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타임 : 12시간 반
발레리는 낡은 고성 깊은 곳, 자신의 관 안에서 눈을 뜹니다.
깜빡, 깜빡… 흐릿한 시야를 몇 번 고치고 나면 낯익은 이의 얼굴이 보입니다.
스칼렛:잘 잤어? 이제 일어날 때가 됐다 싶어서 깨웠는데.
스칼렛의 등 뒤로는 반짝이는 샹들리에가 달린 천장이 보이네요.
작은 돌 부스러기가 때때로 바람결에 흩날리고, 사이사이 덩굴이 엉긴 익숙한 곳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아, 네. 잘잤어요. 깨워줘서 고마워요.
스칼렛:잘 잤다니 다행이네! 웬만해선 그냥 깨어나길 기다리려고 했는데, 곤히 자는 모습을 보자니 왠지 장난기가 들어서 말이야. (밝게 미소짓는다)
오늘따라 스칼렛의 표정이 밝고 기운 있어보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스칼렛이 좋다면야 뭐 상관없지만.. 오늘 무슨 날이에요? 오늘따라 더 밝은 느낌인데.(갸웃)
스칼렛:후후... 일단 일어나, 일어나~! 하루를 힘차게 시작해야지. (숨죽여 살아야 하는 담피르에겐 '힘찬 하루'란 표현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 테지만, 업된 목소리로 말하며 당신의 손을 잡고 끌어당긴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몸을 일으키면, 핑 현기증이 돌며 근래 아무것도 먹지 못한 몸이 힘없이 휘청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아, 이런. 잠깐만요 스칼렛. 조금 어지러워서. (유독 밝은 느낌을 따라잡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며 말한다)
발레리 C. 하인즈:
심리학
기준치: |
55/27/11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이런)
스칼렛:그래? 오래 못 먹고 누워있어서 그런가 보다. (당신이 제대로 중심을 잡을 때까지 손을 꼭 잡아준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는지, 영문을 잘 모르겠네요.
발레리 C. 하인즈:
건강
기준치: |
50/25/10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오)
스칼렛이 됐다 싶어 붙잡고 있던 손을 놓은 순간,
다시 한 번 어지럼증이 닥쳐오고 말아 균형을 잃은 몸이 차가운 바닥에 넘어집니다. 쿵!
발레리 C. 하인즈:이건, 좀.. 생각보다 심각하네요. 이젠 먹을 것도 별로 없는데..
스칼렛:어머! 미안. 내가 너무 일찍 손을 놓았나봐. (깜짝 놀라서 얼른 당신을 다시 붙잡아 부축해준다.)
다친 곳은 없는지 살피며 먼지를 툭툭 털어주는 모습을 보는 건 오랜만인 듯한 기분이지만 아주 찰나의 시간이 지난 것 같기도 합니다.
근래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 안 그래도 작고 가녀린 체구가 힘없이 흔들거립니다.
아마 당신의 옅은 녹색 눈에는 초점이 뚝뚝 끊기고 있겠죠.
잠시 어지러움을 떨쳐내듯 서 있으면 이조차도 언제나와 같은 하루임을 깨닫습니다.
낡은 고성에서 잠이 들고, 깬 후에는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뱀파이어와 인간들로부터 숨은 채 연명하다가 목숨을 걸고 먹이를 구하러 가는……
언제 지어졌는지도 모를 이 낡고 오래된 성 안, 그 중에서도 발레리의 몸에 꼭 맞는 긴 육각형의 관.
스스로조차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는지 모르니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는 오로지 눈앞에 보이는 현실과 자그마한 창 밖으로 보이는 바깥 세상 뿐입니다.
늦은 햇살을 가렸던 천이 열린 창 사이로 펄럭입니다.
적당히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기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틈새로 보이는 바깥 풍경은 잠에서 막 깨어난 발레리를 노을빛으로 안내하는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는 땅거미가 저문 해를 삼키듯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어둠이 내려앉을 녹음이 우거진 곳에서는 쏴아아……나뭇잎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자신보다 일찍 일어난 스칼렛과 간단하게 대화하거나 고성 내부를 살필 수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스칼렛, 오늘따라 일찍일어난 것 같네요. 뭐하고 있었어요?
스칼렛:딱히 아무것도 안 하고 너 구경만 했어. 네가 잠든 지 일주일 정도 됐잖아. 토끼 한 마리 정도 피밖에 못 먹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도 같이 잠드려고 했는데 왠지 잠이 안 오더라구. 그래서 네가 깨길 기다리면서 나도 쭉 깨어있었어.
발레리 C. 하인즈:벌써 그렇게 됐나요. 실감이 잘 안 나네.. 근데 잠이 안왔다고요? 다른거라도 챙겨먹었어요?
스칼렛:응, 이번엔 좀 쌩쌩해서. (어깨 으쓱한다.) 하지만 뭘 먹진 못했어. 알잖아, 우리 처지가 어떤지? 나보단 네가 걱정이야. 관에서 일어나는 정도로도 휘청거리고 있잖아.
발레리 C. 하인즈:스칼렛이라도 멀쩡해서 다행이네요~ 우리 둘다 나같은 상태였으면 더 재미없을 뻔 했어. 그쵸? 이번엔 진짜 뭐라도 먹어야하는데..
스칼렛:그러면 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골골대다가 굶어죽었을지도 모르지. (지레 고개 내젓는다.) 오래 살긴 했지만 아사란 허무한 방식으로 죽고 싶진 않으니까. 난 창가에서 사냥할 만한 동물이 있나 좀 찾아보고 있을게.
발레리 C. 하인즈:그렇죠? (가벼이 어깨 으쓱이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에요. 삶이 지루하긴 한데, 결코 그런식으로 끝장나고 싶지는 않아요. 차라리 뱀파이어 헌터한테 쫒기다 죽지. 그게 더 나을 것 같지 않아요? (물론 농담이다. 죽고싶은 생각따위는 조금도 없었기에.) 알겠어요. 부탁좀 할게요. 사냥할 힘도 없어서.
스칼렛:뭐? 헌터한테 쫓기다 죽는다니. 그런 건 더 싫어. (몸을 부르르 떤다.) 차라리 내가 스스로 고귀하게 죽음을 택하는 거라면 모를까. 은 탄환에 맞은 담피르들이 어떻게 죽는지 너도 잘 알면서 그래.
스칼렛은 헌터가 귀찮다는 불평불만을 쏟으면서 창가로 다가갑니다.
발레리는 기운을 찾을 겸 고성이라도 천천히 돌아다닐까요?
[창가]에 내린 담쟁이 덩굴 사이로 빛이 흘러들어오며 방 안을 고즈넉히 비춥니다.
공간 자체는 넓지만, 방 안을 채운 가구가 없어 휑합니다.
당신이 조금 전 일어난 [관]과 [벽]이 끝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생각보다 어무것도 없구나? 이 성은.) (그리 생각하며 창가를 본다.)
(아무것도..)
그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 창틀에 먼지가 쌓여있습니다.
일주일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생명체 하나 보이지 않고, 땅은 메말라가며 풀은 물 없이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 근처로는 새 한 마리도 날아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꿈도 희망도 없는 곳이구나 여기.)(새삼스레 그리 생각한다)
(그러더니 관에 다가가보고)
잠에 들 때마다 발레리의 몸을 담는 궤櫃입니다.
육각관으로, 안쪽은 연녹색, 바깥쪽은 밀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변색되었는지 군데군데 본래의 원목 색을 띄기도 합니다.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어..)
오늘은 혹시 91의 날인가?
열린 관 내부에는 작은 [편지]가 하나 들어있습니다.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도 접힌 곳 하나 없이 깔끔한 종이입니다.
매일 잠드는 곳인데, 왜 이제껏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발레리 C. 하인즈:여기서 나한테 편지 쓸 사람이 어디있다고 갑자기 편지.. (중얼거리며 편지를 펼쳐본다.)
잉크가 딱딱하게 굳어 펼치는 동시에 떨어집니다.
다행히 잉크의 흔적이 종이에 그대로 남아 읽을 수 있겠네요.
발레리 C. 하인즈:이게 뭐지..? (당최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어 고개만 기울인다.)
아니라면 이곳에 들어와서 발레리가 모르는 짓을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까요.
발레리 C. 하인즈:(편지를 대충 던져놓고 벽으로 시선 옮긴다.)
얼핏 보기에 색을 발라 부드러워 보이지만 만져보면 벽돌을 겹겹이 쌓아올린 단단한 형태의 구조입니다.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와)
구석의 벽과 바닥 사이 이음부가 어둡게 부식되어 있습니다.
고성은 발레리가 언제부터 지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되었으니 관리를 하지 않으면 이곳저곳 망가지기 마련이지만, 어쩐지 좋은 기분은 아니네요.
발레리 C. 하인즈:(그렇다고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지..)
그렇습니다. 성인만큼 성장하지도 못한 발레리가 성을 개보수하는 건 무리죠.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하다 보면 어느덧 창밖으로 완전히 밤이 내려앉습니다.
일주일 간이나 잠들어 있었으니 그럴만 한가요?
발레리 C. 하인즈:슬슬 뭔가를 먹을 때가 되긴 했지..
고성을 둘러보아도, 밖을 살펴보아도 변한 것 없이 마찬가지입니다.
스칼렛:(바깥을 다 살폈는지 당신에게로 걸어오며 볼멘소리를 한다.) 이전엔 가끔씩 작은 동물들이 떠돌아다니곤 했었는데, 오늘은 그마저도 안 보이네. 오히려 이전보다 더 황폐해진 것 같아.
발레리가 창밖을 살펴보더라도 어딜 보나 먹이로 삼을 만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정말요? (..) 이를 어쩐담. 이러다간 진짜 꼼짝없이 아사하겠어요.
피 한 방울 없이 잠든 채 버틴지도 벌써 일주일째. 목이 타는 것 같은 심각한 갈증이 이어집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마을로 내려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스칼렛:가만히 있다간 진짜 아사하고 말 거야. (고개 내젓는다.)
발레리 C. 하인즈:이젠 정말 마을로 내려가봐야겠는걸요.. 느낌은 좋지 않지만.. 가만히 있다가 굶어 죽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요.
스칼렛:... 방법은 그것밖에 없어 보이네. (망설이다가 이내 고개 끄덕인다.) 뒤집어쓸 만한 로브를 찾아볼게. 너도 움직일 채비를 해.
발레리 C. 하인즈:네, 알겠어요. (이 텅텅 빈 성에 제대로 된게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지러움이나 가시길 빌며 머리 짚는다.)
당신의 삶에 대한 욕구가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죽고 싶지는 않겠죠.
채비를 마친 두 사람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 고성 밖으로 나가기로 합니다.
한때 지극히 지위 높은 누군가가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곳저곳 돌무더기가 무너져 있습니다.
긴 복도를 지나 조심스럽게 계단을 밟고 고성 밖으로 향합니다.
발레리 C. 하인즈:
듣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고성 밖을 나오는 순간, 작은 소리가 들립니다.
순간 머릿속에 수십 가지 가능성이 스쳐지나갑니다.
뱀파이어? 아니면 인간? 헌터? 아니면 더 거대한 짐승?
발레리 C. 하인즈:(긴장하고 주위를 둘라본다. 뭐지? 이왕이면 짐승이길..)
발레리 C. 하인즈:아니.. 방금 어떤 소리가 들린 것 같아서요.
이상하네..
스칼렛:기분 탓이겠지. (불안해졌는지 로브의 후드를 살짝 걷어내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얼른 움직이자. 정말 소리가 들렸다면 들키기 전에 이동해야지.
발레리 C. 하인즈:알겠어요. 어서 가봐요. (여전히 불안은 남아있으나 로브를 푹 눌러쓰고 발걸음을 옮긴다.)
숲은 당신에게 익숙한 곳입니다. 고성 근처가 숲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일까요.
숨을 죽이고, 수풀 사이와 나무 사이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딥니다.
그렇게 마을로 향하는 길은 오로지 어둠이 내려앉은 숲인데...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오늘따라 눈이..~
창밖으로 봤을 때와 비슷한 풍경이 발레리를 맞이합니다.
생명체가 이곳에 발길을 끊은지는 한참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전에 들렸던 수상한 소리 역시 마른 나뭇잎이 서로 부딪혀 내는 소리겠죠.
주변을 더 살펴보면 마른 풀은 구멍이 뚫려 있으며, 그 주변을 중심으로 땅까지 검게 물들어있습니다.
이 정도면 심각함을 넘어서 전염병은 아닐까 의심될 수준입니다.
생명이 자라지 못하는 곳에 점점 발길이 끊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조만간 거처를 옮기는 것도 고려해보아야겠습니다.
높은 고성에서 마을까지 내려가는 숲길은 밤이 깔려 어둑어둑해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허리춤까지 자란 풀이 대거 죽어 있고, 바닥에는 돌이 이리저리 불규칙적으로 나와 있어 자칫하다간 발이 걸려 넘어지기 십상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길 진짜 험하네.. 이러고도 음식을 못찾으면..)
스칼렛:넘어지지 않게 조심해. 자, 이쪽이야. (고성에 오래도록 살았던 건 저도 마찬가지이므로 능숙하게 길을 안내한다.) 풀이 무성하긴 한데... 어째 다 죽어가고 있네. 병이라도 돌았나?
발레리 C. 하인즈:(힘이 없는지 영..) 글쎄요. 나랑 비슷한 상태인가? 나보다 더하려나. 짐승이 없고 사람이 없으면 풀이 더 건강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좀 신기하네..
스칼렛:짐승도 코빼기도 안 보이는데, 정말 왜 풀까지 죽어가는지 영문을 모르겠네. 계속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고성을 떠나는 것도 염두해둬야겠어. 이곳만한 은신처를 또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방황하다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반복이 담피르의 삶이다. 비참하지만 이미 흐르게 된 두 혈통의 피를 스스로 마실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어찌하겠는가.)
발레리 C. 하인즈:그러게요. 조용히 지내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지만 먹을 게 없어서야.. 살 곳이 못되죠. 어디로 가야할지 잘 모르겠지만요. (막막한듯 한숨쉰다.)
스칼렛:일단은 당장 배를 채우는 게 중요하겠지만... (한 치 앞을 알기 어려운 현실에 절로 따라서 한숨이 나온다.) 언제쯤 평화롭게 한 곳에 정착해서 살아갈 수 있으려나.
인간들의 책을 읽어보니, 그들은 마음에 둔 이와 사랑을 하며 함께 가정이란 걸 꾸린대. 발레리 너는 그런 거 관심없어?
발레리 C. 하인즈:우리한테 평화라는 건 좀 안어울리지 않아요? 인간도 뱀파이어도 아닌걸요. (피식 웃더니) 네? 가정이요? 그런 건 갑자기 왜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사랑이에요~ 스칼렛은 하고 싶어요? 사랑이라는 거.
스칼렛: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떠돌아다니기만 할 수는 없잖아! 매번 헌터들한테 잡힐까 봐 전전긍긍하면서 제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숨어지내야 하는 거, 이젠 지긋지긋하단 말야. (넌덜머리가 난다는 듯 고개 내젓는다.)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지. 우리 담피르도 결국은 인간과 뱀파이어가 사랑해서 만들어진 존재일 테니까. ... 이런 하프를 누가 사랑해줄지는 모르겠지만. 말하고 보니 비현실적이네.
발레리 C. 하인즈:그건 그런데, 우리는 어딜가도 그렇게 살게 될걸요? 인간도 뱀파이어 헌터도 없는 곳에 가서 살게 된다면 우린 아사할거에요. 애초에 그런 곳도 없겠지만. (가벼이 말하고) 그쵸? 비현실적이라니까요. 애초에 우리랑 결혼하면 또 뭐가 나올지 아무도 모르는거잖아요. 하프가 이렇게 사는데, 쿼터는 얼마나 비참하겠어요?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스칼렛:뱀파이어랑은 다르게 햇빛을 봐도 문제가 없으니까 평범한 사람인 척 하면서 섞여 살고 싶지만... 그림자도 안 보이고, 피를 먹어야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언젠간 들통나고 말겠지. (다시 한 번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쉰다.) 좀 더 안정적으로 지내고 싶어. 그뿐이야...
발레리 C. 하인즈:물론이죠. 우리는 인간 같으면서도.. 인간같지 않으니까요. 절대 섞이지 못할거에요. (처음부터 그런 생각따위 한 적 없는 듯, 단언한다.) 그건 그래요. 지금보다 덜 불편하면 참 좋을텐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덧 멀리서 광장이 보입니다.
가까워진 마을은 각양 각색으로 칠해진 아름다운 집들이 보기 좋게 모여 단정하고 정갈한 느낌입니다.
군데군데 울타리가 세워져 있고 그 안에는 마당과 가축들이 보이네요.
사람이 다니는 길가마다 일정하게 밝은 등을 걸어두어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시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을의 규모는 작지만 주민들끼리 대를 이어 살아 서로 모르는 이가 잘 없는 곳입니다.
집의 거리가 유독 가까운 이유도 숨기는 것이 없을 정도로 사이가 가깝고 좋기 때문이라던가요.
실제로 발레리도 이 마을에서 싸우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마을 광장 한 가운데에서 언성 높인 목소리가 들립니다.
광장을 눈대중으로 훑어보면 그 소리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가득 둘러싸고 있습니다.
두런두런 그들의 말소리가 이어집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대화의 내용을 자세히 들으려면 가까이 다가가야 소리가 좀 들릴 텐데,
광장은 탁 트여 있어 아무리 발레리의 체구가 작다고 한들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어떻게 하지.. 아주 조금만 가면 되지 않을까. 사람들 틈에 숨으면,)
주변을 둘러보면 광장 사이의 좁은 골목길이 눈에 띕니다.
마을 주민들끼리는 모두 친하고 아는 사이니 모르는 얼굴인 발레리가 굳이 눈에 띌 필요가 없겠죠.
발레리 C. 하인즈:(골목 발견하자마자 조용히 걸음을 옮긴다.)
골목길 안에 조용히 몸을 숨기고 동태를 살핍니다.
(눈 부릅 뜸)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
(역시 눈이 안 좋네..)
(다시 눈 부릅뜨기)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
(실패~)
(행운 깎을게요..구제를..)
대화하고 있는 사람들은 검은 망토를 둘러 쓴 무리와 평범한 옷차림의 마을 주민들입니다.
