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pg 로그 백업

[220708~220812] 비올라&루이스 - 붉은 등불이 타오르는 밤

플레이타임 : 약 12시간

 

 
축제를 즐길 땐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렴.
 
길 잃은 아이는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요괴가 홀려서 데려간단다.
 
붉은 등불이 타오르는 밤
 
.
 
W. 지로
 
KPC 아라 / PC 류예성
 
축제의 밤, 1일차
 
예성은 소란스러운 사람들과 눈이 아플 정도로 붉은 등불들을 피하여 걸어갑니다.
 
조금 쉬어야겠어요.
 
이제는 기억도 흐릿한 충고가 떠오르지만 옛날 옛적 이야기에 겁을 먹을 나이는 지났는걸요.
 
게다가 예성이 누구죠? 마을을 보호 중인 얼마 되지 않는 영매사입니다.
 
아직 수련은 더 필요하지만요.
 
이런. 걷다 보니 너무 멀리까지 온 것 같습니다. 여긴 어디죠?
 
류예성:(주변을 한 번 슥 둘러본다. ... 길을 잃은 건가, 나?)
 
예성이 낯선 풍경에 두리번거리자 흐린 안개 너머로 누군가가 걸어옵니다.
 
혹 요괴는 아닐까요. 긴장하는 찰나, 시야를 바로 잡자 보이는 모습은-
 
날카로운 손톱이나 커다란 이빨을 가진 이가 아닙니다.
 
길게 흩날리는 연보랏빛 머리칼, 녹음의 숨결을 담아온 듯한 초록빛 눈을 지닌,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이입니다.
 
예성은 도저히 인간이라 부를 수 없는 그것의 기운을 느끼자마자 알아차립니다.
 
그가 어른들이 말하던 최악의 요괴라는 것을요.
 
아라:(당신을 발견하고는 고개를 작게 갸우뚱거린다. 그러더니 조심스런 투로 묻는다.) 평범한 사람이 올 만한 곳은 아닌데... ... 길을 잃었니? (여리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그런데 어째서일까요. 저 물음이 악의 없이 다정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짧은 사이에 홀리기라도 한 걸까요?
 
류예성:(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모를 수가 없는 위험에 대한 직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눈 앞의 이의 아름다움에 잠시 할 말을 잃고 정지하기를 몇 초, 퍼뜩 정신을 차리고 표정을 딱딱하게 굳힌다.) 확실히 평범한 사람이 올 만한 곳은 아니죠, 영매사인 저나, ... 그 쪽이나. 둘 다 평범한 인간은 아니니까요. (오래 상대하면 좋지 못하다는 판단에 말을 짧게 끊으며) 어디로 가야 돌아갈 수 있는지 아십니까?
 
아라:(딱딱하게 굳어지는 표정을 발견하곤 조금 시무룩한 기색이 된다.) ... 응, 알고 있어. 혼자 돌아가기엔 힘들 테니 내가 돌아가는 길을 안내해 줄게. 역시 너는 영매사였구나.
 
류예성:(뭐지? 좋게 대해봐야 득이 없을 상대인데 표정에... 마음이 약해진다. 정신 차려라, 겉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멍청한 짓이란 걸 알고 있지 않냐! 스스로를 꾸짖어 마음을 다잡고 고개만 가볍게 끄덕인다.) 감사합니다. 음, ... 돌아가는 길을 안다면 제가 어쩌다 여기로 들어오게 된 건지도 아십니까?
 
아라: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고개를 살짝 내젓는다. 그리곤 당신의 눈치를 살피다가) 넌 나를 경계하려는 것처럼 보이네. 마을에 도는 소문 때문에 그런 거야?
 
류예성:잘 아시는 듯하니 굳이 둘러대진 않겠습니다. 소문도 소문이고, 직접 보니 소문이 괜히 난 게 아니라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할 말은 다 했다는 듯 상대에게서 관심을 끊고, 골몰하는 표정으로 작게 혼자 중얼거린다.) ... 어떻게 들어오게 된 건지를 모르면, 차후 사고 예방을 할 수가 없는데. 실험을 해 보기엔 위험하고... 주변 경계를 더 강화해야 하나, 골치 아프게 됐군...
 
아라:아냐. 난 그 소문처럼 흉악한 요괴가 아냐. (억울하다는 듯 눈썹이 축 처진다.) 영매사라면 내 기운이 나쁜 기운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 않아? 내가 만약 정말로 악한 요괴였다면 너에게 말을 걸기 전에 바로 공격부터 했을거야.
 
류예성:...... 글쎄요, 그 말도 일리는 있지만 모든 요괴가 일차원적으로 공격부터 하는 건 아니죠. 저 같은 개인 하나가 아니라 마을 전체가 목표인 경우라면요.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상태니 당신이 악한 요괴라고 단정하는 건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는 발언이겠지만, 선한 요괴라고 믿어주긴 힘듭니다. (... 뭘 자꾸 나불거리는 거야? 또 스스로를 혼내고 입을 다물기 위해 노력한다.)
 
아라:하지만... 정말인데. (마땅히 반박할 만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지 처진 눈꼬리로 시선을 떨군다.) 난 누군가를 해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마을 전체를 목표로 하다니, 그런 큰일은 더더욱. 그래서 말인데...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길을 안내해주는 대가로 축제를 구경시켜주면 안 될까? 마을의 축제 기간이라는 말을 들었어. 절대 해를 끼치지 않을게. 응?
 
류예성:예? (황당함에 저도 모르게 외마디 감탄사가 튀어 나왔다. 아니, 정신을... 정신을 차려라 류 예 성. 단호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젓는다.) 제가 당신의 뭘 믿고 마을로 들입니까. 길 안내에 대한 보답치고는 위험 부담 가능성이 너무 큰 일 아닙니까? 다른 요구는 몰라도,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허락할 수 없습니다.
 
아라:정말 축제만 보고 돌아갈게, 응? 마을 사람들을 해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만약 내가 그런 기색을 보인다면, 네가 영매사니까 내 옆에 있다가 바로 나를 퇴치해주면 되잖아? (그에게서는 딱히 반항할 기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영매사인 당신의 눈에도 전혀 악의나 음심이 읽히지 않는, 요괴치곤 드물게 깨끗한 기운이다.)
계, 계속 거절하면... 나도 너를 안내해줄 수 없고... (나름대로 협박(?)을 해보지만 그런 쪽엔 소질이 없는지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류예성:(하...... 골치아프게 됐다. 길이야... 안내를 받지 못한다면 혼자서라도 찾으면 되기야 하겠지만 길고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주변에서 느껴지는 드물게 맑은 기운이 편하게 갈 수 있는 길로 가자며 손 흔드는 기분이다. 이걸... 믿어도 돼?)
(한참을 고민하다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3을 내밀어 보인다.) 딱 30분, 이 이상은 안 됩니다. 제 옆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안 되고요. 조금이라도 위험한 낌새가 느껴질 시에는 즉시 퇴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라:(허락이 떨어지자 얼굴이 한결 밝아진다. 축제를 돌아보기에 30분이라는 시간 제한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겨우 허락을 받은 판에 괜한 불만을 덧붙였다간 다 수포로 돌아갈 것이 뻔했다.) 으응! 고마워. 꼭 너랑 같이 움직일게. 나쁜 짓도 안 하고.
그러면 최대한 힘과 기척을 숨길 테니, 나를 따라와.
 
아라는 예성보다 한 발자국 앞서 걸어갑니다.
 
한동안 아라를 따라가고 있자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의 목소리가 두런두런 들려오고 어렴풋 붉은 빛이 흔들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류예성:(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긴장하기 시작한다. 들키면 혼나는 일만으로는 안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장이 평소의 배로 뛰는 기분이다. ... 그래, 선한 기운을 믿어보기로 하자.) 마을에서부터는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아, 만약 사람들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멀리서 온 제 친척이라고 둘러대세요. ... 그러고보니 아직 통성명도 하지 않았군요. 제 이름은 류예성입니다. 편하신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아라:(점점 더 가까워져오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와 불그스름한 빛무리. 요괴이니 퍽 오래 살아왔을 텐데도 그 광경에 벌써부터 심장이 뛰어오는 듯했다. 설레임이 옅게 섞인 표정으로 걸어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 너무 긴장하진 않아도 돼. (이렇게 말해보아도 그다지 소용이 있을 것 같진 않았지만...) 나는 아라야. 그럼... 예성이라고 부를게. 친척 사이에 성까지 붙여서 부르는 건 조금 어색할 것 같으니까...?
 
류예성:그러세요. 그럼 전... (아라? 누나? 무슨 호칭을 써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아리송해하다가) 누나라고 부를게요. 친척 누나에게 이름까지 붙여서 부르는 건 조금 어색할 것 같으니까요. (생경한 호칭에 익숙하지 않다는 듯 얼굴을 약간 찡그린다.) 실제로 저보다 나이가 많으실 테고.
 
아라:으응, 그래... (이쪽도 누나란 호칭이 영 어색한 듯 애매모호하게 대답하며 눈을 굴린다.) 아마도 그렇겠지? 사실, 기억에 군데군데 빈 구멍이 있어서 내가 언제쯤 태어났는지 잘 모르겠어.
 
류예성:기억에 구멍이요? 요괴에게 홀려 기억을 잃은 사람은 봤어도, 기억을 잃은 요괴는 또 처음이네요... (물론, 초보 영매사인 탓도 있겠지만 그런 건 굳이 말 할 생각이 없다. 뭐 하려고 약점을 나서서 알려줘.) 그럼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확실한 기억엔 뭐가 있나요?
 
아라:음... (말을 고르는 듯 뜸을 들이며 고민한다.) 인간 세상엔 오랜만에 와본다는 것? 적어도 악의를 갖고 사람들을 해쳐본 적은 없다는 것도. 그래서 요새 인간들은 어떤 식으로 축제를 여는지 궁금해. 넌 이곳에 사는 사람이니까 매년 축제마다 참가했겠네?
 
류예성:그렇게 말해도 기억에 구멍이 나 있다는 점에서 완벽히 신뢰할만한 발언은 아니네요, 그거. (그래도 약속한 시간만큼은 용납해주겠다는 듯 무심히 다음 문장을 꺼낸다.) 네, 매년 참가하기야 했지만 저도 축제를 제대로 즐겨본 적은 별로 없어요. 오늘처럼 주변 순찰을 목적으로 돌아다니기도 했고, 축제 음식만 조금 먹다가 집으로 돌아가 수행을 계속하기도 했고요. 해마다 구성은 비슷비슷하니까, 뭐... (별 감흥이 없다는 투.) 게다가 축제를 마냥 즐길 어린아이는 아니니까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덧 축제장에 도착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몰려 자칫하면 옆 사람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예성의 옆에 있는 아라는 사람이 아니지만요.
 
이리 저리 붉은 빛이 흔들리고 평소라면 입지 않을 나풀거리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제각기 웃으며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소란스럽지만,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이군요.
 
더없이 익숙한 광경이기도 합니다.
 
인파 속에선 이 모든 건 수호신님의 덕분이란 이야기가 간간이 들립니다.
 
아라:그래? 이렇게나 시끌벅적하고 화려한 광경인데도 굉장히 익숙해 보이는구나. (길가에 펼쳐진 점포들이나 섬세한 무늬가 수놓아진 옷차림들은 전부 생소한 광경이다. 하나하나 둘러보느라 어느덧 당신보다 뒤처진 채다.) 이런 식으로 축제가 열리는구나... 다들 무척 활기차 보여.
 
