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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5~240105] 소생명&에르드 - 안틸로지아

 

플레이타임 : 약 2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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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찬란
 
불멸의 땅에 무한한 영광 있으라!
 
요란하기 그지없는 찬송이 드넓은 대리석 홀 가득 메아리칩니다.
 
입술을 바닥에 대고 머리를 조아리는 충성의 맹세로 례를 올리면, 위대하신 대제폐하께서는 손짓 한번으로 홀을 지키는 이들을 물립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독대라는 큰 영광을 안기며 말씀하셨죠.
 
대제: 여태까지 짐은 근 이십년간 수백의 성도에게 이 말을 해왔다. 허나 그대는 모를 테지.
숲으로 들어간 성도들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돌아온 이가 단 하나도 없었지. 그대 또한 숲에서 사라진 이들에 대한 소문을 모를 정도로 아둔하지는 않아 보이는데….
그럼에도 그대가 징집령에 응한 것은 바라는 것이 있어서 아니겠나.
평생 사치스럽게 지낼 수 있을 정도의 금은보화, 제국에서 가장 비옥한 평야, 보석이 끊임없이 빛을 발하는 광맥, 수천의 일꾼…. 바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주마.
그러니 부해로 들어가 그 끔찍한 것을 어떻게든 없앨 방도를 알아내도록.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베일 너머, 대제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가 들고있던 왕홀을 바닥에 한번 내리찍으면 쿵, 하는 묵직한 소리가 납니다.
 
대제: 그대와 함께하길 자청한 길잡이가 있다. 홀 밖에서 대기중일 터이니 인사를 나누어라.
마지막으로… 행운을 빌도록 하지. 무사히 돌아오도록.
 
명백한 축객령.
 
일데리안에서 가장 높으신 분의 시간은 쏟아지는 황금과 오염되지 않은 곡식보다 귀한 것이겠죠.
 
이만 물러납시다.
 
소생명:...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침묵을 유지하며 고개만 끄덕이더니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서서 물러난다.)
 
생명은 냉담하게 몸을 뒤로 물립니다.
 
적막한 대리석 홀 안에서 발소리가 유독, 크게 울리는 것만 같습니다.
 
생명이 알현실을 벗어나면, 문 밖에서 시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이가 기다렸다는 듯 당신을 마주합니다.
 
단련되어 있음이 분명한 커다란 덩치, 곱슬기 어린 흑발, 짐승의 것을 닮은 금빛 눈…….
 
어쩐지, 어디선가 본 적 있는 듯한 인상인데요.
 
에르드:…… 당신이 이번에 부해로 떠날 성도인가? (같은 감상을 받고 있는지, 고개를 옆으로 약간 기울인다.)
난 당신의 여정을 함께하게 된 길잡이, 에르드다.
 
소생명:... ... (뭐야. 익숙한데... 한참동안 대답 없이 무심한 듯 바라보기만 한다. 가만... 쳐다보다가 팔짱 끼고 또 한참동안 쳐다본다. 인사를 듣긴 한 건지 뭐라 대꾸도 없으니.. 사교성이 좀 안 좋나?)
 
에르드:안 들리나? 귀 먹은 자를 소집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제 인사를 안 받아주자 말투가 곧장 험악해진다. 이쪽도 성깔이 만만치는 않은 모양인지.) 어차피 쭉 함께하게 될 사이인데 피차 마음에 안 들어도 어쩔 수 없어.
 
소생명:뭐래. 딱히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냐. 그냥... ... 나는 소생명이라고 해.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네가 험악해지니 소심하게 대답하며 시선만 돌린다. 곰곰.... 에르드? 어디서 많이 들었는데. 시선 돌려서 당신을 다시 본다.. .......응???) 잠깐, ... 에르드? .... 너 에르드야? (어어.. 그러고보니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에르드:…… 소생명? (이름을 듣곤 눈을 깜박인다. 이 특이한 이름, 분명 들어본 기억이 있다. 잊어버리기도 어려울 정도니까. 금세 과거의 기억이 눈앞에 펼쳐진다. 저만큼이나 사회성 떨어졌던 어린애. 그러면서도 맘 한구석은 여린 면이 있던…….) 내가 아는 소생명인가? (이 머리색, 이 홍채의 색. 눈에 익는다. 그제야 눈앞의 이를 알아보고 살짝 멍해져서 입을 벌렸다.) 네가 성도였어?
 
소생명:...하? 정말...? 아니, 거짓말이라고 해. 왜 갑자기 지금와서... (놀란 당신의 표정을 보자 덩달아 놀라서 동공이 흔들린다. 체격이 많이 달라졌지만 저 어디 안 가는 까칠한 성격은 분명히 어릴적의 당신이었다. 괜히 뒷걸음질까지 치며 상황파악을 못 하나 싶더니 고민 끝에 고개를 팽 돌리고.) 아, 아...냐. 몰라. 너 같은 거랑 어딜 갈까 봐? 싫어. (바로 삐진 티 낸다....)
 
에르드:미안한데 거짓말이라곤 못 하겠다. 어째 넌 그때도 작았는데 지금도 작네. (그땐 에르드도 작았었고, 지금은 그가 너무 쑥 커버린 거지만. 어쩌다 하필이면 여기에서 이렇게 만나게 됐는지는 몰라도, 운명적이라면 운명적인 일이다. 거의 십 년 가까운 세월 만에 만나는 '친구'다. 관계를 친구라고 명명하자마자 헤어지게 되긴 했지만, 나름의 반가움이랄 게 솟아오른다.) 그동안 잘 지냈…… 뭐? (황당) 뭐 하냐?
 
소생명:나는 친구라고 해놓고 혼자 쏙 빠져서 저 멀리 날라버린 인간같은 거 모르는데. 하.. 인간같은 거 이참에 다 멸종하시던지. (성도가 이런 말을 내뱉으며 투덜거린다.. 정확하고 선명하게 기억하는 걸 보아하니 많이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모양. 당신과는 다르게 반가운 감정보다 먼저 투정이 올라오는 모습이다.) ... 너 지금 작다고 했냐? 내가 작은 게 아니라 네가 큰 거야. 멍청한 것들은 몸만 큰다더니... (짜증 백배.)
 
에르드:야. 지금 13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헤어졌는지까지 다 기억하고 있는 거냐? 얼마나 마음에 담아뒀던 거야? 내가 가고 싶어서 간 것도 아니고, 사정이 그렇게 됐는데 어떡해? (어이가 없어서. 한숨을 푹 내쉰다. 이건 뭐, 시작이 좋다고 해야 하는지 나쁘다고 해야 하는지.) 사과라도 해줘?
 
소생명:마음에 담아둔 거 아니거든....? (그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점점 더 볼이 부푼다.... 정말 진심으로 많이 속상했던 모양...) 그, 그니까 왜 갑자기. 사과는 당연히 해야하는 거 아니야..? 너 때문에 여태 친구 같은 거 만들지도 못 하고.. (중얼중얼...) 아, 몰라. 안 갈 거야. 너랑 이야기 안 해. (몸까지 휙 돌려버린다. 사과 안 해주면 영원히 삐칠 심산이다...)
 
에르드:어이고. 난리를 쳐라 아주. (부푸는 볼을 얼척없게 바라본다. 내가 스물일곱이니, 저놈은 스물여덟일 텐데…… 행동하는 것만 보면 어째 처음 만난 열세 살 그대로 같다.) 누가 나랑만 친구하자고 했어? 친구 못 만든 건 네 성격이 이상한 거지 왜 나를 탓해? 짚고 넘어갈 부분은 많긴 한데, 입씨름으로 버릴 시간 없으니까 내가 져준다. (짜증스럽긴 하지만 피식 웃음이 나온다.) 외롭게 두고 가서 미안해. 잘못했다, 됐냐?
 
소생명:... ... (뒤를 돌고 있었지만 네 물음에 하나하나 심장이 찔리는 기분이 들어서 점점 더 속상해지는 표정이 되었다.. 조금만 더 했으면 울었을지도....) 그거... 진심이야? (흘끔.. 돌아본다. 외롭게 두고 갔다는 말에 반박도 하지 않는다.) 흥, 성도라서 너같은 거랑 굳이 가주는 줄 알아. (...) ... 저기, 뭐.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우물쭈물.)
 
에르드:진심이지. …… 바보 아냐. 평생 혼자 살아도 괜찮을 것처럼 굴었으면서 막상 떠나니까 그리웠냐? (저놈의 자존심 챙기는 성격도 그대로네. 엄지손가락으로 뒤쪽 가리켠다.) 나도 묻고 싶은 게 많긴 한데, 일단은 숙소로 가자. 할 얘기가 많으니 앉아서 하는 게 빠르겠어.
 
소생명:난 그 동안도 혼자 살았고 앞으로도 혼자 살 거거든? (라고 네가 없어서 외로워 죽으려하던 사람이 말했다) ... 하.. 어쩌다가 네가 이런 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알았어. 머리 아프니까 가줄게.. (가리키는 쪽 보더니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에르드:아, 예. 그러셔요? (비웃으면서 숙소로 향한다.)
 
두 사람은 숙소의 테이블에 마주 앉습니다.
 
에르드:난 그럭저럭 잘 지냈다. 뭐……. 평탄하기만 한 건 아니었지만. 용병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어. (탄탄한 근육질 몸매는 그 때문인 듯.) 그런 넌? 아직도 그 마을에 사는 건 아니지?
 
소생명:몸이 왜 그 지경(?)이 됐는지 궁금했는데... 역시 그런 험난한 일을 했구나. (손 꼼지락.. 조물거리며 아래만 내려보고.) 그게, 그랬지. 근데... 이제는 못 돌아갈지도 모르고. 떠나야 하는거잖아. 그래서 제대로 마음의 준비도, 정리도 하고 나왔어.
 
에르드:지경이란 단어를 이럴 때 쓰는 게 맞아? (눈가 씰룩) 십오 년이 가깝게 지났는데 아직도 거기 지냈다니…… 너도 알만하다. 네가 성도란 건 전혀 몰랐는데. 솔직히 알았어도 넌 오지 않을 줄 알았어.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던 거냐?
 
소생명:그럼 뭐, 칭찬을 원해? (안 해줄거지만.) 말을 안 했으니까.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고. 너도 알다싶히 안 오려고 했어. 근데... (말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나 싶더니 다시 입을 뗀다.) 사람들이 자기 멋대로 멸종한다잖아. 그러게 누가 멋대로 멸종하랬어. 멍청한 것들이 이게 문제라니까... 내가 손을 안 써주면 아무것도 못 하지. (결국 구하러 왔다는 소리다.)
 
에르드:됐거든. 허, 참. 옛날에 네 말버릇이 멸종하란 거였었는데 정말 그대로 멸종하려니까 걱정은 됐나 봐. 말이 씨가 된다던데. 네가 뿌린 씨니까 네가 직접 거두면 딱이긴 하겠군. (나름대로 우스갯소리를 한다.) 오래 못 봤지만 넌 거의 변하지 않았네. (감상을 툭 던지고는)
내일 이른 새벽에 부해로 향할 거야. 제국에서 비행정을 제공한다고 했으니 오래 걸리진 않겠지. 하지만 비행정이 부해에 직접 접근했다간 추락할 게 뻔하니, 중도에선 내려서 걸어 이동해야 해.
 
소생명:누가 뿌린 씨라는 거야. 자기들이 제멋대로 뿌리고 나도 제멋대로 이런 입장이 된 거 뿐이라고. (마른세수.) ... 넌 위험해 질 수 있는데도 안 무서워? 걸어가야 하면 꽤 위험이 있을텐데. (지긋..)
 
에르드:그쯤, 전혀 무섭지 않아. (나직히 중얼거린다.) 그런 너야말로 각오는 제대로 되어있냐? 성도가 부해의 저주는 피해갈 수 있다지만, 지금껏 아무도 살아돌아온 사람이 없었다지. 죽으러 가는 길일지도 몰라.
 
소생명:그래... 네가 무서울 게 어딨겠냐. 더러운 벌레나 안 무서워하면 모를까. (흐린 눈...) 나도 알고 왔어. 그러니까 집 정리 하고 온 거 아니야. 제대로 유서도 쓰고 왔으니까 문제 없어. (차분하게 말하더니 시선을 든다. 당신을 가만... 쳐다보며)
그리고 그게 문제야. 왜 피해갈 수 있다면서 살아 돌아온 사람이 없지. 그 부분도 조사를 해봐야겠는데... (꿍시랑..)
 
에르드:벌레 같은 걸 무서워하겠냐. (코웃음친다.) 유서까지 쓰고 왔어? 정말 제대로 정리하고 왔네. 뭐, 유서가 쓸모없게 만들어주면 되지. 난 죽을 생각으로 가는 거 아냐. 살려고 간다. 이 망할 부해를 없애버리고 살아갈 생각으로. (목걸이의 연보라색 꽃송이를 잠시 쥐었다가 푼다.)
황성에서 부해에 대해 정리해준 문서가 있어. 자, 읽어봐. 살아돌아오려면 뭐라도 많이 알고 가야지.
 
소생명:너 같은 사람이 한 둘이었겠냐. 죽는 것 앞에서 의지만으로 가능하진 않을거야. 여차하면 목숨을 내놓는 거지, 난 그런 상황이 온다고 해도 정보를 제대로 뜯어와서 사람들한테 알릴거니까. (흘깃, 너의 목걸이를 바라본다. 뭐라 물었을 수도 있겠지만 별거 아니라는 듯 받은 종이나 살핀다.) 이거 듣기만 해도 무식할 정도로 이상한 곳이네...
 
에르드:알아. 그래도 어쩌겠어? 절망을 안고 가는 것보다 의지를 불태우며 가는 게 차라리 낫지. 누구 하나는 정신 똑바로 붙들고 끝까지 가야 할 테니까. (의자에 턱 기댄다.) 정오가 지났으니 오늘은 적당히 짐을 꾸리고 일찌감치 쉬자고. 여긴 네 방. 난 바로 옆에 방을 잡았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찾아와.
그럼 간다? …… 설마 있어주길 바라는 건 아니지? (미련없이 나가려다가 예의상 물어봄)
 
소생명:.................. (음...? 있어주길 바라냐는 물음에 대답이 없다..... 너를 지긋.................쳐다보고만 있다........)
 
에르드:나가란 거지? (눈치 없음.)
 
소생명:............ 너 눈치없다는 말 많이 듣지. (딜을 꽂다)
 
에르드:똑바로 말을 안 하는데 어떻게 알아? (제 머리 흐트러뜨리면서 다시 앉는다.) 나 참, 쓸데없이 정 많은 놈…….
 
소생명:... 알면서 왜 장난쳐? 자꾸 짜증나게 굴면 창 밖으로 던질거야. (..........)
 
에르드:장난친 게 아니라 진짜 몰라서 물어본 거다. (째림) 어디 던져봐. 네가 날아가나 내가 날아가나.
 
소생명:멍청한 게 몸만 더럽게 무거워서 떨어지면 지진나겠어. 못 던지겠네. (쯧.. 혀 차며 고개 돌린다.)
... 그냥 여기 있으면 안 돼? (우물쭈물....)
 
에르드:길잡이를 네 손으로 던져버림 너한테도 손해다~. (의자에 앉아 두 팔을 접어 머리를 받치곤 당신을 빤히 바라보다가) 그래. 똑바로 말하니까 얼마나 좋아? 여기 있어줄 테니까 짐이나 챙겨.
 
:생명은 권총 한 정을 지급받았습니다. 이외, 응급약과 물주머니 중 하나를 챙길 수 있습니다. 응급약은 <응급처치> 시 보너스 다이스를, 물주머니는 <정신 분석>시 보너스 다이스를 하나씩 제공합니다.
 
소생명:(........ 음... 약을 챙기도록 하자.....)
 
:응급약을 챙겼습니다. 추후 <응급처치> 판정에서 보너스 다이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소생명:(짐 얼추 챙겨놓고 손 탁탁 털고 일어난다.) 너... 배는 안 고파? (밥부터 말하는게 어쩐지 동쪽나라 K-유전자가 보이는 것 같기도...)
 
에르드:(창밖의 해 위치를 슬쩍 본다) 점심때가 되긴 했지. 돈은 좀 챙겨왔냐? 곧 별 의미없어질 테긴 하지만…….
 
소생명:...가지고 왔지만 왜 의미가 없어. 너 돈의 가치를 무시해? (그냥 시비 걸고 싶은가보다...)
 
에르드:부해로 가면 돈 쓸 만한 상점도 없을 테니까. (한심하게 봄) 어째 옛날보다 인성이 더 나빠진 것 같아?
 
소생명:네가 약속 해놓고 멋대로 날라서 내가 이렇게 된 거잖아. (또 들먹인다... 뒷북이 엄청나다...)
 
에르드:너 13년 전 일을 무슨 사흘 전 일처럼 들먹인다? 쓸데없이 기억력만 좋아가지고. 됐어, 밥이나 먹으러 가게 따라와. (벌떡 일어섬)
 
소생명:그러니까 그게 13년이나 된 게 문제라는 거 아니야 멍청아. ....뭐야, 어디로 갈 건데. (네가 또 간다고 하니 분리불안을 느끼고 쪼르르 따라간다.....)
 
에르드:오다가 황성 안의 음식점을 봐뒀지. 너, 못 먹는 음식 있어? (잘 따라오네)
 
소생명:... 으음, 없어. 아.. 쓴 거 못 먹어. (.... 애 같은 입맛이다.)
 
에르드:…… 애냐? 난 느끼하고 기름진 건 별로니까 그거랑 쓴 거 피해서 먹는다. (척척척 걸어감)
 
소생명:... 넌 무슨 야생동물 같이 생겼으면서 그런 걸 못 먹냐? 그게 섭취가 안 되는 거였으면 네 몸은 어떻게 만들어진건데. 뭐... 계약했어? (??)
 
에르드: 먹는 게 아니라 별로 좋아하는 거야. 말은 바로 해라. (째려보면서 숙소를 나서 황성의 거리로 진입한다.)
 
황성의 거리로 진입하니, 황성 안의 멋진 건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호박으로 세운 아치다리, 대리석을 쌓아 만든 폭포, 금을 바른 규방…
 
휘황찬란하기 그지없으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먼지가 뿌옇게 쌓인 것들도 제법 많아요.
 
황실 내의 거리는 나름대로 인파가 모여 활발합니다.
 
소생명:............ (인파를 굉장히 싫어한다...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어 귀마개 꼭 눌러쓰고 네 옷깃을 붙잡는다.) 여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에르드:아니, 뭔 어린애냐? 이곳이 그나마 부해와 가장 멀어져 있는 곳이니까 사람이 몰리는 건 어쩔 수 없지. (어이없어하면서도 붙잡는 손길을 떨쳐내진 않는다.) 인파가 싫으면 음식만 사서 숙소에 가서 먹던가.
 
소생명:... 응. (숙소에 가서 먹자는 말에 짧게 대답만 했지 어린애냐는 물음에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옷깃을 좀 꽈아아악 쥐는 것 같긴 했지만...) 너, 살 거면 빨리 사. 아무거나 괜찮으니까...
 
에르드:아휴. 이런 애 데리고 부해를 어떻게 가냐. (어느새 '애'라고 부르고 있다. 중얼대면서 눈에 보이는 음식점에 대충 들어가 포장을 부탁한다. 곧 샐러드 두 접시와 담백한 고기 요리를 들고 가게를 나섰다.) 사람이랑 거의 안 만나면서 지내온 거야?
 
소생명:네가 있을때도 사람이랑은 별로 안 만나면서 지냈거든. 나는 사람이랑 지내는 걸 왜 하는건지 모르겠어.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얻는 게 뭐가 있다고. 안 그래? (네 옷 꼬옥 잡고 가는 길로 따라가기만 하지 다른 사람들을 쳐다도 안 보려고 한다.. 덧붙여, 애라고 부르고 있는데도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닌지 태클을 안 건다......)
 
에르드:나도 너랑 비슷한 생각을 하긴 했는데. 그렇다고 세상 살아가면서 사람을 아주 안 만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영영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귀마개 푹 눌러쓴 모습을 내려다보다가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조금 빠른 속도로 숙소로 들어간다.) 얻는 게 아주 없지만은 않던데. 개차반처럼 굴었는데도 날 아껴주는 사람도 있었어. (사랑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여기까진 어떻게 왔나 몰라.
 
소생명:... 그건 그렇지만 사람들이란 심각 수준으로 단순해서 생각이라는 걸 안 하잖아. 말이 안 통해. (못 어울린다는 소리.) 뭐...? 너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었다고? 누가 너 같은 걸 아껴...? (?)
하아... 내가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은 거야. 그런식으로 딱딱한 자리도 불편하고 사람이랑 대화하는 것도 불편하고 대화를 듣는 것 조차도 불편해서 오는데 장난 아니었다고. (숙소에 들어가면 급격히 말이 많아진다... 미간 꾹꾹 누르며.)
 
에르드:이게 죽을라고. (힘껏 째려본다.) 결국 니가 사회성 떨어져서 사람들이랑 못 어울린단 소리잖아. 사람들이랑 만나서 어울리지 않으면 늘어날 일 없다. (숙소에 오니 말이 많아지네. 진짜 알기 쉬운 애라니까. 피식 웃으면서 음식이 담긴 접시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대제랑 독대할 때 등에 식은땀으로 홍수라도 난 거 아냐?
 
소생명:... 아니, 그 사람 만나기 전에 제대로 마인드 컨트롤 하고 왔거든. 안 그랬으면 이미 그 사람 반 죽이고 나도 죽었어. (떨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짜증나서 냅다 쳤을 가능성이 있었을지도...) 어차피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 해봤자 뭐해. 하... 나는 또 뭐같은 사람이랑 길잡이라고 붙여주면 정말 부해에 가기도 전에 뛰어내리고 싶었을텐데 너라서 불행 중 다행이야. (테이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서 숨 내려놓는다.)
 
에르드:이야. 크로하스 대제를 반 죽인단 얘기도 들어보고. (키득거리고 웃으면서 샐러드를 입안에 집어넣는다.) 그러게 말이다. 사람들을 이렇게 싫어하는데 쌩판 남이랑 붙여줬으면 거기까지 가는 동안 말 한 마디도 안 하는 거 아니었나 몰라. 뭐, 근데 차라리 뛰어내려서 도망치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우리가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걸 생각하면.
 
소생명:... 안 할 생각이었어. 네가.. 초면에 그렇게 째려보고. ... 아니, 너는 사회성이 없냐? 왜 처음 보는 사람을 그렇게 쳐다봐. 거울 좀 보라고. 너 같은 사람이 그런식으로 쳐다보면 한 마리 짐승같이 보이는 거 몰라? (급발진) (무서웠단 소리다..)
(고기 콕... 찍어서 오물오물 얌전하게 먹는다.)
 
에르드:내가 처음부터 째려봤냐? 인사하는 데 대꾸도 없으니까 이놈 뭐지? 성깔 좀 죽여야겠다 싶어서 세게 나간 거야. 사회성이 없는 건 내가 아니라 너거든? (투닥거리면서 식사한다.)
 
소생명:.... (자기가 잘못하긴 했다. 그치만.. 지고 싶지 않다.) 몰라, 바보. 멍청이. 수질화학나트륨같이 생긴 전자아이오딘. (험담을 이렇게 신명나게 하며 고기 오물거린다.)
 
에르드:…… 그게 뭔 소리야? (얼빠짐과 황당함이 섞인 표정으로 생명을 바라보다가 에휴, 고개 젓고 밥이나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이른 저녁, 생명은 제국에서의 짧은 하루를 마치고 잠에 듭니다.
 
...
 
어느덧 비행정을 타고 출발한 지 이틀이 되었습니다.
 
창문을 열거나 바람을 쐴 수도 없으니 참으로 답답한 날들이었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행정이 그리 작거나 비좁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객실이 스무 개 정도 딸려있고, 조종실과 전망실이 분리되어 있으며, 별도의 휴게실 겸 식당도 제법 큼직합니다.
 
접근 금지라고 적힌 기계실이야 들여다볼 수 없으니 모르겠지만요.
 
본래는 무슨 용도였을까요? 부해로 죽으러 가는 이들을 옮겨 태우던 비행정은 아닐 텐데…
 
생명과 에르드를 제외하고 함께 승선한 이는 조종실의 기장과 부기장, 엔지니어, 기록관, 제국의 감시병 등을 합쳐 대략 열 명 남짓입니다.
 
에르드:일어났냐? (쿵쿵 노크한다.)
 
소생명:... 일어났으니까 그만 두드려 멍청아. 문 부숴지겠다. (...)
 
에르드:별로 세게 두드리지도 않았는데 엄살은. 아침 먹을 시간이니 나와.
 
소생명:... 하.. 아직 아무것도 시작을 안 했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보던 신문 내려두고 문 열고 나선다.)
 
에르드:네가 체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겠지. (지적하면서 식당으로 향한다.)
 
생명이 그와 함께 식당으로 향하면 심부름꾼이 식사를 내옵니다.
 
식사라고 해봤자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호밀빵에 마른 햄 몇 조각과 써니사이드업, 매쉬드포테이토와 구운 당근 정도니까요.
 
지난 이틀간 먹어온 식단은 지긋지긋하게도 매 끼니가 동일했습니다.
 
다들 물린 것 같지만 굶을 수는 없으니 먹는 느낌이었고요.
 
에르드:(대식가라 음식에 불평불만 없다. 자리에 앉아서 잘 먹는다.)
 
소생명:(이쪽도 잘 먹진 않는 것 같지만 그냥 있으면 먹기는 하는 것 같다. 당근 콕콕 찝어서 입에 넣으며,) 있잖아. 요리 내가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
 
에르드:너 요리 잘 하냐? (당근 우물우물) 왠지 넌 요리에도 온갖 실험적인 요소를 다 넣을 것 같은데.
 
소생명:내가 그런 괴짜 과학자인 줄 알아? 그런 이미지 아니라고. 동네 사람들한테도 몇 번이나 말했는데 안 믿더니만... (...) 그냥 평범하게 해. 이것보단 나을 정도로. (아니다. 잘한다. 꽤.. 엄청. 애를 키울? 수 있을 정도로.)
 
에르드:그러냐. 네 성격이 워낙 특이해야지. 근데 이거, 식당에서 직접 조리해서 나온다기보다는 이미 조리된 걸 적당히 익혀서 주기만 하는 것 같은데……. 점심 땐 조리실에 한 번 찾아가보던지.
 
먼저 이곳에 도착해있던 기록관과 엔지니어는 식사를 마친 것인지, 그릇을 밀어두고 책상에 [지도]를 펼친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소생명:(흘깃... 지도 쪽을 쳐다보며.) 조리실에 내가 직접 찾아가도 되는거야? 그런 짓을 했다간 내가 조리실 터트리고 올 수도 있어. (요리 환경에 짜증이 난 나머지.)
 
에르드:터뜨릴 만한 폭탄은 있어? 말은 잘 한다니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림)
 
일데리안에서 부해의 영역을 표기한 낡은 지도입니다. 몇십번 이상 윤곽을 고쳐 그린 흔적이 선연합니다.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부해의 영역 안으로 들어서는 붉은 선이 그려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록관: 바람만 크게 바뀌지 않으면 좋겠네요.
 
엔지니어: 그래, 별다른 일이 없다면 정오 전에는 도착할걸세.
 
기록관: 수도에서 출발한거면 더 빠른 길도 있었을 텐데. 레덴바르 씨는 왜 이 길을 택했던 걸까요?
 
엔지니어: 부해가 삼키기 이전에 이 땅은 너른 평야였다 하지. 수도 북쪽의 산세를 타느니 평평한 땅을 걸어 가는게 낫다 생각한게 아닐까.
 
기록관: 그래서 이렇게 산맥을 가로질러 넘어간 거였군요.
 
소생명:... (지긋 뜬 눈으로 당근 오물거리며 그들의 대화를 얌전히 듣고만 있다. 뭐라 껴들 법도 한데 그 정도의 사회성은 없는 건지..)
 
에르드:…… (그런 생명이 바라보다가 고개 절레절레 젓고 대신 끼어든다.) 레덴바르가 누굽니까?
 
