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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30~211006] 아탈란테&로블랑 - 킬링 레비아탄

플레이타임 : 약 7시간

 

 

 
킬링 레비아탄
 
W. 마감
 
KPC 아탈란테
 
PC 로블랑 V. 킹글러
 
해적선과 해군함이 바다 위를 빼곡히 채우고, 끝이 없는 싸움, 수많은 자의 죽음으로 바닷물에 진득한 핏물이 섞여 흐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대 해적 토벌전이 이루어진 지도 벌써 10년 전, 이던가요?
 
명예롭고 정의로운 자들의 끝없는 투쟁과 희생으로 대 해적 토벌전은 해군 측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토벌전 이후 해적들은 두려움에 몸을 숨기고 쥐죽은 듯이 살아갔고, 덕분에 한동안 바다 위는 더없이 평화로웠죠.
 
...
 
...
 
그 자식이 나타나기 전까진 말이에요!
 
아탈란테, 그가 나타난 건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돌연히 나타난 그는 갖은 금은보화와 유물들을 훔치고 능력 있는 인재들을 쟁취하며 점점 세력을 키웠습니다.
 
그의 배의 상징, 뱀을 휘감은 해골 깃발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올랐죠.
 
바다 위에서 그를 만난다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나 목숨을 빼앗기고 만다던가요?
 
아탈란테를 선두로 한 이 해적단에게 정식적인 명칭은 없었습니다만,
 
사람들은 그를 선두로 한 해적단을 '레비아탄' 이라고 불렀습니다.
 
전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바다 위의 괴물이 따로 없다나요?
 
나날이 악명을 높여가는 그는 패배의 절망과 공포에 찌들어 살던 해적들의 빛이 되었습니다.
 
누군가 레비아탄의 선장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지요.
 
해적들이 갈려 나간 흉흉한 이 시대에, 왜 굳이 바다 위에 모습을 드러낸 거냐고.
 
그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 이딴 금은보화와 유물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가치 있고 찬란한 보물이 비밀의 섬에 숨겨져 있다. 그것을 가진 자만이 세상을 얻고 불사의 몸과 영광을 누릴 수 있다 ㅡ 나는 그것을 찾기 위해 나왔을 뿐-
 
그리 대답하곤 질문을 한 자를 가차 없이 죽였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해져 올 만큼, 꽤나 유명한 레비아탄의 일화입니다.
 
잠깐, 그런데 대답을 들은 자가 죽었는데 이 이야기는 대체 어떻게 전해져 온 거죠?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죠!
 
그리하여, 숨어있던 해적들은 절대적인 단 하나의 찬란하고 완벽한 영광의 보물을 찾기 위해 하나 둘 다시 수면 위로 나오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대항해 시대가 열리고야 말았습니다!
 
...
 
...
 
제임스:듣고 있으십니까, 대위님?! 뭐 물론 대위님께선 이미 다 알고있는 사실이겠지만요!
 
이곳으로 새로 발령된 당신을 위해 열심히 브리핑을 토해내던 동료가 불쑥 얼굴을 들이밀며 묻습니다.
 
<자료조사>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아아...
 
로블랑 V. 킹글러:아우, 좀 시끄러 임마! (..)
 
분명 조사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아요. 머릿속이 백지가 된 것 같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 ... .. 엥, 왜 기억이 안나냐. 야~! 그러니까 누가 놀라게 얼굴을 들이미래 제임스-! (해군대위의 남탓)
 
제임스는 당신의 반응에 실망하는가 싶다가도, 꼽을 먹자 후다닥 자세를 낮춥니다.
 
제임스:아, 죄, 죄송합니다. 갑자기 얼굴을 들이대서 놀라셨군요. 제가 그렇게 못생겼나,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중얼거리며 제 얼굴을 만지작거린다.)
대위님께서 동대륙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시긴 하셨어도 서대륙의 일은 잘 모를 법도 하죠! (급한 띄워주기) 그래도 국제연합해군 소속인만큼 정보 교류는 잘 이뤄지고 있었을 텐데... 아니 뭐,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아무튼, 서대륙에서 지내시려면 알고 계셔야 하는 내용들입니다.
 
제임스는 그리 말하며 주섬주섬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당신께 건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아탈란테. (어디서 들어봤나? 잠시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넘겨버리곤) 응, 고마워. (큼큼, 백지상태인 머릿속에 종이 우겨넣으며...)
 
이런. 처음부터 조금 체면이 상해버렸네요. 하지만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닙니다.
 
레비아탄? 전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괴물의 현신?
 
나 참, 어이가 없습니다.
 
당신에겐 그저 거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얼간이 집단일 뿐인걸요.
 
그렇게 동료와 두런두런 말을 나누며 너른 복도를 걷다 보니 어느새 해군참모총장실 문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국제연합해군 소속인 로블랑과 서대륙 본부 해군참모총장과의 첫 대면 날입니다.
 
동대륙을 주 무대로 실적을 쌓던 로블랑의 첫 서대륙 입성이죠.
 
약간은 긴장되는 마음으로 눈앞에 놓인 거대하고 두터운 문을 바라보면, 매트한 검은색 칠에,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금색 용 문양이 문을 장식하고 있어 한껏 우아함과 위압감을 안겨줍니다.
 
이 문 너머에는 해군참모총장이 있겠지요.
 
부담 갖지 말자고요! 뭔 일 있겠어요?
 
있어봤자 엄청 엄청 까마득히 높은 고인물 상사에게 격려를 위장한 매우 매우 고압적인 기선제압만 당할 뿐이에요! 자신감을 가지자구요.
 
로블랑 V. 킹글러:들어가겠습니다? (신사적인 노 ㅡ 크)
 
제임스:그럼, 대위님. 추후 회의 때 또 뵙겠습니다!
 
당신이 노크하는 사이, 동료는 빠르고 단호하게 해군참모총장실에서 멀어집니다.
 
곧, 문 너머에서 들어와도 좋다는 허락이 들려옵니다.
 
로블랑 V. 킹글러:(허락이 들리자 조심스레 들어가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곳에는 꽤나 나이가 지긋한 백발의 중년 여성이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온화하고 우아한 듯싶으면서도 고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그는 마치 해군참모총장실 문을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해군참모총장:킹글러 대위 왔는가. 오늘이 첫 발령이라 하였지, 그래. (흐뭇하게 웃으며 당신을 위아래로 훑는다.)
어떤가, 처음으로 온 서대륙은? 마음에 드는가?
 
로블랑 V. 킹글러:(문의 조각은 해군 참모 총장을 닮은 건가, 혹은 해군 참모 총장이 저 용 조각을 닮은.... ... 이상한 생각을 하며 각잡고 서있다 느슨하게 입을 열었다.)
이제 이곳 또한 저의 무대가 될 것이라 생각하니 떨리기만 합니다. 네, 불러주신 만큼, 만족스럽게 해드릴 마음 뿐입니다.
 
해군참모총장:후후... 자네 얘기는 눈과 귀가 닳도록 보고 들었어. 매일 동대륙 아침 신문 헤드라인에 걸리는 게 자네 이름이지 않나? 서대륙에까지 소문이 파다해. 동대륙의 해적단 중 열에 여덟은 모두 자네 손으로 잡아냈다지? 이쪽 본부에서도 자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네.
 
사실 로블랑의 동대륙에서의 활약은 약간의 운이 따라준 덕이기도 합니다만, 아무렴 어떤가요.
 
운을 잡아내는 것도 실력! 당신은 찾아온 기회를 노련하게 실적으로 만들어냈을 뿐입니다.
 
해군참모총장:다름이 아니라, 자네를 서대륙으로 불러온 이유 말일세. (포근하고 따뜻하던 분위기가 일순 차게 굳는다. 딱딱하게 정색한 낯은 과연 총장이라는 직함이 아깝지 않다.)
레비아탄, 그 우매한 집단을 슬슬 끝장낼 예정이라네.
이쪽에서도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하지만, 이왕 하는 건 확실히 끝을 내는 것이 좋지 않겠나. 그리하여 자네를 특별히 보내 달라 부탁하였지. 지금 서대륙과 동대륙을 아울러 활개치는 것들은 리탄을 포함한 대해적단 서너개를 믿고 나서는 허깨비일 뿐이야. 그말인즉슨, 그 서너개만 밀어버리면 허깨비들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말이지.
그래서, 우리 쪽에서 적극적 소탕을 위해 새로운 부대의 통솔자로 대위를 임명할 생각이라네. 너무 긴장해선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풀어져서도 곤란할 테지. 적당한 부담감과 제국을 위한 사명감을 가지고 소탕에 임해주게나. 자세한 작전 사항은 따로 전달하도록 하지.
 
로블랑 V. 킹글러:(갑작스레 바뀐 분위기에 과연 해군참모총장 답다는 생각을 했다. 얌전히 얘기를 듣다가) 제국을 위해 이 한 몸 바치겠습니다. 동대륙에서 잡은 친구들과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이 제국 치하에서 이길 수 없는 건 없으니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리탄이 제일 문제로군, 같은 생각을 하며 목례했다.)
 
해군참모총장:(당신의 반응에 흡족하다는 듯 깍지낀 손을 풀고 의자에 기댄다.) 마음에 드는군. 그래, 제국 치하에서 감히 해적 나부랭이가 날뛰게 둘 수는 없지.
이왕 서대륙에 방문한 김에 좋은 실적과 해적소탕의 추억거리 둘 다 가져간다고 생각하게. 이번 일만 성공하면 소령, 아니 대령까지도 단박에 승진길이 뚫릴 걸세. 힘내보자고.
 
대령까지의 단박에 승진이라. 확실히 솔깃한 제안입니다. 정말 힘을 내야 할 것 같아요.
 
해군참모총장의 등 뒤 통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가 찬란한 빛을 머금고 일렁입니다.
 
살짝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기분 좋은 긴장감입니다.
 
<관찰>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화창한 바다를 보여주는 투명한 유리창에 어른어른한 인영이 보입니다.
 
하얗고 정갈한 해군복을 입고, 샘브라운 벨트에 어깨에 달린 자랑스러운 계급장.
 
길게 늘어진 견식과 가슴 위에서 빛나는 해군 뱃지. 올곧고 바른 자세의 인영!
 
바로 로블랑입니다!
 
앞으로 일어날 고난들은 무시하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긍심을 만끽하자구요.
 
...
 
...
 
...
 
대면식으로부터 벌써 3주 정도 흘렀던가요.
 
우선은 팀의 전술 관련 통솔을 맡고 있긴 하나 서대륙의 내부사정을 정확히 꿰고 있긴 힘든 로블랑을 위해,
 
총장은 지혜롭고 침착하다는 머드 소령을 공동지휘자이자 로블랑의 사수역할로 붙여주었습니다.
 
덕분에 빠르게 이곳의 내부사정과 지형적 특성을 익힐 수 있었죠!
 
처음엔 낯설기만 했던 이곳도 이제 슬슬 적응된 것 같군요. 팀의 동료들과 부하들과의 합도 그럭저럭 맞아가고 있는 것 같고요.
 
그래도 타지에서 온 자신을 꺼리진 않을까 내심 긴장한 것이 무색하게 그들은 정말로 당신을 믿고 존경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단 3주 만에 모든 것이 척척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지나치게 빠르게요.
 
머드 소령:…지금까지의 조사들을 바탕으로 정리하면, 최근 리탄의 행보를 볼 때, 그들은 계속해서 고대유적들을 갈취해나가고 있다. 분명 다음 목적지는 베리 해협을 가기 위해서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바로, 이 부근이겠지.
 
소령이 지도의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머드 소령:리탄은 이 부근의 섬마을에 재정비하러 들릴 것이다. 오랜 항해로 리탄 일당도 지쳤을 게 분명하니. 짧게 숨을 돌리고 곧바로 떠날 것이므로 반드시 이때 쳐야만 해. 그들의 최종 목적지는 온갖 유물과 유적들이 묻혀있는 베리 해협으로 추측된다. 그곳까지 가면 정말로 골치 아파져. 따라서, 보름달이 뜨는 사흘 후가 최종 작전 시행의 날이 되겠군.
 
최근의 밤낮 없던 조사와 보고들, 회의들을 바탕으로 할 때 소령의 말은 현재로서 최선의 것입니다.
 
사실 성공만 보장된다면 완벽에 가깝죠. 그럼요. 완벽합니다.
 
제임스:알겠습니다. 그런데 소령님... 안색이 영 좋지 않으신 것 같은데 괜찮으십니까?
 
단 하나, 머드 소령의 얼굴만 빼고요.
 
그의 말마따나, 소령의 얼굴은 처음 대면식에서 봤을 때에 비해 확실히, 급격하게 수척해져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그러게 소령님 얼굴이 꽤.... (제임스 따라 머드 소령 안색봄...)
 
처음에는 약간 피곤한 기색만 두드러지는 정도였던 것 같았는데...
 
<관찰>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무리 일이 많고 그동안 정신없이 바빴다고 하더라도 소령의 얼굴은 지나치게 수척합니다.
 
눈은 검게 움푹 패어 있고 말라붙은 피부 겉가죽에 생기라곤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약간의, 아주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꼭, 곧 죽음을 앞둔 사람 같아 보일 정도입니다.
 
정말로 괜찮은 것일까요?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이번 작전 때문에 정말 고생을 많이 한 듯하네요. 이번 일이 끝나면 술이라도 나눠마시며 회포를 풀어봐야겠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벅벅..) 한잔 하러 갈까요? 이런 때에 사기를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머드 소령:(꺼먼 눈 밑을 신경질적으로 쓸어내린다. 한참 말없이 지도만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성의없이 툭 내뱉는다.) 그러지.
 
사회성은 저 앞바다에 갖다버린 걸까요? 소령이라 이거야? 기껏 말 걸어줬더니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듭니다.
 
로블랑 V. 킹글러:(뭐야 진짜 개눈깔 뜸 계급장 때고 쌈박질하면 질거면서 요딴 생각하며 개눈깔..) 갑시다.
 
하지만 머드 소령은 소령, 로블랑은 한 계급 아래인 대위... 계급이 절대적인 군대 내에선 볼멘소리는 입도 뻥긋할 수 없죠.
 
안색이 좋지 않은 머드 소령은 로블랑을 지나쳐 복도를 가르며 걸어갑니다.
 
그렇게, 재수탱이 상관을 끝으로 아마 마지막이었을 회의가 파합니다.
 
...어? 그런데 저건 뭐죠?
 
<관찰>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빠른 보폭으로 걸어가는 소령의 주머니에서 웬 종이 하나가 바닥으로 나풀대며 떨어지는 걸 목격합니다.
 
로블랑 V. 킹글러:읭..? (쇽 주워보며) 떨어뜨리... ...(조용히 확인해봅니다.)
 
소령은 걸음이 어찌나 빠른지, 이미 시야를 벗어나 사라진 후입니다.
 
로블랑은 주운 쪽지를 조용히 살펴봅니다...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리탄을 소탕하는 작전에 대한 얘기인 것 같다고 느껴지긴 합니다만, 굉장히 조심스럽고 강박감이 느껴지는 문장입니다.
 
이번 작전 말고 혹시 다른 중요한 일이 일정에 겹쳐져 있는 걸까요?
 
게다가 이 쪽지의 필체... ... 왠지, 머드 소령의 것이 아닌 듯한데요.
 
로블랑 V. 킹글러:..? (내통? 같은 단어가 생각났지만서도 스쳐지나가는 심증일 뿐이었다.) 뭐야 진짜 대놓고 물어보는게 낫겠지. (정면돌파 강행생각중)
 
대놓고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전략 회의가 끝난 후에는 프로젝트에 투입된 다른 군인들과의 브리핑에 병력 점검까지 할 일이 산더미였습니다.
 
게다가 그 죽은 낯으로 쉬러 갔을 소령을 방해했다간 어떤 성질이 돌아올지도 알 수 없고요.
 
당신은 한나절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최종 전술 브리핑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묘한 기대감과 끈적한 피로가 겹쳐 만감이 교차합니다. 부디 별 일 없어야 할 텐데...
 
아니, 작전은 완벽해요. 분명 성공할 것입니다. 성공해야만 해요.
 