:축제장엔 [금붕어|물풍선 낚기] [다트 던지기] [운세 뽑기] [솜사탕 만들기] [오리배 타기] [바이킹] 을 비롯하여 간단한 먹거리를 살 수 있는 [먹거리 상가]도 보입니다.
 
류예성:(주변을 슥 둘러보며) 뭐부터 하실래요? 가볍게 운세뽑기부터?
 
아라:운세 뽑기? 그건 어떻게 하는 거야? (흥미가 있는 듯 고개 끄덕인다)
 
통 안에 든 종이 중 하나를 선택하여 오늘의 운세를 뽑을 수 있다고 하네요.
 
류예성:(뽑기를 하는 쪽으로 걸어가며) 말 그대로 종이를 뽑아서 운세를 점쳐보는 거에요. 저처럼 그냥 이렇게... (통에서 종이를 하나 뽑는다.)
 
<행운> 판정
 
류예성:
기준치: 70/35/14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 결과가 좋진 않네요. (종이를 팔랑팔랑 흔들며)
 
[부디 조심하도록 하세요. 당신에게 악재가 깔려 있습니다.]
 
종이엔 그리 적혀 있습니다.
 
아라:왜, 뭐라고 나왔는데? 무조건 좋은 결과만 나오는 것도 아니구나...
 
류예성:모든 사람의 운이 마냥 좋을 순 없는 법이죠. 읽어보실래요? (종이를 건네주며)
 
아라:부디 조심하도록 하세요... 악재가... ... 설마 이 악재가 나는 아니겠지...? (좀 불안한 듯)
(조심조심 손 뻗어서 종이를 뽑아본다)
기준치: 50/25/10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펼쳐보더니 눈꼬리가 또 축 처진다) 나도 비슷한 내용이야. 악운이 도사리고 있으니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마음가짐을 정결하게 하래.
 
류예성:(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게 당연하듯이, 나의 오늘 하루 운세가 나쁘다면 반대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행운이 가득한 하루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이런 것에 잘 연연하지 않는다. 그런데... 축제를 즐기고 싶다며 온 사람, 아니... 요괴가 운세 하나에 축제 시작부터 시무룩해 있는 것을 보는 건 좀... 별로인 것 같다. 당신이 뽑은 종이를 힐끗 보더니 통에서 종이 하나를 더 뽑는다.)
기준치: 70/35/14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다시 뽑아본 종이에는...
 
[대길! 맑은 기운이 당신을 수호하니, 재물복도 인복도 충만한 하루입니다.]
 
아주 좋은 운세가 쓰여 있네요!
 
류예성:(종이를 건네주며) 그렇대요. 좋은 쪽으로 해석하기로 하죠. 축제잖아요?
 
아라:(다소 처져 있다가, 당신이 건네준 종이를 보더니 눈이 동그래진다. 종이와 예성을 번갈아보며) 다시 좋은 운세가 나왔네...! 오늘은 이 내용처럼 쭉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사소한 내용인데도 그새 기분이 좋아진 듯하다)
 
류예성:(왔다갔다 하는 당신의 표정 변화가 퍽 웃기다는 듯 슬쩍 웃고는 몸을 돌린다.) 다음은 금붕어 낚기 어떠세요? 지금은 사람도 별로 없네요.
 
아라:금붕어도 낚아볼 수 있어? 축제엔 신기한 것들이 많구나. (운세 종이를 손에 소중하게 쥔 채 일어난다.) 응, 가보자.
 
두 사람은 작은 뜰채로 금붕어나 물풍선을 낚을 수 있는 코너에 도착합니다.
 
마침 여기엔 사람이 비교적 적어 쾌적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금붕어를 낚기 위해서는 <민첩>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류예성:뜰채로 이렇게, (낚는 시늉을 하며) 건져 올리는 거에요. 채가 약하니 민첩하게 잘 해야할 거에요. 이렇게...!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휴... 성공해서 다행이군)
 
예성은 커다랗고 예쁜 붉은색을 지닌 금붕어를 낚아채는 데 성공합니다!
 
아주 빠르고 날렵한 손짓이었어요. 마치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 같았습니다.
 
아라:우와...! 예쁜 금붕어를 낚았네. (절로 감탄하며 박수를 짝짝짝 친다.) 나도 할 수 있을까... (채를 들곤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킨다. 이내 뜰채를 넣고 요리조리 흔들어본다)
민첩
기준치: 45/22/9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슈슉. 슉. 느려.
 
금붕어는 아라의 허접한 뜰채 따위에 걸리지 않고 잘도 도망칩니다.
 
아라:... 안 잡혀 주는구나... (허망하게 빈 뜰채만 건져올린다)
 
류예성:금붕어는 빠르고, 채는 약해서 잘 안 잡히는 게 보통이에요. 게다가 처음 해 보는 거잖아요? 제가 어쩌다 운이 좋았던 거죠. 다시 해 보실래요?
 
아라:... 그럴까? (고심하다가) 아냐. 이번엔 금붕어 말고 이 물풍선이란 걸 낚아볼게. 이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그리곤 다시 한 번 뜰채를 쇼쇽 움직여본다.)
기준치: 50/25/10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뚝!
 
왠지 청량한(?) 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뜰채가 망가져 버립니다.
 
류예성:(아이고...)
 
아라는 허망하게 손잡이가 부러진 뜰채를 들고 있습니다.
 
아라:내가 너무 느린가 봐... (실망)
이건 어쩌지? 변상해야 하는 거 아냐? 나, 인간의 돈은 없는데... (눈치)
 
류예성:괜찮아요, 참가 비용에 뜰채값도 포함돼있으니까. (아까 잡은 금붕어를 건네주며) 초보자치곤 잘 한거니까 너무 낙담하진 마세요. 다른 즐길 거리도 많은데 이거 하나에 속상해하면 시간 아깝잖아요.
 
예성은 주인이 금붕어를 잘 담아준 비닐봉지를 건네줍니다.
 
아라:그래...? 그런 거라면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일어나려던 때, 봉지가 내밀어지자 놀란 눈으로) 이거 나 줘도 돼? 아까 운세 쪽지도 나 줬잖아.
 
류예성:축제를 즐기러 온 건 제가 아니라 누나잖아요. (어깨를 으쓱하며) 전 이미 기르고 있는 녀석이 있어서 물고기까지 책임지긴 힘들기도 하고요.
 
아라:기르고 있는 녀석...? (망설이다가도 곧 소중하게 받아든다.) 고마워. 귀엽다, 금붕어...
 
류예성:새를 한 마리 데리고 있어요. 이름은 루. 귀여운 녀석이에요. 지금은 집에 있어서 보여드릴 순 없지만...
 
아라:새를 키우는구나. 하얀 새려나? 뭔가 예성이 너랑 잘 어울리네. (작게 웃는다.) 영매사는 어쩌다가 된 거야?
 
류예성:어렸을 때, 오늘처럼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요괴의 습격으로 위험해질 뻔한 적이 있어요. 그때 우연히 근처를 지나다 저를 발견한 영매사 한 분이 도와주신 덕분에 살았죠. 그게 계기가 돼서, 지금 여기까지 왔네요.
 
아라:그런 일이 있었구나... (당신이 마을을 지키려 들고 요괴에게 경계심이 심한 것도 이해가 간다.) 못된 요괴들이 많지. 영매사가 되면 그들과 더 직접적으로 접촉해야 할 텐데, 퇴마를 하는 게 힘들지는 않아?
 
류예성:여기 주변에는 위험한 요괴들이 잘 돌아다니지 않아서 괜찮아요.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해도 이 마을 하나는 지킬 수 있을 만큼은 공부하고 수련해오기도 했으니까요. ... 더 열심히 해서 마을 사람들이 저를 믿어주는 만큼, 보답해야죠.
 
아라:수련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고생햇네. 멋지고 훌륭한 영매사로 거듭나기를 바랄게. 요괴가 이런 말을 하면 우습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인간에게 해를 끼칠 일이 없다는 의미일 터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점포 하나를 가리켠다.) 저기서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가볼래?
 
아라가 가리킨 곳은 솜사탕을 만들 수 있는 가게입니다.
 
류예성:(고개를 끄덕이며) 좋아요, 놀았으니 배를 채우기도 해야죠. 아, 저건 솜사탕이란 건데... 혹시 뭔지 아세요?
 
아라:솜사탕? ... 그게 뭐야? 솜으로 사탕을 만든 건가? 하지만 솜은 먹는 게 아닌데... (혼란)
 
막대를 돌아가는 기계 안에 넣어 직접 솜사탕을 만들 수 있습니다.
 
류예성:솜으로 만든 사탕이 아니라, 설탕 가루를 이용해 만드는 간식이에요. 솜처럼 폭신폭신한 모양이라 솜사탕이라고 해요. (막대를 기계 안에 넣고 몇 번 돌린다. 금방 작은 솜사탕 하나가 만들어진다. 한 손에 솜사탕을 들고, 다른 한 손에 든 막대를 당신에게 건네준다.) 이건 아까 금붕어 잡는 것보다 쉬울 거에요. 해 보세요.
 
<손재주> 판정
 
류예성:
손놀림
기준치: 65/32/13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루이스가 예시로 만들어 보여준 솜사탕은 어딘지 찌그러져 있네요.
 
아라:아하. 단어 그대로의 뜻이 아니었구나...? 처음 알았어. 인간의 간식을 접해 볼 일이 없었으니까. (뜻이 틀린 게 부끄러운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당신이 만들어준 찌그러진 솜사탕을 이리저리 보곤 고개를 끄덕인다.) 이건 놓치거나 부러질 가능성도 없겠네. 나도 해볼게. (막대를 기계 안에 넣고 어설프게 돌려본다. 기계 자체가 생소한 탓에 손길이 무척 엉성하다.)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예성이가 만든 못생긴 솜사탕을 보고 따라해서일까요?
 
아라의 솜사탕도 찌그러진 건 물론이고, 가운데엔 구멍이 뻥 뚫려 있습니다.
 
아라:이러면 되는 건가...? (어리버리)
 
류예성:(음......) 네! 그리고 그걸 들고 먹으면 돼요. 이렇게.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자기가 만든 못생긴 솜사탕을 한 입 베어물어버린다. 또 실망하게 두느니 차라리 먹어서 없애버리겠다는 듯이...) 달아서 맛있어요.
 
아라:이번엔 성공했구나? 다행이다. (기뻐하면서 솜사탕을 작게 물어본다. 순식간에 입안에서 녹아버리자 눈이 두 배는 커져선 솜사탕을 마구 가리켰다.) 노... 녹았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래서 솜 같다고 하는 걸까? 물에 닿으면 녹잖아.
 
류예성:아마 그게 맞을 거에요. 생긴 것도 솜 같고, 잘 녹는 것도 그렇고. (다행이야... 잘 속아(?)넘겼어. 못생긴 솜사탕을 우물거린다.) 맛은 어때요? 입에 잘 맞나 모르겠네.
 
아라:달콤하고 맛있어. (신기해하며 연신 솜사탕을 베어문다.) 이런 걸 만들어 먹는구나... 매일매일 이렇게 달콤한 음식들을 먹는 거야?
 
류예성:매일매일... 먹으면 여러 모로 건강에 별로 좋지 않으니 그 정도까진 아니고요. (냠...) 단 걸 좋아하시나보네요. (먹거리 부스 중에 다른 간식거리는 없는지 주변을 둘러본다.)
 
