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타임 : 약 5시간
3구역 경계선 부근, 지지 않는 태양 아래 열네 시간 동안 사막 뒤 매복하고 있던 소년은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혹은 이미 반쯤 잃은 채로 생각했다.
어쩌다 이 세상은 이 지경이 됐을까?
속보입니다. I 지역에서 다시 대규모 내전이 발생,
현재까지 알려진 민간인 피해는 단일 기간 내전 피해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쿠데타 때문에?
250년 만에 전세계적으로 최악의 혹서와 더불어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작물은 물론, 인명에도 극심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니면?
J 국가에 100년 만에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이미 수십 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예상 피해 규모는........
가뭄, 홍수, 지진.
강력한 전염성으로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E 바이러스가 변종의 발생으로 치사율 34%에 육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세계보건기구 당국에서는 팬데믹보다 한 단계 더 격상된 위험 단계를 발표.......
전염병.
S 국가에서 대규모 시위와 폭동이 연일 지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경찰력을 총동원, 이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 밝히며.......
폭동.
A 국가와 C 국가의 무역 전쟁이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양국의 얼어붙은 분위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C국의 대통령은 전시 상황을 선언, A국의 도발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며.......
미치광이.
며칠 전 전세계의 주가가 폭락한 데에 이어 A 국가의 주요 은행들이 파산했습니다.
현재 W 거리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며 자신들의 예금을 돌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경제 전문가들은.......
대공황.
...
소년은 똑, 똑, 뙤약볕 마지막 땀방울을 끝으로 발사 신호와 함께 방아쇠를 당기며 생각했다.
아니다. 그냥 그 멍청한 핵 전쟁 때문이라고.
긴급 속보입니다.
A 국가가 금일 오후 한 시 이십칠분 경 C 국가에 대한 미사일을 발포, 사실상의 무력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이건 실제 상황입니다. 금일 오후 한 시 이십칠분 경.......
탕! 탕! 발각되었습니다. 피하십시오!
그러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총알만이 빗발치는 황무지에서 그 고함을 들었을 때 소년은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열네 시간 동안 그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천착한 건 전부 다 허사였다고.
그저 이 세계를 견딜 수 없어서 제 배를 찌르는 심정으로 회피했던 것뿐이라고.
오로지 중요한 건 총성으로 인해 이미 먹먹해진 제 고막뿐이라고.
귀 먹었어? 피하라고 했잖아, 젠장!
왜 재난이 닥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재난의 세계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인류는 재난을 막연히 직감하면서도 피하지 못했다.
폼페이에서도 그랬고, 흑사병 때도 그러했으며,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도 그러했다.
그리하여 소년은 2048년 현재, 이 애굽의 땅 위에서 생각한다.
죽더라도 인간으로는 죽어야겠다고.
테베의 소년
w. 미증유
KPC 아탈란테
PC 로블랑 V. 킹글러
.....어나. 일어나. 야, 로블랑! 귀 먹었어? 일어나라고!
―! 숨을 재난처럼 들이키는 동시에 침상에서 로블랑의 몸이 벌떡 튀어오릅니다.
꿈을 꾼 것 같았는데. 지금 몇 시죠?
귀에서 벼락에 가까운 소리가 이어집니다. 그제서야 소리의 근원을 파악합니다.
윤 소령:뭘 멀뚱멀뚱 쳐다 봐. 일어났으면 경례 안 붙여?
윤 소령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충성..예. (멀어지는 정신을 돌아오려 애쓰며, 경례 후 윤소령을 바라봅니다.)
윤 소령:으이구, 저거저거...
윤 소령은 한껏 한심하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무언가를 건넵니다.
윤 소령이 건넨 것은 접선지 좌표와 암구호입니다.
정확히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적혀 있는 좌표에서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 일인가 봅니다.
짹, 짹, 짹.
로블랑이 쪽지를 들여다보는 와중에도 아침이면 어김없이 들려 오는 빠듯한 새소리와 함께 윤 소령의 싸늘한 음성이 이어집니다.
윤 소령:너 군인 맞냐? 기척에도 태평하게 잠이나 퍼질러 자고. 나 아니고 정규군이었으면 어쩌려고 했어.
큰일입니다. 윤 소령 성격상 이제 폭언이 이어질 차례인데......
로블랑 V. 킹글러:그..으..죽어야지요... (옆눈 뜸...)
그는 당신의 옆눈에 한 번 더 한심하단 표정을 지어주고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쓸어넘깁니다.
윤 소령:됐고, 한 번만 설명한다.
도착하면 새 정보원이 있을 거야. 정규군이 열세 번째 캠프를 새로 짓는다는 이야기가 있어.
가서 내가 주는 봉투 전달하고 캠프 위치 받아 와
지금 그 쪽지는 암기 후 폐기해. 먹든 태우든.
무슨 일인가 했더니, 또 정보원이군요.
저번 정보원이 발각되어 죽은 뒤로 한동안 잠잠하나 했더니 역시 정보전을 중시하는 윤 소령으로서는 또 다른 루트를 모색했나 봅니다.
윤 소령:당연한 말이지만 보안 철저히 유지해. 이 접선에 대해 아는 사람 너랑 나, 그리고 정보원 셋이야.
주의를 단단히 준 윤 소령은 밀봉된 봉투와 감자 한 덩이, 그리고 가방을 로블랑에게 던지듯 건넵니다.
접선 나가는 군인에게 감자 한 덩이가 뭐냐 싶겠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망한 세계에 살고 있으니까요.
로블랑의 막사 천을 잡고 나가려던 윤 소령이 고개를 비스듬히 돌린 채 마지막으로 덧붙입니다.
윤 소령:말이라도 쉽게 죽는다고 하지 마라. 악착같이 살아남아야지. 손이 발이 되도록 받아달라면서 빌어대던 그 악착같은 기백은 어디로 가고... 쯧.
알겠어!?
로블랑 V. 킹글러:네에, 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저 정말 소령님 아닌 정규군이면 어찔 될지 아니까 말입니다. (개눈뜸.... 아주그냥...) ..다녀오겠습니다. 살아서, 그리고 보안지켜 돌아오겠습니다.
소령은 당신의 대답이 그닥 만족스럽지 않은 건지 혀를 차며 나섭니다. 어쩌면 그냥 그의 성격일지도 모르고요.
윤 소령:1소대 전원 무장한 채 집합!
윤 소령의 고함소리가 막사 밖에서 울려 퍼집니다.
지난 정보원이 발각되어 살해된 지 오늘로 한 달째. 새로운 명령입니다.
좌표는 371.524. 그렇다면 3구역 남서쪽 부근입니다.
3구역 동쪽 경계선에 있는 혁명군 제 1캠프에서는 대략 걸어서 다섯 시간.
비밀리에 접선해야 하기 때문에 차량을 이용하지는 못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챙겨서 가야 할까요?
가방에는 네 개의 물품을 넣을 수 있을 것 같고, 막사 안에는 여느 때처럼 [군용침대], [책상], 그리고 [옷장]이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군용침대를 살펴봅니다. 뒤적..)
로블랑이 항상 자고 일어나는 침대입니다.
딱딱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침낭이 아닌 침대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입니다.
[방독면]과 [시계]가 베개 바로 옆에 놓여져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책상 확인합니다...)
로블랑에게 배정되어 있는 작은 책상입니다.
위에는 [지도]가 펼쳐져 있고 그 옆에는 [탄환]이 놓여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옷장 확인합니다...)
로블랑에게 배정되어 있는 옷장입니다.
문을 열면 안에는 여벌의 군복과 [방탄조끼], 그리고 [상자]가 하나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상자를 뒤적여봅니다..)
상자를 열면 안에는 붕대(응급처치 판정 시 보너스 주사위 +1)와 에너지바(섭취 시 체력 혹은 이성 +1),
그리고 데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하이고..이런게 여기서 발견되면.... (눈 데굴 굴렸다가) 어쩌잔 거야... (그냥 덮어두고 방탄조끼 봅니다..)
말 그대로 방탄조끼입니다. 착용하고 걸으면 착용하지 않을 때보다 무게가 더 나가겠지만 방어에는 확실한 도움이 됩니다.
*처음부터 착용하고 갈 경우, 인벤토리를 차지하지는 않지만 체력은 +2만 추가되며 가방에 넣을 경우는 인벤토리를 차지하는 대신 필요할 때 착용하면 체력이 +3이 됩니다.
로블랑 V. 킹글러:(당근빳따입습니다)
로블랑 체력 2 추가.
로블랑 V. 킹글러:(책상 위 지도 확인합니다.)
1구역부터 6구역까지 지형과 길들이 표시되어 있는 지도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지도를 챙기고 탄환을 확인합니다.)
저번 전투에 쓰고 남은 두 발의 탄환입니다.
무기고에 반납한다는 것을 잠시 까먹고 둔 것이 여기 있었군요.
로블랑 V. 킹글러:깨지겠군.....(...)
(침대 위 방독면을 확인합니다..)
안전지대를 벗어났을 때 반드시 필요한 물품입니다. 방사능의 시대에 사는 이들이라면 챙기도록 합시다.
로블랑 V. 킹글러:(방독면 쇽 챙깁니다.)(시계 확인합니다..)
앞판 유리에 조금 금이 가기는 했지만 기능에는 이상이 없으며, 손목에 착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시간은 아침 7시.
시계는 시간을 알려 주는 동시에 사용자의 위치를 좌표계로 표시해 줍니다.
로블랑 V. 킹글러:(시계도 쇽 손목에 찹니다....)(가방이 얼마나 남는지 확인합니다..)
지도와 방독면을 챙겨, 이제 두 칸이 남았네요.
침대에 <관찰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5/32/13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음? 원래 이런 게 있었나요?
조잡한 침대 매트리스와 철제 프레임 사이에 무언가 삐죽 끼워져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엥 뭐지? (쇽 빼봅니다)
쇽 빼내보면 봉지에 든 진통 효과가 있는 약초입니다.