검은 망토 무리는 가장 앞에 서 있는 한 명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정돈된 분위기입니다.
위계질서가 있는 집단이네요. 또한 망토 아래에 무기를 숨기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 중 대표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사람이 손에 종이 하나를 말아쥐고 역정을 냅니다.
아무래도 저 종이의 내용과 관련하여 화가 난 것 같은데…
종이는 말려 있어 안의 내용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기둥이나 벽 같은 마을 군데군데 종이 재질의 [벽보]가 붙어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벽을 따라 돌자국이 남고 자연스레 모서리가 헤져 찢어진 흔적이 남은 평범한 종이입니다.
:머리에 뿔이 달린 채 눈동자에 동공이 없고 가죽은 말라 비틀어져 날카로운 뼈밖에 남지 않은 기괴하게 생긴 괴물이, 자신의 입을 길게 찢어 우악스럽게 벌리고 동물을 물어 피를 빨아 죽이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뭔 이딴 그림이..)
:그리고 그 밑에는…
[뱀파이어 주의]라고 써있습니다.
그 글씨를 중심으로 가득 ‘죽어’ ‘죽어’ ‘괴물’ ‘악마’ ‘죽어’ 등의 질 나쁜 낙서가 붉은 글씨로 적혀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자 한다면 <듣기> 판정
발레리 C. 하인즈:
듣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뱀파이어 주의는 뭐야, 여기에 뱀파이어가 나타났나> 아닐텐데?)
:“그래서 아직도 소득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지금 겨우 일주일 째입니다, 어르신.”
“자네들은 전문가라 하지 않았나! 어제도 벌써 일이 하나 났는데 실마리 하나 못 잡는 게 말이 되냐, 그 말이야!”
“보자보자 하니까 우리 대장께 말이 심하지 않습니까!”
“자자, 이러지들 마시고……”
대화를 듣고 있자면 발언이 점점 격해져 옵니다.
무리들은 눈치를 보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장정 여럿이 붙어 서로를 뜯어 말립니다.
누가 봐도 더 말이 오갔다가는 몸싸움으로까지 번질 것 같았으니까요.
발레리 C. 하인즈:(실마리.. 소득? ...뱀파이어에 관한 전단지...)
(..설마,)
(뱀파이어.. 헌터?)
화를 달래며 숨을 고르는 마을 주민 대표를 가만히 바라보던 검은 망토의 사람이 이윽고 등을 돌립니다.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눈이 멀쩡해졌다)
등을 돌리며 얼핏 보인 그의 눈은 보석처럼 붉은 색이었습니다.
과연 저자들은 누구일까요. 당신의 추측처럼 뱀파이어 헌터일까요?
그가 돌아선 것을 시작으로 검은 망토를 쓴 무리들 역시 서로 무언가 작게 말을 주고 받으며 속닥이더니 하나 둘 자리를 뜹니다.
아무래도 처음 등을 돌린 사람이 그들의 통솔자가 맞았던 모양이죠.
무리들이 자리를 떠나자 상대할 사람이 없어진 주민들의 모임 역시 흐지부지 마무리됩니다.
광장에 남은 마을 주민들은 과열된 분위기에 대한 여운이 담긴 대화를 나누다,
조금씩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거나 근처를 맴돌며 각자의 볼 일을 봅니다.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고 밤이라고는 하나 아직 광장에는 남은 사람들이 몇 있습니다.
발레리는 현재 여러 사람을 상대하기에는 힘이 터무니없이 약한 상태.
소동물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이 깨어있을 때를 노리면 사살당하기 딱 좋은 보기가 되겠죠.
어느 면으로 보나 정면으로 사냥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밤이 더 깊어지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나..
스칼렛:(골목 끝쪽으로 먹잇감을 찾으러 갔다가 이내 돌아온다. 광장 너머의 한 지점을 가리켜며) 저쪽에서 작은 가축들을 키우는 민가를 발견했어. 토끼나 닭, 양 같은 것들이라 우리가 잡기에도 수월할 것 같아.
스칼렛의 손길을 따라 발견한 민가는 광장의 길목 바깥쪽에 있어 다른 집들과도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습니다.
우선 주민들이 완전히 잠드는 새벽까지 기다리는 게 좋겠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또 먹고 일주일 정도는 자야겠네..)
스칼렛이 시간을 가늠하기 위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올려다 본 하늘은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아 보랏빛 천장에 별을 쏟아 부은 것 같습니다.
금방이라도 그 별가루들이 서로 맞닿아 은방울 소리가 날 듯한……
문득 발레리의 콧잔등에 나뭇잎이 하나 톡 떨어집니다.
자신이 사는 고성의 나무들은 마르거나 검게 죽어버리기만 했는데 말이에요.
음울한 기분을 느끼고 있노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민가의 창문으로 비치는 불이 하나 둘 사라집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이제 슬슬 움직여도 되겠는걸요. 스칼렛, 아까 말하나 곳이 어디죠?
(말한..)
스칼렛:저쪽이야. 위치는 내가 봐뒀으니, 가자.
집안에서는 가끔 이불보가 스치는 소리와 사람들의 고른 숨소리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드디어 잠에서 깨어난 후 첫 식사 시간입니다.
일주일 만의 허기를 채울, 겨우 제대로 된……
발레리 C. 하인즈:드디어 휘청거리지 않을 수 있겠네요. 고성까지 다시 걸어갈 수 있겠어요. (길이 험했으니..)
스칼렛:마침내 식사 시간이네...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침을 꿀꺽 삼키며 잠든 토끼를 향해 손을 뻗는다.) 이 순간만을 기다렸어.
뱀파이어도 인간도 숨을 죽인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
발레리 C. 하인즈:나도 마찬가지에요. 드디어 먹네.. (토끼는 너무 작으니.. 양을 고른다.)
발레리는 양을 낙점하고, 가축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부드러운 털, 포식자 앞에 놓인 가녀린 피식자의 숨소리와 떨림.
흘러들어올 식사를 기대하며 입을 벌려 베어물려는 순간.
척추를 타고 서늘한 감각이 찌르르 내려갑니다.
얼어붙은 눈동자를 천천히 돌려 바라보면 곧장 발레리를 꿰뚫는 듯한 총구 안쪽 끝으로 새하얗게 반짝이며 빛나는 것과 눈이 마주칩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이게, ..무슨.)
저건 은입니다. 한 번도 마주한 적 없지만 알 수 있습니다.
금세라도 당신을 집어삼킬 듯 크게 펄럭이는 검은 망토, 그리고 그것보다 더 위압적인 백색 시선이 발레리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아, 역시구나. 뱀파이어 사냥꾼이었어. 이런...)
덮어쓴 망토 모자 아래 보이는 잿빛 머리카락이 달빛에 반사되어 날카롭게 빛납니다.
본능이 외칩니다. 당신에게 죽음을 선사할 위험하기 그지없는 존재를 마주하고 말았다고. SANc (1/1d3)
발레리 C. 하인즈:
SAN Roll
기준치: |
85/42/17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차분.)
발레리의 피부는 은에 스치기만 해도 불에 타듯 뜨거운 통증을 느낄 것입니다.
운좋게 이 상황을 빠져나간다고 해도, 다른 무기보다 은에 입은 상처는 회복이 훨씬 더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정말 최악인데, 피할 수는 없겠지? 차라리 한방에 가는 것도..)
마치 사신과 같던 그의 입에서 뱉어진 말은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어투입니다.
네?
시선을 마주친 헌터는 인상을 찌푸리며 천천히 총구를 내립니다.
그 메마르고 절제된 목소리에 담긴 건 의아함이었을까요.
발레리는 인간인 그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세월을 살아왔으나 제대로 피를 섭취하지 못해 체구가 작은 편입니다.
인간으로 따지자면 담피르는 가장 젊고 활동하기 쉬운 20대 때 성장이 멈추지만, 아직 발레리는 그 정도까지 성장하지 못할 정도로 굶주렸죠.
그렇다면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 자신이 어린 나이 대인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착각이야 자유라지만 어린 생명으로 보아 살려준다면 자신에게는 더 없는 이득인 일입니다.
그야, 발레리는 여기서 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은걸요.
뱀파이어 헌터:... ... (당신을 위아래로 살펴보며 미간을 찡그린다. 제 예상과 크게 벗어난 모습에 꽤나 당황한 듯하다.)
헌터는 표정을 구기고 있지만 공격할 기색은 없어보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저, 왜 그렇게 보시는지.. (약한 척. 난 약하다.. 아, 진짜 약하지.)
뱀파이어 헌터:아직 어려 보이는데, 왜 이 시간에 바깥에 나와있는 겁니까. (딱딱하기 그지없는 말투로 말하며, 골치아프다는 듯 총을 홀스터에 꽂는다.)
발레리 C. 하인즈:잠이 안와서 산책 겸.. 아니, 그보다 나와있는 건 제 자유 아닌가요? 근데, 총은 왜..? (총 홀스터에 도로 꽂는 것 보고 안심하며 묻는다.)
마치 자신의 몸을 갈기갈기 찢으며 관통한 듯한 끔찍한 감각.
질 나쁜 풍선처럼 순간적으로 피가 퍽, 터져나온 방향은 발레리의 뒤쪽입니다.
발레리의 발치에 질척하고 짙은 향의 액체가 튑니다.
발레리 C. 하인즈:...(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자신과 함께 왔던 스칼렛이 복부에서 검은 피를 쏟으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상처가 아물지 않고 오히려 더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환부 주변은 불에 타는 것처럼 조금씩 오그라들어가는 소리를 내며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 (눈을 크게 떴지만, 그 뿐이다. 이름을 부른다거나 슬퍼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스칼렛과 아는 사이라는 게 들키는 순간 같은 꼴이 될테니..)
(..저런 꼴이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방금까지 그 주제로 얘기했으니 당연히 알 수 있습니다. 은탄환이란 것을요.
헌터는 자신의 앞에 있는데. 그렇다면 이곳에 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건가요?
지금 발레리는 안전한가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도망칠 수 있나요? 그리고 죽어가는 스칼렛은 어떻게 해야……
어느샌가 발밑까지 기어온 스칼렛이 발레리의 발목을 잡습니다.
당신이 일부러 모른 척 하였던 것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이, 거.. 놔. (뒷걸음질 치며, 손을 뿌리친다. 상대는 자신을 아이로 보니, 이정도 반응은 자연스러워 보일테다.)
물론 그가 일부러 당신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는 아니었겠지만요.
스칼렛은 욱, 피와 함께 내장까지 쏟아내듯 토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손끝이 경련하듯 움찔거리다가 점점 말단부부터 검게 재처럼 흩어집니다.
마지막 순간, 그가 뒷걸음질치는 발레리를 올려다 보며 입을 벙긋거립니다.
그리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SANc (0/1)
발레리 C. 하인즈:
SAN Roll
기준치: |
84/42/16 |
굴림: |
8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발레리 C. 하인즈:(.....나도, 저런 꼴이 될 뻔한거야? 스칼렛을 죽인사람은 누구지?)
뱀파이어 헌터:... 이런. (뱉듯이 중얼거린다.)
발레리 C. 하인즈:..저,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재가..되었, (놀란 척을 할 필요는 없었다. 몸이며 목소리며 이미 떨리고 있었으니까.)
떨고 있는 당신에게 헌터가 다가오더니, 당신의 입을 억지로 좌우로 크게 벌립니다.
곧 발레리의 송곳니를 확인했는지 그의 눈이 가늘어집니다.
동시에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발레리의 입에 쑤셔넣고 손목을 묶어 붙잡습니다.
입안에 들어온 이물질은 부드러운 고무 재질의 무언가입니다.
뱀파이어 헌터:그대로 조용히 따라오십시오. 같은 꼴이 되고 싶지 않다면.
(이대로 죽고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기에 순순히 따라나선다.)
섣불리 나섰다간 발레리 또한 죽을지 모릅니다.
재가 되어버린 이와 같은 꼴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살고 싶으니까요.
발레리는 망토를 뒤집어쓴 채로 헌터의 손에 붙들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를 따라갑니다.
들어서자마자 손쓸 새도 없이 발레리의 손목과 발목, 그리고 목에 단단한 구속구가 채워집니다.
아무리 힘을 줘 끊으려 해도 끊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은 도금인지 힘을 주면 줄수록 미약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이어서 그는 발레리의 입에 손을 넣어 고무 재질의 무언가를 쑥 꺼냅니다.
고무공까지 꺼낸 헌터는 곧 망토를 완전히 걷어줍니다.
내부는 불을 끄고 촛불 등만 놓아 잔잔하게 밝은 상태이기 때문에 자세히 살피기는 무리 같습니다.
이런 상태이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대화만 겨우 가능하겠는걸요.
발레리 C. 하인즈:(...하아, 열심히 모르는 척 했는데.) 날 왜 살린거죠? 묻고싶은 거라도 있나요?
뱀파이어 헌터:... ... 잠시 생각을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꽤나 충동적인 행동이었던 듯, 한숨을 쉬며 투박한 손으로 이마를 쓸어내린다.)
(얼마간 구속구에 묶인 당신의 모습을 응시하다가 느릿하게 입을 연다.) 단순히 묻고 싶은 게 있어 살린 것은 아닙니다. 지금껏 헌터로 살아오며 당신처럼 어린 뱀파이어는 본 적이 없습니다. 송곳니를 보면 뱀파이어란 건 확실한 듯한데.
발레리 C. 하인즈:(당신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듣다가, 눈 깜빡인다. 하긴, 영양실조 뱀파이어가 많지 않겠지.) 뱀파이어가 맞긴 해요. (...담피르라는 걸 말해도 되는지 안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더 말하지는 않는다.) 내가 영양 실조라서 그래요. 피를 많이 못마셨거든요.
뱀파이어 헌터:... 아이가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움직이나 싶었는데, 피를 찾아 헤매고 있던 겁니까. (미간을 찌푸린다.) 사람을 해치려 민가에 접근하고 있었던 거겠죠. 뱀파이어라면 으레 그러하니.
발레리 C. 하인즈:정말 내가 아이인줄 안거에요? 이건 놀라운데. (의아하게 말하더니,) 사람? 사람을 해칠 수 있었으면 내가 이렇게 묶여있지느 않았겠죠. 최약체 뱀파이어 묶어놓고 무슨소리람. 영양실조라는 거 못들었어요?
뱀파이어 헌터:말했잖습니까. 아이의 모습을 한 뱀파이어는 처음 봤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말을 쭉 들어보니... 아무래도 사냥 실력이 형편없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축인 것 같군요. 사람을 해하려던 게 아니라면 민가에는 무엇 때문에 접근한 겁니까? 동물들이라면 당신이 머물렀을 그 고성 주변에도 충분히 있었을 텐데.
발레리 C. 하인즈:(..하아,) 인간들에게는 좋은 일 아닌가요? 목숨을 잃을 일은 없을테니. (..) 내가 어디 사는지도 알아요? 다 들켰던건가.. 오늘 여기로 올게 아니라 아예 도망갔어야했네요. (혼잣말하듯 지껄이다가) 고성 근처는 아무것도 없어요. 있었으면 여기로 안왔지.
뱀파이어 헌터:당신도 짐작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뱀파이어 헌터입니다. 뱀파이어가 있을 곳으로 추정되는 곳을 조사하고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저의 일입니다. (잠시 침묵한다.) 당신이 그런 적 없다 하여도, 그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뱀파이어들은 지난 100년간 흡혈을 해 왔으니 인간은 위협적인 존재를 제거하려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대충은요. (하아) 조용히 지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들킬 줄은 몰랐네요. (이어진 말을 듣더니, 고개를 기울인다.) 그럼 어째서 날 죽이지 않았죠? 스칼렛은 죽였으면서, 왜 날 여기로 데려온거에요. 검은 망토를 입은 사람들이 많던데, 당신 동료들 아닌가요? 나랑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거 맞아요?
뱀파이어 헌터:어린 뱀파이어라고 착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말을 들었으니 당신을 죽일 근거는 넘쳐나지만... ... 당신은 인간을 해하는 뱀파이어가 아니라고 했지 않습니까. 저는 과격파가 아닌지라, 위험하지 않은 뱀파이어까지 굳이 죽일 마음은 없습니다. 물론 당신의 말을 곧이곧대로 다 믿을 수는 없으니 한동안은 지켜봐야 하겠지만요.
그 뱀파이어의 이름이 스칼렛입니까. (곰곰이 고민한다.) 저희는 단체 생활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2인 1조로 활동합니다. 아까는 저의 파트너가 스칼렛이라는 뱀파이어를 죽인 것입니다. 제가 말도 없이 순찰 구역에서 벗어났으니 곧 파트너가 저를 찾아 이곳으로 올지도 모릅니다. 그 전에 당신을 숨겨야겠죠.
발레리 C. 하인즈:헌터들도 또 의견이 분열하는가 보군요. (운이 좋았다고 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 한동안 지켜본다느 소리는, 내가 당신을 따라다녀야 한다는 소리에요? 아니면 당신이 내게 오겠다는?
2인 1조.. 그건 다행이네요. 난 죽고싶지 않으니 숨길거면 어서 숨겨줘요. 내 친구까지 모른척 했는데 여기서 죽으면 곤란하지. (근데, 곧 아사하는 거 아닌가? 결국 아무것도 못먹었어..)
뱀파이어 헌터:... 이곳에 얌전히 계셔야 합니다. 저를 따라다녔다가 과격파와 마주치기라도 하신다면 그날로 재가 되실 겁니다.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한 눈초리)
(무언가 묻고 싶은 듯 입술을 한참 달싹였다.) 그나저나...
오두막집 바깥에서 빠른 발걸음 소리와 함께 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정황상 저 사람은… 셀레온의 파트너라는 그 헌터가 아닌가요?
발레리 C. 하인즈:(큰일난 거 아닌가 이거?)
뱀파이어 헌터:... ... 이렇게 빨리 돌아오다니. (눈을 찌푸리며 대번 자리에서 일어나 발레리를 번쩍 안아올린다.)
아무래도 발레리를 숨길 곳을 찾는 것 같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갑자기 안겨서 눈 끔뻑.)
당장 보이는 것은 옷장, 테이블 밑, 소파 아래 등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소파 아래에 넣어요. 나정도 체구면 들어갈 수 있을테니까. (먼지가 잔뜩이겠지만...)
