 뿌연 기억에 고개를 기울이지만 알길 없어 그저 서늘한 속을 지난 행복한 추억으로 채우며 충만한 마음으로 작은 가방에 기웃거린다)
가방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면 비올라의 물건이 들어 있습니다.
비올라의 가방인 것 같습니다.
메리엘 영:비올라, 가방은 계속 여기 둘 거예요? 산책하다 그냥 들어갈 수도 있으니 들고 갈까요? (열린 가방을 슬쩍 본 후 문을 닫고 당신을 바라본다)
비올라 카지안:아, 여기서 조금 더 쉬다가 돌아갈 때 챙겨가자. (정자 너머의 바다를 잠시 바라본다.) 가방에 뭘 챙겼었더라...? 볼만한 게 있으면 봐도 돼.
메리엘 영:비올라 닮은 손수건이 있으려나~ (주인의 허락이 있었으니 소지품을 하나하나 꺼내며 손수건이 없다면 다음 생일에 자수 놓아 선물하려는 흑심을 가지고 살펴본다)
가방 안에는 [수첩], [사진], [손목시계], [보온병]이 들어있습니다.
손수건은 없군요!
메리엘 영:(후후후, 손수건이 없음에 몰래 히죽 웃고 수첩을 펼쳐본다. 그래, 어딘가 여행 간다면 수첩은 필수지!)
수첩은 다이어리 같습니다.
다이어리 안의 달력에는 드문드문 날씨가 적혀 있으며,
가끔 짧게 그날 해야 할 일 정도가 적혀 있기도 합니다.
페이지를 계속 넘기면 최근의 달력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관찰력> 판정
메리엘 영: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요즘 바빴나봐요? 요 얼마간 텅 비어있어요. (팔락팔락 넘기며 묻는다)
날씨를 잘 살펴보면 대부분 맑음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비올라 카지안:아, 맞아... 요즘은, 다이어리를 쓸 틈도 없이 바빴네. 이래저래 일이 많아서. 그래도 너랑 이렇게 여행 올 짬이 나서 다행이야.
<아이디어> 판정
메리엘 영: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메리엘은 맑음으로 적힌 날들 대부분이 비올라와 함께 만나 놀았거나 여행을 왔었던 날짜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메리엘 영:바쁜 일이 끝났다니 다행이네요! 그래도 저랑 여행 온다고 무리하신 건 아니죠? 앗, 그러고보니 저랑 만난 날은 항상 맑았구나... 히, 운이 좋았네요,. 걸어다니는 햇님?
비올라 카지안:무리하진 않았어. 그래도 카지안 내에서 일하는 거다 보니까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고. 날씨? (잠시 의아하게 되묻다가) 실은... 너랑 여행을 간 날마다 맑음이라고 표시해둔 거지만. (조금 부끄럽게 웃는다.)
메리엘 영:지금, 뭐라고요...? (충격적 사실에 눈을 동그랗게 뜨다 좋아하는 인형을 문 개의 텐션으로 밝게 웃는다) 비올라! 감동이에요! (허리를 답싹 안아올려 한바퀴 빙글 돌고 놔주며) 우리 햇살!
비올라 카지안:와아앗?! (갑작스럽게 안기자 깜짝 놀라서 반쯤 비명을 지른다.) 가, 감동받았다면 기, 기, 기뻐... 엄청 부끄럽다...
메리엘 영:후후, 기쁘다아. (한껏 헤실거리며 다음으로 사진을 본다. 우리의 사진일까?)
메리엘과 비올라가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메리엘이 기억하기로는 이건 메리엘이 가지고 있던 사진인데…?
메리엘 영:(순간 침침한 눈을 가늘게 뜨고 사진을 보다 뒷면도 한 번 본다. 내가 가지고 있던게 아니었나? 침침하게 뜬 눈처럼 어둑한 머릿속...) 비올라, 저희 이거 두 장 뽑았던가요?
비올라 카지안:(사진 보고는 알겠다는 듯이) 저번에 메리엘이 우리 집에 두고 갔었어. 여행 계획을 짜려고 만났을 때 말야. 이번에 만나는 김에 돌려주려고 가져왔지.
메리엘 영:(당신의 철저한 계획과 자신의 실수에 입을 가리며) 이걸 두고 갔었나요? 아아, 잃어버리지 않아 다행이다... 고마워요, 모르는 새에 잃어버렸다면 엄청 속상했을텐데...... 앨범에 붙여둬야지. (자신의 덤벙거림에 조금 시무룩한 채 시계를 본다. 지금 몇 시지?)
비올라 카지안:만약 잃어버렸어도... 나한테도 있으니까, 다시 복사했으면 됐겠지만. 그래도 내가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는 했었어. (시무룩해진 메리엘 머리 조심스럽게 쓰담아줌)
손목시계를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익숙하게 봐 오던 비올라의 시계.
<관찰력> 판정
메리엘 영: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쑤댐당하며 시계를 요리조리 본다)
시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시계침이 반대방향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고장이라도 난 걸까요?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에 조금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SAN 0/1)
메리엘 영:
SAN Roll
기준치: 37/18/7
굴림: 2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비올라... 시계를 고칠 틈도 없이 바빴구나. 느긋한 생각과 달리 오싹한 기분에 보온병을 찾는다)
보온병을 살펴보면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흔들어 보면 안에서 뭔가 찰랑거리는 것이 느껴집니다.
비올라의 것이니 비올라에게 물어볼까요?
메리엘 영:비올라, 속이 차서 그런데 이거 조금 마셔도 될까요? (내용물은 모르지만 보온병에 들었으니 따뜻할거라 짐작한다)
비올라 카지안:그럼, 당연하지. 마침 허브차를 타 왔거든. 아직도 많이 추워? (조금 걱정스럽게 묻는다.) 마시면 좀 나아질 거야.
메리엘 영:고마워요, 왜 조금 서늘한 것 같지... 냉방병인가? (막연히 중얼거리며 보온병을 열어 차를 마신다. 은은한 허브향에 약간 굳은 어깨에 힘을 풀며)
비올라 카지안:맛이 막 이상하지는 않지? 내가 직접 타온 거거든. 몸에 좋은 허브들로 만들기는 했는데... 향은 조금 쌉싸래해서. (당신의 곁에 조금 더 가까이 붙는다. 문득 저 멀리 보이는 바닷가를 바라보고) 이렇게 함께 있으니까 정말 평화롭고 좋다... 그치?