누군가 흘린 것이 마침 침대 틈에 들어갔나 보군요.
*부상 시 섭취할 경우 체력 +1 회복, 빈사 이하의 경우는 효과 없음
로블랑 V. 킹글러:(쇼쇽 챙깁니다...)
이제 한 칸이 남았습니다. 무엇을 챙길까요?
로블랑 V. 킹글러:깨지기 전에 쓴다.... (두발의 탄환..챙겨봅니다 쇽)
"준비 끝나셨습니까."
물품들을 다 챙겼을 쯤, 막사 입구가 걷히더니 누군가 들어오더니 각이 아주 꽉 잡힌 경례를 붙입니다.
이번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신입이군요. 이름이 뭐였더라.
로블랑 V. 킹글러:권터? (슬쩍 보다 고개 끄덕) 지금 나갈 참이었어.
루카 권터:넵. 그런데 저번 전투에서 망가지신 베레타 92 말입니다. 수리가 생각보다 복잡해서 제2캠프로 보내지는 바람에, 지금 그곳에 있다고 합니다.
저런, 아직 신입은 신입인가 봅니다. 아직 군기가 빳빳하게 잡혀서는 관절마다 삐걱 소리가 날 것 같아요.
그런데 말인즉슨 지금 로블랑이 있는 제1 캠프에 로블랑의 무기가 없다는 뜻인데 이대로 어떻게 하란 말이죠?
루카 권터:따라서 제가 제2캠프까지 중위님을 호위하라는 명령입니다.
뭐라고요? 무기도 없이 제2 캠프까지 가라니.
물론 제2 캠프는 여기에서 걸어서 한 시간 정도고 가는 길도 목적지를 경유하긴 합니다만.
로블랑 V. 킹글러:그게 말이니..방구니... (눈 가늘게 뜸)
루카 권터:말이지 말입니다. (딱-딱)
로블랑 V. 킹글러:하이고...(유-머도 안먹는게 호두깎이 인형같다... 눈 더 가늘게 뜨고 보며) 내가 널 지킬 판에 네가 날?
루카 권터:하지만 무기가 없으시잖습니까. 제가 최선을 다해 엄호하겠습니다. 그래도 나름 소질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구라치면 뭐다? (손모가지다...)
루카 권터:... 영창이다? 하지만 구라가 아닙니다.
로블랑 V. 킹글러:네 무기 뭔데? 아무튼...근데 왜 무기도 없이 가라디? 남는 거 없어..? (얌전..)
루카 권터:제 무기는 41'구경 리볼버입니다. 안타깝게도, 오늘 특별 훈련이 있어 모두가 완전 무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남는 무기가 없다고 합니다.
로블랑 V. 킹글러:(욕이 목천장까지 붙어있다 내려갔다. 이거 말하면 ...영창이다...) 하..... 그럼, 다른건. 너 말구 다른 호위는?
루카 권터:(고개 설레설레) 차출된 인원은 저 한 명뿐입니다. 아시다시피 혁명군 인원 자체가 적지 않습니까.
로블랑 V. 킹글러:..너 실전 한번도 나간 적 없잖니... (황망...) 2캠프에서 다시 이곳으로는 어떻게 돌아올건데?
루카 권터:... 이번 호위로 실전을 경험해보는 것이라고 여기겠습니다. (당당)
글쎄요, 2캠프로 갔던 방식으로 동일하게 걸어서 돌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어쩔 수 없군요. 제2 캠프까지는 권터와 동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뭐, 이참에 신입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 모르죠. 아마도...
로블랑 V. 킹글러:하. ... 그래그래, 가자. 죽으면 다시 일어나라. 책임 안진다.
루카 권터:안 죽을 겁니다. 열심히 훈련을 받았으니까요. (뻣뻣)
엄호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위님.
여전히 권터의 얼굴은 빳빳하고 앳되었으며, 또, 묘하게 상기되어 있습니다.
로블랑도 2년 전 처음 혁명군에 들어왔을 때 저런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요?
혹은 연인을 찾아 헤매이다 지쳐 피로에 찌든 우울한 낯이었을까요.
뭐가 됐든 좋습니다.
명령은 내려졌고, 로블랑은 완수해야 합니다.
8:00 AM. 본격적으로 3구역에 해가 내리쬐기 시작합니다. 슬슬 등이 뜨겁네요.
물론 이건 이곳의 열기가 최고조일 때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또한 제1 캠프에서 제2 캠프로 가는 길은 그나마 아주 사막 한가운데는 아니고 황량한 들판에 가깝기 때문에 풀이라도 몇 포기 있는 편이죠.
바람 한 점 불지 않고, 주위는 이따금 들리는 까마귀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합니다.
권터는 꼭 목각인형처럼 로블랑의 반 걸음 뒤에서 열을 맞춰 걷고 있습니다.
루카 권터:대위님, 혹시 뭐 하나만 여쭤봐도 됩니까.
로블랑 V. 킹글러:안된다 하면 안물을거냐?
루카 권터:... 대답 안해주실 겁니까? 아직 뭐 물어볼지도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에잉 쯧 귀여운 맛이 없어.....중얼중얼) 뭔데?
루카 권터:(슬쩍 눈치보다가) 윤 소령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윤 소령이라. 궁금할 만도 합니다. 정규군 장교로 길러져 혁명군의 수장이 된 인물을 누가 궁금해하지 않겠어요.
다만 어떤 분이라고 묻는다면, 글쎄요.
그녀와의 첫 만남을 기억하나요, 로블랑?
로블랑 V. 킹글러:(흠...) 한마디로 의심 열라많고, 시니컬한데 또 믿을만한 사람? (저가 애원한 기억밖에 없다. 고개를 살랑 내젓고는) 그게 왜 궁금한데?
루카 권터:의심 많고 시니컬하신데 믿을 만한 분... (고개를 기우뚱하다가) 이곳에 오기 전에는 굉장히 거친 분이라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젯밤에 무기고 정리 일이 늦게 끝나서 새벽에 신병 막사로 돌아가던 중에 언뜻 본 모습은 조금...... 의외였지 말입니다. 캠프 구석 나무에 기대서 울고 계셨습니다.
그 윤 소령이 한밤중에 울었다고요?
로블랑은 윤 소령의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있던가요?
로블랑 V. 킹글러:잘못 본 거겠지. 군대에선 봐도 못본 척 하는거 몰라? 특히 상사일이라면 말야. (누가 그랬는지도 모를 말을 하다) ... ... 딱히 별 말은 없었냐? 나도 그러신건 처음 들은 거 같은데..
루카 권터:예, 그래서 저도 함부로 말씀 올리거나 누군가에게 떠벌리고 다니진 않았지만... 조금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처음 들어왔을 때 저 빼고 모든 분들이 무서운 것도 슬픈 것도 없는 강철들로 느껴졌는데, 특히 그 중에서 윤 소령님이 그렇게 우시는 걸 보니까 말입니다.
신병다운 소감입니다. 하지만 혁명군에 사연 없이 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곳은 수많은 사연들이 묻히는 무덤이니까요.
루카 권터:그런데...... 중위님은 이곳에 어떻게 들어오시게 되셨습니까?
아니나다를까 결국 이 질문이군요.
로블랑 V. 킹글러:너부터 말함 알려줄께. (앓는 소릴 냈다. 상자 속 데인의 얼굴이 스쳐지나갔기 때문이었다.) ... 다들 사람이니까. 저마다의 감정을 갖고 오잖아, 여기. (퉁명스레 말을 던지곤 그 윤소령이? 같은 생각을 잠깐 했다.)
루카 권터:아, 저는 조금... 말씀드리기가 부끄러워서. 그래도 선임이신데 먼저 알려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권터는 답잖게 앙큼을 떠네요(?)
로블랑 V. 킹글러:어허 얌마. 상관이 말하는데. (앙큼차단)
루카 권터:(차단당하고 입술 삐쭉하니 내밀었다가) 저도 사실 별 거 없습니다. 살기 위해서 왔죠. 먹고살고 싶어서.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사막을 떠돌아다니다가 폭풍에 휩쓸려 기절했는데, 소령님께서 지나가다 저를 발견해 주셨습니다. 제게는 생명의 은인과도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소령님은 무슨... (개들 긴급구조하는 임시보호자인가, 같은 생각을 한다.) 너도 그랬구나. 나도 비슷해.
나는 직접 6구역으로 뛰어들었어. ...찾을 사람이 있었거든. 근데 너두 6구역을 알잖아. (걸어가다 우뚝 멈추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살아남으려고 들어왔지. 살아남고, 개인적으로 복수하기 위해.
여기 소속해서 죽는게 정신승리가 되는 것 같더라고.
루카 권터:중위님도입니까? ... 윤 소령님,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셨는데 어젯밤 일도 그렇고, 은근히 정이 많으신 분 같습니다.
직접 6구역으로 가셨다니... ... (평범한 사람들의 시야로는 사실상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러나 혁명군의 대다수는 6구역의 출신이니, 루카는 곧 납득하듯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복수의 대상은 정규군입니까?
로블랑 V. 킹글러:내 출신은 알지않나? (잠시 바라보다 으쓱) 어느정도는. 그냥 대항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거 같아서... 아 게다가 솔직히 살기 여간 팍팍하잖냐. (...)
루카 권터:알음알음 들었습니다. 그래도 당사자에게 직접 듣는 게 아니라면 무례가 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면서 어깨에 얹힌 무거운 군장을 고쳐멘다.) 혁명군에 들어왔기에 이 정도나마 먹고살 수 있는 거겠죠. 군대가 아니었다면 이 물줄기도 없는 3구역에서 다 말라죽었을 테니까요.
로블랑 V. 킹글러:(눈 데굴 굴리다 주변을 바라본다. 숨을 내쉰다. 멍청한 이 재난은 언제 끝나나. 한숨을 쉬면 나아질까, 죽기 전에는 볼 수 있을까. 속에서 뒤 섞이는 여러 욕들의 끝은, 죽더라도 인간으로는 죽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 그래.