뱀파이어 헌터:알겠습니다. (소파 아래로 발레리를 내려준다.) 어서 숨으십시오. (그리곤 가리듯이 소파를 등지고 선다.)
발레리 C. 하인즈: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
너무 서둘렀던 걸까요, 쿵! 소파에 머리를 부딪힙니다.
발레리가 어거지로 소파 아래로 숨어들어가자마자, 벌컥! 소리와 함께 오두막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 했습니다. 등골이 서늘합니다.
파트너로 추정되는 헌터가 들어오며 쿵쿵, 발자국 소리를 냅니다.
발레리 C. 하인즈:
듣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
(오늘 망했네)
아직 머리를 맞은 충격이 남아있나 봅니다...
동료 헌터:왜 먼저 갔어? ... ... 찾았다고!
뱀파이어 헌터:조금 피곤해서 말입니다. 총 소리를 들었는데, 그쪽은 어떻게...
동료 헌터:뱀파이어 하나. ... 했는데 죽을 때 재가 되는 걸 보니 ...
뱀파이어 헌터:... 확인도 하지 않고 쏘신 겁니까. ... 무고한 시민들이 휘말릴 수도 있으니 두 번, 세 번 신중을 기하여 확인해야 한다고 ...
동료 헌터:또, 또 잔소리! 새벽 중에 그렇게 ... 봐, 이걸로 ... 도 없을 텐데. 오히려 잘됐다고 칭찬해줘야 하는 거 아냐?
뱀파이어 헌터:당신의 ... ... 은 칭찬해드려야 마땅하겠지만...
머리가 띵해서인지 그들의 목소리가 드문드문 잘 들리지 않네요.
바스락, 무언가 종이를 펼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마 저 종이 안에 죽은 스칼렛의 재를 담았겠죠.
셀레온의 파트너는 근처에 있었다고 했으니 아마도 그를 죽인 장본인일 겁니다.
동료 헌터:얼마나 조심스럽게 숨어다녔으면 마을 근처를 샅샅이 뒤졌는데 일주일 넘게 발견이 안 됐는지. 사실 그 괴물놈이 아니더라도 이 마을 자체가 좀 이상해. 당장 근처 소도시만 해도 이런 목축업 다 때려치운지가 언젠데. 이 마을만 혼자 기분 나쁘게 죽어가는 것 같다고. 동식물도 비실비실한 게 영 심상찮아. (혀를 찬다.)
파트너란 사람은 나쁜 버릇처럼 테이블을 한 번 발로 쳐올립니다.
그러자 대화는 끊기고 오두막집은 일순 조용해집니다.
뚜벅, 뚜벅… 불량배처럼 방 안을 어슬렁어슬렁 맴돌던 발소리는 어느새 소파로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동료 헌터:얼마 안 가 집단으로 폐사할 것 같은 게 꼭 무슨 저주라도 걸렸는지……
쿵, 쿵, 소파의 아래로 군화를 신은 발이 보입니다.
당신의 바로 그 앞에, 조금만 움직여도 인기척을 눈치챌 수 있을 것 같은 거리에, 헌터가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오지, 말라고...!!)
웬일인지 발레리가 숨어 있던 소파의 어둠은 멀쩡합니다.
파트너는 아무래도… 소파 위의 물건을 집어든 것 같습니다.
동료 헌터:이게 뭐냐? 옛날 옛적에 찍은 사진첩 아냐? 이걸 아직도 갖고 있네. (대수롭잖게 말한다. 사진첩으로 추정되는 종이가 넘어가는 소리가 연신 울린다.)
뱀파이어 헌터:정리하기 위해 꺼내둔 것일 뿐입니다. (무심하게 대꾸한다.)
파트너의 목소리는 그 이후로 자잘하게 이어집니다.
그러면서도 한시를 가만히 있지를 않아, 몇 번이고 지척에서 왔다갔다 하는 군홧발이 보였습니다.
그러다 텅 빈 옷장을 벌컥 열어보기도 하네요.
발레리 C. 하인즈:(역시 옷장 여는 건 국룰이라니까..)
와중에도 당신을 숨겨준 뱀파이어 헌터는 소파 앞에 서서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꼿꼿하게 자리를 지킵니다.
동료 헌터:아무튼, 난 괴물놈 잡았다고 보고드리고 온다. 넌 또 여기서 잘 거지?
뱀파이어 헌터:예. (간결한 한 마디만 내놓았다.)
곧 이야기는 끊기고 셀레온은 오두막집을 나서는 파트너를 배웅합니다.
발레리 C. 하인즈:정신사나운 파트너네요. (소파 밑에서 나오며..) 왜저렇게 여기저기를 쑤시고 다니는거람.
뱀파이어 헌터:(완전히 나갈 때까지 긴장을 풀지 않다가, 닫힌 문에 등을 기대면서 작게 숨을 내쉰다.) 아직 제가 나오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움직이시면 어떡합니까. 재차 돌아올 수도 있었습니다. (경고하는 톤에서 상명하복과 위계질서에 익숙한 티가 난다.)
발레리 C. 하인즈:안돌아왔잖아요. 그럼 된거지 너무 깐깐하게 따지는 것 아닌가요. (그러는 본인도 뒤늦게 긴장 풀고 소파에 앉았다.) 그래서, 이제부터 어쩐다고요?
(먼지 툭툭 털며 재채기 한다..)
하루종일 바짝 들어있던 긴장이 풀리는 기분입니다.
뱀파이어 헌터:언제나 돌발 상황을 예측하고 그에 맞추어 대비해야 합니다. (동료 헌터에게 지적받았으면서 숨쉬듯이 익숙하게 잔소리를 한다. 만난 지 한 시간도 안 된 사이인데도...)
어쨌건 잘 숨으셨습니다. 먼지가 많고 좁아서 불편하셨을 텐데.
이번에는 또 잘 숨었다고 영양가 없는 칭찬을 하네요.
도무지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응대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초면인데 어떻게 되어먹은 거리감인걸까. 의문은 들었지만 철저한 을의 입장, 괜한 소리는 내뱉지 않는다.) 네네, 예측 잘할 것 같이 생기셨으니 부탁할게요. 전 조심성이 없어서. (거짓말이다.) 칭친은.. 고맙게 받아들이죠. 기침이랑 재채기 참는 건 힘들었으니까요.
뱀파이어 헌터:... ... 그나저나, (아까 하지 못한 말을 하려는 듯 당신을 뚫어져라 응시한다.) 저희, 어디서 만난 적이 있지 않습니까.
발레리 C. 하인즈:? 그게 되게 촌스러운 대사인거 알죠?
고전 소설인 줄 알았잖아요.
뱀파이어 헌터:어떤 고전 소설인지도 모를뿐더러, 소설에나 나올 법한 상황을 가정하고 물어본 게 아닙니다. (이내 고개 내젓는다.) 됐습니다. 제가 착각한 것이겠죠.
저는 셀레온 나이트 카르디안이라고 합니다. 그쪽은.
발레리 C. 하인즈:(대충 사람이 파악되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고지식?) 그래요. 착각일거에요. 난 살면서 당신을 본 적이 없는걸요.
카르디안이군요. 전 발레리 샬럿 하인즈에요. 편한대로 부르세요.
셀레온 K. 카르디안:알겠습니다, 발레리. (무뚝뚝하게 답하고는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아있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안쪽 방으로 들어갑니다.
발레리는 그제서야 오두막집 내부에 방이 하나 더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이내 셀레온이 컵 하나를 들고 방을 나옵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드십시오. (컵을 건넨다.) 사냥을 위해 나온 것이었다면 배가 고프시겠죠. 뱀파이어용 덫을 위해 쓰이기도 하는 동물 피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이걸 준다고? 진짜? 차분하기만 하던 눈빛이 순식간에 빛나기 시작한다.) 당신, 좋은 인간이었군요. 고마워요. 아사하는 줄 알았네. (컵을 받아들고 빠르게 마셔낸다.)
얼마만의 식사인가요. 당신은 컵을 받아들고 단숨에 내용물을 삼킵니다.
아니, 오히려 훨씬 맛있습니다. 이제껏 먹어본 것 중에 제일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요.
곧 기력이 회복된 듯 혈색이 미미하게 돌고 정신이 맑아집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여러모로 묻고픈 게 있으니 아사하게 둘 수는 없습니다. (마시는 모습 지켜본다) 좀 괜찮으십니까?
발레리 C. 하인즈:(이제야 맑아지는 머리에 한층 밝은 표정을 짓는다.) 무척이나요. 진짜 죽을 뻔 했거든요. 일주일이나 아무것도 못먹어서 말이죠. (..) 근데 묻고 싶다는게 뭐죠?
셀레온 K. 카르디안:당신이 지금껏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아 왔는지, 정확한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정말로 사람을 해치지 않았는지... 알아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오늘 당장 급하게 물어볼 생각은 없으니 일단은 휴식을 취하십시오.
컵을 내려놓고 그제서야 둘러본 오두막집 내부는 책으로 가득합니다.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보통 한 사람이 머무는 곳에 책이 이렇게 많이 쌓여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추측컨대 셀레온은… 아무래도 헌터들의 정보를 관리하거나 뱀파이어 관련 서적을 모으는 사람이 아닐까요.
발레리 C. 하인즈:(서재 힐끔힐끔 바라보다가 슬쩍 다가간다.)
셀레온 K. 카르디안:...... (막지 않고 자기 몫의 서류나 들여다보고 있다)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여러 책 제목을 훑어서 살펴보니 예상대로 뱀파이어 기원의 가설들, 논리적 추출의 역사와 파훼법 연구, 뱀파이어 개체의 비교 분석 연구에 대한 비판적 고찰 등 다양한 뱀파이어 관련 서적부터 가계부, 명단 관리 서류 묶음 같은 것도 있습니다.
서재의 책은 논문과 연구 등 뱀파이어에 대한 실험적 접근을 시도했던 서적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러고 보니 아까도 자신을 만났을 때, 손목을 붙잡고 끌고 오기 전 바로 이의 모양부터 확인했었죠.
적어도 우선 총부터 쏘고 보던 파트너와는 다른 사람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발레리 C. 하인즈:...뱀파이어 헌터가 보통, 이런 연구를 하나요? (아까 그 파트너는 아닌 것 같던데) 뱀파이어에대해 관심이 많은가봐요.
셀레온 K. 카르디안:뱀파이어를 잡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연구와 정보가 필요합니다. 적에 대해 잘 알아야 사냥하기도 수월하겠죠. 당신 앞에서 사냥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조심스럽지만... 저는 직접 사살을 하는 일뿐 아니라 정보를 모으고 규합하는 임무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뭐, 합리적인 생각이에요. 헌터가 머리를 쓰는 것이 놀랍긴 하네요. (..) 딱히 신경쓸 필요는 없었는데요. 당신들은 사냥하는 입장이 맞잖아요. 하도 들어서 익숙해요. 얼만큼의 정보를 모았는데요? 척보기에도 많긴 하지만..
셀레온 K. 카르디안:헌터라고 해서 머리가 나쁘다고 판단하시는 건 고정관념입니다. (무뚝뚝하게 답하고는) 적에게 적에 관련된 정보를 누설할 수는 없습니다. 책을 읽는 것까지 막지는 않겠지만요. (어차피 중요한 기밀들은 따로 보관하고 있다는 의미다)
당신은 아까 죽은 뱀파이어와 아는 사이 같던데... 이름까지 알고 계셨으니 말입니다. 그가 죽었는데도 별다른 감정의 변화는 없으신가 보군요. 친밀한 사이는 아니셨던 겁니까.
발레리 C. 하인즈:그건 그래요. 근데 대부분 그렇지 않나요? 아까 당신의 파트너도 그런 것 같던데. (딱딱한 태도에도 딱히 개의치 않는다.) 그런가요. 들어봤자 활용도 못할텐데. (이런 몸으론~)
별다른 변화, 필요한가요? 헌터에게 쫓기는 뱀파이어의 삶이 그렇듯, 언젠간 잃을 것을 염두해두었을 뿐이에요. 우린 서로 원망하지 않기로 했거든요. 산 사람은 살아야죠.
셀레온 K. 카르디안:그분은 확실히 머리보다는 몸이 더 먼저 움직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대부분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당장 저희를 이끄시는 분도 무척이나 현명하고 지혜로우신 분이니까요.
... ... 그런 사고방식은 저희 헌터들과도 얼핏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뱀파이어의 위험성 특성상 목숨을 걸고 사냥에 뛰어들어야 하죠. 그 과정에서 바로 곁에 있던 파트너가 죽더라도 자책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는 사고방식은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버틸 수 없으니까요.
발레리 C. 하인즈:하긴, 이끄는 사람이면 그럴만도 하죠. (가볍고 짧게 수긍한다. 기실 헌터들이 똑똑하고 멍청하고는 관심사가 아니었으므로,)
어머, 그래요? 딱히 궁금하진 않았는데, 듣고보니 비슷하긴 하군요. (..) 아, 그러고보니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 여기에 헌터들이 어떻게 오게 된거죠? 어디서 꼬리가 밟힌건지 궁금하네요.
셀레온 K. 카르디안:(말해줄지 말지 고민하는 듯하더니, 결국 은유적으로 빙빙 돌려 말한다.) 생각보다도 아주 사소한 단서가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발레리 당신은 살아남았으니 허튼 짓 할 생각은 마십시오. (그리곤 소파에 깊숙하게 등을 기대어 앉는다.) 저는 이제 일을 해야 하니, 주무시거나 책을 좀 더 읽으시거나 하고픈 대로 하십시오. 혹, 더 물어보고픈 게 있으십니까.
발레리 C. 하인즈:사소한 단서요? (뭘까, 마을에서 가축을 먹어서 그런가?)
허튼 짓 안해요. 나는 아까도 말했다시피 살고싶거든요. 이런 몸이긴 하지만요. 죽은 것보단 사는게 훨씬 낫다는 말도 있고요. 이유가 어찌되었든. (..) 물어보고 싶은건.. 나 여기에 언제까지 있어야하나요. 풀려날 날은 오나요?
셀레온 K. 카르디안:그건 좀 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애초 당신을 그 자리에서 사살하지 않고 이곳에 들인 것도 저답지 않게 무척 충동적인 일이었기에. 그렇다고 당신을 평생 이곳에 가둬둘 생각은 아니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발레리 C. 하인즈:그건 그나마 다행인 일이네요. 나와 계속 함께하는 것도 불가능하잖아요. (..) 당신이 당신 답지 않은 날이라 다행이네요.
아무래도 발레리는 정말 오늘 밤 여기서 묵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만 잠들까요? 서재에서 책을 더 봐도 괜찮겠죠.
발레리 C. 하인즈:(고민하다가 책을 내려놓는다. 오늘은 이만 쉬고싶으니까.)
오늘은 정말이지 정신 없고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눈앞에서 재로 흩어지던 스칼렛, 저의 입을 막던 뱀파이어 헌터, 먼지구덩이인 소파 아래에 숨어든 것까지...
발레리 C. 하인즈:(..된거겠지. 살아있다면.)
눈을 뜨면 어제의 일이 무색하게도 멀쩡한 해가 뜬 아침입니다.
새벽 내내 자그마한 불이 타오르던 등은 꺼져 있고, 어두침침하기만 했던 오두막집 내부에는 창을 통해 밝은 빛이 비추어 낡은 나무로 된 서재가 훤히 보입니다.
바닥에 깔려 있는 머그, 소파와 테이블, 자신이 숨어들어갔던 옷장……
배가 고파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 그곳을 나와 민가에 갔으나 방심한 사이 들키고 말았죠.
그 뒤로는 커다란 총소리가 들렸고, 뒤에 있던 이가 피를 뿌리며 죽었고, 그리고 검은 망토가 펄럭, 하고……
셀레온은 발레리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습니다.
달빛을 받으며 백색 홍채를 번쩍이던 그 순간은 지독하리만큼 차갑고 위압적이었는데,
햇빛을 받으며 자고 있는 셀레온은 아이러니하게도 한없이 따스해보입니다.
얼마나 많은 책들을 읽은 건지, 옆에는 책들이 탑을 이룰 정도로 가득 쌓여 있네요.
심지어 졸다가 잠든 건지 손에는 아직도 책이 들려 있습니다.
아무리 구속구를 채웠다지만 나름대로 무시무시한 괴물 취급을 받는 발레리를 옆에 두고, 방심한 걸까요.
그가 들고 있는 책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태평하게 자네.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책을 눈으로 훑는다.)
(ㅎㅎ..)
셀레온이 펼쳐 놓은 페이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 뭐야 이 짜증나는 책은,
발레리 C. 하인즈:
듣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후..)
잠들어 있던 셀레온이 뒤척이며 쇠가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소리의 출처를 따라가자면… 셀레온의 주머니까지 시선이 내려갑니다.
주머니에서 얼핏 빠져나온 은색 열쇠가 보입니다.
눈대중으로 보아하니 구속구에 알맞는 열쇠입니다.
발레리가 손을 뻗으면 아슬아슬하게 닿을 수 있는 거리네요.
셀레온이 잠든 지금이라면 구속구를 풀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들키지 않고 빠져나가면 되지 않을까요? 잡히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요.
발레리 C. 하인즈:..도망가도 될까? 안 잡힐 확률은.. (열쇠 미련 넘치게 바라본다)
(풀고 돌아다니다간 들켰을 때 할 말이 없어지니까 일단 집안 확인 부터..)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
(....)
도망이나 가자
창을 통해 내부까지 햇빛이 비추고 있는 오두막집입니다.
다만 구속구에 묶인 탓인지 전체적인 모습을 보기에는 약간 어려움이 있네요.
발레리 C. 하인즈:(맞아.. 이건 구속구 때문이야..)
레리의 눈이 나쁜 탓이 아닙니다. 음음 그렇고말고
자신이 잠들어 있던 곳은 거실 소파 위입니다.
소파 아래에 셀레온이 비스듬하게 기댄 채 잠들어 있습니다.
거실에는 [옷장], [책장]과 [테이블]이 있고, 주변에는 [부엌]과 어젯밤 셀레온이 들어갔다 나왔던 [안쪽 방]이 눈에 띕니다.
발레리 C. 하인즈:(다 둘러보다가 꺠는 거 아니겠지)
(일단.. 옷장부터 보자)
위의 철봉에는 [검은 망토]가 여러 벌 걸려있으며, 아래에는 밧줄, 벨트, 쇠 브로치 등 여러가지 잡동사니들이 눈에 띕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일 할 때 쓰는 것들인가..