메리엘 영:(무럭무럭 건강하고 따뜻한 기운을 받으며) 좋아요, 비올라가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바로 건강해지는 것 같고~ (함께 있는 건 늘 좋았지만, 혹시 당신이 많이 지친 건 아닌지 안색을 살핀다. 그저 바쁜 일이 끝나고 평화로워 그런 걸까? 가까워진 당신에게 기대며) 늘 이렇게 평화로우면 좋겠어요. 물론 우리 함께 있어 더 행복한 거겠지만.
비올라 카지안:이상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앞으로도 종종 타줘야겠는걸. (언제나처럼 다감하고 또 버릇처럼 경직되어 있는 소심한 낯. 그 걱정과 경계가 당신과 함께 있을 때는 사르르 풀리고는 했었으니.) 그러게. 앞으로도 이렇기만 하면 좋을 텐데. 너와 있는 시간은 내게 행복할 뿐이니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면,
걸친 겉옷과 따뜻한 차 때문인지 몸이 노곤해집니다.
금방이라도 잠들어버릴 듯한 느낌이군요.
메리엘은 이내 폭신한 러그 위로 몸을 누이고, 언제 잠든지도 모른 채 잠에 빠집니다.
잠들기 전, <듣기> 판정
메리엘 영:
듣기
기준치: 54/27/10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득해지는 정신 너머로 언뜻 비올라의 슬픈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올라 카지안:...미안해, 메리엘.
메리엘 영:(잠결에 들린 목소리에 무어라 말을 하려하지만 수마가 덮쳐 웅얼거리는 소리만 내뱉고 잠든다. ...비올라?)
...
꿈을 꿉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바닷물이 일렁이는 해변 위에 발을 담그고 서 있는,
어린 시절의 비올라.
해사하게 웃으며 당신을 바라보는 얼굴이지만,
어째서인지 사무치도록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손을 뻗으면 비올라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이제……거야.”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네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만……
번쩍.
그 순간 시야가 하얗게 물들어가며 메리엘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메리엘은 급하게 몸을 일으킵니다.
서늘했던 몸에 약간의 온기가 도는 기분이 듭니다.
언제 잠들었었지? 왜 갑자기 잠든 걸까? 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주변을 둘러봅니다.
잠들기 전의 풍경과 별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관찰력> 판정
메리엘 영:(피곤했던걸까? 잠들기 전 비올라와 있었던 것 같은데? 자기 전보다 약간 더 온기가 도는 것 같아 수월하게 일어서 두리번거린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메리엘이 누워있던 정자의 풍경은 어스레하게 보이는 하늘에 약간 구름이 낀 것 빼고는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그나저나, 어느새 구름이 이만큼 끼었죠?
<듣기> 판정
메리엘 영:(금방이라도 우르릉하지 않을까 귀를 기울인다)
듣기
기준치: 54/27/10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주변은 무서울 정도로 고요하기만 합니다.
비올라 카지안:메리엘...?
그리고, 뭔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목소리에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어?
눈 앞에 보인 것은 몇 년 전 모습의 비올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메리엘을 빤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SAN 1/1d2)
메리엘 영:...어......?
SAN Roll
기준치: 37/18/7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1d2 굴려주세요.
메리엘 영:
rolling 1d2
(
1
)
=
1
이성 1 감소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비올라를 쳐다보면 비올라가 고개를 기울이며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비올라 카지안:메리엘... 맞지? 여기는 어디야?
메리엘 영:(지나치게 조용한 바닷가와 꿈에서나 본 어린 비올라. 나는 지금 꿈을 꾸는 걸까? 비현실적인 일에 조금 어지럽지만 애써 웃으며) 비올라..., 맞죠? 여긴 비올라의 별장인데, 음, ...저희는 여기 여행왔어요. (어떻게 이어야할지 몰라 어물거리는 채로 당신을 바라봤다. 어린 비올라... 이렇게 어렸구나 새삼 놀라 찬찬히 바라본다)
비올라 카지안:별장...? (금시초문이라는 표정.) 우리 가문에서 바닷가에 별장을 지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는데... 함께 여행을 왔구나. ...그런데 메리엘, 어쩐지 내가 알던 것보다 좀 더 나이들어보여. 키도 더 커진 것 같고... (어릴 적의 그는 더욱 소심하고 낯을 가리는 이였기에, 조금 겁먹은 투로 당신의 눈치를 살핀다.)
메리엘 영:(어린 비올라의 눈을 맞추고 그 시절의 당신을 떠올리며 다정하게 웃었다, 당신은 그 여린 모습 안에 강하고 상냥한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새삼 떠올리니 평소처럼 웃을 수 있었다) 비올라, 저는 열아홉의 멜이에요. 여기는... 그래, 꿈속이고요. 저기 바다가 있는데도 고요하죠? 꿈이라 그래요, 걱정 말아요, 내가 있잖아요. (안심하라는 듯 미소 지은 채) 비올라는 지금 몇 살인가요?
비올라 카지안:열아홉...? (눈이 커진다.) 나는 지금 열다섯 살인데... 분명 호그와트에서 방학식을 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눈을 떠 보니까 여기라서... 정말 꿈인 걸까? (당신의 다정한 웃음과 말투에 그래도 조금은 마음을 놓았는지 시선에 어쩔 수 없는 호기심이 어린다.) 그, 그래도 미래의 메리엘은 엄청 멋지구나. (바닷가와 저 멀리 있는 별장을 차례차례 바라본다.) 네가 열아홉 살이면 그때의 나는 스물한 살이겠네. 우리 이런 곳에 여행을 온 거야? 그때까지도 너랑 친하게 지내는구나 싶어서... (자그마한 목소리로) 기뻐.
메리엘 영:우리 꿈이 이어졌나봐요, 마법처럼! (부러 밝게 굴고는 당신의 눈치를 본다. 정말 꿈인가...? 열다섯이라니, 그 때의 비올라가 보고 싶었던 걸까?) 미래의 비올라는 저보다 멋진 사람이 될 거예요. 언제까지고 친하게 지내고 언제나 햇살같은 미소를 지어 눈이 부신 사람이 되죠. 저는 그 미래에서 언제까지고 기다리고 있고요. (기쁘단 말에 장난스레 윙크한다)
비올라 카지안:꿈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생생한 것 같은데... 그럼, 마법인가? 나, 마법 쪽에는 그다지 아는 게 없어서 잘 모르지만... (윙크를 받곤 얼굴이 새빨개져서 고개를 숙인다. 당신의 말을 곱씹어보는 것도 같다.) 눈부신 사람이 된다고? 너보다 더 멋져지고? ... (별로 납득하지 못하는 듯하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네가... 더 반짝거리는 것 같은걸. 내 미래를 어렴풋이 상상해본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떨 것이라고 생각해보진 않았어. (분명히 지금처럼 한심하고 바보같은 모습일 것만 같아서.)