(무겁게 말을 내뱉었다. 시시콜콜한 농담보다 현실 직시가 더 재미없다. 무어라 위로해줄 말을 삼켰고 그저 뒷 날을 내뱉었다.) .... 가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까.
두 켤레의 군화가 걷고 있는 들판은 이제 어느덧 본격적인 사막 구간으로 접어듭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제2 캠프에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루카 권터:(하릴없이 돌아가는 시선, 꾹 닫힌 입술, 먼지구덩이를 헤치는 무거운 군홧발. 말이 오가지 않아도, 그 행동만으로도 은유하는 상황이 있다. 멸망해가고 있는 세계. 퇴화하는 지식들, 생존하는 데 급급한 하루하루... 정규군도 아니고 부유한 5구역의 시민도 아닌 최하층의 6구역 혁명군으로서 그의 심정을 십시일반 이해할 수 있었다. 더 말을 얹지 않고 묵묵히 걸어나간다.)
얼마나 먼지구덩이를 헤치며 앞으로 나아갔을까요.
끼이이이익―!
이게 무슨 소리죠. 타이어 소리?
아닙니다. 자동차 소리였다면 분명 정규군이었을 텐데 이건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무언가를 품속에서 만지작거리던 권터도 흠칫 놀라더니 이내 바로 총을 장전하고 엄호 자세를 취합니다.
끼에에에엑!
다시 그 소리. 인생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어떤 모독적인 것이 다가오고 있는 듯한 이것은.
<듣기>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0/30/12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틀림없이 살아 있는 생명체의 울음소리입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적어도 인간은 아니라는 사실 말입니다.
루카 권터:중위님, 피하십시오!
그리고 그때, 탕―! 권터가 로블랑의 귀 옆으로 발포합니다.
갑작스러운 발포음이 스쳐간 고막은 웅웅거리며 모든 소리를 울렁이게 합니다.
권터가 총을 쏜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그곳에는.
끼이에에엑!
사람의 이목구비를 그대로 포를 떠 잘라 붙여 놓은 듯한 사자가 서 있습니다.
아니, 사자가 맞긴 한가요?
‘괴생’(怪生)들은 보통 괴이한 모습이긴 했으나 하나의 '종'이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로블랑 앞에 있는 이 역겹고 모독적이며 끔찍하기 짝이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변이종조차 아닙니다.
아무리 망한 세계라도 이런 것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분명 전체적인 형태는 사자에 가까웠으나 안면은 누가 사람의 이목구비만을 잘라서 납작하게 붙여 놓은 것 같습니다.
<관찰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5/32/13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보세요. 갈기 대신 빳빳하게 자라 있는 체모와 벌린 아가리 사이로 보이는 저 네모난 치아들 말입니다.
모독적인 생물을 본 로블랑, <이성> 판정 (0/1)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55/27/11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감소.
로블랑 V. 킹글러:아, 미친. (내 총, 이 순간만큼은 데인 보다 총이 그리웠다. 무심코 제 무기에 손을 대려다 허공을 만지고 그만 허망하게 숨을 흘려보냈다.) 권터! 리볼버로 괜찮아? 일단 후퇴하면서 사격해.
(토악질이 나올 뻔 했으나, 지금은 무너져서는 안된다. 한번의 실수로 소멸하는 건, 가진건 먼지 뿐인 목숨이니까.)
권터의 안색은 이미 창백하게 질려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괴생에게서 끔찍한 건 단순히 외형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끼에에에엑! 일반적인 으르렁 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울음입니다.
꼭 돼지와 뜸부기가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소리가 합쳐져 심장에까지 파고드는 것 같습니다.
끼에에에엑. 괴생의 울음소리가 다시 한 번 권터와 로블랑의 발에 못질합니다.
루카 권터:네, 네, 주, 중위님. 어- 엄호하겠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정신 똑바로 차려. 여기서 깨지면 죽을 때 까지 소령님 한테 깨진다. 욕 먹기 싫으면 정신차려! (이와중에 이런 소릴 하며 덜 자극하기 위해 등을 보이지 않고 후퇴한다.) 눈을 노리는게 더 좋을 거 같아. 할 수 있어?! 없어도 된다고 해!!
루카 권터:(두려움에 잠식된 손이 덜덜 떨린다. 하나 둘 물러서는 걸음걸이는 당신의 지시를 들어서인지, 혹은 본능적인 공포 때문인지.) 해- 해내겠습, 해내겠습니다.
권터가 겨우 입을 열어 신음처럼 낸 목소리는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음성만큼이나 떨리는 그의 두 손은 전혀 목표물을 맞추지 못할 것 같습니다.
탕! 권터의 첫 발사음이 들립니다.
전투에 돌입합니다.
순서는 권터-괴생-로블랑 순입니다.
루카 권터:중, 중위님을... 중위님을, 엄호...
기준치: | 35/17/7 |
굴림: | 5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로블랑 V. 킹글러:정신차려라, 자꾸 얼타면 죽는다!??!
권터는 손을 여전히 덜덜 떨고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도 발이 그대로 땅에 묶인 채 마구잡이로 괴생을 향해 총을 발사합니다.
탕, 탕!
하지만 손길이 떨리는 탓에 그가 훈련을 받으며 익혔을 사격술은 제 솜씨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의 총소리가 괴물을 자극한 듯, 괴물이 사납게 울부짖으며 달려듭니다.
괴생 : 스핑크스:끼에에에엑ㅡ
기준치: | 70/35/14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5 |
루카 권터:
기준치: | 30/15/6 |
굴림: | 50 |
판정결과: | 실패 |
끼이에에에엑. 강렬한 울음소리와 함께 괴생이 앞발로 권터의 머리를 강하게 후립니다.
권터의 머리에서 피가 흐릅니다.
루카 권터 체력 5 감소
탄환 7/8
로블랑 V. 킹글러:후...죽더라도 다시 일어나라 했어. (땅이 손을 뻗어 발목을 잡고 끄어내리는 기분.) ... ... (장거리 무기가 없으니 단거리로 싸울 수밖에. 휘두를 수 있는 것을 들어 대가리를 후려친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3 |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8/4/1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캬아악!!!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았으나 뒤로 조금 물러났을 뿐, 더더욱 날카로운 괴음을 내지른다.)
괴생 : 스핑크스 체력 60/63
루카 권터:주, 중위님. 조심... 조심하십시오. 위험합니다. 위, 험... (머리에서 피가 흐르기까지 해 반쯤 정신을 놓은 채로 괴물을 향해 총을 난사한다.)
기준치: | 35/17/7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9 |
기준치: | 8/4/1 |
굴림: | 18, 19, 1 |
+2: | 대성공 |
+1: | 실패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8/4/1 |
굴림: | 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탕, 탕!
총알이 괴생의 몸을 뚫고 들어가 박힙니다.
하지만 괴생은 총알 몇 개 정도로는 죽지도 않는지 잠깐 주춤할 뿐 다시 이를 드러내며 달려듭니다.
이 괴생은 타깃을 한 번 설정하면 바꾸지 않습니다. 권터를 향해서만 집요하게 공격을 감행합니다.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그러나 권터는 죽음 앞에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것인지, 괴생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해냅니다.
로블랑의 턴.
로블랑 V. 킹글러:너나 잘하면 돼, xx!! 권터 정신 안차리면 이따 죽는게 더 좋다고 만들어주마! (공포에 질린건 로블랑도 마찬가지, 지속적인 괴기한 공포에 그에게 소리지르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 |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8/4/1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괴생 : 스핑크스 체력 50/63
사자의 몸뚱이에 달린 인간의 얼굴이 괴기스럽게 일그러집니다.
괴생이 앞발을 높게 치켜든 채 또다시 달려듭니다.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2 |
루카 권터:
기준치: | 30/15/6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저, 정신 차리겠습니다! (여전히 목소리가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떨리고 있지만 몸을 뒤틀어 피해내는 데 성공한다.)
로블랑의 턴.
로블랑 V. 킹글러:잘했어! (제 앞의 그것을 보며 다시 공격한다.) 아니 옆에서 깔짝대는 나 좀 공격해 봐, 빌어먹을!
기준치: | 50/25/10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8/4/1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괴생 : 스핑크스 체력 47/63
괴생은 짜증스럽다는 듯 머리를 털어내면서도 공격하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5 |
루카 권터:
기준치: | 30/15/6 |
굴림: | 49 |
판정결과: | 실패 |
커헉...!
괴생의 공격이 이번에는 적중합니다. 권터가 모래밭 위로 거칠게 나뒹굽니다.
루카 권터 체력 3/13
루카 권터:쿨럭, 커헉. 윽... ... (머리에서 쉴새없이 피가 흐른다. 시야가 흐릿해지는 것을 느낀다.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는 손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거의 무의식의 영역에 가까웠다.)
기준치: | 35/17/7 |
굴림: | 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8 |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8/4/1 |
굴림: | 12 |
판정결과: | 실패 |
괴생 : 스핑크스 체력 39/63
탄환 5/8
로블랑의 턴.
로블랑 V. 킹글러:돌겠네 진짜, 권터 내 뒤로 와. 이대로 (치료를 받아도 가망이있나? 차라리 내가 얻어맞는게. 사람을 잃는 건 무감각해도, 늘상 독이되니까.) (근접공격을 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 |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8/4/1 |
굴림: | 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스핑크스 체력 38/63
스핑크스는 흥분하더니, 다시금 달려듭니다.
당신이 권터의 앞을 막아섰음에도 불구하고, 괴생은 한 번 노린 사냥감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3 |
루카 권터:
기준치: | 30/15/6 |
굴림: | 41 |
판정결과: | 실패 |
괴생의 앞발이 다시 한번 권터를 내려치자 권터는 그 자리에서 목각인형처럼 털썩 쓰러집니다.