(망토 뒤적뒤적)
<관찰> 혹은 <자료조사> 판정. 다만 자료조사 판정 시 몸이 자유롭지 못하므로 수치 -20이 적용됩니다.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후..)
금색으로 뱀파이어 헌터의 자수가 놓여 있습니다.
헌터들의 여분의 망토가 걸려있는 듯 이니셜들이 각자 다릅니다.
그 중 셀레온의 이니셜이 적혀 있는 것도 보입니다. S.K.K...
발레리 C. 하인즈:(빤.... 셀레온 망토 바로 뒤져본다.)
그의 망토를 뒤져보자, 검은 가루가 모래처럼 묻어져 나옵니다.
발레리 C. 하인즈:흠.. 그럼 다른 곳이나 볼까. (망토 원래대로 두고 책장 살핀다.)
오래되어 낡은 것도 있고, 여러 번 읽어 모서리가 닳아 있는 것도 있습니다.
직접 수기로 작성한 [종이 묶음]들도 여럿 보이네요.
발레리 C. 하인즈:진짜 열심히 연구하네. (지긋이.. 서적 뒤적거린다)
:서적을 살펴보면 뱀파이어에 대한 각종 가설들, 뱀파이어의 특징, 논리적 추출의 역사와 파훼법 연구, 뱀파이어 개체의 비교 분석 연구에 대한 비판적 고찰, 뱀파이어를 퇴치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등… 각종 책들이 가득합니다.
그 중 유일하게 어떤 제목도 적히지 않은 책이 하나 보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제목이 왜..? (뽑아본다)
:제목이 없는 책의 표지에
마법진이 하나 그려져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발레리의 관에 새겨져 있던 마법진과 동일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이게 왜 여기서 나와?)
책을 펼치는 순간, 공기가 어그러진 듯 숨이 턱 막혀옵니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지독히 모독적인 기분에, 발레리 SANc (1/1d2)
발레리 C. 하인즈:
SAN Roll
기준치: |
84/42/16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멀쩡)
안에 가득 적힌 내용은 대다수 처음 보는 언어들로, 일종의 암호 같습니다.
따라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은 극히 소수입니다만, 그중 유일하게 발레리가 알고 있는 언어로 해독된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
뭐야 이게
뭐 이딴 책이 다있어(불길)
(도로 책장에 꽂아넣고 테이블로 눈길 돌린다)
(봐용)
종이 묶음은 생활비를 사용하거나 은과 무기들을 사들인 기록을 적는 가계부, 헌터들의 명단과 간단한 신상 정보가 적힌 서류 등입니다.
셀레온 나이트 카르디안, 출신 지역은 멀고 먼 내륙, 총술은 물론이고 검술에 특히 재능을 지님...
몇 가지 정보들이 드문드문 나열되어 있지만, 최근 몇 년간을 제외하고는 과거사에 관련된 기록은 전혀 적혀 있지 않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별 거 없네.. 알아봤자 할 수 있는 것도 없지만
파트너 쪽 서류와 대조해보자 파트너의 서류는 몇 달 간격으로 간단하게나마 짤막하게 적혀 있으며,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확실하게 셀레온 쪽이 과거에 비어있는 여백이 많습니다. 단순히 요약된 걸까요?
알아보았자 당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지만요.
발레리 C. 하인즈:이제.. (다시 테이블보면 되겠지?)
남은 종이를 넘기다 보면 그 중에서 유독 나이가 든 백발의 노년의 사진이 있습니다.
비고란에 ‘우리들의 어머니.’ 라고 적혀있습니다.
가넷이라는 말에 알맞게 붉은 눈이 인상적입니다.
입단 날짜 또한 남아 있는 사람 중 가장 이릅니다.
이 사람이 헌터 집단의 대장이자 어머니라고 불리던 사람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컵]이 한 개 올려져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붉은 눈이면.. 어제 본 사람 눈이 붉지 않았나?)
(컵 바라보고)
어제 셀레온이 건넸던 컵과 동일한 모양새의 컵입니다.
당신의 직감대로, 컵에서는 혈향이 풍겨옵니다. 본능적으로 당신을 이끌리게 만드는 피.
액체는 굶주린 발레리에게 유혹적으로 찰랑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내가 어제 다 안마셨던가 (미련 넘치게 바라보며..)
어제 분명히 다 마셨었죠. 아마 새로 채워둔 것 같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지금 마셔도 되겠지. 마시면 도망갈 기력이 생길지도..(컵 들며)
피를 마시자, 어제와 같이 곧 발레리의 정신이 맑아집니다.
지금 이 정도 컨디션이라면 관에서 일어났을 때 넘어지거나, 숲에서 다리를 삐끗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이정도면 진짜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마저 보고..
(부엌으로 총총가며)
그릇과 식기, 간단한 조리도구가 있는 평범한 부엌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찾아봤자 일 것 같은데. (일단 뒤져봄)
발레리 C. 하인즈:
운
기준치: |
63/31/12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오~
조리되지 않아 핏물이 배인 생고기 한 점을 찾아냅니다.
발레리 C. 하인즈:헛, 이것도 먹어도 되나! (간만의 포식에 신남)
(핏물을 맛있게..먹는다?)
발레리가 찾아냈으니 발레리 맘대로 해도 되겠죠. 뻔뻔하게 나갑시다.
핏물까지 잘 먹고 나니 배가 한결 든든하네요.
발레리 C. 하인즈:이제 안쪽 방만 보고 탈출을... (..) 구속구 부터 풀까
아까 봤던 열쇠와는 맞지 않는 것 같으니 그의 품에서 새로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들키지 않을까요.
그냥 구속구 풀고 도망가자..
(미련 버림!)
은색 열쇠는 아슬아슬하게 손 닿는 거리에 놓여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가져갈 수 있겠지..?)
(조용히 잡아보려고 노력..)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조용하게 손을 뻗어... 열쇠를 잡는 데 성공합니다.
(구속구 열쇠 맞지 이거?)
(구멍에 넣어보기)
발레리 C. 하인즈:좋아, 튀자. (열쇠 돌린다!)
발레리 C. 하인즈:진짜 풀렸네..? (어버버..)
일단 도망가자. (로브같은 게 있다면 좋겠지만..)
(냅다 튀기)
옷장에서 사이즈가 맞는 로브를 찾아서 뒤집어쓰고 가도 됩니다.
발레리 C. 하인즈:...헉 일단 로브부터 찾고
(브레이크!)
(옷장 뒤져용)
발레리 C. 하인즈:
운
기준치: |
63/31/12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와
(오늘 좀.. 괜찮은데)
(로브 뒤집어쓰고 후다닥 튀어용)
발레리는 옷장 사이에서 사이즈가 딱 맞는 로브를 발견합니다.
한시도 더 있을 수 없습니다. 찾은 로브를 곧장 뒤집어쓰고 튑시다.
(후다닥)
지금껏 죽은 듯 살아왔으니 잠든 사람을 뒤로 하고 나오는 건 일도 아닙니다.
달아나는 건가요, 아니면 그저 잠깐의 산책인가요?
둘 모두 아니라면 당신이 돌아가야 하는 곳으로 가는 건가요.
오두막집이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에 있다고는 하나 고성만큼은 떨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달아나서.. (복잡) 어디로 가야하지? 고성도 걸렸는데
마을 사람들이나 뱀파이어 헌터들과 정면으로 마주치면 곤란함을 넘어서 다분히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으나……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죠. 어느 쪽이든 들키지만 않으면 될 일입니다.
그야 발레리는 지금 컨디션도 나쁘지 않은걸요.
오후의 느즈막한 햇빛이 따사롭게 길가를 비춥니다.
그러나 발레리는 아닙니다. 몸이 나른하기는 하나 피부가 타들어가지도 않고, 움직이지 못할 정도도 아닙니다.
고성처럼 적막하고 폐쇄된 곳에서 나와 이렇게 탁 트인 곳을 걷는 건 무척 오랜만입니다.
며칠 전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 아닌가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고, 폐부를 찌르는 공기는 차가우면서도 부드럽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하면서도, 오랜만에 누리는 자유가 반갑지는 않나요.
(무작정 걸으며..)
근데 진짜 어디로 가야 하나..
오두막집에서 나와 인적 드문 길을 한참을 걸어 내려옵니다.
목적지를 천천히 고민하면서, 우선은 간만의 자유를 느긋하게 누려보는 건 어떨까요.
마을 광장, 상점가, 숲에 들를 수 있습니다.
우연히 당신이 머무를 만한 곳을 발견하거나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러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는 한가운데 넓고 평평한 돌이 동그랗고 납작하게 깔려 만들어진 광장입니다.
[분수대]를 중심으로 전방이 탁 트여있어 마을 경관을 한 번에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주민들이 대화하고 휴식하기 알맞게 곳곳에 [벤치]가 놓여져 있으며 그 옆의 가꾸어진 나무들도 눈에 띕니다.
[표지판]이나 숨은 [골목길], 그 사이 곳곳에 붙은 벽보들은 작은 마을이지만 여즉 다수의 사람이 자주 오가는 곳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물론, 지금은 한참 일과에 바쁜 오후 시간대이기 때문인지 주민들이 몇 보이지 않지만요.
발레리 C. 하인즈:(터벅터벅.. 분수대 구경하러 간다)
다만 작동을 멈춘 지 오래된 것 같습니다. 물이 나오지 않네요.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바닥까지 메말라 있습니다.
바닥 틈 사이에 돌이 부식된 것처럼 검은 가루가 보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또 검은 가루?)
마침 광장을 가로지른 벽에 물이 나오도록 작동시키는 호스가 보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 이거 틀어도 되는건가?
(저벅저벅.. 물 틀기..)
저벅저벅... 걸어가 장치를 아무리 만져봐도 물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 순간, 스위치와 호스를 연결한 부분이 빠지면서 펑! 갑자기 무언가 터져나옵니다.
발레리 C. 하인즈: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오)
몸을 빠르게 돌려 피하며 장치를 잠급니다. 하마터면 정면으로 맞을 뻔 했네요.
갈 곳 잃은 것들이 물 대신 나풀나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발레리 C. 하인즈:여기 뭐야..? 마을 잘 돌아가기는 하는건가? (의아)
호스 안을 살펴보자 물 대신 검은 가루가 가득 차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어디랑 연결되어있길래 물이 아니고 가루가..
발레리 C. 하인즈:분수대 괜히 왔어.. (벤치로 가서 휴식을..)
분명 휴식을 취하라고 만들었을 텐데, 근처에는 사람 하나 없이 휑한 벤치입니다.
사람들이 한참 일할 시간대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무로 만들어진 것 같은데, 고약하게 썩은 내가 나네요.
근처에는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들이 나뒹굽니다.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와)
이 마을은 제대로 된 게 있긴 한건가?
쓰레기 중 버려진 [쪽지]를 하나 발견합니다. 형편없이 구겨져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쪽지 지긋.. 펼쳐주는 게 예의겠지)
[오늘 오후 술집 파티. 잊지 말고 참석할 것!]
벤치 근처의 나무나 풀들은 하나같이 잎이 검게 물들어 있습니다.
병든 것처럼 구멍이 뚫려있고 금방이라도 바람에 꺾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손을 대면 오래된 종이 소리를 내며 바스라지기도 합니다.
고성 근처처럼 마을 또한 풀들이 빠르게 죽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찜찜한데. 아까 봤던 그 책 내용 생각나잖아.
(돌아다녀봤자 인 거 아닌가 이 마을?) (그러면서도 표지판 보러 간다)
[푸른 숲과 언덕, 양떼가 함께 하는 아름다운 전통 마을]
안내도 아래에는 오래된 홍보 문구도 보이네요.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아오)
그러나... 근래 들어 유독 검은 가루가 눈에 띄는 점이나,
병들어가는 풀들, 더불어 동물들 하나 숲에 보이지 않았던 건 역시 이상합니다.
그야 발레리는 그렇게나 마구잡이로 잡아먹지 않았는걸요.
제대로 돌아가기는 하는 건지 의아함만이 커집니다.
발레리 C. 하인즈:
듣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휴)
마녀의 마법은 눈을 감고
잠들지 않는 기사만이 남아
아아, 무덤에게 꽃을 바쳐요
우리가 살아 숨쉬는 한
약속은 결코 시들지 않을 테니
끝나지 않는 노래를 드릴게요
당신의 손을 잡고 있을게요
귓가에 실려오는 노랫소리는 수많은 아이들의 합창 같기도 하고, 오래된 친우, 혹은 연인의 노래 같기도 하며, 인자한 노파의 흥얼거림 같기도 합니다.
이런 노래를 들은 적이 있던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들을 한꺼번에 들은 적도 없는 것 같은데,
노랫말은 몸 속 깊은 곳에 새겨져 메아리치듯 계속해서 울려와 머리가 아파옵니다. SANc (0/1)
발레리 C. 하인즈:
SAN Roll
기준치: |
83/41/16 |
굴림: |
7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멀쩡..?)
머리가 잠시 아픈가 싶다가도 금세 가라앉습니다.
“이거, 이거… 별 볼일 없는 마을에 너무나도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누가 귀하다는 건지..)
어느새 표지판 근처 아래에 앉아 느릿하게 말을 꺼내는 사람은 남루한 옷차림을 갖춘 늙은이입니다.
언제 이렇게 가까이 온 건지 들고 있던 포대를 내려놓고 하나 둘 짐을 꺼내는 것이 아무래도 거리상인 것 같습니다.
하나같이 오래되고 낡은 기색이 가득한 골동품들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저기, 아까 하신 말씀은 무슨 뜻인가요?
거리상:허허, 전부 흘러가는 이치일 뿐인 것을...
물건을 보시겠습니까.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아)
(요즘 눈이 침침하네..)
(헬가시여..)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와우)
골동품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무것도 써있지 않은 흰 종이 낱장 묶음인데 유난히 깨끗하여 발레리의 눈에 밟힙니다.
저 종이들도 파나요?
거리상:(여상스럽게 말한다) 이게 마음에 드십니까? 그럼 가져가십시오. (종이묶음을 건넨다.) 값은 받지 않을 테니.
발레리 C. 하인즈:그냥 가져가도 되는건가요?
거리상:(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오히려, 전해드릴 수 있어 영광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도대체 제가 뭐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는건가요.
거리상:허허... ... 노랫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뜬구름 흘러가는 소리나 한다.)
발레리 C. 하인즈:저기요, 제 말 들리세요?
(지긋..)
(말 안해줄 것 같다)
거리상:별 볼일 없는 마을에 아주 귀한 손님이... 허허허... (중얼거린다.)
발레리 C. 하인즈:(아니 그 귀한 게 나인 것 같은데 왜 귀하냐고..)
(포기하고 골목길로 떠난다.. 골동품은.. 관심없어)
골목길로 들어서면 바깥과 다르게 그늘이 드리워 한결 서늘하고 어두침침합니다.
어제는 급하게 살짝 들어왔다가 나가서 몰랐는데, 골목길 내부에는 쓰레기 더미와 빈 술통들이 발에 치일 정도로 많습니다.
하수구 냄새와 썩은 음식물, 단 술 냄새가 난잡하게 섞여 코를 찌릅니다.
골목길 안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어제와 달리 대충 찢겨 나간 벽보들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아니, 자세히 보니… 뜯어간 게 아니라 바닥에 떨어뜨려 버린 것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벽보들은 구깃구깃하게 구겨져 있거나 마구잡이로 밟혀 이곳을 지나간 사람들의 발자국이 찍혀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눈이/..)
(눈이 영..)
벽에 새로운 벽보들도 몇 장 있는 것 같은데... 살펴볼까요?
분명 기괴한 괴물에게 동물이 물려 죽어가는 그림과 함께 [뱀파이어 주의]라고 써있던 벽보는…
이제 검은 망토를 입은 사람이 한 손에는 무기를, 한 손에는 괴물의 잘린 목을 높이 들고 있는 그림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잘린 목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가 검은 망토를 입은 사람과 서 있는 바닥까지 흠뻑 적신 그림입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자신의 눈앞에서 피가 퍽, 터져 죽어가던 누군가를 떠올립니다.
그것은 발레리가 보기에도 천벌이었나요? SANc (0/1)
SAN Roll
기준치: |
83/41/16 |
굴림: |
7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내가 어떻게 알아. 어휴..)
벽보를 살펴보고 있자면, 골목길 안쪽에서 고철덩이를 거칠게 발로 차는 소리와 함께 앳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불량배 무리:뭐야? 여긴 우리 구역이야. 썩 꺼져.
발레리 C. 하인즈:(아 그래요?) 뭐야 저건
(잘못말했다)
이렇다 할 흉기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개 중 몇 명은 긴 막대나 몽둥이를 들고 있습니다.
발레리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본 그들은 뱉듯이 중얼거립니다.
(가만히 바라보기만 함)
불량배 무리:헌터 놈들 망토 뒤집어쓰고 있다지만 저런 밀색 머리칼은 못 봤거든.
뭐냐고 물어봤는데 되바라지게 받아치기나 하고 말야... (우둑거리며 손 꺾는 소리를 낸다.)
발레리 C. 하인즈:아, 뭐야. 나 패려고? (같잖게.. 쳐다본다)
불량배 무리:하, 저 뻔뻔한 것 봐. 진짜 수상하지 않냐? (자기들끼리 킬킬대고 웃으며 수근거린다.)
잠깐의 침묵과 대치 상태 이후 그들 무리 중 하나가 소리칩니다.
동시에 발레리에게 세 명 정도가 한꺼번에 달려듭니다.
도망친다면 <민첩> 판정, 대항한다면 <근력> 판정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내 힘.. 저거 맞나? 이길 수 있을지도..?)
근력
기준치: |
105/52/21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와우)
불량배 무리:
근력
기준치: |
40/20/8 |
굴림: |
44 |
판정결과: |
실패 |
아아악!
(묻고 튀기 가능할까..)
거칠게 내쳐진 무리 중 몇이 비명소리를 내지릅니다.
엉망진창으로 바닥을 구르고, 벽에 부딪히고, 돌에 그들의 팔이 쓸려 피가 후두둑 떨어집니다.
고꾸라진 한 명은 일어나지도 못하고 축 늘어져있습니다.