옅은 한숨을 내쉬며 당신은 두 눈을 감고. 이윽고 불안한 안식에 녹아듭니다.
 
...
 
...
 
...
 
그렇게 사흘이 지났습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입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로블랑 부대는 베리 해협으로 향하는 항로에 해군함을 잠복시켜놓았습니다.
 
아마 레비아탄이 이 부근을 지날 때는 밤이 되어서야겠지만,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화창한 낮부터 대기해놓았었죠.
 
수평선을 찾기 어려울 만큼, 주위 바다는 청량하고 맑은 하늘빛으로 일렁이고 있습니다.
 
제임스:아~ 날씨는 정말 좋네요. 아깝게.
 
동료의 말마따나 가히 해적 나부랭이를 만나기엔 화창한 날입니다.
 
바다 냄새가 바람을 타고 선선하게 불어오며, 따듯한 햇빛이 바닷물에 닿아 부서지면서 백금 조각들처럼 빛납니다.
 
파란 하늘은 마침 구름 한 점 없이 맑군요.
 
해군함 곳곳에는 각 잡힌 해군복을 입은 이들이 모자를 눌러쓰고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로블랑을 포함해서 말이죠!
 
다만, 노곤한 날씨와 결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탓일까요? 아직 살벌한 긴장의 기류는 흐르지 않습니다.
 
제임스:그런데 리탄은 왜 갑자기 그렇게 고대유물에 집착하는 걸까요? 로블랑 대위님은 예측이 가십니까?
 
동료, 제임스가 로블랑에게 말을 겁니다.
 
확실히 늘 시장에서 값어치가 나가는 귀중품들이나 능력 있는 인재들을 찾아 물색하던 리탄의 선장답지 않은 행보입니다.
 
그도 그럴 게, 고대 유물이나 유적은 역사적으로나 고고학적 가치는 충만하나, 시장에서 금전이나 재화로 쉽게 바꿔칠 수 없습니다.
 
그런 유적들을 함부로 시장에 넘겼다가는 금방 꼬리를 잡히기 쉬우니까요.
 
로블랑 V. 킹글러:그런 점에서 무언가를 찾고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말야. 주변에 도는 소문을 따르면 불사나 영광을 찾는다고 하던데. (골똘히 고민하다) 족쳐보면 뭐든 나올테니, 조금만 기다리자고.
 
제임스:불사나 영광이라... 해적 주제에 무슨 영광을 찾는 건지 모르겠지만요. (살짝 투덜거린다.) 영광과 명예를 위한 거면 저희처럼 해군이나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불사는 조금 흥미롭네요. 대위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의 상태에서 영생을 살 수 있다고 한다면.
 
로블랑 V. 킹글러:그들만의 뭔가가 있겠지. (흠, 하고 고민하다) 악명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있지. 보통 사람들에겐 달갑지 않더라도. (멀리 수평선을 쳐다보다)
별로... 사람은 죽어야지. 불사면 자꾸 날 가져다 일하게 만들게 분명하다니까... 제임스 너는 영원히 군인으로 임하고 싶나? 죽지않아서 계속 널 최전방에 둘텐데?
 
제임스:후대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욕을 먹는 게 좋은 걸까요? 그들의 사고관이란 당최 이해를 할 수가 없으니. (쨍한 햇살이 눈 아픈 듯, 눈 위에 손으로 차양을 만든다.)
... ... 아니, 당연히 그쯤이면 승진을 했겠죠! 아니면, 돈을 많이 벌어서 이미 해군을 떴을지도 모르고. 이 일이 좋기는 합니다만 영원히 매이고 싶진 않아요. (재미없는 대답에 뚱한 표정을 짓는다.) 저는 대위님이 도박장에서 돈을 펑펑 쓴다거나 온 세상의 술과 산해진미를 맛보고 싶다고 하실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결과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일이잖아. 후대인들의 성향에 따라 열광을 할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우리도 고대 신화의 악인을 좋아하는 경우나 재해석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않는가? (모자를 깊게 쓰곤 팔짱을 꼈다.)
 
국가에서 널 부를텐데도? (..) 그건 제임스 네 취향아닌가? 그래, 제임스의 꿈은 도박자에서 돈을 펑펑쓰거나 산해진미와 술... 그래 기억해두겠어. (농~)
 
제임스:신화라... 생각해 보니 또 그렇네요. 나중에는 해적들과 멋지게 맞서 싸웠던 저희의 이야기도 신화로 기록되어 두고두고 전해질지도 모르겠군요. (설레발)
으악. 그, 그런 게 아닙니다! 그냥 보편적으로 사치 했을 때 떠오르는 것들이라서 말씀드린 것뿐이지...! (뒤늦게 손을 휘저어보지만 이미 늦은 거나 다름 없는 듯하다...) 으으. 소령님께는 보고하지 말아주십쇼. 해군의 자세에 적합하지 않은 사고라며 아침부터 밤까지 쪼일지도 모릅니다...
 
로블랑 V. 킹글러: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니 성공해야지. 서대륙에 와서의 첫 작전인데 말야. 지면 지는 것도 기록될테니 긴장하라고. (저 멀리를 바라보다)
보고하지않겠다. 음, 네 하는 걸 봐서? (.......) 리탄에 대해 뭐 들은거 없나, 제임스? 개인적으로 말야.
 
마침, 브리핑 때 리탄에게 갈취당했던 유적들의 리스트가 머리 위로 스칩니다.
 
금, 은, 보석으로 이루어진 비싼 유물들 속에 꽤 묘한 품목들이 있었죠.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주 낡은 고서 한 권과 고대의 세계지도 몇 뭉치가 리스트에 있었던 게 떠오릅니다.
 
제임스에게 한 번 물어볼까요? 이왕 묻는 거 베리 해협에 대해서도요.
 
로블랑 V. 킹글러:...? ... ? (생각난 묘한 품목에 눈을 가늘게 뜨고) 제임스. 서대륙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는데, 베리해협에 대해 주의 할 점이 있나? ...그리고 수집 품목중에 고서나 고대의 세계지도도 확인해봤고?
작전 내내 굴리다보니 그걸 빼먹었군.
 
제임스:저는 아무래도 말단 중위다 보니 개인적으로 알 만한 건 없습니다. (머쓱하게 머리 만진다) 그래도 유물이나 베리 해협에 관해선 조금 알고 있습니다.
확실히 근래엔 묘한 것들을 훔쳤죠. 분명 훔친 책 이름이... 칼리버 여행기였던 것 같군요. 100년도 더 된 세계지도들도 훔치질 않나, 잘 가늠이 안가는 해적이긴 합니다.
해협이라면... 아주 오래전에 그 근방에서 선대 해군들과 어느 대해적단이 꽤 긴 기간 동안 전투를 벌였다고 합니다. 물론,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해군의 승리로 끝이 났죠. 아쉬운 건, 그때 그 해적단들이 훔쳤던 수많은 귀중품들과 어마무시하게 거대했던 해적선은 제대로 수거하지 못했다고 해요. 그 귀중품들이 이곳저곳 뿌려져서 베리 해협 근방에 옛 보물들이 많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베리 해협은 그 주변 경치가 그렇게 아름답다고들 하죠. 저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임무가 아니라 휴양 차... 하핫. 해군이 휴양을 바다로 가다니..정말 질리는군요.
 
로블랑 V. 킹글러:쉬고 싶나 제임스..? 혹은... 베리 해협 근방에서 옛보물찾으려구? (농..)(눈가늘게 뜨며 바라봄...) 칼리버 여행기, 읽어본적 있고? (이 해협은 그럼 총 두번의 싸움이 되겠고, 승전의 디딤돌이 되겠지 같은 생각을 했다.)
 
제임스:맨날 야근에 야근이지 않습니까. 군인으로서의 제 모습도 물론 멋집니다만 (자뻑) 가끔은 쉬고 싶을 때도 있는 거죠.
칼리버 여행기는 직접 읽어본 적은 없지만, 최초의 세계여행 일지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처음 출판본이 나왔을 땐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았다고 합니다. 경험들이 허세와 허황에 부풀어 있어서 신빙성이 없다면서요. 출간된 지 100년은 족히 됐을 텐데... 재판본이 따로 없어서 아마 초판본만 드문드문 어딘가에 남아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허세와 허황에 부풀다. 리탄과 턱 어울리는 수집품이었군. 그럼 세계지도도 확인해봤나? 베리해협 근처도 거기 그려져있을테니 말야.
 
제임스:그렇죠. 해적들 다 똑같습니다. 허영과 자만에 찌들어서는... 주정뱅이 꼴이나 벗고 나오라죠. (투덜거린다.) 확인해봤습니다만, 웬만치 알려진 건 저희가 확인하기 전에 발 빠른 해적들이 싹 쓸어가서 해군 측이 확보한 것은 얼마 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작스럽게 선원의 긴박한 외침이 날아옵니다.
 
"해적선이 나타났습니다! 깃발은... 레비아탄입니다!!"
 
방금까지만 해도 아무 이상 없다는 무전이 반복되고 있었는데,
 
대체 어느 틈에 나타난 거죠?!
 
그 다급한 외침에 모두 긴장의 끈을 부여잡습니다.
 
머드 소령:모두 전투태세를 갖추도록!
 
바로 위엄을 갖춘 소령의 목소리가 배 위에 울립니다.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훈련받은 대로 자리를 지키고, 심장을 울릴 듯 낮고 묵직한 고동소리가 바다 위를 채웁니다.
 
이윽고 묵직한 대포가 펑, 소리를 내며 레비아탄의 해적선에 돌격합니다!
 
펑-
 
펑,
 
펑ㅡㅡ!
 
대포들이 연달아 포격해댑니다.
 
해적선이 부숴져라 여러 차례 대포를 쏘고 있을 무렵, 문득 로블랑은 기묘한 감각을 느낍니다.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 이상한데...
 
포격을 여러 차례나 반복하고 있건만, 해적선 측이 지나치게 조용하지 않나요?
 
어떻게 할까요? <관찰> 판정이나 망원경을 이용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관찰...판정하겟읍니다 )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다... 다시해보자!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아무래도 눈이 안좋네요... 망원경을 이용해볼까요?
 
로블랑 V. 킹글러:(주섬주섬..망원경 봅니다...) 배가 비었나..? 유인용?
 
로블랑은 근처 망원경을 통해 해적선을 살핍니다.
 
레비아탄의 상징인, 해골에 검이 꽂힌 소름돋는 해적기가 높이 게양되어 휘날립니다.
 
... 하지만 그뿐.
 
자세히 보면 자료에서 본 배의 규모보다 확실히 작고 배에는 그 흔한 화포 발사대조차 없습니다.
 
무엇보다-
 
배 위에 분명히 있어야 할 해적단들이 없습니다.
 
레비아탄의 선장도! 단 한 명의 선원도 보이지 않아요!
 
함정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함정이다) 주변을 경계하라! (망원경을 내리고 검을 빼어든다.)
 
"아아악ㅡ!!!"
 
"커헉ㅡ"
 
그와 동시에 바로 뒤편에서 비명소리와, 푹 하고 무언가가 관통하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선득하게 달라붙는 불길한 비명들.
 
고개를 돌려보면 해군 부대 선원들의 흰 군복이 피로 붉게 물들어가고, 그들은 칼이 들어갔던 부위를 손으로 누르며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면 어느새 배 위에 현상수배지에서 익히 보았던 레비아탄 해적단원들이 묵직한 충돌음을 내며 해군함 곳곳에 내려앉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습격에 해군들이 우왕좌왕하며 부산스레 굽니다.
 
로블랑 V. 킹글러:정신차려! 그대들은 제국의 충실한 부하들이다. 오합지졸마냥 굴다 내 손에 죽어! (주위를 둘러봅니다.)
 
로블랑은 혼란 속에서도 멋지게 해군들을 지휘합니다. 그래요. 당황스럽다고 해도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해군들을 다시 제위치에 정렬시키고, 날카롭게 제련해두었던 칼과 총신을 배부하고, 대포에 화약을 넣고...
 
검을 쥔 손이 아플 정도로 힘이 들어갔던 그때.
 
“여어. 카리스마가 흘러넘치는데.”
 
선득한 쇠붙이의 차가운 기운이 로블랑의 목부근을 휘감습니다.
 
<민첩>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갑작스런 침범에 뒤를 돌아보다가, 살짝 칼에 목이 스쳐 실선으로 얇은 피가 맺히고 맙니다.
 
어서 몸을 뒤로 물립시다. 아슬아슬했네요!
 
로블랑 V. 킹글러:(목을 옷깃으로 가리고 슬쩍 자신을 공격한 이를 확인합니다.)
 
당신은 제복의 깃으로 상처 난 목덜미를 보호하며 공격한 이를 확인합니다.
 
일렁이는 파도.
 
여기저기서 칼이 부딪치는 소리와, 아군의 것인지 적들의 것인지 모를 비명, 고함들이 그득한 배 위.
 
그리고 당신의 시야를 가득 채우는 이는-
 
파도처럼 바람에 너울거리는 큰 코트, 그 위를 장식한 찬란한 금빛의 견장.
 
가히 선장이라 불릴 만한 위압적이고 커다란 덩치.
 
모자 아래에서 피처럼 선명한 붉은 머리칼이 흩날리고, 올라간 눈꼬리 아래에서는 사악한 녹색 눈이 번쩍거립니다.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뱀장식의 은색 레이피어를 손에 쥔 자.
 
죽여 마땅할 당신의 적, 레비아탄의 선장- 아탈란테입니다.
 
피할 수 없는 만남이 드디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말았습니다.
 
아탈란테:해군 대위 맞나? 이 정도 공격도 피하지 못해서야 되겠어? 동대륙을 건너 왔다길래 기대했는데 말이야. (씩 웃으며 다시금 당신을 향해 레이피어를 찔러넣는다.)
레이피어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로블랑, 피한다면 <회피> 혹은 반격한다면 <근접전(도검)> 판정하세요.
 
로블랑 V. 킹글러:
근접전(도검)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로블랑은 재빠르게 검을 들어 반격해보았지만... 레이피어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것일까요? 날카로운 검날에 허를 찔리고 맙니다.
 
칼날이 당신의 허리춤을 아주 아슬아슬하게 비껴나갑니다.
 
로블랑 V. 킹글러:레비아탄의 선장, 그대가 정도도 없이 (후, 하고 깊게 숨을 내쉬었다.) 급습하니 그러지 않겠어? 상도덕을 모르는군. (전쟁에서 이런건 중요한건 아니었지만서도)
 
아탈란테:나 참. 싸움에서 상도덕이 어딨어? 그런 걸 찾는 걸 보니 역시 해군답구만. 야생에선 한 번 삐끗하면 그대로 나자빠지는 거라고!
신문에 매일같이 보도가 자자-하길래 오랜만에 나랑 붙어볼 만한 상대가 나왔나 싶어 기대했더니...
(그러면서 검을 한 번 더 거칠게 휘두른다.) 친히 이 바다까지 정박하신 걸 보니 나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겠지? 아탈란테다.
레이피어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로블랑 V. 킹글러: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알고는 있지. 그대가 얼마나 사회의 악인지. (과연 서대륙과는 다른 해적이라 생각했다. 아, 이건 못피했다. 한발 늦게 느끼고는)
 
당신이 군인의 감각으로 직감함과 동시에 칼날이 당신의 몸을 거칠게 압박해옵니다. 그러나 역시 이번에도 거친 데미지는 들어가지 않았어요.
 
당신의 실력을 시험하며 간을 보고 있는 걸까요?
 
아탈란테:사회악이라... 판에 박힌 소리나 늘어놓고. 이렇게 재미없게 굴면 곤란해, 엉? 내가 이 만남을 얼마나 기대했는데 말야. 해군이 오늘 우리를 공격해줄 거라고 아주 사방에 티를 내고 다니니, 기다리느라 감질맛 나서 죽는 줄 알았다고.
(현란히 칼을 움직이며 당신이 빈틈을 찾을 수 없도록 몰아붙이며) 상징이라는 건 참 편리해. 한 번 머릿속에 각인되면 아무 곳이나 갖다붙여도 의심 없이 믿게 된다니까. 멋지게 속아넘어가주니 미끼용 배를 멀리서 훔쳐온 보람이 있어.
 