메리엘 영:(붉어진 당신이 귀여워 킥킥 웃다가) 반짝인다니 고맙지만. 저를 못 믿어요? 이렇게 마법같은 꿈이라도, 저는 비올라와 함께하는동안 느낀 바를 말힌 건데... 나중에 깨어나면 열셋의 저에게 한 번 물어보세요. 그 어떤 나도 비올라의 멋지고 반짝이는 면을 좋아했을테니까. 언제나 그랬어요. 그 어느 때라도. (6년 전의 당신은 이리도 움츠렸던가? 지금의 비올라가 활짝 웃던 걸 떠올리며 덧그려보았다. 음, 과거의 비올라도 활짝 웃었음 하는데... 숙인 고개 앞으로 다가가 활짝 웃어주었다)
비올라 카지안:아아니, 못 믿는 건 아니지만! (혹시나 당신이 나쁘게 생각했을까 지레 놀라서 서둘러 손사래를 친다.) 그냥... 지금의 나는 이렇게 보잘것없는 사람인데, 미래의 나라고 그렇게 빛날 것 같지는 않아서... 열셋의 메리엘도? ...지금의 나한테도 반짝이는 면이 있어?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살짝 들어 되물었다가 당신의 환히 웃는 모습에 다시 고개를 후다닥 내린다. 잠깐이나마 봤던 모습인데도, 환한 햇살인 것만 같아서... 귀끝이 홧홧하니 붉게 달아오른다. 여전히 기죽은 목소리로 묻는다.) 그, 그래서 우린 여기서 뭘 하고 있었어?
메리엘 영:(어린 당신이 귀여워 웃음소리가 샌다) 보잘 것 없는 사람? 비올라 카지안이? 그럴리가요. 비올라 당신은 당신을 너무 작게만 보는 것 같아. 제가 학교에서부터 비올라와 친해져야겠다! 한 이유가 반짝이는 상냥함이었던 건 모르죠? 지금은 상냥하지 않아도 비올라라 좋아하는 거지만, 아무튼! 걱정하지마요, 비올라는 비올라로 자라 아주 멋지고 상냥한 사람이 될테니까! (자신만만 웃으며) 여기서요? 뭐 그냥 걷고, 얘기하고, 쉬고... 그냥 평화롭고 안락한 시간을 보내곤 해요. 여름의 바다. 무얼하든 존재만으로 멋지지 않나요?
비올라 카지안:하지만 실제로 그런 것 같은데... (우물우물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힘이 없다.) 나, 나를 좋아해주는 누군가가 있을 거라곤 생각해본 적 없었어. 그래서 네가 그렇게 말해주는 게 더 이질적이게 들리는 거고... (그래도 당신이 그렇게 말해주기에, 당신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할 자신은 없었으므로 일단은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여름의 바다는 예쁜 것 같아... (하늘을 잠시 보다가) 날씨는 조금 안 좋지만. 그러고 보니까 별장이 있었댔지? 한번 가보고 싶어.
메리엘 영:(어떻게 그런 생각을, 충격받은 마음을 갈무리하며 드물게 단호한 목소리로 말한다) 당신을 싫어한다면 아마 당신과 대화해볼 생각도 없었을 감자였겠죠. 그럴 리 없겠지만 아무리 적어도 지금 당신 앞의 저는 비올라를 좋아해요; 그럼... 이제 우리가 좋아한 별장으로 가볼까요? (당신의 편이 있다며 말한 후 다시 자신감 넘치게 웃으며 손을 잡아 별장 쪽으로 끌며)
메리엘은 비올라의 손을 잡고 별장으로 향합니다.
함께 걷다보면 카지안의 별장 앞에 도착합니다.
현관문은 마치 두 사람을 기다리기라도 하듯 활짝 열려 있습니다.
비올라가 별장을 신기하다는 듯 둘러봅니다.
별장으로 함께 여행을 왔었던 기억마저도 없는 것이겠지요.
조금 씁쓸한 마음을 뒤로 한 채 두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메리엘이 기억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별장입니다.
돈을 많이 들였다는 것이 티나는 모던한 석조 건물.
집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깔끔하게 정돈된 [거실]과 연결된 [부엌],
[방1], [방2]와 [서재]가 보입니다.
메리엘 영:(거실을 둘러본다)
거실을 둘러봅니다.
현관문에서 꺾어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벽 한 면을 다 차지할 정도로 커다란 유리창문 너머의 테라스입니다.
테라스 너머로 저 아래쪽에 탁 트인 해변과 바다가 보입니다.
이렇게 보니 집이 꽤 높은 지형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소파] 뒤편의 벽에는 [작은 액자]가 몇 개 걸려있으며
가로로 긴 테이블에는 [달력]이 놓여 있습니다.
메리엘 영:피곤하면 잠시 앉아요, 급할 거 없으니, (혹시 먼지가 앉지 않았나 소파를 살펴본다)
깨끗하게 정리된 소파 위에는 가지런히 개여진 옷이 한 벌 올려져 있습니다.
살펴보면 비올라에게 선물받았던 메리엘의 원피스입니다.
이 옷이 왜 비올라의 집에...?
비올라 카지안:(얌전히 소파에 앉았다가, 당신이 옷을 살펴보는 것을 보고는) 그건 메리엘 옷이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어물어물)
메리엘 영:(왜 원피스가 여기 있는 건지 저도 몰라 같이 조금 어물거리다) 어, 네, 고마워요, 비올라가 선물했던 건데 역시 과거든 미래든 눈썰미가 좋아서 그런지 센스가... (와르르 내뱉고 소파 뒤의 액자를 살핀다)
비올라 카지안:(와르르 내뱉는 말에 약간 정신못차림) 어어그그래...
작은 액자가 몇 개의 줄로 연결되어 걸려있는 형식입니다.
모두 메리엘과 함께 찍은 사진들 위주입니다.
가장 왼쪽에 걸린 사진은 가장 어린 시절의 두 사람의 모습이며,
오른쪽으로 갈수록 두 사람이 점점 자라는 모습이 보입니다.