빠져나오려고 애썼다고는 하나 밀었을 뿐인데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근력.
살살 할 걸
괴물. 그래요, 발레리는 그들에게 괴물입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 인간에게 들켜 소리소문없이 죽을 뻔 했던 발레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손짓 한 번에 사람을 쉬이 상처입히고,
심지어 어느 정도 힘을 주면 저들을 발로 짓밟아 터뜨려 죽여버릴 수 있을지도 가늠이 갑니다.
발레리 C. 하인즈:(평소보다 많이 먹긴 했지)
이대로 두고 떠날 수도 있고, 본때를 제대로 보여줘도 되겠죠.
발레리 C. 하인즈:뒤처리 확실하지 않으면 헌터들한데 입 털지도 모르는데.. (겁 줘서 입단속을?)
(어디 가서 나불대면 끝장내주겠다..를 살벌하게 말하고 그냥 보내준다..)
발레리는 불량배 무리에게 살벌한 투로 겁을 주어 쫓아보냅니다.
겁에 질린 아이들이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을 내지르며 너나할 것 없이 앞다투어 도망칩니다.
타다닥, 골목길에 발걸음 소리가 시끄럽게 울립니다.
발레리 C. 하인즈:(짜식눈 하고 있다가 한숨 쉬고)
갈데가 또 어디더라
아, 상점가
(호다닥 가용)
발레리는 불량배들을 해치우고 유유히 상점가로 향합니다.
광장 바깥, 마을 내부와 외부를 아우르는 상점가입니다.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파는 가게가 대다수 이곳에 모여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작지만 다양한 가게들이 길을 따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옷집, 식료품점, 무기고, 대장간, 술집 ……
발레리는 인간의 돈이라곤 한 푼도 없으니, 행선지를 잘 골라야겠네요.
갖고픈 게 있다면 몰래 슬쩍하거나, 당신의 힘을 이용해서 주인을 협박할 수도 있겠지만요.
발레리 C. 하인즈:(....) 굳이 그렇게 까지는
싸울 때 편하게 무기나 슬쩍 할까?
(일단 무기고로 가보기)
주방에서 쓸 만한 식칼이나 대검, 마체테, 쇠톱 등...
아무래도 구석의 작은 마을인 탓인지 총처럼 큰 위력을 지닌 무기는 없지만요.
발레리 C. 하인즈:(총이 제일이긴 한데..)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드디어 내 눈이 일을 하는구나
무기들을 살펴보던 발레리는 문득 시선을 느낍니다.
(마체테라도 하나 챙길까..)
당신이 쓰기 좋을 만한 단검도 몇 개 보입니다.
(이제 슬쩍 하기만하면)
발레리 C. 하인즈:
은밀행동
기준치: |
60/30/12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이런 비도덕적인 일만)
(...)
마치 공기마냥!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제 더 필요한 건 없으니까 다음
(숲? 이었나.. 아무튼 간다)
많이 걷다 보니 목이 마릅니다. 술집에서 잠시 목이라도 축이는 건 어떨까요?
괜찮을지도..
(또 브레이크 걸고 술집 들어간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발레리를 반깁니다.
내부에 사람이 가득합니다. 이층으로 된 큰 술집이네요.
안은 창문이 몇 없어 어두운 데에 비해 붉은 빛을 내는 등이 테이블 위에 여럿 배치되어 있어 음식을 맛깔스럽게 보이게 합니다.
고소한 빵 냄새와 달달한 술 냄새, 고기와 수프 등의 감칠맛 나는 냄새가 코끝을 맴돕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면 큰 쟁반을 들고 음식을 나르던 직원이 문득 발레리를 돌아보며 말을 건넵니다.
뒤에서 문이 여닫히는 소리와 함께 발레리의 어깨 위로 툭, 장갑을 낀 손이 얹어집니다.
(낮짝이나 보자 생각하며 고개 돌리고)
???:합류가 늦을 뻔 했는데 다행이군. 안 그런가?
느긋하게 내려 앉는 말투, 당당한 손짓과 여유로운 행동.
마치 정말로 오랫동안 함께한 일행인 것처럼 발레리에게 천연덕스럽게 말을 거는 이 사람.
발레리는 어디선가 이 얼굴을 본 적이 있습니다.
세월에 따라 주름졌으나 그것이 무색하리만큼 결 좋은 흰 백발을 우아하게 위로 틀어올리고, 검은 망토를 두른 사람.
머리 위에 올려진 장갑을 낀 손은 그가 많은 시간동안 싸워왔음을 알려주듯 단단합니다.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발레리 C. 하인즈:..그러네요. 다행인 일이군요. (저사람이 왜 나한테?)
마담 가넷:우선 들어갈까. (능수능란히 옆에 붙어서며 가게 안으로 턱짓한다.)
주인은 넉살 좋게 웃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발레리와 마담을 맞이하며 가게 내부로 안내합니다.
발레리를 힐끗 바라본 마담은 그에 따라 발레리의 어깨를 잡고 이끕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문턱에서 보았던 것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발레리가 보았던 사람들은 아주 일부일 정도입니다.
망토를 입은 헌터들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우호적인 주민들도 꽤 여럿 보입니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마담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하거나 친근하게 굽니다.
그가 이들 사이에서 어떤 사람으로 여겨지고 있는지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이네요.
마담은 주인의 안내에 따라 발레리를 데리고 적당히 구석진 테이블에 앉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아 망했다 진짜 이거 맞나?)
...그래서, 제겐 무슨 볼일이신가요?
마담 가넷:좋아하는 술은 있나? (자연스럽게 메뉴판부터 펼친다. 태평할 지경이다.) 원하는 안주도 있다면 시켜보도록 해.
발레리 C. 하인즈:(...심기 거스를 필요는 없지..)
(한숨) 추천해주세요. 마셔본 적이 없어서.
마담 가넷:술은 처음인가... 그러면 가볍게 에일 정도가 좋겠지. 과일이 들어간 에일은 썩 먹을만 하거든.
안주는 생고기가 좋겠나?
발레리 C. 하인즈:그럼 그걸로. (고개 끄덕이고)
잘 아시네요. 사주시는 거라고 믿죠.
마담 가넷:그래, 지금의 친절은 순전한 호의이니 의심 말고 받아두도록. (그리고는 직원을 불러 위스키 한 잔과 과일이 들어간 에일 한 잔, 생고기를 포함한 안주를 간단히 주문한다.)
발레리 C. 하인즈:의심 해봤자 내가 할 수 있는건 없죠. 믿을게요. (고개 끄덕이고) 볼 일은 음식이 나오면 얘기해주실건가요?
마담 가넷:금세 나올 테니 질질 끌 것 있겠나. (어깨를 가볍게 으쓱한다.) 어차피 일행도 없지 않았나? 상점가를 돌아다녀봤자 인간의 돈이 없을 텐데.
발레리 C. 하인즈:알아요. 그래서 그냥 나오던 참이고. (..) 난 지금 상황이 의문스럽기만 하거든요. 왜 헌터면서 태평하게 이야기나 하고 있는건지.. 용건이 뭔지.
마담 가넷:너무 경계 세울 것 없어. 아까도 말했듯 내가 널 돕고 있는 건 순전한 호의에서 나온 것이니 말이야.
발레리 C. 하인즈:그러니까 그 호의의 출처가 궁금하다고요. 내게 호의를 베풀 이유가 없잖아요.
마담 가넷:뱀파이어... 아니면 그 혼혈이겠지. 아직 빛이 다 걷히지도 않았는데 돌아다니는 걸 보면 혼혈일 테고. (느긋하게 한 손으로 턱을 받친다.)
내가 누군지도 이미 다 파악한 뒤인가? 퍽 영리한 모양이군.
발레리 C. 하인즈:(앞선 말은 어깨 으쓱이고 넘긴다.)
어쩌다 보니까 알게됐어요. (한숨쉬며) 내가 물어본건 그게 아닐텐데요. 말 돌리지 말아주실래요?
마담 가넷:... 오늘 이곳에서 파티가 있다는 소식은 들었나? (마침 주문한 음식이 식탁 위에 올라온다. 위스키를 들어 한 모금 넘기며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켠다.)
마담이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자신의 옆에서 사살되어 죽었던 스칼렛을 그린 종이가 보입니다.
무엇보다 더욱 기분 나쁜 것은… 그 종이는 죽은 고기 머리에 붙어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혹은 주변을 지나가며 술집 중앙에 높게 걸린 그 고기에 칼을 던지며 꽂는 등 놀이를 즐기며 낄낄 웃고 있습니다. SANc (1/1d3)
SAN Roll
기준치: |
83/41/16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발것들이.....)
(화를 가라앉히는 중..)
마담 가넷:이 마을의 골칫거리였던 괴물을 잡아 죽였다는 것을 축하하기 위한 파티다. 네가 죽었다면 저기엔 네 모습이 걸려 있었겠지.
(분을 삭히는 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저기에 네가 걸려있지 않은 이유는 필시 셀레온이 널 도와줬기 때문이겠지?
발레리 C. 하인즈:(...진정하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자가 누구죠?
마담 가넷:굳이 모른 척할 필요 없어. 내 휘하 헌터들에 대해선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있으니까. 게다가, 굳이 직접 듣지 않더라도 유추해낼 수 있는 결론이다.
저놈은 셀레온의 파트너가 잡았지. 그런데 지금 내 앞에는 죽지 않은 괴물이 하나 더 있다. 혼혈들은 본래 경계심이 심해 이런 외지에서는 함께 생활했을 테니 답은 하나뿐이지 않겠나. (조근조근하게 말한다.)
셀레온의 파트너가 아니라면 셀레온, 그가 도왔다는 결론을 낼 수밖에.
발레리 C. 하인즈:(다 들켰네 다 들켰어.. 살려준 값은 했다?)
열심히 숨기려고 하는 것 같던데, 역시 헌터 우두머리는 다른가보군요. 근데 뱀파이어를 살려준 사람인데도.. 딱히 유감있어보이진 않네요. 특별한 이유라도?
마담 가넷:뭐... 그 아이는 내가 어릴 적부터 직접 입양해와 기른 아이니. 지능이며 신체며 다 쓸만한 아이지.
헌터로서 너를 죽일 생각도 없다. 오히려, 너를 도와줄 생각이야.
추측건대, 그 아이가 너를 죽이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너를 이용하기 위해서. 혼혈은 뱀파이어에게 별미이기 때문에 우리 헌터들에게 훌륭한 미끼로 쓰이거든. 뱀파이어에 관해 각종 서적을 관리하고, 헌터들의 수호를 담당하고 있는 셀레온이라면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 거다.
그리고... 셀레온은 소중한 이를 괴물들에게 전부 잃었다. 그가 과거의 일을 드문드문 기억하지 못하는 건 그때의 충격 때문이고, 본인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을 거야.
그러니 너를 통해 어떤 대가를 받고 싶어하든 마땅한 일이지.
발레리 C. 하인즈:(과거 기록이 따로 없는 이유는 그것 때문인가.)
내가 혼혈인 걸 모르는 눈치던데, 과연 그럴까요? (설령 진짜 이용하려는 목적이었어도 어쩔 수 없지. 결과적으로 산 것이나 다름 없으니. ..뱀파이어를 죽이는 귀찮은 짓을 해야겠지만.)
그래요. 그 사연은 진부하지만 어쨌든 유감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당신이 날 죽이지 않는 이유는 한가지겠네요? 나를 이용하기 위해서. 이것 참, 황송하다고 해야될지.. (괜히 술집에 왔나.)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왜 두번)
(......)
문득 셀레온이 읽고 있던 담피르의 기원 페이지와 오두막집 서재의 검은 주문이 적힌 책이 떠오릅니다.
정말 셀레온은 발레리의 정체를 일찌감치 알아채고 이용하려고 했던 걸까요?
그야 아니라고 하기엔 셀레온이 알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소중한 사람을 잃었기 때문에 어쩌면 그 주문을 걸어서라도 괴물인 발레리를 제압하고 이용하려고 한 걸지도 모릅니다.
마담 가넷:그러니 내가 도와주마. 아직 제대로 동물, 사람 하나 먹지 못하고 상황 파악도 못한 약한 생물을 이용할 정도로 나는 야박하진 않아. 모름지기 적이라 한들 사냥은 정정당당하게 해야하는 것 아니겠나? 지금은 통솔자로서 이 일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마담 가넷:수면제다. 무색무취의 물과 아주 비슷해. 다른 것과 섞어도 기존 액체와 구별도 되지 않지.
왜 굳이 귀찮아질 일을 사서 하시나요? 그냥 지금 잡아놓고 이용하면 될텐데. (의아)
마담 가넷:나는 꽤나 흥미를 추구하는 면이 있거든.
이대로 숲을 거쳐 고성으로 돌아가든, 셀레온이 머무르는 오두막집으로 돌아가든 상관없다. 새벽에 이 마을을 빠져나가도록 도와줄 테니, 셀레온 몰래 마을 입구로 나오도록 해라. 그 뒤로는 재주껏 살아남아 보도록 해. 그에겐 이걸 먹이면 방해 없이 푹 잠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발레리 C. 하인즈:...이끄는 자리에 있는 분 치곤 드문 성향이시군요. (떨떠름하게 보더니) 호의는 감사히 받도록 할게요. 카르디안에겐.. 적당히 안부 전해주시죠.
마담 가넷:매번 딱딱한 규범에 맞추어 사는 것도 퍽 고생스러운 일이라서 말이야. 때로는 즉흥적으로 흥미를 좇아 움직이기도 한다네.
그럼, 나는 마저 할 일이 있으니 이만 일어나보겠어. 행운을 빌겠다.
마담은 발레리의 어깨를 두드리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이따가 뵙죠. (고개 까딱인다)
(일단.. 오두막으로 돌아가는 게 나으려나? 받은 것도 있고.)
(그쪽이 마을 입구와 더 가깝겠지)
발레리가 거쳐가는 길을 고민하는 사이, 그는 곧 술집의 단상 위에 올라 중앙에 섭니다.
가게 사람들은 마담의 등장에 웅성거림을 멈추고 집중합니다.
그들을 하나씩 바라보며 씩 웃어보인 마담은 술잔을 높이 들어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100년의 역사를 지켜 어젯밤 또 하나의 괴물을 처치했다. 어찌 이 자랑스러운 날에 술을 마시지 않으리!
(정신건강에 안 좋다)
마담 가넷:죽은 뒤의 시체조차 허락 받지 못해 재로서 스러진 괴물들을 이곳에서 영원히 짓밟는도다.
우리의 총과 칼은 나날이 날카로워져, 괴물의 심장을 꿰뚫고, 뿜어져 나온 피로서 또다시 우리 인간을 위한 길을 열 것이다!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발레리는 서둘러 술집을 빠져나옵니다.
발레리 C. 하인즈:(... 건배사 되게 사이비같네)
멀어져가는 뒤편, 술집에선 시끄러운 박수갈채와 함께 함성이 쏟아집니다.
(숲으로 가야되나? 아니면 오두막?)
오두막이든 고성이든, 가려면 숲을 거쳐야 합니다.
발레리 C. 하인즈:(그럼 오두막으로 가지 뭐)
자박자박, 다시금 길을 밟아 숲으로 향합니다.
밤은 이미 어둡게 저물었고, 자박자박 발밑으로 밟히는 땅의 모래 소리 역시 즐겁지 않습니다.
생명체 하나 보이지 않고 검게 스러지고 있는 풀들이 보입니다.
민가와 마을 입구로 가는 방향에는 헌터가 깔려 지나가기조차 힘듭니다.
셀레온이 있는 오두막집으로 돌아가고는 있지만, 과연 적절한 선택지일까요?
구속구를 풀고 도망쳤으니 벌써 발레리를 쫓고 있을 수도 있겠죠.
셀레온은 술집에도 보이지 않았으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마주친다면 총을 쏴서 발레리를 죽이진 않을까요?
제압한 후 마담의 말에 따라 발레리를 이용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이 오두막으로 가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발레리 C. 하인즈:(..) 마을 입구랑 가까워서. (.....)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있지만)
당신을 이용하려 했다던 속셈을 마담에게 들었는데도, 왜인지 안일하게 판단하게 됩니다.
발레리 C. 하인즈:
듣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뱀파이어? 헌터? 아니면 정말로, 셀레온인가요?
소리는 발레리의 지척, 나무들 사이에서 들립니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시선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발레리 C. 하인즈:...저게 왜 어기서 나와?
SAN Roll
기준치: |
82/41/16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멀쩡)
오늘은 포식의 날인가..
발레리보다 압도적인 크기에 본능적으로 오금이 저려옵니다.
발레리보다 훨씬 거대하고, 훨씬 육중하며, 눈이 희게 빛나고 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그냥 지나갈 수 있을 분위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발레리를 보고 자극을 받은 듯 발톱을 세우며 으르르 경계하는 소리를 내고 걸쭉한 침을 후두둑 흘립니다.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내 눈.. 꽤 아슬아슬하네
풀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으나, 자세히 보니 발 두 개가 검게 괴사해있습니다.
땅이 죽어감에 따라 저 곰의 발 또한 썩어 문드러진 걸까요.
덜렁거리는 발 안으로 굶주린 벌레들이 득시글거립니다.
곧이어 흑곰이 숲이 쩌렁쩌렁하게 울릴 만큼 크게 포효합니다.
이곳의 생명체는 다 죽은 줄 알았는데, 숲 뒤쪽의 험난한 산을 거쳐 숲으로 내려오기라도 했나봅니다.
이성을 잃은 곰이 다시 한 번 크게 포효합니다.
(맨손으로 싸우느게 가장 낫겠지)
비무장
기준치: |
80/40/16 |
굴림: |
1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5 |
(와)
흑곰:크워어어엉!!! (반격하려는 듯 피하지 않고 앞발을 들어 후려친다)
앞발치기
기준치: |
40/20/8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그러나 흑곰의 발은 발레리의 공격에 막혀 제대로 나가지 않습니다.
흑곰:꾸우어어어!! 우어어어!! (땅이 울려라 포효하며 발레리의 팔뚝을 향해 위협적으로 고개를 디민다.)
물기
기준치: |
55/27/11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비무장
기준치: |
80/40/16 |
굴림: |
7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7 |
(오)
(괘씸한 입 빡! 때려용)
흑곰: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흑곰은 들이닥쳤던 것만큼 재빠르게 몸을 뒤로 뺍니다.