부릅뜬 눈과 벌어진 입 사이로 무어라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으나 울부짖는 괴생의 끔찍한 목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습니다.
권터의 금발 아래로 사막의 모래알들이 붉게 엉켜 물들기 시작합니다.
로블랑의 턴.
이제부터 권터의 무기를 쓸 수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하, 하하. 하.. .. (그림자처럼 따라붙은 것의 이름은 자괴감.)(권터쪽으로 반쯤 굴러 거의 총을 들고는 사격자세로 괴생의 얼굴에 발포한다.)
기준치: | 35/17/7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7 |
자괴감에 사로잡힌 탓일까요, 당신의 정교한 사격술은 스핑크스의 얼굴을 스쳐 빗나갑니다.
끼에에에에엑. 괴생의 타깃은 이제 로블랑으로 바뀌었습니다.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3 |
<회피> 혹은 반격하세요.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35/17/7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괴생이 권터에게 그랬듯 더러운 아가리를 벌리며 로블랑의 팔목을 물어뜯습니다.
네모난 치아라 출혈이 심하지는 않으나 손목이 강하게 욱신거리더니 마비되어 가는 기분이 듭니다!
로블랑 체력 3 감소.
로블랑 V. 킹글러:이런 xx, (개죽음은 사양한다. 다시금 그의 총으로 발포한다.)
기준치: | 35/17/7 |
굴림: | 52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어찌 된 일일까요. 당신의 총알은 또다시 빗나가고 맙니다..
괴생은 무자비하게 달려들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2 |
회피 혹은 반격하세요.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35/17/7 |
굴림: | 49 |
판정결과: | 실패 |
로블랑 체력 2 감소.
로블랑의 턴.
로블랑 V. 킹글러:(제 팔목을 물어뜯어 달려드는 것의 눈을 주먹으로 친다.) 어딜 감히..!
기준치: | 50/25/10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 |
괴생 : 스핑크스:(비웃듯 발톱으로 당신의 다리를 겨냥한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로블랑 회피 혹은 반격.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35/17/7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징그러워.... ) 그만 좀, 놔라 제발!
기준치: | 35/17/7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8 |
스핑크스의 몸에 당신의 총알이 적중합니다.
괴생이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한 발짝 멀어집니다.
괴생 : 스핑크스 체력 31/63
그러나 물러서 숨을 가다듬는 것도 잠깐, 괴생은 다시금 당신을 덮칩니다.
괴생 : 스핑크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35/17/7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로블랑 체력 4 감소.
머리가 띵해져 옵니다. 팔에서 출혈이 그치지 않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돌겠네 진짜...!
기준치: | 35/17/7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총알이 얼마 남지도 않은 총은 방아쇠를 당길 힘조차 없으며, 눈앞의 괴생은 여전히 끔찍한 아가리를 벌리며 로블랑에게 달려드려 합니다.
게다가 아까 물린 로블랑의 손목은 저릿하게 마비되어 가고 있습니다. 눈앞이 캄캄합니다.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내쏜 총알은 무정하게도 다시금 괴생을 빗겨나갑니다.
퇴로가 없는 상황에 당신이 이를 악물며 총을 고쳐쥐는 순간.
탕!
생의 끝자락에서 뒹구는 그때 고막에 구원이 스칩니다.
로블랑에게 달려들던 괴생은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더욱 끔찍한 울음소리를 내더니 이내 머리가 반쯤 날아간 채로 털썩 쓰러집니다.
쓰러진 괴생의 머리에서 피와 알 수 없는 끈적한 액체들이 섞여 흘러 나옵니다.
무기상:총 살 테냐?
로블랑에게 구원을 발사한 주인공은 산탄총을 어깨에 진 채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이며 태연한 얼굴로 묻습니다.
무기상입니다.
방사능으로 뒤덮여 망한 세계. 그 중에서도 태양은 작열하고 죽은 두 시체만이 널어져 있는 사막 한가운데.
그런 곳에서 마침 산탄총을 든 무기상을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되는 걸까요.
만약 오아시스가 있다면 로블랑에겐 이 사람이 그럴 겁니다.
다만 타이밍이 수상하리만치 절묘하다는 것을 빼면요.
무기상:안 사? 필요해 보이는데.
상인은 로블랑의 -정확히는 권터의- 빈 총을 턱짓하며 묻습니다.
<관찰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5/32/13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다시해볼까?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5/32/13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멍..)
격렬한 전투와 심한 부상 때문일까요, 시야가 흐릿합니다.
어렴풋 피처럼 붉은 머리칼과 뱀 같은 초록빛 눈동자의 색채만을 알아볼 수 있을 뿐입니다.
그는 곁눈으로 보더라도 체구가 크고 위압감 넘치는 인상입니다.
이 매캐한 먼지구덩이 같은 3구역에서 살아가려면 완만한 태도론 절대 살아남을 수 없으니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지만요.
무기상:어이. (당신의 눈 앞에 손을 휘휘 흔들어댄다.) 왜 대답이 없어? 정신 놨냐?
로블랑 V. 킹글러:아, 어. (주변을 돌아보다 일어난다.) ... ...어디서 나타난거지, 당신? (영 감을 못잡을 만큼 정신이 없는 듯)
무기상:(제 뒤쪽의 바이크를 엄지로 가리켠다.) 저거 타고 사막 건너편에서. 어디서 계속 불쾌한 소리가 들리길래 와 봤더니... 난리도 아니구만.
뒤늦게 그의 뒤로 여러 짐이 실린 바이크가 서 있는 게 보입니다.
무기상:뭐, 아무튼. 필요한 게 많아 보이는데. 뭐라도 사지 않겠냐? 무기, 식량, 물, 필수품이라면 다 있는데 말이지.
로블랑 V. 킹글러:아... (돈이 없을텐데...) (눈 데굴 굴리다가) 있는게 감자 밖에 없는데. (..)
무기상:뭐야?! 이게. 거짓말 친다고 순순히 받아줄 것 같냐?
(그리고선 막무가내로 물 한 병을 안겨준다. 거의 강매.) 자, 일단 마셔. 피 흘렸으니까 수분 보충이 중요하다고. (뚜껑까지 따 줌) 쭉 들이켜라. 쭉-
로블랑 V. 킹글러:미,미친거아니 (물을 안고 멍하니 서있는다. 그래 뼈까지 털리더라도 먹고 죽는게 낫다.)(물 마신다...) 없어. 배째도 없다. 난 말했다.
무기상:(들은 척도 안 하고 물 마시는 당신을 내려다보다가,) ... 너 손목이 왜 그 모냥이냐? 저 괴물한테 물리기라도 했어?
상인은 눈썹을 치키더니 로블랑에게 다가와 손목을 낚아채고 유심히 살핍니다.
로블랑 V. 킹글러:어. 물렸어. 이가 날카롭지는 않아 그렇게 크게 피가 나진 않았어. 과다출혈로 죽진 않아 다행이지.
무기상:허, 뭘 모르는구만. 저 놈 독 있는 놈이다. 이거 안 빼내면 넌 한 시간 내로 죽어.
이리저리 상처를 살피던 상인은 로블랑의 눈을 빤히 바라보고 손목을 검지로 톡톡 두드리더니 이내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입가로 손목을 가져다 댑니다.
일련의 동작은 매우 자연스럽고 또 유연하여 로블랑이 무어라 반응할 시간도 없는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손목이 점점 마비되어 가는 와중에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축축하고 따뜻한 것이 물리더니 이내 강하게 빨리는 느낌이 듭니다.
한참 로블랑의 손목을 빨던 상인은 고개를 들어 입에 들은 것을 퉤 뱉어내더니 씩 웃습니다.
무기상:나한테 목숨 한 번 더 빚졌네?
방금까지 저려오던 손목에 다시 감각이 살아납니다.
로블랑 V. 킹글러:(눈을 가늘게 뜨고 본다.)
이 자식...뭐야? oO(고맙다.)
무기상:어이, 말과 생각이 바뀌었다고.
자ㅡ 총값에 목숨값까지 해서 740라겔 되시겠습니다. (이게 본심이었던 듯 웃으면서 양 팔 벌린다.)
상인은 잠시 셈을 하더니 바로 값을 내놓습니다.
740 라겔이라니. 그건 빵과 감자 열두 포대에 고기 한 덩이까지 얹을 수 있는 돈입니다.
총알이 식량보다 더 많은 이곳에선 순바가지가 아닐 수 없군요.
게다가 지금 당장 로블랑은 740 라겔은 둘째치고 1 라겔도 없단 말입니다. 감자 한 알뿐인 것을.
로블랑 V. 킹글러:없다고 난 말했는데... (옆 눈 뜸..)
(배째라 마인드로 가려는 모양..)
무기상:이게? 그래서 내가 널 사지에서 두 번이나 끌어내줬는데 입 싹 닦고 모른 척 하겠다 이거냐?
로블랑 V. 킹글러:걍 죽게 내버려 두지 그랬어, 그럼.
무기상:도와줬더니 고맙단 말은 못할망정?! (근데 딱히 좋은 마음으로 했다기보단 그냥 돈 뜯어내려고 한 행동이긴 했다)
뭐야, 넌? 이 말라빠진 3구역에서 여태까지 살아있을 정도면 보통 놈은 아닌데. 자살하려고 여기 기어들어왔냐?
로블랑 V. 킹글러:갈 곳이 었었어. 게다가 동행도 있었다고. 이젠 먼지 뿐이지만. (공허한 눈으로 시체쪽으로 가 눈을 덮어준다. 안식을. 어느 옛적 신앙의 성호를 그었다. 이 넓은 무대는 곧 그의 무덤이 될터고, 그의 동행자는 저 괴물이 될테지.) ... 총 살래? (리볼버 흔들..)