메리엘도 잘 기억나는 사진들입니다.
처음 여행을 왔을 때부터 비올라와 이런 저런 사진들을 찍곤 했었죠.
<관찰력> 판정
메리엘 영: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우리의 추억과 시간... 흐뭇하게 본다)
액자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어?
그런데 맨 마지막 사진 하나는 메리엘이 못 보던 사진입니다.
별장 근처 바다에서 찍은 사진.
날짜는 가장 최근의 메리엘의 생일이며,
분명 자신과 비올라의 모습이긴 한데 어째서 메리엘은 이 사진을 찍은 기억이 나지 않는 걸까요?
메리엘 영:(오늘따라 흐리고 뭉개진 기억의 파편의 연속에 미간을 찌푸리며 사진을 빤히 본다. 왜?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미지의 불안에 불쾌함을 느껴 시선을 돌린다. 달력, 내 지난 생일도 맑음 표시가 되어 있을까?)
달력을 보기 전,<아이디어> 판정
메리엘 영: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메리엘은 액자의 마지막 사진에 있는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소파 위의 옷과 겉옷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달력을 봅니다.
며칠 전의 날짜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으며 [메리엘 생일!]이라고 크게 적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은 메리엘의 생일이었죠.
그런데 메리엘은 자신의 생일에 뭘 했죠?
왜 기억이 나지 않을까요?
의아한 생각에 비올라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그 대답을 들려줄 ‘현재의 비올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SAN 0/1)
메리엘 영:
SAN Roll
기준치: 36/18/7
굴림: 1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비올라...... 나 조금 무서워요...... 지금 없는 비올라를 속으로 부르며 어깨를 떨었다. 나는 온전히 나일까?)
비올라 카지안:(액자에 걸린 사진들을 신기한 듯 구경하다가, 당신의 모습이 어쩐지 불안해 보여 저 역시 흔들리는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메리엘...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은데 괜히 내가 지레짐작했다면 미안...
메리엘 영:으응, 아녜요, 낮부터 춥더니 조금 피곤한가봐요... 아, 배고프진 않아요? 뭔가 먹을 거라도 있으려나? (부엌으로 향한다)
단정하게 정돈된 부엌이지만 마치 사람의 손길이 별로 닿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찬장이나 냉장고를 열어보면 조리해 먹을 만한 음식 재료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습니다.
비올라 카지안:배... 그러고 보니까 저녁을 먹을 때가 된 것 같기는 해. 아직 배가 많이 고프지는 않지만... 멜은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우리, 여기서 음식도 같이 만들어 먹었을까?
메리엘 영:하하, 요리대회도 건너뛴 제가 첫 불쇼를 벌인 적 있죠...(회상하며 조금 먼 곳을 바라본다) 그래도 이제 간단한 샌드위치를 할 줄 알아요. 무려 타지 않은 베이컨! (불안함을 녹이려 핫한 요리 시간을 회상하고 자랑스레 말하며 냉장고와 찬장을 한 번씩 뒤적인다)
비올라 카지안:요리대회? (그런 게 있었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당신을 따라 재료들을 기웃거린다.) 같이 하자. (베이컨이랑 계란이랑 양상추랑 빵 등등 꺼내서 올려놓구... 재료 잘라서 간단하게 만든다.)
메리엘 영:(역시 몇 년 전이어도 나와 차원이 다른 속도다. 얼마 전까지 식재료 파괴를 일삼던 자신도 이제 뚝딱뚝딱 샌드위치(조금 흘러내림)를 만들어 내민다) 맛은, 맛은 괜찮을 거예요.
비올라 카지안:(조금 흘러내림) (조심스레 받아서 한 입 베어문다. 괜찮은 듯 이내 옴뇸뇸...) 맛있어... 진짜로. (소곤소곤) 메리엘도 얼른 먹어봐. 내일 아침엔 내가 스튜를 해줄게.
메리엘 영:스튜를요? (잠시 요리마저 완벽한 비올라를 눈부시다는 듯 쳐다보다가) 비올라는 정말 멋진 사람이예요.....고마워요! (활짝 웃으며 샌드위치를 먹는다)
비올라 카지안:나, 나도 어깨너머로 배운 거라 잘은 못하지만... 그리고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 (샌드위치 냠냠) 토마토 스튜 좋아해?
메리엘 영:좋아해요! 비올라의 요리는 뭐든 맛있어요. 손재주가 좋아 그런가? (냠냠 맛있게 먹고 바깥을 본다. 시간이 늦었나?)
하늘에 천천히 어둠이 깔려오고 있습니다.
비올라 카지안:손재주가 좋은가...? 약 만드는 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한 입까지 우물우물 먹는다.) 잘 먹었습니다-.
메리엘 영:잘 먹었습니다아. 피곤하면 먼저 들어가 잘래요? 방은 안내해줄게요. (부른 배에 만족스런 마음으로 방1로 향한다)
비올라 카지안:아, 아직 많이 피곤하지는 않은데... 방 구경할 거면 나는 거실에서 바깥 구경하고 있을게. 바다가 잘 보여서 신기해. (거실의 커다란 창문으로 종종 걸어간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조금 큰 사이즈의 침대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침대 옆에는 꽤 큰 크기의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메리엘 영:저 단호함도 비올라지. (원하는 바가 뚜렷하여 코밑을 쓱 문지르고 방에 들어간다) 상자? (이런게 있었나 하고 상자를 들여다본다)
상자를 열어보면 왠지 익숙한 잡동사니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관찰력> 판정
메리엘 영: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 안의 물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자신이 평소에 자주 쓰던 물건들, 아끼던 물건들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어째서 자신의 물건들이 상자 안에?
<아이디어> 판정
메리엘 영:이것들은 자주 쓰고 아끼는 것들이라 상자에 있을게 아닌데...? (어쩐지 불길한 기분이 든다)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불길하기만 했다. 상자를 뒤적인다)
자신의 물건들이 왜 상자에 정리되어 있을까요? 영문을 모르겠네요.
메리엘 영:(모조리 버리는 물건이 아님을 확인하고 찜찜한 마음으로 방을 나와 방2로 향한다)
또 하나의 작은 방입니다.
손님용으로 사용하는 방인 듯 작은 사이즈의 침대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침대의 이불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으며 침대 옆 [수납장]에 올려진 스탠드의 빛이 은은하게 방 안을 가득 채웁니다.