발레리 C. 하인즈:어딜 도망가 이 친구야 (다시한번 괘씸한 입을..)
비무장
기준치: |
80/40/16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3 |
(빡!!! 때려용)
흑곰: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흑곰은 이번에도 도망치려 하지만, 발레리가 더 빨랐습니다.
발레리에게 거세게 입을 얻어맞은 흑곰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릅니다.
흑곰:
앞발치기
기준치: |
40/20/8 |
굴림: |
58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흑곰은 분노에 차서 발을 마구 휘두르지만, 아슬아슬하게 발레리를 비켜갑니다.
날카로운 곰의 발톱에 걸려 옷깃이 주욱 찢어집니다. 살갗을 다치지 않아 다행이에요.
(다음은 괘씸한 앞발이다..)
(반격 하나요?)
비무장
기준치: |
80/40/16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 |
(발 때려용)
흑곰: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1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회피 수준이 같으므로 흑곰이 회피에 성공합니다.
발레리 C. 하인즈:쓸데없이 피하는 것만 잘하네
흑곰은 자신의 공격이 닿지 않자 화가 났는지, 다시 한 번 사납게 달려듭니다.
물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같이 때리자
비무장
기준치: |
80/40/16 |
굴림: |
7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괘씸한 앞발 빡!)
발레리는 공격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과감하게 안쪽으로 파고들어, 흑곰의 앞발을 거세게 가격합니다.
썩어가는 앞발이 날아가고, 흑곰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동시에, 흑곰의 이빨이 당신의 팔뚝에 깊게 파고드는 감각 또한 생생합니다.
순식간에 피가 주르륵 흐르고, 고통으로 인해 머리가 띵해옵니다.
상처가 꽤나 깊은지, 팔을 들기가 어렵습니다.
이어 흑곰이 다시 한 번 사납게 이를 드러내며 뛰어오를 기미를 보입니다.
저 공격에 당한다면 결코 무사할 순 없을 거예요.
그런 직감이 새까맣게 당신을 휩쌓아오는 찰나,
일순 고막을 터뜨릴 듯 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자신의 몸을 갈기갈기 찢으며 관통한 듯한 끔찍한 감각,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만 같았던 그 총소리 말입니다.
발레리는 지금 그 총을 쏜 사람에게 끌어 당겨져 깊게 몸이 묻어졌는걸요.
자연스레 들어차는 시야에 보이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검은 망토, 금색 자수, 짧게 흩날리는 잿빛 머리카락, 묵직하고 서늘한 체향, 품에 맞닿아 느껴지는 심장 소리.
셀레온 K. 카르디안:대체 왜 이런 곳에서 이러고 계신지, 묻고 싶은 건 많으나 답은 나중에 듣겠습니다! (다급히 달려온 듯 가쁜 숨을 삼키며 총을 다시금 장전한다.)
발레리 C. 하인즈:...여긴 어떻게 알고.. (멍)
그리 외친 셀레온은 발레리를 소중하게 끌어안은 채 총을 다시 조준해서 여러 번 곰을 쏩니다.
이상하게도 총 소리가 더 이상 울렁거리거나 무섭지 않습니다.
미약하게 흔들리는 품 안이 기묘하게도 안심이 됩니다.
셀레온은 정확히 곰의 급소만을 노려 총격을 가합니다.
당신과의 교전으로 군데군데 상처를 입은 흑곰은 점점 더 포효 소리가 작아지더니, 끝내 둔중한 소음을 내며 바닥에 풀썩 쓰러집니다.
발레리 C. 하인즈:(..) 어떻게 찾았어요? 곰 소리 때문인가.
셀레온 K. 카르디안:... 다친 곳은 없으십니까. (질문은 무시하고 당신의 몸 상태부터 살핀다.)
몇 번의 총소리가 그치면 숲은 다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기이할 정도로 어둠에 잡아먹혀 적막이 맴돕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죽은 풀들과 나무, 그 위로 가리워진 별하늘과 풍경만이 셀레온과 발레리 사이의 침묵을 채웁니다.
발레리 C. 하인즈:아니, 갑자기 거리감 왜그래요? 뭘 걱정한다는 듯이.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요. (머쓱하게 떨어지며 말한다)
셀레온 K. 카르디안:이런 상황을 보고 걱정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입니다. (당신의 팔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알아채고는 아랫입술을 깨문다.) ... ... 좀 더 빨리 왔어야 했는데. (뱉듯이 중얼거리곤 망토의 주머니에서 붕대를 꺼내 당신의 팔에 칭칭 감는다.) 일단 지혈을 하고, 오두막집으로 돌아가 치료해드리겠습니다.
당신이 도망친 이후로 마을로 달려갔지만 찾을 수 없었고, 뒤늦게 숲을 뒤지다가 곰이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온 겁니다. 대체... 무슨 용기로 곰과 맞서 싸울 생각을 하셨습니까. 이렇게 작으면서. (한탄하듯 말하는 어조에는 당신을 향한 걱정과, 스스로를 향한 자책이 섞여 있다.)
발레리 C. 하인즈:그러니까 왜 걱정하냐고요.. 난 뱀파이어잖아요.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당신 쳐다보다가 이어지는 말에 눈 깜빡인다.) 날 찾았어요? 왜 그렇게까지 해요? 역시 날 이용하려고? 그렇다기엔 당신이 절박해보이긴 하지만요. (..) 곰은.. 그냥 붙어볼만 해서 붙은거에요. 덤비는데 어떡해요 그럼. 그리고 내가 이기고 있었는데.
셀레온 K. 카르디안:당신을 찾았습니다. 일어나 봤더니 구속구는 풀려 있고 당신도 없어졌는데, 방치하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니겠습니까. ... 그런데 이용이라뇨? (인상을 찡그린다.)
자기 덩치의 다섯 배는 되는 곰과 붙어볼 만 하다고 판단하셨습니까. 제가 당신을 발견했을 때는 금방이라도 곰에게 물려 당하기 일촉즉발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일단, 어서 돌아가도록 합시다. 치료가 우선입니다. (끌어안은 그대로 당신을 공주님 안기로 들고 일어난다.)
발레리 C. 하인즈:..뭐, 내가 당신에게 필요한 거였다면 다시 잡으려는 것도 이해되긴 하지만. (...) 아니에요? 역시 내가 담피르인 거 몰랐구나. 그쪽 우두머리는 바로 알아보던데. 그 사람은 당신이 나를 이용하기 위해 살려준거라던데요?
아니, 정말 이기고 있었다니까요. 쟤가 나한테 얼마나 얻어맞았는데. 아까는 안피하고 또 때려서 그런거에요. (시선 피하며) ...??? 아니, 다리 안다쳤는데요? 왜 이렇게 안는데요? 저기요? (당황한다..)
셀레온 K. 카르디안:... 뭔가 많은 주제가 나온 것 같은데, (고개 작게 내젓는다.) 이 이상 복잡한 이야기는 치료를 끝마치고 하는 게 좋겠습니다.
당신의 걸음 속도로는 저와 도저히 발을 맞추지 못할 것 같아 그렇습니다. 가뜩이나 날이 어두운데, 숲에서 완전히 밤을 맞이하게 된다면 큰일입니다. (그리고선 더 반박할 틈도 없이 빠르게 숲길을 빠져나간다.)
발레리 C. 하인즈:(....한숨쉬고 그냥 힘 뺸다) 알겠어요. 그렇게까지 날 모시고 싶다는데, 그냥 가죠
들어가기 전 올려다 본 오두막집은 내부에 불을 켜지 않아 어두컴컴합니다.
새벽이 아닌 깊은 밤에 다시 돌아오니 그제서야 이곳이 먹먹한 은하수를 배경으로 반짝거린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산을 뒤로한 오두막집은 금방이라도 작은 별들이 떨어져 내릴 것 같습니다.
아름답네요, 정말로… 이런 상황에서도 감상에 빠질 만큼요.
셀레온은 당신을 안은 그대로 집 안으로 들어와 불을 켜고, 당신을 소파에 내려둡니다.
오두막집 내부는 대체로 발레리가 빠져나왔을 때와 비슷하지만,
셀레온은 일어나자마자 다급하게 발레리를 쫓았는지 소파와 바닥 몇 군데가 흐트러져 있습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잡다한 짐들을 치우고 상비약을 꺼내온다.) 제가 방심한 틈을 타 구속구를 풀고 도망치시다니. 간이 꽤나 크십니다. 숲 속에서 흑곰에게 그대로 당했을 가능성은 생각도 하지 않으신 겁니까. (잔소리잔소리)
발레리 C. 하인즈:아니 왜.. 잔소리를 하는거에요 죽으면 죽는거지.. (물론 숲에서 곰과 싸우다가 죽을거라고는 생각 못해봤지만) 그리고 거의 대놓고 열쇠를 가지고 있던데요 뭘. 어서 풀고 나가세요~ 라고 하길래 원하는 바를 들어줬을 뿐이에요. (뻔뻔)
셀레온 K. 카르디안:그곳에서 그리 죽어도 괜찮으신 겁니까? (로브를 걷어내고, 다친 팔뚝 부분의 옷을 칼로 잘라낸 뒤 환부를 드러낸다. 선명하게 흘러내리는 피가 하얀 살갗과 대비되어 더더욱 도드라져보였다. 상처부위를 보는 건 익숙한 듯 피를 닦아내고 약을 바른다.) 살고 싶어, 동료였던 뱀파이어를 모른 척 했던 게 아니었습니까.
발레리 C. 하인즈:그건 아니고요. 곰한테 죽었다고 하면 누구한태 말하기도 쪽팔리고. 차라리 헌터한테 죽고말지. (진심 반 농담 반) (가만히 당신이 하는 양 지켜본다. 제 몸인데 아프지도 않는지 멀쩡한 낯이다.) 맞아요. 살고싶죠, 인간이든 뭐든. 생존본능 쯤은 있으니까요.
셀레온 K. 카르디안:그러면 생존본능을 좀 더 중시해 보십시오. (이후로는 묵묵히 상처에 제대로 된 붕대를 감아준다. 꼼꼼히 잘 감겼는지 몇 번이나 확인하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나저나, 아까 듣자하니 저희 우두머리라고 하셨는데... 마담을 만나신 겁니까.
발레리 C. 하인즈:곰은 도망치면 위험하다고 들어서요. (말 한마디도 안 진다) ..잘 하시네요. 익숙해서 그런가? (팔 움직여보다가 아파서 얌전히 내려놓으며) 네, 맞아요. 아까 술집에 갔다가 정말 우연히 만났죠. 당신 얘기도 들었고요.
셀레온 K. 카르디안:부상을 입은 적도 많고, 동료 헌터의 환부를 치료해준 적도 많습니다. (무뚝뚝하게 대답하며 구급상자를 원래 있던 곳에 가져다둔다.) 저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발레리 C. 하인즈:수호자니 뭐니 하시던데.. 이래서 그런건가? 헌터인데 힐러 일도 하는 건가요? (당신 빤히 쳐다보다가) ..뭐, 흔하다고 생각되는 이야기였죠. 당신이 입양되었다는 이야기나.. 옛날 이야기, 그리고 나를 이용하려고 한다는 것도.
셀레온 K. 카르디안:... ...? (의문이 어린다.) 저는 입양되지 않았습니다. 마담께서 저의 재능을 알아보고 어린 나이부터 헌터 집단에 입단하는 걸 제안해주시기는 하였으나, 평범하게 가족이 있습니다. 못 본 지 족히 십 년은 가까이 된 것 같지만요. 게다가 당신을 이용하려 든다니... ... 그 급박한 상황 속에서 계산속까지 생각할 만한 인물은 못 됩니다.
발레리 C. 하인즈:(눈 깜빡. 그런 레파토리인가.) 그렇군요. 내가 잘못들었나보네요. (평범한 불행 이야기에 큰 관심은 없었으므로 넘긴다.) 그런가요? 사실 그럴 것 같긴 했는데.. 당신은 내가 담피르 인 거 모르는 것 같았고요. 뭐, 이용하려고 했대도 상관없지만요.
셀레온 K. 카르디안:기억 속에 일부 구멍이 있긴 하지만... ... 왜 굳이 그분께서 거짓말을. (착잡해 보인다. 오랜 시간 믿고 따라온 지도자이니만큼 의도가 있으려니, 싶었지만서도. 항상 현명하게 이끌어왔던 마담 가넷이었으니 아마 뜻이 있겠지. 사실, 이 사태에서 가장 이상하고 엇나가고 있는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본인임을 잘 알았다. 저는 뱀파이어 헌터, 그리고 당신은 뱀파이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니 원래대로라면 당신과 함께 내려왔던 그처럼 만나자마자 총을 쏘는 게 맞았을 텐데.) ... 그간 모아둔 책을 다시 읽어보며 담피르라는 걸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드문 존재인지라 이리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뱀파이어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지내오신 듯합니다.
발레리 C. 하인즈:그거야 나도 모르죠. 오늘 처음 본 사람이지만, 영 종잡을 수 없는 분이시던데요. (아까의 대화를 상기한다. 저를 도와주는 것은 누가봐도 손해인데, 굳이 그 짓을 하다니. 발레리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굳이 말하지 않은 것도 괜한 헛숙였군요. 다 들켜버리네. 이래서 똑똑한 사람들이 싫어요. (..) 뭐, 환영은 커녕 한번도 찾아갈 생각따위는 안했어요. 그들이 우릴 어떻게 취급하는 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어딜가든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인지라 고성에서만 지냈고요.
셀레온 K. 카르디안:확신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리 담피르라고 해도 이렇게 어리고 연약해 보이는 이는 처음 봤으니까요. (싫다는 말에 눈썹이 살짝 꿈틀하지만 그뿐이다. 당신의 입장에서 저는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싫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었으니. 반사적으로 사과의 말이 나갈 뻔했음에 본인에게 의아해질 따름이다. 괜시리 손등으로 입가를 가렸다가 뗀다.) ... 아직도 당신의 처우를 어찌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저의 심정을 토로하는 음성은 무뚝뚝한 투였으나 솔직했다. 답지않게도.) 당신은 어찌하고 싶으십니까.
발레리 C. 하인즈:그래요? (고개 기울인다) 하지만 뭐, 같이 있다보면 금방 들켰겠죠. 난 뱀파이어와 확실히 다르니까. 그리고 연약... (차마 부정하지 못한다. 못먹어서 어려보이는 것도, 약한 것도 맞으니까.) 많이 못먹어서 그렇게 보일 뿐이에요. 고성 근처에 짐승이 별로 없어서 아껴 먹기도 했고. (...? 이어 손등으로 입을 가리는 당신의 행동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왜저러나 싶었지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넘겨버린다.) ..아니, 그걸 보통 나한테 물어봐요? 나야 당연히 풀어줬으면 하죠. 예전처럼 구석에 박혀서 조용히 살고 싶은걸요.
셀레온 K. 카르디안:인간을 해치고 싶어도 해치기 어려우셨겠군요. 그래도 숲에서 길을 잃은 어린아이가 종종 있었을 텐데... (그 아이들은 정말 안 해쳤는지? 하는 눈길로 지긋이 응시한다) 의사도 묻지 않고 데려온 건 제 쪽이니, 이런 질문이 우스워보이리란 건 압니다. (고개를 모로 돌린 채 옅은 한숨을 내쉰다. 어쩌다 이리 충동적인 행동을 저질러, 결론을 내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지.) ... 다만 지금 고성으로 돌아가시는 건 안 됩니다. 당신을 찾으려 숲을 헤매다 우연히 그곳을 발견했는데, 문이 검게 물들어 있어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말해봤자 믿기는 하나요? 나에 대한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을 것 같은데. (말해봤자 안믿을 것 같으니 노코멘트하겠다는 태도다.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순순했던 어제와는 전혀 다른 태도. ) 네. 당연히 우습죠. 구속구까지 채웠던 사람이 이러니 어찌 안웃길 수 있겠나요? (미미한 미소를 지었다가) 알아요 헌터들에게도 들켰으니 그곳으로 돌아갈 생각따위는 처음부터 없었어요. 근처에 더이상 짐승이 없기도 하고. (그렇다고 다음 행선지를 말해주지 않는다. 당신에대한 신뢰도는 딱 여기까지라는 뜻이겠지.)
셀레온 K. 카르디안:맹점을 찌르시는군요. 말만으로는 믿기 어려우니, 당신의 동태를 오랜 시간 지켜보아야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말은 오랫동안 놓아주지 않겠다는 뜻인지?) 당시에는 뱀파이어라고만 여기고 있었으니, 공격을 당할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대비해서 구속구를 채웠던 것입니다. 불편하셨을 테죠. 사과드리겠습니다. (꽤나 정중한 태도다.) 그러십니까. (정세를 잘 파악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무심결에 생각한다. 우습기도 하지, 당신이 다른 헌터들에게 노려지지 않기를 바라는 걸까.)
... 일단, 저는 오후 헌터들의 일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보고를 드리러 가야 하니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정황상 술집에서의 파티를 뜻하는 듯.)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아, 그 전에...
셀레온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안쪽 방으로 들어갑니다.
발레리 C. 하인즈: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눈)
셀레온의 소매 틈 사이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목격합니다. 저건… 열쇠인가요?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셀레온은 방 안에서 컵 두 개를 들고 나옵니다.
하나는 이전과 같이 컵에 반 정도 피가 담겨 있습니다. 혈향이 진득하게 풍겨옵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피가 담긴 컵을 건네준다.) 드십시오. (자신은 물이 담긴 컵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내려둔다. 그리곤 자리를 뜬다.)
발레리 C. 하인즈:(..진짜 뭐지. 같이 있으면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받은 거 마신다)
마담에게서 받은 게 있었죠. 원한다면 사용해도 됩니다.
발레리 C. 하인즈:(잠깐 고민..도 안하고 바로 컵에 떄려넣는다) 난 나갈거니까.
오래지 않아 셀레온은 다시 문을 열고 돌아옵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피는 다 마셨습니까. (당신의 컵을 흘끗 확인하고는, 제 컵을 들어 남은 물을 전부 꿀꺽꿀꺽 마신다.)
발레리 C. 하인즈:(의심이 없네..어린애라고 너무 방심한 거 아닌가?)
다 마셨어요. 고마워요.