근처에 다른 다양한 먹거리들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서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기름진 맛있는 냄새가 풍깁니다.
 
불길이 솟아나 한층 여름의 더위를 증폭시켜줌에도 쉽게 지나치긴 어려운 곳이죠.
 
면 종류나 부침 종류, 떡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종류가 다양해서 기호에 맞춰 먹을 것을 고를 수 있어 보입니다.
 
시원한 음료도 여러 종류 판매중이랍니다.
 
옆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도 마련되어 이미 앉아있는 사람들도 몇 명 보입니다. 잠시 휴식을 취해도 괜찮겠네요.
 
류예성:(음식이 가득한 부스들을 슥 둘러보며) 다른 것도 좀 드실래요? 앉아 계시면 먹을만한 걸 좀 사 올게요.
 
아라:(음식 냄새들이 가득 풍겨오자 저도 모르게 입을 작게 벌린다. 꼬르륵 소리가 작게 들려오는 듯도 하다) 여기에도 맛있는 걸 많이 파는구나... 응, 난 잘 모르니까 기다리고 있을게.
 
류예성:(테이블에 아라를 남겨두고 부스로 음식 사냥을 나선다. 일단 종류별로 모두 하나씩... 그리고 단 걸 좋아하는 것 같았으니 단 맛이 나는 것 위주로 해서 꿀떡, 호박전 등을 몇 개씩 더... 금방 양 팔에 짐이 가득해졌다. 떨어트리지 않게 조심하며 테이블로 돌아온다.) 뭘 좋아할 지 몰라서 일단은 다 사왔어요. 먹어보고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나중에 더 사드릴게요. (식기를 내민다.)
 
아라:(품에 한가득 들고 오는 모습을 보고 눈이 또 휘둥그레진다. 놀라는 일의 연속들이다.) 어, 엄청 많이 사 왔네...! 이렇게까지 신경써주지 않아도 되는데... (테이블에 가득 놓인 음식들을 살펴보다가 미소한다.) 고마워. 잘 먹을게, 예성아. (식기를 받아들고는,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꿀떡을 콕 찍어서 먹어본다. 몇 번 우물거리더니 표정이 확 밝아진다.) 맛있다...! 고소하고 달콤해. 이건 떡이지? 예전에 먹어본 적이 있었던 것 같아. 그땐 이렇게 달콤하진 않았지만.
 
류예성:(그러게, 적당히 사도 되는데 사다 보니 이렇게 됐다. 아무래도 한국인이라 먹을 것 관련해서는 어쩔 수 없는가보다.) 네, 떡 맞아요. (전을 하나 집어 먹으며) 그 떡 안에는 다른 떡이랑 달리 꿀이 들어있어서 그럴 거에요. 아까 솜사탕을 잘 드시는 것 같아서 사 왔는데, 입맛에 맞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아라:그렇구나, 안에 꿀을 넣어서 이렇게 달콤한 거였구나? (신기해하며 다른 꿀떡도 집어먹는다.) 요즘 인간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무척 많네. 나는 산에서 멧돼지 같은 동물들을 사냥해서 구워먹는 걸 예상했었는데... (부침이나 잔치국수도 골고루 챙겨먹는다. 한 입 먹을 때마다 맛있다고 진심 어린 감탄사를 내는 건 덤이다.)
 
류예성:(잘 먹네... 명절날 손주 보는 할머니처럼 당신이 음식들을 다양하게 먹는 것을 바라본다. 그러다 살짝 하품한다. 걷다가, 축제 부스를 즐기다가, 밥까지 먹고 나니 피곤이 몰려오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그렇지만 정신이 해이한 채로 있을 수는 없지. 정신을 차리기 위해 말을 건다.) 영매사인 만큼 자주 놀러와서 먹으란 소리는 예의 상으로도 못 하겠지만... 온 김에 많이 드세요.
 
아라:(양 볼이 볼록할 만큼 음미하며 열심히 먹는다. 아득한 나이 차이를 생각하면 뭔가 제사 음식을 받는 귀신 느낌...) 응, 예성이 너도 같이 먹자. 계속 움직였으니 배고플 것 같은데. 이 부침개는 어때? (파나 부추, 당근 등을 넣고 밀가루와 함께 부친 파전 접시를 밀어준다.)
 
류예성:(제 앞으로 밀어진 파전을 먹는다. 냠냠... 멍하니 입을 놀리며 다음엔 무엇을 할지 생각한다.) 이거 다 먹고 나면 어딜 가실래요? (손가락을 꼽으며 남은 부스를 헤아려본다.) 이제 남은 건 다트랑, 오리배랑, 바이킹... 이네요. 음, 이 중에 바이킹은... 타고 싶으시면 같이 가 드릴 수는 있는데 저는 못 타요.
 
아라:굳이 다 돌아다닐 필요는 없으니까. 이왕이면 예성이 너랑 같이 할 수 있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다트, 오리배, 바이킹... (무얼 고를까 고민하다가) 오리배란 게 신기해 보여. 이건 괜찮아?
 
류예성:네, 이건 물 위에서 타는 거니까 괜찮아요. (우물우물...) 아, 오리배가 뭐냐면요, 저기, (강가가 있는 곳을 가리키며) 페달을 밟으면 움직이는 오리 모양의 배에 타서 강 위의 풍경을 즐기는 거에요. 개인적으로는 페달 밟는 게 좀 지치는 일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뭐, 타다 보면 재미있긴 해요.
 
아라:오리 모양의 배...? 그런데 페달을 밟으면 움직인다고? (페달이 뭐지? 설명을 들으면서도 알쏭달쏭하다) 노를 젓는 게 아닌데 움직일 수 있다니, 말만 들어도 신기하게 생긴 물건인 것 같아. 뱃사공을 따로 구하지 않아도 강을 유람할 수 있는 건 좋아 보이구. 그럼... 다 먹은 다음에 오리배란 거 타러 갈래? (지대한 관심)
 
류예성:(웃어라... 웃어라...) ...... 네! 오리배 타러 가요.
(페달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이 요괴, 아까부터 느낀 거지만 인간사에 대해 정말 아는 게 거의 없구나...) 음, 엄밀히 말하자면 오리배에서는 우리가 뱃사공이 되는 거에요. 페달이 노와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거든요. 팔로 젓는 대신, 발로 밟아서.
 
아라:요력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발로 밟아서 배를 운행할 수 있단 말이야? (인간이 요력을 쓸 수 있을 리가) 대체 어떤 신통한 힘을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세상이구나. 우리가 직접 움직이는 거라면 좀 힘을 써야겠네. 나도 체력이 강한 편은 아니니까 적당히만 돌아다녀보자. (기대감 어린 눈빛으로 남은 음식들을 해치운다)
 
류예성:(흠...)(굳이 따지자면 동력 장치보다야 원리를 설명할 수 없는 도력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상대적인 관점 차이니 굳이 입 밖으로 내진 않기로 한다. 오리배를 타려면 좀 더 먹어 둬야겠다 생각하며 같이 테이블 위의 음식을 끝장낸다.) 좋아요, 가 보자고요.
 
두 사람은 오리배를 타기 위해 강가로 향합니다.
 
2인 1조로 호수 위에 뜬 오리배에 탑승하여 노를 젓는 구조입니다.
 
두 사람과의 호흡이 중요하므로 박자를 잘 맞추어서 타야겠네요.
 
처음 오리배를 움직일 때, 두 사람 다 <근력> 판정
 
아라:이... 이게 페... 페들? (어려운 단어인지 발음도 틀리며 의자에 어색하게 앉아 발을 올린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걸까...?
근력
기준치: 35/17/7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류예성:좀 더 세게 밟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힘을... 내보자!)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라는 방법을 잘 모르는지 힘을 엉뚱한 곳에 주고 있습니다.
 
그 탓에 예성이 힘을 더 많이 주어야 오리배가 조금씩 움직이네요.
 
느릿느릿한 속도라, 강을 구경하기엔 딱입니다.
 
아라:(페달을 밟으려고 끙끙대다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금세 신이 나 바깥을 내다보는 데 정신이 팔린다.) 저, 정말 움직여! 우와... 신기해. 팔로 젓는 게 아니라 발을 움직이면 배가 움직인다니. 게다가 이렇게 조그만데도 기울어지지가 않네.
 
류예성:(페달을... 열심히 밟으며 '내일은 근육통으로 다리가 고생하겠다'는 생각 따위를 한다.) 아까도 말 했지만 원리 자체는 그렇게 신기한 건 아니에요. 모양이 신기하고 동력원을 얻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지. 대체로 안전하긴 하지만 조심하세요, 너무 밖으로 몸을 기울이면 넘어갈 수도 있어요.
 
아라:헉. 으, 으응. (지레 겁먹고는 얼른 다시 정자세로 앉는다.) 페달을 더 세게 밟으면 더 빠르게 나갈 수도 있는 걸까? (방법을 몰라 거의 밟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다시 한 번 힘을 실어 페달을 돌려본다.)
근력
기준치: 35/17/7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여전히... 아라의 힘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라:잘 되고 있는 거야, 이거? (갸우뚱하며 열심히 밟음)
 
류예성:아마... 도요? (그래... 인간 세상에 무지해보이는 요괴가 처음으로 돌려본 페달이 잘 돌아가면 이상한 거지... 혼자 돌려도 앞으로 나아가긴 하니까 그냥... 즐기게 두자.)(페달을 열심히 돌리며, 아까부터 스믈스믈 올라오던 의문에 대해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인간 친화적이고 인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요괴는 처음 본다. 어쩌다가 소문이 그렇게 난 거지?)
 
잘못된 소문이 난 걸까요?
 
혹은 이 요괴가 아직까지도 본심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껏 누군가를 해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요.
 
예성이 두 다리는 희생한 덕에 아라는 즐겁게 강의 정경을 구경하고 내려올 수 있었답니다.
 
류예성:어때요, 재미있으셨나요? (다리 후들...)
 
아라:응. 재밌었어!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타보고 싶다. ... 그러려면 내가 악의를 가진 요괴가 아니라는 걸 더 열심히 증명해야겠지만 말야. (힘도 기척도 숨긴 탓인지, 평범하게 축제에 즐거워하는 사람 같다.)
 
축제를 즐기다 보니, 문득 사람들이 어디론가 모이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슬슬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를 할 시간이 됐나 보네요.
 
류예성:(사람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며 시간을 확인한다.) 아, 이제 불꽃놀이를 하려나보네요. 저희도 보러 가죠. 이게 마지막이 되겠네요.
 
아라:어느새 시간이 그렇게 됐네. (30분이 지난 지 한참은 된 것 같지만, 당신이 딱히 뭐라고 지적하지 않으니 굳이 언급하진 않았다.) 불꽃놀이...? 그건 뭐야? 불을 갖고 노는 걸까?
 
류예성:(체감상으로나, 실제로나 30분이 한참 전에 지난 건 알아도 어느 정도 안심한 탓일까, 역시 굳이 지적하진 않는다. 그리고 이제 곧 끝나는 걸.) 음, 불꽃놀이가 뭐냐면요... 폭약을 위험하지 않을 수준으로 가공해서... 하늘로 쏘아 올리는 놀이? (적절한 설명을 위해 고심한다.) 준비한 걸 쏘면, 하늘에서 그게 터지면서 불꽃을 만들어내요. 그럼 우리는 여기서 불꽃들이 터지는 걸 구경하는 거죠. 아주 예쁠 거에요. 축제의 의미 절반 이상은 불꽃놀이가 차지한다고 해도 될만큼.
 