메리엘 영:(아까보단 사람 사는 풍경 같아 굳은 어깨를 펴고 수납장을 열어본다)
메리엘은 이 수납장이 꽤 익숙합니다.
종종 비올라네 집에 놀러와서 이 방을 사용했으니까요.
맨 밑칸부터 열어보면 메리엘이 놓고 갔지만 가져가는 것을 매번 까먹던 물건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 이번에는 꼭 가져가야지… 하고 생각하며 맨 윗칸을 열면 낯선 쪽지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메리엘 영:쪽지? 이런 건 놓고 간 적이 없는데. (쪽지를 펼쳐본다)
쪽지를 살펴보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파도라는 단어에 왠지 불안한 기분이 엄습합니다.
메리엘 영:망각......(드문드문한 기억과 단절된 것 같은 이 바다. 이게 꿈이 아니라면 나는 무언가 잊어 여기에 자리한 걸까? 그럼 비올라는? 꿈에 나온 비올라도 바닷가에 발을 담궜지. 이건 고대 마법인가? 하지만 뭐하러 여기 있겠어?)
(혼란스런 머리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다. 불안과 이질감을 이 쪽지가 물꼬를 튼 것 같아 쪽지를 손에 쥐고 방 밖에 나가 서재를 찾아본다)
방 밖으로 나가기 전, <아이디어> 판정
메리엘 영: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순간 메리엘의 머리로 어떠한 장면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거친 물 소리와 함께 시야를 가득 채운 물, 물, 물.
몸을 움직이려 하면 두 발이 땅에 닿지 않습니다.
일렁이는 시야 너머로 놀란 표정의 비올라가 보입니다.
손을 뻗어보려 하지만 순식간에 몸이 뒤로 넘어갑니다.
답답한 느낌에 헉, 하고 숨을 들이쉬면 다시 방 안에 있습니다.
그건 무슨 영상이었던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혼란스러워집니다. (SAN 1/1d3)
메리엘 영:
SAN Roll
기준치: 36/18/7
굴림: 2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
메리엘 영:(숨을 급히 들이쉬며 색색거린다. 내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
메리엘은 숨을 고르다 서재로 향합니다.
서재의 문고리를 돌려 열어봅니다.
철컥, 철컥,
어라? 서재의 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메리엘 영:왜 여기만 잠겨있는 거람...(몇 번 더 철컥이다 급격히 피로해져 거실로 내려간다)
비올라, 아직 바깥 보고 있나요? 피곤하지 않아요?
비올라 카지안:(창가에 서 있다가 걸음소리에 뒤돌아본다.) 으응. 창밖도 보고, 사진도 보고 있었어. 내가 크면 저렇게 되는구나, 싶어서 신기하더라. 머리도... 단발이더라구. 마침 자를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참인데. (하나로 묶은 제 머리칼을 매만진다.) 그러고 보니 벌써 어두워졌네... 많이는 아니지만 피곤하기는 해. 메리엘은?
메리엘 영:아, 6학년부터 잘랐었죠? 하긴, 긴 머리도 짧은 머리도 다 잘 어울리니 비올라 보면서 가끔은 자를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가볍게 말하며) 전 오늘 컨디션이 조금 안좋아서 자러 가보려고요. 올라가서 두 번째 방으로 가면 돼요. (방에 가면 상자만 치우고 자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종일 긴장으로 뻐근한 어깨를 휙 돌린다)
비올라 카지안:사실 확실히 결정하진 못했었는데... 6학년부터는 자르고 오는구나. (새삼, 당신은 제가 알지 못하는 미래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액자 속 사진들에서 당신과 제가 자라나던 모습을 상기한다. 미래의 저는,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의 저보다는 표정이 편해 보이는 느낌이었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아마 당신 덕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컨디션이... 안 좋아? ...여기 구급상자가 있으려나? (걱정스럽게 당신의 상태를 살핀다.) 나, 많이는 아니어도 그래도 치료 쪽으로는 지식이 있으니까 도울 만한 게 있다면 말해줘.
메리엘 영:아아, 괜찮아요, 오랜만의 여행이라 설레서 잠을 설쳤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지도 몰라요, 괜찮아요. 한숨 푹~ 자면 나을 지도 모르니까, 내일 아침에 건강한 모습으로 봐요. (당신의 나의 선배고 믿고 있는 친구지만, 역시 나보다 네 살은 어린 사람에게 걱정을 끼칠 순 없다. 밝던 오후처럼 웃어보이며) 잘 자요, 비올라. 먼저 들어갈게요.
비올라 카지안:으응, (뭔가 더 말하려는 듯 달싹이다가 미소짓는다. 처음으로 보여주는 웃음.) ...잘 자.
메리엘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합니다.
생각보다 몸이 많이 피로한 느낌입니다.
잠들기 전, <관찰력> 판정
메리엘 영: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비몽사몽한 시야 사이로 비올라가 한참 동안 메리엘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듣기> 판정
메리엘 영:
듣기
기준치: 54/27/10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비올라아...? (잠에 취한 목소리로 겨우 입밖에 낸다)
비올라가 입술을 달싹이는 것 같지만,
잠들기 직전인 탓인지 잘 들리지가 않네요.
메리엘은 깊은 피로감으로 인해 다른 생각을 할 것도 없이 잠에 빠집니다.
...
꿈을 꿉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바닷물이 일렁이는 해변 위에 발을 담그고 서 있는,
어린 시절의 비올라.
해사하게 웃으며 당신을 바라보는 얼굴이지만,
어째서인지 사무치도록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손을 뻗으면 비올라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나는 이제 바다로 갈 거야.”
그 순간, 거대한 파도가 비올라를 잡아먹듯 집어삼킵니다.
미처 구할 새도 없이 다급한 숨을 짧게 들이쉬면─
…아, 드디어 기억났습니다.
저 파도는……
번쩍.
그 순간 시야가 하얗게 물들어가며 메리엘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생생한 꿈에 식은땀이 흐릅니다.
따뜻한 온기가 몸에 가득합니다.
베개에 얼룩진 것이 눈물인지 땀인지도 구분이 안 되며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떠오릅니다.
대체 뭐가 이렇게 불안한 걸까요.
꿈은 단지 꿈일 뿐일 텐데…….