기록관: 아, 일 년 전쯤에 부해로 향했던 성도 이름이에요. 타국의 실향민들을 이끌고 제국에 들어온 사람인데, 부해로 들어가는 대가로 함께 온 피난민들에게 제국의 시민권을 지급해줄 것을 요구했었죠.
 
소생명:... (여전히 빵이나 오물거리며 듣는 척도 안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너를 한 번 힐끔 보고 빵 내려놓으며,) 자잘한 건 알 거 없고. 그 사람이 그렇게 가서 어떻게 됐는지 알면 되잖아. 지금 우리가 그렇게 가고 있으니까. (라고.. 그쪽에 이야기를 안 하고 너에게 대리 ? 로 말을 시킨다...)
 
에르드:하. 이 정도면 니가 그냥 말을 하라고. (진짜 얼척없어하면서도 그대로 읊는다.) 어떻게 됐습니까, 그 사람은?
 
기록관: 어디서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특수한 기계장치를 가지고 있었어요. 발신기와 수신기로 한 쌍이 되어서, 발신기가 어디에 있든 그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신기한 물건이었죠. 손바닥만큼 작아서 어떻게 전원을 공급받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는데…… 아무튼 레덴바르는 그걸 갖고 출발해서, 황성에 둔 수신기를 이용해 지도에 시간별로 그의 이동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부해의 중앙으로 들어선 이후로 신호가 교란되고 있어요. 제대로 위치추적이 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어디 다른 곳으로 향한 것 같지는 않네요. 지난 일 년간 지속적으로 교란되고 있거든요.
 
소생명:... 보통 특이한 사람이 아니네. 그러니까 성도인가.. (빵 조각조각 뜯어서 괜히 나눠놓고 있다..)
그 기계장치가 뭐길래.. 나도 그런 걸 자주 다루는 사람이지만 들어본 적도 없는 물건이거든. (당신을 팔로 툭. 친다... 말해. 라는 뜻....)
 
에르드:얘가 기계장치가 뭐냐는군요. (손가락으로 생명이 똑.바.로 가리키면서 말함)
 
소생명:
 
에르드:뭐. (뻔뻔)
 
소생명:... 너 부해에 버릴거야.
 
에르드:해봐라, 어디. (귓등으로도 안 들음)
 
소생명:(혀 차면서 빵을 거칠게 뜯습니다...)
 
기록관: 궁금하셨군요~. 진작에 말씀하시지! (해맑게 웃으면서 생명을 똑바로 보고 말 잇는다.) 레덴바르의 말에 따르면 부해에서 난 물건이라더군요. 전설 속의 고대 문명이 진짜인 걸까요?
제가 지금 수신기를 갖고 있는데, 궁금하시면 보여드릴까요?
 
소생명:... 그런 게 있으면 당연히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리고 걔는 무슨 부해가 자기 집이래? (이런 말 하며 시선 쭈우욱 피한다....)
 
기록관은 웃으면서 기꺼이 제가 가진 수신기를 꺼내 보여줍니다.
 
손바닥만한 동그란 기계의 전면을 꽉 채운 유리 위로 거미줄같은 문양이 복잡하게 그려져있습니다.
 
화면의 한쪽 구석에서는 붉은색 점이 불규칙하게 반짝거립니다.
 
에르드:황성에서 어떻게 지도를 준 건가 했는데, 그거 때문이었군.
 
에르드가 중얼거립니다.
 
살아돌아온 이가 그 누구도 없는데, 진입로가 표기되어 있는 부해의 지도가 영 수상했던 모양입니다.
 
기록관: 연락까지 가능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요. 그가 어떻게 부해로 들어갔는지는 알아도, 무슨 일을 겪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으니 애만 타는군요.
 
기록관이 투덜거립니다.
 
소생명:왜 살아있으면서 사람이 말이 없어.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 작자네. (같이 투덜거린다....)
그래서, 그런식으로 가면 죽을지 아닐지 모른다는거잖아. (혀 참.)
 
에르드:어쨌건 지도 덕분에 조금이나마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 테니까. 다행이라면 다행이지. (아마 레덴바르란 사람도 죽었을 것 같지만. 이 말은 하지 않는다.)
 
기록관: 두 분도 이동하시며 겪은 일들은 꼭 기록해주세요. 차후의 세대를 위해서도, 역사를 위해서도요!
 
이후 기록관은 엔지니어와 함께 식당 겸 휴게실을 떠납니다.
 
소생명:... 그건 뭐, 죽으란 소린가. (.....)
 
에르드:그러니까. 우린 못할 테니 다음 세대한테 맡기겠다 이거야? (으르렁거린다.) 짜증나는군.
 
소생명:... (숨 내려놓더니 침착한 말투로) 어쨌든 무슨 뜻인지는 알겠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기도 하고 기록이라는 건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기도 하니까 안 들을 이유는 없지. ... 혹시라는 것도 있으니까.
 
에르드:글씨는 니가 써라. 난 그런 거랑 별로 안 친해서. (마지막 남은 햄을 야무지게 우겨넣는다.)
 
소생명:넌 나이가 몇인데 글씨를 아직도 못 써? (째릿...)
... 잠깐, 너 나이가 진짜 몇이지? (?)
.... .... 좀, 세월이 흘렀더니 기억이 안 나네. (????)
 
에르드:누가 글씨를 쓸 줄 모른대? (역정) 글씨체가 못봐줄 꼴이라 그런 거지.
…….
 
소생명:........
 
에르드:너보다 한 살 많다. (구라)
 
소생명:적구나. (눈치 백단)
 
에르드:기억 안 난다매.
 
소생명:네 얼굴에 써있잖아.
 
에르드:뻔뻔하게 말했는데.
 
소생명:방금 그게...?
 
에르드:에이씨. (근데 나이가 적든 많든 똑같이 반말해서 상관은 없는 듯) 다 먹었음 가.
 
소생명:... 모를 수도 있지. 어릴적엔 다 고만고만하잖아.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흐르기도 했고. (이쪽도 상관은 없다는 듯 일어난다.)
 
에르드:이상한 건 잘 기억하면서 나이 같은 건 까먹네. (꼽주면서 간다)
 
식사를 마치고 객실로 돌아가는 찰나, 선체가 거칠게 흔들립니다.
 
잠시 후 선내에 방송이 울려퍼집니다.
 
일시적인 난기류의 영향이며, 도착까지는 변함없이 세 시간 가량이 남았다는 안내입니다.
 
그동안은 달리 할 것이 없군요. 비행정의 내부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갑판의 역할을 대신하는 [전망실]에서 지상의 모습을 살펴도 좋을테고, [조종실]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아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도 아니라면 [기계실]의 내부를 들여다봐도 좋겠죠.
 
소생명:(너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전망실로 저벅저벅 간다......)
 
에르드:(뭐야? 일단 따라간다. 승질 못 이겨서 어디 한 군데 터뜨리기라도 하면 안 되니까)
 
유리창 너머로 어둠에 잠긴 지평선이 보입니다.
 
한숨 돌리러 나온 것인지, 편한 차림의 심부름꾼이 꾸벅, 인사를 합니다.
 
심부름꾼:성도시죠? 구경하러 오셨어요? (싹싹하게 말 건다.)
 
소생명:..................................... (무슨 오이를 목격한 고양이마냥 털? 을 곤두세우고 네 뒤로 가서 숨어버린다....................)
 
에르드:대~단하다 진짜.
미안합니다. 사회성을 아주 말아먹은 성도라서.
 
소생명:(빠직......................) (등을 퍽!!!!!!!! 친다.......)
 
에르드:사람 때리기까지. (끄떡도 안 함)
 
소생명:.... ?....?? (왜 쳐도 끄떡이 없..지... 퍽퍽.. 두어번 더 치다가 힘이 딸리는지 그냥 붙잡고만 있다.....)
 
에르드:(한숨 내쉰다) 뭐가 보이긴 합니까?
 
심부름꾼:하하~. 부끄러움이 많으시네. (에르드 뒤에 숨어서 보이지도 않는 생명이를 보며 웃고는) 부해를 보고 있었어요. 저쪽, 하늘이 유달리 밝아 보이지 않아요? 저기가 부해래요.
온통 흰 나무들이 빛을 반사해 밤낮구분이 없다죠.
 
에르드:그럽니까. (물끄러미 심부름꾼이 가리키는 방향을 응시한다.)
 
소생명:.... (다들 보는 쪽을 자신도 쳐다본다. 여전히 숨고 있지만.)
 
심부름꾼:벌써부터 가슴이 떨리네요. 비행정이 비교적 안전하게 밀폐되어있는 건 알지만, 부해의 영향이 있진 않을까요?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몇 번 와본 곳인데, 어떻게 올 때마다 무서운지.
 
소생명:... (고개를 스으윽... 빼꼼. 내밀고 심부름꾼을 쳐다본다.) 레덴바르랑.. 왔었어? (더듬더듬..)
 
심부름꾼:아! 네. (반갑게 웃는다) 저는 죽음의 장막에 들어서기도 전에 돌아와야 했지만요.
 
소생명:죽음의 장막이 뭔데...? (눈 꿈빡....)
 
심부름꾼:부해는 크게 죽음의 장막 부패의 군락으로 나눌 수 있다 들었어요. 죽음의 장막은 토지와 생명들이 오염되어 독성을 띄는 영역을 가리키고, 부패의 군락은 그 누구도 들어선 적 없는 미지의 영역이라더군요.
이것도 레덴바르가 말해준 거예요. 그에게는 죽음의 장막에 사는 사람들이 알려줬다더군요.
 
소생명:... 그게 무슨 소리야. 거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 아니야? 어떻게 사람들이 거기에 살아.
 
심부름꾼:그쵸?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미처 삶의 터전을 떠나지 못한 이들이나, 이미 부해의 독에 당해 생의 가망성이 없는 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제법 된대요.
 
충격적인 이야기에 생명, SAN C (0/1)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음.
 
소생명:... 그래. 미개한 사람들이 다 그렇지 뭐. (스으윽... 다시 등 뒤로 고개를 넣는다.)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면 새벽이 가시지 않은 고요한 지평선의 한 구석, 희끄무레하게 밝은 하늘이 보입니다.
 
저것이 부해의 흔적이겠죠. 이유 모를 불쾌감이 듭니다.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저 멀리 희뿌연 빛과 안개를 두른 백산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심부름꾼:조심히 다녀오세요! 꼭 돌아오셔서 영웅이 되어 주셔야죠. (사람 좋게 웃는다.) 그럼 전 이만!
 
소생명:으... 야, 나보고 영웅같은 걸 하래. (질겁한다......)
 
에르드:살아남아 돌아오면 네가 영웅이지 뭐. 세계를 구해내게 될 테니. (덤덤하게 말한다)
 
소생명:... 그러니까 나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어. 하..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투덜거리며 조종실 쪽으로 발걸음 돌린다.)
 
파이프와 계기판, 톱니바퀴가 복잡하게 얽힌 조종간에 앉은 사람이 하나, [도면]을 보며 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기장과 부기장이군요. 낡은 놋쇠로 만들어진 조종간은 기류를 따라 덜덜거리는 소리를 내며 흔들립니다.
 
"뭡니까? 여긴 멋대로 들어오면 안 됩니다. 나가세요."
 
외부인인 생명이 대놓고 들어올 수 없는 구역입니다.
 
대인기능 판정으로 상대를 달래보거나, 아니면 <은밀행동> 판정으로 진입해야 합니다.
 
소생명:(....... 둘 다 망할 것 같은데)
(에르드 쳐다본다..... 도움.... 도움...)
 
에르드:뭘 봐. (뚱)
 
소생명:(도움이 안 되는 군)
(대인기능으로 협박 가능한가? (?))
 
?
 
안됩니다 ㅋ
 
소생명:(반 죽이면 들어주겠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고싶으면 해야지
 
가봅시다
 
소생명:(?)
(아니이게외되지)
 
설득력 있는 롤플을... 함께 해봅시다
 
소생명:(지금 설득력있는 협박을 하란 소리인가?)
 
성도의 위엄. 그런 걸 강조하면서 협박하면 되지 않을까요?
 
소생명:(아 그렇네)
... 들어갈래. (비교적 자신보다 커다란 에르드 옷깃 꼬옥 잡으며... 세상에서 제일 가련하고 여리고 작고 불쌍하고 소극적인 소년의 모습? 으로 빠안히 보며)
안 들여보내주면 너네 다 죽이고 나도 죽을거야. 성도 없어지면 안 되는 거 정도는 지렁이도 알 걸. 현명하게 선택해. (라는 소리를 한다.)
 
에르드:……………………………… (가련하고 소극적이고 여리고 아무튼…… 그렇게 연기하는 생명이 봄.)
(잘 협박하고 있는데 내 옷깃은 왜 잡은 거야?)
(아 내가 죽여주는 역할?)
 
소생명:(일단 대화라는 것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사회성 공급처 ? 가 있어야 해서 붙잡아 연결? 했을 뿐이다.)
 
에르드:(사회성 공급처)
 
소생명:(좀 죽여주는 역할이어도 나쁘지 않기도 하고.)
 
에르드:(황당하네 진짜.)
 
기장과 부기장은 당황합니다.
 
기장:아니, 성도께서 그렇게 말을 하시면……. 조종실에서 특별히 찾으시는 거라도 있으신 겁니까?
 
소생명:으응... 내가 네 머리를 찾을 순 없잖아... (예쁘고 가련한 목소리로 말한다. 물론 연기? 는 아니고 천성적으로 협박을 타고난 기질이다....)
저거 볼래. (하고 냅다 도면 가리킴....)
 
기장:예, 예; (허리 굽히면서 얼른 도면을 생명 쪽으로 돌려준다.) 원하시는 만큼 보시다 가십쇼.
 
소생명:... 너 쓸모있네. 나 이런 칭찬 잘 안 해. 알아둬. (??? 이러면서 저벅저벅 가서 도면 쳐다본다..... 너무나 뻔뻔한 낯으로.)
 
배처럼 날렵한 모양새의 기체와 그보다 곱절은 커다란 기구. 비행정의 설계도면인 모양입니다.
 
군데군데 붉은색으로 채색되어 있으며, 기체의 중간에 거대한 빈 공간이 보입니다.
 
저기가... 기계실의 위치였죠?
 
도면에선 이 정도 말고는 볼만한 것이 없습니다 ㅋ
 
소생명:(찢어버려도 되나?)
 
기장:(대체 왜)
 
소생명:(내가 정말 찢고 싶었던 건 이 세상이었어...)
 
기장:(진짜 특이한 성도네)
 
그때 내선을 알리는 종이 시끄럽게 울립니다.
 
조종간을 쥐고 있던 부기장이 생명의 눈치를 보다가 전화를 받습니다.
 
통화를 짧게 마치고, 기장에게 말을 전하는군요. 원래 이 대화는 생명이 들으면 안 되는 것인데, 내쫓을 수 없어 그냥 전하는 게 분명합니다.
 
부기장: 기장님, 벌써 뒷날개에 녹이 슬었다 합니다.
 
기장:쯧, 저번보다는 빠르군. 비행에 지장이 있을 정도인가?
 
부기장: 아뇨, 다만 방금 전과 같이 불안정한 움직임이 종종 있을 것 같습니다. 안전한 귀환을 위해서라도 성도를 내려주고 바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는군요. (생명 눈치 흘끔흘끔)
 
기장:뭐 하나 부해 근처에서 멀쩡한 게 없군 그래. (흘끔흘끔) 돌아가면 부품을 새로 조달해야겠어.
 
소생명:... (지긋................................. 변함없는 무표정의 낯으로 기장들을 쳐다보고 있다. 뭐랄까... 툭 건드리면 죽일 것만 같은 뭔가의 오오라가 나온다.....)
 
기장:…… 성도님, 이만 돌아가시지요. (굽신굽신) 최대한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끼실 수 있도록 힘내서 조종하겠습니다.
 
소생명:... 내가 운전하는 게 낫겠다. (?????)
... 너, 제대로 책임지고 여기 있는 사람들 하나도 죽이지 말고 돌아가야 하는 거 알지. (툭.. 던지듯이 말하고 돌아서서 저벅저벅 간다. 에르드의 옷깃을 붙잡은 채 끌고...)
 
기장:무, 물론입니다! (빠짝 군기 살아서 인사함)
 
소생명:(냅다 아까 봤던 기계실 쪽으로 끌고갑니다...)
 
에르드:협박도 제법 그럴듯하게 할 줄 아네. 아깐 무슨 고양이처럼 내 뒤에 숨더니.
 
소생명:..... 내가 뭔가 했어? (눈 돌리고 걷는다... 모르는 척. 모르는 척...)
그리고 고양이라니. 너 말 다했냐?
늑대같이 생긴 게....
 
에르드:다 했음 어쩔 건데?
 
소생명:창문 깨고 너 부해 쪽으로 던질거니까 그렇게 알아.
 
에르드:고양이가 창문을 어떻게 깨?
늑대는 고양이를 한입에 삼킬 수 있단 것만 알아둬라~.
 
소생명:.................................. (너를 또 한 대 퍽 친다.....)
 
에르드:아프다, 아파. (감정 0)
 
소생명:(짜증 max)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써붙여진 기계실에 도착합니다.
 
노크를 해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담당 엔지니어가 부재중인 걸까요?
 
별도 잠금잠치를 걸어두지 않았는지, 손잡이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립니다.
 
소생명:... 뭐야. 열리는데. (조금 열어보다가 그냥 손으로 확 밀어재낀다)
 
에르드:흠. (양심의 가책 같은 건 1g도 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초라한 철제 문과 달리, 기계실의 내부는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관과 각종 계기판이 반짝이는 금빛을 발합니다.
 
정교한 예술 작품처럼도 보입니다.
 
귓전을 울리는 진동음 여러 개가 합쳐지니, 꼭 화음을 이루는 것 같군요.
 
<기계수리> 혹은 <교육> 판정
 
소생명:
기계수리
기준치: 90/45/18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기계, 아무리 생각해도 이 시대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것 같지 않습니다.
 
얼굴을 데우는 후끈한 열이나 증기가 느껴지지 않아요.
 
이만한 기체를 띄울 동력을 대체 어디서 공급받는거죠?
 
소생명:... 이거 좀 수상한데. 이런 거 본 적도 기록도 없어. 외국에서도 들여온 기계가 아닐테고. (흠...) 지금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 확실해.
 
에르드:그런 거냐? (기계는 잘 모름.)
 
내부를 둘러보고 있자니 엔지니어가 기계실로 돌아옵니다.
 
엔지니어: 응? 또 뵙는군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아, 역시 이 비행정에 관심이 생겨서? (뭔가 오해)
 
소생명:... 너 엔지니어잖아. 이게 뭔지 설명해 봐. 내가 여태 모르던 부품이 있다는 걸 28살을 먹고 지금 안 거면 여태까지의 인생을 후회하는 시간을 좀 가져야 하니까 빨리. (....)
 
엔지니어: 아아~. 부품이 궁금하셨군요! 하긴, 이 엔진이 무척 아름답긴 하죠? 정말 훌륭한 공학적 설계로 만들어졌다니까요. (기계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이건 부해 근처에서 발견된 옛 도면을 오랜 시간 공들여서 재현해낸 것입니다.
과학의 발전이란 참 눈부시지 않습니까? 먼 미래에는 우리의 손으로 부해를 해결할 방법을 알아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생명:... 이쯤되니까 정말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이 있는데 들어볼래 김늑대. (누구)
 
에르드:누군데 그거.
 
소생명:부해라는 곳, 시간여행이 되는 곳인가? (.....?)
나도 이렇게 현실적이지 않은 소리 안 하고 싶어. (....)
 
에르드:글쎄. 옛날에는 엄청 수준 높은 문명이 존재했었다고 하니까. 마냥 헛소린 아닐지도 모르지. (어깨 으쓱)
 
소생명:... 옛날의 그 수준에 멈춰있는 곳이라던지. 어떻게 생각해.
 
에르드:뭐…… 그럴 수도.
멈춰있어봤자, 부해 문제를 해결 못하면 아무 쓸모 없겠지만.
 
기체가 다시금 흔들립니다. 이번엔 아까보다 좀 더 오래 흔들리네요.
 
기장쉑 일 안하냐?
 
소생명:..... (잠깐 기장실로 다시 찾아가서 훼방을 놓고 올 생각을 했지만 그만두기로 한다.)
 
에르드:다 살펴봤음 가자.
 
소생명:(돌아가기로 한다...)
 
생명이 객실로 돌아올 즈음에는 곧 착륙할 예정이라는 안내가 울려퍼집니다.
 
자, 내릴 준비를 합시다.
 
소생명:... 벌써 시간이 된 건가. 제 발로 죽음으로 걸어가는 건 달갑지 않은데.. (한숨 푹...)
(일단은 내릴 준비를 하도록 합니다. 너를 끌고...)
 
에르드:(챙겨온 가방을 단단하게 등에 매고는 내릴 준비를 한다. 덤덤한 낯이다.) 넌 '성도'잖아. 부해는 너한테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을 테니까 걱정 마라.
 
생명과 에르드를 내려준 비행정은 지체없이 다시 기체를 띄웁니다.
 
“살아서 돌아와요!” 기록관과 심부름꾼이 손을 흔들어 보입니다.
 
그게 마음대로 되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소생명:... 걱정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지만 반대로 걱정을 안 해서 되는 일도 아니잖아. (빤히 날아가는 그들을 바라본다.)
 
에르드:뭐든 중간이 중요하지. 네가 걱정 많이 해라. 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테니까.
 
여기까지 왔으니 물러선다는 선택지는 없겠습니다. 죽음이 장막을 드리운 숲을 향해 나아가볼까요.
 
소생명: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생각도 없는 애랑 같이 오게 됐을까. (어쩔 수 없다는 듯 나아간다.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네가 있어서 의지가 되는 거겠지..)
 
에르드:생각 없는 애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제대로 오지도 못했을 거면서 말은. (진심이 아니란 걸 알기에 별로 진지하게 듣지 않는다.)
 
대지가 썩어 문드러지다 못해 부해로 변화하는 과정은 그리 극적이거나 급진적이지 않습니다.
 
주변을 메우는 풀벌레나 새의 소리가 잦아들고, 고요한 땅 위로 흰 죽음이 타고 오릅니다.
 
짧게 기침을 하던 에르드는 새부리같은 마스크를 꺼내 씁니다.
 
이윽고 사방은 적막이 휘감는 흰 숲으로 변합니다.
 
두 사람은 죽음의 장막에 진입했습니다.
 
에르드:(지도를 가리켠다.) 어떻게 할 거야. 경로대로 움직일 거냐?
 
기록된 경로에 따르면, 레덴바르는 이곳에서 곧장 부패의 군락으로 향하지 않고 죽음의 장막에서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부패의 군락으로 향할까요? 아니면 그의 여정을 답습할까요?
 
소생명:(잘 걷다가 서서 턱 짚고 생각한다. 깊은 고민...) 우선 경로대로 가도록 하자.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아는 지식을 사용하는 편이 언제나 가장 안전해.
(레덴바르가 머물렀던 곳으로 갑니다. 저벅저벅..)
 
에르드:좋아. (짧게 고개 끄덕이곤 생명과 함께 걸음 옮긴다.)
 
레덴바르의 경로를 따라, 삭막하기 그지 없는 순백의 풍경을 벗삼아 반나절을 꼬박 걷습니다.
 
해가 저물기 직전, 생명은 저 멀리서 불빛을 발견합니다.
 
온도감을 지닌 따스한 색이군요. 사람의 흔적일까요?
 
소생명:... 뭐가 있는데. 아까 들었던 그런 곳인가. 미개한 인간들 집합소 말이야. (저 멀리 불빛을 가리키며.)
 
에르드:쉴 곳도 필요하니 우선 가보지. (불빛을 응시하며 짧게 답한다. 공기가 좋지 않음이 확연해서인지, 원래도 그리 많지 않던 말수가 더 줄었다.)
 
소생명:... 너 괜찮아? (말 수가 사라진 너를 빤히....)
 
에르드:아직까진. (가볍게 고갯짓했다.) 말하려면 공기를 많이 들이마셔야 하니까 최대한 절제하는 거야.
 
소생명:... 나는 그렇다 쳐도 너는 문제가 많잖아. 이래도 되는 거 맞아? 확실하지 않으니까 괜히 찝찝하네.. (일단 그쪽으로 걸어가본다.)
 
불빛이 보이는 쪽으로 걸어가자, 마을이라기엔 지나치게 누추하고, 집회라기엔 지나치게 공통점이 없어보이는 이들이 보입니다.
 
각양각색의 낡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노쇠한 새부리 가면을 쓴 이들이 광장으로 보이는 동그란 땅에 모여있습니다.
 
그들은 광장의 가운데에 불을 피우고, 경건한 기도를 곁들여 무언가를 태우고 있군요.
 
소생명:... 저건 또 뭔데. (불을 가만 바라보다가 연기를 따라서 고개가 올라간다.)
 
무언가 타는 냄새가 납니다만 정확히 알기는 어렵네요.
 
소생명:잠깐, 좀 있어 봐.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고 그쪽으로 다가간다.)
 
생명이 가까이 다가가자, 새부리가 일시에 당신을 향합니다.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듣기> 판정
 
소생명: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성도인가?', '처음 보는 얼굴인데.' 따위의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경계심이나 공포를 품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노파:성도는 간만이외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소?
 
몇 없는 인원 사이로, 가장 작고 등이 굽은 자가 모습을 드러내며 묻습니다.
 
그가 새부리같은 마스크의 끄트머리를 치켜올리면, 희게 먼 눈 위로 먼지가 뒤엉킨 회색 머리카락이 길게 늘어집니다.
 
소생명:딱히... 찾아오려고 한 건 아닌데 오게 됐, ... 아니, 주목하지 마. 그런 얼굴로 쳐다보니까 더 짜증난다고. (낯선 사람 보더니 고개 슥 돌리며.)
(흘끔... 그 사람을 다시 바라본다..)
 
노파:(눈이 멀었는지, 고개가 생명을 똑바로 향해 있지는 않다.) 진정 오고 싶어 온 성도는 거의 없지. 레덴바르 정도나 될까. 그가 이곳을 알려준 겐가?
 
소생명:... 아니라곤 못 하겠는데.. 그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 않나. ...뭐, 지금 나만 있는 건 아니야. (노파가 쳐다보는 것 같지 않으니 고개를 완전히 그 사람에게 향하게 돌리고 빤히 쳐다본다.) 같이 온 사람도 있고.. (에르드 흘끔.)
 
노파:문제란 소리는 아닐세. 그나저나 같이 온 사람이 있단 말인가? 설마 그자도 성도는 아닐 테고.
 
에르드:길잡이로 따라왔습니다. (툭 던지면서 생명의 곁으로 다가온다. 경계할 만한 구석은 딱히 없어 보이는군. 다 죽어가는 꼴이니.)
 
노파:성도 하나와 범인 하나라. 특이한 구성이군…….
식 중에 딴청을 부리긴 무엇하니, 그쪽도 도와주어야겠소. 레미아는 성도의 소식을 늘상 기다려왔으니 그대의 방문도 반길 테지. (타오르는 불가를 향해 고개 까닥인다.)
 
소생명:(불가를 쳐다보며.) ... 레미아가 누군데. 뭐하는 사람인데 성도를 기다려?
 
노파:이곳에 함께하던 이이자, 이번 장례식의 주인이 된 이일세. 레미아가 소중하게 여기던 사람은 성도였는데 부해로 들어간 이후 소식이 끊겨 버렸지……. 돌아오지 않는 성도를 기다리며 이 죽음의 장막에 발을 들였다네.
명복이라도 짧게 빌어주시게.
 
마을 사람들은 레미아의 관과, 그가 생전에 아끼던 소지품을 태우며 그가 편안한 죽음에 들었기를 기원합니다.
 
삿된 의식은 전혀 아닙니다.
 
소생명:... ... 성도들은 하나같이 멍청하네. (사람을 기다리게 하기나 하고. 어쩐지 좋지 않아진 기분이다. 명복을 빌 줄은 모르는 인물이었지만서도, 괜히 에르드를 올려보며 많은 생각이 스친다.)
 
에르드:(생각을 읽기 어려운 무표정한 낯으로 불길을 응시했다. 잃어버린 이를 떠올리고, 잃어버릴지도 모를 남겨진 이를 감각한다. 복잡한 심경 속에서 짧게 죽은 이를 향한 묵념을 한다.)
 