아라:폭약을? 가공해서 하늘로? (이번에도 역시 자신의 상식으론 잘 이해가 되지 않는지 하는 말마다 되묻는다.) 불꽃이 하늘에서 터진다니, 잘 상상은 가지 않지만... 네가 예쁘다고 하니까 기대가 되네. 인간들은 신기한 걸 아주 많이 만들었구나. 오늘 축제장을 돌아다니면서 얼마나 놀라고 감탄했는지 몰라.
 
류예성:(어깨를 으쓱해보이며 싱긋 웃는다.) 저도, 오늘 덕분에 새로운 관점으로 주변을 돌아볼 수 있어 저도 좋았어요. 평범한 일상이라 생각하고 무심히 넘어가기 일쑤였던 것들이, 생각해보니 제법 신기한 것들이더라고요. 오리배라든가, 불꽃놀이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며) 보답은 충분히 한 것 같아 다행이에요. 곧 시작할 것 같으니 밟히지 않게 조심하시면서... 위를 보세요.
 
아라:보답이라기엔 너무 차고 넘치게 받은 것 같아서, 내가 오히려 고마워지는걸. 금붕어나 솜사탕도, 식사한 것들도 전부 네 돈으로 사 준 거잖아. 내가 얼마 안 되는 형편에 너무 많이 쓰게 만든 건 아닌지 모르겠네. (조금 미안한 기색으로 사람들을 따라 걷다가, 높은 곳에 도착하자 천천히 고개를 든다.)
 
류예성:별 거 아닌걸요, 뭐. 그리고 같이 놀았잖아요. (... 섣불리 이런 말을 뱉어도 되는 걸까? 내가 속아서 잘못 판단한 거라면 어떡하지, 계속 갈등하며 입을 달싹이기만 하다가, 근거도 불분명한 구전으로 내려오기만 한 소문보다는 오늘 직접 경험한 당신의 행동과 맑은 기운을 조금은 믿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결론을 내린다.) ... 다음에, 축제가 열리면 또 와서 저랑 놀아요. 그렇지만 오늘처럼 힘은 꼭 숨겨서,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해요. 약속... 할 수 있죠?
 
아라:(다음 축제를 약속하는 말에 저도 모르게 입가를 손으로 막는다.) 저, 정말? (무척이나 기뻐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처음 만났을 땐 저를 그렇게나 경계하고 불신하던 당신이었는데, 축제를 즐기며 마침내 저를 믿고 마음을 열어주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동적이던지. 눈물이 날 뻔한 걸 억지로 참는다.) 응! 그럴게. 힘도 꼭 숨기고 다른 사람들도 절대 해하지 않을게. 약속할게. ... 믿어줘서 고마워, 예성아.
 
하나, 둘, 셋ㅡ!
 
동시에 함성 소리가 울리고, 끝나자마자 하늘 위로 여러 가지 색의 불빛이 화려하게 쏘아집니다.
 
펑, 펑- 커다란 소리에 사람들은 다 같이 넋을 놓고 불빛을 올려다봅니다.
 
많이 본 광경이지만, 새삼스럽게도 또 아름답네요.
 
류예성:(소음과 불빛에 눈을 살짝 찡그리지만 표정을 보면 충분히 기분이 좋아보인다. 영매사에게 요괴 친구라니... 누가 들어도 기겁할만한 조합이겠군. 그래도... 위험해진다면 내가 막으면 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할 초석으로 오늘을 삼을 수도 있어. 그런 생각들을 하며 새삼스럽게 아름답게 수놓인 하늘을 바라본다.)
 
아라는 커다란 소리에 놀라는가 싶다가, 이내 반짝이는 불꽃의 광경에 매료된 듯 가만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얼마 동안 크고 요란스럽게 터지던 불꽃이 점차 작아집니다.
 
이내 불꽃놀이가 끝난 듯 하늘이 고요해집니다.
 
불꽃놀이의 여운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사람들은 저마다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슬슬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가 뒤돌아섭니다.
 
예성도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군요.
 
아라:이제 끝난 거지? 마무리까지 아름답고 화려하게 끝났네. 예성이 네 말대로 불꽃이 터지는 광경이 정말 예쁘더라. 어떻게 이런 기술을 만들어내는 건지 신기해, 인간들은. 오래 사는 것도 아니고 짧은 한세월을 사는 것뿐인데도...
 
류예성:한 인간의 삶은 짧지만 삶은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고, 산 사람은 죽은 이의 흔적을 발판 삼아 살아가니, 인간은 결국 앞선 이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사는 하나의 커다란 생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책을 통해 그런 걸 느껴요. 나 이전에 존재하던 수많은 누군가는, 내가 그의 책을 갖고 공부하며 수련을 통해 그것을 발전시킬 때 일종의 생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고요. 공동체의 장점이죠. 신뢰와 문명의 기반이기도 하고요.
 
아라:생의 연속과 순환...이라는 거지.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문화를 향유하며 어른이 되어 다시 대를 이어가고... 문화가 그렇게 유지되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발전되었다고 생각하니, 왠지 벅차오르는 기분이네. (미소한다.) 예성이 너 같은 현명한 영매사도 공동체 속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지금의 모습이 된 거겠지? 그럼 너도 신뢰 어린 공동체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줘. 사람은 결국 혼자 살아갈 수 없고 사회와 마을을 이루게 될 테니까. 너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단단하고 결속력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네.
오늘, 정말 즐거웠어. 다음 축제 때... 혹은 그 전에라도 또 만나면 좋겠다.
 
류예성:(싱긋 웃으며 손을 내민다. 아까는 주저하다가 그만뒀던 생각이다.) 좋은 일로 봐요, 친구로 찾아오면 언제든 반겨 줄게요.
 
아라:(눈을 깜박거리다가 한 박자 늦게 내밀어진 손을 맞잡는다. 천진한 웃음이 절로 떠오른다.) 고마워. 너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그럼, 다음에 또 만나자.
 
류예성:네, 또 봐요. (악수 후 가벼운 마음으로 손을 흔들어 당신을 배웅한다.)
 
아라는 당신이 먼저 멀어질 때까지 그 자리에서 손을 흔듭니다.
 
예상도 하지 못한 동행이었지만, 예상 외로 즐거운 하루였어요.
 
집으로 돌아가던 중, 누군가가 예성의 어깨를 잡아챕니다.
 
뒤를 돌아보니 예성과 같이 무영단에 소속된 영매사인 연입니다.
 
연:예성이 너 맞지? 축제 즐기다 온 거야?
 
류예성:(잡아채는 손길에 몸이 자동적으로 상대방을 향한다.) 아, 응. 오랜만에 좀 나가볼까 해서... 너는? 축제 다녀왔어?
 
연:그래, 역시 너였구나...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아까 요괴랑 같이 다니는 걸 봤어. 설마 영매사인 네가 그 정도 요괴도 처치하지 못할까 싶어서 내가 잘못 봤나 했는데... 그 요괴한테 협박이라도 당한 거야? 다친데는 없고?
 
류예성:(... 최대한 아는 얼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조심했는데, 단박에 들켜버리다니... 아무런 소용이 없는 짓이었군. 이걸 어쩐담... 동행이 요괴가 아니라는 거짓말은 씨알도 안 먹힐 테고, 네가 본 게 내가 아니었다는 거짓말 역시 뻔하고... 그냥 사실대로 말하되, 일부만... 착각하도록.) 아... 맞아. 봤구나. 그런데 별 일은 없었어. 당장 처치하는 게 최선의 방법은 아닌 것 같아 잠시 동행한 거야. 무사히 돌려보냈고, 마을도 나도 모두 안전해. (괜찮다는 의미로 두 손을 들어보인다.)
 
연:그래...? 정말 별 일 없었던 거 맞지? 현혹당하거나, 약점이라도 잡혔거나, 그런 거 아니지? (무척 걱정스러워하며 이곳저곳 살핀다.) 사악하기로 소문난 요괴이니만큼 혼자 잡기는 어려울 테니까, 잘 대처했네. 또 언제 올지 모르니까, 내가 단장님한테 말씀드릴까?
 
류예성:(여유롭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다.) 현혹당한 거라면 몸에 요기가 남아있을 텐데, 지금 그런 게 느껴져? 내가 잘 대처해서 괜찮아. (더는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화제를 돌리며) 그나저나, 너도 축제 다녀왔으면 붉은 지붕 집 아저씨가 만든 파전 먹어봤겠네? 그 분은 원래도 훌륭하셨지만 해마다 솜씨가 좋아지시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계속 집어먹게 되는 맛이야. 용돈 다 쓸 뻔했지 뭐야?
 
연:으음, 전혀 안 느껴지기는 하네. 역시 예성이 너도 뛰어난 영매사가 다 됐다니까. 그런 못된 요괴를 상대로 아무런 해도 없이 돌아오다니. (안도의 한숨 내쉰다.) 아, 붉은 지붕집 파전? 알지, 알지~ 매번 줄이 길어서 난 이번엔 지레 포기할 뻔했다니까. 다행히 끝물에 사람들이 좀 빠져서 그때 가서 운좋게 사먹을 수 있었어. 용돈 아껴 써, 축제는 오늘이 끝이 아니잖아?
 
류예성:응, 우리 둘 다 오늘 운이 좋았네, 맛있는 파전을 사 먹을 수 있었잖아.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여하튼, 음... 난 돌아다니느라 좀 피곤해서 먼저 들어가볼게. 넌 조금 더 놀 생각이야?
 
연:매일매일 축제만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파전은 매번 먹어도 안 질릴 것 같아. (의심을 완전히 거뒀는지 태평하게 두 손 깍지끼며 머리를 받친다.) 아냐, 나도 이만 무영단으로 가려고. 시간이 늦었네. 조심히 들어가!
 
류예성:응, 조심히 들어가. 내일 보자!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연이 뒤돌아 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 어느 정도 거리가 생긴 뒤에야 가던 길을 마저 간다. 일단의 위기는 넘겼는데, 만약 아라와 있는 것을 단장님께서도 보셨다면? 혹은 연이 단장님께 오늘 있었던 일을 알린다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 그래, 일단 집에 가서 생각해보자...)
 
연은 작별인사를 하고는 무영단 방향으로 사라집니다.
 
그랬었죠. 연은 몇년 전 부모를 잃어 무영단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연에게 단장님은 부모와 같은 존재일겁니다.
 
그건 연뿐만 아니라, 무영단에 소속된 아이들이라면 대부분 마찬가지겠지만요.
 
예성은 지끈거리는 두통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
 
예성은 이유 모를 피곤함과 함께 잠에서 깨어납니다.
 
조금 더 잠들고 싶겠지만, 예성. 잊었을 리 없겠죠?
 
영매사의 아침 일과는 무영단에 들려 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
(To GM)rolling 1d100<50
 
(
57
 
)
 
 
=
0 Successes
 
:
(To GM)rolling 1d3
 
(
2
 
)
 
 
=
2
 
류예성:(뻐근한 다리를 살살 주무르며 아직 잠에 취해있는 정신을 깨운다.) 어제 간만에 야외 활동을 해서 그런가... 평소보다 더 피곤하네. (자리에서 일어나 침구를 정리하고, 스트레칭을 가볍게 한 다음 물을 한 잔 마시고 창 밖을 내다보며 하루 루틴을 머릿속으로 돌린다.)
 
스트레칭 쫙쫙 하고 기운을 차려봅쉬다!
 
류예성:(쭈우우우우욱)
 
아침 식사도 하고, 준비가 다 됐다면 무영단으로 가볼까요?
 