무기상:... 뭐, 저 징그러운 놈들이 어느 순간 나타난 이상 우리의 목숨은 하루살이나 다름없지. 난 이 썩어빠진 세계에서도 악착같이 살아보려고 돈 벌고 있지만. (시체의 눈을 감겨주는 것을 지켜보다가 상식 밖의 질문에 길길이 날뛴다.) 미쳤냐! 내 계획은 이게 아니었다니까! 얌전히 돈이나 내놓으라고!
저놈이 죽어서, 네 갈 곳도 사라져버린 거냐?
로블랑 V. 킹글러:갈 곳은 있는데 너한테 말 해줄 수는 없지. 누가 쌩판 본 남한테 갈 곳을 말해주냐? (??갑자기 상식) 총이랑 감자. 내가 가진 게 전부야. 이걸로 목숨 값은 줄께. 어때. 딜?
무기상:(예상외의 상식적인 답변) 웃기지 마. 제대로 값 치루기 전까진 한 발자국도 안 움직여! 그리고 말이지, 네놈이 그 시체를 여기다 버리고 갈 게 아니라면 그걸 혼자 들쳐업고 가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닐걸. 그러니까, 알아들었어? 물도 주고 목숨도 살려주고 바이크 뒷자리도 빌려줄 테니 돈 내놓으라고.
어쩔 수 없군요. 순바가지지만 어쨌든 상인이 로블랑의 목숨을 구한 것도 맞고, 제2 캠프까지라도 그가 파는 총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제2 캠프까지 동행하고 로블랑의 무기를 찾으면서 캠프에 있는 군비로 지급하는 수밖에요.
로블랑 V. 킹글러:(착한건가 인성이나쁜 건가..고민하는 얼굴) 너... 한가지만 해라, 살면서... (??)
... ...그럼 잠깐 남쪽으로 가자. 일행이 있어. 거기서 지불할테니 인내심을 갖고. (얌전히 루카를 들처매고 온다.) 부탁좀 하지.
무기상:입체적인 사람이란 게 뭔지 모르냐? (이죽거린다)
남쪽... 좋아. 먹고 튀면 가만 안 둔다. (주먹으로 위협을 하면서 바이크에 올려진 짐들을 이리저리 밀어 빈자리를 만든다.) 그건 (시체를 가리켜며) 이 맨 뒤쪽에 올려두고.
그나저나... 너, 개떼구나.
상인의 시선이 로블랑의 군복 왼쪽 가슴팍에 새겨진 혁명군의 문장으로 박힙니다.
상인의 얼굴에 순간 흥미로운 표정이 스칩니다.
무기상:난 아탈란테다. 네 이름은?
로블랑 V. 킹글러:네가 내 이름이 벨로페인 걸 알아서 뭐하게? (가명대고 무표정으로 바라본다...)(사기꾼)
아탈란테:뭐야... 너 좀 멍청하냐?
(곧이곧대로 믿음)
통성명과 함께 로블랑에 손에 쥐어지는 단단한 총신은 사막의 작열하는 햇빛만큼이나 뜨겁기 짝이 없습니다.
이곳에서 제2 캠프까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걸어서는 이삼십분 정도 걸리겠지만, 아탈란테의 바이크를 타면 훨씬 빨리 갈 수 있겠죠.
아탈란테는 자신의 사륜구동 바이크에 시동을 겁니다.
은밀하게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도보로 이동한 것입니다만, 제2 캠프까지는 괜찮을 겁니다.
아탈란테:내 허리 잡아라. 모래구덩이에 혼자 처박히지 말고.
로블랑 V. 킹글러:처박혀서 죽으면 너가 돈 받으려고 꺼내줄텐데 뭐가 문제야. (그러면서도 허리 잡는다...)
아탈란테:xx... 날 벌써 완벽히 파악했네? (씩 웃으며 엑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린다.) 간다!
시동이 걸리더니 이내 배기통의 진동과 함께 로블랑이 감싼 아탈란테의 허리가 드르륵 떨려 옵니다.
그래요, 로블랑. 권터의 엉겨붙은 머리칼 아래로 떨어지는 붉은 모래알들일랑 모른 척합시다. 당신에게는 완수해야 할 임무가 있으니까요.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바이크가 작열하는 사막을 가로지릅니다.
그렇잖아도 먼지구덩이인 판에, 속도가 빠른 바이크로 가로지르고 있자니 아주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군요.
아탈란테:남쪽에 가면 확실히 지불할 수 있는 거지? (이 사막의 기후에 익숙한 듯 먼지를 그대로 삼키다시피 하면서도 태연하게 잘만 말한다.) 거기에 뭐가 있길래?
로블랑 V. 킹글러:글쎄... (굳이 말해주기는 싫은지 입을 다물었다. 권터의 머리칼에서 흐르는 모래알인지, 바람에 쓸려오는 모래알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볼에 스친다.) 넌 어딜 가고 있었는데?
아탈란테:나야 물건 파는 게 내 일이니까. 어디 나한테 한 턱 거하게 내줄 호구가 있나 돌아다니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개떼의 일원을 만나게 됐지만. 그런데 넌 나름 군인이라면서 여분 총 하나 없냐?
로블랑 V. 킹글러:그래서 개새끼 하나를 만났구나? 근데 재수없게도 돈은 없고.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았다.) 총 가지러 가는 거야. 총 수리 탓에... (빙빙 돌려서 말하고는)
... ... 바이크 운전 잘하냐?
아탈란테:개떼는 너잖냐. 말하자면 개새끼가 개새끼를 만난 셈인가? (걸걸한 목소리로 킬킬 웃어댄다.) 정말로 돈이 한 푼도 없을 줄은 몰랐지만. 너 말단이냐? 수중에 든 게 없어, 든 게.
운전 말이냐? 흠... 직접 보여주지!
제2 캠프는 보급과 수색을 위한 캠프이기 때문에 사구들 사이 움푹 파인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습니다.
따라서 산에 둘러싸여 숨겨져 있는 분지와 같기에 위치를 모르는 이들은 찾기 어려운 곳이기도 합니다.
로블랑의 안내에 따라 바이크를 끌던 아탈란테의 운전 솜씨는......
아탈란테:
기준치: | 60/30/12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바이크는 빠르고 정확하게, 조금도 헤매는 일 없이 곧게 나아갑니다.
비록 먼지가 가득한 뜨거운 사막 바람이라고는 하지만, 공기를 헤치는 질주에 스트레스가 조금 풀릴 정도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이야... (감탄을 하고는 숨을 후 내쉬었다.) 수중에 든 게 없지 당연히. 개 떼들한테 돈이 있었으면 이짓을 하고 있었겠어? (시니컬하게 헛소리를 했다. 반은 농담이었지만)
돈을 주려나... (?)
아탈란테:허... 듣고 보니 그렇네. 하긴, 부족한 것 없이 풍족하게 먹고살 수 있었으면 전쟁 따위 안 했겠지. 너도 그거냐? 6구역으로 방출된 1구역 출신? 거기에서 나고자랐으면 이런 생활에 적응하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겠어.
로블랑 V. 킹글러:응. 너도 그랬냐? 어째 잘안다? (바람결에 날리는 막 자른 머리칼 탓에 눈이 아파 눈을 꾹 감았다.) 이게 언제 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 .... 돈 못받으면 어떻게 할거냐?
아탈란테:난 전 구역을 돌아다니거든. (어깨를 가볍게 으쓱한다.) 1구역은 좀 힘들었지만. 뭐 돈 좀 찔러주고 총질 좀 하면 못할 게 없지.
돈 못 받으면? 널 인질로 끌고 가서 그 개떼 수장이랑 협상이나 해 볼까... (히죽)
로블랑 V. 킹글러:잘도 돈 주겠다, 인마. (히죽 웃는 웃음소리가 들리자 저도 헛웃음을 지었다.) 전 구역을 돌아다닌다라... 그거 꽤 자유롭겠네. 한편으론 외롭긴 하겠지만. 너도 뭐 그런거냐? 방랑자? 뭐라 하지.. 고독을 씹는 인간? (..)
아탈란테:고독을 씹는 인간? 그게 뭐야? 딱히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다니진 않았는데. 그냥 돈 벌려고. (제법 바보임) 하지만 니 말이 멋지니까 앞으로 그렇다고 하겠다. 나는 고독을 씹는 무기상이다!
로블랑 V. 킹글러:벌어서 뭐하려고? (물끄럼 등판 봄..) 그래 고(독을 씹는) 무(기상)야. 멋있네. 혼자서 고독을 씹고.
... ... 혼자가 체질인가 보군.
아탈란테:고... 고무? 이상하게 줄이지 마라!
로블랑 V. 킹글러:고무...
아탈란테:(팔꿈치 뒤로 뻗어서 당신의 팔뚝을 퍽 친다) 벌어서 뭐하긴. 물자 털어서 내 배 채우는 거지. 난 권력 같은 건 딱히 관심없거든. 정규군에 들어가면 떵떵거리며 산다지만 1구역에서 태어나는 것부터가 시작이잖냐. 게다가 난 군대의 딱딱한 규율은 아주 딱 질색이라 말야.
로블랑 V. 킹글러:(꽤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고 깜빡거린다.) 미쳤어? 떨어지면 너 돈도 못받아. (그정도는 아닌데 이런 소리하며)
그게 좋을지도 모르지. 권력 같은것 보다 너 자신을 더 중요히 여긴다는 뜻이잖아? 규율보다도, 마찬가지로. (넋을 놓은 듯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럼 개떼는?
아탈란테:그 정도로 나가떨어지면 니가 군인이냐, 어? 종잇장이지. (볼멘소리를 중얼거리며 스무스하게 운전해나간다) 나보고 개떼에 들어오란 뜻이야, 그거? 거기도 규율이 있는 건 똑같을 거 아냐?
로블랑 V. 킹글러:그런 내가 종잇장이라면? (이난리) 그래도, 일이 잘 풀리면, 이런 규율이나 멋 없는 세상보단 나아지니까. (허황된 이야기, 약조할 수 없는 이야기를 중얼거렸다.)