로블랑 V. 킹글러:판에 박힌 소리대로 움직이는 그대는 생각하지 않나? (간을 보는건가, 더 전력을 다하지 않는 모습에 신경을 살살 긁는 기분이다. 여기서 화를 내면 지는거니까.현란한 칼에 점점 입지가 조여오는 기분이었고)
하아, 기대를 했나본데 그대에게 이 기대가 충족되건 말건 나는 상관이 없어. 주어진 임무를 다할 뿐이다.
(미끼용 배, 첫번째 실수였다. 반격을 위해 검을 휘둘러본다.)
 
<근접전 (도검)>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근접전(도검)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탈란테: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어이쿠! 이것, 참. 한 방 먹었네. (세로로 길게 찢어져나간 제 상의를 보며 호탕하게 웃어제낀다.)
 
로블랑 V. 킹글러:그대는 이 모든게 장난 같나?
 
아탈란테:당연하지. 애초에 나한테 상대도 안 되는 이들이 널려 있는데, 어떻게 진심으로 대할 수 있겠어?
시답잖은 설전은 그만하자고. 실은 내가 대위님을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었거든. 동대륙까지 넘어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먼저 만나러 와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 (히죽히죽 웃는다.)
 
로블랑 V. 킹글러:그대가 내 집까지 찾아와주었으면 문전박대가 더 쉬웠을텐데. (스윽 검을 들이밀고는) 우리는 그대를 공격할거라고 티를 낸 적은 없는거 같은데, 어떻게 알았지?
 
아탈란테:아하하. (제 레이피어로 당신의 검을 밀어쳐낸다.) 다- 정보통이 있는 법이라고. 해적의 감이라는 것도 있고? 산전수전 다 겪은 레비아탄의 선장을 우습게 보면 안 되지!
집까지? 내가 왜 그런 수고를 해? 내가 바라는 건 말이야. 매일 아침 신문의 헤드라인에 걸리는, 유능하고- 정의롭고- 유명한- (한 마디씩 끊어 말하며 비열하게 웃는다.) 아무튼 온갖 화려한 수식이란 수식어는 다 갖다 붙인 해군의 머리통을, 이 레비아탄 뱃머리에 떡하니 걸어놓는 거라고!
 
로블랑 V. 킹글러:(화내면 안돼, 화내면 안돼 로블랑! 이라고 외쳐봤자 이미 빡이쳤다.) 그렇게 되더라도 그대의 그 사악한 에메랄드는 내가 저승길에 갖고 가도록 하지. 아~ 그대가 원치않아도 갖고 살아돌아갈 자신은 있네만. (한마디, 한마디씩 끊어 말하는 아탈란테에 잔뜩 끓어오르는 목소리로 으르렁 거렸다.)
 
아탈란테:에메랄드? 내 눈 말인가? (제 눈가를 가리키더니, 뱀마냥 입꼬리를 말아올려 웃는다.) 아, 마냥 보호만 받는 권위적인 해군은 아니었다 이건가? 그 배짱, 아주 마음에 들어! 한 번 뱉은 말을 철회하는 한심한 짓은 하지 않겠지. 어디, 해군 나리는 내 눈을, 나는 나리의 목을 갈고 내기를 해 보자고.
 
저 능글맞고 험악하며 불량한 태도, 아주 재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가까이서 얼굴을 맞댄 채로 계속 검격을 이어가다 보면... 어디선가 묘한 위화감이 기어오릅니다.
 
이 거친 목소리와 언행, 이 강렬한 채도의 머리칼과 눈빛... 왜인지 익숙해요.
 
잘 사는 집에서 태어나 모자랄 것 없이 자라온 당신이 이런 무뢰한을 알고 있을 리 없는데. 어째서일까요?
 
로블랑 V. 킹글러:킹글러의 이름을 대고 맹세하지. 그러니, 간만 보지 말라고!(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에 눈을 가늘게 뜨고는 계속해서 검을 맞대었다.) 그대에게 내 머리를 줄 가치가 있는지 증명해. (곧 어떤 기억을 헤집어도 기억이 나지 않아 그저 평범한 얼굴인가 ?하고 생각해봤지만..그러기엔 레비아탄은 너무 강렬했다.) 그대, 꽤 익숙한 상이로군?
 
아탈란테:그 맹세, 아낌없이 받아가도록 하지. 그런데, 증명이라고? 웃기는군. 가치는 타인에게 인정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거야. (비웃으며 레이피어로 몸선을 단단히 방어한다. 힘이 어찌나 센지 도통 밀리질 않는다. 비명과 고함, 칼날이 맞부딪히는 함선 위에서 얼마나 대치 상황이 이어졌을까. 익숙하단 말에 한쪽 눈썹이 치켜올라간다.)
 
내내 광인처럼 우스갯소리같은 말들만 주욱 늘어놓던 아탈란테는 돌연 아까와는 비교도 안될 강도로 로블랑의 검에 자신의 레이피어를 내리치며 가까이 다가옵니다.
 
로블랑은 몰아치듯 퍼붓는 검을 가까스레 받아치며 뒤로 물러서지만, 칼이 맞닿으면서 생기는 진동과 울림에 팔이 절로 저릿합니다.
 
그러다, 그만- 튀어나와 있던 바닥의 나무판에 구두굽이 걸려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아탈란테의 은색 레이피어가 얇게 울리며 로블랑의 턱 아래에 닿습니다.
 
차갑고 날카로운 감촉, 절체절명의 순간.
 
아, 해군 대위 로블랑의 인생도 여기서 끝나는 걸까요.
 
해군을 잡는 공을 세우지도 못한 채 이 젊은 나이에...
 
그리 생각하던 찰나,
 
아탈란테는 무슨 생각인지 바로 칼을 휘두르지 않고는, 억센 손을 뻗어 당신의 턱을 잡아 들어올립니다.
 
노란 홍채와 초록빛 시선이 얼마간 맞닿았을까요.
 
아탈란테:오늘은 완벽한 해군의 패배로군. 이 일을 수습하려면 고생깨나 하겠어.
하지만 땅바닥에 처박혀있진 마. 헤어짐이 있으면 다음도 있는 게 아니겠어?
맹세까지 건 사이니, 이대로 쉽게 끝내버리는 건 아깝지. 무릇 사냥감이란 오랜 시간을 풀어두어 열차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구경하다 가장 물이 올랐을 때 잡아먹는 법이니까. (여전히 상스럽게 입을 놀리지만, 그의 사납던 눈빛은 아까보다도 훨씬 정제되어 있다.)
나중에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로블랑.
 
푸르스름한 달빛이 아탈란테의 레이피어를 어릿하게 비춥니다.
 
그새 사위가 어두워졌네요. 언제부터 밤이 내린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늘에는 이젠 동그란 보름달이 떠올라 형형한 백색으로 너른 바다를 비추고 있습니다.
 
이 순간까지도 바다는 잔잔하기 그지없습니다만, 이제 바다는 낮과는 전혀 다른 어둡고 진득한 파란색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이런 (상스러운 욕이 입에서 흘러나왔고, 달빛을 등에 업은 아탈란테를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다시 만났을 때는 그 눈과 작별인사를 하는 편이 좋을거야. (졌다. 명백한 저의 실수었지만 이후까지도 그렇게 되리라는 법은 없는 것. 뭔 일인지 몰라도 빠져나가는 아탈란테에 몸을 일으켰고 검을 치켜들었다.)
 
아탈란테:그래, 너는 목이랑 작별인사 하고. (손을 한 번 휘이 흔들고는, 뒤돌아 배에서 뛰어내린다.)
 
폭풍처럼 나타났던 아탈란테는, 해적들을 이끌고 다시금 폭풍처럼 자취를 감춥니다.
 
돌아서는 순간, 그는 레이피어를 쥔 채 미묘하게 웃고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BGM
 
...
 
...
 
...
 
망할 해적 자식.
 
그때는 갑작스러운 습격에 제대로 죽여 놓지 못했습니다만, 다음엔 국물도 없다!!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머드 소령:레비아탄 소탕 계획은 완전히 해군 측이 물 먹은 꼴로 끝이 나버렸어. 체면도 말이 아니고, 해군 측 피해도 막대하다더군.
(의자에 거만하게 기댄 채로) 미안하지만, 대위는 이 이후로 이 작전에서 손을 떼주길 바라네.
대위도 힘을 쓰고 노력했던 건 인정하지만, 역시 서대륙의 일은 서대륙 안에서 해결하는 게 맞지 않겠나? 피곤할 테니 이만 쉬고, 천천히 동대륙으로 돌아갈 채비를 해도 좋겠군.
참고로 말하지만 이건 권유가 아니야. 상관으로서의 명령이다.
 
로블랑 V. 킹글러:(지는 잘못없나? 나한테 뒤집어 씌우네... 속으로 쫑알쫑알...) 네,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저를 부를 일은 없길 기약하겠습니다. 더는 서대륙에 피해를 끼치고싶지 않을지 언정 머드 소령님의 혜안으로도 충분할테니 말입니다. (각잡힌 상태로 그를 바라보며 사람좋게 웃었다.)
 
레비아탄이 한바탕 해군함을 휩쓸고 간 다음 날, 머드 소령은 돌연 로블랑에게 찾아와서 이 같은 말을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발령도 갑자기 내더니 돌아가라는 것도 갑작스럽습니다.
 
서대륙은 절차나 예의라는 건 아주 갖다 팔아버렸나 봅니다!!
 
애초에, 한번의 실패로 바로 내보내버리는 게 말이 되나요?
 
정작 레비아탄이 배 위를 점령하고 모두가 힘써 싸울 때 머드 소령의 행적은 묘연했던걸요!
 
그러면서 이젠 로블랑보고 나가라고 하라는 것이 여간 아니꼬운 게 아닙니다.
 
좋다 하고 데려올 땐 언제고 조금 일이 뜻대로 안 풀린다고 바로 돌아가라니.
 
아예 위에서부터 내린 결정인지, 머드 소령 단독결정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쩌겠나요.
 
당장 등을 맞대고 일할 상관이 까라면 까야지요...
 
제임스:대위님. 이건 말도 안 됩니다! 누구보다 앞서서 지휘하셨는데 이렇게 내쫓아보내다니... (당신이 소령과의 만남을 끝내고 나오면, 대기하고 있다가 억울하다는 듯 당신을 붙잡는다.)
 
로블랑 V. 킹글러:그래그래, 알아 알어. (한손으로 귀를 후비적) 근데 까라면 까야지 어째? 군법까지 넘어가면 서대륙뿐만 아니라 동대륙에서도 문제가 생겨. 빌어먹을 상관탓에 말이지. (후비적...) 넌 괜찮나?
 
제임스:군법을 거슬러선 안 된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 처사가 아닙니까. (오히려 이쪽이 더 씩씩댐) 저는 다행히 상대가 약해서 별로 다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선장이랑 맞붙었던 대위님이 더 걱정됩니다. (솔직히 살아남은 게 신기하다는 눈)
 
로블랑 V. 킹글러:동대륙의 나부랭이들보단 장난아니더라고. (후비적..) 그나저나, 뭐 다른 소식은 없나? 나 짤린거 말고도 다른 소식같은거라던지.. (제임스 빤히바라봄...)
 
제임스:저도 방금까지 소령님과 총장님께 탈탈 털릴 대로 털리고 와서 소식을 들을 만한 시간이 없었습니다. (어깨 추욱) 월급을 3개월간 감봉하신다더군요....
 
로블랑 V. 킹글러:(제임스봄...) 그럼 머드 소령도 삭감인가? 꼬시네... 나는 동대륙 가면 그만인데..(..) 제임스 너도 동대륙갈래?
 
제임스:예, 예?! 저도요? (눈 커짐) 동대륙... 언젠가 가보고 싶다고 꿈꾸기는 했지만... 역시, 갑자기 옮긴다고 해도 소령님께서 허락해주실 것 같지도 않고. 부양해야 할 가족도 있어서요. 대위님을 더 뵙지 못하는 건 무척 아쉽지만 말입니다. ... 편지 해주실 거죠?
 
로블랑 V. 킹글러:편지하지. 잘지내든가. (츤츤..)
 
제임스:잘 지내겠습니다. ... 대위님, 정말 그리울 겁니다! (결국 눈물까지 찍어냄)
 
로블랑 V. 킹글러:에휴 .... ... (눈물 소매로 닦아주고 ...떠남.. ..총총... )
 
로블랑은 제임스의 눈가를 툭툭 닦아주고 발길을 돌립니다.
 
뒤쪽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오네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함께했던 동료들과 부하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갑니다.
 
당신은 이제 돌아가야 하겠지만... 그래도 부디 그 건방진 레비아탄 해적 나부랭이는 꼭 잡아줬으면 좋겠네요! 발이라도 쭉 뻗고 잠들게.
 
이제 숙소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시간이 늦어 배편이 없으니 적어도 오늘까진 이 서대륙에 머물러야겠네요.
 
길가는 한적하고, 벽이나 담벼락에서 떨어진 돌멩이들이 바닥을 구릅니다.
 
고즈넉한 밤길을 지나며 간만에 정시퇴근을 하면(퇴임이란 표현이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간간이 보이는 불켜진 간판들이 괜히 새롭게 느껴집니다.
 
작전을 준비할 땐 늘 야근의 야근의 야근을 거듭하다 보니 모든 불이 다 꺼진 암전 속 새벽길을 줄곧 거닐었으니까요.
 
이걸 좋다고 해야 할까요?
 
로블랑 V. 킹글러:... .묘한 기분이네... (터벅터벅)
 
묘한 기분에 괜히 하늘을 올려다보면, 휘영청 떠오른 달이 얼마 전 그날처럼 환하게 로블랑을 비춥니다.
 
그러고보니 그 날… 바닥에 주저앉은 당신을 뒤로하고 가려던 아탈란테가 돌연 묘한 말을 했었죠.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젠 어렴풋해진 기억을 더듬더듬 떠올려봅니다. 분명 그때...
 
아탈란테는 뒤를 돌아서 가려다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이내 발걸음을 멈췄었습니다.
 
그리곤 고개를 돌려 검을 꽉 쥔 당신을 바라봤죠.
 
이윽고 그가 당신을 향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무어라 벙긋거립니다.
 
너무 나지막이 말해서 집중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아탈란테:달이 빛나는 밤엔ㅡ 글쎄, 난 베리보단 럼이 끌릴 것 같군.
 
작별 인사라기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알쏭달쏭한 말이었습니다.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이 자식은 그런 순간에도 말장난이 나오나요?
 
정말 짜증나는 해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시 만난다면 기필코 저 목을 따고 마리라고 다시금 결심하게 되었으면 모를까요.
 
…뭐, 이제 와서는 다 부질없는 일이겠지만요.
 
그날 바다 위로 떠올랐던 달처럼, 오늘의 달도 포크로 긁어내면 설탕처럼 하얀 가루가 나올 것만 같이 하얗고 어른한 빛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피곤할 땐 단 게 최곤데 말이에요.
 
단 음식을 좋아하나요, 로블랑?
 
로블랑 V. 킹글러:단거 먹고 싶어... (당근빠따죠!)
 
음식점이나 베이커리가 열었나 확인해 볼 요량으로 거리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면, 아쉽게도 음식점들은 이미 문을 다 닫은 것 같습니다.
 
간혹 가다 불이 켜진 간판들은 하나같이 주점이군요.
 
로블랑 V. 킹글러:술도 달지.. (..)
 
안에서 시끌벅적하게 웃고 떠들고 와랄라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맞아요, 피곤할 땐 몸을 달래주는 술 한 잔이 그렇게 달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어디, 괜찮은 주점을 찾아볼까요...
 
<관찰>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터벅터벅..)
 
어? 저 안쪽 깊은 곳에서 아주 희미하게 빛나는 글자 간판이 보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엥? (자세히 봅니다)
 
대로의 휘황찬란한 네온 간판들과 달리 한쪽 벽에 작게 'Moonlight Night' 라는 간판이 흰색 빛을 여리게 발하고 있습니다.
 