셀레온 K. 카르디안:그 정도로 배가 다 찰지는 잘 모르겠지만... ... 그건 앞으로 알아가면 되는 일이겠죠. (낮게 중얼거린다.)
잠시 바깥바람을 쐬며 머릿속을 좀 정리하고 왔습니다. ... 아마 당신도 보셨겠죠, 그 책. '담피르의 기원' 말입니다. 읽은 흔적이 남아 있더군요.
발레리 C. 하인즈:매일 이정도 마시는 게 어디인가요. 이정도면 충분해요. (원래 먹던게에 비하면,, 진수성찬이다.)
아. 그런 것도 보이나요. 당신은.. 눈썰미도 좋은가보군요. 험한 일을 해서 그런가. (..) 네, 뻔한 얘기가 적혀있더라고요.
셀레온 K. 카르디안:헌터는 사소한 단서도 놓치지 말고 잡아내야 합니다. 대개 눈썰미가 좋은 편이죠. ... 그 내용 뒤로도 담피르를 실험한 결과들이 가득 적혀있습니다. 한두 권도 아니고 말입니다. 어릴 적 지식을 함양하는 차원에서 읽었었지만 다시 한 번 되새길 겸 전부 읽어보았었죠. 이외에도 비일비재합니다. 뱀파이어에 관련된 이야기, 그보다는 적더라도 담피르에 관한 연구들...
새삼, 인간도 뱀파이어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아주 긴 세월 대립해왔던 역사와, 마치 고래 등에 낀 새우마냥 고통받았던 담피르에 관해서도 말입니다.
헌터로서 길러진 저에게 뱀파이어는 항상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괴물이었습니다. 그 혼혈인 담피르라 하여 크게 다른 대상은 아니었죠. 하지만 당신은 제가 처음으로 마주친 어린 뱀파이어의 외관이었습니다. (나지막하게 단어를 꿰고 잇는다.) 그런 이를 죽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충동적으로 당신을 이곳으로 데려왔으나... 오늘 아침, 당신이 도망친 걸 알고서도 바로 쫓아갈 수 없었습니다. 당신을 정확히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저에게 질문을 던져보아도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제서야 오래 전부터 품고 있던 의문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존재'라니, 어딘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생명에 차등을 나눌 수는 없는 법인데...
발레리 C. 하인즈:(..) 과연, 그들 가지고 실험도 했나보군요. 그래서, 무기로 쓸만 하다는 결과는 나왔나요? (별다른 감정은 들지 않는다. 이런 일이 익숙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었다. 실험대상이니 뭐니, 뱀패이어들을 없애는 데 이용? 감정이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존재라면 응당 화가 날 수 밖에 없는 취급이었다. 하지만 따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화풀이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져? 그러니 이렇게 담담한 반응을 내보일 수 밖에. 이제라도 알았으니 더 피해다니고 더 도망다니면 될 것이다.)
마치 독후감상문이라도 읊는 것 같은 말이네요. 내가 이제 참 잘했어요라고 해주면 되는 걸까요? 왜 내게 당신의 감상을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당신이 아무리 그렇게 생각한다고 한들, 대중의 인식은 바뀌지 않는걸요. 당신의 그 헌터라는 위치 또한 바뀌지 않고.
당신 앞에 있는 게 담피르인 내가 아니라 뱀파이어였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같은 태도를 취했을까요? (...) 당신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내 알바는 아니에요. 살고 싶지만 당신의 총질 한번에 죽는 게 나니까요.
.....여유있는 자의 기만으로 밖에 들리지 않아요 난. 당신의 그런 기만에라도 매달려야 되는 입장인게 짜증도 나고요.
셀레온 K. 카르디안:담피르는 뱀파이어에게 도리어 더 치명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결과였습니다. 결국 어디에서나 이용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 (만일 자신이 그런 처지에 처했더라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비참하고 괴로운 삶이 되었을 터.)
예, 기만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합니다. 저 또한 이것이 정당한 항변이라 말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저 제가 당신을 만나고 이제야 깨달은 바를 말씀드릴 뿐.
매달리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당신에게 동등한 입장으로서 의견을 구할 것이니까요.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그 누구도 공생을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 ... 여러 혼란을 헤매인 끝에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담피르와 인간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면 저희는, 굳이 위협적인 관계가 될 필요가 없다고요.
지금의 체계는 분명히 잘못되었습니다. 이미 수많은 뱀파이어를 죽이고, 또 그들에게 동료들을 잃어오며 피를 뒤집어쓴 이가 하기에는 너무 늦은 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다면 저의 상념은 결국 이 오두막집에서 연기 한 줄기처럼 가치없이 사라지고 말 테고, 피와 복수로 이어진 역사는 끊이지 않고 계속될 테죠. 공생이 시작되고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새로운 역사의 줄기가 되어 이어질 것입니다. 새로운 후대를 낳을 것입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기록으로 남기지 않더라도 핏줄에 습득되는 것. ... ... 제가 바라는 건 그것입니다. 함께 하는 길.
그러니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저와 함께, 이 관계를 바꿔나가지 않으시겠습니까. (진중하고, 또 진실된 문장을 정제하고 정제하여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어느덧 한쪽 무릎을 꿇고 당신과 시선을 맞춘 채였다.)
셀레온이 그랬던 것처럼, 기꺼이 속아줄 수 있나요?
발레리 C. 하인즈:....(꽤 진중한 말에 덩달아 진중하게 고민하던 발레리는 멈칫, 떠올린다. 수면제는 이미 탔는데. ...모른척하면 되나?) ...당신과 함께하면 이 관계를 바꿀 수 있을거라는 근거는 있나요? 당신 동료들부터 날 죽이려고 할텐데. 무슨 자신감이죠?
셀레온 K. 카르디안:아주 길고 험난한 길이 될 것입니다. 시작을 개척하는 이들이란 으레 그런 고난을 등에 질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 저 또한, 우선 헌터 집단을 나올 생각입니다. 그간 모은 돈으로 은신처를 마련한 뒤 차차 당신의 무고함을 증명해야곘죠. 헌터들의 총구가 노리는 이들에 저 또한 들어가게 되겠으나... ... 저는 버텨낼 수 있으리라 자신합니다.
인간을 해치지 않겠다 약속해주십시오, 발레리.
불이 은은하게 타오르고 있는 등잔 아래로 기름이 똑, 떨어집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관에 갇혀 죽지도 못하는 삶을 살며 꿈없는 잠에 빠져들었던 것도,
마을에 내려와 숱한 위험을 넘기며 살아남아 지금 이 자리에서 셀레온을 마주하는 것도,
셀레온 K. 카르디안:저희가 그 시작이 될 수 있도록.
발레리 C. 하인즈:(.....한참을 침묵한 끝에, 한마디 뱉어낸다.) 내가 지금껏 인간을 해친적이 없다는 말. 믿어요?
셀레온 K. 카르디안:믿겠습니다. (단정적인, 힘 들어간 대답. 백색 눈동자는 올곧게 당신을 올려다본다.)
발레리 C. 하인즈:믿는다고요? 이거 진짜 웃긴 사람이네.. 내 뭘 보고 믿어요?
셀레온 K. 카르디안:... 몇 번이고 당신이 인간을 해친 적 없다 말씀하셨으니, 당신의 말을 믿는 겁니다.
서로에게 믿음이 없다면 어떻게 함께할 수 있겠습니까.
발레리 C. 하인즈:하... 쓸데없이 올곧아서 웃기네요. (피식 웃었다가 당신 쳐다보고) 터무니없는 계획이라는 거 알죠? 아무것도 없는 둘이서 그 난리를 피우면 잡혀죽어요. 게다가 난 딱히 전력도 되지 않을거고요, 짐승의 피 마신 것 가지고 뱀파이어랑 붙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차라리 당신네 수장이라도 포섭할 생각해보든가요. 여론 조성 같은 거 할 줄은 알아요?
셀레온 K. 카르디안:압니다. (쓴웃음을 짓는다.) ... 지금 당장 답해달라 바라지는 않겠습니다. 당신의 말처럼 더없이 어렵고 터무니없는 계책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오랜 기간 헌터로 활동해오며 이 단체의 여러 허점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걸 이용한다면 수세에 몰리진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발레리, 당신 또한 담피르인 만큼 충분한 피를 섭취하면 뱀파이어에 필적하는 힘을 낼 수 있을 겁니다.
아주 작은 힘만 주었는데도 상대를 종이 구기듯 쉽게 제압할 수 있었죠.
셀레온 K. 카르디안:... ... 당신이 저를 내치기 전까지만이라도 함께할 수 있게 해주신다면 좋겠습니다.
나는 안전함을 추구하는 게 좋은데 말이죠. (..) 하아.. 알았어요. 일단 믿어보죠. 당신이 내게 해준 만큼 돌려줄게요.
셀레온 K. 카르디안:저의 신념을 당신에게 강요하는 꼴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단은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으니,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고 그 후에 답을 들려주십시오. (믿어보겠다는 말에 희미한 미소가 퍼져나간다. 가장 처음 만났을 적 위압적이고 차갑기 그지없는 낯이었던 것과는 대비되는 따스함이었다.) 감사합니다, 발레리.
셀레온은 무릎을 꿇은 채로 당신의 한쪽 손을 잡아와 손등에 입술을 내리누릅니다.
아주 잠깐 동안 시간이 멈춘 것도 같았습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고 바란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참 발레리와 눈을 마주치며 부드럽게 웃던 셀레온은 점점 힘이 빠지는 듯, 소파 곁으로 몸이 기울어집니다.
그리곤 눈을 감고 자연스럽게 잠에 빠져듭니다.
오늘 하루는 특히나 더 고단했을 테니 그럴 만도 하지만…… 분명 당신의 수면제 때문이겠죠.
발레리 C. 하인즈:
듣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오)
셀레온 K. 카르디안:... 이번에는 떠나지 말아주십시오...
발레리 C. 하인즈:(..) 알고 말하는 건지 뭔지..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제발)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됐다)
그제서야 셀레온에게서 혈향이 풍기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컵에 든 피 때문에 몰랐던 걸까요. 아니면 일부러 숨기려고 한 건가요?
그러고 보니… 심지어 셀레온의 혈향과 컵에 든 혈액의 혈향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합니다.
발레리가 마셨던 피, 전부 셀레온의 것이었군요. SANc (0/1)
발레리 C. 하인즈:
SAN Roll
기준치: |
81/40/16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
발레리 C. 하인즈:왜 그 조금으로도 금방 강해지나 했는데. (...완전 호구잖아.)
셀레온이 입고 있는 검은 망토를 걷고 살펴보니, 팔뚝 부근에 꽤 깊게 최근의 상흔이 남아있습니다.
가만히 두었다가는 상처가 심화될 것 같습니다.
최근의 상흔을 제외하고도, 몸을 살피다보면 여러 흉터가 곳곳에 보입니다. 헌터로서의 흔적이겠죠.
<응급처치> 판정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오두막집 내부를 살펴보아도 치료할 약이나 도구는 보이지 않네요.
발레리 C. 하인즈:(..어차피 못해줄 것 같지만 일단.. 해볼까)
응급처치
기준치: |
30/15/6 |
굴림: |
1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
(이게 왜)
레리는... 응급처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방에 팍 떠올렸습니다!
(쓸모없는 집..)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셀레온의 소매 틈에서 반짝이던 열쇠를 떠올립니다.
잠들었으니까 모르겠지?
(살금살금 다가가서 뒤적거린다.)
집 안에서 유일하게 들어가보지 못했던 곳이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어디였는지 까먹....)
(안쪽에 어딘가였던 거 같은데)
(아, 안쪽 방)
셀레온의 소매에서 꺼낸 열쇠로 문을 열면, 달칵 소리를 내며 문은 쉽게 열립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내부는 또 다시 작은 서재처럼 꾸며진 방입니다.
[테이블], [책상], [책장], [서랍]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테이블 위로는 나이프가 올려져 있으며, 그 주변으로 핏방울이 몇 자국 떨어져있습니다.
(이번엔 책상 뒤져본다)
수많은 서적과 종이가 책상 위에 가득 어질러져 있고, 살펴보면 대부분 이해할 수 없는 문자입니다.
셀레온이 무언가를 해독하려 노력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어질러 있는 것들 중 유독 한쪽에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오래된 것들 사이에서 눈에 띄게 깨끗하고 변색되지 않은 종이입니다.
소중하게 보관했는지 투명한 상자 안에 밀봉되어 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그렇다면야. 당장 열여제껴용)
접힌 곳 하나 없이 깔끔한 종이가 드러납니다.
잉크는 굳어 떨어졌지만 그 위의 흔적이 종이에 그대로 남아 적혀 있는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내용은 편지처럼 짧은 단문이 적혀 있는 모양인데…
이어지는 느낌인데, 그 쪽지랑,. 뭐야..?
맞습니다. 고성에서 눈을 떴을 때, 자신의 관에서 발견한 편지와 대응하는 듯한 문구네요.
발레리 C. 하인즈:..모르는 사이에 펜팔이라도 한건가?
(책장 바로 뒤져요)
밖의 서재와 같이 뱀파이어에 대한 책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그 중 책장 가운데에 빈 공간이 하나 보입니다.
빈 공간에는 잠금이 걸린 [상자]가 하나 놓여져 있습니다.
..부술 수는 없는거겠지
초기 배열이 JDUQHW라고 맞추어진 채입니다.
(올 것이 왔다)
(가보자)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드디어 내 눈이..)
상자 아래에 PDGDP라는 단어가 추가적으로 적혀있네요.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알파벳을 일렬로 세워놓고 세 글자씩 오른쪽으로 이동한 치환암호로, 이를 해독하기 위해 세 글자씩 왼쪽으로 다시 이동시키면 잠금이 풀립니다.
(일단 이동시켜봄..)
UDJWHQ..로 옮기는 게 맞나..? 대칭은 무슨소리람
(멍)
가넷?
자물쇠 장치를 GARNET으로 맞추면, 달칵 소리를 내며 상자에 걸린 잠금이 풀립니다.
안에는 표지에 마법진이 그려진 서적이 하나 들어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오)
발레리의 관에 새겨져 있던 마법진, 그리고 밖의 서재에서 보았던 표지에 그려져 있던 마법진과도 동일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이게 왜 여기있어? 뭐지..?
(의아..)
일단.. 다른 곳부터 찾아봐야겠지.
(서랍 막 뒤지기)
발레리 C. 하인즈:(아, 바로 펼쳐봄.. 읽는다)
책을 펼치는 순간, 공기가 어그러진 듯 숨이 턱 막혀옵니다.
이 기분, 확실히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SANc (0/1)
발레리 C. 하인즈:
SAN Roll
기준치: |
80/40/16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안에 가득 적힌 내용은 대다수 처음 보는 언어들로, 일종의 암호 같습니다.
읽을 수 있는 내용은 극히 소수입니다만, 발레리는 수많은 페이지 중에 해독된 페이지를 하나 발견합니다.
옆에는 MADAM GARNET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이걸 쓰면.. 가능성 있을지도. (마담 가넷은 왜 쓰여있는거지?)
(할 수 있다)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실패)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
나 멍청한..?
불현듯 술집에서 연설을 퍼붓던 마담 가넷이 떠오릅니다.
셀레온은 자신의 말대로 눈썰미가 좋으니, 마담 가넷에게서 이상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마담 가넷이 쓴 거 아니야 이거? 그때 그 이상한 사이비 발언에도 사람들이 호응한 거 보면,,
분명한데
(일단 마저 서랍 뒤지고.. 뒤지는 거 맞겠지?)
책상 밑으로 이어진 서랍은 2단으로 되어있습니다.
윗칸 서랍을 열면 한 칸 가득 비상 약품이 들어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다칠지 모르는 헌터가 직업이기 때문일까요? 어쨌든 당장은 좋은 일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드디어.. 내 기적같은 지식을 쓸 수 있겠어
(이제 아래칸 열어봄)
아랫칸 서랍을 열면 헌터들이 사용하는 은탄환과 총기, 그리고 무기류가 들어있습니다.
발레리도 적당한 무기를 하나 챙기는 게 좋을까요?
발레리 C. 하인즈:
운
기준치: |
63/31/12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
음
망했네
발레리가 쓸 만한 건...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바라는 무기가 있나요? 다시 한 번 뒤져볼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
운
기준치: |
63/31/12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
망했네
발레리 C. 하인즈:(여러의미로 굉장한 조사였다... 구급상자 들고 총총 나간다.. 너덜~..)
수면제의 효과 때문인지 셀레온은 세상 모르게 곯아떨어져 있습니다.
그의 잠든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네요.
발레리 C. 하인즈:...(묵묵히 응급처치 해준다..)
이전 판정이 성공했으므로 추가 판정은 하지 않습니다.
발레리는 묵묵하게 그의 팔에 지혈제를 바르고 붕대를 감아줍니다.
발레리는 기억하는 한 거의 모든 시간을 빛 하나 들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살아왔습니다.
죽고 싶지 않아 엉성하게나마 생명을 물어뜯고 씹으며 삼켰습니다.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었으니 습하고 냄새나는 곳에도 숨어들었고, 아침이 밝으면 맨발로 내달리며 도망쳤습니다.
허기가 가신 채로 잠이 드는 날이야말로 운이 좋다고 생각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런 발레리에게, 눈앞의 셀레온은 이제는 함께하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듣는 발레리는 어떤 표정을 지었었나요?
빛을 맞이할 권리를 가지고 있었으나 누구도 발레리에게 주어주지 않던 그것을, 셀레온은 기꺼이 내어주겠다며 손을 뻗습니다.
발레리가 당연히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요.
그것도 발레리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말입니다.
발레리는 정말로 스스로 빛 아래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셀레온의 말처럼 서로를 해치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발레리 C. 하인즈:(...... 모르겠는데..)
그도 그럴 것이 미래를 누가 예측할 수 있겠어요.
손에 들린 편지가 오두막집의 창을 타고 들어온 바람에 따라 팔랑, 흔들립니다.
이 편지들은 누가 누구에게 보내던 편지였을까요.
발레리와 셀레온은 왜 이것들을 가지고 있나요,
왜 이 편지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답하듯 이어지던 걸까요,
왜 이 편지들은 이토록 변하지 않고 영원할 것처럼 하얗고 깨끗한가요.
발레리 C. 하인즈:....하아. (한숨쉬더니. 곤히 잠든 셀레온에게 다가가 흔든다.) 좀. 일어나볼래요?