하나 하나가 필요한 시점이라 그래. 넌 어디든 갈 수 있다니까 해본 소리고. ..영 취향 아니라면 넘겨라.
아탈란테:(뭐 이런 놈이 다 있어? 눈으로 곁눈질함) 처음 봤을 때부터 정신 놓고 있더니, 너도 정상은 아니군. 하긴 이딴 세상에서 정상이라고 부를 만한 인간이 몇이나 되겠냐마는.
개떼 인원이 꽤 부족한가 봐? 흐흐, 내가 사격술 하나는 끝내주게 뛰어나긴 하지. 아까 너도 봤지? 괴물의 머리통을 산탄총 한 방에 뙇~ (제 무용담을 주절주절거린다)
로블랑 V. 킹글러:정상일 때는 총을 쥘 때 밖에 없잖냐. 그리고 이런 세상일 수록 정신을 놓고 살아야, 내 정신에 안잡아먹혀. 정신을 차릴 수록, 또렷해질 수록 미치겠는게 이 세상이잖아. (무용담을 듣다가 느리게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 잘하더라. 무기상이라 좀 다른건지... 아니면 네가 소질이 있는건지.
아탈란테:복잡하네, 복잡해... 정신에 잡아먹히도록 두면 어떡하냐? 정신의 고삐를 딱 잡고 내 맘대로 휘둘러야지.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 쉽게 할 수 있는 발언)
역시 네가 봐도 그렇지?! 후훗. 우하하하하. 역시 나야. 고독을 씹는 무기상 말이지! (당신이 곧이곧대로 칭찬해주자 콧대가 하늘을 찌를 듯 높아져서는 호탕하게 웃어제낀다.)
로블랑 V. 킹글러:너 생각없지. (갑자기 정색)
... ... 그래서 할거냐? 개. 너가 필요하다니까.
아탈란테:이제 알았냐? 머릿속에 너무 많은 걸 넣고 살다간 뇌 찢어진다, 찢어져~ (태평)
안 한다. 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삶이 마음에 들거든. 그리고 말했잖아? 군대 생활에 적응 못 할 거라고. 아마 들어가도 곧 내쫓기기나 할 거다.
끼이이익. 바이크가 제2캠프를 둘러싼 언덕에 멈췄습니다.
자, 언덕 아래로 내려가서 로블랑의 총과 아탈란테에게 줄 돈을 찾읍시다.
아탈란테:휘유, 이제 도착했네. 여기에 돈 있는 거 확실하지?
로블랑 V. 킹글러:(옆눈 뜸) 확실한건 아닌데 ...(일단 가보자며 손짓함) 진짜 없음 인질로 잡을 거니?
그러나 뒤따라 걸어오는 아탈란테의 목소리에 손짓하던 로블랑의 발 아래에 펼쳐진 것은,
시체들과 붉은 피가 모독처럼 고여 있는 모래구덩이입니다.
말 그대로 이건...... 처참하기 그지없는 풍경입니다.
둘러싸인 사구 안에 숨어 있던 제2 캠프는 이제 혈흔이 낭자한 채로 버려져 있는 혁명군들이 묻힐 무덤에 불과합니다.
이건 분명 전투가 벌어진 현장이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습격당하고, 또 일방적으로 학살당한 뒤의 장면입니다.
제2캠프의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로블랑, <이성> 판정 (1/1d3)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54/27/10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1 감소.
아탈란테:뭐야. 왜 대답이... ... (한 박자 늦게 당신을 따라 시선을 내린다. 그제야 참악한 풍경을 발견하곤 말을 잃는다.)
로블랑 V. 킹글러:씨발...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이 먼저 땅에 닿는다. 상체가 땅에 닿기 직전 손바닥이 고운 모래를 잡았다. 뚝뚝 흐르는 것은 그래 윤소령이 흘렸던 것과 비슷한 거 겠지. 믿을 수 없는 무기상 하나, 죽어간 동료 하나, 그리고 수많은 ... ... ...)
이럴, 이럴 때가 아닌데. (무력감, 무력감, 무력감. 엄습해 오는 무력감이 나를 좀먹는다.) 하... (먹은 것도 없는데 헛구역질이 나와 정신이 핑핑돌았다. 몇 번을 모래를 적시려다 실패하고 그대로 고개를 들어 아탈란테를 보았다.)
... ... ... ... 목숨이라도 가져갈래?
아탈란테:... ... (척척하게 젖어든 뺨, 호박빛 눈동자를 응시하다가 시선을 피한다. 법이며 도덕 따위 존재하지도 않는 무뢰배처럼 살아왔다지만, 이 학살의 현장이 얼마나 끔찍하고 잔인한지는 안다.)
정신차려라. (힘없이 주저앉은 당신의 목덜미를 우악스런 손길로 잡아채곤 강제로 일으킨다.) 이럴 때가 아니야. 생존자가 있을 수도 있다고. 네 본부랑 연락이라도 취해야 할 거 아냐?
로블랑 V. 킹글러:(시체마냥 바닥에 붙어있을 것 같던 몸이 그의 손에 끌려 일으켜졌다. 생존자, 생존자라는 단어에 생기를 되 찾은 건 다름 아닌 다리였다. 일으켜 준 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보다는 본능적으로 폐허를 향해 걸어갔다. 생존자가 있을지 모른다.)
(제 2캠프를 둘러봅니다.)
이 지옥의 구덩이에서 볼 수 있는 건 단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살해당한 채로 쌓여 있는 전우들의 [시체더미]와 찢겨진 채로 난장판이 된 [보급품 막사].
로블랑 V. 킹글러:아냐, 살아 있을 수도. 숨이라도 제발 숨이라도..! (시체더미를 확인합니다.)
제2캠프에는 백여 명의 혁명군이 보급을 담당하며 주둔합니다.
로블랑은 혹시나 모를 생존자의 가능성을 간절히 품에 안고 시체더미를 돌아다니며 확인해보았지만,
그들은 모조리 말살당한 채로 피로 엉겨붙은 모래산을 쌓고 있습니다.
<관찰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5/32/13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겹쳐진 팔다리 사이로 보이는 얼굴들은 각각 다르지만 두 가지 공통점만은 분명합니다.
모두 총에 사살되었으며 눈을 감지 못한 채로 죽었다는 사실 말입니다.
이건 스캐빈저들 따위가 해낼 수 있는 살상력이 아닙니다.
로블랑 V. 킹글러:토할 거 같아...제발, 아니야... 제발... (스캐빈저 따위가 아니라면... ..이정도의 살상력은 정규군일텐데. 총에 사살되었으니 더욱.)
... 하, 하하. 가져가면 안돼, 안되는데(보급품 막사를 확인합니다.)
제2캠프에서 취급하는 보급품은 군대를 지탱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루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무기입니다.
하지만 막사 안은 빈 상자들과 나무판자들만이 굴러다닐 뿐, 그 어떠한 무기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로블랑의 무기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행운>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0/30/12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도중에 흘린 것인지 탄환 하나와 굴러다니는 물 한 통을 발견했습니다.
태양은 작열하고 모래바람에서는 피비린내가 나는 이 구덩이에서 로블랑은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 단 하나의 물음만이 중요할 것입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
그리고 답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아탈란테:쉿.
그리고 순간적으로 로블랑의 입을 누군가가 틀어막습니다. 깜짝 놀라 돌아보면 아탈란테입니다.
아탈란테는 로블랑의 입을 틀어막은 채로 갑자기 로블랑을 어디론가 질질 끌고 가려 합니다.
로블랑 V. 킹글러:(몸에 힘을 뺀채로 질질 끌려간다. 저항할 의지 따위 없는 표정. 그게 전부였다.)
로블랑은 저항하지 않고 그가 끌어오는 대로 몸을 맡깁니다.
그리고 그는 곧잘 당신의 몸을 바닥에 납작 밀어붙입니다.
아탈란테:조용히. 위에서 발소리가 들려.
아탈란테가 이전과는 다르게 목소리를 간지러울 정도로 낮춘 채로 속닥입니다.
<듣기>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0/30/12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아탈란테의 말이 맞습니다. 잠시 멈춰 귀를 기울이니 사구 쪽에서 사박이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아탈란테:숨어야 해. 몇 명이나 있을지 몰라.
로블랑 V. 킹글러:...시체 더미 아래에 숨어도 괜찮을지도 몰라. ...꼴은 시체랑 다를 바가 없잖아..?
아탈란테:... 그래. 지금 당장으로선 그곳밖에 없어 보이는군.
아탈란테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며, 곧장 시체더미 속으로 비집고 들어갑니다.
젠장! 아까까지의 피비린내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시체더미 속으로 들어간 로블랑의 위아래를 무겁고, 축축하고, 빳빳하며, 차가운, 죽은 가죽들이 짓누릅니다.
한때 전우였던 이들의 시체에 짓눌린 기분이란 어떠한가요.
로블랑 V. 킹글러:마지막 함께라면 그래도 괜찮아. (토악질이 나오는 시체냄새에도, 그 무게감에도 지금은 현실을 분간할 정신이 없었다. 반쯤 나사가 풀린 채로 발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오셨습니까, 충성."
"뒤처리 다 한 거지? 타깃은?"
"네. 말씀하신 중위를 고문해 봤으나 그곳에 대해 전혀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따라서 캠프 내 인원 전부 사살했습니다."
발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두 사람의 대화가 들립니다.
전혀 감정이 느껴지지 않은, 아니, 오히려 응당 해야 할 임무를 완수했을 때 느껴지는 결연한 뿌듯함마저 느껴지는 목소리입니다.
그중에서도 똑똑히 들리는 말은 '중위를 고문했다'는 말입니다.
제2캠프의 중위는 군내에서 얼마 남지 않은 중년의 베테랑으로 이전 전투에서 중대한 부상을 입고 최전방에서 물러나 보급을 담당했습니다.