장례식이 끝난 후, 노파는 제 토굴로 두 사람을 이끕니다.
 
노파:그래…… 굳이 여기에 들린 건 이유가 있어서인가?
 
소생명:앞서간 성도가 남긴 흔적을 따라서 왔거든. 레덴바르 알아?
 
노파:물론이라네. 와서 헛소리만 하긴 했지만, 이곳을 지나갔지. 제국이 우리를 받아줄 거라나…… 애초에 떠날 생각도 없는데 말일세.
 
소생명:그런식으로 말해놓고 지금껏 안 보인다 이거지. (한숨...) 영웅이라는 게 이래서 싫어. 자기들 멋대로 세상을 구하고, 멋대로 영웅이라지 않나.
... 왜 떠날 생각이 없는데? 여기가 좋아보이진 않는데 말야.
 
노파:이미 세계엔 죽음이 만연했다네. 제국에 들어간다 한들 피할 방도가 있겠나. 언젠가는 그곳마저 부해가 침입하고 말겠지.
더욱이 이미 썩기 시작한 몸을 가지고 어디서 환영받을 수 있겠나? 이곳에선 아무도 우리를 괴롭히지 못한다네.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조용히 살다가고 싶을 뿐일세.
그나저나, 자네들은 어찌 이곳에 발을 들인 겐가?
 
소생명:... 그 녀석 처럼은 안 되려고 참고 삼아서 들어왔지. 난 구해주겠다고 장담은 못 해. 너네를 치료해주겠다고 확신도 못 하고. 뭐, 이 사람들도 어차피 다 조용히 살고 싶은 것 뿐일텐데. (허공 올려보며.) 되는데 까지 해 볼 거야. ...적어도 막을 방법은 있겠지.
 
노파:그러니까, 부해를 없애보겠다는 건가? 부패의 군락으로 들어가야만 할 텐데. (조금 놀란 듯 되묻는다.)
 
소생명:당연한 소리를 하네. 그러려고 온 것 밖에 더 있겠어. (차분한 톤으로 말을 이어가더니 문득 에르드가 신경쓰였는지 한 번 쳐다본다.)
 
에르드:(가면에 얼굴이 가려져서 보이진 않지만, 당신을 향해 고개를 살짝 들어올린다. 왜? 아마, 멀쩡한 곳이었다면 그렇게 말했겠지.)
 
소생명:아니, 딱히. (에르드 가만 보다가 어차피 표정을 읽기 어려우니 고개 돌린다.) 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수준까지 와버려서.. 이렇게 된 거 해내긴 해야겠다 싶어. ... (잠시 뜸을 들이더니 노파를 슬쩍 바라보고.)
... 안 죽었을 수도 있잖아. 레덴바르인지 뭔지. 그럼 구해야 하는 거고. (라고 덧붙인다.)
 
노파:어차피 사람들은 여기에 들어와 확인할 생각도 없네. 다들 무서워 제물처럼 성도를 보내는 게 고작이지. 들어간 척 하고 도망가는 성도도 분명 있을 테니, 자네도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의지가 단단해 보이는군.
정말 살아있다면 1년 가깝도록 연락이 없는 이유는 뭐겠나. (끌끌 혀를 찬다.) 해가 저물었으니, 마을에서 하루 묵고 가게.
 
소생명:이게 정말 의지로 되는 일일까... (그저.. 상태가 이렇게나 안 좋은 이 사람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게 전부다. 영웅심리인지 뭔지 그런 걸 따지기엔 너무나 현실적인 인물이었고 확신이 없는 대답은 꺼내지 않는 게 제 일리였으니 말하지 않을 뿐. 그렇게 이타심을 감추며 투정섞인 표정으로 한숨이나 쉬었다.) 사양은 안 할게. 나는 모르겠지만 나랑 같이 온 사람은 좀 쉬게 해줘야 할 것 같아서. 워낙 연약하니까. (?)
 
에르드:이게 미쳤나. (조용히 있다가 황당함에 중얼거린다. 말을 안 할 수가 없게 만드네.)
 
소생명:말 안 할 거면 계속 하지 마. 너 말 안 하니까 내가 편하고 좋다. (?????)
 
에르드:이게. (다리 뻗어서 발 밟음)
 
소생명:(털썩!!!!!!!!!!!!!!!!!!!)
..................................................
(부들....)
 
에르드:누가 보면 살인한 줄 알겠네.
일어나라…… 여기 엎어져 자지 말고…….
 
소생명:너, 너... 네가 ... 네가 그 육체로 사람을 뭉개면 네 생각보다 배는 더... 아프다는 걸 좀.. 알아줄래? (부들부들....)
무식한 게 힘만 쎄서... (중얼)
 
에르드:그래. 그럼 진짜 연약한 게 누구일 것 같냐? (피식 웃으면서 제 망토를 벗어 깔고 눕는다.)
 
소생명:.... 너 밟을거야. (?)
(기어서? 누운 네 앞에 가서 앉는다...)
 
에르드:발 걸어서 넘어뜨리기 전에 순순히 디비져 자라.
 
소생명:네 발만 똑 떼서 부해 너머로 버려버리기 전에 무식한 발언 그만해라. (네 배? 를 콕콕콕콕 찌르며..)
 
에르드:네가 어떻게 할 건데. 어? 귀찮게 굴지 말고 자, 좀. (콕콕콕콕 찔림…… 한 번만 더 해봐라 넘어뜨려야지.)
 
소생명:누가 귀찮게 굴었다는 거야..?! 네가 먼저 귀찮게 굴었잖아. 이 돌머리야. (찌르는 건 그만뒀지만 볼이 부푼다...)
 
에르드:먼저 시비 건 게 누군데? (황당함을 이루 말할 수 없음.)
 
소생명:... 너지. (날이 갈수록 뻔뻔해지는...)
 
에르드:하. (옆으로 몸 돌린다.) 상대를 말아야지…….
 
소생명:... 그러면 누가 봐 달라고 할 줄 알아? 됐어 멍청한 거랑 대화 안 해. (목도리 빼서 베개 삼아 자신도 네 옆에 누웠다. 등 돌리고...)
... ... ... (........... 조금 뒤, 흘끔.... 고개만 돌려서 쳐다보았지만....)
 
에르드:(미련없이 눈 감고 잠 청하는 중.)
 
소생명:... (볼 부푼채로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다.....)
 
에르드:……. (코 골음.)
 
소생명:.... .... .... (스을쩍... 고개 뽑아서 더 빤히 보다가 포기했는지 서운한 낯으로 정면으로 누워서 얌전히 잠든다..)
 
그렇게 생명은 서운함 속에 잠이 들었습니다……
 
노파는 그 다음 날 아침식사도 챙겨주며, 생명과 에르드가 떠날 때 두꺼운 망토 두 벌을 쥐여줍니다.
 
노파:레미아의 유품일세.
 
망토를 착용할 경우 장갑 1점을 획득합니다.
 
소생명:... 참나. 누가 죽은 사람의 유품을 멋대로 사용하고 그래, 찝찝하게. 그래봤자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라고 하며 망토를 착용한다....) (?)
 
에르드:(뭐지?)
(이미 망토를 걸치곤 있었지만 한 겹 더 두른다. 막아줄 게 생긴다고 나쁘진 않겠지.) 그럼, 가겠습니다.
 
“잘 가시오.”
 
이른 아침, 몇몇 이들이 두 사람을 배웅합니다.
 
영롱한 소리가 들립니다. 유리로 빚은 풍경의 소리가 저러하던가요.
 
비단을 스치듯 부드러운 음율, 나긋한 산들바람을 닮은 목소리…
 
저절로 몸에서 힘이 빠집니다. 한층 깊은 수면에 빠져들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아, 그렇네요. 지금 당신은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단잠을.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평화의 영속을 기원하는 마음이 들었을지도요.
 
그런 고요한 명상의 시간, 돌연 누군가 등을 거세게 밀칩니다.
 
아니, 갈퀴같은 손으로 발을 잡아당겼던가요?
 
깊은 수압이 당신을 짓이깁니다. 자맥질하기 위해 손을 뻗으면…….
 
에르드:좀 일어나지, 이제?
 
따스한 온기와 퉁명스러운 목소리.
 
시선을 들면, 에르드가 당신의 어깨에 한 손을 올린 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명의 정신을 감싸는 것은 미적지근한 인간의 온기 따위가 아닙니다.
 
왜 그걸 잊고 있었던 걸까요.
 
기억조차 까마득할 정도로 당신이 작고 여리던 시절, 누군가가 당신에게 불러줬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몽롱하던 머릿속이 점차 맑아집니다.
 
시야는 사고보다 느리게 자취를 더듬습니다.
 
이곳은 군락의 초입. 그리고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이 둘.
 
바람조차 멎은 새하얀 숲은 불길한 빛무리를 머금습니다.
 
빼곡한 흰 가지 너머로 보이는 것은 희끄무레한 하늘이니, 해가 뜬 모양이군요.
 
빛이 저물지 않는 이 숲에서 어젯밤, 둘은 번갈아가며 불침번을 섰습니다.
 
군락의 내부는 미지의 영역. 부해에 적응한 생물이 돌아다닐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때문이었죠.
 
고요를 넘어서 적막한 불침번은 퍽 고독하기까지 했습니다.
 
다행히도 벌써 일어날 시간인가 봅니다.
 
소생명:... 아, 응.. 나 자는 동안 어땠어? (눈 꾸욱 비비며 일어난다.)
 
에르드:이상은 없었어. 몇 번이나 깨웠는데, 깊이 잠들었었나 봐?
 
소생명:... 아니. 무슨 노래가 있었던 것 같은데. 들렸던가... 잘 모르겠네. (중얼중얼..)
 
에르드:웬 노래? 별 꿈을 다 꿨네. (별 생각 없이 가방 챙긴다.) 일어났으면 움직이자. 지체할 시간 없어.
 
긴 새부리가 생명을 향합니다.
 
두꺼운 망토와 새부리는 제법 불편해 보입니다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성도인 당신과 달리, 그는 범인이기에 부해에 맨몸으로 노출된다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릴테니까.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가면과 망토는 벌써 끝부분이 좀먹은 듯 희게 바랬습니다.
 
그가 챙긴 여분의 가면과 망토가 의미있긴 할까요?
 
<심리학> 판정
 
소생명: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안색을 알 수 없기에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당신을 재촉하는 모양새를 보면 다소 초조한 모양입니다.
 
소생명:... 야, 안 괜찮으면 말 해. 나 너까지 죽이고 싶지 않아. 알고 있지? (덩달아 불안해진다...)
 
에르드:전에 사람 죽여본 적 있는 것처럼 말하네. (목소리는 여전히 무감하리만치 덤덤하다.) 안 괜찮아도 해줄 수 있는 건 없잖아?
 
소생명:그런 적이야 많았지... (?)
...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누가 그래. 나 무시하지 마. 짜증나니까.. 아프지도 말고. (....)
 
에르드:뭐야? 많이 죽여봤냐? (봄)
 
소생명:(안 봄)
 
에르드:……. 성도 빨로 감옥 안 갔나. (이딴 말)
 
소생명:그게 아니더라도 안 갈 수 있어. 난 머리가 좋으니까. (이런 말)
 
에르드:아, 그러셔…….
말할 시간에 가기나 하자.
 
소생명:... (무거운 숨을 털어내고 걷기 시작한다. 앞만 보고..)
 
...
 
누군가의 유지일지도 모르는 지도와 나침반을 벗삼아 길을 나선 지 사흘째.
 
불청객 둘은 간촐한 짐을 등에 매고 막막한 숲 안으로 다시금 발을 향합니다.
 
새하얗게 얽힌 뿌리와 기둥, 그리고 가지들.
 
일견 신성하고 경이로운 풍경입니다만, 두 사람은 이것이 세상에 어떤 비극을 가져왔는지 잘 압니다.
 
으레 생명의 보고라면 있을 법한 풀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들리는 건 두 사람의 발자국이 희뿌연 먼지 위로 새겨지는 소리뿐.
 
부해로 향했다던 수백, 수천의 성도들은 다들 어디로 간 걸까요. 그 어떤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소생명:(주변을 둘러보며.) ... 그건 그렇고 너무 조용하네. 아무리 생명이 없어도 그렇지.
 
에르드:전부 죽었거나, 죽어가는 것밖에 없는 숲이라니. 불쾌해.
 
소생명:생명의 본질이 그렇지. 죽거나 죽어가는 중이거나.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 모두 죽어가는 한 때를 살아가고 있으니까. ... 그러니까 시간이 소중한거야. 현재는 돌아오지 않잖아. (그런 말이나 중얼거리며.)
 
에르드:맞는 말이지. 현재는 돌아오지 않아. (당신의 말을 되풀이하고는 한동안 조용히 걷기만 했다. 그러다 불쑥 묻는다는 것이.) 네 이름은 누가 지어주신 거냐?
 
소생명:(이런 조용한 곳에서 들리는 소리란 발소리와 네 목소리 뿐이니 이질감이 든다. 고개를 숙이고 걷다가 당신을 힐끔 보고.) ... 내가 말 안 했구나. 그냥.. 내가 지은거야. 내 생부모라고 할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었거든. 자식한테 이름 같은 거 안 지어줬어. 그냥 장치 도구 번호로 불렀지. (무심하게 말하며 앞으로 넘어온 머리칼을 걷어 뒤로 넘긴다.)
 
에르드:뭐? 그래도 돼? …… 하긴, 나도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시고 보호자랍시고 자처한 인간은 쓰레기 같은 놈이었지. (모두가 일반적이고 행복한 가정을 가질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이름 잘 지었네. 꽤 어울리잖아. 생명이 사그라드는 세상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성도, 소생명이라.
 
소생명:난 아무래도 상관 없었는데 네 말대로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살려면 불리는 이름은 필요하니까 그런거야. ... 성도의 의미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됐네. 별 이유는 없었어. 그런 부모 밑에서 태어난 하찮은 생명이 되고 싶진 않았거든. 그래서 지은 것 뿐이야. (반 겸손한 식으로 대답하고는 네 이야기를 듣는다. 너를 올려보고.) ... 그래. 그 사람이나 이 사람이나 제정신이 아니네. 넌.. 그럼 네 이름을 누가 지은건데?
 
에르드:누가 감히 하찮다고 하겠냐. 남의 삶을 이래라저래라 논할 권리는 누구한테도 없어. (고개를 흘낏 돌려 가면 너머로 시선을 맞춘다. 때로 기침이 나오려는 걸 참으면서 묵묵히 앞을 향해 걷는다.) 나야 내 부모님이 지어주셨지. 하지만 성씨는 떼 버렸어. 친척 집으로 오면서 그 친척의 성씨로 바뀌게 되었는데, 그딴 놈과 같은 이름 공유하고 싶지 않아서.
원래 성은 뭐였는지 기억도 안 나. 그냥, 에르드야.
 
소생명:... 그런식으로 이름이 바뀌기도 하는구나. 이름같은 거 신경도 안 썼고 처음부터 가진 적도 없어서 몰랐네. (너와 시선이 맞는 듯 싶으면 다시 고개 돌려서 하늘만 올려본다.) 그래도 역시, 자신이 그렇다고 하면 그 이름이 자기 이름 아니겠어. 이름이라는 게 그렇잖아. 자기를 표현하는 모든 말의 집합체고..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덜렁 남는 건 이름 뿐이니까.
너 처럼 싫어하는 사람을 제대로 싫어할 수 없어서 아깝긴 하지만. (그딴 놈이라고 하는 네 어투가 부럽기도 했다. 그렇게나 싫어하고 매 순간 슬퍼했음에도 결국 버릴 수 없었던 부모였으니. ... 도착하게 되어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네가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조금이라도 위험할 때 바로 도망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에르드:과연 누가 내 이름을 기억은 해주려나.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사람이 사라지면 그 집합체마저도 사라지고 말겠지. (그다지 비관적인 투는 아니었다. 단지 아주 현실적이었을 뿐이다. 눈에 띌 만한 공적을 세운 것도 아니고, 특정 분야에서 유명세를 얻은 것도 아니다. 그저 남들의 의뢰를 해결해주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 뿐인 용병. 크게 남을 만한 인물은 못 된다. 스스로도 아는 사실이었다.)
싫어하는 사람 있으면 편해.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다 그놈 탓이라고 갖다붙이면 마음의 짐이 좀 덜어지거든. (가면 때문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말끝에 옅은 웃음기가 묻어나왔다.) 넌 나도 별로 안 좋아하잖아? 날 그런 대상으로 삼던가.
 
소생명:꼭 역사에 오래 기록되라는 소리는 아냐. ... 이런 상황에서 미래를 보자는 말도 아니고. 너 되게 친구도 없는 것 처럼 말하네... (내가 기억을 해줄 건데. 그 말은 전하지 못 했다. 그것도, 이런 자신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는.) 그런식으로 위안을 삼는 건 너처럼 정신이 강한 사람 뿐일거야. ... 좀 멍청하다고 해야하나. (흘깃 쳐다보고 다시 고개 돌렸다가... 이어지는 말에 놀란듯이 쳐다본다.) 아니... 내가 왜 너를 안 좋아해. (... ... 동공지진.) 딱히 그런 게 아니라... 나, 나는 원래 좋던 싫던 이러는 사람이거든...? (둘러댄다... 끝내 솔직할 수 없었는지.)
 
에르드:나 친구 별로 없어. 너보단 아니지만. (희미하게 웃는다.) 말하지 않았나? 나도 너처럼 사람이랑 어울리는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그래, 나도 딱히 상관없단 말이었어. 남든, 안 남든, 그런 거 신경쓸 때도 아니고 신경쓰는 일도 아니니까.
(빤히 본다) 안 좋아하는 게 아닌데 그런다고? 결국 네 인성이 그만큼 나쁘단 소리군…… 사회성 없는 것도 적당히 티내고 다녀야지. 어쩌다 십삼년 전의 내가 널 친구라고 인정해줬는지 몰라. (장난침)
 
소생명:나도 너처럼 멍청하기 짝이 없는 애보다는 친구같은 거 많거든. (없다. 애초에 아는 사람조차 없다. 너밖에 없다 그냥...) 그, ... 사람들을 보면 말이 안 나오는데 어떻게 해. (찔리는지 더듬거리며 답한다. 사람과 대화를 해볼 상황이 아니었던 것도 있지만 자라는 배경에서 분명히 문제가 있었을 터. 말을 섞어봤자 제게 돌아오던 대답은 늘 부정 뿐이었으니 또다시 부정을 겪고 싶진 않았기에 지금같은 사회성을 얻었다. 지금도.. 화낼 법 한 장난이었지만 괜히 솔직하지 못 한 걸로 네가 오해를 사버리니 우물쭈물 하다가 고개나 툭 떨구며.) 그래서.. 친구 하기 싫어...?
 
에르드:아, 그러셔. 나밖에 없는 거 아니고? 몇 년은 사람이랑 대화 한 마디 안 섞어본 사람 같던데. 봐, 지금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나보고 멍청하기 짝이 없다고 해놓고선. 보통 이런 말 들으면 상대방이 나를 안 좋아하나 보다, 라고 생각하기 마련이거든? (물론 난 정말로 머리가 좋지는 않으니까 별로 화 안 나지만. 덧붙이며) 됐다, 됐어. 난 한 번 뱉은 말은 바꾸지 않아. 이미 친구가 되겠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말 몇 마디로 취소하겠냐? 그리고 여기서 절연하면 우리의 여정은 또 어떻게 하고? (생각 없단 뜻이다.)
 
소생명:그건... (... 반박할 수 없는 말이다. 자신의 말투가 어떤지는 잘 알고 있다. 그런식으로 방어적으로 굴어야 할 수 밖에 없었으니 그러는 거지만.) 그럼 뭐라고 해야하는데...? 어... 뭐, 너 늑대 같다고 해줘? (아는 칭찬이라는 게 이런 거 뿐인 것 같다..) 아니, 여정이 끝나도 계속 친구 해줘야겠어. 한 번 말했으니까.. 계속 해야 돼. 그런거야. 알겠어? (막무가네.)
 
에르드:푸핫. (결국 소리 내서 웃는다.) 그게 칭찬이냐? 됐어. 그냥,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지 마. 네가 느끼는 진심을 말해. 느껴지는 감정을 솔직하게. 친구 간에 거짓말이 난무하면 상대를 어떻게 믿냐? 남이 믿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줘야지. 흠. 이번 여정이 어떻게 끝나는지 보고 생각해보겠어.
 
소생명:어... 그래. (잠시 입을 닫고 생각한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원래 말이라는 건 그런 식으로 하는 거 아니던가..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 헷갈린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네 말대로 어떻게 말을 좀 수정해보려 열심히 입을 뻥긋거린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지 말고, 진심을 말하라.. 감정을 솔직하게...?) 네가... 안 죽으면... 좋겠어. (라고.. 국어책을 읽듯이 한 자 한 자 짚어가며 열심히 한 문장을 던졌다. 처음으로 해본 솔직한 말. 너무 이질적이라 되려 부끄러운 것도 모르겠는지 그 말을 끝으로 이게 맞나?? 온갖 물음표가 잔뜩 떠다니는 표정을 하고 있지만..) 으음...
 
에르드:(당신이 달싹거리던 입을 열어 소리를 빚어낼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참을성있게 기다린다.) 그래. 그게 네 진심이었군. 잘 말했어, 소생명. (손 뻗어 당신의 머리에 올려둔다. 나름 칭찬의 의미다.) 뭘 걱정해? 죽기 전에 부해를 없애버리면 되는데. 그리고 내가 용병 일을 하면서 얼마나 온갖 위기를 헤쳐온 건지 아는 거냐. 죽으라 해도 안 죽을 테니까 걱정 마라.
 
소생명:... (머리에 손이 폭 올라가면 거부하지 않고 눈만 깜짝인다. 무감정한 낯으로 당신을 가만 바라보면.. 알 수 없는 감정이 꿈틀거린다. 이해할 수 없고, 이제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말로서 상처를 줘 놓고 이해해서는 안 되는 이성적이지 못 한 감정. 누군가에게 솔직함을 표현한 것이 이런 기분일까. 사람들이 솔직을 왜 그러게 원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색다른 경험...) 난 누군가를 지키는 건 자신 없어. 내가 지킬 수 없으니까 걱정하는 거라고. 너는 어떨지 몰라도.. 멋대로 짜증나게 골로 가지마. 죽으면 죽여버릴거야. (.... 금방 또 돌아와버린 걸 보면 한 순간을 유지하는 건 시간이 걸리겠지.)
 
에르드:어, 그래. 죽었는데 또 죽는 경험 하기 싫어서라도 악착같이 살아야겠다. (험한 말은 자연스럽게 귓등으로 흘린다. 다 겉껍데기에 덧씌웠을 뿐이라는 걸 이제는 이해했으니.) 원래 누군가를 지키는 건 쉽지 않은 거야. 내 한 몸 내던져도 될까 말까한 거지. 자기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남을 챙기는 건 대단한 거라고 본다. 무리하지 말라고. 쓸데없이 감정소모도 하지 말고.
각자를 최우선. 그 다음 서로를 챙기면 되는 거잖아?
 
소생명:네 말대로 이론적으로라면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그게 쉽게 그럴 수 있을까. 너도 사람 구해본 적 있어? (각자를 최우선. 그 부분부터 문제가 많다. 자신은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위험에 처해버리면... 이성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져서 너부터 구하려 들 거라는 걸. 말이야 못 하겠지만.)
 
에르드:구하려고 시도는 해봤지. 잘 안 된 것 같지만. (별로 크지 않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곤 입을 다물었다.) 왜? 난 내 자신이 가장 소중해. 일반적인 사람들 다 그렇지 않나?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남을 구할 수가 있어?
 
소생명:... 알겠어. (사과 한 마디도 없이 돌려버리는 고개. 자신만의 언어로 더이상 묻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구하려는 시도, 그리고 뜻하지 않은 결과가 무엇을 초례했는지는 안 봐도 뻔했으니.) 음... 그래, 이 이기적인 늑대야. (?) 너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하... 아니다. 너부터 잘 지키도록 해. 나는 성도지만 넌 아니니까 일단은 상대적 약자거든. (말을 말자....)
 
에르드:그래. 지금 여기서도 내가 제대로 차면 네 다리 하나쯤 부러뜨리는 거 일도 아니겠지만, 부해한테 네가 강한 건 맞으니까. (일부러 과격한 표현 쓴다) 각자도생을 우선하자고. 그리고 따지자면, 일반인 살리려다 성도가 희생되면 그건 그것대로 손실이야. 객관적으로 생각해라, 알겠지?
 
소생명:내가 너한테 객관성을 따지라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 무식한 컨셉(?) 이면 그런식으로 좀 얌전히 있어라. (괜히 그러겠다고 대답도 안 하고 모진 말만 한다. 그러다가 네가 과격한 표현을 쓰면... 눈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다가 조금씩 거리를 벌린다. 음... 좀 겁 먹었다. 쭈뼛 쭈뼛 제 두 손을 만지작거린다.) ... 왜 그래. 멍청아. 알겠어... (.......)
 
에르드:참나. 쫄았냐? (거리 벌리는 모습 보면서 피식 웃는다) 나도 머리가 아주 안 달린 건 아니라서 말야. 알았으면 됐다. 부지런히 가자.
 
소생명:내가 실온에 둔 생고기냐 쫄게. 굳은 빵 덩어리 같이 생긴 게... 가만히 좀 가. 나 안 그래도 피곤해. (혀 한 번 차더니 다시 앞만 보고 걷기 시작한다.)
 
에르드:진짜 비유 한 번 기상천외하게 하네. (저런 표현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두 사람은 군락의 중심부로 향합니다.
 
생명과 에르드, <민첩> 판정
 
에르드: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소생명: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생명은 툭 튀어있던 거대한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맙니다.
 
넘어진 자리 앞쪽에 짙은 색의 진득한 액체가 흐른 흔적과, 그 위로 희게 자라난 균사를 보았을지도요.
 
에르드:……
 
소생명:(꽈당......) .............
 
에르드:뭐 하냐?
 
소생명:... .... ... .. ..... 뭘 봐? 고개 저리 안 치워? (.............)
 
에르드:(한심) 일어나기나 해라.
 
소생명:... 여기 왜 이런 이상한 게 있는거야. (무릎 툭툭 털고 일어나며..)
 
이런 경우도 있나, 재수가 없었네요, 몸을 일으키면……
 
…어라, 방금 뭐가 움직이지 않았나요?
 
나무뿌리가 꿈틀거립니다.
 
잠에서 깨어난 포식자같은 모양새로, 끄트머리를 치켜드는군요.
 
뱀? 아니, 그보다 기묘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모양새…
 
그것은 곧이어 불청객들에게 쇄도합니다.
 
괴물 | 사엽수의 뿌리를 조우합니다. SAN C (1D2/1D4)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2
 
이성 2 감소.
 
에르드:저게 뭐야? (미친. 입안으로 중얼거리며 품안에서 단도를 꺼내든다.) 다 죽어버린 여기에서 저딴 게 살아움직이고 있네.
 
소생명:... ... (너무 놀래서 말도 안 나오고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다......)
 
전투가 발생합니다.
 
에르드-생명-뿌리-에르드... 순으로 공격합니다.
 
에르드:야, 정신 차려! (팔을 거세게 휘둘러 제게 쇄도하는 뿌리를 잘라내려 한다.) 멍하니 있다간 죽어!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사엽수死葉樹의 뿌리:1. 반격 2. 반격x 1
(생채기가 났으나 잘려나갈 정도는 아니다. 그 움직임에 자극받았는지 더욱 거세게 에르드를 향해 꿈틀거린다)
뿌리 후려치기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에르드: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에르드는 재빠르게 몸을 굴려 피하려 하지만, 거대한 뿌리에 팔을 얻어맞고 맙니다.
 
에르드 HP 2 감소.
 
에르드:…… 엿 같네. (나직하게 욕설 중얼거리며 제 팔을 감싼다.) 소생명! 무기 꺼내, 빨리!
 
소생명:어...? 어, 어... (네가 다치는 꼴을 보고서야 뒤늦게 주머니에서 무기 꺼내들며)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어엇..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들었는데 .... 이게 맞아버림.) (?)
 