류예성:(출발!)
 
예성은 나갈 채비를 끝내고 밖으로 향합니다.
 
거리를 둘러보면 아침 일찍부터 축제 준비중인 상인들이 보입니다.
 
저녁부터 시작될 텐데 다들 부지런하네요.
 
<관찰> 판정
 
류예성: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묘하게 다들 생기가 없어보이는 얼굴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축제의 첫날이라 너무 무리한 걸까요? 즐기는 건 좋지만 과한 건 자제해야겠습니다.
 
류예성:(피곤해보이시네... "안녕하세요, 오늘도 힘내세요."와 같은 가벼운 인사를 주고 받으며 지나간다.)
 
인사를 건네며 걸음을 옮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무영단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려던 예성은 멀리서 연이 지나가는 걸 발견합니다.
 
<관찰> 판정
 
류예성: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연의 낯빛에 다소 핏기가 없네요.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걸까요?
 
류예성:(어제는 바로 무영단으로 돌아간다고 했는데... 밤새 잠이라도 설쳤나? 의아해하며 다가가 인사를 건넨다.) 안녕, 연아. 좋은 아침.
 
하지만 예성이 말을 걸기도 전 연은 무영단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연이 신경 쓰일 수도 있겠지만 우선은 단장의 방으로 가서 먼저 인사를 드려야겠죠.
 
류예성:(나중에 다시 말을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단장님이 계신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방 앞에 도착하여 문을 똑똑 두드린다.) 단장님, 예성입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무영단 단장:(문 너머에서 답한다.) 물론이지, 들어오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무언가를 작성 중이던 단장이 웃으며 예성을 반깁니다.
 
류예성:(문을 열고 들어가 꾸벅 인사를 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간밤에는 편히 주무셨습니까?
 
무영단 단장:그럼, 물론이지. 어제 축제는 어땠어, 잘 즐기고 왔니?
 
류예성:네, 여러모로요. 가끔은 바깥에서 활동해줘야 할 필요성도 새삼 깨달았습니다. 단장님께서는 어제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무영단 단장:일이 많아 축제를 즐길 여력은 없었단다. 혹여나 요괴가 인간들이 많이 모인 이때를 노리고 습격해올지 모르니 주기적으로 마을 순찰을 돌았지. 예성이 너도 별일은 없었니?
 
류예성:음... (단장님께 거짓말을 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보다야, 어제 연이에게 말했던 것처럼... 하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일 것 같다.) 사실은 어제 그 요괴를 만났습니다. 걱정하실 만한 일은 없었고, 축제를 구경하고 싶다기에 짧게 구경시켜주고 바로 돌려보냈습니다.
 
무영단 단장:그렇구나. (부드럽게 미소한다.) 위험한 일은 없었다니 다행이지만, 그 요괴는 아주 위험한 놈이란다. 이미 한 번 이 마을을 삼키려 시도했었어.
혹시라도 그 요괴를 다시 만난다면 반드시 도망치렴. 요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간 현혹되고 말 거야.
 
<심리학> 판정
 
류예성:
심리학
기준치: 55/27/11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단장님은 예성을 무척 걱정하고 있는 듯하네요.
 
류예성:(걱정... 하실만도. 어제의 일을 하룻밤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참으로 독단적이고 위험한 선택이었으니. 물론 선택지가 많았던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위험한 건 위험한 거다. 단장님도 이렇게 걱정하시잖아. 약간 반성하는 듯한 얼굴을 하고서 고개를 끄덕인다.) 네, 단장님. 다음에는 더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직접 보고 경험했던 것 또한 하나의 진실이 되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 이왕 주의를 들은 거, 혼날 거면 지금 한 번에 몰아서 혼나자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운을 뗀다.) 그런데 단장님, 그 요괴가... 정확히 어떤 점에서 위험한 건가요? 제가 어제 본 요괴는 몇 번이나 인간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객관적인 증거로, 어제 제가 지쳐 있을 때 공격받지 않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 물론! 단장님의 말씀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 요괴가 인간의 마을을 집어 삼키려고 한다... 라고 생각하시는 구체적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호기심 가득한 우등생 눈빛을 하며...)
 
무영단 단장:예성이 너는 어릴 적부터 올바르게 잘 해내 왔으니 나도 걱정은 없단다. 그 요괴와 마주쳐 아무데도 다치지 않고 돌아온 건 천운이야.
(궁금증이 가득 담긴 물음에 낯이 심각해진다.) 그 요괴는 네가 아직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 마을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단다. 너의 선배들과 내가 힘을 합쳐 힘겹게 봉인했었지. 어젯밤 네가 안전했던 건 요괴가 봉인에서 풀려난 지 얼마 안 되어 요력을 다 되찾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일 게다.
궁금증은 좀 풀렸니? 어제를 포함해서 사흘간은 휴식 기간이니 수련은 쉬어도 된다. 축제를 더 즐기렴. (어깨를 가벼이 두드려준다.)
 
류예성:그렇군요... 이해가 되었습니다. 단장님도 너무 고생하지 마시고, 하루 쯤은 축제를 즐기러 오세요. (고개를 꾸벅 숙이며) 그럼 물러가보겠습니다.
 
마침 누군가가 단장의 방문을 두드립니다.
 
무영단 단장:그래, 나가보거라... ... 음? 누구니?
 
영매사인 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영매사 아이:손님방에 자식을 영매사로 키우고 싶단 분이 와 계세요. 아이와 함께 계시니 단장님이 오셔야 할 것 같아서요.
 
무영단 단장:그래, 지금 바로 가 보마.
그럼 먼저 나가보마. (인사하고는 데리러 왔던 아이와 함께 손님방으로 향한다.)
 
돌아가도 좋다고 했지만... 예성.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지 않나요?
 
알아보고 싶은 게 있다면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지금부터 무영단의 내부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류예성:(단장님께서는 놀다 오라고 하셨지만... 내향형 인간의 삶을 고수해온 덕분인지 피곤해서 못 나가겠다. 오늘은 서재에서 책이나 조금 읽다가 돌아가볼까.)
 
여러 책들과 정보들을 보관하는 서재입니다.
 
예성도 책을 찾기 위하여 몇 번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서재로 다가가려니 바로 옆이 손님방이네요.
 
단장님이 분명 '돌아가라'고 했었죠.
 
돌아가지 않고 서재를 둘러보는 것을, 게다가 이렇게 단장님이 없는 틈에 보는 것을 들키면 괜한 의심을 사지 않겠어요?
 
류예성:음...... (손님방과 서재 사이에 서서 잠시 갸웃거린다. 의심을... 사려나? 그런데 뭐, 내가 밖에서 훈련하는 대신에 책 읽으러 몰래 빠져나간 게 한두 번도 아닌 걸. 그리고 분위기를 보아하니 빨리 나오실 것 같진 않다. 그렇게 결정하고 조용히 서재로 들어간다.)
 
<은밀행동> 판정
 
류예성: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쿵! 낡은 문이 뻑뻑하다 싶더니 한번에 콱 열리며 큰 소리를 냅니다.
 
손님방의 문이 열리고, 단장님이 고개를 내밉니다.
 
무영단 단장:누구... 어머, 예성이잖아? 안 가고 거기에서 뭐 하니?
 
류예성:아, ... (뻘쭘한 얼굴로 웃으며) 돌아가기 전에 책이나 잠시 읽을까 하고요...
 
무영단 단장:책벌레 아니랄까봐. (빙그레 웃는다.) 하지만 요 며칠 축제 준비를 하느라 서재를 청소하질 못해서 내부가 많이 더러워. 나중에 청소하고 나면 마음껏 읽어도 되니까 그때 오는 게 어떻겠니?
 
류예성:(더러운 건... 싫다.)(고개를 끄덕이며) 음... 네! 그럴게요. 진짜로 가 보겠습니다.
 
서재를 살펴보려다 퇴짜를 맞은 뒤 예성은 밖으로 나갑니다.
 
날이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축제가 시작되려면 해가 뒤로 완전히 넘어간 뒤어야 할테니, 그동안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겠네요.
 
원할 경우 연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류예성:(돌아가려고 나와서 하늘을 바라보니, 아까 잔뜩 피곤해보이던 연의 얼굴이 떠오른다. 책을 읽겠다는 계획은 취소되었으니... 찾아가서 뭐 도와줄 건 없냐고 물어볼까.)
 
연을 찾기 위해 걸음을 옮기던 예성은 얼마 가지 않아 멈춰설 수 밖에 없습니다.
 
아라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만나리란 약속은 했었지만 이토록 빠르게 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는데요.
 
그런데... 아라의 발치에 있는 저이는 누구인가요?
 
미동조차 없는 저 얼굴이 너무나도 낯익습니다.
 
어제도, 아침에도 보았던, 당신이 지금 찾아 나서고 있던 연입니다.
 
그 아래로 핏자국이 길게 이어집니다.
 
류예성:...? (눈 앞의 익숙한 얼굴 둘,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흔적 하나. 어젯밤 네가 안전했던 건 요괴가 봉인에서 풀려난 지 얼마 안 되어 요력을 다 되찾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일 게다. ... 단장님과 나눈 대화가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저 피가 연의 것이라면, 어제의 그 유람이 힘을 되찾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 나는,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얼굴에 떠오른 적의를 애써 감추며 아라에게 말을 건다.) ... 왜 연이랑 같이 계신 거에요? 그 애에게 무슨 짓을 하신 거에요?
 
연의 낯빛은 이미 창백할 정도로 희푸르게 질려 있습니다.
 
체온은 느껴지지 않고, 몸은 미동도 없습니다.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입니다.
 
대체 어째서죠?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살아 있었던 연이, 대체 어째서?
 
이 상황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건 아라입니다. 하지만 왜?
 
단장님이, 어른들이 하던 말이 사실인 걸까요?
 
아라는 잔혹하고 참람하기 그지없는 요괴인 걸까요? SAN C (1/1d3)
 
류예성: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2
 
)
 
 
=
2
 
예성, 이성 2 감소.
 
예성이 적의를 애써 감추며 질문을 던지는 순간, 아라는 빠르게 종적을 감춰버립니다.
 
무영단 단장:예성아, 연아! 어찌 된 일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단장이 놀란 기색으로 두 사람을 향하여 뛰어옵니다.
 
류예성:(주먹을 꽉 쥐고, 입술을 앙다문 채로, 차마 단장님의 얼굴을 뵐 수가 없어서 땅만 내려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를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말한다.) 단장님, ...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어제 그 요괴를... 도운 것 같습니다. 연이가 죽었어요. ... 당장 축제를 중지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영매사들을 모두 불러 모아 그 요괴를 잡아야 해요. 더 이상의 인명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가, 제가 앞장설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 속으로 이를 갈며 분노를 씹어 삼킨다.)
 
무영단 단장:... ... (연의 상태를 살피다 착잡한 낯으로 그의 눈을 감겨준다.)
갑작스럽게 마력이 사라진 걸 느껴서 뛰어와봤는데, 이미 늦은 뒤였구나. 이리 참혹한 사태가 일어날 줄 알았으면 더 빨리 와볼 것을... 아무리 몇 백년 전 마을을 해치려 들었던 요괴였더라도, 깨어난 이후로는 조용하여 해결책을 차차 강구해도 될 것이라 여겼건만.
나의 방심이다. 예성아, 너의 탓이 아니야. (당신의 어깨를 토닥인다.)
장례는 내일 치루도록 하고, 너의 말대로 최대한 빨리 요괴를 처치할 수 있도록 해야겠구나.
 