문 너머로 이따금 말소리들과 잔잔한 음악소리같은 것들이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이 시간까지 연 걸 보면 주점이나 바 같은 곳이겠네요.
 
지나오면서 봤던 다른 시끌시끌한 주점과는 다른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마침 잘됐네요. 조용하게 혼자, 가볍게 칵테일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죠.
 
로블랑 V. 킹글러:조용한 게 좋으니까... (터벅터벅 들어갑니다 )
 
터벅터벅 가게 안으로 들어섭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카운터가 보이고 그 뒤로 좁은 복도가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따로 불을 밝히진 않았고, 캔들 서너개가 카운터 위에서 흔들거리며 아늑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주인처럼 보이는 중년 남성이 눈을 끔뻑이며 로블랑을 빤히 쳐다 봅니다. 몇 번 고개를 갸웃대더니...
 
주점 주인:…달이 빛나는 밤이군요.
 
라며, 약간 뜬금 없는 말을 하네요.
 
로블랑 V. 킹글러:(뭐야 플러팅?)(눈 가늘게 뜨며... 군용 모자 벗어내며) 뭐, 그렇습니다. 달이 참 아름답네요.
 
잘생긴 백금발의 미중년은 왠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카운터에 놓인 메뉴판을 툭툭 칩니다.
 
달달하고 상큼한 여러 칵테일부터 온더락으로 즐길 수 있는 럼이나 보드카들도 있네요!
 
무얼 주문할까요, 로블랑?
 
로블랑 V. 킹글러:(왜 아탈란테가 마지막에 했던 말이 생각났는지.. 홀린듯, 을 주문했다.)
 
주점 주인:바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곤 몸을 비켜서 당신이 복도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
 
로블랑 V. 킹글러:(안쪽으로 들어가 얌전히 앉아있는다)
 
좁고 생각보다 긴 복도를 걷다 보면 점점 음악소리가 크게 들려옵니다.
 
이윽고 정감가는 통나무 문이 보이네요. 소란스럽진 않으나 문 너머로 다수의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은은하지만 카운터보다 훨씬 밝은 불빛들이 내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로블랑은 바의 안쪽에 얌전히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이 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몰랐네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아닙니다만, 통나무 인테리어에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불빛들과 한쪽 벽에 걸려 있는 사슴 뿔 장식이 잘 어우러져 꽤 괜찮은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가게 내부를 둘러보다 보면, 묘하게 로블랑을 향해 시선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기분이 듭니다.
 
로블랑 V. 킹글러:(눈이 마주치면..입모양으로 뭘봐..라고 말해줍니다...)(양아치맞네요..)
 
눈이 마주치자 안 그랬던 척 바로 시선을 돌리는 이도 있는가 하면, 오히려 대놓고 로블랑을 보는 이도 있습니다.
 
대체 왜죠...?
 
뭘 봐, 양아치스럽게 무언으로 되받아치고 있는데...
 
그 순간. 갑작스럽게 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바로 돌려집니다. 마치 짠 것처럼요.
 
“어라, 이게 누구야? 반가운 만남이구만.”
 
동시에 로블랑 바로 옆자리에 누군가 착석하며 말을 붙여옵니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면… 아탈란테입니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아니 그리고 뭘 또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는 거죠?
 
로블랑 V. 킹글러:? ? (진짜 눈동그랗게 뜨고 바라봄)
 
아탈란테:뭘 그렇게 보고 있어? 반갑다고. (태평하게 손까지 샥샥 흔들며 인사한다.) 여기서 볼 줄은 몰랐는데 말야. 술 한 잔 하자는 말을 기억하고 있었던 거냐? 감동인데~
 
아주 혼자 태평양까지 나가네요.
 
로블랑 V. 킹글러:? (지 혼자 동대륙진출하네...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며) 당황스럽게 왜이래? 너 지금 군인 앞에 있는거 모르나? 그대로 손들어. 들고있는 거 싹다 내려놓고
 
아탈란테:아~ 조용, 조용. (손 뻗어 냅다 입을 막아버린다!)
 
로블랑 V. 킹글러:
 
아탈란테:여기서 대위 나리가 해군이란 거 들키면 그 소중한 머리가 바-로 날아가거든. 입 다무는 게 신상에 좋을 텐데?
 
로블랑 V. 킹글러:(아작 깨물.. )
 
아탈란테:악!!!! XX!!!!!
 
로블랑 V. 킹글러:여기 대체 뭔데!?
 
아탈란테:(크게 비명을 질렀다가, 돌아보는 이들에게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휘휘 젓는다. 부글부글 끓는 중...)
......
이게 신경써줬더니.
여기 있는 인간들 얼굴 한 번 자세-히 봐라.
 
로블랑 V. 킹글러:다 니들 한패냐? ( 소곤소곤... )(얼굴 자세히봐요..)
 
아탈란테의 말대로 주변을 훑다 보니, 왠지 모르게 그들의 얼굴이 낯이 익습니다.
 
직접 대면하는 건 처음일 텐데 말이죠. 대체 어디서?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곰곰이 기억 속을 되짚다보니 떠오릅니다.
 
저들… 전부 현상금 수배지에서 보았던 얼굴들이에요.
 
잠깐 그렇다는 말은… 이 곳에 있는 이들이 모두 해적이라고?!
 
아탈란테:자아. 저놈은 100만 콕. 저-놈은 50만 콕... 아, 저 기둥 쪽에 있는 놈은 10만 콕이고. 그 맞은편은 800만 콕.
그리고- 짜잔, 천만 콕 납셨다. (양 팔 벌려보임)
 
로블랑 V. 킹글러:(눈 가늘게 뜸) 잘났다. 잘났어. 그렇게 사니까 좋디? (여기서 한마디 잘못했다가 목 날아가는건 순식간이니까.... 최대한 화를 삭히면서 말했다.) ...이곳은 웬일이지? 우연은 아닌거 같은데.
 
주점 주인:주문하신 럼 나왔습니다. (잔을 내려놓는다.)
 
아탈란테가 대답하기 전 마침 카운터에서 시켰던 술이 나왔네요.
 
아탈란테:오, 럼이네. (당신의 질문은 깔끔하게 무시하고 잔을 보며 흡족하게 웃는다.) 이것도 기억해준 거냐? 내 말을 순순히 들어주다니 이거 완전 의외인데.
 
로블랑 V. 킹글러:나 원래 럼 좋아하거든? (??? 아티생각에 주문한거 맞다)
 
아탈란테:해군이 평소부터 럼을 마신다고? 이거 참, 신기한 말이네. 한 번도 그런 해군은 만나본 적 없었는데 말이야. (얄밉게 웃어제끼면서 자신도 손에 쥐고 있던 럼을 한번에 절반 들이킨다.)
이걸 마셔야 할 정도로 힘든 일이냐, 해군이라는 건?
 
로블랑 V. 킹글러:안힘들겠니? 너 때문에 서대륙에서 온갖 원망을 받아먹게 생겼는데. 치사해서 돌아간다만, 쫓기는 듯한 분위기도 짜증나고 ... (럼잔을 받아 한입 들이키며) 근데, 속셈좀 말해보시지? 왜 갑자기 시시콜콜한 얘기를.
 
아탈란테:해적의 가오가 있으니 사과 따위는 하지 않겠어. (킬킬 웃는다) 속셈~? 그런 거 없거든? 해적질도 매일같이 하고 다니면 지친다고. 나름대로 쉬어줄 시간도 필요한 게 아니겠냐? 너도 그러니까 이 후진 주점에 온 거잖아.
이왕 만난 거, 약속도 지킬 겸 회포나 풀자는 거지. 응? 여기서까지 칼질 할 마음은 없다고.
 
로블랑 V. 킹글러:(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본다. 어짜피 무기도 없고 수적으로 열세하다.) .... 해적이랑 노는거 걸리면 체포될지도 모르지만... 이번만이다. (흥..) 무슨 회포? 할 말있니 나한테?!
 
아탈란테:아주 마음에 드는군, 그 태도! (어깨 툭툭 두드림) 뭐... 이것저것 묻자면야 궁금한 게 넘쳐나지. 일단, 왜 해군이 된 거냐? 하고많은 직업이 있는데 말이야.
 
로블랑 V. 킹글러:그게 왜 궁금... 하... 한질문에 하나씩 나도 묻도록 하지. 너도 대답하는게 좋을거야, 아탈란테. (눈을 가늘게 뜨고 봄) 가업이야. 무인 계열 혹은 상업계열로 나뉘는데 나는 언니나 오빠처럼 무인쪽이 좋았어.
그럼 그대는. 정말 그대에게 내려오는 일화대로 영생이나 영광이나, 그런걸 추구하려는건가?
 
잠깐 쉬려고 왔건만 영 편하게 쉬긴 글러 먹은 것 같습니다.
 
아니, 다르게 생각해보면 오히려 지금이 기회 아닐까요?
 
아탈란테의 질문 하나에 마찬가지로 하나씩 질문을 되돌려주며, 아탈란테가 왜 고서나 오래된 물건 같은 것들을 훔쳤는지 캐내볼 기회예요.
 
아탈란테:질문 대 질문인가. 그냥 순순히 대답해주면 좋을 것을... 알겠어. (제 머리를 헤집었다가도 고개를 끄덕인다.) 가업인가... 흠. 그런 얘기는 들은 기억이 없는데. (알쏭달쏭한 말을 중얼거리곤) 뭐? 영생? 영광? 아. 그런 일화가 쭉 퍼져있었지. 글쎄다, 어떨 것 같냐? (얄밉게 되묻는다.) 일단 한 번밖에 못 사는 삶, 죽기 전까지 실컷 즐기다 가고 싶기는 한데.
 
로블랑 V. 킹글러:손해보는 장사 안해. (럼을 비우고는 자연스레 팔짱을 끼고 거만하게 바라본다.) 뭘 들어? 그거 나한테 묻는거야? 질문하나 적립이다. 대답해주지. 너는 그냥, 네 악명을 떨치고 관심을 받고 싶은 것 뿐이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구. (한번 져놓고 비아냥 거리는 꼴이 우습다.) 대답 한번 했으니, 질문하나 해도되는거지? (이건 양아치같고)
 
아탈란테:관심? 과-안심? (마음에 안 드는 듯 눈을 치뜨며 무언가 반문하려다가, 막상 할 말이 없는지 잔만 연거푸 들이킨다.) ... 그런가? (멍청) 지나다니는 멀쩡한 인간들 잡아서 괴롭히고 족치고 싶기는 한데. 솔직히 간지나잖냐! 무려 해적단 레비아탄의 선장, 피의 아탈란테! (자기 자신을 찬미하듯 두 손을 열정적으로 움직이다가)
그래, 그래... 대위 나으리님 차례다. 뭘 묻고 싶은데?
 
로블랑 V. 킹글러:?? (띠용 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런가라니?) ? 그게 뭐가 간지나? 그러다 죽으면 개죽음 밖에 아니야? 레비아탄의 선장, 피의 ... 뭐 아탈랑. 그런건 다 인정해주겠어. (눈을 가늘게 뜬다.)
네가 고서나 오래된 물건을 찾는다고 들었다. 그건 왜지?
 
아탈란테:아... 아탈랑? 야, 제대로 불러! 아탈란테라고, 아탈란테! (버럭버럭)
 
로블랑 V. 킹글러:몰라몰라아앙~
(괜히 헛소리) 대답이나 해 얼른.
 
아탈란테:이, 이것 보게? (어이없음)
 
로블랑 V. 킹글러:뭐 뭐 (유치)
 
아탈란테:뭐야... 해군 대위가 뭐 이렇게 유치해...
참 나. 아무튼... 고서나 물건, 그거 분명히 '이딴 금은보화와 유물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빛나고 가치있고 찬란한 보물이 비밀의 섬에 숨겨져있다. 그것을 가진 자만이 세상을 얻고 불사의 몸과 영광을 누릴 수 있다 ㅡ 나는 그것을 찾기 위해 나왔을 뿐-' 이었지? (긴 내용치곤 자기랑 관련된 거라 그런지 상세하게 기억함) 이제 와 하는 말이지만 난 저런 말 같은 거 한 적 없다. 세상에 그딴 보물이 어디 있어?
물론 소문이야, 사람의 입과 입을 거치면서 얼마든지 부풀려지고 와전될 수 있는 거니까 대수롭잖게 넘겼지. 뭣보다 멋있기도 했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궁금해지더군. 왜 하필 내가, 저런 말을 한 걸로 소문이 난 거지? 단순한 우연인가... 비밀의 섬이란 건 아주 허무맹랑한 이야기기만 한가.
내 따까리들의 머리를 다 끌어모아 맞대고 몇 날 며칠 고민해봤지. 그리고 결론을 냈다 이거야! (주먹을 쥐고 반대쪽 손바닥에 탁 내리친다.) 비밀의 섬이라는 게, 지형이 아니라 사실은 무언가를 은유하거나 특정한 장소를 지칭하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야. 그래서 고서나 유물들을 뒤져보기 시작한 거지. 으레 그런 데에 단서가 있는 법 아니겠어?
여기까지다. 대답은 맘에 들었냐? (주인장, 여기 럼 한 잔! 크게 추가주문함)
 
로블랑 V. 킹글러:(탁, 내리치는 소리에 깜짝놀라서 눈을 깜빡거리다) 네가 말하지 않았던거라고? ....잔뜩 허황된게 참... 칼리버여행기인가 그거 같군. (동대륙에서 보기 힘든 해적이야. 속으로 혀를 찼다. 이 인물이 군인을 했어야했는데, 같은 생각을 하다 그게 최선인가? 까지도 갔고.. .모르겠다. 해적을 상대로)
뭐어, 소문에 대한 진상을 들었으니 수확은 있다고 봐야하지. 물론 더이상 내가 맡은 임무가 아니지만. 소문이 떠돌았고, 너는 그걸 즐기다 그대로 그 소문을 따랐다는거지? 무슨 델포이 신탁같군. 그래서 답은 찾았나? , 아 이젠 네가 질문할차례인가.
 
아탈란테:답이나 그 여행기에 관해서도 알게 된 게 있기는 하지. (히죽) 하지만 이젠 내 차례다. (새로 나온 술을 또 길게 들이키고는 시원하게 캬- 소리를 내며 잔을 내려놓는다.)
... 그간 뭐 하고 살았냐? 그러니까, 뭐. 취미라던가, 애인이라던가... (진짜 뜬금없고 개인적인 질문) 유명한 해군 대위님이라 사방에서 추앙해대니, 이런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나 궁금해서 말이야.
 
로블랑 V. 킹글러:뭐, 해적들을 소탕하고 주로 서대륙에서 잘나갔지. 신문봤잖아? 공적인 건 그걸로 잘 알수있을테고, 사적인건... 에휴, 애인은은 무슨.. (눈 흐리게 뜸...) 있었는데 죽었어.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드는 이상한 답변~)
뭐... 이제 그쪽 차례. 답이나, 여행기 그런거 말해줘.
 
아탈란테:뭐?! 죽었다고? 언제, 어쩌다? (완전 큰 목소리로 되묻기) 나 참, 재밌는 이야기 좀 들려달라고 할랬더니 이게 뭔 일이람! 좀 자세히 얘기해 봐봐. (재촉)
 
로블랑 V. 킹글러:아오! 미친! 조용히해 조용히! (꺄악!) 아, 그냥 죽었어 그냥! 으레 군인이랑 죽음이랑 친하잖아. 그건 해적도 마찬가지고! 이제와 별반 감정없어! 악!
 
아탈란테:(그제야 주변을 의식한다. 하지만 딱히 자기가 잘못했다는 감상은 없는 듯... 오히려 저들을 힐끔거리는 해적들에게 주먹을 들어올리며 위협한다.) 그냥 죽는 게 어딨담. 말하는 걸 보니 같은 군인이었나 보네? 군인은... 근데 군인끼리 연애해도 돼? 이건 사내연애도 아니고... (애매해지는 표정)
 
로블랑 V. 킹글러:(눈을 가늘게 뜨며) 다른 부대 소속이었고. (후, 하고 잔을 손가락으로 쓱 쓸다) ... ... 표정이 왜그래 ?해적은 해적끼리 안사귀어? (?)
 