생명의 총알이 날아오던 뿌리를 정확히 직격해 파괴합니다.
 
사엽수의 뿌리 HP 13/20.
 
사엽수死葉樹의 뿌리:2
 
반격 없음. 사엽수의 턴.
 
사엽수死葉樹의 뿌리:1. 소생명 2. 에르드 2
(총으로 파괴한 이가 강하다 여긴 탓일까? 팔을 감싸고 있는 에르드를 향해 다시금 뿌리를 뻗는다.)
뿌리 후려치기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에르드: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윽. (고통으로 인해 움직임이 둔해져 미처 날아오는 뿌리를 피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반사신경을 발휘해 이미 데미지를 입은 왼쪽 팔을 치켜들어 몸을 막아냈다. 이걸로 왼팔은 못 쓰겠군.)
 
에르드 HP 2 감소.
 
소생명:(뒷걸음질 치다가도 네가 아파하니 어쩔 줄 모르고...) 괘, 괜찮아...?! 저기, 어떻게 해야... (당황)
 
에르드:됐어! 소생명, 너는 총을 갖고 있으니 다가오지 말고 멀어져. (버럭 소리치며 칼을 단단히 쥔다.) 멀리에서 저놈의 중심부를 겨냥하고 쏴. 나는 이 망할 뿌리를 잘라내볼 테니까.
 
소생명:(힉... 소리지르는 네 모습에 더 겁 먹어버린다.... 조금씩 다가가다가 네 말 한 마디에 뒤로 뒤로 멀어지며) 아, 알겠어. (긴장한 낯으로 총 꼬옥 쥐어들고)
 
에르드:(생명이 멀어지는 걸 보고선 이를 악물고 다리에 힘을 준다. 가까이 달려드는 새로운 뿌리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사엽수死葉樹의 뿌리:반격 2
 
반격 없음. 생명의 턴.
 
소생명:(뒤로 물러나니 정신이 좀 돌아오는지 고개를 털고 상황을 살피며 총 든다.)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네가 없는 곳으로 최대한 맞추기 위해 침착하게 보다가 쏘아버리며) (눈질끈!)
 
당신의 총구에서 격발된 총알은 뿌리의 중심부를 맞추는 데 성공합니다.
 
뿌리가 괴로움을 호소하기라도 하듯 꿈틀거립니다.
 
사엽수死葉樹의 뿌리:반격 1
(제 뿌리에 타격을 준 상대를 향해 반쯤 남은 뿌리를 거세게 휘두른다.)
뿌리 후려치기
기준치: 70/35/14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그러나 반쯤 잘려나간 탓인지, 뿌리는 당신에게 미처 닿지 못하고 한참 앞에서 빈 땅을 철썩 때립니다.
 
소생명:(뒷걸음질 치다가 저 앞에서 떨어지는 뿌리 보고 또 놀란다...) 힉....
 
사엽수 HP 10/20.
 
사엽수死葉樹의 뿌리:1. 소생명 2. 에르드 1
(그러나 분노가 가시지 않은 것인지 다시금 날카롭게 생명을 향해 뿌리를 뻗었다.)
뿌리 후려치기
기준치: 70/35/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생명, 반격 혹은 회피하세요.
 
소생명:이, 이거 왜 쫓아오는 건데...?! (도망도 제대로 못 치는 다리로 열심히 뛰어서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걸까요? 생명은 열심히 달려서 당신을 덮치는 뿌리를 피하는 데 성공합니다!
 
에르드:(거친 숨 내쉬면서 당신을 지켜본다.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부해의 공기와 부상 탓에 몸이 점차 무거워져 왔다.) 잘했어, 소생명!
(명색이 용병으로 살아왔는데, 이깟 부해에서 괴물 하나 처리하지 못할 순 없지. 다시 이를 악물고 반쯤 뜯긴 뿌리를 완전히 절단하려 애쓴다)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
 
에르드는 놀랄 만큼 정교한 칼솜씨로 남은 뿌리를 전부 잘라내 버립니다.
 
소생명:(뛰어서 피하다가 휘청거리면서 선다. 벌써 힘든건지 색색거리며 네 모습 보는데 뿌리가 엄청 잘라내 지는 중..) ......... (너무 잔인하다... 눈 질끈...)
 
잘라낸 뿌리에서 새하얀 무언가가 분수처럼 퍼져나옵니다.
 
소생명:저, 저.. 저거 뭐야...! (환장)
 
그러나, 땅에서 꿈틀꿈틀거리며 새로운 뿌리줄기가 다시금 고개를 듭니다.
 
소생명:이거... 자꾸 살아나는데....?!
 
꼭 나무처럼 생겨선, 땅 전체에 뿌리를 퍼뜨린 모양이죠.
 
에르드:불능이 될 때까지 잘라내는 수밖에. 이렇게 넓게 퍼져 있으면 지나가고 싶어도 못 지나가!
 
사엽수死葉樹의 뿌리:반격 1
뿌리 후려치기
기준치: 70/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막 고개를 든 뿌리가 흡사 촉수처럼 에르드를 덮치려 하지만, 위치를 잘 잡지 못한 것인지 빗나가고 맙니다.
 
에르드:(그 움직임을 주의깊게 바라본다) 확실히 움직임이 둔해지고 있어. 조금만 더 애쓰면 돼!
 
소생명:(칫) 나도 알고 있거든...? 이거 죽는 거 맞아..?! 생명체가 아닌 것 같은데... (총 찰칵.. 장전하며)
(겨누고 냅다 쏴본다)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아)
 
이런, 궤도를 잘못 계산한 걸까요? 총알은 대차게 빗나가고 맙니다.
 
사엽수死葉樹의 뿌리:반격 2
 
반격 없음.
 
사엽수死葉樹의 뿌리:1. 소생명 2. 에르드 2
뿌리 후려치기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뿌리는 징그럽게 꿈틀거리면서 에르드를 덮치려 합니다.
 
소생명:야, 야...! 피해!!!
 
에르드:(제게 덮쳐오는 뿌리를 노려본다. 점점 더 움직임이 약해지는 이때, 약점을 노릴 수 있다면……)
(맞는 것을 각오하고 안쪽으로 파고들어 칼을 아래쪽에서부터 꽂으려 시도한다.)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에르드가 필사적으로 뿌리를 공격하려 시도하나, 뿌리가 조금 더 빨랐습니다.
 
피해를 감수하고 안쪽으로 더 파고든 탓에 에르드의 다리가 그대로 뿌리에 휘감깁니다.
 
에르드:(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진다.) 젠장.
(그 상태로 팔을 높게 치켜들어, 제 다리를 휘감은 뿌리를 향해 내리꽂았다.)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사엽수死葉樹의 뿌리:반격 2
 
반격 없음. 뿌리는 에르드의 다리를 더욱 단단하게 옭아맬 뿐입니다.
 
에르드:(이 악문다.) 소생명, 빨리 쏴!
 
소생명:(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로 총 꼭 쥐기만) 그, 그치만 네가 거기... (자신없음)
 
에르드:어쩔 수 없어! (칼날로 뿌리의 중심부분을 가리켠다) 최대한 저쪽을 겨냥해. (도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생명:(안 돼.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될 리가 없는데도.. 그런데도 네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 한 시가 급한 상황에 또다시 떨리는 손으로 총을 들어 중심 부분을 흐트러진 듯 겨누고) 이, 이게... 이게 다 너 때문이야...!!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손은 떨렸으나, 당신의 계산은 정확했습니다.
 
당연하잖아요? 당신이 계산에 얼마나 익숙하고 능숙한데요.
 
생명의 총이 에르드를 붙잡은 뿌리를 정확히 맞춥니다. 힘이 풀려버린 뿌리가 에르드를 스르륵 놓칩니다.
 
소생명:이, ... 이 짓도 이제 못 해먹겠네...!! (괜히 짜증)
 
에르드:큭. (조여든 상처가 남은 다리를 흘끗 바라본다) 하니까 되잖아. 너, 사람 죽여본 적 있단 말 진짜 아니냐? (이 와중에 우스갯소리다)
 
소생명:너, 너는 이럴 때 그런 말이 나와...!!!? 이래서 머리 안 좋은 애들은 꼭 모험을 한다니까...!!!! (바락바락...)
 
에르드:웃기라도 해야 통증이 좀 잊히거든.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조심하기나 해라.
 
너덜너덜해진 뿌리가 몸을 뒤틉니다.
 
사엽수死葉樹의 뿌리:1. 소생명 2. 에르드 1
뿌리 후려치기
기준치: 70/35/14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생명을 향해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뿌리가 날아듭니다.
 
반격 혹은 회피하세요.
 
소생명: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아니, 사람이 죽을 뻔 했는데 웃지를 말라고 웃지를...!!! (악...... 털썩.... 넘어지며)
 
아슬아슬하게 뿌리가 생명의 발목을 잡아채고 맙니다.
 
소생명:(힉)
 
다행히 직접적으로 닿지는 않고 넘어지는 데 그쳤지만, 땅을 짚은 손바닥이 까지고 말았네요.
 
소생명:(질끈) ....... (아픔.... 많이아픔....)
 
에르드: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거기 가만 있어라. (마지막 힘을 발휘해 생명을 공격하고 빠져나가려는 뿌리를 덮쳐 완전히 끊어낸다.)
 
에르드의 칼날이 뿌리를 완전히 끊어냅니다.
 
당신들을 괴롭히던 지독한 사엽수가 마침내 스러집니다.
 
소생명:(고개 휙 돌리며) 으악... 살살 좀...!! (지가 맞은 것도 아닌데 대리 아픔 느끼는중)
 
에르드:살살이 어딨어? 이새끼가 너랑 나한테 살살 해줬냐? (전투에 흥분한 상태라 비속어 막 뱉음)
 
둔탁한 소리를 내며 부숴진 거목의 나무뿌리로부터 새하얀 것이 물결치며 퍼져나갑니다.
 
소생명:................. (뾰로퉁........................)
(삐침.)
 
에르드:…… 뭐냐 그 반응?
설마 삐진…… 헉.
 
에르드가 갑작스럽게 제 목을 부여잡더니, 거칠게 기침을 토합니다.
 
찢어질 것만 같은 고통스러운 소리가 울립니다.
 
소생명:으, 응...? 너 왜 그래...!? (다급히 일어나서 네 쪽으로 가며)
 
에르드:(꼭 피를 토하는 격통에 제 목을 움켜쥔 채 한쪽 무릎을 털썩 꿇는다.) 윽, 벌레…… 벌레들이 단체로 물어뜯어대는 것만 같아.
 
소생명:(동공 흔들리며.. 총만 품에 꼭 잡은 두 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쳐다만 보고 있다가 네 등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며) 저, 저기.. 그러니까... (로딩.....) 일단 게워낸다는 생각으로 뱉어 봐. 폐에 이상이 있는거면 일단 그렇게 해야 돼.
 
에르드:윽. (당신의 말을 듣고는 잠시 눈동자가 흔들리다가도, 결국 왈칵 핏덩이를 뱉어낸다.)
 
그는 그 이후로도 한참이나 기침을 뱉어낸 후에야 겨우 잠잠해졌습니다.
 
에르드 HP 1 감소.
 
소생명:(퍽퍽 두드리며) ... ... (안쓰럽게 한참이나 지켜보고) ......... 괜찮아...?
 
에르드:그래…… 겨우 잦아든 것 같다. (피로 젖은 입가를 훔쳐내며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잔가지 같은 게 남아있을 수도 있으니 일단 벗어나자.
 
소생명:... 야, 피가.. (세상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움직일 수 있겠어?
어, 업어줘...? (당황해서 아무말)
 
에르드:움직여야지. 이 정도쯤은 별거 아냐. (숨을 느리게 들이마셨다 내뱉는다.) 이보다 더 심하게 다친 적도 많았는데 뭐.
너한테 업혔다간 한 걸음 갈 때마다 땅이 푹푹 파여서 지하로 들어가게 될걸……
 
소생명:갑자기 그럼 목이 왜 아팠던거지... 이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곳에 있으니 나도 답답하다고... (투덜)
............................ 너 뭐라했냐? (...)
 
에르드:너랑 나랑 거의 20cm 차이가 난다고. 마음은 고맙다. (머리에 손 턱 얹었다가 걸음 옮기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마침내 그것의 영역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합니다.
 
이곳에서의 적은 끔찍한 생물이나 괴물이 아닌…
 
두 사람을 감싼 그 모든 환경임을, 드디어 깨닫습니다. SAN C (1/1D2)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73/36/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
 
숨을 돌린 후, 에르드는 새하얀 가지 너머로 떠오른 태양과 제 손 위에 들린 나침반을 번갈아봅니다.
 
너무 정신없이 빠져나왔던 걸까요. 어딜 보아도 한결같은 풍경이니,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나침반과 지도로 <항법> 판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소생명:이거... 길을 잃은 건 아니겠지. 이런 곳에서 너 같은 애랑 조난 당하고 싶지는 않은데... (지도 한 번 봅니다..)
항법
기준치: 50/25/10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방향이 짐작보다 많이 틀어졌네요.
 
제대로 길을 찾아가려면 시간이 다소 걸리겠습니다.
 
소생명:...여기, 길이 너무 틀어진 것 같은데. (주변 슬 돌아보며) 하... 또 돌아가야 한다니....
 
에르드:…… 그놈의 새하얀 나무자식 때문에 방해를 받았군. 어쩔 수 없지.
주변을 살피면서 신중하게 나아갈 수밖에.
 
소생명:(너 계속 쳐다봄. 봄...) ...... 다리는 괜찮아?
 
에르드:아직은 걸을 만해. 잠잘 만한 곳을 찾으면 그때 휴식을 취하면 되겠지.
 
소생명:아니, 그. (뻘...) 아까 네가 잡혔을 때 딱히 널 죽이려고 쏜 건 아니었어. 죽일거면 내리쳐서 죽이지 꼭 총으로 할 필욘 없잖아... (???) (그냥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미안했던 것 같다.....)
 
에르드:응? 아직도 그걸 신경쓰고 있었냐? 넌 훌륭하게 잘 겨냥했어. 결론적으로 물리치는 데 성공했으니 문제없잖아.
 
소생명:...결론이 중요한 거야..? (물론 나도 그렇지만...) 하.... 그래. 무식한 애가 뭘 알겠냐. (...)
 
에르드:네가 쏜 탄피가 나한테 튄 것도 아닌데 뭐. 만약 튀었어도 너한테 뭐라고 하는 일은 없었을 거야. (물끄럼 본다) 그래, 똑똑해서 좋겠다.
 
소생명:... 그러니까 누가 그렇게 물 불 안 가리고 뛰어들어서 멋대로 안 피하고 공격하래? 생각이 있으면 그런 짓 안 한다. (투덜..) ....... 진짜 바보. 남 걱정만 시키고. (고개 휙 돌려버림)
 
에르드:어떡해? 무기가 단검인데. 검을 표창마냥 날리면서 싸울 순 없잖아? (황당해하다가 한 박자 늦게야 뭔가 이해한다.) …… 너 날 걱정했구나. 속마음은 솔직하게 말하라니까. 하긴, 말하기는 말했네.
 
소생명:검을 날려서 공격하라는 소리가 아니라 사람이 죽을 것 같으면 좀 피하란...!! 하아아..... (말 하다 제 풀에 지침.) .... .... ? 누, 누가 걱정을 했다는 거야!!? 그런 거 아니거든?! 너 같은 멍청이는 죽던지 말던지 알, 알아서 하던지... (자기도 모르게 말했던 모양이다.. 확 찔려서 앞으로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감.......)
 
에르드:죽을 것 같지 않으니까 안 피한 거다. (따박따박 말대꾸 하면서 따라간다.) 그래그래. 그게 네 표현 방법이란 거, 이제 이해해가고 있으니까.
 
<행운> 판정
 
소생명:
기준치: 55/27/11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온통 죽어버린 것들의 기운이 가득한 곳에서, 이질적인 흔적을 발견합니다. 사람이 머문 자리를요.
 
한참 부식이 진행된 것들은 형체를 알아보는 것이 고작입니다.
 
<관찰력> 판정을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눈 침침...)
 
침침...
 
에르드: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침침2...
 
소생명:.........................
 
형체를 알아보는 게 쉽지가 않네요. 다시 이동합시다.
 
소생명:(눈 좀 제대로 떠 봐) (?)
 
에르드:(가면 써서 그렇다)
 
소생명:(그럼 난 뭐지....)
 
에르드:(넌 그냥 눈이 침침한 거지)
 
소생명:(열받아...............)
 
에르드:(척척 걸어감)
 
소생명:(꿍시렁 거리면서 쫓아감...)
 
다시 한 번 <행운> 판정
 
소생명:
기준치: 55/27/11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한동안 걷다 보면, 또다시 부식된 무언가들이 보입니다.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황실에서 지급받은 것과 같은 모양새의 아마포를 발견합니다.
 
짐작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다른 성도, 혹은 레덴바르의 흔적인 거겠죠.
 
소생명:... 뭐야, 이거 똑같은 거잖아.
 
아마포의 옆에는 자그마한 병이 놓여 있습니다. 응급약인 듯한데?
 
에르드:누구 건진 몰라도 여길 진작에 지나갔나 보군.
 
소생명:그럼 아까 그 이상한 괴물이랑도 싸웠다는 소린가...? (응급약 집어봄)
 
병을 열어보니 연고가 들어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시 HP +1D3)
 
소생명:.... 뭔가 얻은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한데. 이게 여기 있다는 건... (....)
 
에르드:돌아온 성도의 소식은 지금껏 없었으니, 같은 결말이겠지. (무덤덤하게 말하곤 가면을 고쳐쓴다.) 가자, 감성에 사로잡힐 시간 없어.
 
소생명:... 나보다 더 감정이 없는 사람은 처음 보는데. 네가 로봇이냐? (병 툭툭 털고 챙기며 돌아선다)
 
에르드:로봇은 무슨. 이미 성도들이 어떻게 됐을지는 자명한 거잖아? 쓸데없는 일에 감정낭비 하지 않는 거지.
 
기울어지는 해를 벗삼아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조각난 하늘이 밤으로 물듭니다.
 
그제서야 에르드는 걸음을 늦춥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천체의 위치와 지도를 유심히 살피는군요.
 
오늘의 경로를 지도에 표기한 후에야 에르드가 권합니다.
 
에르드:이만 쉬는 게 좋겠어. (목소리에서 피로가 묻어났다.) 적당한 공터 같은 게 근처에 있으면 좋겠는데. 나무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할 것 같으니까.
 
그의 부탁대로 하룻밤 머물기에 괜찮은 곳을 찾아봅시다.
 
소생명:그래.. 밤도 늦었고 더 움직이다가는 위험할지도 모르겠네. (주변 돌아봅니다)
 
<관찰력> 혹은 <행운>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가까운 곳에 그나마 한적해보이는 공터가 보이는군요.
 
이 정도라면 공연한 잠꼬대로 나무를 자극할 걱정따윈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소생명:저기, 공터 같은 거 있는데? 저 쪽이 좋지 않으려나. (가리킴)
 
에르드:(시선 돌려 가리키는 방향을 확인하곤 고개 끄덕인다.) 그럼, 오늘은 저기에서 쉬도록 하자.
 
공터는 일견 텅 비어보입니다. 완벽한 휴식처겠네요.
 
비록 눈에 띄지 않는 한켠에 [흉측하게 일그러진 뿌리]가 얽혀있지만 말입니다.
 
소생명:(저벅저벅 걸어가다가) ... ... 뭐야 저건.. (뿌리 쪽 쳐다봄. 쳐다봄... 되게 신경쓰이네...)
(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에르드:뭐가 있어? (피곤한 듯 자리에 주저앉으려다 말고 당신을 본다)
 
소생명:아니, 이상하게 생긴 뿌리가 있는데... (흘깃 다시 쳐다봄)
글쎄... 아무튼, 아프던 곳은 이제 괜찮아?
 
에르드:뿌리? 아까 만난 사엽수 같은 놈은 아니겠지. 아까 주운 약 좀 줘봐. 붕대로 대충 동여매두긴 했는데 역시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단 낫겠다 싶어서.
 
소생명:... 네가 직접 치료하려고? 이런 건 그냥 나한테 맡기지. (약 꺼내서 네 상처부위 쳐다보며..)
 
에르드:오래 용병으로 살다 보니 간단한 응급처치 정도는 할 수 있긴 한데. 너 이쪽에도 지식이 있어?
 
소생명:... 나도 없지는 않아. 화학계가 그쪽 계통이랑 연관이 있다보니 조금은.
 
에르드:그래, 그럼 네가 좀 도와주던가. 솔직히 꽤 피곤해서 섬세하게는 못 할 것 같거든. (팔과 다리에 감긴 붕대를 푼다. 얻어맞으면서 쓸리고 긁힌 흔적과 피멍이 선명하다)
 
소생명:(응급처치 약 열어서 솜에 소독약과 연고 일정 비율로 섞어서 묻힌 뒤 네게 발라줘 봅니다..) ... 아니, 그러니까 왜 나서고 난리냐고. 머리 안 좋은 애들은 다 이래? (이런 모습 보니까 괜히 또 투덜.. 걱정..)
 
<응급처치> 판정
 
소생명:
응급처치
기준치: 50/25/10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1D3 굴려주세요!
 
소생명:1
 
에르드 체력 1 회복.
 
에르드:갑자기 나타나는데 어떡하냐. (불퉁하게 말한다. 상처 부분에 소독약이 닿자 눈썹을 살짝 찡그리긴 했지만, 신음 하나 내지 않고 참는다) 다음엔 도망칠 수 있으면 도망치려고 해볼 테니까. 됐어?
 
소생명:알았으니까 조금만 참아. 금방 끝나. (달래주며.. 열심히 상처 부위 소독하더니 알맞는 연고를 올리고 밴드를 붙인 뒤 붕대 감아주며) 그 말 좀 지키도록 해. 도망칠 수 있을 때 도망쳐야지.. 목숨은 하나뿐인데 그렇게 쓰면 되겠냐고.
 
에르드:한결 낫네. …… 고맙다.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중얼거리고 붕대 감긴 팔을 이리저리 돌려본다.) 나도 내 목숨 소중한 줄은 알아. 하지만 목숨보다 중요한 거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거잖냐.
 
소생명:하... 자고 일어나면 그래도 전 보다는 나아지겠지. (네 팔 가만 쳐다보며) 대체 목숨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는데? 네 목숨이 제일 중요하다고. 아껴서 써라.... (응급처치 도구 정리한다..)
 
에르드:(그 질문엔 대답하지 않았다.) 넌 아까 하는 거 보니 잘 피해다니더라. 계속 그렇게만 해.
 
에르드에게 응급처치를 해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면……
 
말라비틀어진 것이 부서지는 소리가 납니다.
 
에르드:(예민하게 고개 든다.) 방금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은데.
 
그가 의아하게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와 동시에,
 
지표를 뚫고 솟구친 사엽수의 뿌리가 생명을 붙잡으려 듭니다!
 
이를 목도한 에르드가 재빨리 허리춤의 검집에서 검을 빼듭니다.
 
소생명:(눈치도 못 채고 있다...) ... 어?
 
에르드:소생명!
 
발목을 감싸쥐는 끔찍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에르드가 당신을 제 쪽으로 당기며 뿌리를 향해 단검을 휘두릅니다.
 
소생명:읏...!! (?! 화들짝 놀라서 당겨지며)
 
긴 채찍처럼 나무의 뿌리가 쇄도하는 순간, 갑작스런 충격을 이기지 못한 지반이 무너져내립니다.
 
에르드의 비명인지, 고함인지 구분가지 않는 것이 귓전에 울려퍼집니다.
 
잠시간의 인력. 그러나 그 어떤 노력도 무상하게, 당신은 한없이 깊은 구덩이 아래로 추락합니다.
 
……
 
……
 
누군가 당신에게 폭력을 휘둘렀던가요? 아니면 하루종일 질 나쁜 노역을 행했던가요.
 
몽롱한 의식 속에서 욱신거리는 육신의 감각만이 선연합니다.
 
당신은 뇌리 말미에 남은 최후의 기억을 더듬어냅니다.
 
암흑이 디민 아가리, 죽음을 예고하던 끝없는 추락…
 
<행운> 판정
 
소생명:
기준치: 55/27/11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영원할 것만 같던 추락 끝에, 무언가 푹신한 것에 닿았던 것 같습니다.
 
바스락 소리가 났었는데… 낙엽일까요? 생명 HP 1 감소.
 
그럼에도 당신은 살아남았습니다.
 
성도의 천형이, 원치않는 운명이 이끌고 온 여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죠.
 
자, 눈을 떠요. 할 일이 많습니다.
 
소생명:(힘겹게 눈뜨고 일어나본다) ... ... 으... 어떻게 된 거지...
 
이곳은 텅 빈 공터입니다. 주변이 어둡군요.
 
근처의 것을 식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저 멀리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특이하게도… 숨을 쉬는 게 전혀 불쾌하지 않습니다.
 
부해 내부를 맴돌던 죽음의 냄새조차 나지 않는군요.
 
지미한 빛을 품은 순백의 숲과 비교한다면 양 극단의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소생명:하...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머리 짚으며 미간 꾹 누르다가 주변 돌아보며)
그러고보니... ... 아. (에르드는 어디있지? 찾아봅니다... 죽었..나?...............)
 
멀지 않은 곳에 엎어진 에르드가 보입니다.
 
숨도 멀쩡히 붙어있어요. 문제라면… 그는 민낯입니다. 가면이 어느새 벗겨졌나 봐요.
 
그럼에도 그의 호흡은 평온해보입니다.
 
소생명:(천천히 다가가서 쪼그려앉아 손 대고 네 숨 부터 확인하며) ... 이게 살았다고? (...?)
... 왜 살았지? (???)
... ... 이상하네... (??????)
 
에르드:(고르게 숨을 내쉬다가, 오래지 않아 인상을 찡그리며 천천히 눈을 뜬다. 시야에 들어찬 당신의 얼굴이 지나치게 선명해서, 의아하게 눈살을 찌푸리다가 자신의 가면이 벗겨졌음을 깨닫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생명줄같던 새부리는 그의 발치에서 구르고 있군요.
 
그 옆으로 널부러진 에르드의 물건들이 보입니다. 단검, 담요, 등, 수첩과 노트, 약상자, 비상식량…
 
에르드:어떻게 된 일이지? (제 얼굴을 급하게 만지며 가면을 찾다가, 호흡이 고통스럽지 않음을 깨닫고 금색 눈이 커진다.) 숨쉬는 게 아무렇지도 않잖아.
 
소생명:... 내가 하는 말이 그거야. 너 왜 안 죽어? (말을 이렇게 함)
 
에르드:야, 내가 죽었음 좋겠단 뜻이냐? 가면 벗고 보니까 더 얄밉게 생겼네 이거.
 
소생명:뭐라는거야... 사람이 잘 치료해 놨더니 죽어버리면 약 아깝잖아 이 멍청아. (발치에 있던 가면 가져다가 이리저리 만져보며)
... 뭔데, 여기. 지하로 떨어졌으면 상식적으로 사람이 죽어야하는 거 아냐?
 
에르드:근데 왜 안 죽냐는 말은 왜 해. 진짜 표현을 황당한 방식으로 한다니까. (깊이 심호흡을 해본다. 부해 바깥에서 숨쉬는 듯한, 아니 그보다도 더 편안한 감각이다.) 나도 살아남은 게 신기하기는 한데. 그래서 여긴 어딘 거지?
 
소생명:내가 어떻게 표현하든... 잘 알아들으라고 그냥. (전부 다 너의 탓...) 모르겠어. 지하인 것 같은데... (주변 돌아보며 여기는 어디인지.. 출구같은 건 있는지 찾아본다)
 
까마득한 높이 위에서 동그랗게 빛을 발하는 것이 보입니다.
 
달은 아닙니다. 추락한 구멍, 그 사이로 숲의 빛이 보이는 거겠죠.
 
올라가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네요.
 
주변을 둘러보면, 시야를 가리는 깊은 암흑의 속에서 저 너머에 위치한 희미한 빛의 궤적을 발견합니다.
 