단장은 연의 시체를 안아들고 일어납니다.
 
무영단 단장:우선 시신을 수습하도록 해야겟다. 그 요괴가 너까지도 덮치려 들 수 있으니, 일단은 속히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리고는 연을 안은 채 저편으로 멀어져간다.)
 
이대로 납득하고 돌아갈 수 있나요, 예성?
 
어떻게 해서든 단서를 찾아 대항해야 합니다.
 
단장님은 연의 시신을 수습하러 갔으니, 이 틈에 무영단 내부를 조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류예성:(이대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다. 내 실책 탓에 사람이, 그것도 친구가 죽었다. 내가 연이에게 사실대로 말했더라면, 그 요괴를 마을로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아니... 아예 처음부터 길을 잃지만 않았더라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단장님은 내 탓이 아니라고 해주셨지만 그저 위로하기 위한 허울좋은 따스한 말인 것을 스스로가 제일 잘 안다. 내 탓이다. 그 요괴가 약할 때 처리했어야 했다. 다 내 잘못이야... 내가 해결해야 한다.)
(연의 시체가 있던 자리의 흔적을 보며 마음을 굳게 다잡는다. ... 미안해, 작게 읊조리고 그대로 무영단 내부로 들어간다. 철저히 조사하고, 내가 가진 능력을 모두 사용해서 잡아주겠다. 죗값을 치르게 하겠어.)
 
어디부터 살펴보나요?
 
류예성:(단장님의 방부터 살펴본다. 거기서 정보의 큰 틀을 잡고, 이후 서재로 가서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울 것이다.)
 
예성은 단장님의 방으로 들어섭니다.
 
단장님의 방을 함부로 본 걸 들키면 혼나겠지만... 지금은 연의 시신을 수습하러 가셨으니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겁니다.
 
<책상>과 <서랍>이 눈에 띕니다.
 
류예성:(책상 위를 먼저 본다.)
 
책상 위로 여러 종이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올해 입단한 아이들의 인적사항부터, 이미 졸업하여 성인이 된 영매사들의 프로필까지.
 
조금 더 살펴보면 아이들의 명단이 적힌 용지를 발견합니다.
 
자세히 보니 명단에 적힌 예성의 이름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고, 연의 이름에는 동그라미 표시가 있습니다.
 
마력이 강한 아이를 따로 표시 해 두기라도 한걸까요?
 
류예성:(동그라미는 무슨 표시지? 한 가지만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으니 궁금은 하지만 일단 머릿속에 정보만 집어넣고 서랍을 뒤진다.)
 
세 칸으로 이루어져 있는 서랍입니다.
 
첫번째 칸과 두번째 칸에는 사무도구가 들어 있고, 세번째 칸은... 잘 열리지 않습니다.
 
열어본다면 <근력> 판정
 
류예성: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아까 본 광경 때문에 몸이 놀랐는지, 힘이 잘 들어가지 않네요.
 
다시 시도해볼까요?
 
류예성:(후... 정신을 집중해서 있는 힘껏 다시 한 번!)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하... 진작에 힘을 좀 길렀어야ㅑ)
 
덜걱덜걱... 서랍은 강햇습니다.
 
그래도 여러 차례 흔들다 보니 작은 틈이 열렸습니다.
 
그 사이로 열쇠 하나가 보입니다. 어디에 쓰는 걸까요?
 
류예성:(손을 뻗어 열쇠를 집는다.) 여기 어딘가에... 비밀 공간이 있나? (일단은 챙겨놓는 것으로.)
(서재로 가기 위해 방을 나서자, 단장님의 방 앞에 위치한 창고가 눈에 들어온다. 열쇠를 사용할 수 있을 만한 공간에... 창고도 포함일 것 같은데, 일단 가볍게 훑어만 보고 나오자.)
 
단단히 잠겨 있는 상태입니다.
 
쓸모 없는 물건들을 보관해두는 장소이니 열어봤자 먼지만 날리겠죠.
 
류예성:(열쇠로 창고 문을 연다.)
 
덜걱덜걱... 맞지 않습니다. 이 열쇠가 아닌가 봐요.
 
류예성:(지체할 시간이 없는데... 마음이 조급하다. 힘으로 무작정 열... 기에는 힘도 없다. 넘기자! 다음 방으로 넘어간다. 아이들이 쓰는 방으로 들어간다.)
 
연을 비롯하여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방입니다.
 
크기가 제법 크고 가구들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 판정
 
류예성: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예성은 단장이 몇 년 전부터 부모 잃은 아이들을 거두고 영매사로 키우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런 단장을 마을 사람들이 더욱 신뢰하게 된 건 당연합니다.
 
아이들은 이미 자리를 비웠는지 아무도 없네요.
 
방에 <관찰> 판정
 
류예성: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연의 [일기장]을 발견합니다.
 
류예성:(일기장을 주워 들고 첫 페이지를 펼친다. 아까 그 동그라미에 관해 뭐라도 적혀있을까?)
 
최근의 일기부터 1년은 더 지난 일기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써져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성실하던 연이의 성격답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아무런 내용도 쓰이지 않겠지만.
 
그런데... 어제자의 일기가 없습니다.
 
축제를 즐기다가 빠뜨리기라도 한 걸까요?
 
류예성:(살아있는 연이를 본 것은 어제 들어가기 전, 그리고 오늘 무영단에 들르기 전. ... 만약 연이가, 어제 나와 헤어진 이후 죽었던 것이라면 일기가 없는 것도 설명이 된다. 1년 간 꼬박꼬박 일기를 썼다는 것은, 피곤함의 유무 등 외부의 요인과는 아무런 관계 없이 이루어진 활동이라는 뜻. 그렇다면 오늘 보았던 연이의 그 피곤해보이던 모습도, 내 말을 듣지 못하고 지나가버린 이유도, 죽은 이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 잠깐, 연이의 모습과 비슷했던 그 상인들...! 설마 연이와 같은 상태라면, ... 빨리 단장님께 알려야 한다. 그러려면 빨리 조사를 끝마쳐야 하고... 심적 부담감에 초조함이 몰려온다. 진정하자, 서두르면 될 일도 안 된다. 일기장을 덮고, 방을 나서 손님방으로 이동한다. 천천히, 그렇지만 빠르게. 차분함을 유지해라, 류예성.)
 
손님방에는 아까 왔던 아이와 부모가 머무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아이는 기껏해야 열 살쯤 되어보였죠.
 
요즘 어린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바람으로 인하여 일찍 영매사의 길로 들어서는 이들이 있다던데, 이번에도 그런 걸까요?
 
이제 무영단 내부는 웬만큼 둘러본 것 같습니다.
 
류예성:(... 오늘 있었던 일을 알게 된다면, 그 아이가 내 후배가 될 일은 없겠군. 그런 생각을 하며 건물을 나와 일단 단장님을 찾으러 갈 계획을 세운다. 그 상인들 또한 죽은 상태로 요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려야 한다.)
 
단장은 예성에게 속히 집에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현재 단장님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으니, 요괴에게 습격당할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집으로 향하는 게 어떨까요?
 
류예성:(당장이라도 싸우러 갈 기세로 단장님을 찾아 성큼성큼 걸어가다가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끈이 풀려 긴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흩날린다. 끈을 줍기 위해 잠시 멈춰 서자 어둑하니 땅거미가 깔린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머리끈에 붙은 먼지를 탈탈 털어내고 나니 다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마음을 진정시킨다.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달궈져 있었나보다. 충분히 차분한 상태로 되돌렸다고 되돌린 것이 부족했나보다. 친구의 죽음 앞에서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 그렇지만 한 번 깨달았으면 잠시 정지해야 할 때다. 냉정히 생각해서 힘을 일부라도 되찾은 그 요괴를 내가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어. 이기더라도... 공멸하겠지. 단장님의 말씀대로 집에 돌아가자. 싸움은, 나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두가 즐거워야 할 축제 날에, 사람이 죽고 당장이라도 처치해야 할 요괴가 생기다뇨.
 
심지어 죽은 이는 당신과 꽤나 친밀했던 친구입니다.
 
마음이 들뜨는 것도 당연한 노릇일 텝니다.
 
지난밤 아라에게서 언뜻 느꼈었던 맑은 기운은 예성의 착각이었던 걸까요.
 
그러나 애써 냉정을 되찾으며 집으로 향합니다.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오늘은 축제를 즐길 수 없을 것 같네요.
 
예성이 집으로 향하여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바깥에서 불꽃이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혹시 요괴가 나타났을지도 모르니 한 번 바깥을 살펴볼까요?
 
류예성:(왼 손에 기초적인 방어용 부적을 들고 밖으로 잠시 나간다.)
 
어제 보았던 만큼이나 커다란 불꽃들이 터지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만큼 즐겁지도, 아름답지도 않습니다.
 
<관찰> 판정
 
류예성: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행히 아라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꽃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어제만큼 밝지는 않네요.
 
저 많은 사람들에게 전부 연의 죽음이 전달되지는 않았을 텐데...
 
조금 지쳐 보이기도 하고, 핏기가 없는 게 어디 아픈 것 같기도 합니다.
 
류예성:... ... 설마, 저 많은 사람들이 다... (스멀스멀 몰려오는 불안감에 손에 든 부적을 꼭 쥔다.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이젠. 단장님을 빨리 뵐 수 있으면 좋겠다...)
 
<지능> 판정
 
류예성: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다시...?
 
류예성: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힘들면... 머리가 안 돌아간다...)
 
아무래도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있었던 탓에 머리가 무겁습니다.
 
이만 들어가서 쉬는 게 좋겠어요.
 
류예성:(눈을 질끈 감는다. 피로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한숨을 쉬고 집으로 들어간다.)
 
....
 
맞이하기 싫더라도 아침은 옵니다.
 
눈을 뜬 예성은 무영단으로 향할 준비를 합니다.
 
연의 장례도 참여해야 하고, 단장님의 조치에 대하여 듣기도 해야 하니까요.
 
류예성:(가진 옷들 중에서 가장 단정하고, 가장 정중한 옷을 꺼내 입는다. ... 마음이 자꾸만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단정한 옷을 차려입고 거리로 나온 예성은 이내 위화감이 넘치는 상황을 마주합니다.
 
원래 이렇게... 사람들이 없던가요?
 
축제를 준비하는 이들도 몇 명 보이지만 그마저도 어디가 불편한지 상태가 나빠보입니다.
 
저들에게 말을 걸어볼 수 있습니다.
 
류예성:(조심스럽게 상인 중 한 명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저... 수고하십니다. 많이 피곤해보이시는데, 수호 부적을 좀 드릴까요? 피로를 어느 정도 덜어줄 겁니다.
 
축제를 준비중인 사람:수호 부적...? (다크서클이 짙다.) 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이죠.
 
류예성:(의복을 뒤적여 부적 한 장을 꺼내 손에 쥐여준다.)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부적이 좋은 효과를 보려면 사용자의 상태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오늘은 잠시 쉬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축제를 준비중인 사람:고마워요. (손에 쥔 부적을 소중하게 만지작거리다가 품 안에 조심히 넣어둔다.) 옆집 이야기를 들어보니 간밤에 앓아누운 사람이 꽤 된다더라고요. 저도 축제 첫날부터 몸이 조금씩 안 좋더니, 마지막 날이 되니까 더 심해졌네요. 오랜만에 축제를 즐겨서라기에는 이렇게 나빠질 이유가 없는데...
 