아탈란테:아니, 뭐... 사귀는 놈들도 있기는 있는데. 군인이랑 해적은 좀 많이 다르지 않냐? 그래도 다른 부대 소속이기는 했군...
새 사람 찾아볼 생각은 없고? (떠봄)
 
로블랑 V. 킹글러:뭐 해적을 소개시켜준다면 사양. (..) 같은 부대면 큰일나지... 아무래도 윗사람 눈치도 보이고... 나도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잘 몰라.
 
아탈란테:아무리 그래도 해적을 소개시켜주겠냐! 해적과 사귀는 해군이라면 그거야말로 뉴스 대서특필감이기는 하겠지만! (껄껄껄 호탕하게도 웃어댄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 나랑 비슷한 부류라, 소개시켜 준대도 너랑은 1%도 안 맞을 것 같네.
아무튼, 이제 내가 대답할 차례인가... 뭐였더라. 칼리버 여행기?
 
로블랑 V. 킹글러:응, 그거. (눈 가늘게 뜨고 봄) 그거랑... 네가 찾았다는 답 같은거?
 
아탈란테:그 책 말인데, 여행기가 아니라 판타지 소설을 썼다고 엄청나게 욕 먹었다며? 읽어보니 그럴 만하긴 하더라. (낄낄) 그런데, 과장이랑 허풍이 절반 넘긴 해도 이제 보니 대부분은 다 실재하고 있는 것들이더라고.
책에서 '안개 속의 섬'에 가게 되는 내용이 나오더군. 아마 그게 내가 찾는 '비밀의 섬'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이 참에 확인해 보려고.
그 안개 속 섬은 베리 해협에 있었거든. 마-침 그 해협엔 값비싼 보물들이 줄줄이 수장되어 있다고 유명하잖아? 비밀의 섬 정체도 알아보고, 보물도 한 턱 챙기고. 이거 완전 일석 이조지.
그나저나, 이건 고급 정보인데...
 
아탈란테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춥니다.
 
아탈란테:사실, 선원들 몰래 나 혼자 따로 가볼 심산이거든. 그래서 너무 오래 지체하면 안 돼. 이놈들이 또 언제 이 주점에 몰려올지 모르니까. 이 잔을 비우면 바로 출항할 거다. 여기 주인한테 마침 배도 빌렸고... 흥미 동했으면, 어때, 같이 가겠어?
 
저 해적… 제정신인가요? 지금 누구에게 저런 제안을 하고 있는 거죠?
 
뻔뻔하고 당당하게 절도 및 유적갈취를 하겠다는 말에 어이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영예로운 해군!대위!인 로블랑!의 앞에서 저딴 말을 지껄이다니요!
 
베리 해협은 최근 역사적 유적들에 관해 발굴, 조사할 것들이 많다고 보고가 올라왔기에 해군 측에 현장 보존에 신경쓰라는 명이 내려왔었습니다.
 
저 해적을 가만히 냅뒀다간 분명 여기저기 헤집어 놓고 중요한 것들을 쏙 빼먹을 게 뻔해요.
 
당장 해군측에 연락을 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편지를 날려도 내일 중으로나 도착 할 테고, 전서구를 날리기엔 마땅한 새를 바로 구하기 힘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저 해적을 기절시킬까요?
 
로블랑 V. 킹글러:(기절시켜야할거 같은데.......... 적어도 군인 하나 더 데려가고싶은데... 제임스나 소령 머리채 잡는생각.....) ? 지금 바로? 왜 혼자 갈건데? (소곤소곤..)
 
아탈란테:그거야... 보물을 나 혼자 독차지해야 하니까 그렇지! 당연한 거 아니냐? (아주 못돼먹었음)
 
역시 미친 놈이에요... 정말 기절시켜야 할까요? 하지만 이 주점은 안전하지가 않고, 해군에 연락할 수단도 없고...
 
로블랑이 아탈란테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해적 1:이봐, 암만 봐도 너 얼굴이 낯익은데.
 
갑자기, 처음 주점에 들어왔을 때 로블랑을 끈질기게 쳐다보던 해적 하나가 로블랑의 어깨를 콱 붙잡고 말을 겁니다.
 
바다 위에서 서로 마주쳤었던 거면 결코 좋게 헤어진 건 아닐 텐데 말이죠.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몇몇 해적들이 이 쪽으로 관심을 둡니다. 궁금하다는 눈으로.
 
로블랑 V. 킹글러:응 네 전여친이다 인마. (요딴발언을 하며 어깨를 털어요..)
아, 일단 나가도록하자. 큰일날거같은데. (과하게 아탈란테에게 친한척 붙으면서..)
 
해적 1:뭐, 뭣? 이거 플러팅이냐?
아, 아니. 그럴 때가 아니지. (다시 정신차림) 너, 설마...
 
여기서 정체를 들켜선 안돼요, 로블랑!
 
아무리 영광의 실적을 가졌다지만, 아닌 밤 중에 17 : 1은 피해야 합니다.
 
<말재주> 혹은 <설득> 판정으로 해적을 속여넘겨 봅시다.
 
로블랑 V. 킹글러:
말재주
기준치: 35/17/7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그 네 전여친이라고 (설득력 제로)
 
해적 1:아, 헛소리 하지 말라니까!
 
해적1은 미간을 확 구기며 고개를 확 들이댑니다. 당신을 더 가까이서 관찰하려는 듯이요.
 
해적 1:이거이거, 이 싸가지없는 상판떼기를 동대륙 쪽에서 분명히 본 것 같은데...
 
로블랑 V. 킹글러:이쁜건 알아가지고. ..(..?)
 
그 순간, 아탈란테가 해적1의 뒷덜미를 잡아 뒤로 끌어냅니다.
 
아탈란테:이야~ 눈썰미 좋네, 존. 이번에 우리 배에 새로 들어온 친구야. 이름이... 로블리울프어쩌구...~?
 
로블랑 V. 킹글러:그래. 로블리 울프릭이다. (쿵짝)
 
해적 1:... 로블리 울프릭? (떨떠름하게 일단 물러선다.) 근데, 이봐. 내 이름은 존이 아니거든? 해럴드라고.
 
아탈란테:아- 그거 미안하네, 미안해. 자, 사과했으니까 됐지? 내 부하한테 관심 적당히 갖고 이만 니 자리로 꺼져라.
 
해적1은 영 의심스러운 표정이지만, 인상을 구기곤 어쩔 수 없이 제 자리로 돌아갑니다.
 
뭐 그래도 어떻게 넘어간 것 같아 다행입니다.
 
...
 
아니 다행이 아니라, 레비아탄! 저 해적 자식을 막아야 해요!
 
마침 아탈란테는 마지막 술 한 모금을 쭉 들이켜 삼키곤 자리에서 일어나 로블랑을 내려다 봅니다.
 
아탈란테:이제 슬슬 일어날 시간이군. 자,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 같이 갈 거냐?
 
로블랑 V. 킹글러:아오 ... .가자 그래 가자. (적어도 제가 보고 보고하는게 더 낫겠다 싶었다. 뭐 적과 도모했다고 깨지는건 나중의 일. 놓치는 것 보단 낫다.)
 
비록 해군 작전에선 제외 당했지만 이대로 손 놓고 레비아탄이 베리 해협의 보물들을 훔치고 현장을 휩쓰는 걸 두고만 볼 순 없습니다.
 
로블랑은 정의로운 해군 대위! 아탈란테의 곁에서 허튼 짓 하지 못하게 감시하고, 어서 돌아와 보고를 올립시다.
 
로블랑은 아탈란테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두 사람은 주점 뒷문을 통해 바깥으로 나옵니다.
 
이리저리 얽혀있는 길을 헤집고 나오니 눈 앞에 바로 바다가 보이네요.
 
밤바다는 고요합니다. 달빛을 받았음에도 오늘따라 진득하게 어두운 색이네요.
 
아탈란테가 급하게 빌린 배라고 해서 크기가 꽤 작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규모가 큰 편입니다. 의아하네요.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뭐죠? 아까 아탈란테의 말을 들었을 땐 꼭, 갑작스러운 호기심으로 비밀의 섬에 향하는 것 같았는데 말이에요.
 
골목 구석에 있는 주점을 운영하는 주인에게... 이런 큰 배가 있다는 건 조금 이상합니다.
 
눈 앞에 준비된 배는 마치 일부러 준비해놓은 것마냥 약간은 호화로운 모양새인걸요.
 
로블랑 V. 킹글러:...? 왜이리 거창해? (눈 가늘게 뜸..)
 
아탈란테:거창하긴? 레비아탄 선장쯤 되면 이런 배가 줄을 서. 자, 어서 타기나 해.
 
로블랑 V. 킹글러:어휴. (저벅저벅 배에 오른다.) 허튼 짓 하지마, 아탈랑. (어느새 이름을 줄여불렀다...)
 
아탈란테:아, 내가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니까. (승질내며 배의 밧줄을 풀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배가 선착장에서 천천히 멀어지기 시작하자...)
어이. 오늘은 달이 참 밝지 않나? 북극성도 잘 보이고, 항해하기에 딱 좋겠어.
 
로블랑 V. 킹글러:(하늘을 슬쩍 쳐다보고는) 그렇네. 적어도 길은 잃지 않겠어. .... 하.(이게 맞는 일인가, 두통에 머리를 꾹꾹 눌렀다. 분명 이리 휘둘리는 상황도 전에 있었던거 같은데. 적어도 아주 어릴적. 뭐 이런생각을 했다.)
 
아탈란테의 말에 무의식적으로 하늘에 떠오른 달을 보면…
 
눈썹처럼 휘어진 달이지만 선연한 백색빛이 아름답습니다.
 
아주 어릴 적, 누군가와 함께 저 밤하늘을 올려다본 적도 있었던 것 같았죠.
 
그러나 로블랑이 감상에 빠지기도 전, 순간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강렬한 고통이 가슴 한가운데를 바로치고 들어옵니다.
 
절로 감겨오는 눈으로 겨우 앞을 보면, 아탈란테가 야비한 낯으로 제 칼을 로블랑의 명치에 찌르고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이런,ㅅ,(욕이 절로 나왔지만 기침이 먼저였다.)
 
... 이윽고 한순간에 의식이 침전합니다.
 
아탈란테:좋은 꿈 꿔라. ......면 바로 ........ 테니.
 
얼핏 아탈란테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
 
...
 
...
 
...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감겨 있던 눈이 파르르 떨려오고 멀리 느껴지던 잡다한 감각들이 점점 선명히 다가옵니다.
 
파도가 치는 소리, 바다의 냄새, 배의 나무갑판 위로 누군가 발을 내딛는지 작게 삐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아탈란테:깰 때가 됐는데?
 
그새 익숙해진 거칠고 낮은 목소리.
 
눈이 번쩍 뜨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야 너 미친 (순식간에 멱살을 잡으러듭니다...잡힐까요)
 
로블랑은 일어나자마자 자기 몸도 확인 안 하고 아탈란테의 멱살을 잡습니다!
 
아탈란테:어이쿠, 어이쿠야. 이거 왜 이러시나~? (양 손을 들고 능글맞게 웃는다.)
 
로블랑 V. 킹글러:여기 지옥이니? (멱살 잡고 흔들다 던져버립니다.... 주머니속 고이 넣어둔 군인용 장갑을 기사마냥 아탈란테의 얼굴에 던지고선) 결투신청이다, 레비아탄의 선장. (씨익씨익) 아오! (씅질을 다 내다가 제 몸도확인합니다... )
 
아탈란테:느헉 (퍽 맞음)
 
씅질이란 씅질을 다 내며 군인용 장갑을 아탈란테의 면상에 던지고, 뒤늦게서야 몸을 내려다보면...
 
무사해요! 옷차림도 그대로에, 핏자국 같은 것도 전혀 없이 깨끗합니다!
 
아탈란테:안타깝지만 지옥같은 현실이다. (빙글빙글 웃음) 설마 너를 그대로 죽였겠어? 흥미로운 사냥감이라고 했잖냐. 그렇게 시시하게 보내는 건 내가 재미없어서 사양이라고.
(허리춤에 찬 레이피어를 빼들어 가볍게 흔든다.) 분풀이하려면 이 칼손잡이에다 해라. 한 대밖에 안 때렸는데 바로 넘어가다니 약간 실망했지만~.
 
로블랑 V. 킹글러:칼손잡이한테 왜 하니?! 한 대? 하아아아안대? (옷차림도 그래도, 핏자국도 깔끔....분명 찔린거 같았는데. 눈을 가늘게 뜨고 아탈란테를 본다.) 나한테 원하는게 있나? 혹은, 이 쪽 경로를 알게하지 못할 수법? ..... 납치? (..)
하.. (레이피어 손으로 찰싹찰싹 때림...)
 
아탈란테:옳지. (히죽히죽 웃으며 잘 때릴 수 있게 손잡이 높이도 낮춰줌(?))
 
로블랑 V. 킹글러:(짱나)(아탈란테도 세대 때림)
 
아탈란테:아야, 아, 아. (툭팍맞음)
다 때렸냐? (칼 다시 집어넣는다) 이왕 미지의 장소에 가는 거 혼자보다는 둘이 낫지 않겠냐 이거지.
그리고 말야. 내가 말했었지? 너한테 아주 흥미가 동한다고. (몇 주 전 처음 대면했던 배 위에서 그랬듯, 다시금 당신의 턱을 붙잡고 얼굴을 마주한다.)
근 이십년만인가? 그때보다 더 못생겨졌군, 로블랑. (히죽 웃는다.)
 
로블랑 V. 킹글러:흥미는 무슨.... (눈 동그랗게 뜸) ? 뭐? (반대손으로 아탈란테의 멱을 끌어 얼굴을 가까이 보더니 엥? 하는 표정을짓는다.) 아는 얼굴은 아닌데, 또 모르는 얼굴은 아니네. (눈을 가늘게 뜬다.) 우리 만난 적 있니?
 
아탈란테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해서 느껴지던 위화감이, 희미하게 형태를 잡아갑니다.
 
로블랑 V. 킹글러:(눈을 가늘게 뜨고 한참을 바라보다 생각난듯 눈을 꿈 감았다.) 그... 말량광이가 너냐? 아니 지금도 말괄량이긴 한데. ....진짜? (긴가민가..)
 
아탈란테:... ... 말괄량이라니?!!! (세상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듯 인정사정없이 얼굴이 구겨진다.) 야, 그건 너 같은 아가씨 부를 때나 쓰는 말이겠지!!
몇 번 멱살 잡혀보니 알겠어. 이거 하난 그대로 자랐구만. 만날천날 나한테 시비 걸면서 되도 않는 주먹질 해댔잖냐?! (시비를 건 건 이쪽도 마찬가지였고 주먹질도 같이 했음)
 
로블랑 V. 킹글러:아가씨라고 봐주긴 하나보다? (쫑알쫑알) 뭐? 너도 시비걸었잖아! (아니 아까까진 잘 싸우다가 이제는 어린애처럼 싸우는 상황에 헛웃음을 짓다가) 언제부터 알았는데? 아니, 애초에 어떻게 알아? (?)
 
아탈란테:나는 해적이고, 넌 해군이잖냐. 해적에게 해군이란 당연히 기피하면서도 주시해야 할 대상이지. 그런데 갑자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는 대위가 동대륙에 있다는 거 아니겠어? 언제 서대륙까지 넘어올지 모르니 뒤를 캐봐야겠다, 싶어서 조사하기 시작했지. 처음엔 긴가민가했는데... 몇 번 붙어보고 얼굴까지 가까이서 보니 확실히 알겠어. 너도 기억하잖아?
 
로블랑 V. 킹글러:그거야.... 너같은 애를 잊기 어려우니까 (너같은 애를 잊기 어려우니까)(겉과 속마음 다 확실히 같은)
아니 근데, 하...... 그래서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거냐? 어린시절 친구랑 같이 한탕하려고? 그것도 군인이랑 (????) 네가 아무리 아는 사이였어도 봐주는거 없는거 알지?
 