소생명:저거 봐, 역시 밑으로 떨어졌지. 이 높이에서 떨어졌는데 이걸 살다니... (하늘 가리키며)
난 몰라도 넌 왜 살았냐? (???)
 
에르드:억세게 운이 좋았군. 네가 받침대라도 되어줬나 보지. (노려봄)
 
소생명:..... 그랬으면 너도 죽고 나도 죽어. (갑자기 현실적)
 
에르드:기적 같은 거라도 일어난 거 아닌가 모르지. 그나저나, 저기 뭔가 빛나는 궤적이 보이는데. 우선 가보는 게 낫겠어. (나침반을 꺼내어 지도와 비교해보더니) 마침 가야 할 방향도 맞는 것 같고, 지하엔 그 나무 괴물도 없겠지.
 
소생명:지하에는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거야? (반신 반의하게 일어나서 빛나는 곳으로 저벅저벅 간다)
 
에르드:얕은 땅 속에서 뿌리가 기어나왔으니, 이 정도로 깊은 지하엔 없지 않겠어? 그리고 만약 여기까지 뻗어있었으면 우리가 기절해있는 사이에 진작 옭아매서 죽였을걸.
 
소생명:... 너는 상식이 없는 상황에서 더 똑똑한 컨셉이 되는 타입이냐? (?)
됐어... 알겠으니까 일단 가보도록 하자. (한숨 푹 쉬며 주변 둘러보고 걷는다)
 
에르드:이런 건 직감이라고 하는 거다. (애송이 자식…… 속으로만 생각하면서 등에 불을 켠다)
 
소생명:방금 뭐라고 생각했냐. (???) 직감만 살아있는 늑대같은 애가..... (중얼...중얼)
 
에르드:니 유치하단 생각. (저벅저벅)
 
에르드가 등불을 켜자, 칠흑같은 어둠을 가르고 한줄기 따스한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저 멀리 있는 빛을 향해 한참을 걸어가다 보면 무언가 철컹,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
 
소생명: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쇠붙이가 맞물려 돌아가는 소리입니다. 어떤 기계장치라도 있는 걸까요?
 
소생명:(익숙하다..) ... 뭐지. 기계 소리가 나는데.
(귀마개 열어보며...)
 
에르드:사람이라도 있는 건가? (미간을 찌푸린다) 지하에도 방해물이 있으면 성가셔지는데.
 
소생명:사람이 있는거면... 말이 안 되지 않아? 이런 곳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
... 아 우리도 사람이네. (?)
 
에르드:…… (한심하게 봄) 없으면 좋은 거고. 여기서 누구 마주쳐봤자 좋을 것 없어.
 
소생명:어차피 사람이든 아니든 싸워야 할 걸.. 낯선 사람을 뭘 믿어. (귀마개 다시 쓴다)
 
그렇게 조금 걸으면, 절벽 아래로 상상치 못했던 거대한 도시가 펼쳐집니다.
 
오로지 음영으로만 구분지어지는 적막하고 고요한 미증유의 과거.
 
땅을 다져 기둥을 세운 흔적들이 보입니다.
 
한때는 융성했을지 몰라도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저 폐허로만 남은 아주 오래된 인류의 유산들이 이곳에서 초대받지 못한 이들에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에르드:뭐지, 이건? (저도 모르게 당황하여 중얼인다.)
 
소생명:....저게 뭐야? (이쪽도 당황...)
 
에르드:설마 저게 말로만 듣던 고대 문명의 흔적인가? 이런 지하에……
 
소생명:그러니까 이런 곳에 그게 왜 있는데......
 
적어도 이는 당신이 아는 '인류의 역사'내에서는 언급되지 않는 미지의 도시임을 알아차립니다.
 
그렇다면 이건 정말로 고대 문명의 도시일 수 있겠네요.
 
도시의 위를 확인한다면 흉하게 뻗은 나무들의 뿌리가 보이나, 이상하게도 폐부를 태우는 독기가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더불어 저 너머 도시 깊은 곳에서 빛의 흔적이 보입니다.
 
저 위에는 올라갈 수 있을 만한 구멍이나 건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건물들에 희뿌옇게 내려 앉은 먼지만 보아도, 무너진 모양새로 방치된 지 아주 오래라는 사실을 명백히 알 수 있습니다.
 
소생명:... 일단 우리는 여길 벗어나던지 해야하니까.. 들어가긴 해야 돼. (하며 저벅저벅 또 걸어가며)
저기, 빛 보이지. 저 쪽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가보자.
 
에르드:그래. 하지만 저기까지 가려면 한참은 걸어야겠군.
이런 도시가 있을 줄이야…….
여기에선 숨쉬기가 편한 걸 보면, 부해를 막을 수 있는 어떤 방법 같은 게 숨겨져 있을 수도 있어.
 
소생명:... 너 진짜 숨 쉬기 편한 거 맞아? 그냥 죽었는데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
 
에르드:이게 진짜 미쳤나.
 
소생명:아니, 합리적인 의심이거든. (....)
 
에르드:가면을 벗고 안 벗고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고. 이것도 구별 못할 리가 있나.
 
소생명:구별을... 할 정도의 뇌는 되는구나. 그건 몰랐어.
 
에르드:너 진짜 한대 맞아야 그 입을 곱게 놀릴래?
 
소생명:... 무슨 소리야. 네가 하도 그래서 지금 곱게 말하고 있는건데. (진심이 느껴지는 발언이다...)
 
에르드:내가 뭘 그랬는데, 어?! 열받네 진짜.
 
소생명:진정해. 어차피 이런 곳에서 싸워봤자 두 번 죽으니까... (네가 죽?은 거로 납득. 땅땅..)
 
에르드:죽었으면 너랑 어떻게 대화를 하고 있냐고! (짜증나서 다리 걷어찰까 하다가 관뒀다)
 
소생명:미지의 공간에서 미지의 소리를 하는건데 말이 많네. 나도 이런 현실적이지 않은 말 하고싶지 않거든? (....)
(건물? 들 쳐다보면서 걷는다... 도시인데 사람은 없나...??)
(동물도 없나?????)
(아니 꽃도 없나????)
 
에르드의 말처럼, 정말 이곳에 부해와 관련된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요?
 
과거의 문명이 어떤 곳이었는지, 지금은 또 어떤 곳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희미한 천장의 빛에 의지해 도시의 전경을 둘러보면, 눈에 띄는 특이한 건물이 네 개 정도가 있군요.
 
:중앙에 위치한 [높고 웅장한 건물]을 기준으로, 북쪽으로는 [상징이 새겨진 건물]이 위치하고, 남쪽에는 [넓고 거대한 건물]과 [뾰족한 첨탑을 지닌 건물]이 존재합니다. 어디를 먼저 보아도 상관없습니다.
 
소생명:(중앙에 위치한 건물부터 보며 지나가본다)
 
주변으로 펼쳐진 너른 공터와 디딤돌로 유추하건대, 거대하고도 화려한 정원을 끼고 있었던 곳이겠지요.
 
지금에는 말라비틀어지다 못해 건드리면 바스라지는 나무줄기만이 바닥을 깁니다.
 
그 중앙에 위치하는 것은 도시에서 유독 돋보이는 높고 웅장한 건물입니다.
 
고상하게 멋을 부린 건물 같으나, 중간중간 무너진 탓에 어떤 위용을 자랑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새하얀 대리석 외벽에 새겨진 기하학적인 양각 위로 새까맣게 말라붙은 자국이 보입니다.
 
<지능> 판정
 
소생명: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1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대리석이 비에 삭은 흔적입니다. 도시가 지표 위로 드러났던 시기가 있었단 뜻일까요?
 
안으로 들어가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생명:... 비에.. 물들은 것 같아. 이런 곳에 비가 올리도 없고. 예전에는 하늘이랑 맞닿아 있었나보네. (대리석을 손으로 쓸다가 안쪽 가리키며) 들어가보자.
 
에르드:역시. 이만한 건물이 지하에만 있었을 것 같진 않았어. (고개 끄덕이며 들어선다.)
 
안으로 들어서면 암흑 속에서 정확한 높이를 헤아릴 수 없는 높은 층고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소생명:(따라서 들어가며)
 
그 다음은 중앙에 난 [계단]과, 양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복도]일까요.
 
거대한 창문과 벽을 장식한 [낡은 액자]가 과거 이곳의 역할을 짐작케 합니다.
 
소생명:(낡은 액자와 창문을 보며 지나간다) 여긴 뭐지... 황궁..?
 
액자를 감싼 유리틀 위로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있습니다.
 
그것이 보존에 도움을 준 것인지, 다소 낡기는 했으나 삭지 않은 모양입니다.
 
오랜 세월 눌러붙은 먼지를 불거나 털어내는 것 보다는 유리틀을 벗겨내는 편이 내용물을 파악하는데 용이할 것입니다.
 
소생명:(에르드 부름.) 야, 이거 봐. (뭔지 모르겠으면 함부로 만지지 않는다. 그러나 너에게 시킨다.............)
 
에르드:뭔데. 니가 하기 싫으니까 나 시키는 거냐?
 
소생명:응. (대답.)
 
에르드:진짜 개 짜증나네. (솔직) 뭘 하면 되는데?
 
소생명:이거, 유리틀을 벗기는 게 좋겠어. 부시지는 말고. (정확하게 시킴.)
 
에르드:참나. (먼지 탓에 옷깃을 끌어올려 입가를 막고는 유리틀을 깔끔하게 떼낸다.)
 
유리를 건드리다 보니 액자틀 일부가 바스라지는군요. 나무로 만든 모양입니다.
 
조심히 분해한다면 땔감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화려하고도 낯선 의복을 입은 이들이 강변을 산책하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입니다.
 
특이한 점이 있네요. 그 누구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습니다.
 
이 도시가 융성하던 시기에는 부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다른 그림을 확인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어떤 그림에도 새부리같은 가면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세계에는 꼭 부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푸르게 빛나는 하늘, 녹음이 드리운 대지, 춤추는 사람들과 풍요로운 식탁.
 
이 시대에는 전부 낯선 것들입니다.
 
그렇게 액자 하나하나를 확인하던 중 생명은 어떤 여인의 초상화를 발견합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있으나 특별하게 눈에 띌 만한 그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상하죠, 왜 이것이 눈에 들어온걸까요?
 
환하게 미소짓고 있는 낯에서 한 줌 그늘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깃 사이로 슬며시 보이는 특이한 문양의 목걸이가 눈에 띄어서?
 
생명은 금방 연유를 깨닫습니다. 이 사람, 어딘가 에르드를 닮았습니다.
 
소생명:(.....여인...이?)
(여인이????)
(아....그렇..그럴수있다)
 
 
소생명:(아니다 그럴 수 있 다 )
(가능성이 없진않다 < ?)
 
강인해 보이는 눈매라던가, 금색 눈동자 같은 것이…… 그를 닮았네요.
 
소생명:(아오케이...)
....... (너 봄)
 
에르드:뭘 꼬라봐?
 
소생명:(사진 봄)
(다시 봄)
(입 가림.)
(놀람...)
 
에르드:야. 뭘 놀라고 있어. 짜증나게.
 
소생명:......... (네 머리끝 봄....)
(시선이 점점 내려감)
.... (다시 올라감)
그렇구나. (????)
 
에르드:너 사람을 열받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소생명:아니, 그냥. 그럴리는 없지만 그럴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어. (?)
 
에르드:뭔 생각을 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난 간다. (짜증나서 뒤돌아 터벅터벅 복도 쪽으로 가버림)
 
소생명:아니... 너 말이야. ... 됐다. (뭘 이런 걸 물어봐.. 그냥 따라만 갑니다)
 
복도를 따라 문들이 늘어서있습니다.
 
문 안쪽으로는 방들이 나란히 꾸며져있습니다. 아니, 꾸며져 있었을 것입니다.
 
금을 덧바르고 보석으로 치장한 벽과 천장이 번쩍거리는 것만 같습니다만, 내부는 텅 비었습니다.
 
딱히 멀쩡하게 형태가 남은 가구가 없네요.
 
풍요로웠던 옛 시절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소생명:역시 황궁 같은 곳인가...? (두리번..)
 
에르드:꽤 부유했었나 본데.
 
소생명:그러니까. 우두머리가 살던 곳인 것 같은데. (계단 쪽으로도 가본다)
 
한때 중앙을 장식했을 계단 위로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난간은 군데군데 무너져있고, 맨질거렸을 계단참은 우둘투둘하게 깨져나가 있습니다.
 
먼지틈 사이로 거대한 균열이 보입니다. 곧이라도 무너질 것 같군요.
 
사람의 흔적은 전무합니다.
 
소생명:올라가는 건 위험하겠어.
 
에르드:쯧. 중요한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라면 도움될 만한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쉽게 됐군.
 
소생명:안전부터 생각하고 이동해야지. ...여긴 볼 게 없는 것 같네. 나가자. (뒤 돌아서며)
 
에르드:(먼지를 휘휘 내저으며 생명을 따라 나선다)
 
소생명:(그대로 북쪽으로 이동합니다)
 
문 위쪽에 위치한 유리 너머로 알 수 없는 [상징]이 새겨져있고, 그 안쪽으로 녹색의 빛이 어른거립니다.
 
생명이 본 적 없는 옅은 회색의 단단한 재질로 마감되어 있으며, 지상으로 드러난 면적은 여타 건물들과 다르게 무척이나 작아보입니다.
 
숨겨진 공간이 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생명:... 이거, 수상하게 면적이 너무 작지 않아? 안에 뭐가 있는 건가. (상징 보며 지나간다)
 
상징은 햇살 아래로 흔들리는 나뭇잎의 그림자를 닮은 것 같습니다.
 
에르드:나뭇잎 그림 같은데. (고개 기울인다)
너 아까 꽃 같은 거 찾지 않았어?
 
소생명:... 이런 걸 찾은 건 아니었거든. (빤히 쳐다봄....)
 
에르드:그럼 뭘 찾은 건지 모르겠네. (어깨 으쓱) 들어가볼 거야 말 거야?
 
소생명:일단 들어가보자. 이 나뭇잎이 상징하는 게 뭔지 알아야지. (저벅저벅..)
 
안으로 들어서니 몹시 정갈한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때 희었을 벽은 창백하게 질려있고, 두껍게 쌓인 먼지가 바닥을 장식합니다.
 
높이가 일정한 [단]이 호를 그리며 정렬되어 있습니다.
 
벽에는 액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려있고, 벽이 맞닿는 안쪽에는 철제 [문]이 이방인을 거부하듯 단단히 닫혀있네요.
 
소생명:(단을 바라보며 앞으로 걸어간다) 이건 뭐고, 액자들은 또 뭐지. 알 수 없는 걸 이렇게 많이 만나본 건 처음이야...
 
사람의 허리께 정도 높이로 제작된 단입니다.
 
평평한 모양새를 보아 윗부분은 무언가를 진열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모양입니다. 아래쪽은 수납장으로 사용된 모양이군요.
 
위쪽과 아래쪽 모두 조사해볼 수 있습니다.
 
소생명:(일단 아래쪽부터 살펴본다. 만져봄.. 열어봄.) 뭐.. 있기라도 하는 건가.
 
두껍게 쌓인 먼지가 점점이 사라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일관되지 않은 모양새를 고려하건대, 본래 아주 작은 것들이 놓여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소생명:... 이거 말인데. 역시 사람이 살았던 것 같지? 뭔가 넣을 수 있는 건 사람말고는 없잖아. (윗부분도 흘깃 봅니다)
 
에르드:애초에 사람이 아니면 누가 이런 거대한 건물들을 다 만들었겠어? 그 액자들에도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왔었잖아.
 
한결 먼지가 덜한 수납장에는 색이 바래거나 벌레가 좀먹은듯한 낡은 종이뭉치가 가득합니다.
 
생명은 그 가운데서 정성껏 만들어진 [양장본]을 발견합니다.
 
소생명:... 그럼 뭐, 지금은 다 멸종한거야? (.....)
(양장본 잡아서 열어봅니다) ... 아, 이건 좀 특이하게 생겼는데.
 
여전히 이 책에 적힌 문자는 읽을 수 없습니다만, 온통 가득한 나뭇잎 모양의 삽화 덕에 용도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과거에 만들어진 식물도감입니다.
 
<자료조사> 판정
 
소생명: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식물도감에 등장하는 커다란 나무란 나무는 죄다 부해를 닮은 것 같습니다. 부해의 정체는 대체 뭘까요?
 
소생명:참... 이런 걸 가져다 놓고. 읽을 수도 없어서 더 힘든데. (샅샅이 뒤지며...)
 
에르드:옛날에 아주 발전한 고대 문명이 있다는 말은 자주 들었어. 전설로만 내려왔고, 실제로도 전설로밖에 믿어질 수 없었지.
하지만 이곳이 그 고대 문명의 흔적이라면, 실존했었다는 증거가 되겠지. 잘 믿기진 않지만.
 
소생명:... 전설이 실제가 됐다는 거야? 그런 건 안 믿었는데.. (쯧.. 혀 차며 앞으로 간다.. 문쪽으로!)
 
철로 만들어진 양문은 굳게 닫혀있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가운데 틈이 살짝 벌어져있습니다.
 
살짝 미는 정도로는 꿈쩍도 않네요. 힘으로 틈을 벌려야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소생명:야. ( 또 소환 )
 
에르드:그래. 연약한 네가 이걸 열 수 있을 리가 없지.
 
소생명:?
 
에르드: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소생명:너 이럴래...? (짜증)
 
에르드:(힘으로 우지직 열음)
 
소생명:(....)
(얌전.)
 
에르드:불만 있냐?
 
소생명:없어. 뇌가 근육으로 간 바보.
 
에르드:있는 거 같은데? 내려가기나 해라. (까닥)
 
문이 열리면 어둠에 잠긴 계단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에르드가 들고 있던 등불을 앞으로 내밉니다.
 
저 아래, 밑이 보이지 않는 깊은 곳까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소생명:하... 저긴 또 뭔데. (일단.. 가긴 해야하니까. 나서서 내려가봅니다)
 
계단을 한참 내려가면 발 끝이 바닥에 닿습니다. 탁, 하고 반향음이 울립니다.
 
몇 번의 울림이 반복된 후에는 다시금 침묵이 돌아옵니다.
 
오랫동안 밀폐되었던 것인지, 바닥에는 드물게 엷은 먼지만이 쌓인 채입니다.
 
실내는 계단을 중심으로 십이각형을 이루고, 각 변의 중심에는 각기 다른 상징이 새겨진 문이 달려있습니다.
 
그중 하나, 바닥을 뚫고 올라온 새하얀 가지에 의해 망가져 열려있는 문이 보입니다.
 
열린 문의 상징에는 꽃이 그려졌습니다. 추상적인 모양인지라, 꽃의 종류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소생명:저기 봐. 문이 좀 열려있는 게 있는데. 저 정도는 네가 뜯어버릴 수 있지 않아? (무한 신뢰)
 
에르드:저 정돈 몸 끼워넣으면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주 그냥 날 셔틀로 쓰는구만?
 
소생명:응. (대답2)
 
에르드: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소생명:.... 꼈어? (.....)
 
에르드:이 문은 너무 단단해. (열심히 잡아댕겨보다가 포기함) 위쪽이랑은 재질부터가 달라.
그냥 몸 구겨넣어라……
 
소생명:... 음, 하나만 말할게.
나는 그렇다 쳐도
너는.?
뭐... 슬라임이라도 될 생각이야?
 
에르드:아니, 내가 못 들어간단 말은 안 했어.
넌 아예 활짝 열어달란 말이었잖냐? (힘겹게 낑낑거리며 몸 구겨넣는다) 아오, 힘들긴 하네.
 
소생명:....... (지켜봄)
.... ... 구겨줄까? (????)
 
에르드:아니. 넌 뭔 짓을 할지 몰라서 안 되겠어.
 
소생명:그냥... 구기면 되잖아.
사람을.
 
에르드:그러니까 안 되는 거다.
 
소생명:아.. 네가 사람이 아니라서?
 
에르드:사람을 때리지 않는 게 정말 어렵게 느껴진다.
가만히 있어. 이제 다리 한 쪽만 더 넣으면 된다고……
 
소생명:그러니까 다리를 접어주면 쉽지 않을까.
접히면 안 되는 방향으로.
 
에르드:야 너 일로 와. (남은 다리 휘저어서 때리려 함)
 
소생명:(스으으으 멀어짐)
너 갓 태어난 사슴같아.
 
에르드:넌 갓 태어난 어린애 같다.
 
소생명:나보고 어린애라 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
 
에르드:저게 스물여덟 맞아? (툴툴대면서 겨우겨우 다리 한쪽까지 안으로 마저 집어넣는다.)
그거야 네가 말해줄 만한 사람을 안 만나서 그런 거겠지.
 
소생명:너로 종이비행기 접어도 돼? (.......)
 
에르드:(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난다) 흐음. 신기한 광경이군……
 
소생명:.... 가, 같이가. (혼자 떨어지니 무서워짐...)
(쪼르르.. 따라가서 비집고 들어가본다.. 음? 너보다는 쉽게 들어간다........)
 
에르드:(쯧)
 
안으로 들어서자, 겨울날 같은 서늘한 냉기가 불어옵니다.
 
삼면의 벽은 수백, 수천개의 칸으로 나뉘어있으며 각 칸에는 유리로 만든 [병]이 질서정연하게 놓여있네요.
 
에르드가 든 등불이 움직일 때 마다, 매끄러운 유리병 위로 황금을 닮은 빛이 어렸다 사라집니다.
 
수정으로 빚은 규방이 이런 느낌일까요. 불경한 순백의 [조목]조차 하나의 예술품 같습니다.
 
소생명:... 여긴 정말 또 뭐지... 식물이랑 관련이 있는 곳인가? (병 바라보며)
 
병마다 모양과 형태는 다르지만… 동그란 유리 안에 든 것은 씨앗입니다.
 
이 방안에 든 병이 전부. 아마 다른 방도 비슷하겠죠.
 
이 건물은 종자보존고였던 모양입니다.
 
소생명:역시 그랬던거구나... (조목 바라보며)
그래, 종자가 있어야 문명이 발전을 하지.
 
소름끼치는 흰색입니다만, 그것은 일말의 반응조차 없이 잠잠합니다.
 
에르드:그 뿌리 괴물이랑 비슷해 보이는데. 이게 선조 격인 건가?
참 괴상한 걸 만들어놨어. (짐 속에서 작은 병을 꺼내 주변에 떨어진 나무 부스러기를 주워담는다.)
 
소생명:그럼 여기 있는 것 때문에 아까 그런 괴물이 나왔다는 소리야?
... 멸종할 만 했네. 사람들. (?)
 
에르드:설마, 처음부터 괴물의 형태는 아니었겠지.
이 나무가 문제인 건지, 지상의 나무들이 문제인 건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궁금증일 따름입니다.
 
나무 줄기를 살펴보니, 돌연 지면을 뚫고 나온 것이 어지럽게 얽힌 채 첨탑의 일부를 무너트리고 가지를 뻗고 있습니다.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지면과 맞닿은 부분이 줄기가 아닌 가지의 일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설마, 이 밑으로 더 공간이 있는 것일까요? 대체 이 나무는 얼마나 거대한거죠?
 
생명이 방을 다시 한번 둘러보는 사이, 에르드가 앗, 하고 짧게 소리를 냅니다.
 
뒤이어 유리가 부딪히는 정명한 소리.
 
소생명:응..? (돌아보며)
 
솜털이 달린 작은 씨앗이 작은 방 안의 기류를 타고 산들거리며 떨어집니다.
 
에르드:손이 미끄러졌다. 근데…….
 
설명하던 에르드의 시선이 문득 생명 너머로 고정됩니다.
 
그 표정을 무어라 해야할까요. 당혹스러움? 경탄?
 
소생명:... 왜 그래? (기웃?)
 
생명이 뒤를 돌아보면 말라 비틀어진 흰 가지위에 피어난 민들레가 수줍게 흔들립니다.
 
한두 송이가 아닙니다. 샛노란 빛깔의 동그란 꽃이 점점이 꽃봉오리를 터트리며 숫자를 불려나갑니다.
 
가지 위를 온통 뒤덮은 싱그러운 풀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따름입니다. 아무도 손대지 않은 꽃의 모가지가 툭, 툭 떨어지기 시작하고 빈 꽃대에 하얀 솜털이 차오릅니다.
 
이윽고 무르익은 솜털은 방의 냉기를 타고 춤을 추며 문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아직 여물지 못한 씨앗들이 다시금 흰 가지 위로 떨어지면, 수 초 후 푸른 새싹을 틔워냅니다.
 
아름다운 일생의 완주입니다. 그러나 상식적이지는 않군요. SAN C (0/1)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72/36/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이성 감소 없음.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사엽수의 가지는 고요합니다.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습니다.
 
에르드: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소생명:... 몰라. 이제 생각 안 하기로 했어. 이런 이상한 곳 빨리나가고 싶어...
 
에르드:왜, 난 나름 신기한데.
 
다시 한번 피어난 민들레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고, 그에 뒤엉켜 흰 홀씨가 흩날립니다.
 
에르드는 어떤 씨앗을 찾아 흰 가지 위에 조심스레 얹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그마한 열매들이 작은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립니다.
 
에르드:어때. 먹어볼래? (산딸기 내민다.)
 
소생명:...................넌 그걸 왜 먹을 생각을 하는건데.....? (........)
 
에르드:얼마나 헤매게 될지 모르는 판에 식량을 보충할 수 있으면 좋은 기회 아니냐? 이 가지가 뭔진 몰라도 어차피 계속 무한 생산되는 것 같은데. 싫으면 내가 먹지 뭐.
 
소생명:그런 문제는 나도 알고 있지만... (걱정스러운 눈으로 너와 네가 내민 딸기 쳐다보다가 조심스레 받아든다.) ... 알았어 먹어볼게. (꿀꺽... 긴장.... 한 입 콕 베어먹어봅니다)
 
한 입 베어먹자,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과즙이 입안을 가득 적십니다.
 
당신이 지금껏 먹어본 딸기 중 가장 맛있습니다.
 
생명, 체력 1 회복
 
소생명:(맛있음... 단 거 좋아함...) (세상 맛잇어하는 표정........)
(오물오물...)
 
에르드:어때, 맛있냐?
 
소생명:........................... (하지만 자존심때매 대답은 못함)
 
에르드:그래. 맛있단 뜻이군. (미련없이 제 몫의 산딸기도 입안에 털어넣는다.)
 
소생명:(쳐다봄..) (오물..) (오몰........)
 
에르드:더 먹던지. 난 씨앗 종류 좀 살펴보고 가져갈 만한 종류는 더 만들어놔야겠어. (한 움큼 더 입에 넣고는 열매를 가지 위에 얹어 더 많은 양이 만들어지게끔 한다.)
 
에르드 체력 2 회복
 
소생명:... 응. (대답은 잘함) (한 발치 뒤에서 네가 그러는 거 보며 열매 욤욤 먹기만...)
 
에르드는 주먹보다 작은 사과 네알, 밀과 보리 두 움큼, 감자와 당근, 약간의 허브와 각종 씨앗을 살뜰히 제 가방에 챙겨넣습니다.
 
에르드:용병 생활을 오래 하면서 느낀 거지만, 식량 보충은 필수야. 솔직히 여기에서 먹을 만한 걸 찾을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우리한텐 호재군.
 
소생명:응... (.... 듣고 있는건가? 대답만 하면서 먹기만 한다.. 상당히 맛있는 모양..;;)
 
에르드:…… 그렇게 맛있냐? 과일 좋아하나 보다?
 
소생명:(에르드 빠안.....) .......... (고개 휙 돌린다......) 그, 그런 거 아니야. 네가 식량 보충이 중요하다면서. 그러니까... 대충 보충 하는거지.
 
에르드:내가 뭐랬지?
솔.직.해지자고 했을 텐데?
 
소생명:.... .... (너 흘끔 쳐다보다가 볼이 점점 부푼다.....) (시선 이리저리 굴리다가 몸까지 돌아서며 먼저 문을 나서고) ... 몰라. 안 해 그런 거. (또 삐졌다.)
 