류예성:(... 역시, 그 요괴의 짓일까... 그래도 아직 죽은 사람이 더 나오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빨리 해결해야 해.) 실은, 축제의 들뜬 기운에 음의 기운이 몰려들어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그 탓에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음 그러니까... 문제는 저희 무영단에서 속히 해결할 터이니 오늘은 들어가서 쉬시는 것을 권고드리겠습니다. 아니, 그냥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쉬어 주세요. (부적을 몇 장 더 꺼내어 주며) 이웃 분들께도 나누어 드리세요. ... 뭐든 살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축제를 준비중인 사람:그래도 일 년에 한 번뿐인 축제 아니겠습니까. 저분들도 다 몸이 별로 안 좋다 하시는데, 수호신님이 애써 자리를 마련해주신 축제를 포기할 순 없다면서 준비하고 계세요. (부적을 받아든다.) 그러니 저도 오늘까지만 힘내 봐야죠. 부적은 정말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잘 나눠드릴게요.
 
그는 곧 이어서 축제 점포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마저 무영단으로 갑시다.
 
류예성:(강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중에라도 마음이 바뀌길 바라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긴다.)
 
무영단에 도착하면 이미 많은 아이들이 모여서 있습니다.
 
아이들의 대부분은 표정이 좋지 않고 개중에는 울음을 터뜨리거나 분노에 찬 얼굴들도 보입니다.
 
예성이 들어온 직후 단장이 아이들을 향하여 걸어옵니다.
 
짧게 묵념을 한 단장이 말합니다.
 
무영단 단장:모두가 소식을 통하여 들었겠지만, 연이 요괴에 의하여 죽음을 맞이하였다. (침통한 목소리다.)
오늘 장례를 치르려 하니 가급적 다들 참여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연의 장례와 축제가 모두 끝난 후에는 마을의 보호와 또 다른 희생자를 막기 위하여 곧바로 요괴를 처단하러 갈 것이다. 모두 함께 힘을 합쳐, 연의 복수를 하고 마을을 위험에서 지켜내도록 하자!
 
단장의 선전포고를 들은 아이들은 침울하면서도, 결의에 찬 얼굴들입니다.
 
이내 연의 장례식이 짤막하게 치뤄집니다.
 
무영단 내부는 흐느낌과 울음소리로 가득 찹니다.
 
이 때 <관찰> 판정
 
류예성: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예성은 아이들 틈에서 묘하게 표정이 없는 몇을 발견해냅니다.
 
저 아이라면 본디 통곡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성격인데...
 
마치 감정이 없는 사람 같습니다.
 
충격이 너무 큰 탓일까요?
 
류예성:(비통함에 흐르려던 눈물을 참기 위해 고개를 들자 눈에 들어온 아이들이 있었다. 이상하리만치 표정이 없는 아이들 마치 어제의 연이를 보는 것 같은. ... 그냥 넘기고 싶다. 그렇지만 동시에 조금의 의심도 남겨서는 안 될 것이라는 본능과도 같은 강박적 완벽주의가 고개를 든다. 이상한 낌새를 보이는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지능> 판정
 
류예성: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표정이 없는 아이들이 어제 명단에서 보았던, 동그라미가 쳐진 아이들이란 걸 깨닫습니다.
 
류예성:(설마, 저 아이들의 상태도... ... 여기는 지금 갓 훈련을 시작한 아이들부터 해서, 모두가 모여있는 곳이다. 최대한 안전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인간에게는 아무런 해가 없는 하급 요괴 퇴치용 부적을 은밀히 꺼내 아이들 중 하나의 옷자락에 살짝 붙여본다.)
 
부적을 척! 붙여보자...
 
...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앗습니다.
 
예성이 근처로 다가온 걸 눈치챘는지 아이들 중 한 명이 고개를 돌립니다.
 
영매사 아이:(마치 기계마냥 삐걱거리며 목을 돌린다. 한참이나 말이 없다가) ... ... 뭐야?
 
류예성:(이런... 기분 나빴으려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상대를 본다.) 음, 왜 그래?
 
영매사 아이:... ... ... 아니. 집엔 왜? (눈만 드문드문 끔벅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더니 생뚱맞은 소리나 한다.)
 
류예성:... 집?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역시 이 아이... 상태가 이상하다. 부적은 효과가 없었는데... 요력에 당한 대상이 인간이라 적용되지 않는 건가?)
 
영매사 아이:관심없어... ... 말걸지마. (그리곤 다시 고개를 제자리로 돌린다. 앞만 바라본다.)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반응에 예성이 의문을 가질 즈음, 음악이 울려퍼지며 장례식의 마지막 절차가 끝납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돌아가고 몇 명의 아이들이 단장과 함께 연을 묻기 위하여 밖으로 향합니다.
 
예성과 무영단 내부에서 생활하는 아이들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서재는 채 살펴보지 못했죠. 지금 가보는 게 어떨까요?
 
류예성:(어제 알아낸 것들과 좋지 못한 사람들의 상태를 보고하기 전에, 못 다 조사한 서재를 잠시 둘러보기로 한다.)
 
여러 책들과 정보들을 보관하는 서재로 들어섭니다.
 
단장님의 말과 달리, 먼지가 쌓여있기는커녕 깔끔하네요.
 
<자료조사> 판정
 
류예성:
자료조사
기준치: 68/34/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세 개의 책이 눈에 띕니다.
 
:<요괴의 힘>
사악한 요괴는 사람들의 마력과 생기를 빼앗는다. 뺏긴 사람들은 점차 혈색이 나빠지거나 기운을 잃으며, 마지막엔 사망에 이르게 된다. 요괴를 영구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주술서와 마을 수호신의 힘이 필요하다.
<수호신>
옛 설화에 따르면 수호신은 아주 맑은 기운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인간이 아님에도 따뜻하고 다정하게 느껴지는 그들은 요괴 따위와 비교할 수 없는 기운을 지녔다. 기력이 쇠하여 오래 잠드는 수호신의 경우 잠들기 전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설화>
마을을 수호하던 수호신과 거대한 요괴는 함께 잠들어버렸다. 마을은 평화를 지켰지만 수호신은 아주 오랫동안 잠들어 버렸으므로... 요괴가 먼저 깨어나게 된다면 이 마을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만일, 요괴가 수호신의 행세를 한다면?
 
예성. 사람들이 생기를 잃기 시작한 무렵이 언제부터라고 했죠?
 
분명 축제의 첫날이었습니다.
 
그 날 축제에 참여한 예성도 아침에 급격한 피로를 느꼈잖아요.
 
그렇다면, 축제를 주도한 건 누구였죠?
 
아라를 만났을 때 느껴지던 그 기운은, 사악한 요괴의 것이었나요? 아니면......
 
당신이 알고 따르던 단장님은, 정말 이 마을의 수호신인가요?
 
<이성> 판정 (1/1d3)
 
류예성:
SAN Roll
기준치: 73/36/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1 감소.
 
류예성:수호신이... 요괴와 함께 잠들었다고? (그런 이야기는 그 누구에게서도 들은 적이 없다. 잠들었던 것은 요괴 하나가 아닌가? 마을의 수호신, 무영단의 단장은... 내가 지금까지 따랐던 사람은...... 그리고 내가 그 요괴에게서 느꼈던 이질적이리만큼 따스하고 깨끗했던 기운은...... 당황한 채 책을 집어넣다보니 품에서 열쇠가 툭 떨어졌다.) 이건, 어제... (그리고 퍼뜩 떠오른다. 서재의 옆에는, 정체를 알 수 없으나 아무도 의식하지 않았던 방이 하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이 열쇠가 그 방의 것이란 것을 깨닫고 서재를 박차듯 나가 의문의 방으로 향한다.)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습니다. 빨리 주술을 찾아야 합니다.
 
의문의 방은 잠겨 있습니다. 열쇠를 쓸까요?
 
류예성:(굳게 잠긴 문에 열쇠를 넣고 돌린다. 제발, 열려라...!)
 
열쇠를 넣고 돌리자, 손잡이는 다소 뻑뻑하지만 돌아갑니다.
 
이 방의 열쇠가 맞았습니다.
 
주술서는 방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꽁꽁 잠가둔 이유를 알 것 같네요.
 
주술의 이름은 <악의 처단> 입니다.
 
:<악의 처단>
술자의 마력과 수호신의 마력을 1d3, 정신력을 1d5씩 소모하여 사악한 존재를 영구 소멸시킨다. 해당 주술은 술자와 수호신이 동시에 시전해야 효과를 발휘한다. 해당 주문은 읽는 즉시 습득이 가능하다.
 
아라에게도 이 주술을 습득시키기 위해서는 주술서를 챙기는 게 좋을겁니다.
 
류예성:(주술서다! 이렇게 쉽게 찾다니, 다행이다. 아니, 근데... 어딜 가서 찾아? 또 막막해진다... 그렇지만 아무런 단서가 없던 것보단 낫다. ... 연아, 널 죽인 것이 꼭 죗값을 치르도록 할게. 챙겨든 주술서를 품 안에 고이 숨겨두고 서둘러서 건물을 나간다.)
 
이제, 아라를 만날 일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막막한 심정입니다.
 
<지능> 판정?
 
류예성: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장 처음 아라를 만났던 곳. 그곳으로 가면 아라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류예성:(그 숲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힘껏, 달린다! 제발 그 곳에 있기를 바라면서!)
 
축제 첫날 밤 만났던 그 장소를 향해, 있는 힘껏 발을 내딛어 달립니다.
 
벅차오는 숨을 끌어안고 달리고 또 달리면,
 
저 멀리에서 바람에 옅게 나부끼는 연보랏빛 머리칼이 보입니다.
 
아라입니다.
 
아라:(뛰어오는 당신을 발견하고는 눈이 커진 채 한 발짝 뒷걸음질친다. 자신을 추궁하거나 퇴마하기 위한 움직임이라 오해한 듯하다.) 예성아...
 
류예성:헉, 헉... (미친듯이 벅차오는 숨이 잦아들기도 전에 비명을 지르듯 외친다.) 미안, 해요!!! 헉, ... 큽, 하... 잠시만요, 제가, 원래, 평소에는... 걷기 이상을 안, 하는, 데... (한참 동안이나 숨을 거칠게 몰아쉬다가) 후우... 이제 좀 진정됐네. 누나, 아니지,,, 수호신이시니 아라 님이라고 부르는 게 맞겠죠. 아라 님, 당신은 요괴가 아니에요. 아라 님의 기억이 조각난 것은 당신이 이 마을과 그곳의 인간들을 사랑한 탓입니다. 그 일을 기억하는 인간들이 많이 남지 않은 와중에, 요괴가 먼저 깨어나는 바람에 둘의 위치가 바뀌게 된 것이고요. 무영단 서재에 남겨져 있던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것도요. (품 안의 주술서를 꺼내 당신에게 건넨다.)
 
아라:(무어라 해명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갑작스럽게 사과의 말이 들려오자 깜짝 놀라 눈이 커진다.) ... ... 내가 수호신이라구? 그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아냐. 난 그런 게 아냐. 이미 이 마을에는 수호신이 있잖아. 벌써 몇십 년 동안이나 이 마을을 관할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주술서를 받고도 혼란스러워하며 쉽사리 믿지 못한다.)
 