아탈란테:나도 너처럼 떽떽거리고 겉보기엔 아가씨 같은 주제에 완전 악바리 들개 같은 애를 잊어버릴래야 잊을 수가 없더라. (툴툴)
 
로블랑 V. 킹글러:아오!!! 싸울래?!?!?! (..)
 
아탈란테:어 붙어보자!!!! (왕유치)
 
로블랑 V. 킹글러:야이씨! 나도 검 내놔!
 
아탈란테:... 그건 안 돼! (휙) (??)
 
성인들의 싸움이 맞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두 사람은 진짜 전설이다...
 
아탈란테:... ... 아, 됐고. (뒤늦게 정신 차리고 손 탈탈탈 털어낸다) 흠. 거의 다 온 것 같군. 저길 봐.
 
로블랑 V. 킹글러:뭔데. (봄..)
 
다시 한번 정신을 가다듬고 주변을 살펴보니 물안개가 자욱합니다.
 
정신을 잃기 전에 봤던 선연하고 형형하던 달빛은, 이젠 흐리게 뭉개져서 희미하게 안개 사이사이에 스며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배에서 내리지 않아도,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기만 해도 당신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뾰족하게 솟아올랐다가 육지로 이어지는 기이한 숲을요.
 
꼭 뾰족한 파이모양 같습니다.
 
숲? 저건... 그래요. 숲이라는 표현을 하기엔 약간 어폐가 있을 것 같습니다.
 
숲의 산뜻함이나 상쾌한 분위기보단, 어둡고 축축한 것이 늪지대라는 말이 차라리 더 어울려요.
 
그런데도 당신이 일순간 숲이라 느낀건 나뭇잎과 넝쿨로 빼곡하게 뒤덮여 있어 당장 그 너머를 확인할 수 없는 모습 탓이겠지요.
 
로블랑 V. 킹글러:힉...뭐야 저거... ?
 
아마 저것이 비밀의 섬인 것 같습니다.
 
아탈란테:우리의 목적지겠지.
 
어느새 아탈란테는 두 사람이 탄 배 어딘가에 굴러다니던 기다란 나무판자를 가져와 배 끝에서 비밀의 섬의 입구쯤 되어보이는 곳으로 걸쳐둡니다.
 
그리곤 성큼 판자 위에 올라서서 로블랑을 내려다보고 고개를 까딱입니다.
 
확실히 해적이어서 그런지 거리낌이 없습니다.
 
아탈란테:설마 쫄았냐? 해군 대위님께서? (비웃음 장전 드릉드릉)
 
로블랑 V. 킹글러:이상하게 생겼잖아... 숲보다는 늪같다고. (캬악.. .씅내면서 따라간다..)
 
아탈란테 뒤를 따라 '비밀의 섬' 내부로 입성하면, 바닥은 딱딱하고 퍼석거리며 주변은 넝쿨과, 알 수 없는 담쟁이 풀 및 이름 모를 꽃들로 가득합니다.
 
뿌연 안개 탓인지 어른거리며 빛을 내는 하얀 백합과 은방울 꽃들이 신비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이 곳 내부를 전부 돌아보려면 칼을 이용하여 헤쳐나가면서 봐야할 것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이쯤되면 나도 한자루 줘야할 거 같은데말야. (앞에 봄..) 아님 네가 다 해야할걸?
 
아탈란테:췟. 그래. 귀찮은 일을 하긴 싫으니 받아라. (꿍쳐뒀던 로블랑 칼 던져줌)
 
로블랑 V. 킹글러:어휴. 이걸로 확그냥. (안그럴거임...) (앞을 베어가며 이동합니다.)
 
로블랑 <관찰>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절대로 사람이 들어올 일 없을 것 같은 장소건만, 최근까지 사람이 드나 든 듯 묘한 길이 나 있네요.
 
이상한 일입니다. 이런 곳에 드나드는 사람이 있다니...
 
길을 따라 걷다보면 멀지 않아 담쟁이 풀로 뒤덮인 거대한 나무를 발견합니다.
 
그 끝을 가늠하려 고개를 쳐들면 나무 끝엔 썩은 밧줄과 찢어진 천이 연결돼있는 것이 보입니다.
 
고개를 돌리면 이곳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두어 개 정도, 담쟁이 풀로 둘러싸인 나무가 높게 솟아있으며, 그 끝에 찢어진 천과 썩은 밧줄이 매달려 있어요.
 
그리고 가까운 곳에, 썩고 부서져있지만 배의 키처럼 보이는 것이 아무렇게나 바닥에 박혀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왜 사람이 드나든 거 같지.... 아탈란테 너 여기 와본적 있어? (제일 먼저 의심하는.....) ... ... 뭐야? 저길 타고 올라가야하나?
 
아탈란테:아니. 나도 말로만 듣던 곳이다. 와봤겠냐?
 
<관찰>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키의 끄트머리에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달려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확인해봅니다)
 
들어올려보면 이것은 목걸이입니다.
 
목걸이 끝에는 매끈하고 납작한 녹색 돌이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그 돌에는 '어떤' 문양이 생겨져있네요.
 
살펴볼까요?
 
로블랑 V. 킹글러:? (살펴봅니다)
 
휘몰아치는 별과 같은 문양 가운데에, 사람의 눈과 같은 것이 새겨져있고, 눈동자의 위치에 붉은 보석이 달려있습니다.
 
투박한 듯 기이한 듯한 그 붉은 빛에 로블랑은 홀리듯 빠져듭니다. SAN c(0/1)
 
로블랑 V. 킹글러: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
 
계속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무성한 초록색 풀잎들과 담쟁이들, 알록달록하게 중간중간 피어오른 꽃들과 더불어, 시선의 끝에 이질적으로 커다란 쇳덩어리가 들어옵니다.
 
이 거대한 쇳덩이는 '비밀의 섬' 안에서 몇 없는, 썩지 않은 채 온전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눈 동그랗게 뜨고 있다 눈을 쓱 비볐다) 저게 뭐야? .... ? 뭐 같아..?
 
아탈란테:... 뭐야? (의심스럽게 쇳덩이를 바라본다.) 니가 가서 확인해 봐.
 
로블랑 V. 킹글러:뭐야 같이 가서 봐. (데려가서 봄..)
 
아탈란테:으... (데려가짐)
 
쇳덩이는 갈고리처럼 양 끝이 날카롭게 갈라져 있는 모양입니다.
 
배를 멈출 때 사용하는 '닻'이네요. 자주 배를 타 온 당신이라면 쉽게 알 수 있죠.
 
로블랑 V. 킹글러:....닻은 또 왜 여기있어..? (몽총...)
 
그리고 닻 바로 옆에는 [검은색 천]이 찢어진 채 바닥에 놓여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이건 또 뭔... (확인해봅니다)
 
천은 절반 이상 찢어졌음에도 큰 크기입니다.
 
생각보다 촉감이 부드러워요.
 
천을 펼쳐보자, 한 눈에 용도를 알 수 있었습니다.
 
검은 배경에 금이 가 있는 해골, 그 뒤로 날카로운 검이 교차돼 있는 그림...
 
이것은 해적기입니다.
 
잠깐, 그러고 보니 아까 나무 위에도 찢어진 천조각들이 매달려있지 않던가요?
 
그리고 썩은 밧줄이 나무를 타고 길게 내려왔었죠.
 
로블랑이 손에 쥔 이 해적기는 아마 그곳에 달려있던 게 분명합니다.
 
닻도 그렇고 이 해적기도 그렇고... 무언가 이상해요. 이런 게 섬 한 가운데에 있을 리가 있나요?
 
로블랑 V. 킹글러:누가 이걸 옮겨놔... ... 악취미도 아니고. ...그리고 아탈란테. (힐끔 봄) 이거.... 어떻게 된건데? 해적기잖아. 모르는 해적(?)이니?
 
그래요, 오히려 해적선에 있을 법한 것들이죠.
 
...그러고 보니 처음 '비밀의 섬'을 보았을 때 그 형태도 기이하지 않았던가요?
 
바다 끝자락에 애매하게 솟아오는 그 형태는 뾰족한 파이 모양 같았었죠.
 
처음엔 담쟁이 풀에 뒤덮여서 제대로 눈치채지 못했습니다만....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쩌면, 하고 피어오른 생각이 형체를 갖추고 확신이 됩니다.
 
이 곳 '비밀의 섬'은... 섬 같은 게 아니라, 방치되면서 자연으로 잠식된 '해적선'인 게 아닐까요?
 
로블랑 V. 킹글러:(오소소 소름이 끼치는 기분이다. ...섬같은게 아니라, 해적선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치자 주위를 다시 돌아보았다.) ... 이거 해적선 아냐?
 
아탈란테:그러네. 설마설마 했는데, 섬이 아니라 해적선이었다니. (휘파람을 불며 주변을 둘러보곤, 당신의 손에서 해적기를 빼앗아 들여다본다.)
나 참. 이딴 걸 비밀의 섬이며 환상이라고 포장하다니. 김이 팍 식어버리잖아?
 
로블랑 V. 킹글러:이게 식어? .... ... 해적선이잖아. 뭐가 있을지 모른다고. 갈취한 보물이라든지, 혹은.. (인질, 마약, 뭐 기타 불법적인 행위들. 이런생각을 하며 말을 얼버무렸다.)
상태를 봐서는.... 꽤 된거 같지? (주변을 돌아보았다.)
 
아탈란테:잊었냐, 로블리 울프릭? 난 해적이야. 해적선 따위 지겹도록 봤다고. 뭐, 보물이 있다면 좋기야 하겠지만. 환상이라는 이름표가 너무 거창하다 이거야. 괜히 기대했군.
뭐, 덕분에 일이 수월해지기는 했지만.
 
그렇게 말하던 아탈란테는 돌연 검집에서 자신의 칼을 빼내어 듭니다.
 
스릉- 소름끼치는 소리가 적막한 가운데 울려퍼집니다.
 
아탈란테는 한 손으로 레이피어를 바로잡고 거만한 웃음을 지으며 로블랑에게로 성큼성큼 다가갑니다.
 
이윽고 그는 거리낌 없이, 정확하고 유려하게 칼을 휘두릅니다.
 
막을 새도 없이 눈 깜짝할 새에요.
 
후두둑ㅡ 발밑으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로블랑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칼이 지나간 궤도를 쫓으면...
 
로블랑의 바로 옆에 있던 무성한 덩굴줄기가 무더기로 베어져 있습니다.
 
뒤이어 아까까진 나뭇잎과 덩쿨들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던 녹이 슨 철문이 보입니다.
 
비켜나라고 말한 뒤 칼을 휘두르면 될 것을, 분명히 일부러 당신을 놀린 게 분명해요.
 
로블랑 V. 킹글러:얌마, 너 일부로. 뒤질래!?!?!??!?!?!?!??!?!?!?!?!??!!??!?!?!??!?!?!?
 
아탈란테:아, 귀 터지겠네.
 
로블랑 V. 킹글러:터지라는거야!!!
 
아탈란테:해적선엔 숨겨진 문이 많으니까~ (빙글빙글)
자, 들어가기나 하자고. (은근슬쩍 뒤에서 밀음)
 
로블랑 V. 킹글러:(깡! 소릴내며 해적선 철문을 발로찹니다....) 체포고 뭐고 죽여버릴거야!!
 
아탈란테:예예, 그러시던지요~ (귓등으로도 안 들음)
 
당신의 발길질에 철문이 낡은 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촛불 몇 개만이 일렁이는 내부와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내려갈까요?
 
로블랑 V. 킹글러:(내려갑니다 터벅터벅)
 
계단은 길지 않아 금방 내려올 수 있습니다.
 
계단에서 마지막 발자국을 떼자마자 거짓말처럼 내부에 있던 등잔들에 휘휘휙 하고 불이 붙습니다.
 
주위를 살펴볼 것도 없이 역하고 비린 냄새가 훅 끼쳐와 절로 인상이 찡그려집니다.
 
붉은 촛불 빛에 의지해 주위를 살펴보면, 내부는 꽤나 넓으며 곳곳에 [핏자국]들이 튀어있습니다.
 
한쪽엔 [쓰러져있는 시체들]이, 벽 구석 쪽엔 책으로 가득한 [책장]이 보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우.... (비린냄새에 욱,하는듯한 표정을 하고 아탈란테를 본다.) 넌 괜찮니?
(핏자국을 확인합니다)
 
아탈란테:언젠가 10:1로 박터지게 싸웠을 때에 비하면 딱히 심하지도 않은 냄새네, 뭐. (허세)
 
오래돼서 갈변이 일어난 핏자국부터 아직 채 말라붙지 않은 핏자국들까지 벽과 바닥에 흥건하게 묻어있습니다.
 
바로 최근까지 살인이나 도축과 같은 행위가 일어난 것 같군요.
 
패인 바닥 군데 군데 피 웅덩이가 고여있어 발 밑을 조심하지 않으면 신발이 더러워질 것 같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최근까지 이랬던거 같은데.... 역겹네.. (군화를 내려다보았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살인인지, 도축인지...참.
(쓰러져있는 시체들을 확인합니다.)
 
한쪽에 잔뜩 쌓여있는 시체들은 이미 부패가 진행된 것들부터 아직 사후경직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들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공통점은 모두 이미 죽어있다는 것입니다.
 
지하 내부로 들어오자마자 로블랑의 코를 괴롭혔던 역한 냄새의 원인이기도 하고요.
 
시체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모두 목에 칼자국이 나있으며 그외에 다른 곳엔 특별히 칼자국이 없습니다.
 
<지능> 혹은 <교육>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굉장한 실력자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죽일 생각으로 그들을 처리했단 걸 알 수 있습니다.
 
잠깐... 그런데 이 시체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로블랑 V. 킹글러:(굉장한 실력자................ ... 아탈란테봄. 너가 이랬냐? 눈빛...) ... ... .... 엥? (시체 자세히 봅니다..)
 
아탈란테:..... 뭘 봐? (못 알아들음)
 
무언가 기이한 기분이군요. 마치 해적들 전용 주점이었던 Moonlight Night에 들어가서 해적들을 봤을 때와 비슷한...
 
<관찰>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뭐지. 누구였지. 답답함에 절로 입술을 짓씹습니다. 알듯말듯한데......
 
아탈란테:(당신 곁에서 흥미롭게 시체들을 들여다보다가, 손가락을 딱 튕겨 주의를 환기한다.) 야. 이놈들 누구인지 모르겠어? 나 참, 섭섭하겠다, 섭섭하겠어.
 
로블랑 V. 킹글러:(딱, 소리에 아탈란테 봄) 너라면 알겠니? ... (눈을 가늘게 뜨고 해적봄......)(한..한번만더 보게 해주세요)(..)
 
다시 해봅시다!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잠깐. 해적들...?
 
그래요, 이 사람들... 자세히 보니 현상수배지에서 봤던 악명높은 해적들의 얼굴들이 간간히 보입니다.
 
아탈란테:야, 여기 봐라. (늘어진 시체의 한쪽 팔을 쓱 들어보인다. 해적단의 섬뜩한 문신이 새겨져 있다.) 이건 50만 콕, 저놈은 700만 콕... 오. 저건 나랑 같은 1000만 콕이군.
 
확실합니다. 여기 쌓여있는 시체들은 모두 해적들입니다.
 
해적에게 악의를 가진 이가 이들을 살해한 것일까요?
 
로블랑 V. 킹글러:....뭐 집단 자살을 했을 리는 없고... 흐음.... 현상꾼 수배자는 아니고....누가 악의라도 가졌나보지? (목을 잘라 가져가야하나, 같은 생각중)
(책장 확인합니다.)
 
이들이 해적이라고 해서 무차별하게 죽이는 게 맞는 걸까요?
 
물론 그들은 벌해야 하지만 그건 일반인 혹은 여타 범죄자들이 할 일이 아닙니다.
 
이건 해군의 일인걸요.
 
그리고 무더기로 쌓여있는 시체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죽인 걸 보면 정의구현이라기보단... 그저 솜씨 좋은 자의 악취미에 가까워보입니다.
 
로블랑, 당신은 범인을 이해할 수 있나요? 혹은 범인의 행동이 합당하다고 여기나요?
 