에르드:하…… 저게 진짜 스물여덟이라고? (고개 절레절레 젓고, 흰 가지 위를 깨끗하게 정리한 뒤 따라나선다.)
왜 또 안 한단 건데? (계단을 올라서며)
 
소생명:(계단 저벅저벅..) ... 아니, 안 좋아하거든? 그냥 주니까 먹은거라고... 그런 고대 음식같은 이상한..걸 좋아하는 취향이 어딨어. (뻘뻘..)
 
에르드:그런 것치곤 아주 잘만 먹던데. 아니, 맛있단 말 한 마디 하기가 그렇게 부끄러워?
남에게 고마워하는 게 어색한 거냐?
 
소생명:... ... (정답.)
너 자꾸 그러면 여기서 차버릴거야.. (...)
 
에르드:뭣만 하면 차버린다, 버리고 간다, 죽여버린다…… (어깨 으쓱) 무게도 없는 말,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효과 떨어진다는 거 알지? 처음부터 하나도 무섭진 않았지만.
 
소생명:(흘끔...) ... 딱히 정말 그러라고 한 말 아니니까.. (라며...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다.. 밖으로 나와서 넓고 거대한 건물쪽으로 발걸음 옮기며)
 
에르드:그럼 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툭툭 뱉는 건데? 참나. 솔직해지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던가. (다 들으란 듯 중얼거리면서 따라간다)
 
다음 장소를 향해 발을 움직이던 생명은 문득 귓가를 헤매이는 소리를 잡아챕니다.
 
거친 들숨과 헐떡거리는 날숨.
 
흡사 짐승의 것과도 비슷하지만, 그 사이 섞인 희미한 신음은 제법 익숙한 이의 음성입니다.
 
돌아보면 에르드가 한 손으로 목덜미를 움켜쥔 채 필사적으로 호흡을 내리누르고 있습니다.
 
소생명:(저벅저벅 가다가 .... 응? 소리에 돌아보며) 어... 어, .... 어? (당황)
왜, 왜 그래. 또 아파? (당황. 당황...)
 
에르드:하. (입술을 꾹 깨문다. 식은땀이 턱을 타고 떨어진다.) 아까부터 계속 목이 따갑군. 공기가 나빠서 그런 건 아닌 듯한데…….
성도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니 호흡기가 안 좋은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 (콜록, 작게 기침한다) 아까처럼 피를 토할 정도는 아니니 너무 신경쓰지 마.
 
소생명:역시 먹은 게 잘못된 거 아니야..? 그러게 내가 뭐랬어. (세상 걱정하는 눈으로 가만 쳐다본다)
... 그치만.. (걱정.... 걱정.........)
 
에르드:아냐. 그 건물 들어가기 전부터 따끔거리는 건 여전했어.
아마도 이 지하 공간 자체의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 넌 아무렇지도 않잖아. 맞지?
 
생명의 몸엔 아무런 변화도 이상도 없습니다.
 
소생명:... 응, 아무렇지도 않아. ... 나만 그런거야? 대체 뭐가 이렇게 만들고 있는거지...
 
에르드:뭔진 몰라도 성도라서 안 통하는 건가 보지. 다행인 일이야.
지체해봤자 상태만 더 안 좋아질 테니, 계속 돌아보기나 하자고.
 
척 봐도 그가 무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소생명:... 성도가 대체 뭐길래. (안쓰러운 마음에 짜증만 난다. 맨땅을 괜히 한 번 차고)
무리하지 마. 너... 티 나. (빤...)
 
에르드:어쩔 수 없잖아. 마땅히 쉴 만한 곳도 없고. 뭐가 있을지 모르는데, 조금이라도 더 찾아봐야 할 거 아냐.
 
소생명:... 네가 그렇다면.. 알겠어. (한숨 푹.. 쉬더니 다시 가던 곳으로 갑니다) 아프면 말해야 돼. 쉬어야 하니까. 현명하게 굴라고...
 
에르드:그래. 계속 체크해볼 테니까. (체크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 리는 없지만, 그래도 대답은 착실히 하고 당신을 뒤따른다.)
 
과거에 무슨 용도로 쓰였는지 알 수 없는, 무척이나 넓고 거대한 건물입니다.
 
부드러운 곡선의 외벽은 건물의 인상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합니다만…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군데군데 떨어져나간 것이 보입니다.
 
외벽의 재질을 살핀다면 언뜻 보기엔 철을 닮은 낯선 금속판입니다.
 
이렇게 큰 것을 흠없이 구부리려면 대체 어떤 기술이 필요한 걸까요?
 
소생명:(외벽을 손으로 한 번 쓸더니 안으로 들어간다.) 이거.. 또 처음 보는 물질이네. 내가 모르는 물질이 있을리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존재를 할 줄이야...
 
에르드:고대의 문명이라는 게 점점 더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군…… (거칠게 숨 내쉬며 건물 안으로 걸음 옮긴다.)
 
섬세한 세공의 기둥을 감싸는 둥근 유리는 듣도보도 못한 화려한 색채를 품고 있습니다.
 
평평한 천장에는 길을 따라 동그란 구멍들이 나있군요.
 
입구가 광장의 역할을 하는 것인지, 제법 넉넉한 크기의 공간이 텅 비어있고, 그 너머로 네갈래로 갈라지는 길이 보입니다.
 
에르드:이렇게 넓은 건물은 처음 봐. 길 잃기라도 하면 끝장나겠군.
 
밖에서 어림잡은 크기로 가늠하자면… 내부를 돌아다니는 데에만 꼬박 하루가 걸릴 성 싶습니다.
 
소생명:뭘 하던 곳이었길래 이렇게 넓은 거지...?
 
에르드:(작게 기침하곤) 일단 여기 안에선 떨어지지 않도록 함께 움직이는 게 좋겠어.
 
소생명:(여전히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 알겠어. 한쪽으로 가보도록 하자.
 
광장 초입, 유리 기둥 위에 희게 그어진 [실금]이 보입니다.
 
세월의 흔적이라기보다는, 누군가 인위적으로 새긴 것 같습니다. 실금 옆으로는 무어라 작게 [문자]들이 적혀있습니다.
 
그 너머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길]이 어둠 속으로 삼켜지고 있네요.
 
소생명:(실금쪽으로 가서 손으로 만져보며) ... 이거, 뭔가 어색해보이지 않아?
 
에르드:기둥에 이런 걸 그어뒀군. (물끄럼 본다)
 
실금의 모양새가 익숙합니다. 동그란 원, 네갈래로 뻗어가는 선. 이건 그러니까…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너른 건물의 약도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동그란 원 초입에 겹쳐진 붉은색 동그라미가 암시하는 바를 알 법도 합니다.
 
현재 그들의 위치를 가리키는 것이겠죠.
 
소생명:... 음, 약도 같은 건가..?
누가 이런 걸 여기에 그려놨지...
(문자도 이어서 봅니다)
 
약도를 통해 살펴본 구조는 아주 복잡해보입니다.
 
이와 비슷한 입구 광장이 다섯개쯤 되고, 중앙 광장이 두개쯤 있으며, 중간중간 휴식처로 보이는 공간이 십수개쯤 됩니다.
 
얽히고 섥힌 길은 수십, 수백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있는 모양이군요.
 
낯선 문자는 실금 사이사이 공간에 적혀있습니다. 지시, 혹은 안내를 위함일 것 같습니다.
 
<교육> 판정
 
소생명:
교육
기준치: 90/45/18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적어도 일데리안의 역사에 남은 언어는 아닙니다. 어디서도 그러한 형태를 본 적이 없습니다.
 
전혀 읽을 수 없습니다.
 
소생명:... 있지, 나는 내가 평생 읽을 수 없는 문자란 없을거라 생각했어. (갑자기 재수업는말)
 
에르드:그 발언 진짜 재수없는 거 알아?
 
소생명:실제로도 읽을 수 없는 건 없었는데... 이런 건 훌륭한 연구 자료야. (이와중에 흥미를 보인다.....)
 
에르드:난 전혀 모르겠는데. 이런 게 자료로 보인다니 너답다 너다워. (입을 팔로 틀어막고 콜록거린다.)
 
소생명:..... (.............. 걱...정...스럽게....또 쳐다봅니다...)
아... 알겠어. 가자, 가. 연구고 뭐고.. 나중에 하던지. (하며 길쪽으로 무작정 걸어갑니다..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 네가 안 아프려나.)
 
에르드:딱히 눈치주려는 건 아니었다…….
 
길 너머 이어진 안쪽의 어둠 사이로 희미하게 벽들이 보입니다.
 
하나의 구역에 벽을 세워 십수개의 작은 구역으로 나눈 형태로군요.
 
그리 나뉜 구역들은 텅 비어있거나, 구조를 파악할 수 없는 기계장치로 가득합니다.
 
그중 하나, 까만 [자국]과 먼지가 얽힌 바닥에 떨어진 [주머니]가 보입니다.
 
소생명:(자국을 슥 보며) ...그리고 말이야. 내가 모르는 기계장치라는 건 세상에 없었거든. (또 재수없는 소리)
 
에르드:이제 시비 걸 만한 힘도 없다.
시간만 많았음 다 뜯어보고 다녔겠네.
 
그을린 자국입니다. 누군가가 여기서 불을 피웠었군요.
 
근처 바닥에 먼지가 눌려 만들어진 발자국과 흔적들이 눈에 띕니다. 이곳에서 쉬었다 떠난 모양입니다.
 
소생명:응.. 그러다간 네가 죽을수도 있어서. (진짜)
 
에르드:죽을 정돈 아니야. 이 정도로 무슨…… (콜록콜록콜록)
 
소생명:....................... (쳐다봄)
 
에르드:…… 아무튼 아니야.
 
소생명:하.... (깊은 한숨)
이거 봐. 뭔가... 그을린 것 같지 않아?
누가 왔었던 것 같아. ... 현대인인가? 어떻게 된 거지...
 
에르드:우리가 여기에 떨어졌으니, 앞서 간 성도 중에도 여기 온 사람이 있을 수도.
 
소생명:그 사람들도 떨어졌다가 살아남은건가... (주머니 주워보며)
 
겉부분이 삭아있는 삼베 주머니입니다. 끄트머리에 피가 눌러붙은 자국이 눈에 띄는군요.
 
안쪽에서 희미한 약냄새가 납니다.
 
소생명:(열어본다) ... 뭐지. 약인가?
 
거의 다 쓴 약재가 눌어붙어 있습니다.
 
소생명:먼저 온 사람이 쓰다가 간 게 분명한데. 이쯤되면...
 
에르드:핏자국을 보니, 우리처럼 그 뿌리 괴물 자식과 싸웠을지도 모르겠어. 어떻게 이 지하까지 안 죽고 왔는진 모르겠지만…… 뭐 우리도 안 죽었으니까.
 
소생명:그래, 우리가 안 죽은 것 처럼 다른 성도들도 안 죽고 왔을 수도 있지. 한 둘이겠어. (바닥 대충 발로 문질러 보다가 뒤로 돌아서 저벅저벅..)
너, 아직 괜찮은거야?
 
저벅저벅 나아가던 생명은 털썩, 무언가가 힘없이 쓰러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뒤돌아보면… 짐작했던 결과일지도 모르겠군요. 에르드가 쓰러진 채입니다.
 
소생명:(어?) .... 야... 야. 왜 그래. (깜짝 놀라서 뛰어가 네 상태를 살핀다)
 
그는 생명이 불러도 꼼짝도 않습니다.
 
에르드는 고통스러운 낯으로 거세게 숨을 몰아쉽니다.
 
유달리 체온이 뜨겁습니다. 크게 부풀었다 꺼지기를 반복하는 흉곽을 정상적이라 볼 수는 없겠죠.
 
소생명:... 많이 아파? ... 어떡하지. (네 이마에 손을 얹어 체온을 재보며) 정신 좀 차려 봐. ... 야. .. 안 들려?
(흔들 흔들..)
 
<의료> 판정 혹은 <생물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소생명:
생물학 Roll
기준치: 90/45/18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과산소증 증상으로 보입니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 속에서 강행군을 지속한 것이 원인인 듯하네요.
 
호흡을 진정시키기 위해 텅 빈 물주머니를 물린다던가, 에르드가 챙긴 마스크를 씌워주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소생명:(침착하게 네 입가와 목젖 위에 손을 대보더니 어떤 증상인지 알아챈다. 너를 끌고와서 제 무릎에 기댈 수 있게 해주고 빈 물주머니를 꺼내 능숙하게 입을 벌려서 물려준다) ... 조금만 참아. 괜찮아. 진정 될 거야..
 
호흡을 진정시킨 후로도 그는 쉽사리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들끓는 열이 에르드의 체온을 잠식합니다. 정말 단순한 과산소증뿐일까요?
 
에르드가 황성에서 부해에 대해 무어라 일러주었던가요. 그 흰 거목의 시독에 당한 이들이 열병을 앓던가요…
 
우선 에르드를 조금이라도 아늑한 곳으로 옮기는 편이 좋겠습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생명은 어디로 가야할까요?
 
소생명:여기가... 어디인 줄 알고. 바보야, 내가 너를 어떻게 옮기는데.. (고개 두리번...)
 
한 번도 보지 못한 낯선 양식의 건물들.
 
한때 융성했던 도시일 터이니 분명 평범한 주택이라던가, 의료시설이 존재할 법 한데도… 하나도 알아볼 수 없습니다.
 
이곳의 기호도, 지표도, 그 어떤 상징도 생명의 상식으로는 읽어낼 수 없었죠.
 
<행운> 판정
 
소생명:
기준치: 55/27/11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럼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당신과 그는 이방인이요 초대받지 못한 이라. 이미 영면에 잠든 이들의 허락을 구하는 것도 우스운 일입니다.
 
근처에 작은 건물 하나가 보입니다. 좋은 곳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리로 가보는건 어떨까요?
 
소생명:(흔들리는 눈으로 한참 너를 바라본다. 머리가 좋으면 뭐하나. 이럴 때 너를 지켜 줄 수도 없는데.) 나... 어떻게 해야할까. (고개를 들어 작은 건물이 있는 곳을 바라본다. 그리고.. 무언가 결심한 듯 일어나서 ... 그대로 너를 끌고 이동한다. 질질질...........)
 
생명이 에르드를 질질 끌고서 들어선 작은 건물은 형태나 구조가 낯설긴 하지만, 여태까지 돌아본 건물들에 비한다면 평범하기 그지없습니다.
 
입구를 지나 보이는 넓은 공간에 방으로 보이는 곳이 두 개, 창고로 보이는 곳이 하나가 딸려있습니다.
 
본래 가정집으로 사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줄기의 침범은 보이지 않고, 무너지거나 위험해보이는 곳 또한 없습니다.
 
소생명:(에르드 잠시 놓고 일단 에르드를 눕힐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본다.. 위험한 물건 죽죽 치워버리며) .........흐아... 이거, 엄청... 힘드 ... (.......)
 
위험한 물건을 대략 치우고, 침상을 마련합니다.
 
거구의 남성을 끌고 온데다 물건까지 치우느라 여간 힘이 빠지는 게 아니네요.
 
소생명:너.. 너... 너 살 빼.... 진짜.. 진심으로... 죽여버릴거야.... (헉...헉)
(침상에 에르드 눕힙니다... 어떻게 아까 가져온 뗄감?으로 불 떼워 볼 수 있으려나,,,)
 
가능합니다.
 
침상을 마련하고, 에르드를 눕히고, 몸을 데우기 위해 불을 피우고…
 
일련의 행동만으로도 에르드의 낯빛은 한결 나아집니다. 그럼에도 간간히 거친 호흡이 목을 긁는 소리를 내며 그를 괴롭힙니다.
 
<지능> 판정
 
소생명: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가 약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그의 짐 속에서 기본적인 비상약을 봤던 것 같습니다.
 
소생명:(....................엄청 힘 . 듬. ) (잠깐 앉아서 숨 고르는 중.... 마른세수 하는 중....)
하....... 약... 있나. (네 짐을 뜯다)
 
그의 짐을 뒤져보자, 황성에서 지급한 것인지, 그가 챙겨온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제법 부피가 되어보이는 상자가 보입니다.
 
소생명:이건 뭐야...? (냅다 열어봄)
 
상자를 꺼내자 그 옆에 놓여있던 가죽표지의 수첩이 마찰력에 의해 딸려나옵니다.
 
그리고 짐 밖으로 툭 떨어지며 내부에 스크랩되어있던 종이뭉치들이 흩어져버리는군요.
 
그 종이뭉치에는 생명, 당신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소생명:... 이게 뭔데 가지고 있었던거야. (수첩 주워본다)
 
부해에서 보고 겪은 것들이 상세히 적힌 관찰기입니다.
 
물론 당신의 행동이나 발언 등도 간략히 적혀있군요. 이건… 꼭, 당신을 감시하는 이의 보고서 같습니다.
 
소생명:... 왜 내 행동까지 적은건데..? 굳이...
(이어서 종이뭉치 들어봅니다)
.... (가만...... 바라보고 있다가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눈으로 종이뭉치를 내려놓는다. 상자를 달칵 열어보며.)
 
평범한 약상자입니다.
 
누런끼가 돌지만 깨끗한 무명천, 용도가 메모되어 있는 각종 환약들, 말린 약초들…
 
에르드가 초면에 당신에게 무어라 자기 소개를 하였던가요.
 
에르드:난 당신의 여정을 함께하게 된 길잡이, 에르드다.
 
그는 당신에게 부해로 함께할 이라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상합니다. 그는 평범한 이입니다. 부해에 발을 딛는 순간 제 목에 낫을 드리운 사신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에르드는 스스로 죽음의 숲으로 걸어들어왔습니다.
 
그가 그럴만한 마땅한 사유에 대해 설명을 한 적이 있던가요?
 
목숨도 불사를 뒷배. 그것이 황성의 대제와 높으신 분들의 뜻이었다면…
 
고통어린 신음이 퍽 애처롭습니다.
 
에르드의 낯 위로 송골송골 맺힌 식은땀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흘러내립니다.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된 제국의 충성스러운 감시꾼이자 앞잡이…
 
그럼에도 당신은 에르드의 입에 약을 넣어줄 것인가요?
 
소생명:너... 이런 걸 나한테 숨긴 이유가 뭐야. 내가 정말 악용이라도 할까 봐 그랬어? (약 통을 들고 고통스러워하는 네게 혼자 말을 걸기 시작한다. 옅은 분노가 설여있는 목소리는 퍽도 날카로웠으니.)
... 멍청한 것들은 이래서 문제야. 남의 말이라면 다 고분고분 따르려고 하고 무조건 생각 없이 나서고. 그러다가... (약통에서 약을 꺼내들며) 이 지경이나 만들고. (약을 따서 물과 함께 섞어 먹기 편하게 만든 뒤 살짝 흔든 뒤... 네 입에 조금씩 넣어 먹여줍니다.) ... 정말 바보.
 
솔직히, 에르드가 밉지 않다면 그것은 거짓이겠습니다.
 
어쨌든 동행인이 누워 앓고 있는데 일말의 도움도 주지 않을 정도로 매정하게 굴기도 어려운 노릇입니다.
 
그는 동행인이고 길잡이인 동시에, 당신의 유일한 친구이기도 하니까요.
 
생명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에르드는 순순히 물과 함께 약을 받아넘깁니다.
 
한동안의 시간이 지나면, 그의 호흡이 한결 편하게 가라앉습니다.
 
소생명:(네 이마를 쓸어주며 열이 내렸는지 기침은 멈췄는지 확인도 하고 그제서야 한숨 내려놓는다.) 난 말이야... 처음에도 말했지만 세상을 구하는 것 따위 관심 없어. 여기도 그냥 높은 사람이 불렀고, 불려와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일 뿐이야.
그래도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어. 너랑.. 네 소중한 사람들이 지내는 세상이잖아. (네 짐들을 정리해서 제자리에 넣어주며)
... 솔직하게 말하라면서. 바보야. 말 할 상대는 있어야 배울 거 아니야...
 
생명은 에르드가 깨어나기 전 그의 짐을 정리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소생명:(조금 피곤하다... 잠깐 자볼 수 있나..? 일어나면 괜찮을지도 모르니깐...)
 
그제서야 잊고 있었던 피로가 몰려듭니다.
 
한결 고른 숨소리, 불길이 전하는 온기… 지하에 도달한 이후 단 한순간도 쉬지 못했죠.
 
천근같은 수마가 눈꺼풀을 내리누릅니다.
 
어느 틈에 생명은 깜빡 잠에 듭니다…
 
소생명:(옆에 있는 벽에 툭 기대서 잠든다...)
 
 
 
…혼곤한 정신의 틈을 비집고, 어떤 소리가 들려옵니다.
 
<듣기> 판정
 
소생명: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보글보글, 무언가가 끓는 소리가 납니다. 거기에 더해 고소한 냄새가 나는군요.
 
곧이어 정신이 끌어올려지는 감각.
 
생명이 눈을 뜨면, 한결 나아진 낯빛의 에르드가 작은 냄비를 젓고 있습니다.
 
에르드:(기상을 곧장 눈치채곤 시선 준다) 일어났냐? 아직 좀 더 끓여야 되는데.
 
소생명:(빠안히... 멍..... 빠아아안.........) 너.... (벌떡.) 괘, 괜찮아...? 안.. 죽었어...!? (?)
 
에르드:멀쩡히 살아있는 사람한테 안 죽었냐니. (눈 게슴츠레하게 뜬다.) 어제보다 훨씬 나아. 어제 내가 쓰러진 덴 여기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네가 여기까지 데려온 거지?
 
소생명:(그 말을 들으면서도 한참동안이나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본다. 이내 한숨 푸우욱 쉬고 마른 세수.) 진짜 죽는 줄 알았잖아 바보야... 너 무거워서 끌고 오는 데 혼났어..
 
에르드:걱정했냐? (피식 웃는다) 덩치 차이도 많이 나는데 고생 많았겠네. 가방에 약이 있었을 텐데. 그걸 쓴 거야?
 
소생명:네가 쓸데없이 몸뚱아리는 산 만하다는 소리잖아. 황소같은 게. (안심이 되니 다시 나쁜말 말투로 돌아온다...)
... 맞아. 가방에, (... 순간 자신이 잠들기 전 봤던 것을 기억하고 시선 주욱 돌리며) ... 있는 거 썼어. (작은 목소리)
 
에르드:걱정을 할 거면 좀 더 오래 하지 그래. 뭐, 이제 멀쩡하긴 하지만. (말투가 아주 잘도 바뀌는군)
잘했어. (가방의 밀서를 봤음은 짐작하지 못한 걸까? 별다른 말 없이 냄비를 젓다가 스프를 조금 덜어준다.) 다 됐다. 먹어.
 
소생명:정말... 약도 안 먹고 뱉었으면 강제로 먹여야 했다고. 고분하게 삼켜줘서 참 고맙다. (에휴... 이걸 어쩐다.) ... 야, 있잖아. 그, ... 음. (더듬... 스프 받아서 쳐다보기만 하며)
 
에르드:무의식 중에도 살고 싶었나 보지. (덤덤하게 말하며 제 몫의 스프를 뜬다. 한 숟갈 입에 뜨려다 말고) 왜?
 
소생명:... (눈치.) (눈치....) 아니, 딱히. (라고 하며.. 스프 쫍 마신다...)
나, 약 꺼내다가 네 노트 봤는데. (딱히. 라고 해놓고서 갑자기 말함)
아니 뭐, 근데. 네가 거기 놔둔 게 문제다...? 내가 딱히 보려고 한 건 아니였는데 (중얼중얼..... 뭔가 해명을 하고 있다.....)
 
에르드:수첩? (물끄러미 불길을 바라보다 수프를 한 입 먹는다. 우물거리느라 잠시간 말이 없었다.) 그거 말고 다른 것도?
 
소생명:............................ (무언은 긍정. 널 못 쳐다보면서 스프 마시고 있다....... 계속 마신다. 계속...)
 
에르드:누가 보면 네가 잘못한 줄 알겠네. 왜 눈치를 보고 있어? 네 성격에 읽었으면 화라도 낼 줄 알았는데. (이쪽도 잘못한 사람치고는 굉장히 태연하고 덤덤한 태도긴 하지만)
 
소생명:뭐!? 누가 화를 낸다는 거야? 네 비밀이니까 내가 멋대로 본 게, ... 저기, 그냥.. 난 약 꺼내려고 그런건데... 아, 아무튼 너 때문이잖아!! (뭐든간에 네 비밀을 봐버려서 미안한 마음이 큰 것 같다..)
 
에르드:나참. 비밀이긴 해도 수틀리면 널 죽이라는 건데? 이상한 데서 객관적이긴.
그런 명령을 받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난 용병이라 주인이라 할 법한 사람이 없거든. 대제든 귀족이든, 의뢰는 내가 받고 싶은 것만 받는다. 내가 받은 의뢰는 너와 부해로 가서 이 상황의 실마리를 잡는다, 그게 다야. 네가 딴짓을 할 것 같지도 않고, 만약 한다고 해도 그냥 내가 힘으로 뺏어오면 될 텐데 뭐하러 죽이기까지 하냐?
 
소생명:(죽이라는 건데? 라는 대답에 뾰로퉁한 표정으로 시선 비끗 돌린다. 그러다가 죽이기까지 하냐? 라는 말에 다시 동그래진 눈으로 너를 쳐다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보이는 표정이다....) 그럼 그거 아니라는 소리야..? ... 아니, 뭐.. 감시가 있긴 해야지. 내가 높은 사람이었어도 감시 붙였어. 현명하긴 하지... (....)
 
에르드:(생각이 얼굴에 다 드러나는군……) 그 밀서는 어디 버릴 틈이 없어서 그냥 갖고왔을 뿐이야. 수첩을 쓴 건 너는 성도니까 부해에서 나와 차이점이 있을지 관찰하기 위해 쓴 거고. 근데 불쾌했담 이제 그것도 안 쓰지 뭐.
 
소생명:... 알았어. 처음부터 추궁할 생각은 없었거든. 너라면 다 이유가 있겠지 해서... 딱히 불쾌한 건 아니었어. 네가 비밀이 있다는 거에 좀 놀랐을 뿐이지. (스프를 빤히 보다가 다시 쫍... 마신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갑자기 쓰러지고 난리야.. 사람 심장이 막 왔다갔다 한다고.. 에휴...
 
에르드:그러냐. 합리적이기야 하지만 본인의 목숨을 갖고 저울질한 거니 화낼 줄 알았는데. 좀 의외야? (남은 스프를 한입에 털어넣는다) 나도 쓰러지고 싶어서 쓰러진 건 아니거든. 숨 쉬기가 힘들더니 눈앞이 팽 도는데 어떡해? 기억도 없어. 중간에 네가 약 먹여준 이후로 뭐라고 중얼거리는 건 어렴풋 듣긴 했는데.
 
소생명:(심기불편... 꼬리 바닥에 탁탁 거린다..) 세상엔 네 생각보다 더... 자기 목숨보다 중요한 게 있어 멍청아. (그것보다 네가 살아서 다행이라는 말을 꼭 이렇게 함.) ... 근데 기억이 없어? 그렇게 끌고 왔는데 그게 기억이 없다니.. 역시 과산소증이 맞았나보네.
... 아니, 나 딱히 별 말 안 했어. (별 말 한 것 처럼 말하기.)
 
에르드:어렵게 돌려말하지 말고 원하는 뜻을 제대로 전달해라. 뭐라고 잘못 들을지 모르거든? (한심하게 봄) 네가 날 끌고 오는 줄도 몰랐다. 어쩐지 몸에 돌 같은 데 긁힌 상처가 몇 군데 있더라니. (아, 너 탓하는 건 아니다. 덧붙인다)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별 말 한 것처럼 들리는군…… 내 욕이라도 했냐?
 
소생명:그, 그래 욕 했다. (.........) 네가 하도 무거워서 끌고 오는 데 버리고 싶어서 뭐라고 한 거거든..? (...........) 참나. 누가, 누가 보면 걱정해서 말 걸었다거나 네가 좋아서 내 심정이라도 전달한 줄 알겠어..? (술술 말한다.......)
에이씨... (혼자 역정내며 스프 들이킴.......)
 