류예성:그 선한 기운은 누가 어떤 식으로 흉내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라 님이 요괴시라면, 저 산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의 맥과 같은 기운을 어떻게 설명할까요. 스스로도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인간을 해칠 마음은 추호도 없다고. 만약 당신의 마음에 삿된 것이 조금이라도 깃들어 있었더라면 어제 연이가 쓰러졌을 때 자리를 피하는 대신 깨어나 버린 파괴 본능을 참지 못한 채 그대로 저를 해쳤을 테죠. 그 사실을 너무 뒤늦게 알아차렸습니다. 제가 냉정하지 못했던 탓이에요, ... 죄송합니다.
당신이 이 마을의 수호신이라는 사실을 부디 깨우쳐 주세요. 그리고... 다시 한 번 이 마을을 구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아라:... ... 그 아이, 이름이 연이였구나. (서글피 시선을 떨군다.) 이미 사망한 상태였어, 그 아이. 그런데 누군가 마력을 동반하여 강제로 살아있는 자처럼 행세하게 만들고 있기에, 더 이상 떠난 이를 모독하지 못하기 위해 마력을 앗아냈었어. 하필 그때 너를 마주쳐 버렸고. 네가 오해할 만도 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때는 도저히 설명할 상황이 아니라서 모습을 감췄었는데... ... 내가 수호신이라니...?
 
연이 이미 죽은 상태였다니... 도대체 누가?
 
사실, 이 상황에서 짐작가는 건 한 명뿐이지 않나요?
 
류예성:(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아마, 수호신 행세를 하고 있던 단장의 짓이겠죠... 기억을 잃은 수호신, 감출 수 없는 선한 기운, 그리고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 모든 단서들이 아라 님을 가리키고 있어요. 당신이 바로 마을의 진짜 수호신이라고. ... 죽은 연이를 가엾게 생각했을 때의 그 마음을 떠올려 보세요. 과연 그런 동정심이, 요괴에게 존재할까요?
 
아라:맞아, 난 그 누구도 해칠 마음이 없었어. 나도 모르게 마을 주변을 맴돌면서 혹여 아픈 사람은 없는지, 꺼져가는 생명들 중 구할 수 있는 명은 없는지 몇 번이나 살펴봤던 것 같아. (멍하니 뇌까린다. 그러다 보면, 기억이 군데군데 구멍나 구름이 낀 것처럼 흐리던 정신에 서서히 총기가 돌아오기 시작한다. 초록빛 눈에 한여름 빛 받아 반짝이는 새잎 같은 빛이 어렸다.)
... ...! (짧게 숨을 삼킨다.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움찔하며 제 두 손을 내려다본다.) 기억나. 아주 오래 전, 몇백 년도 더 되는 과거에 마을에 재앙을 불러들이려던 요괴와 싸웠던 순간이... 그 침임자를 잠들게 할 수는 있었지만 나도 힘이 빠져서 그만 잠들었던 것 같아. 힘을 너무 많이 써서 다시 깨어났을 때도 기억에 구멍이 있었던 거야. 아아... 나는 정말로 수호신이었구나. 사람을 해치는 요괴가 아니었어...!
 
류예성:(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가슴에 쌓인 돌덩이 하나를 쓸어내린다.) 기억이... 돌아오셨군요. 다행이에요... 그리고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진작에 알았어야 하는 건데...
(당신의 손을 두 손으로 공손히 꼭 잡으며) 시간이 없어요, 요괴가 남은 사람들을 모두 해치기 전에 막아야 해요.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난 다음에... 같이 또 축제에 가요. 저희 아직 못 해본 것들도 몇 개 있잖아요? 바이킹... 은, 정말... 정말 못 타지만 아라 님과 함께라면... 최대한 노력해 볼게요.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이번에는 정체를 숨기지 않아도 되는 거에요. 당당하게, 마을의 수호신 자격으로...
 
아라:아냐, 사과하지 않아도 돼. 넌 영매사잖아. 당연히 요괴는 경계하는 게 맞지. (미소한다.) 나도 내 정체가 뭔지 몰랐었으니까. ...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져서 다행이야. 그리고 네 말대로 요괴를 처단해야겠지.
 
아라가 더 말을 이어가려는 그때,
 
예성은 누군가가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낍니다.
 
뒤를 돌아보자... 단장의 모습이 보입니다.
 
무영단 단장:이런, 이런. 예성아. 대체 왜 그 삿된 요괴의 손을 잡고 있는 거니? 그 흉측한 요괴에게 끝내 홀려버린 게야? 당장 이쪽으로 오거라.
 
류예성:여긴 어떻게 오신 겁니까? 요괴가 접근하긴 힘든 기운의 장소였을텐데. ... 하긴, 연이를 비롯해 사람들을 많이 잡수신 거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무영단 단장:아직도 그 요괴에게 속고 있는 거니. 연이를 죽이는 순간을 눈 앞에서 봐 놓고도 나를 믿지 못하는 게야?! (성토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두 팔을 벌린다.) 어서 이쪽으로 와라. 그간 너를 자식처럼 대하며 영매사로서의 지식을 나누어주지 않았니. 함께 한 세월이 벌써 십여 년에 가깝다. 겨우 한두 번 본 저 요괴를 대체 어찌 믿는 것이냐!
 
류예성:어찌 믿느냐고요, 처음부터 믿을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감히 요괴가, 어떻게 이럴 수 있겠습니까. ... 나를 여기까지 키워준 것에 대해서는 당신이 요괴든 아니든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내가 재능이 없는 아이였다면, 혹은 당신이 생각하는 기준에 맞지 않는, '죽을 아이'였대도 감사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의 신은 적어도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친구로서, 약속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갚아드릴 수 있는 은혜가 고작 이런 것이라 미안합니다. (아라에게 시선을 돌린다.) 아라 님. 부탁드립니다. 당신의 힘을 빌려주세요.
 
무영단 단장:... ...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이를 아득 간다. 불길한 오라가 주변을 둘러싸는가 싶더니, 손톱이 눈에 띄게 길어지고 송곳니가 길어지며 눈에는 붉은 핏대가 선다. 어딜 보더라도 사악하기 그지없는 요괴의 모습이다.) 내 네가 현명하고 판단력이 좋으니, 적어도 죽을 때만큼은 고통 없이 보내주려 했거늘...
저 망할 수호신이라는 잡것과 함께 갈기갈기 찢어발겨주겠다!!
 
아라:...! (예성의 앞을 가로막고 선다.) 해치게 두지 않아...! 이 마을은 내가 수호할 거야!
예성아. 지금이야. 함께 주문을 외우자!
 
류예성:네! (아까 읽은 주술서를 떠올린다. 그리고 주문의 내용을 중얼거리며 외운다. 눈 앞의 악을 처단하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고서.)
 
아라:(저희를 향해 뛰어드는 요괴를 막아서려는 듯 보호막을 전개하며, 예성과 동시에 <악의 처단>의 주술을 외운다. 결코 해치게 두지 않아.)
 
예성은 아라와 함께 단장을 향하여 주문을 외웁니다.
 
각 주사위 굴려주세요!
 
아라:마력 1, 정신력 5
 
류예성:마력 3, 정신력 3
 
과거에 당신을 어떻게 대했고, 무엇을 가르쳐줬든간에 단장은 처단해야 하는 인물입니다.
 
단장의 탈을 뒤집어썼을 뿐, 호시탐탐 마을을 삼키려 간을 보았고 실제로 목숨을 앗아간 요괴일 뿐이니까요.
 
주문을 외우자, 단장은 악에 찬 끔찍한 비명을 지릅니다.
 
무영단 단장:예, 성... 네가, 네가 어떻게... 네가 어떻게ㅡ!! (몸이 불에 타들어가는 종이마냥 좀먹히고, 찢겨나가고, 타들어간다. 사라져가는 제 몸뚱아리를 부여잡고 찢어지는 비명을 지른다.)
 
서서히 사라져가는 단장의 모습은 여태껏 보았던 그 여성이 아닌, 보기만 해도 섬뜩한 기분이 드는 요괴의 모습이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피로에 차 있던 당신의 몸에 생기가 되돌아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당신의 상태가 좋아졌으니, 분명 끙끙 앓던 다른 마을 사람들도 모두 나아졌겠죠.
 
아, 이제야 제대로 된 축제를 즐길 수 있겠네요.
 
아라:(사라져가는 요괴를 결연하게 노려보다가,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자 안도한 듯 숨을 길게 내쉬며 당신을 향해 뒤돈다.) ... 나를 믿어줘서 고마워, 예성아. 정말 고생 많았어. 그리고... 굳이 존칭을 붙이지 않아도 돼. 어차피 너희와 항상 함께하는 존재인걸. 이전처럼 그냥 누나라고 하거나 이름인 아라라고 불러도 좋아. (수줍게 웃으며 머리만 괜히 매만진다.)
 
류예성:아뇨, 그럴 순 없어요. 마을을 두 번이나 구해주신 수호신이신걸요. ... 물론 사적인 자리에서는 친구로서 대할 수 있겠지만요. 공식적인 장소가 아닐 때의 호칭으로는 누나... 보다는 선배가 어떨까요?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영매사 선배인 셈 칠 수도 있잖아요. (빙긋 웃어보인다.)
(그러나 웃음기는 금방 사라지고, 요괴가 사라진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울렁이는 기분에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쉰다.) ... 죄송해요, 아무리 내 친구와 마을 사람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받았던 애정이 쉽게 퇴색되진 않네요. ... 기분이 이상해요. 이젠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아라:그런가... 어렵게 대하지 않아도 되는데. (순수한 미소 띈다.) 선배라는 호칭, 마음에 들어. 오늘 함께 요괴를 물리치기도 했으니까. 예성이 넌 나의 첫 후배인 거네. 아무래도 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드러내선 안 되니까 거의 유일한 후배겠지만.
(위로하듯 당신의 어깨를 조심조심 토닥인다.) 아냐. 당연히 그럴 만도 하지. 요괴가 말하는 걸 들어보니 거의 10년이나 스승과 제자로서 함께했다며. 저항은 잦아들고, 방심한 사이에 너희를 삼키려 그리 치밀하게 관계를 구축해둔 거겠지... 그 요괴의 수법은 악독하기 그지없지만 그 수법에 당한 인간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어.
... ... 오늘 축제 때는, 호수에 나가 붉은 등불을 띄우는 게 어떨까? 희생된 연이와, 그리고 네가 스승으로서 가졌던 존경심을 위로할 겸.
 
류예성:붉은 등불... (고개를 끄덕이며) 슬픔은 등불에 태워 보내고, 축제와 승리의 기쁨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거, 좋네요. 선배다운, 그리고 수호신다운 훌륭한 위로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이 나네요. (웃음을 되찾은 얼굴로 마을을 내려다본다.) 자... 그럼, 마을을 수습하고 축제를 재개하러 내려가볼까요.
 
두 사람은 함께 마을로 돌아갑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사람들이 다시금 밝고 들뜬 낯으로 축제를 즐기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입니다.
 
왁자지껄하고 시끄러운 광경이, 이제야 축제 한가운데라는 실감이 나네요.
 
두 사람은 함께 가게 사이를 거쳐 고운 붉은빛 등 두 개를 손에 듭니다.
 
어둠이 가라앉은 호수의 수면 위를 등불 두 개가 밝힙니다.
 
흩어진 숨의 넋을 위로하고, 슬픔은 떠나보내며, 앞으로 다가올 홍복을 기원해요.
 
그리고 다시금 다음의 축제를 약속합니다.
 
붉은 등불이 아름답게 타오릅니다.
 
END A. 등불이 꺼지기 전에
 
아라 생환, 예성 생환
 
:아라의 복귀 덕에 마을은 다시 평화를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