메리엘 영:(어제 물살에 쓸려 내려가던 영상처럼 급히 숨을 쉬다 비올라가 보고 싶어졌다. 지금 날 채운 온기보다도 내 곁에 마주 기댈 수 있는 비올라가. )
(어린 비올라는 아직 있을까? 시간축이 뒤틀린 거라면 큰일이라 얼른 돌아가면 좋을 텐데... 위험하게. 간단히 세안하고 거실로 내려간다)
시계를 보니 이른 아침입니다.
원래라면 해가 떠야 할 시간이지만 어쩐지 어두컴컴합니다.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나무가 흔들리는 모습이 거센 바람도 부는 것 같습니다.
문이 열린 메리엘의 방 바깥이 어쩐지 고요합니다.
거실은 텅 비어있습니다.
메리엘 영:아니이... 이렇게 이른 시간이면 방에... 있겠지......(느린 어투로 비올라가 자고 있을 방으로 향한다. 잠깐만 보고 나오는 거야, 잠깐만. 방2로 향한다)
메리엘은 비올라가 잠든 방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침대 위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비올라가 잠들어 있던 자리는 어딘지 모르게 서툴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메리엘 영:......비올라? (느리게 쉬던 숨이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하고 뛰어내리듯 거실과 부엌을 다시 살핀다.) 비올라? 어디있어요?
비올라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몸을 돌려 방 밖으로 나가 비올라를 찾아보려 하자,
침대 구석에 올려진 비올라의 [가방]이 눈에 들어옵니다.
메리엘 영:가방은 남아있구나. (달라진 건 없는지, 혹시 쪽지라도 있는지 가방을 열어본다)
<관찰력> 판정
메리엘 영: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제 보았던 보온병과 수첩, 시계가 들어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메리엘이 미처 보지 못했던 작은 주머니가 가방 제일 안쪽에 있습니다.
메리엘 영:이건..? (주머니를 열어본다)
손을 뻗어 주머니의 지퍼를 열어보면 그 안에는 작은 열쇠가 있습니다.
어딘가의 문을 열 수 있을지도.
메리엘 영:서재 열쇠인가..? 늘 들고 다니는구나... (뭔지 모를 불안에 잠식된 머리가 생각을 그대로 내뱉는다, 서재, 어제 그 쪽지처럼 서재에는 그와 비슷한 단서가 있을 지도 몰라. )
(서재로 향한다)
메리엘은 열쇠를 챙겨 서재로 향합니다.
달칵.
아주 부드러운 소리와 함께 서재의 문이 열립니다.
서재의 찬 공기가 메리엘을 맞이합니다.
수많은 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기장처럼 보이는 [노트]입니다.
메리엘 영:일기장인가? 다이어리도 얼마간 공백이면서 별장에 두고... (노트를 읽어본다)
[3월 11일]
: 메리엘의 생일까지 앞으로 3일. 올해에는 뭘 갖고 싶냐고 물어보니 새 옷이 가지고 싶다고 했다. 하루종일 패션 잡지를 뒤진 것 같다. 잘 어울리는 옷을 사주고 싶은데…
[3월 12일]
: 내 맘대로 샀다가 메리엘의 맘에 들지 않을까 봐 걱정이 돼서 결국 메리엘과 함께 쇼핑을 하러 갔다. 캐주얼하고 심플한 재킷에 평소에 눈여겨보았던 원피스를 선물했다. 메리엘이 웃는 모습을 보니 역시 같이 쇼핑을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봄에 태어나서 그런지, 너의 웃음은 꼭 봄을 닮았어.
[3월 13일]
: 생일 당일날은 같이 바다에 놀러가서 놀기로 했다. 전날 저녁에 메리엘을 우리 집으로 초대해 바비큐 재료를 같이 준비했다. 생일까지 D-1.
(생일 당일의 일기는 없다.)
[3월 20일]
: 메리엘이 세상을 떠난 지 며칠이나 지났지만 나는 도저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아직도 이 별장에는, 내 기억에는 네가 한가득인데… 메리엘이 입고 있던 옷은 내 마지막 선물이 되었고, 함께 했던 여행은 마지막 여행이 되었다. 내가, 내가 이곳으로 여행을 오자고 하지만 않았더라면... 전부 내 잘못이야. 미안해. 미안해, 메리엘.
그런 내 앞에 기이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 찾아왔다. 그가 내게 메리엘을 살리고 싶지 않냐고 물어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쫓아냈지만 그는 메리엘을 삼켰던 그 거대한 파도를 내 눈앞에서 다시 불러내었다.
나는 그가 진짜 ‘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3월 21일]
: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내 기억에서 메리엘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머릿속이 새하얘졌지만... 메리엘을 다시 살려낼 수만 있다면.
아마 이건 지금의 ‘내’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일기.
.
.
.
흐릿했던 최근의 기억이 드디어 떠올랐습니다.
맑은 날씨,
무릎까지 오는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비올라를 바라보던 메리엘,
그런 메리엘을 향해 맑게 웃고 있는 비올라.
그리고, 순식간에 메리엘을 덮친 거대한 파도까지. (SAN 1/1d6)
메리엘 영:
SAN Roll
기준치: 35/17/7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대실패로 최대 수치인 6 감소합니다.
메리엘, <지능> 판정 해주세요. 성공시 광기에 걸립니다.
메리엘 영: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는, 나는... 비올라,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 비올라, 나는......)
초현 (GM):
광기의 발작 - 실시간
발작적 행동이나 감정 폭발
1D10 라운드 동안 웃거나, 울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하느라 다른 행동은 전혀 못 합니다.
For 10 rounds.
메리엘은 10분간 감정 폭발 광기에 휩싸입니다.
메리엘 영:(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사실 당신의 목소리 말고는 이전부터 들리지 않았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그날 찍은 사진, 당신의 기록, 발을 적신 바다까지 선명해지자 견딜 수 없없다. 이 고요한 세상을 울리는 건 내 비명 뿐이다. 이제 이 세상을 느낄 수 없어,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서 나는 사라졌겠지.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았는데. 울분이 차올랐다. )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세상 속에 홀로 남겨진 나를 깨운 건 결국 시간이었다.영원할 것 같은 시간이 흐르자 목은 따갑고 얼굴은 눈물이 말라붙어 당겨왔다. 비올라, 그래서 당신은 어딨어?)
......바다. (모든 시작과 끝은 바다였다. 그래, 고요하지만 파도가 멈추지 않던 바다. 세상에게서 날 앗아간 바다로 향했다.)
바다로 걸음을 옮기려는 참입니다.
일기장 사이에서 작은 편지지가 하나 떨어집니다.