에르드:날 걱정했군. 내가 좋아서 네 심정도 술술 주절거렸고. 그렇게 이해하면 되지? (그래도 이번엔 대놓고 말해주기라도 했네. 장족의 발전이다 이만하면)
 
에르드 체력 4, 생명 체력 1 회복
 
소생명:하???? (심기 매우 불편! 꼬리 파드득...) 누, 누가.. 그렇대... (그러나 큰 부정은 안 하고 접시 쾅! 내려놓더니 무릎 세우고 쭈그려 앉는다.....)
 
에르드:하나도 안 무섭다. (눈썹 하나 까딱 안 하고 빈 그릇을 닦는다) 그나저나 이 정도로 거대한 도시면 분명 사람이 많이 살았을 텐데. 다 어디로 간 거지?
 
소생명:... 몰라서 물어. 멸종했겠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눈 깜짝이며 그릇 닦는 널 쳐다보고) 재해가 있었다기엔 흔적이 너무 깔끔해. 마치 사람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에르드:어쩌면 네 말대로 재해가 일어났을 수도 있지 않겠어?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재해가 닥쳐서, 도망칠 틈도 없이 이 도시에서 죽어버린 거지.
이 지하처럼 습한 곳에서는 뼈조차도 백년을 가지 못하거든.
 
소생명:... 그런거라면 뭐, 건물이 부서지지 않는 재해겠지. 독살이라던가.. 감염병이라던가.
뼈도 안 남은 건가... 그런 거라도 남아있으면 생각을 더 해볼 수 있을텐데.
그래도 아직 안 간 곳이 남아있잖아.
 
에르드:어쩌면 우리가 싸운 그 흰 뿌리 놈일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 도시에서 봤던 흰 나무는 해로워보이지는 않았어.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알 수가 없군.
그래. 이만 이동하자. 약 덕분인진 모르겠지만 이제 전혀 아프진 않아. 확실히 여긴 부해가 미치지 않는 장소인 것 같군.
 
소생명:자세한 걸 알려면 증거가 더 필요해. 지금 넘겨짚는 건 좀 위험한 행동이니까 크게 생각하진 말라고. (몸 일으켜 선다.) 기침도 줄은 것 같은데.. 여기에선 괜찮은거야? 그것도 이해를 할 수가 없네. 왜 여기는 부해의 영향이 없는걸까.
 
에르드:부해의 독은 후추가 목으로 쏟아지는 느낌이랑 비슷해. 지상에선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항상 목이 따끔거렸지. 하지만 여기선…… 박하의 향을 맡는 듯한 화한 느낌이랄까. 아픔과는 확실히 달라.
마지막 건물에서는 좀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증거가 나왔음 좋겠는데.
 
소생명:상상하기도 싫은데 그런 아픈 느낌... (흘깃 보더니) 알았어, 챙겼으면 이제 가자. 아프면 바로 이야기 해야 돼. 아까처럼 나 힘들게 하지 말고..
 
에르드:그래그래. 너 걱정 안 시키게 바로 말할게. 가자. (가방 챙겨든다)
 
두 사람은 뾰족한 첨탑을 지닌 건물로 향합니다.
 
한때 첨예했을 첨탑은 건물 한쪽이 무너진 탓인지 크게 기울어져 있습니다.
 
푸르스름한 색과 갈라지듯 녹슨 모양새를 고려하건대 첨탑을 주조한 것은 청동일 수도 있겠습니다.
 
도시의 다른 건물들에 비한다면 유독 연식이 돋보입니다. 주기적인 관리보수를 받지 못했던 것일까요?
 
당장 무너질 것 같진 않지만, 오래 머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은 아닐 것 같습니다.
 
내부를 살펴보면 길고 넓은 배랑 한쪽 구석에 무너진 틈새로 솟아난 [굵은 가지]가 눈에 띕니다.
 
아무래도 이것 때문에 건물이 무너진 것 같군요.
 
안쪽으로는 낮은 단이 쌓여있고, 그 중앙부에 무너지다시피한 [제대]가 보입니다.
 
뒤쪽으로는 [작은 방]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소생명:(굵은 가지 쪽으로 가서 고개 기울이며 살핀다) 이거...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오래 있는 건 좋지 않겠어.
 
소름끼치는 흰색입니다만, 그것은 일말의 반응조차 없이 잠잠합니다.
 
이것이 도시의 멸망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그렇다기엔 건물들이 지나치게 성해보이는데.
 
다른 부가적인 연유가 있는 걸까요?
 
소생명:... 뭐지, 얘네가 혹시 사람들을 죽이고 자기도 죽었나. (극단적)
 
에르드:극단적이군…… 그렇지만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겠지.
 
나무 줄기를 살펴보면 지면을 뚫고 나온 것이 어지럽게 얽힌 채 첨탑의 일부를 무너트리고 가지를 뻗고 있습니다.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지면과 맞닿은 부분이 줄기가 아닌 가지의 일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설마, 이 밑으로 더 공간이 있는 것일까요? 대체 이 나무는 얼마나 거대한거죠?
 
소생명:... 얼마나 자라있는거야 이거.
일단은.. (안쪽으로 들어가서 중앙에 있는 제대를 살펴보며) 여기랑 이 뒤쪽에도 뭐가 있는 것 같아.
 
에르드:더럽게 크게도 자랐네. (따라 들어간다)
 
석재 위에 목재를 올려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제대입니다.
 
지금은 [허물어진 돌] 밖에 남지 않았지만, 군데군데 남은 화려한 색채가 한때의 위용을 짐작케합니다.
 
제대 뒤쪽으로는 사람이 새겨진 [조상]이 있습니다. 단 아래를 굽어보는 모양새군요.
 
에르드:무슨 종교를 믿었던 거지? 역시 오래 전 문명이라 그런지 지금의 크로하스에서는 본 적 없는 모양이야.
 
소생명:(허물어진 돌을 만져보며..) 이 시대 사람들도 종교를 믿었다는 거야? 난 그런 사람들 이해가 안 가. 어차피 언젠가는 다 똑같이 죽을건데... (중얼)
 
에르드:나도 종교 같은 건 믿질 않아서 모르겠다. 허상의 존재에 기도해봤자 뭔 의미가 있는 건지.
 
돌 틈에서 금속재질의 작은 상자를 발견합니다.
 
소생명:.... 이거 뭐야? 뭐가 나왔는데. (기릭기릭 상자 빼서 에르드 줌.)
(줌. 매우 줌.)
(네가 열어.)
 
에르드:아주 맡겨놨지? (투덜거리면서 상자 연다)
뭐야. 별로 힘 들어가지도 않는데. (오히려 너무 세게 열려다가 뚜껑을 부숴먹었다)
 
소생명:?
아니 누가 굳게 닫혀있대? 그냥 위험해보이니까 네가 열라고 한 거야 멍청아.
 
에르드:그러니까 지금 나한테 위험을 떠넘겼다?
콱 그냥.
 
소생명:.... 넌 그럼 저게 사람 힘이냐?
뭘 어떻게 하면 뚜껑이 부숴져?
 
에르드:힘 좀 주면 부서지는 거야 쉽지. 그리고 이게 얼마나 오래된 건지 다 삭고 낡아있다고. (나름 일리있는 항변)
 
소생명:그래 네 돌덩이 같은 힘 자랑 알았으니까 안 쪽에 뭐있는지 좀 보자. (기웃)
 
열어보니 이곳에서 사용했던 제기가 들어있습니다.
 
촛대, 잔, 그릇과 검이 들어있습니다. 바닥 일부가 덜컥거립니다.
 
덜컥거리는 바닥을 들춰보면 단검과 말뚝이 들어있습니다.
 
피라도 말라붙은걸까요? 새까맣게 변색된 모양새가 영 심상치 않습니다.
 
잘못 건드리면 손이 곪을 것 같군요.
 
소생명:.... 뭐에 사용했던 거야? 이단자 처단? (극단적)
 
에르드:뭔진 몰라도 건드리면 끝장날 것 같군. (으)
 
소생명:그거 저리 두고 여기 좀 와 봐. (저벅저벅.. 조상 있는 곳으로 간다)
 
에르드:(상자 옆에 대강 버려두고 감)
 
조상은 아마 이 곳에서 모시던 누군가겠죠.
 
오싹한 기분이 듭니다. 아니, 불쾌한 기분이듭니다.
 
이게 자애롭게 굽어보는 사람의 표정이 맞는 걸까요?
 
온 몸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만 같은 끔찍한 감각이 스쳐지나갑니다. SAN C (0/1)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72/36/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음.
 
소생명:... 저거나 좀 부시지 그래. 기분 나쁜데. (가리킴...)
 
에르드:……? 왜?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뭐 이상한 거라도 있어?
 
소생명:(조상 가리킴... 매우 가리킴.) 저거 말이야 저거.
뭔가, 이상하잖아. 표정도 이상하고...
 
에르드:(여전히 모르겠단 듯 눈가를 살짝 찌푸린다) 글쎄. 그냥 평범한 조각상 아냐?
괜히 건드려서 쓸데없이 먼지 일으키지 말고, 다른 데나 보러 가자.
 
소생명:...... ? (에르드를 이상하게 본다...)
... ... (기분탓인가.. 하며 고개 젓고 뒷방으로 들어가며)
 
건물에 뒤쪽에 위치하는 작은 방입니다. 이곳에도 가지의 침입이 있었던 것인지, 벽 일부가 무너져내린 채군요.
 
한때 책장으로 기능했을 더러운 [선반]이 한쪽 벽을 꽉 채우고 있고, 반쯤 썩어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테이블과 의자가 덩그라니 놓여있습니다.
 
소생명:여기 오랫동안 있는 건 역시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아. 아까부터 이상한 기분만 들고.. (선반 흘끔 올려보며)
 
책이 전부 삭은 것인지, 아니면 원래 장식장처럼 사용되었던 것인지…
 
드문드문 남은 먼지자국을 제외한다면 텅 빈 선반입니다.
 
벽 일부가 무너져 내리며 뒤틀린 것인지, 유격이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너머를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생명:(이리저리 흘끔거리며 뭐 없는지 보다가 뒤로 고개 쭉 빼서 유격을 본다.) 다 망가져서 말이야.. 아무것도 없고. (자연스럽게 너머로 고개 기울여 보고)
 
숨겨져있던 책장을 발견합니다. 그 안쪽에는 몇권의 책이 남아있군요.
 
다만… 앞의 선반을 밀거나 당기면 삼면뿐인 벽이 불안한 소리를 내며 흔들립니다.
 
책을 꺼내려 한다면 <손놀림> 판정
 
소생명:
손놀림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아.
(나의 행운을... 사용하자... 미신은 안 믿지만 지금은 필요하다.)
 
행운 1 감소, 성공으로 판정합니다.
 
[낡은 서적] 한 권을 손에 넣습니다.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주변을 건드리지 않고 책을 빼낼 수 있었네요.
 
소생명:... 나 방금 선반에 깔릴 뻔했어. (서적 꼬옥 들고...)
 
에르드:빼내느라 고생했군. 깔릴 위험을 감수하고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어야 할 텐데.
 
소생명:(휴) 아무튼... 볼까.
(서적 펼쳐본다...)
 
누르스름한 표지에서는 형용하기 어려운 쇠비린내가 납니다.
 
치밀어오르는 불쾌함을 애써 삼키고 내지를 펼쳐보면… 이상한 일이죠.
 
여태까지 도시에서는 단 한 글자도 읽어낼 수 없었는데, 이 책만큼은 예외입니다.
 
다만, 기이할 정도로 모독적이고도 괴이한 내용이… SAN C (1D2/1D6)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72/36/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1
(소름)
 
이성 1 감소.
 
에르드:뭐야, 이건? (미간을 잔뜩 찡그린다.)
 
끔찍하군요. 용도조차 짐작할 수 없습니다.
 
이 기분나쁜 책을 더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당신은 지독한 이끌림을 느낍니다.
 
이 책은 어쩌면 당신에게 여지껏 보지 못했던 것들을 선사할지도 몰라요…
 
<정신력> 판정
 
소생명: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이 본능과 이성, 양측의 합의 하에 책을 내팽겨치면… 팔랑, 하고 종이 한장이 떨어져내립니다.
 
소생명:(냅다 버림) 으... 이상해.
... ... ? 이건 뭐지. (종이 주워본다)
 
책 사이에 끼워져있던 메모인 모양입니다.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쓸모가 있을까요?
 
뒷부분은 찢겨나간 것 같습니다.
 
수상쩍은 곳에 숨겨진 불쾌한 서적과 피가 묻었던 것 같은 검, 게다가 기묘한 조상…
 
아무래도 떳떳한 종교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숨겨둘 필요가 없을테니까요.
 
소생명:내가 이래서 사이비를 싫어해. (쯧)
 
에르드:이 건물 전체가 사이비 놈들 아지트 같은 거였나?
옛 고대 문명에도 이상한 놈들은 있었군.
 
소생명:그러니까. 사람들은 왜 현실적이지 않은 것을 믿는 건지 모르겠어. 어차피 실효성도 없는 걸.
일단 여기 주변은 다 본 것 같지?
 
에르드:그렇게라도 기댈 게 필요했던 건지. (끄덕)
 
소득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없었다고 해야 할까요?
 
에르드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도시에는 갑작스레 몰락에 당도했다면 으레 있을 법한 절박하게 도망친 흔적이나, 살기위해 발악한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래서는 꼭, 전부 조용히 잠들어있다가 돌연 죽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을 텐데도….
 
도시의 적막한 풍광은 먼지 쌓인 모형정원 같습니다.
 
에르드:일단, 아까 쉬던 곳으로 돌아가지.
 
소생명:... 그래, 그러자. 뭔지 갈수록 이상해지고 있어. (아까 있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두 사람이 쉬던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걷다 보면……
 
<듣기> 판정
 
소생명: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규칙적인 발걸음 소리에 섞여, 바람같은 목소리가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소생명:(멈칫)
(주변을 돌아보며)
 
에르드:왜 그래?
 
소생명:... 무슨 소리가 들려.
 
에르드:뭐? 난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소생명:... 그럴리가. 난 귀까지 막고 있었는데..
 
어째서 여태껏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에르드가 놀라 숨을 들이킵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분명한 과거를 거짓이라 치부하고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으니까요.
 
거대한 이 어둠에 잠긴 도시의 심부를 관통하며 고고하게 홀로 서있습니다.
 
마치 이 세상에서 표리되어 다른 세상에 속한 것만 같군요.
 
대지조차 탑을 위해 정중히 거리를 벌리고, 공동 너머로 마주한 부해는 희미한 빛으로 탑의 실루엣을 장식합니다.
 
정적이기에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박제같은 풍경.
 
저것을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어둠 속의 등대, 굽어보지 않는 구도자.
 
당신은 상아탑이라는 말을 문득 떠올립니다.
 
그렇다면 매끄럽고 고운 벽면을 침범하며 자라난 거대한 거목의 줄기는 탐욕스러운 뱀에 빗대는 것이 옳겠습니다.
 
잔악무도한 침탈자는 탑 너머로 가지를 뻗은 채, 지미한 빛을 머금은 흰 이파리들을 점점이 매달고 있습니다.
 
이 광경은 지독히도 아름답습니다. 동시에 지독히도 비현실적입니다. SAN C (1/1D4)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71/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
 
소생명:저게, ... 뭐야? (동공 지진)
 
에르드:(숨이 절로 막힐 만큼 압도되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순간 그 모습에 시선을 앗겼다.) 믿기지 않는군. 아까까지만 해도 저런 건 없었잖아.
 
<정신력> 판정
 
소생명: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도시 곳곳에 남은 무너진 흔적을 발견합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도시가 거의 온전하다고 생각했었는데요.
 
폐허의 틈을 가르고 솟아난 줄기들은 하나같이 탑을 베어물은 거목과 이어져 있습니다.
 
탑이 사람의 인지를 피해 숨을 수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부해의 거목에게 그러한 능력이 있는 걸까요…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것은 본능의 경고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지하도시에서 그나마 지면과 맞닿은 것처럼 보이는 건 저곳이 유일합니다.
 
수상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역시 가볼 수밖에 없겠죠.
 
영원히 지하를 맴돌다 생을 마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요.
 
소생명:... 가 봐야겠어. 출구랑 가까울지도 모르고.. 저런 수상한 걸 그대로 냅둘 순 없잖아.
 
에르드:지금으로선 위로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건 저것밖에 안 보이니까. (가방을 고쳐맨다.) 가자.
 
소생명:(숨 들이킴) ... 그래, 가자.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네 모습 한 번 흘깃 보다가 발걸음 옮깁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에르드와 생명이 도달한 탑은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인기척이라곤 일절 느낄 수 없습니다.
 
상아빛의 벽체는 정교한 기둥이 떠받치고 있고, 층층이 쌓인 탑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까마득합니다.
 
정면에 뻥 뚫린 아치형의 입구가 보입니다.
 
소생명:(입구 쪽으로 걸어가며) 여기, 생각보다 이상한 것 같지 않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만 일어나잖아.
... 높기도 하고. (위 올려보고)
 
에르드:애초에 여기로 오기 전에 만났던 그 뿌리 놈부터가 이상했지. 상식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면 머리만 아프다.
그냥 헤쳐나가는 수밖에.
 
소생명:모든것은 상식으로 연결이 되는 법이야. 그 뿌리도 여기도 어떤 일이 있었겠지. 절대 무슨 허구의 존재로 이렇게 되는 건 아니니까. (입구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내부로 들어서면 먼지가 잔뜩 쌓인 적막한 홀이 두 사람을 마주합니다.
 
다소 작게 보였던 입구와는 달리, 내부의 층고는 몹시도 높아 웅장함을 자아냅니다.
 
안쪽에는 각 층을 잇는 원형계단이 보이고, 계단을 지키고 선 조각상이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잠깐, 조각상이 고개를 돌린다고요?
 
소생명:?
 
괴물 | 백각白角의 짐승을 조우합니다. SAN C (1/1D2)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1d2]]
1
 
이성 1 감소.
 
전투가 발생합니다.
 
순서는 에르드-생명-짐승-에르드... 순입니다.
 
에르드:드디어 뭔가 움직이는 걸 만났군. 환영해주지 않는 놈이라 문제지만. (가방을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고 단검을 쥔다.) 빨리 총 꺼내고 장전해.
 
소생명:너 지금 그게 문제야...!? 저, 저.. 얼굴이 왜 저래...? 내가 실험하던 것들도 저렇게 생기진 않았다고..! (주머니에서 총 꺼내서 탈칵 장전하며)
 
에르드:자세하게 보지 말고, 처치해야 할 놈이라고만 생각해! 먼저 간다. (빠르게 뛰쳐올라 짐승의 몸체 공격을 시도한다.)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
 
백각白角의 짐승:회피 시도 2
반격 Roll
기준치: 30/15/6
굴림: 35
판정결과: 실패
 
백각의 짐승, 반격 없음.
 
백각의 짐승 HP 1 감소. 생명의 턴.
 
소생명:싸우는 녀석을 어떻게 자세히 보지 말라는거야 이 늑대같은 멍청아!! (두 손으로 잡고 숨 한 번 내쉬더니 발 쪽으로 쏴본다)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백각白角의 짐승:회피 시도 2
반격 Roll
기준치: 30/15/6
굴림: 2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끼에에ㅡ (발에 총을 맞고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더니, 비틀거리며 달려와 생명을 들이받으려 한다.)
들이받기
기준치: 50/25/10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백각의 짐승 HP 4, 생명 HP 2 감소.
 
백각의 짐승 HP 5/10
 
소생명:(맞고 바닥에 크게 부딪치며) 윽...!!
 
에르드:소생명! (단검을 쥐고 이를 악문다) 빨리 일어나. 미적거리다간 죽어!
 
소생명:(.... 일어나질 못한다...) 누가 이런 상황에서 죽거니 말거니 한다는 거야... (부들)
 
백각의 짐승의 턴.
 
백각白角의 짐승:1. 소생명 2. 에르드 1
(푸르르, 발굽을 털며 넘어진 소생명을 똑바로 바라본다. 발굽을 높이 들어 희생양을 할퀴려 든다.)
백각 할퀴기
기준치: 50/25/10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생명, 반격이 가능합니다.
 
소생명:(아픈 호흡.. 바닥에 손 더듬거려서 떨어트린 총 겨우 쥐더니 한 손으로 겨누고)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그러니까 누가 죽는다는 거냐고... (덜덜 떨림...)
 
생명은 달려드는 짐승을 향해 권총을 발포합니다.
 
한쪽 손만으로도 반동을 컨트롤하고 치명타를 선사하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백각의 짐승의 한쪽 눈과 뿔이 그대로 관통당하고, 뿔이 부서져 바닥을 나뒹굽니다.
 
소생명:(힘겹게 일어나서 겨우 앉고) .... 저게.. (괜히 짜증내면서 숨 가눕니다)
 
에르드:잘했어! 몸 굴려서 옆으로 피해! (짐승이 시야에 타격을 입은 틈을 타 뒤쪽에서 접근한다)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높이 뛰어 비틀거리는 짐승의 몸에 단도를 깊이 박아넣는다.)
 
짐승의 몸에서 하얀 것이 솟구칩니다.
 
짐승이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립니다.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습니다.
 
소생명:몸을 굴리는 건 너같은 무식한 애들이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이 근육 바보가... 으. (엄청난 광경 보고 눈살 찌푸리며)
 
백각白角의 짐승:회피 1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반격 Roll
기준치: 30/15/6
굴림: 1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백각 할퀴기
기준치: 50/25/10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짐승은 외피로 하여금 칼을 떨쳐내며, 뒤돌아 저를 공격한 에르드를 할퀴려 합니다.
 
다행히 발굽은 아슬아슬하게 에르드를 스쳐지나갑니다.
 
짐승 HP 2/10.
 
생명의 턴.
 
소생명:(힘듬) 너... 너 제대로 안 할래? 나 죽일 생각이야?! 내가 살려놨더니..!?
 
에르드:(혀를 찬다.) 쯧. 미안. 좀만 더 힘내봐. 일단 주의는 내 쪽으로 돌려놨으니까.
 
소생명:(쿨럭...) 아 진짜 짜증나....!! (총 다시 고쳐잡는다. 이번에도 한 손으로 잡음...)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뭔가 보지도 않고 쏜 것 같다....)
 
백각白角의 짐승:회피 1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생명이 촌 쏭이 짐승의 몸뚱이에 정확히 명중합니다.
 
짐승은 형언할 수 없는 끔찍한 소리를 내지르더니, 자리에 털썩 쓰러집니다.
 
전투를 종료합니다.
 
소생명:(자기도 같이 쓰러짐.....)
 
에르드:야, 괜찮아? (짐승의 사체를 저 멀리 발로 차버리고 당신에게 달려온다.) 못 일어나겠어?
 
소생명:... (힘듬... 괴로움... 힘듬...) (에르드 쳐다봄...) 나, 잘 맞췄어...?
 
에르드:어, 잘했어. 너 사격 실력이 생각보다 출중한데. 나보다 훨씬 낫던데? (씩 웃는다)
 
소생명:하... 죽을 뻔 했는데 말은 잘하지... (중얼)
 
에르드:그거 가지고 엄살은. (무정) 일어나라. 잡아줄게.
 
소생명:내가 너 처럼 몸뚱이가 돌덩이인 줄 알아? 보통 사람은 이렇게 되면 죽는다고. 여기 바닥에 흠 난 거 안보여? (바닥 가리킴... 엄살...)
 
에르드:한 번 좀 차인 거 가지고 죽긴 뭘 죽어. 게다가 넌 성도잖아. (아무데나 성도란 이유 가져다대면서 손 내민다) 오래 있었다간 저런 놈 또 만날지도 몰라. 빨리 이동해야지.
 
소생명:성도면 다 되는 줄 아나... (끙.. 일어나며 네 손 잡고 일으킨다.) 아.. 허리 부러진 것 같아 정말로. (엄살2)
 
에르드:진짜 엄살 심하네. 이래서 곱게 큰 놈들이란. (절레절레 젓는다) 가방 들어줄 테니까 줘.
 
소생명:누가 곱게 컸다는 거야. 칫.. (그러면서도 가방은 내민다.)
 
에르드:몸 쓰는 일은 안 하면서 컸단 뜻이다. (가방 받아들고 계단으로 향한다.) 올라가자.
 
계단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사실, 올라가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소생명:알았으니까 빨리 벗어나고 싶어. 이런 이상하고 짜증나는 곳.. 돌아가면 허리를 치료받아야 겠다고. (할머니 마냥 허리 톡톡 두드리더니 쫓아간다)
 
계단을 오르던 에르드의 걸음이 일순 멎습니다.
 
그는 묘한 낯으로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생명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에르드:방금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착각이겠지. 마저 가자.
 
소생명:무슨 소리...? 아깐 내가 들었는데 이번엔 네가 듣는거야? (의아..)
 
에르드:(고개 절레절레 젓는다) 잘못 들은 것 같아. 가자고.
 
소생명:또 다른 녀석이 나오는 건 아니겠지. 또 그러면 이번엔 정말로 죽을거야. 정말로 멸종이란 말이야. (중얼거리며 간다)
 
에르드:멸종은 무슨. 악착같이 살 생각을 해라. 잘만 싸우더만.
 
소생명:... 몰라. 그건 우연으로 그렇게 된 거야. (진심)
 
에르드:우연도 반복되면 실력이지.
 
소생명:그건 모르겠지만 죽을 뻔 하면 살기 위해 발악은 하는 법인가 봐. (....)
 
에르드:원래 죽음의 위기 앞에선 없던 힘도 생긴다 하잖냐.
 
소생명:넌 좀 죽음의 위기에 갇혀봐야 돼. (?)
난 32번째 척추가 날아갈 뻔했다고.
 
에르드:얼씨구. 내가 용병 일 하면서 얼마나 많이 다쳐봤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나도 죽을 뻔한 적 많았거든?
나에 비하면 넌 진짜 엄살이다 엄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함)
 
소생명:자랑이다 멍청아....
하.... 32번째 척추는 척수 이식수술도 까다로운데... 메타몰리포지옴이 부족하니까.. (뭐라고 중얼거리나?)
네가 더 엄살이야 바보야. 아까 아팠다고 그것도 제대로 못 처리하냐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함)
 
에르드:뭐라는 거야…… (하나도 못 알아들음)
 
층을 오르면서 보이는 홀의 광경들은 공통점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공간의 크기도, 층고도, 구조도 저마다 제각각이군요.
 
<관찰력> 혹은 <지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소생명: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
(머리가 아팠다.... 아까 다쳐서..)
(역시 몸이 좋으면 머리가 고생을 안 한다)
 
관찰로 재도전해볼까요?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몸이 좋으면 머리가 고생을 안 한다
 
겉으로 보았을 때는 모든 층이 같은 규격을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탑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요? 비상식적인 광경을 목도한 생명, SAN C (0/1)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감소 없음.
 
각 층의 내부를 살펴보아도 생활감 없는 삭막한 풍경이 생명을 맞이할 뿐,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게 계단을 오르던 중, 두 사람은 3층에서 무너져 내린 홀과 마주합니다.
 
탐욕스러운 뱀이 침범한 흔적이군요.
 
소생명:절대 인간이 만들었을리가 없어. 뭔가 이상해 이거. (가는 눈)
 
공허하게 무너진 외벽 너머로 잠든 가지와 더불어, 어둠에 잠긴 도시가 보입니다.
 
에르드:이게 도시 곳곳에 침범한 줄기의 본체인가?
 
소생명:그래, 아무래도 그거 본체가 있을거라고 생각은 했어.
 
에르드:그나저나 도시의 건물은 저 멀리 있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연결되어 있는 건지. 구조가 짐작이 안 가는군.
여기에서도 같은 일이 되는지 시험해보자. 겉보기엔 똑같아 보이니까.
(가방에서 챙겨온 씨앗 하나를 꺼내어 가지에 올려둔다.)
 
에르드가 씨앗을 가지 위에 올려놓자,
 
소생명:(지켜봄)
좀 어때?
 
씨앗은 삽시간에 발아하여 싹을 틔우고, 연약한 줄기가 하늘을 향해 자라나며, 그 끝에 매달린 꽃망울은 작고 여린 무궁화 꽃을 피워냅니다.
 
축약된 생이 순환합니다.
 
소생명:(꼬리 파드득...)
뭐야, 기분나빠...
 
그 순간 강렬한 이명과 함께 생명의 시야가 뒤집힙니다.
 