셀레온 K. 카르디안:(수면제 탓에 단번에 깨어나지 못하다가, 연신 흔드는 손길에 부스스 눈을 뜬다. 눈앞의 당신과 서서히 푸른 여명이 밝아오는 창밖을 번갈아보더니) ... ... 제가 어느새 잠들었습니까...?
발레리 C. 하인즈:네, 얘기하다가 잠드시던데요. (수면제 얘기 쏙 뺄까 고민하다가, ) 사실은 아까 만났다고 한 마담 가넷이 제게 수면제를 줬어요. 탈출을 도울테니 당신에게 이걸 먹이고 마을 입구로 나오라고.
고민했는데, 결정했어요. 함께하자면서요.
셀레온 K. 카르디안:마담께서 수면제를...? 탈출을 돕겠다고 하셨단 말입니까? (저에게 수면제를 먹였단 사실 자체엔 그닥 놀라지 않는다. 절 믿기 어려웠을 테니 당신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었을 테지. 그보다 감격적인 건 이어지는 함께하자는 말이었다. 마담을 향한 혼란과 여러 불안들이 혼재되어 깊은 호수를 이루었으나 함께하자는 그 결정이 커다란 물결을 일으킨다.)
결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발레리. ... ... 아마도 마담께서는 무언가 다른 계획을 세우고 계실 겁니다. 그리 순순히 보내주실 분이 아닙니다. (몸을 일으키다가 수면제의 기운이 남은 탓인지 한 번 휘청한다. 방에 들어가 총과 탄환을 넉넉히 챙긴다.)
발레리 C. 하인즈:그래요.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하더군요. 정확히는.. 동등하게 싸우고 싶다? 라고했던가. 믿기지 않는 말이지만요.
..하아 알겠어요. 근데 그 상태로 제대로 싸울 수나 있나요? (휘청이던 거 생각하며.)
셀레온 K. 카르디안:바람을 쐬며 걷다 보면 정신을 좀 차릴 수 있을 겁니다. 수면제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 내성이 있는 편입니다. ... 마담도 그걸 아시고 강한 약을 주신 것 같기는 합니다만... ... (이마 짚고 눈 감았다가, 후드를 뒤집어쓴다.) 출발해도 되겠습니까.
발레리 C. 하인즈:그거 믿어도 되는건가요? 그럼.. 좀 오래 걷는 편이 낫겠군요. (..) 당신한테 잘 들을거라고 말하긴 했는데. (..) 네, 출발하죠.
(..좀)
이른 새벽이 내려앉은 마을은 주민 한 명 보이지 않고 조용합니다.
순찰을 돌던 헌터들도 지금만큼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을에서 입구까지 내려오는 내내 사람 한 명, 벌레 한 마리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조용하니 오히려 더 긴장감이 맴돕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새벽 공기는 차갑습니다. (챙겨온 여분의 헌터용 망토를 당신에게 둘러주곤, 꼼꼼히 여며주기까지 한다.)
발레리 C. 하인즈:...아니, 이정도는 괜찮은데.. (떨떠름하게 쳐다봄..)
셀레온 K. 카르디안:혹여 감기에라도 걸릴까 걱정이 되어 그렇습니다.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셨잖습니까. ... ... 몸, 약하신 편 아닌지요. (정곡)
발레리 C. 하인즈:....(반박불가.. 묵묵히 챙김 받음) 잠이나 깰 생각해요.
셀레온 K. 카르디안:바람을 쐬니 한결 정신이 맑아지고 있습니다. 입구까지는 조금 걸어야 하니 그간 나아지겠죠. (매듭까지 잘 묶어주고 다시 걷는다.)
하늘은 흐린 청색과 보랏빛이 조화로이 섞였습니다.
내내 반짝일 것만 같은 저 별들이 늘 우리의 곁을 맴돌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면 멀고 험한 길을 돌아갈지언정 이 땅과 저 하늘이 만나는 곳까지 길을 헤매지 않을 수 있을 텐데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헤매지 않아도 됐을 텐데요…
숨 죽인 채 주위를 살피며 걸어간지도 조금 시간이 지났습니다.
땅을 고요하게 즈려밟는 이질적인 발소리가 들립니다.
흰 백발을 우아하게 위로 틀어올리고, 검은 망토를 두른 채 전장에 서 있는 모습이 누구보다 잘 어울릴 것만 같은 사람,
일평생을 뱀파이어 헌터 일에 바치며 살아온 이 지독하리만치 아름답고 고매한 사람……
발레리 C. 하인즈:역시 예상하셨군요. 그래서, 어쩌실 생각인가요?
아직 제대로 동물, 사람 하나 먹지 못하고 상황 파악도 못한 약한 생물을 이용할 정도로 스스로는 야박하진 않다고 했던 것.
모름지기 적이라 한들 사냥은 정정당당하게 해야 한다고 했던 것……
발레리는 마담의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담 가넷:(속을 알 수 없는 눈으로 당신을 꿰뚫듯이 응시하다)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단다.
마담이 손짓하자 순식간에 발레리와 셀레온을 감싸는 수많은 검은 망토 무리들이 보입니다.
마을을 내려오는 내내 조용하더니 이곳에 모여있던 걸까요.
셀레온 K. 카르디안:...!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망토 걸친 팔을 들어 당신을 보호하듯이 막고 선다.)
결국 이렇게 되는 걸까요.
마담 가넷:... (그 모습을 보더니 입꼬리를 슥 올린다.)
하지만 말이다.
우리 중 배신자가 있는 건 다른 문제이지 않겠나.
그러나 발레리의 눈에는 일순 주변의 모든 소리가 멎고, 그 장면 하나만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리게 재생되는 것 같습니다.
마담을 마주보던 시선이 어지러이 빙글 돕니다.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 몸은 종잇장처럼 쓰러집니다.
큰 소리가 난 것 같기도 했으나, 어떠한 고통도, 아픔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때 당신을 막아섰던 망토의 검은 천이 느리게 휘날립니다.
그 장막이 아래로 쏟아지는 동시에, 덜덜 떨리는 손이 보입니다.
그 손이 움켜쥐고 있던 것은 분명 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총을 든 사람은……
셀레온의 얼굴에 발레리의 피가 한가득 튑니다.
그렇습니다. 의심할 여지 없는, 셀레온입니다.
이것은 거짓말도, 꿈도 아닙니다. 발레리에게 쏟아진 지독한 현실입니다.
발레리 C. 하인즈:
SAN Roll
기준치: |
80/40/16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발레리의 입가에서 후두둑, 피가 터져나옵니다.
몸을 찢으며 관통한 듯한 이 끔찍한 감각. 복부가 타들어가는 것처럼 뜨겁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 진짜. (하아...)
화상을 입으면 꼭 이런 느낌일 것이라고 상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산 채로 피부가 벗겨지고 가죽이 쓸려나가는 듯한 이 고통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지독해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기가 힘듭니다.
바닥에 쓰러진 당신의 시야에 자신의 피로 땅이 흠뻑 젖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울컥, 핏덩이가 발레리의 목을 타고 한 번 더 쏟아집니다.
셀레온이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에 치를 떨며 분노하고 있나요? 혹은 애초에 믿지 않았다며 체념하고 있나요?
발레리 C. 하인즈:(..무슨 생각이 있을거라고 믿지만, 마음은 당연하게도 체념한다. 본인의 잘못된 선택이었기에.)
그에게 어떤 생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합리화해보지만, 은탄환은 담피르에게는 치명적인 독. 죽을 수밖에 없는 무기인데.
저렇게 총을 맞은 자신보다 더 무너지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을 도대체 누가 배신자라고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요.
무뚝뚝하고 고지식하던 그에게선 절대로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표정을 짓고 있잖아요.
셀레온 K. 카르디안:... ... ... 아닙니다...
곧이어 터지는 감정에 북받쳐 다시 소리칩니다.
셀레온은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멀리 내던집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총은 안중에도 없단 듯, 쓰러진 당신을 향해 단숨에 몸을 굽혀 끌어안는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망토를 마구 찢어 어떻게든 복부를 지혈하려 애쓴다.) 발레리, 발레리... ... 제발. ... 이래서는... ... 이래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한 게 아니라니, 대체 무슨 말일까요.
발레리 C. 하인즈: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술자가 한 말을 들으면 진심으로 믿게 되며, 원할 때 자신의 뜻에 따라 조종할 수 있다던 그 주문.
동시에 보고를 하러 가겠다며 잠시 자리를 비우던 셀레온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 그 때였을까요? 마담은 그 때 셀레온에게 주문을 걸었던 걸까요.
하지만, … 이제 와서는 너무 늦은 깨달음입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제발... (은탄환에 맞게 된 담피르에게 살려낼 도리는 없다. 총에 맞은 부분에서부터 피부가 타들어가 끝내 재가 되어버린다. 수도 없이 사냥을 해오며 상식처럼 박힌 사실이다. 그런데도 지혈을 위해 헛되이 손짓하는 모습은 간절하고 애처롭기까지 하다.) 발레리... (잔뜩 일그러진 그의 낯은 금세라도 눈물이 고일 것만 같다.)
발레리 C. 하인즈:(왜 저렇게가지 보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겨우 본지 이틀째 되는 사이가 아닌가? 왜 그렇게..)
마담 가넷:왜 그런 표정을 짓는지 모르겠구나, 셀레온.
이런 상황 속에도 마담의 목소리는 일체 흔들림이 없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말로, 진실을 교묘하게 엮어 만든 단어들을 발레리 앞에서 전시하듯 보여주면서.
마담 가넷:비키거라, 셀레온. 아니면 네가 저 괴물을 끝을 내겠나?
지금 물러나면 한때의 반항이라 여기고 눈감아주겠다. 두 번은 없어. (엄중한 선포다.)
셀레온 K. 카르디안:... ... (마담의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당신을 더더욱 강하게 감싼다. 그리곤 감정을 애써 짓누르려는 듯 아랫입술을 거세게 깨문다. 눈을 내리감는다. 채 가시지 않은 수면제의 탓인지 정신이 언뜻 몽롱하다. 이것이 다 꿈이라고, 그리 믿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고작 만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은 사이임에도 이리 마음이 가는 이유를, 그를 지키기 위해 동료들에게 등을 돌릴 여로에 서 있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새로운 시작이 그에게는 그렇게도 중요했던가.)
(그의 대쪽같은 신념을, 그리고 그 신념을 함께하자고 말한 당신의 믿음을 배신할 수 없었던 것뿐이다.)
(악문 아랫입술에서 피가 흐른다. 동시에 품 안에서 단도를 꺼내든다. 나지막히 당신의 이름을 불렀다.)
... 발레리.
희미해지는 시야 속에서도 셀레온이 든 단도는 높이 들려 정확히 발레리를 향합니다.
셀레온은 괴물을 죽이는 헌터이고, 자신은 괴물.
이제는 정말로 끝인 겁니다. 이게 맞는 결말인 거예요.
발레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하며 총구를 내리던 그 셀레온 말이에요.
푹, 단도가 살결에 깊게 스며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발레리의 얼굴에 뚝, 뚝 쏟아지기 시작하는 피는 발레리의 것이 아닙니다.
셀레온 K. 카르디안:발레리. 제 피를 마시도록 하십시오.
당신도 이제 이 효과는 아시겠지요. ... 전부 마시면 이곳에선 충분히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아니, 잠...깐,)
그러니 제발 도망가십시오...
그리고 살아주십시오.
발레리 C. 하인즈:(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뒤로 향하려고 하지만..)
셀레온은 이를 악물고 당신을 소중히 끌어안습니다. 큰 체구로 당신을 그들에게서 가립니다.
마치 그동안 어서 자신의 피를 마시라는 듯이요.
마담의 뒤, 검은 망토를 입은 사람들이 발레리와 셀레온을 향해 일제히 총을 겨눕니다.
괴물에게 천벌을! 괴물에게 천벌을! 괴물에게 천벌을!
메아리치듯 머릿속을 울려오던 족쇄 같던 말들 위로,
발레리가 품 안에 가지고 있던 흰 종이 묶음이 툭, 피웅덩이 위에 떨어집니다.
마치 발레리에게 찾아온 단 하나의 기적처럼……
셀레온 K. 카르디안:... ...
당신의 손을 잡으러 가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어떤 것에도 상처 입지 않던 흰 종이가 셀레온의 피로 서서히 물들어가며,
아, 결국 이것은 피로써 전해지는 편지입니다.
어쩌면 셀레온과 발레리, 서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편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처럼, 끝끝내 서로를 찾아낼 것처럼.
내, 손을.. 잡으러 와요.
셀레온 K. 카르디안:(희미하게 웃는다. 자신의 피가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어깨를 한층 더 낮춘다.)
반드시.
발레리 C. 하인즈:....기다릴게요. (항상..)
마담의 지시로 검은 망토를 입은 사람들이 셀레온과 발레리에게 총을 퍼부었던가요?
그렇다면 셀레온은 확실히 살아남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발레리가 기억하는 것은 자신이 셀레온의 피를 마셨다는 사실과 그 이후 시야가 점멸했다는 것뿐입니다.
마담과 헌터들은 어떻게 됐고, 셀레온은 어떻게 되었으며, 발레리는 무슨 정신으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모든 것이 희미하기만 합니다.
단지 발레리는 낡은 고성 깊은 곳, 자신의 관 안에서 눈을 뜹니다.
깜빡, 깜빡… 흐릿한 시야를 몇 번 고치고 나면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발레리 C. 하인즈:
듣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고성 내부에는 이전보다 먼지가 무성하게 쌓여있으며, 발레리의 관에는 마법진이 그려져 있지 않고,
스칼렛의 관이 있지도 않으며, 벽이나 바닥이 검게 부식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발레리의 손이 닿은 관 뚜껑이 밀려 바닥에 닿자 작게 끌리는 소리가 납니다.
나가기 전 안을 흘끗 보면, 작은 편지가 들어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편지가 왜. (꺼내며)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도 접힌 곳 하나 없이 깔끔한 종이입니다.
편지를 펼쳐보면 잉크는 딱딱하게 굳어 펼치는 동시에 떨어집니다.
다행히 잉크의 흔적이 종이에 그대로 남아 읽을 수 있겠네요.
바깥으로 나가던 발레리는 마침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고성의 문을 열고 들어오려던 어린아이와 정면으로 마주칩니다.
어린 아이는 놀란 듯 세 걸음이나 뒤로 총총총 물러선 채 쿵쾅대는 가슴을 부여잡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어.. ? 넌, ..누구..
어린아이:먼지투성이인 성이라, 주인이 없는 줄 알았는데... ...
어른이 계셨군요. 죄송합니다. 그간 오면서 한 번도 뵌 적이 없었습니다.
말하는 기색이 한 두번 고성에 들어와본 게 아닌 것 같은데,
놀랍게도 발레리는 더 이상 성장이 더딘 체형이 아닌, 본래 자신의 나이에 맞는 모습으로 성장해있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이거.. 셀레온 피를 마셔서..?)
게다가 이 아이, 놀랍도록 셀레온을 닮았네요.
셀레온이 어린 아이가 된다면 꼭 이런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어린아이:아, 이건... (꽃다발 먼저 든다.) 2층에 관이 있어서, 거기에 두려고 갖고 온 겁니다. (설마 눈앞의 사람이 거기에서 일어난 사람인지 의심하는 듯) 그리고 이 편지는... ... 보시겠습니까?
발레리 C. 하인즈:..그래, 보여줘. 근데 내가 봐도 되는 거 맞니?
어린아이:네,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고개 끄덕이는 모습에서 의젓하면서도 아이다운 천진함이 읽힌다.)
발레리 C. 하인즈:(미묘..) 알겠어, 그럼.. 실례할게.
종이를 조심스럽게 펼치면 잉크는 굳어 떨어졌지만 그 위의 흔적이 종이에 그대로 남아 적혀 있는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편지 읽는 당신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저는 별명으로 불리는지라 이름이 딱히 없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별.. 명으로 불린다고, (..) 별명이 뭔데 그러니? 알려주면 나도 알려줄게.
어린아이:기사, 라고...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인다.) 지켜주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고 다녀서 그런 것 같습니다.
발레리 C. 하인즈:..기사? (나이트인가. 누군가를 떠올리며) 난.. 발레리 샬럿 하인즈라고 해. 넌.. 갈 곳이 있니?
어린아이:(고개 젓는다.) 이 성이 저의 아지트나 마찬가지입니다.
고성의 문은 누군가 오가지 못할 정도로 검지도 않고, 고성을 둘러싼 숲도 예전과 같이 파릇파릇합니다.
더 이상 검지도, 병들어가지도 않은 푸른 나뭇잎과 풀들이 발레리를 반깁니다.
발레리 C. 하인즈:...어떻게 된거지, 이건. (..)
그런 발레리에게 아이는 불쑥 들고 있던 꽃다발을 내밉니다.
이걸?
(얼결에 받아들며)
어린아이:이곳에서 처음 만난 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아이는 발레리가 얼결에 꽃다발을 받자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고, 천천히 노래를 다시 시작합니다.
고성의 문에서 마주쳐서 한 번 끊겼던 노래입니다.
어쩌면 발레리에게는 익숙한, 그리운 멜로디의……
마녀의 마법은 눈을 감고
잠들지 않는 기사만이 남아
아아, 무덤에게 꽃을 바쳐요
우리가 살아 숨쉬는 한
약속은 결코 시들지 않을 테니
끝나지 않는 노래를 드릴게요
당신의 손을 잡고 있을게요
아이는 그 노래의 맺음말과 함께 발레리,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그 다정한 행동과 올곧은 시선은 꼭, 그래요,
발레리 C. 하인즈:(...속에서 울컥, 올라올 것 같은 걸 참아낸다.)
좋은, 노래네. 잘부르는구나.
손, 잡아주시겠습니까? (어떤 걱정도, 피로 얼룩질 불안도 없는 순수한 낯으로 웃는다.)
발레리 C. 하인즈:(....) 물론, 네가 잡아달라고 하는데 거절할 수 있을리가. (손 잡으며.) 이제 됐니?
손을 맞잡으면, 아이는 다시금 소리내어 웃습니다.
노랫소리가 퍼져옵니다. 잔잔하고, 또 청명하게...
생환 보수 SAN +1d20, 체력 전체 회복
:발레리는 이후로도 성장한 담피르로 살아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