메리엘 영:(미력한 정신을 붙잡아 편지를 주워 펼친다)
너무나도 익숙한 비올라의 필체입니다.
메리엘 영:(손 안의 편지가 구겨진다. 황급히 서재에서 나와 복도와 계단을 구르고 뛰었다. 제발 늦지 말아라, 내 삶은 끝났다. 당신은 이미 끝난 내 생을 부여잡고 울고 포기하지 말아라. 파도에 쓸려간게 내 마지막이라면 나의 이야기는 완결되어 덮인 것이다. 비올라, 내 상냥하고 다정한, 사자의 심장을 가진 내 친구야, 내게 안녕을 고하지 말고 제발 순리대로 살아주길. 아직 늦지 않았길...!)
비올라, 비올라 카지안!
(쉬어빠진 목소리로 당신을 부르짖으며 바다로 향한다)
메리엘은 바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착한 바다는 거센 비바람과 파도 소리만이 한없이 들려올 뿐입니다.
세게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한 곳을 바라보면...
x
아.
낯설면서도 익숙했던, 추억 속의 비올라.
가장 처음 만났던, 그 시절의 어린 비올라가 해변에 발을 담그고 서서 메리엘을 바라보며 해사하게 웃습니다.
…그래요. 이건 아마도,
들판에서 깨어나던 순간부터 계속, 계속 꾸었던 꿈.
그때 네가 웃는 모습이 어째서 그렇게 안타까웠을까.
그건 아마도 그것이 비올라 당신이 정한 마지막 웃음이어서였겠지.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그 모습에 불안감이 피어오릅니다.
그런 메리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올라는 메리엘을 바라보며 눈을 느리게 깜빡이다 입을 엽니다.
비올라 카지안:안녕하세요. (천진하고 여린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메리엘 영:(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당신이 선택한 길이 결국 이거였어? 나도 이곳에 도착해 당신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후회로 변했어. 기억해낼걸. 당신의 기색을 살필걸. 나를, 나보다 당신 자신을 더 신경쓰고 보살피며 살라고, 가버린 나를 과거에 두고 떠나라고 말할걸. 그 어떤 후회도 늦었다. 볼품없는 목소리로 겨우 나온 건 고작 이런 말 뿐.)......나는... 난...메리엘이라고 해...... 비올라 널 사랑했던 사람이야......(비척이며 다가가 바닷물에 발을 적셨다. 어디 가, 비올라. 날 두고 떠나야지 왜 당신이 떠나. 발목까지 젖어가는 걸 느끼며 마른 줄 알았던 눈물이 바다에 섞이는 걸 보았다. 내 소중한 친구야, 나의 봄, 사자의 심장, 타버린 제비꽃. 다시 봄이 오면 새순이 자랄 거야. 그냥 날 잊어. 내가 졌어, 그러니까, )
돌아와......
비올라 카지안:메리엘... 메리엘이라고 하는군요. (당신의 이름을 작게 굴려본다. 커다란 초록색 눈망울은 티없이 맑다. 모든 것을 거울처럼 비추듯이. 당신과 제가 함께했던 시간이 피어나고 사그라든 이 바다마저도.) ...이상하네. 저는 메리엘을 처음 보는데, 어째서 이렇게 익숙하게 느껴질까요? 어째서 이렇게 소중한 기분이 들까요? 저는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아마, 저도 당신을 사랑했었던 걸까요? 제가 알지 못하는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 ... 이제... 몰라도 상관없으려나... (맑은 목소리, 좁은 어깨, 이제 막 익어가기 시작한 사과처럼 엷은 붉은빛을 띈 뺨. 당신이 본 소심하고 겁 많고 어리숙했던 비올라 카지안의 처음. 파도가 조금이라도 세게 치면 잠긴 다리가 꺾여 무너질 것처럼 연약하고 여린 모습이건만, 그럼에도 쉬이 손을 뻗어 잡을 수가 없는 위화감이 느껴진다. 그래, 그것은 아마 너를 위해 자신의 생을 포기한 용기이자, 네가 없는 세상을 이겨낼 자신이 없어 당신에게 똑같이 잃음의 아픔을 주고 마는 이기심.)
비올라가 바다를 한 번 쳐다봅니다.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는 금방이라도 비올라를 집어삼킬 것 처럼 무섭게 일렁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표정은 아련할 정도로 평온합니다.
바다에 시선을 한참 두던 비올라는 천진한 목소리로 메리엘에게 말합니다.
비올라 카지안:...저는 이제 바다로 갈 거예요.
누군가와 약속했어요. 이렇게 해야 당신이 돌아갈 수 있다고.
메리엘 영:비올라는...? 비올라는, 당신도 돌아가야지......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요...... 차라리. 차라리 날 잊고 살아가지...... (당신의 마음을 모르는 것 아니다. 수 년 함께한 당신을 내 모르면 기만일터다. 하지만, 이 순간 나는 바라지 않았다. 재해에 잠긴 날 두고 당신은 남은 생을 살아가야했다. 오롯이 비올라 카지안 한 명으로. )
(바닷물이 마르지 않는 것은 누군가의 눈물이요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 찼으니. 여기서 바다를 채워봤자 늦은 걸 안다. 하지만 차마 당신을 두고 뒤돌 수 없다, 후회해서? 절망해서? 슬퍼서? 아니... 그보다 훨씬 전, 사랑하는 당신을 두고 뒤를 돌아볼 수가 없었다, )
비올라 카지안:... ...다른 사람? (문득 흐릿하게 기억을 되짚어보는가 싶다가, 고개를 내젓는다. 마치 오직 당신만을 제 기억에 남기려는 것처럼. 그래야 했으니까. 또 다른 타인들의 무게를 실감하는 순간 망설이게 될 것을 아는 본능.) 하지만, 당신은 이미 한 번 죽었던 사람이잖아요. 다른 기억은 흐릿하지만 그건 알아요. 당신은 제게 무척이나 소중했고... 당신을 살리려 제 시간을 주었다는 것. 죽음이 뭔지, 지금의 저는 잘 몰라요. 그렇지만 분명, 무척이나 무서웠을 거예요... 떠나간다는 건, 슬픈 일이니까... (몸을 움츠린다.) 그러니까 부디, 제 시간을 받아주세요.