로블랑 V. 킹글러:에휴.. 이런 짓도 이제 마지막일테지. 범인을 잡아 돌아가는게 목표다. (아티 데리고 책장 확인합니다.)
 
오래돼서인지 노랗게 변색된 [종이책]들부터 빳빳한 [흰종이뭉치]들까지 다양하게 놓여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별걸 다 가져다 놨네... (종이책 확인합니다.)
 
책 안에는 처음 보는 문자들이 빽빽하게 나열되어있으며 삽화로 삽입된 그림은 기괴합니다.
 
물컹해보이는 둥근 것으로부터 솟아난 가는 줄기같은 것들에 사람들이 깊숙이 찔려있는 모독적이고 잔인한 그림입니다.
 
그림을 본 로블랑, SAN c (1/1d3)
 
로블랑 V. 킹글러: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1d3 굴려주세요~
 
로블랑 V. 킹글러:2
 
이성 2 감소
 
로블랑 V. 킹글러:어우.......... (인상찌푸리며...아탈란테한테도 보여줌...)
 
아탈란테:... 뭐야, 이게? 기분 더러워지는 그림이군.
(책을 팍 떨궈버린다)
 
로블랑 V. 킹글러:떨구지마 ..... 아니 떨궈도 상관없나? (떨궈진 책 봄.... 아탈란테봄... 으쓱.) (흰종이뭉치 확인합니다.)
 
아탈란테:내 것도 아닌데 뭐 어때. 게다가 내용도 기분 더러운 거잖냐. (인성 내다버린 편)
 
종이뭉치들은 짧은 편지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부분 심하게 훼손돼있고 상태가 좋지 않아 읽을 수 없습니다만, 단 4개의 편지만은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음...? (한장 읽고 아탈란테도 읽으라구 건네어줌...)
 
아탈란테:... 뭐라고 쓰여있는거냐? (멍청) (그랬다 문맹이었던 것이다)
 
로블랑 V. 킹글러:(..)
흐음.... (소리내어 크게 읽어줌) 해적들 취급이 너무한데 이거?
 
아탈란테:뭐?! 어리석이고 감정적인데 생각이 짧아?!! 이거 쓴 새끼 누구야?! (맞는 말이긴 하지만 길길이 날뛴다)
 
로블랑 V. 킹글러:(아탈란테봄.... 쪼금웃음.... 5년전 두번째 편지도 읽어줌..)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금은보화들이나 유물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 .. 너 속은 거 같은데?
 
아탈란테:뭐얏ㅡㅡㅡㅡㅡㅡㅡ!!!!!!!
 
로블랑 V. 킹글러:(웃어요..)
 
주점에서 아탈란테가 했던, 소문은 자신이 퍼뜨린 게 아니라던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군요.
 
두 번째 편지부터는 필체가 다릅니다. 정황상 이 MD라는 자가 소문을 꾸며낸 것이라 보는 게 맞겠지요.
 
그리고, 가장 최근의 것으로 보이는 빳빳하고 작은, 마지막 편지 하나가 남았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아탈란테에게 읽어주다가 눈 동그랗게 뜸) 이거 내 얘기 아니야? 동대륙으로 서대륙, 해군 대위.. .... .... ...
 
아탈란테:(화나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다가, 마지막 편지를 읽고는 고개를 기우뚱한다.) 허어. 해군 내에서 이단 교리가 유행이었나?
암만 봐도 네가 제물이란 것 같은데? 최근에 서대륙으로 넘어온 대위는 너뿐이잖냐? 나 참... 내가 멍청한 취급 당하는 것도 빡치지만 해적의 이미지가 어떤지 아니까 그럴 만하겠거니 하는데, 넌 얼마나 얕보이고 있었던 거야? (어느새 킬킬거리고 웃는다)
 
로블랑 V. 킹글러:죽을래~~~~~?? (이제 체면도 잊고 손붕붕)
아니, 내 잘못이야 이게? 내 잘못 아니거든!?!?!?
요 자식이 나랑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이거지. (이 까드득 까드득..) 대충 수뇌부같은데.... (설마? 머드? 까지 생각하곤 얼굴이 딱딱히 굳었다.)
 
편지 하단에 쓰인, MD라는 약칭...
 
로블랑 V. 킹글러:약칭.. ... ... ...머드 소령 같은데. (긴장..)
 
게다가 해군의 인사이동에 간섭할 수 있을 만한 수뇌부에 위치한 이라면. 떠오르는 이는 하나뿐입니다.
 
모든 정황이 가리켜고 있습니다. 머드 소령이 당신을 제물로서 밀어넣었다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의식'을 빙자한 연쇄살인과 머드 소령의 정체를 알게 된 로블랑, SANc(0/1)
 
로블랑 V. 킹글러:
SAN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감소 없음.
 
바로 그 순간, 지하를 비추던 촛불들이 일제히 꺼지며 암전이 찾아옵니다.
 
"이 곳에 발을 들이다니...... 겁도 없지."
 
아주 익숙한 목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옵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아탈란테의 짧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무언가가 쿠당탕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로블랑, <민첩> 혹은 <회피>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로블랑의 옆구리에 날카롭고 선득한 쇠붙이가 스칩니다.
 
가까스로 몸을 피해보지만 어느새 피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HP 1 감소)
 
이윽고 다시 촛불들에 불이 붙으면서 지하에 붉은 빛이 감돕니다.
 
빛이 들어오자마자, 로블랑은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아탈란테가 밧줄에 꽁꽁 묶인 채 바닥에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로블랑 V. 킹글러:......너 그새 묶였어? (?)(홧홧한 옆구리를 지혈하듯 손으로 꾹 누르고는 아탈란테를 보다다.) 다친 건 없고?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봅니다.)
 
대답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아마도, 머리를 얻어맞아 기절한 듯 싶어요. 시체들의 상처를 볼 때, 소령의 실력이 심상찮음을 짐작할 수 있으니까요.
 
로블랑 V. 킹글러:하......... 이왕 이렇게 된거 앞에 나오시지. (꾸욱, 지혈하듯 옆구리를 누르며 익숙한 목소리에게 대답하듯 말합니다.)
 
일렁이는 불빛 너머로 칼을 든 자가 천천히 걸어나옵니다.
 
한 때 당신의 동료이자 사수였던, 머드 소령입니다.
 
그는 살기와 광기가 뒤섞인 눈으로 로블랑을 바라보며 기괴하게 입꼬리를 올립니다.
 
로블랑 V. 킹글러:그렇게 웃지 좀 말래...? (오소소 올라오는 소름에 몸서리치며 칼을 뽑아들었다.) 아... 하. 언제부터 보고있던걸까, 소령님?
 
머드 (사교도):아아ㅡ 어차피 그 분의 수하로 너를 바칠 생각이긴 했지만... ... 설마 제 발로 기어들어왔을 줄이야.
언제부터 보고 있기는. 처음부터 넌 내 손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다고. 멍청하게, 자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아하핫. 아핫핫핫!!! (기분 나쁘게 웃어댄다.)
 
로블랑 V. 킹글러:웃지 말라니까 다시 웃네... 웃으라해야 웃지 않으시겠어요? (눈을 가늘게 뜨고 제 복부쪽을 내려다봤다. 진득하게 피냄새가 올라와 미간을 좁혔고)
개인적인 복수도 하고 싶어서 말야. 내가 좀 뒷끝이 길어서. (칼을 고쳐쥐고는)
왜 이런짓을 하는거지?
 
머드 (사교도):자네의 꼴이 너무도 우매한 탓에 절로 웃음이 나오는군. 너 따위가 내게 복수를 하겠다니, 이 말조차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지 않은가! (같잖다는 듯 깔보는 시선이 역력하다.)
나는 그분의 충실한 수하다. 그분은 힘을 먹고 자라시는 분, 하나 이렇게나 깊은 곳에 숨어든 안개 속 섬의 신도들로는 너무도 부족하지. 그러니 소문을 퍼뜨리고, 해적들을 불러모았던 거다. 그 분의 수하가 되려면 어차피 목숨을 잃어야 하니, 먼저 죽여버린 다음 바쳐올려도 상관없지 않겠나.
그리고, 이번 타겟은 자네와 저 한심한 해적 선장 나부랭이지. (바닥에 쓰러진 아탈란테를 향해 눈짓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지금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분의 수하로서 죽지 않는 노예가 되면 비로소 나와 진정한 동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목구멍에서부터 기괴한 웃음이 깔린다.)
 
로블랑 V. 킹글러:역겨워.... (숨을 후, 내뱉고 혐오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마주했다.) 비겁하게 숨어 공격하고, 그게 소령자리 달고 할 짓인가? 아니, 애초에 그 무게를 알았으면 이런 바보같은 짓도 하지 않았겠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정신을 차리자며 입안 살을 꾹 물어쟀다.)
그분이고 뭐고, 당신 뜻대로 해주지 않아. 죽어줄 수 없다는 뜻이야. 그리고 당신 동료 할 바에야, 해적선에 들어가겠어!
 
머드 (사교도):나름대로 충성스럽고 훌륭한 이를 골랐다고 여겼는데, 그분께서 나를 질책하셔도 할 말이 없겠군. 감히 해군이 해적의 일원이 되겠다 운운하다니! (그래보았자 이미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태면서, 신도가 되기 전 몸에 배어 있던 행동양식 때문인지 호통을 친다.)
(당신의 옆구리를 스쳤던 검을 다시금 고쳐잡고 똑바로 겨눈다.) 모든 해적이 그리 말했지. 네 뜻대로 순순히 죽어줄 수는 없다고. 하지만 결국 이기는 건 나였다!
 
머드와 로블랑의 전투를 시작합니다.
 
턴 순서는 머드-로블랑-머드... 반복입니다.
 
머드 (사교도):(반은 죽어버린 시체처럼 시퍼런 피부로, 섬뜩하게 웃으며 목을 노려 칼날을 파고든다.)
도검
기준치: 85/42/17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4
 
로블랑, 반격 혹은 회피하세요. 극단적 성공 혹은 대성공이 나와야 합니다 (...)
 
로블랑 V. 킹글러:
근접전(도검)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검으로 그를 세게 밀쳤다) 어우...
 
당신에게 내리쳐오는 검을 세게 밀어내보지만, 소령으로서 오랜 기간 일했던 실력은 어디 가지 않습니다.
 
칼날이 어깻죽지를 거세게 베고 지나갑니다. (HP 4 감소)
 
로블랑의 턴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피가 너무 많이 흐르면 안될텐데. 베인 어깻죽지에 힘을 빼고 반댓 손에 힘을 실었다.) 나는 죽어서도, 당신 뜻대로 해주지 않을테니 잘 보라고.
근접전(도검)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도검
기준치: 55/27/11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
 
어려운 성공으로 판정하겠어요
 
머드 (사교도):그분의 신도가 되면 벗어날 수 없다! (당신의 칼날을 피해 몸을 삐걱거리며 움직인다.)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반쯤 시체가 되어 굳어가고 있기 때문일까요, 칼을 휘두르는 힘은 강하지만 피하는 속도는 느립니다.
 
로블랑은 어디를 공격했나요?
 
로블랑 V. 킹글러:(하복부를 공격했습니다!)
 
로블랑의 칼날이 그의 복부를 정확히 파고들어갑니다!
 
머드, 체력 3 감소 (6/9)
 
머드 (사교도):크윽... (한 손으로 배를 감싸쥐고 비틀거린다.) 이, 이놈이... 손쉽게 당하란 말이닷!
(악을 쓰며 칼을 휘두른다. 칼날은 이번에도 당신의 목덜미를 향한다.)
도검
기준치: 85/42/17
굴림: 4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로블랑, 반격 혹은 회피하세요.
 
로블랑 V. 킹글러:싫다니깐!!!! (베어오는 칼날을 검으로 막으려는 시도를한다.)
도검
기준치: 55/27/11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악에 받쳐 움직인 탓인지, 그의 칼은 이번에도 로블랑의 방어를 뚫고 파고듭니다.
 
목덜미의 피부가 예리하게 찢겨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HP 2 감소)
 
당신을 신도로 만드려는 일념에 미쳐 휘두르는 검날이 매섭습니다.
 
점점 더 한계가 닥쳐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다리의 힘이 팍 풀리고, 피를 많이 흘린 탓인지 머리가 핑그르르 돕니다.
 
더 버틸 수 있을까. 그리 가늠하던 때에,
 
탕ㅡ!
 
총성과 함께 눈 앞의 머드 소령이 울컥 피를 내뱉으며 바닥으로 쓰러집니다.
 
예상치 못한 일에 반사적으로 시선을 돌리니, 아탈란테가 은색 리볼버를 잡고 머드소령이 있던 곳을 겨누고 있습니다.
 
그가... 쏜 것입니다!
 
잠깐... 레비아탄의 선장은 총을 쓰지 않는다고 했던 것 같은데?
 
로블랑 V. 킹글러:(눈동그랗게 뜸....) 네가 ..왜... ?
 
아탈란테:나 참, 저딴 정신 나간 놈은 가볍게 이길 줄 알고 한숨 늘어져 잘까 했더니. (연기가 피어오르는 총의 장전을 풀고 빙글빙글 돌려댄다.)
너를 죽이는 건 나라고 했잖아. 저런 별볼일없는 놈에게 넘겨줄 줄 알았냐? (씩 웃는다.)
 
로블랑 V. 킹글러:그래 그렇다 쳐도, 게다가 그 총은 뭔...? (눈 땡글) ... ... (쓰러진 머드 소령과 아탈란테를 번갈아 보다 저도 털썩 주저앉는다. 상처가 벌어질까 싶어 양 손으로 지혈을 하고) 하.. .... 다친 곳은 없니?
 
아탈란테:아, 이거? 원랜 별로 안 좋아하는 무기다. 해적의 멋이란 자고로 날렵하고 날카롭게 뻗은 검 아니겠냐? 이건 영 뭉뚝하고 두껍기만 해서 말이지. 그래도 혹시 몰라 챙겨왔는데, 쓸모를 다했군.
난 멀쩡하다. 아까도 그냥 기절한 척 한 거였으니까. 그나저나 상처가 심해 보이네. (주머니에서 붕대와 연고로 보이는 통을 꺼내서 툭 던져준다.) 써라. 갖고 다니는 상비약이야.
 
로블랑 V. 킹글러:....대답도 안하고 (걱정하게 꼬장부리며 상처부위에 대충 연고를 바르고 붕대로 강하게 동여맨다.) 그.. 덕분에 살았다. ... (머드 소령을 바라보다 바로 툭.. 건드려본다...확실히 죽었나..? )
 
아탈란테:깨어있다는 걸 티내면 저놈이 나부터 죽였을 테니까. 당연한 거 아니냐~? (키득키득)
 
주저앉아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고 있자니 긴장이 탁 풀리며 수축했던 근육들이 이완됩니다.
 
이제 정말 끝이네요.
 
바닥에 쓰러져 눈을 까뒤집고 이쪽을 노려보는 머드소령의 몸은 더 이상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하룻밤 새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네요.
 
어쩌다보니 레비아탄의 선장과 주점에서 마주쳤다가 괜히 얽히게 되면서 비밀의 섬에 가고...
 
비밀의 섬이 사실은 200년도 더 된 해적선이었고...
 
이단 교리를 추구했던 소령... 정의와 해군정신을 팔아먹은 연쇄살인범이, 로블랑과 한 때 등을 맞붙이고 일했던 머드소령이었단 사실...
 
그리고 이젠 그 머드소령이 정말 죽었다는 사실에 골이 아파집니다.
 
돌아가면 올려야 할 보고들이 한두개가 아니네요.
 
분명 이곳도 수사해야겠지요. 벌써 해야 할 일들이 주르륵 떠오릅니다.
 
아탈란테는 그와중에 요리조리 지하를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찾는 것 같네요.
 
로블랑 V. 킹글러:....뭐해? (핑글핑글 돌아가는 시야를 제대로 붙잡고는 아탈란테를 본다.) 뭘 훔쳐갈 생각 하지마. 나 다 보고있어.. (..)
 