말이 많지는 않지만 진중하고 또 따뜻한 사람이었지요.
<관찰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5/32/13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늘어진 팔다리들이 로블랑의 시야를 가리는 바람에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이 누구인지 보기가 어렵습니다.
몸 위로 짓누르는 시체의 무게가 점점 더 버겁습니다.
아침부터 무기도 없는 채로 이 황야에서 임무를 시작해야 했고, 자신을 엄호한다던 어린 신입은 괴생에게 팔다리가 찢겨 죽어 버렸으며, 동료들은 적에게 처참하게 살해된 채 조금의 존엄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1구역에서 방출된 이의 인생이란, 정규군에 대항하는 혁명군의 인생이란 이토록 씁쓸하고 비참한 것일까요.
대위: 수고했어. 철수해.
병사: 아, 그런데 중위님, 이상한 걸 발견했지 말입니다.
대위: 뭐?
병사: 저쪽 언덕에 웬 바이크 한 대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조사해 보니 가방에 무기와 약 등이 있는 걸로 봐서 주인이 무기상인 것 같습니다만.
대위: 주인은 살아 있어?
병사: 보이지 않는 걸로 봐서 죽은 것 같습니다.
대위: 복귀하면서 그것도 회수해.
병사: 라져.
젠장! 보나마나 아탈란테의 바이크와 물건들입니다.
아탈란테:씨발새끼들이...
로블랑 V. 킹글러:...가지고 내려온 건 없어..?
로블랑의 귓가에 이를 빠득 갈아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탈란테:좆같지만 산탄총 하나 빼곤 없다.
다시 두 발소리가 사박사박 멀어집니다.
발소리가 사라진 뒤에도 한참을 시체더미 속에 있던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런 기척이 들리지 않고서야 핏구덩이를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탈란테:씨발... (욕지거리를 연신 중얼거리며 바닥을 걷어찬다.) 개떼한테 잘못 걸렸다가 바이크랑 무기까지 다 뺏겼네. 내 밥줄!
로블랑 V. 킹글러:그러게 죽게 냅두지 그랬냐. 그럼 이 꼴도 안보고 좋았을텐데 (멍청히 아탈란테를 보다 피식 웃음을 흘렸다. 비웃는 것 보다 자조적으로 나오는 웃음과도 같았다.) 죽이고 싶다면 죽여. 네가 구해준 이래로, 보답을 못했으니 내 목숨은 네 손에 달렸다.
아탈란테:됐거든?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라. (이미 재수 다 털렸지만. 뱉듯 중얼거린다.)
(당신을 위아래로 한 차례 길게 훑어본다. 그리곤 몸을 모로 홱 돌린다.) 죽이긴 뭘 죽여. 인생 살고 싶지도 않아 보이는 놈 죽인다고 얻을 게 뭐가 있겠냐? 돈도 없는 게...
진상 잘못 만난 셈 칠 테니까, 각자 갈 길 가자고.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이거야.
로블랑 V. 킹글러:...그래. 고맙다. (희게 웃음짓다가 아, 하는 소릴 내고) ...피차 서로 좆되기 일보 직전인데 말 못할게 없지. 나 만날 사람은 있어. 그 사람한테 돈 받는 건 어때?
아탈란테:만날 사람? (돈이란 말에 솔깃해서 다시 당신을 응시한다.) 누군데?
로블랑 V. 킹글러:그건 알 바 없고... 여기처럼 다시 캠프로 돌아가야해. 내가 출발했던 캠프는 아직 안전하니까 ...괜찮을거야. (안전했으면 좋겠다, 같은 바람 보다 확언을 했다.)
아탈란테:... 나 참. 너, 그거 나름대로 주요 요충지 아니냐? 나 같은 무기상한테 알려줘도 괜찮은 거야?
로블랑, 다시 제1캠프로 복귀할 생각인가요? 당신에게 내려진 명령을 거부하고요?
로블랑 V. 킹글러:(말이라도 쉽게 죽는다고 하지 마라. 악착같이 살아남아야지 , 따위의 소령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 가야한다. 뭐가 되든 간에,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야한다. 또한 이곳의 일을 전해야 대비를 할 수있으니까.)
지금 갈 건 아냐. 일단, 해야할 걸 하고. ...오래걸릴 거 같은데, 됐음 말아라.
네 말대로 함께 해서 더러웠고 만나지 말던가.
아탈란테:여기서 헤어지면 우린 끝이야. (손으로 일자를 죽 그어보인다.) 그리고 난 지금 내 밥줄 챙기는 게 더 급해서. 산탄총 하나는 챙겼으니 내가 한탕 잡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서 탈취하던지 해야겠군.
픽 쓰러져 죽어버릴 것 같더라니 그래도 힘이 좀 되살아났네. (당신의 한쪽 어깨를 힘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손길로 팍 친다.)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땐 돈 많-이 들고 와라, 벨로페. 알겠냐?
로블랑 V. 킹글러:(앞으로 고꾸라질 뻔했다 힘을 주어 일어났다. 미쳤나 이 자식? 눈을 부라리며 바라보다 바람 빠진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래, 인마. 다음엔 돈이 많은 사람 좀 살려. 없는 사람 등처먹다가 또 사기당한다.
아탈란테:살살 때렸는데 이 오버액션 뭐냐? 너... 역시 종잇장이었군. (눈 커져서 봄) 하. 그래, 네 덕분에 잘 배워간다. 사기를 치는 입장이었지 당해본 건 처음인데 새로운 경험이었어.
로블랑 V. 킹글러:(치려고 한건 아니지만...눈을 가늘게 뜨고 보다 손을 휘젓고는 더 남서쪽으로 향한다. 지도를 챙겨서 다행이다.)
아탈란테는 툴툴대며 머리를 헝클이고는 이내 자신의 산탄총과 함께 저 사막 너머로 사라집니다.
뭐 어쨌든 저 거친 무기상일랑 잊고 다시 길을 나섭시다.
맘 같아서는 당장 제1캠프로 복귀하고 싶겠지만, 로블랑에게는 아직 미완의 명령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명령은 그 어떤 일에도 선행합니다. 심지어 로블랑의 목숨보다도요.
...
앞으로 접선지까지 남은 시간은 약 세 시간 정도.
현재 시간은 오전 10:44.
괴생과 정규군 때문에 예상보다 늦어졌습니다. 걸음을 재촉합시다, 로블랑.
로블랑 V. 킹글러:(시계를 초조하게 바라보고 힘을 주어 걷는다. 푹푹 빠지는 모래도 괜찮으니까.)
그렇게 로블랑은 다시금 걷기 시작했습니다.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 달렸던 병사처럼 그렇게 묵묵히 나아갔습니다.
물론 로블랑은 밀봉된 봉투와 수많은 비보만을 들고 있을 뿐입니다.
태양빛은 작열하고 몸은 지쳐 가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 기묘한 여정은 다시 조금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까아아아악.
로블랑이 사막지대를 넘어 다시 평야에 들어서 거대 까마귀 괴생을 마주쳤을 때였습니다.
한눈에 봐도 괴생인 그 까마귀가 눈을 빛내며 로블랑의 눈을 쪼아버릴 듯 달려들었었죠.
그리고 그때 로블랑은 어떻게 했었더라?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35/17/7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슬쩍 회피한다. 지체할 시간이 없어.)
그러나 괴생은 당신의 둔한 움직임을 알아차립니다.
괴생이 날카로운 부리를 달각거리며 당신에게 날아들었습니다.
몇 번이고 찔리고, 몸을 뒤틀어 피하고, 모래구덩이에 나뒹굴고...
당신은 얼마 남지 않은 총알을 계산하며 까마귀에게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을 쳤습니다.
그러던 그때,
탕!
묘하게 익숙한 격발음이 들려왔고, 끔찍한 비명을 뱉으며 쓰러진 괴생 너머에는 데자뷰처럼 무기상이 서 있었습니다.
아탈란테:총 살 테ㄴ... ...
뭐야. 또 네놈이냐?
로블랑 V. 킹글러:돈 많은 사람 살리라 했는데 또 사기당할라고.. (지친 낯으로 눈을 가물거리며 보다 구르느라 입에 머금은 모래를 뱉으며 헛기침을 했다.)
아탈란테:너인 줄 알았으면 콱 뒤지라고 놔둘 걸 그랬네. (귀찮은 티를 팍팍 내며 몸을 돌린다.)
그러게 누가 내 눈에 띄랬나. 어이가 없어... 괜한 총알만 낭비했군.
산탄총을 어깨에 기댄 채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였던 무기상은 무어라 궁시렁거리며 미련 없이 몸을 돌려 떠납니다.
대체 뭐 이런 우연이 있담.
그렇게 잠깐의 평원을 지나서 371.524를 향해 또 다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머릿속에는 초점을 잃은 권터의 파란 눈과 수많은 시체에서 내린 붉은 피들로 물든 모래알, 고문으로 너덜너덜해진 중위의 손가락이 스쳐갔지만 로블랑은 그래도 걸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한 걸음만 더.
로블랑의 의지는 이윽고 약한 방사능이 흐르는 비안전 지대에까지 이어졌습니다.
로블랑이 방독면을 쓰고 나아가는 동안 모래는 더욱 깊어져 어느덧 로블랑의 무릎 위까지 왔습니다.
매 걸음마다 고역입니다.
그러던 중 로블랑의 발에 무언가 턱 걸리는 느낌이 들 때였습니다.
<민첩>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순간 휘청이며 중심을 잃을 위기였지요.
그때, 어떤 묵직한 손길이 로블랑을 단단히 붙잡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돌아보자 역시나 방독면을 쓴 어떤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괜찮냐는 수신호를 보내는 그는 검지로 로블랑의 발 아래를 가리켰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방독면도 없이 하얗게 질린 낯빛의 시체가 모래들 사이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이내 금방 다시 깊은 모래 속으로 사라져 버리네요.