메리엘 영:늦었다면, 이제, 돌이킬 수 없다면...! (갈라지던 입술을 짓씹어 입안에 짠내가 들어온다. 아, 이제 내가 살아갈 온 세상이 바다겠구나. 비올라, 당신은 숨을 쉴 수 없어 바다로 들어갔구나. ) 당신이 떠나는 것만 지켜볼 수 있게 해주세요...! 기어코 내게서 당신을 빼앗겠다면! 당신의 상실까지 내 기억으로 남게 해 줘!
결국 비올라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시간을 내어줌으로써 메리엘의 멈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해준 것입니다.
마지막의 비올라에게 남은 것은 자신도 모르는 먼 미래의 소중한 사람뿐.
어느새 두 사람의 추억이 담겨있던 주변의 배경은 모두 무너져 내리고,
바다와 비올라와 메리엘만이 남아 있습니다.
비올라 카지안:... ... 상실은 상처로 남아요. 언젠가는 새살이 돋겠죠. 하지만 저는 그걸 버텨내지 못할 만큼 약한 사람이었던 거겠죠. 그만큼 당신의 죽음이 제게 남긴 상처가 컸다는 뜻이겠죠. (바다를 바라보다 당신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초록빛 눈에 바다의 습기가 담긴 것마냥 눈물이 어른거린다.)
...당신은 햇살처럼 빛나는 사람이예요. 또 따뜻한 사람이예요. 당신을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저는 그렇게 느껴요... 그러니까 당신은, 이겨내실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을래요.
안녕, 메리엘.
비올라가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더 깊은 바다로.
이대로 비올라를 놓치면 메리엘은 비올라를 영영 보지 못하겠죠.
하지만 비올라를 잡는다면 여태까지 비올라가 메리엘을 살리기 위해 희생한 것들이 모두 의미 없는 것들이 될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바다를 향해 걸어가는 비올라를 보며 메리엘은 어떤 선택을 할 건가요?
메리엘 영:상실은 상처로 남아...... 당신은, 이미 상처 입고도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는 거야......? 너무해, 나도 그 상처가 덧나 죽을 지도 모르는데...... (바다의 결정이 얼굴을 메우고 나는 바다를 건넜다. 비올라, 미안해. 하지만 마지막이니 당신에게 못된 짓을 해도 용서해주길 바라. 나는 깊은 곳으로 향하던 비올라를 붙잡고 끌고 나오려 했다. 이미 죽은 날 받아들이고, 망각하고, 다시 살아가. 손에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당신이 잡혔다)
메리엘이 비올라를 향해 손을 뻗습니다.
가는 길 앞에 파도가 얼마나 몰아쳐도 상관 없습니다.
어느 이름 모를 신이 써내려간 이야기대로 정해질 미래라면,
차라리 자신이 다시 그 상실의 무게를 질 테입니다.
그렇게 마음먹자 거센 파도가 잠잠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천천히 내딛다가 점점 빠르게 비올라에게 달려갑니다.
참방, 참방, 물에 튀기는 발소리가 점점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고,
비올라를 쳐다보면 어째서인지 놀란 눈으로 메리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비올라와 시선이 점점 맞추어진다는 기분이 듭니다.
…그 눈동자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은 아마도,
비올라와 같은 아이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이윽고 비올라만큼 작아진 두 팔을 뻗어 비올라를 꽉 잡으면 거대한 파도가 두 사람을 덮칩니다.
숨을 참고, 눈을 꼭 감습니다.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
.
.
이윽고 정신을 차리면, 잔잔하게 찰랑이는 바닷물이 발목을 시원하게 적십니다.
감았던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사람은…
비올라 카지안:메리엘...
… 아아, 소중한 나의 사람.
기적처럼 돌아온 현재의, 자신과 같은 시간을 걸어가는 나의 비올라.
메리엘 영:비올라...... (다시 꿈인가? 아니,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그저 껴안을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 뿐. )
비올라 카지안:(당신을 와락 끌어안는다. 이내 새어나오는 울음.) 메리엘, 멜. 미안해, 미안해... 보고 싶었어.
메리엘 영:미, 미안한 줄, 알면, 어, 비올라아...! (적시는 바닷물이 더이상 시리지 않다. 바다는 슬픔이 아니라 생명으로 채워져 있다 말하고 싶었던 걸까? 마주하는 눈물이 뜨거웠다. ) 다신 그러지 마요, 다시는, 그러지 마요!
...나도 보고 싶었어요...!
비올라 카지안:흐윽, 그, 그치만... 나 때문에 메리엘이 주- 죽었다는 생각 때문에, 견딜 수가 없어서... 내가 너와 여행을 오지만 않았더라면, 그런 생각들이 들어서... (당신의 품에 눈물젖은 뺨을 부빈다. 아아, 함빡 느껴지는 체온이 기껍다.) 다시는 안 그럴게... 돌아와줘서 고마워. 다시 함께 시간을 살아갈 수 있음에 기뻐...
메리엘 영:뭐가 비올라 때문인가요, 뭐가...... 그건, 우연이고 재해였어요. 피브렐 삼형제도 못 피한 걸 거스르려고 정말, 당신, 정말...... 다시 만나, 기뻐요...... (쏟아지는 눈물을 닦을 생각 없이 그저 껴안고 있었다. 비올라, 다시 삶을 찾아주어, 또 포기하지 않아주어 고마워요.)
비올라 카지안:그래도... (훌쩍이다가 떨리는 손길, 그러나 상냥함이 묻어나는 손길로 당신의 머리칼을 쓸어넘겨준다. 눈물로 잔뜩 젖은 낯이지만, 그럼에도 이내 미소가 피어오른다.) ...다시 시간을 쌓아갈 수 있겠네, 그치? 앞으로도... 영원한 햇살, 영원히 따스한 봄.
메리엘 영:잊지 않고, 쌓여가는.(이 샹냥한 온기에 그제야 돌아왔다 실감되어 더욱 끌어안았다. 누구도 망각을 강제할 수 없다. 우리의 의지로 끊기 전까지.....) 영원한 봄, 지지 않는 꽃님...... 다시 쌓아가요. 같이.
두 사람이 마주보고 웃습니다.
잔잔한 파도 소리가 두 사람을 반겨주는 것 같습니다.
해수면으로 복수초 한 송이가 춤추듯 흘러갑니다.
복수초의 또 다른 꽃말은 ‘영원한 행복’.
두 사람의 시간도 영원히 행복하게 흘러가겠지요.
ED 1. 더 낮은 곳에, 깊은 바다로
비올라 생환, 메리엘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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