아탈란테:이게 그 신인지 나부랭인지 믿는 신도들 소굴이었다며? 훔쳐갈 만한 것도 없다, 멍청아. (투덜대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아. 찾았다.
 
아탈란테는 한 발로 책장을 옆으로 밀어냅니다. 저게 저렇게 쉽게 밀리는 거였나?...
 
책장이 옆으로 밀려나자마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네요.
 
아탈란테:해적선엔 숨겨진 문이 많다고 했었지.
자, 가자. 설마 업어줘야 하냐?
 
로블랑 V. 킹글러:응 업어줘야하는데? (아주그냥..)
 
아탈란테:... ... 진짜 더럽게 손 많이 가는 해군 대위놈이구만.
 
로블랑 V. 킹글러:알아~ 근데 나 엄청 다쳤거든? 에휴 누가 기절한척 안하고 같이 싸워줬어도.. (요난리)
 
아탈란테:그래서 끝마무리는 내줬잖아? 난 계속 네가 멋지게 칼을 휘두르는 걸 기대하고 있었다고. 그리고 너 말야, 내가 살면서 누군가를 업어준 일이 있었을 것 같냐? 모두가 동경하는 해적 선장 등에 업히는 걸 영광으로 알라고, 앙? (아주 주절주절 떠들어대면서 한쪽 무릎을 꿇고 당신에게 등을 보여준다.)
 
로블랑 V. 킹글러:네에, 네 알겠습니다. (다쳐서인지 순순히 알았다면서 슬쩍 등에 올라탔다. 곧이어 피비린내가 훅 끼쳐올라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돌아가자마자 할게 너무 많겠네. ...어디 도망갈 생각마라?
 
아탈란테:아니, 그럼 내가 널 순순히 따라가란 말이야? 아주 내 목 따줍쇼 하고 자랑하는 꼴이나 더 되겠냐? (당신을 가뿐하게 업고 계단을 오른다.) 넌 뭐 할 생각 말고 가서 치료나 받고 디비 자기나 해라.
 
로블랑 V. 킹글러:내가 네 목이 달아나도록 냅둘거 같아!? 애초에 너도 이 사건의 참고인이 될 수도 있거든?!(계단을 올라가면서 투탁거리고) 아 예, 예. 선장님만 믿죠.
 
아탈란테:하?! 어이가 없군. 해적을 참고인으로 쓰겠다고? 그러고 보니, 너 아까 머드 놈한테 동료가 될 바엔 차라리 해적이 되겠다고 했었지...
이 기회에 내 부하로 들어오는 건 어떠냐? 잘해주마.
 
로블랑 V. 킹글러:웃기는 소리 하고 앉았네..... 그딴 소령 밑에서 일을 할 바에는, 해적이 되겠다는 거였지..... 그럼 넌 군인 할 생각은 없냐?
 
아탈란테:내가 군인 적성에 맞을 것 같아? 난 규율이니 규칙이니 하는 건 딱 질색이야. 나를 해군 참모 총장인가... 아무튼, 제일 높은 자리에 앉혀주면 생각은 해보겠다만.
 
로블랑 V. 킹글러:성격 좀 죽이던가 그럼.... (눈 가늘게 뜸...) 말단 부터 시작해서 오르면 너도 올라갈 수 있거든? (톡 쏘아붙이곤) 에휴...됐다. 넌 해적이 맘에 맞나보다?
 
아탈란테:당연하지. 지나가는 배 털어서 값나가는 걸로 돈 잔뜩 벌어먹고, 원할 때 먹고 마시고 잘 수 있고, 원할 때 원하는 곳으로 항해할 수 있다고. 압박하는 건 딱 질색이다. 자유가 최고야.
 
로블랑 V. 킹글러:에휴 네 맘대로 살되 동대륙으로 오지 마라 ... (군인 마인드에서 떨어지는 발언이었지만 그정도로 어질어질해서 되는대로 내뱉었다.)
 
아탈란테:동대륙에서는 사고치는 걸 좀 더 줄여볼 수 있도록 노력해주마. (킬킬 웃으며 계단을 오른다)
 
아탈란테에게 업힌 채 다시 지상으로, 아니 배 위로 올라가면 하늘은 이제 푸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습니다.
 
새벽이 찾아왔으니 곧 있으면 해가 뜰 것 같네요.
 
무척이나 피곤한 하룻밤의 항해였어요.
 
아탈란테:자, 여기 내려라. (발 뻗어서 나뭇잎들을 풀숲 위로 슥슥 모으더니 그 위에 당신을 철푸덕 내려준다.)
 
아탈란테는 처음 배에서 이쪽으로 건널 때 사용했던 나무판자 위에 가뿐히 올라서서 성큼성큼 다시 저의 배로 돌아갑니다.
 
로블랑 V. 킹글러:아오! (내려지며...) 좀 가볍게 아오.. (피가 터져나올까 눈을 홉뜨며 바라보곤...) 갈거니? 참고인이 필요할 거 같은데. (질척...)
 
같은 배를 타고 왔으니 갈 때도 같은 배를 타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아탈란테는 당신을 풀숲에 내려두고는 나무판자를 휙 발로 차버립니다.
 
판자가 기울어지며 바다위로 풍덩~ 빠지네요.
 
아탈란테:하룻밤 인연은 하룻밤 안에서만 즐겨라! 그것이 해적의 낭만이다.
라는 말을 배웠지.
 
로블랑 V. 킹글러:난 해적 아니거든?
 
아탈란테:내가 해적이니까.
 
그는 헛소리를 뱉으며 닻을 들어올립니다.
 
로블랑 V. 킹글러:미친거아냐?
 
이대로 당신을 두고 가려는 셈인가요?
 
아탈란테:사람은 원래 약간 미친 채로 살아.
 
로블랑 V. 킹글러:그거 자랑아니거든? 아 빨리 당장 태워 나 아파!!
 
아탈란테:그럼, 다음에 또 보자고! (아주 얄궂게 웃으며 손 흔든다)
 
로블랑 V. 킹글러:야!!!!!!!!!!!!!!!!!!!!!!!!!!!!!!!!!
 
아. 안돼!!! 그리 절규할 새도 없이 배는 빠르게 멀어지고, 아탈란테는 손을 흔들며 인사하네요.
 
역시 죽였어야 했어요. 지하에 있을 때... 아니 아니, 처음 소탕전에서 만났을 때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자식을 죽였어야만 했습니다.
 
로블랑이 멀어지는 배에 대고 온갖 악을 쓰고 욕을 뱉고 있으면...
 
어느새 주위는 아까전보다 밝아졌습니다.
 
이제 어떡하죠. 육지에 있는 마을로 가서 배를 빌려야 할까요?
 
그런데 이렇게 외딴 곳에 배 하나 빌려 줄 선착장이... 있을까요? 그리고 마을까지는 어떻게 가고요?
 
설마 다친 몸으로 수영을?
 
로블랑 V. 킹글러:왜 살려준거야..? (진짜 의문)
 
상처에 바닷물이 들어간다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대체 이렇게 두고 갈 거면 왜 살려준 거지? 라고 의문을 가질 무렵...
 
멀지 않은 곳에서 굉장히 익숙한 고동음이 들려옵니다.
 
소리의 근원을 찾아 고개를 돌리면,
 
멀지 않은 곳에 아주 익숙하고 친밀하고 반가운! 해군마크가 새겨진 배가 고동소리를 내며 이곳으로 오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윽고 저 멀리서 해군함의 불빛이 어른거리며 당신이 있는 곳 근처로 다가와 멈춥니다.
 
해군함에서 당신이 서 있는 비밀의 섬, 아니 200년 된 해적선으로 사다리를 걸고 판자를 이어 해군들이 하나 둘 들어옵니다.
 
그 중 당신과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동료들도 있네요!
 
그들은 당신을 발견하곤 깜짝 놀란 얼굴로 후다닥 다가와 말을 겁니다.
 
제임스:아니, 대위님! 지도랑 전언만 덩그러니 두고 사라지셔서 어디 가셨나 했더니만... 먼저 수사하러 와 계셨습니까? 그런데 대체 그 상처는 뭡니까?!
 
네? 이게 무슨 소리죠?
 
로블랑 V. 킹글러:뭔..... ? (눈동글) 어? (당황할 일 연속에 어버버) 무슨 전언?
 
제임스:해군 측으로 비밀의 섬의 위치라면서 이곳의 좌표를 정확히 표시한 지도와 '연합본부로부터 이 곳이 비밀의 섬이란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라는 전언이 도착했었습니다.
긴가민가했는데 마지막에 대위님의 인장이 찍혀있어 배를 띄우게 되었죠. 서대륙으로 떠나시던 중에 급하게 전서구만 보내신 건가 했는데... 먼저 조사하고 계셨던 거군요. 역시 해군의 귀감이 될 만하십니다! (감동받은 듯 눈물 글썽글썽) 이 상처도... 이곳에 도사리던 위험과 맞서 싸우다 얻으신 거겠지요? 어서 의무병을 불러오겠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 (일단 오해할수있게 입 꾹다물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질어질해서 깊게 생각하기도 싫은 양) 안에 조심하고... 아, 어디 들어가면 네가 아는 소령 시신도 있으니 조심해라. 여기저기 살펴보고 ... 난 이만 좀 쉬는게 좋을거같은데... 피도 많이 흘렸고.
 
제임스:소, 소령님의 시신이라고요!? (눈이 왕방울만해진다) 그으... 일단, 알겠습니다!
 
어찌됐든 좋은 게 좋은걸까요?
 
어차피 돌아가고 나선 이곳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보고를 올렸어야 했으니, 이렇게 된거 로블랑은 제임스에게 하룻밤 새에 당신이 얻었던 정보를 세세하고 간결하게 브리핑합니다.
 
아 물론, 레비아탄 선장과 만난 이야기는 빼는 게 좋겠죠?
 
그, 파렴치한. 레비아탄의 선장에게 명치를 맞고 기절했던 것과 단 둘이 배를 타고 항해 아닌 항해를 했던 것까지 말할 순 없으니까요! 해군의 수치입니다!
 
제임스는 존경 가득한 낯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곧 의무병을 호출하고 당신을 배까지 부축해줍니다.
 
당신이 해군함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안개섬 위를 조사하던 한 해군이 큰 소리로 호출합니다.
 
해군1: 대...대위님...!! 여기 나무에 이런.....낙서가.........
 
굉장히 당황한 목소리예요. 무슨 일일까요?
 
로블랑 V. 킹글러:뭔데...? (확인해봅니다.)
 
불길한 기운을 애써 누르고 그쪽으로 가 나무를 확인하면......
 
[xx. xx. xx. 로블랑이 아탈란테에게 끝내주게 엿먹은 날]
 
해군1: 아, 아니... 그.저... 네... 이.이름...! 동명이인! 일 수도 있긴한데... 하하... 조금...그래서.....
 
로블랑 V. 킹글러:아.....미친거아냐???? (들고있던 칼로 난도질 하다 옆구리터짐..) 아.. 아오오. . .. .
 
아아ㅡ 역시.... 처음 봤을 때 죽여버릴 걸...............
 
...
 
...
 
...
 
'비밀의 섬' 사건이 일단락 된지 벌써 2주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로블랑의 활약이 대단했죠.
 
동대륙뿐만 아니라, 이젠 서대륙에서까지 아침 신문 기사 헤드라인엔 명예로운 로블랑의 이름이 장식돼있습니다.
 
로블랑의 영웅담과 '비밀의 섬'의 비밀을 밝힌 일화에 사람들이 어찌나 주목하고 열광하던지!
 
그 레비아탄마저도! 대위가 무서워 종적을 감추고 숨어있는 게 분명하다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로블랑이 생각하기에... 그건 아닐 것 같지만요.
 
그리고 대중의 주목을 받는 로블랑은 현재.....
 
다시 한번 해군총장참모실 문 앞에 서 있습니다. 이젠 이 곳도 슬슬 익숙해졌으려나요?
 
제임스:대위님! 그럼 저는 이만...!
 
로블랑을 안내하고선 빠르게 멀어지는 제임스도 서대륙에 처음 발령받았을 때와 달라진 게 없군요.
 
허나 이젠 온갖 사건과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정신 없이 구른 터라 처음 이 문 앞에 섰을 때만큼 긴장되거나 파릇파릇 빳빳하게 있을 기력은 없습니다.
 
인기인의 삶이란... 피곤하네요.
 
자, 들어갈까요?
 
로블랑 V. 킹글러:아아~ 피곤해..~ (요난리...)(여튼 각잡고 들어갑니다.)
 
각 잡고 안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총장은 온화하고 익숙하리만치 근엄한 모습입니다.
 
해군참모총장:대위 왔나. 그래. 이번 서대륙에 대위가 발령받았을 때부터 내심 기대는 하고 있었다만, 설마 비밀의 섬과 머드에 대한 건까지 파헤치고 해결할 줄이야.
레비아탄 소탕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보다 더한 성과를 내지 않았나? 성과금은 두둑이 들어갈 걸세.
 
듣던 중 가장 기쁜 소식이네요. 아니면 이미 이런 것으로 기분이 회복되기엔 너무 피곤할지도 모르고요.
 
로블랑 V. 킹글러:감사합니다. 다, 생각보다 일이 잘풀려서 아니겠습니까. (콧대가 높아진 기분)
 
해군참모총장:후후, 겸손 떨지 않아도 된다네.
서대륙은 아름다운 곳이지. 활기찬 사람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고 청량한 빛으로 파도치는 바다도 볼거리고. 부디 대위가 이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면서 서대륙의 매력을 알게 되었길 바라네.
이제 동대륙 쪽으로 돌아간다고 했었나? 이런 말을 선뜻 하기 조심스럽네만, 대위 같은 인재는 현재 서해군본부에 아주 적합해서 말이지. 자네를 이대로 다시 보내는 게 솔직히 말하자면 아깝네.
서해군본부에 남아서 맡아주었으면 하는 임무들이 있어. 이 곳에 남는다면 내 최대한 대위가 필요한 모든 인력과 자금을 지원할 생각이네만... 어떤가? 솔깃하지 않은가?
 
총장의 말대로, 서대륙에 남는다면 많은 이점이 있을 것입니다.
 
로블랑이 원하는 모든 걸 보장받고 지원받을 수 있을 테죠!
 
로블랑 V. 킹글러:(임무 하나가 잘못되면 토사구팽 당하겠는데 뭘.... 뒤끝이 긴 로블랑이었다...) 영광입니다만, 저는 동대륙으로 돌아가봐야겠습니다. 그곳에서 절 기다리는 부하들이 많아서 말입니다... 제안은 감사합니다.
 
다음에 혹 레비아탄에 관련된 프로젝트가 생긴다면 다시 불러주십사 합니다만...
 
하지만... 이곳에 남기엔 이 곳에서 로블랑은 너무나 많은 피곤한 일들을 겪었습니다.
 
이를테면 레비아탄의 선장과 엮였다거나, 머드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거나. 딱히 유쾌한 기억들은 아니군요.
 
레비아탄의 선장에게 시원하게 주먹 한 방 날릴 만한 기회가 아니라면야, 당신이 여기 더 남을 이유는 없습니다.
 
해군참모총장:그렇군... (아쉬워하는 기색) 알겠네. 레비아탄에 관한 소식이 들어오면 반드시 대위에게 먼저 연락하도록 하지. 그간, 고생 많았다네.
 
로블랑 V. 킹글러:고생많으셨습니다. (목례를 하고 쇽쇽 도망가듯 참모실을 나간다...)
 
로블랑은 총장을 향해 정중한 거절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남기고 도망치듯 해군참모총장실 밖을 나섭니다.
 
서대륙에 남으라는 말에 오히려 하루 빨리 서대륙을 벗어나고 싶어집니다.
 
처음엔 맑고 청량한 푸른빛이라 좋아하던 저 바다도! 이제 더 이상은 보고 싶지 않아요!
 
어서 동대륙행 배 시간표를 찾아봐야겠군요.
 
잘 있어라 서대륙!!
 
ED B.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 -
 
아탈란테 생환 / 로블랑 생환
 
보상 : 초호화 동대륙행 크루즈 티켓 / 재력 1d5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