로블랑 V. 킹글러:(눈을 내리 떠 발 아래를 보다 한숨을 내쉰다. 수신호로 괜찮다고 사인하고는 갈 길을 바라보았다. 가야지, 가야한다.)
로블랑을 구해 준 이는 비안전 지대가 끝나는 지점까지 로블랑과 동행했고, 안전 지대에 들어서자마자 방독면을 벗은 두 사람은.......
아탈란테:너 내 스토커냐?
익숙한 서로의 얼굴을 보고 또 경악하고야 말았습니다.
대체 이 무기팔이는 뭐길래 자꾸 로블랑과 마주치는 걸까요?
돈을 주기 전까지는 떨어지지 않는 악귀 같은 것일까요?
로블랑 V. 킹글러:야.... 너 돈 줄 때까지 쫓아오는 귀신, 뭐 그런거냐?
아탈란테:씨발... 돈이나 갖고서 그런 말을 해라.
아탈란테는 이제 질린다는 얼굴로 더 이상 말도 하지 않고 등을 돌려 떠나 버립니다.
구세계에서는 그런 말이 있었다지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로블랑 V. 킹글러:지랄이야...
이 상황을 인연 정도라고 할 수 있을까요?
황당한 만남을 겪은 뒤 사막 넘고 방사능 건너 마침내 접선지 부근에 도착합니다.
시계를 보니 오후 1:58. 다행히 시간은 맞춰서 도착했군요.
좌표 지점으로 예상되는 곳에는 낡은 석조 건물이 있습니다.
원래 구세계에서는 3층 정도 높이의 집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지금은 위층은 거의 반파된 상태군요.
들어갈까요?
로블랑 V. 킹글러:후..... (한발자국 한발자국에 많은 책임을 느껴 더욱 무겁게만 느껴진다. 한숨을 내뱉고 들어갑니다. )
로블랑이 건물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건물 옆에 무언가가 서 있습니다.
잠시 그쪽에 시선을 두면 그건 다름 아닌...... 익숙한 바이크입니다.
그래요. 바로 아탈란테의 바이크예요!
이건 분명히 아까 정규군이 탈취했을 텐데? 이 근처에 정규군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혹시 접선지를 알고 벌써 정보원을 죽였다면 어떡하죠?
로블랑 V. 킹글러:하..조졌네.... (기척을 숨기고 발소리를 죽이며 들어가봅니다..)
건물로 진입합니다. 건물 안쪽에서 별다른 소리도 낌새도 없습니다.
자, 로블랑, 셋을 세면 들어갑시다. 3, 2, 1......
달칵.
문을 열고 들어간 로블랑을 반기는 것은 장전 소리와 함께 겨누어지는 총구,
아탈란테:거기 그대로 서.
그리고 매서운 표정의 아탈란테입니다.
그러나 로블랑의 얼굴을 확인한 아탈란테의 표정이 일순 어리버리하게 풀리더니... 총구를 내리고 고개를 갸우뚱 기울입니다.
아탈란테:... 뭐야.
니가 설마... 개구리냐?
로블랑 V. 킹글러:...뭐냐? (머리 한대 얻어맞은 표정을 짓고는) 니가 발가락이냐? (눈 가늘게 뜸)
아탈란테:그렇게 됐다. (어이없어하며 총의 장전을 해제한다.)
개구리-발가락. 쪽지에 적혀 있던 암구호입니다.
세상에, 로블랑, 그렇게 하루 종일 찾아다니던 정보원을 드디어 만났습니다.
아니지, 만난 건 사실 한참 전입니다만......
아탈란테:이 개고생을 했는데 개떼에서 보낸 사람이 너였다고? 나 참. 우연이 있어도 이런 우연이 있나. (저들의 처지가 좀 우스운지 실실 웃음이 새다가도, 인상을 찡그린다.)
명백한 자조의 웃음이고 그 심정은 아마 로블랑도 동일할 겁니다!
잠시만. 그러면 밖에 세워진 그 바이크는 뭐죠?
로블랑 V. 킹글러:(멍청한 표정으로 보다 손을 들어 밖을 가리킨다.) 너 바이크 걔네가 훔쳐갔잖아. 저건 왜 여기있어...?
아탈란테:여기로 똥빠지게 걸어오고 있는데, 아까 본 정규군 놈들이 쉬고 있는 게 아니겠냐. 바-로 총으로 대가리를 날려주고 되찾아왔지. 으하하. 감히 내 물건을 탈취해가곤 멀쩡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나. (자부심이 가득 낀 낯으로 입꼬리 씩 올린다.)
로블랑 V. 킹글러:야.... 너 총알 몇발 안남았겠다..... (대단하다는 눈빛 아래 목숨이 여러개냐, 미쳤냐, 등등의 시선이 깔렸지만서도) ... ... 아, 줄 거 있지. (간직한 봉투를 건네어준다.)
아탈란테:원샷원킬 냈지. 무기상을 우습게 보지 마라.
(그러면서 봉투를 받아든다.) 그래, 그래. 해야 할 일부터 해야지.
로블랑이 봉투를 건네자 아탈란테는 이를 펼쳐서 확인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엽니다.
아탈란테:524, 983.
로블랑 V. 킹글러:확실해? (외우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하... 열받네 진작 물어봤으면 되는 걸.. 우리 둘다 개고생한거잖아? (지금 상황이 조금은 웃겨서 비죽 웃음..)
...이후에 어디로 갈거냐?
아탈란테:하. 네가 발가락일 줄 그 누가 알았겠냐. 애초에 기밀 중의 기밀이잖냐. (그래도 익숙해졌다고 표정이 그새 풀려선 벽에 대충 기대선다.)
글쎄다. 또 '정보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해야지. 누구에게 어떻게 이런 정보를 얻었는지는 당연히 비밀이란 걸 알겠지?
로블랑 V. 킹글러:알아. 말하다가 너한테 목따이고 싶진 않고. (정규군의 신세를 생각해보고 피식 웃는다. 잔뜩 죽어있는 얼굴에 생기가 돌아간다.) ... ..살려줘서 고맙네. 안그러면 너도 날 못만났을 거잖아.
아탈란테:네 말대로군. (동의하듯 고개를 주억인다.) 내 참. 어쩐지 나답지 않게 자비를 베풀어주고 싶더라니. 다~ 미래를 내다본 나의 직감이 솜씨를 발휘한 거였어. (자뻑)
앞으로도 볼 일이 있을지 모르니 목 간수 잘 해라. (목덜미 툭툭 친다)
로블랑 V. 킹글러:(눈 가늘게 떠요) 너 ... 아니다. 그래 생명의 은인의 이런 소리를 못들어줄 일은 없지. (중얼중얼...) ...다음에 또 보자고.
아탈란테:말 잘 듣는 개새끼구만. (히죽 웃으며 총을 어깨에 걸쳐맨다.) 잘 지내라.
524. 983. 당신은 그 좌표를 몇 번에 걸쳐 중얼거렸습니다.
축하합니다, 로블랑. 임무를 완료했습니다.
END. 개구리 발가락
아탈란테 생존, 로블랑 생존
.
.
.
[Epilogue] 318. 200 시체
제1캠프로 복귀하는 길은 몹시 쉬웠습니다.
언제 그 고생을 하며 왔냐는 듯, 괴생도 정규군도 내리쬐는 뙤약볕도 없었습니다.
폐건물 앞에서 헤어진 아탈란테도 더 이상 마주치지 않았고요.
아쉬운 기분이 들진 않았나요?
로블랑 V. 킹글러:... 뭐 또 죽으려 할 때 등장하는 거아냐? (반쯤 농담)
또다시 죽을 위기가 찾아오면 그를 만날 수 있게 될까요.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제1캠프 근처 평야에까지 도달했을 때, 로블랑 앞에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땅 위에 널브러진 시체가 한 구 보입니다.
파리가 윙윙거리는 것을 보아 죽은지는 좀 된 것 같은데, 이곳은 안전 지대임에도 불구하고 방독면을 쓰고 죽어 있습니다.
특이하네요. 게다가 옷을 보아 하니 군인이 아닙니다.
3구역은 민간인은 거의 들어오지 않는 곳입니다. 목숨을 무릅쓴 무기상이나 스캐빈저가 아닌 이상 말이죠.
게다가 근처에 휘말릴 만한 대규모 전투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데 이상하리만치 시체가 들판 한가운데에 덜렁 있습니다.
대체 누구일까요?
로블랑 V. 킹글러:...? (얼굴을 확인해봅니다.)
방독면을 벗겨보나요?
로블랑 V. 킹글러:(벗겨봅니다.)
로블랑이 방독면을 벗기자 그곳에는 역시나 눈을 감지 못한 채 빳빳하게 굳어 죽어 있는 남자가 있습니다.
아는 얼굴은 아닙니다만.......
<관찰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65/32/13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심장 쪽에 총상을 입고 죽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때, 로블랑의 눈에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굳게 다물린 입술 사이로 무언가가 삐져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입을 벌려 꺼내어 봐야 할 것 같네요.
꺼내본다면 <근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70/35/14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젠장! 사후경직으로 딱딱하게 굳어서 도무지 입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시도해볼까요?
로블랑 V. 킹글러:
기준치: | 70/35/14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쉽지않네...
어떻게 해볼까요?
로블랑 V. 킹글러:(갖고있는 탄환의 딱딱한 부분으로 입가를 쌔려봅니다...)
좋습니다. 로블랑은 탄환의 딱딱하고 날카로운 부분으로 입가를 도륙냈습니다...
굳게 다물린 시체에서 나온 것은 다름 아닌 반쯤 부식되어 찢기고 없는 [종잇조각]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어이구야... (종잇조각 살펴봅니다.)
간신히 남은 종잇조각에 적혀 있는 것은 익숙한 필체의......
...
빌어먹을.
이 시체가 바로 로블랑이 만났어야 했던 정보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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