소생명:으, 으윽..! (어질)
 
녹음이 가득한 대지, 코 끝을 간질이는 싱그러운 향.
 
어딘가 어색한 동작으로 가지를 살피던 에르드가 생명을 돌아봅니다.
 
아니, 에르드 같은 자라 정정해야겠군요.
 
이목구비가 인식되지 않습니다.
 
저건 인간이 맞는 걸까요? 차라리 인형에 비유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오릅니다. 그럼에도 벙긋거리는 저것의 입모양이 선연합니다.
 
에르드:야, 야?
 
누군가가 어깨를 흔드는 손길. 그 순간 이명이 사라집니다.
 
신기루에 불과한 녹음이 흩어지고 남은 것은 먼지 쌓인 익숙하고도 낡은 폐허.
 
소생명:(퍼뜩) .........
 
당신의 어깨에 손 올린 에르드가 생명을 이리저리 살핍니다.
 
가느다란 꽃대는 전부 바닥으로 떨어진 후입니다.
 
에르드: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대답도 없고. 아직도 32번 척추인가 뭐시긴가가 아파?
 
방금 본 환상은 대체…. SAN C (0/1D2)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2
 
이성 2 감소.
 
소생명:... ... 이상한 게 보였어. (놀라서 동그래진 눈으로 널 바라보며)
숲을, 해방시키라고... 했던 것 같은데.
 
에르드:무슨 소리야, 그게? 갑자기? 대체 누가?
 
소생명:... 모르겠어. 너 같은 사람이었는데.. (?)
상식적인 선에서 인간은 아니었어...
 
에르드:……? 근데 나 같은 사람이었다며. 날 닮은 누군가 여기 또 있기라도 한 건가? 말로만 듣던 도플갱어라도 되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듣기> 판정
 
소생명: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정신이없다)
 
희미하게 웅웅거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벽면에서 나는 것 같습니다.
 
소생명:도플갱어라니.. 그런 비현실적인, .. 아니 맞을수도 있겠지만(...)
... 응? (고개 돌려서 벽면 바라보며) ...?
무슨 소리가 또 나는데...
 
벽에 귀를 대고 들어볼까요?
 
소생명:(가서 귀 대고 들어보자)
 
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에르드:뭔데, 또?
 
소생명:... 접속 실패.
메인 포트를 변경합니다...?
... 이런 거 내가 자주 쓰던 말인데. (?)
 
에르드:이해가 가는 게 하나도 없네. (눈을 가늘게 뜬다.) 바깥에서 이 탑이 갑자기 나타난 것도 그렇고, 안에 들어오니 이상한 일이 더 많이 생기고 있잖아.
어쨌건 지금으로선 할 수 있는 게 계속 올라가는 것밖에 없군.
 
소생명:... 이런 게 가능하려면 상식 선에서는.. 인간이 만들어 둔 뭔가가 변형 되었을 가능성도 있겠어. (흠.. 생각하며 올라간다)
 
9층을 더 올라가다 보면, 문득 돌이 바닥에 채이는 소리가 납니다.
 
톡, 토독….
 
소생명:...?
 
바람이라도 부는 걸까요? 시간조차 멎은 것 같은 거대한 무덤인 이곳에서?
 
그러나 이질적인 소리는 다시금 이어집니다.
 
아래쪽에서 나는 것 같은데…
 
소생명:?
(스으윽... 아래 돌아보며...)
 
고개를 돌리면, 가느다란 나뭇가지들이 기괴하게 얽혀 형태를 이룬 짐승을 또다시 마주합니다.
 
다시 한 번 백각의 짐승과의 전투가 발생합니다.
 
순서는 이전과 동일합니다.
 
소생명:내가 죽는다고 했지...!!!!!! (총 장전함.....)
 
에르드:미쳤나, 저게 왜 또 나타나? 지긋지긋한 자식이.
 
소생명:아까 걔야!? 아니면 새로운 애야...?!
 
에르드:아까 그놈 아냐? 그 돌 채이는 소리, 내가 계단 올라오기 전에 들은 소리랑 똑같아.
 
소생명:에이씨... 그럼 살아났단 소리잖아!
 
에르드:(칼 든다.) 얌전히 보내줄 생각은 없는 것 같으니 싸울 수밖에!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
 
백각白角의 짐승:회피 2
반격 Roll
기준치: 30/15/6
굴림: 2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들이받기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에르드가 짐승의 아래로 달려들어 다리를 거세게 베고 지나갑니다.
 
짐승은 에르드를 공격하려 하나, 워낙 에르드의 속도가 빨랐던 탓에 미처 제대로 노리지 못하고 허공만을 치받습니다.
 
생명의 턴.
 
소생명:너 내가 제대로 안 하면 네 32번째 척추 부셔서 이식할거야 알겠어...!? (총 두 손으로 들고 겨눈 뒤 중심부로 냅다 쏨)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백각白角의 짐승:회피 2
 
생명의 총알은 이번에도 노린 곳을 정확히 명중합니다.
 
백각白角의 짐승:
반격 Roll
기준치: 30/15/6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반격 없음. 백각의 짐승 HP 7/10.
 
소생명:빨리 안 죽네 저거...
 
백각白角의 짐승:1. 소생명 2. 에르드 2
들이받기
기준치: 50/25/10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탑에 기묘하게 울리는 소리를 내지르며 비교적 가까이 있던 에르드에게 달려든다.)
 
에르드:(피하는 대신, 이를 악물고 허리를 낮추고 양 팔을 내밀어 가까이 달려들기를 기다린다. 짐승이 뛰어드는 반동을 이용해 그 등에 칼을 내리꽂으려 시도했다.)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소생명:야!!!!!!!!!!!!!!!!! (개짖는 소리좀 안나게 해라 톤으로 소리지름;)
 
에르드는 칼을 내리꽂으려 시도하였지만, 짐승의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찰나가 결과를 가릅니다. 에르드가 그대로 들이받혀 벽에 부딪힙니다.
 
에르드:윽! (벽에 거세게 부딪혔다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귀 아파, 미친…….
 
소생명:넌 몸이 부딪쳤는데 귀가 먼저 아프냐...!!!!!?!!
아... (아이고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다 아까 잔소리한걸 귓등으로도 안 들을게로구나... 이마를 짚다...)
 
에르드:척추는 아직 멀쩡해. (이 악물고, 비틀거리면서 일어난다.)
때론 위기를 감수해야 하는 순간도 있는 법이다. (다시금 짐승에게 쇄도했다.)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소생명:(이마 팍팍팍)
 
백각白角의 짐승:회피 2
반격 Roll
기준치: 30/15/6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소생명:너 도움닫기 하면 각성하는 설정이야...?
 
에르드는 다친 몸으로도 놀라운 힘을 발휘해 짐승의 뿔과 머리를 가릅니다.
 
소생명:으... (질끈...)
 
짐승 HP 4/10.
 
생명의 턴.
 
에르드:뭔 개소리야…… (가쁜 숨 내쉰다.)
넌 나처럼 무리하지 말고 침착하게 조정해서 쏴. (그래도 자기가 무리한다는 자각은 있는 듯)
 
소생명:자각이 있으면 !!! (총 장전) 너부터 생각하고!!!! (두 손으로 다시 중심부 겨눔) 행동을 하란 말이야!!!!!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아 )
(잔소리하느라 정신 팔린듯)
 
짐승을 노렸지만, 집중력이 분산된 탓인지 그만 아슬아슬하게 빗나가고 마네요.
 
에르드:너나 제대로 생각해! 못 잡으면 여기서 죽는다고.
 
백각白角의 짐승:
반격 Roll
기준치: 30/15/6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1. 소생명 2. 에르드 2
 
소생명:누가 누구한테 명령이야!!!! (;;;)
 
백각白角의 짐승:(두 사람을 번갈아보다가 거동이 불편한 에르드를 노리고 발굽을 높이 치켜든다.)
백각 할퀴기
기준치: 50/25/10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에르드: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
(짐승의 발굽에 한쪽 팔을 내어주고, 반대쪽 팔로 아래쪽에서부터 칼을 꽂는다.) 좀 꺼져!
 
에르드, 짐승 HP 1 감소.
 
에르드:(이어서 살갗에 꽂은 그대로 칼을 비틀었다.)
단검
기준치: 70/35/14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
 
백각白角의 짐승:회피 1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반격 Roll
기준치: 30/15/6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백각 할퀴기
기준치: 50/25/10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칼이 꽂힌 곳에서 다시금 고약한 하얀 액체가 뿜어져나옵니다.
 
비틀거리는 꼴을 보아하니 끝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생명의 턴.
 
소생명:하아아.... 난 저 하얀것도 이제 보기 싫어. 다시는 하얀 옷 안 입을거야.....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
(힘...들었나보다)
 
생명의 총은 대차게 빗나가…… 아예 짐승이 있는 반대쪽의 벽을 맞춥니다.
 
소생명:(........)
 
부서지는 대리석의 파편이 거세게 튑니다.
 
소생명:나한테 뭐라 하지 마!!! (????)
 
에르드:할 건데? 정신 안 차리냐?!
 
소생명:모, 몰라 바보!!!!!!
 
백각白角의 짐승:.
반격 Roll
기준치: 30/15/6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1. 소생명 2. 에르드 1
(심기가 거슬렸는지 생명을 향해 발을 높이 치켜들어 내리찍으려 한다)
백각 할퀴기
기준치: 50/25/10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생명, 반격이 가능합니다.
 
소생명:전부 멸종해버리면 좋겠어..!!!!! (비명;)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
(???)
(소원이 '이루어졌다')
 
"이루어졌다"
 
소생명:(아니 그렇게까지 멸종하라곤 안했어)
 
생명의 총알이 짐승의 벌어진 상처를 꿰뚫습니다!
 
짐승은 꼭 멸종하는 것처럼 자리에 덜거덕 쓰러집니다.
 
소생명:?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생명은 멸종난 것처럼 산산조각난 나무조각이 부들거리다, 천천히 도로 붙으며 형태를 재구성하는 것을 목도하고야 맙니다.
 
에르드:잘했어. 그래도 마지막은 깔끔했다. (찢어진 옷자락을 살피다가 가방을 주워온다. 그러느라 널부러진 짐승의 꼴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소생명:저, 저... 저.. 야... 도망쳐!!!! (냅다 네 손 붙들고 뜀.)
 
에르드:어? (냅다 붙들려서 뛰기 시작한다.) 뭔데? 설마 저놈 또 부활하고 있었냐?
 
소생명:그래..!! 다 붙고 있잖아! 전부 붙으면 다시 쫓아 올 거라고. 빨리 뛰어!! (우다다)
 
에르드:(뒤를 흘끗 돌아봤다가 이 악물고 뛴다. 부딪힌 여파 때문에 원래보다도 현저하게 느린 속도다) 젠장. 뭐 저딴 놈이 다 있어?
 
소생명:야, 내가 널 안고 뛸 수는 없잖아...! (걱정.....)
 
에르드:당연하지. 최대한 힘낼 테니까 앞만 보고 가!
 
우워어어ㅡ
 
소생명:(아 제발)
 
얼마 지나지 않아 뒤쪽에서 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토독, 톡. 돌이 채이는 소리. 그리고, 발굽이 바닥을 내딛는 소리.
 
되살아난 짐승이 두 사람을 쫓습니다!
 
두 사람 모두 <민첩> 판정
 
에르드: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소생명: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게되네)
 
생명이 곧바로 부활의 징조를 눈치채고 일찌감치 뛰기 시작한 덕에, 짐승과의 거리는 상당히 멀리 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닙니다.
 
소생명:(헥헥...)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계단은 이곳저곳 부서진 곳이 많고, 계단의 너비와 높이도 더 커져만 갑니다.
 
소생명:야... 내가... 유언 하나만 할게.... (????)
난 지금 죽을 것 같거든. 진심으로.
 
에르드:얼마나 올라왔다고 벌써 죽어?
야, 죽는단 소리 쉽게 꺼내지 마. 내가 멱살 잡고서라도 끌고 간다.
 
소생명:얼마나 올라왔긴.. 너 밑에 안 봤냐!!!?
아, 그냥 죽게 냅둬!!!!!!
 
에르드:웃기지 마! (손목 냅다 낚아챈다.)
 
소생명:
 
에르드: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죽긴 뭘 죽어? 이 악물고 뛰어!
 
소생명:그냥 포기하면 다 편해...!!! (끌려감...)
 
생명은 에르드에게 이끌려 억지로 발을 움직이고 또 내딛습니다.
 
두 사람의 부상도 발목을 잡는 데 한몫을 하고 있죠.
 
어느 지점에서 생명은 그만 발이 미끄러져 넘어지고 맙니다.
 
소생명:저런 거랑 세 번 싸우면 진짜 멸종한다고...
(꽈당...)
 
에르드:소생명!
 
<민첩> 판정!
 
소생명: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아픔...)
 
통증이 심합니다. 쉽게 일어날 수가 없어요.
 
에르드:에이씨. (몇 계단 뛰쳐내려가서 당신을 번쩍 들어 어깨에 짐짝처럼 걸친다.) 내가 한 층만 이렇게 올라가준다. 아픈 거 줄어들면 바로 말해!
 
소생명:아니 누가 들어달, .................. (걸쳐짐)
(추우우욱... 늘어짐)
 
에르드:잠깐이라도 쉬고 있으라고. (원래라면 저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생명을 들어봤자 별로 힘들지도 않았을 테지만, 지금은 부상을 입은 채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달리다 보니 금세 발이 천근만근처럼 무거워진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한 번에 계단을 세 개씩 건너뛰며 달렸다.)
 
소생명:네가 볼 땐 이게 쉬는 것 처럼 보이냐.......... (중얼거리면서 대롱대롱)
 
에르드:나보단 낫겠지! (한 층이라 말해놓고 한 층하고도 반을 더 지날 때까지 들고 뛴다) 좀 어때?
 
소생명:하... 됐어, 이제 놓아줘도 돼. 너 다쳤잖아 이 무식한 둔탱아. (손 꼬옥 주먹쥐고)
 
에르드:누가 벌써부터 죽겠다고 사달을 내고 있어서 말이지. (하지만 숨이 지나치게 가빠와 눈앞이 어질어질할 지경이다. 어깨에 걸친 생명이를 잘 내려준다.) 올라가, 빨리!
 
소생명:(내려지면 휘청.. 하다가 중심 잡고 뛰어 올라간다. 네가 안쓰러워서라도 그러고 있을 순 없었다...) 32번째 척추를 뜯어서라도 살 테니까 너도 빨리 달려..!
 
또 얼마나 뛰었을까요? 짐승은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해서 두 사람을 쫓습니다.
 
발굽이 돌바닥을 치받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져 옵니다.
 
썩은 나무에서 나는 듯한 악취도 당신들의 코를 더 짙게찌릅니다.
 
그때, 에르드가 내딛은 발밑 계단이 무너집니다.
 
에르드의 한쪽 발이 그대로 빠져 버리네요.
 
소생명:... 야...!!
 
에르드:아, xx. (욕설 내뱉는다.)
 
소생명:(에르드 보다가 뒤쪽 보다가 안절부절 못 하고 네 쪽으로 다가와서 잡아주려 한다) 어떻게 좀 해 봐...!!
 
에르드:(양손을 계단에 짚고 최대한 다리를 빼내려 용쓴다.)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리가 울퉁불퉁한 돌계단의 표면에 긁히는 것도 아랑곳않고 겨우 빼내는 데 성공한다.) 됐어. 이제 가!
 
소생명:너 다리가... (쳐다보다가 걱정 할 틈도 없이 뛰기 시작하며) 괜찮아...?!
 
에르드:어쩔 수 없지. (빠졌던 발을 내딛을 때마다 작게 비틀거린다.)
 
어느덧 30층.
 
목숨의 위협이 인체의 한계를 이기지 못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생명은 직감합니다. 그게 지금이라고요.
 
다리가 더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허벅지를 당기는 것만으로도 통렬한 고통이 전신을 휘감습니다.
 
그러나 끔찍한 사신의 발굽소리는 여전히 계단참을 메아리치고 있으며,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소생명:으윽....
 
에르드:(내딛으려던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는다. 양손으로 애써 바닥을 짚고 있으나 더는 움직일 기력이 남아있질 않았다.) 젠장.
여기서 이렇게 끝이라고? 망할……
 
소생명:(네 옆에 털썩 주저앉아서 거친 숨 내쉬고) .... ....내가.. 들으라고 할때 .. 유언 들으라고... 했어 안 했어...... 바보..
 
에르드:청승맞게 유언은 무슨……. 어차피 내가 들어줘도 둘 다 죽는 건 똑같을 텐데.
 
에르드의 거친 숨소리 틈새로, 익숙한 바람소리가 스며듭니다.
 
<지능> 판정
 
소생명: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
(숨 고르며 침착하게 생각해본다. 방법이... 있을 거야.)
 
밖이라니, 어딜 말하는 걸까요? 탑 밖을 말하는걸까요?
 
확실히 저 밖으로 떨어트린다면 시간을 벌 수 있겠죠. 그렇다면….
 
당신의 눈에 계단과 이어진 홀의 안쪽, 흰 가지가 성성히 빛나는 외벽 너머, 까마득한 깊이의 어둠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곳으로 유도하면 되지 않을까요?
 
소생명:(흘끔... 밖을 쳐다보다가) ... ... 내가 지금부터 멍청하고 세상에서 가장 어이없는 소리를 할 건데 잘 들어...
저기로 내던지면 되지 않을까... (부들거리는 손 뻗어서 밖 가리킴)
 
에르드:내던진다고? (겨우 고개를 들어 어둠 가득한 바깥을 바라본다.) …… 아니, 뭔 뜻인진 알겠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그 짐승을 잡아서 던지긴 너무 어려워. 다른 방법 없어? 내가 미끼가 돼서 창가에 서 있는다던가.
 
소생명:너... 제정신이야...? (자신이 할 줄 아는 말 중에 가장 나쁜말을 내뱉음.)
 
에르드:그럼 어떡해. 너 저 흉포한 짐승 잡을 자신 있어? 네가 뿔에 치여 바깥으로 날라가지나 않음 다행이지.
 
소생명:지금 그런 말 할... 하.... (말 하기도 힘듬) ... ... 넌 나를 얼마나 믿어? 네가 미끼가 된 틈에 내가 밀어내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에르드:밀어낼 필요도 없어. 날 발견하면 짐승은 나한테 달려들겠지. 부딪히기 직전에 내가 옆으로 피하면 돼. 그놈이 그렇게 빨리 속도를 바꿀 수는 없을 테니 그대로 바깥으로 떨어지겠지.
넌 짐승 놈 눈에 안 띄게 숨어있어. 자, 그리고 내 팔에 밧줄 좀 걸어봐. 내가 실수로 같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네가 끌어올려줘야 할 거 아니냐. (가방 뒤적거린다)
 
소생명:.... 진짜 ... 미안한 소린데... (숨 고르고) .... 끌어올리는 거면 나한테 묶는 게 나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상식적으로. (....)
 
에르드:…… 그건 맞는 소리긴 한데. 너, 짐승이 달려드는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다가 옆으로 바로 피할 자신 있어? 그럴 만한 순발력이랑 용기가 있냐고.
 
소생명:... (히끗 뜬 눈으로 널 바라보며 숨 내쉬다가 긴 호흡 한 번 내뱉고 눈 질끈 감는다. 잠깐의 정적...) 그래, 내가 할게. 다른 건 모르겠고, 난 너를 끌어당길 자신은 없다.
 
에르드:…… 제대로 못 피해서 짐승한테 치이기라도 하면 안 된다. (입씨름할 시간도 없었으므로, 빠르게 생명의 팔과 허리에 밧줄을 묶기 시작한다.)
 
소생명:(꽁꽁 묶이며...) 죽기보다 더 하겠어... (전혀 믿음직스럽지 않은 비관적인 말 남김.)
 
에르드:야. 정신 바짝 차려. (어깨 한 번 툭 치곤 밧줄을 제 팔에도 둘둘감으며 복도 옆쪽으로 빠진다.)
 
소생명:(창가 쪽으로 가서 선다.) ... 태어나서 한 번도 번지점프는 안 해봤는데.. 내가 실험한 녀석들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는걸.... (...)
 
그러는 동안에도 발굽 소리는 점차 가까워집니다.
 
가까워지고, 가까워져서……
 
마침내 짐승이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소생명:(숨 참음)
 
짐승은 생명을 발견하고 흉포한 고성을 내지르며 달려들 태세를 취합니다.
 
다리를 굽히고, 몸을 지긋이 뒤로 뺐다가…… 단번에 당신에게로 뛰쳐옵니다!
 
소생명:(긴장 된 발걸음. 노려보다가 피해본다!)
 
생명, <민첩> 판정
 
소생명: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생명은 최대한 빠르게 옆으로 피하려 했으나,
 
짐승의 거대한 뿔에 그만 옷자락이 걸리고 맙니다.
 
몸이 뒤로 당겨지는가 싶더니, 생명은 그대로 밖으로 함께 추락하고 맙니다.
 
그러나 완전히 어둠 속으로 사라진 짐승과 달리, 생명의 몸은 공중에서 덜컥 멈췄습니다.
 
소생명:(대롱.)
 
에르드가 팔에 감긴 밧줄을 잡아당기며 천천히 걸어옵니다.
 
에르드:하. 밧줄 걸기를 백번 잘했지.
그래도 잘해줬다. 다친 덴 없어? (밧줄을 힘주어 끌어올린다.)
 
소생명:....... 으... 멀미 할 것 같아. (끌어당겨짐...) ....... 나... .... 높은 곳 싫어. (소생명은 오늘 이 순간, 처음 알았다. 평생 높은 곳에는 가볼 일이 없었기에 몰랐던 사실. 고소공포증이 있었다.....)
 
에르드:(밧줄을 완전히 당겨 생명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돌바닥 위에 세워준다.) 고생했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 높은 곳이 싫어질 만도 하지.
 
소생명:(비틀거리며 네게 지지해서 바닥 딛고 서다가... 털썩 엎드림.) 두번 다시 이런 짓은 안 할거야... 죽으면 죽었지. 역시 유언장을 쓰고 왔어야 했어..... (.....)
 
에르드:(그제야 저도 긴장이 풀렸는지 옆에 힘 빼고 주저앉아 밧줄을 풀어준다.) 살았잖아. 그럼 된 거다.
그치만 아깐 정말 여기서 뒤져버리는 줄 알았네.
 
소생명:(손 내밀고 풀어주길 기다리며) ... 그러게. 진짜 멸종하는 줄 알았어. 이런 이상한 곳에서 멸종하면 뼈도 안 남을텐데...
 
이제 더 이상의 위협은 없을 것 같습니다.
 
에르드:(다 풀어낸 밧줄을 옆에 대강 놓고는 냅다 드러눕는다.) 좀 쉬다 가자. 숨차고 다리떨려서 못 움직이겠다.
 
소생명:하... 어쩌다 내가 이런 곳에 와서 이런 고생을 하게 됐더라. (몸 일으켜서 다소곳하게 앉은 상태로 꼬리 동그랗게 말고 웅크리며) 그래, 얼마나 더 가야할지 모르겠으니까 일단 쉬자.
 
두 사람은 모든 긴장을 풀고 마침내 휴식을 취합니다.
 
너무 지나치고 격렬하게 움직인데다, 온몸을 죄였던 긴장이 풀린 탓일까요?
 
생명은 저도 모르게 깜박 잠들고 맙니다.
 
...
 
당신은 희미한 노랫소리에 눈을 뜹니다.
 
그것은 홀 너머, 나선을 그리는 층계의 어느 먼 위쪽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직감합니다. 지금이라면 저것은 도망가거나 사라지지 않습니다.
 
소생명:... ...? (눈 흐릿하게 떠서 멍하니 바라보고)
 
노랫소리를 따라 가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생명:(무슨소리지...) ... 야. 일어나 봐. (에르드 깨움.)
 
에르드:……? (멍하니 눈 뜬다.)
 
소생명:아니, 저기에 무슨 소리가 나서.
잠깐 좀 같이 가자. (냅다)
 
에르드:(주섬주섬 몸 일으킨다.)
 
소생명:(네가 따라오는 것 같으면 노랫소리 따라서 걸음 옮겨봅니다.)
 
음율이 전신을 지배하는 감각.
 
당신은 이 노래를 압니다.
 
가까워지는 노랫소리가 꼭 언젠가의 가장 큰 행복과 즐거움을 떠올리게끔 합니다.
 
소생명:... 알고 있어. 분명히.. (생각에 잠긴 듯 수심이 깊어지는 표정...)
 
어쩐지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생명은 탑의 최상층에 도착합니다. 계단 끝에 놓인 작은 문이 보입니다.
 
윤기가 흐르는 밤색 나무문은 꼭, 방금까지 사용되던 것 같습니다.
 
소생명:(별 생각 없이 문 밀어서 열어본다)
 
문을 열면 뇌리를 관통하던 노래가 멎고, 계단참의 크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작은 방이 드러납니다.
 
벽은 여지껏 탑에서 보아온 것과 마찬가지로 밝은 색을 띈 것이고,
 
특이하게도... [바닥]이 새까맣군요. 내부를 비추는 [빛]의 온기가 퍽 따뜻합니다.
 
소생명:(들어서며 이곳저곳 고개 돌려 돌아보다가 바닥으로 시선이 향한다.) ...여기는.
 
여태까지 탑을 이루던 바닥을 기억한다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새까맣고 번들거리는 바닥입니다.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바닥은… 유리같은 투명한 재질로 이뤄져있습니다.
 
바닥처럼 보이는 새까만 것들은 그 너머에 위치한… 진흙처럼 끈적한 점도의 촉수, 혹은 뿌리가 느릿하게 물결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SAN C (1/1D2)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2
 
이성 2 감소.
 
소생명:... 이상한 곳인데. (빛이 들어오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시선 옮기고)
 
빛은 천장으로부터 새어들어오고 있습니다.
 
빛줄기는 나아가야 할 길을 인도하듯 방의 중심을 향해 움직입니다.
 
소생명:빛...? (천장 쪽을 바라보며)
... 이상한 곳이야. (중심으로 향하며..)
(에르드는 잘 따라오고 있나???)
(돌아본다...)
 
에르드:(가만히 당신 뒤에 서서 바라보고 있다.)
 
소생명:(뭐야 이러지마 무서워)
(느.. 늑대같이 생긴 게......) (중얼중얼...)
 
빛에 응해 발을 내딛는 순간 당신은 무언가 이상함을 깨닫습니다.
 
그야, 희미한 빛에 의지해야 하는 어두운 곳인데 당신의 모습은 한낮의 태양 아래인 듯 선명하게 보이지 않나요?
 
동시에, 빛이 방 내부의 탁자를 가리킵니다.
 
그 위에 얌전히 놓인 작은 [상자]의 매끄러운 모서리가 빛을 머금고 반짝입니다.
 
소생명:(제 손바닥을 내려보더니 .... 고개만 등 뒤로 돌려서 꼬리 살랑살랑 해본다...)
뭔가 이상한데... 정말 이상해. (주변 다시 연신 살피고)
... 이건.. 뭐지? (빛이 도달하는 곳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이끌린 듯 다가가서 상자를 손으로 두어번 건드리며) 보석..함?
 
화려한 보석이나, 선명한 금속 장식이 달려있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부조가 인상적인 작은 상자입니다.
 
한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로군요. 매끄러운 마감만으로도 하나의 작품 같습니다.
 
걸쇠가 달려있진 않지만, 실금같은 가느다란 틈의 흔적이 보입니다. 쉽게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생명:으음... 야, 이거... (하며 언제나처럼 에르드를 부르려고 쳐다본다.)
(너 아직도 그러고 쳐다보고 잇나????)
 
에르드:(물끄러미……)
 
소생명:(무무무무...ㅁ..무서워..!!!!)
(.....ㅎ.혼자..혼자 연다... 연다... 직접 연다.... 뭐 뭐야??? 자기 시켜대는 게 싫었으면 어? 말로 ..어? 할것이지... 어??? )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격.하게 열었음)
(집어뜯음 그냥)
 
집어뜯을 기세로 열어적힌 상자에,
 
글자가 적혀있습니다.
 
이질적인 옛 문명의 언어. 그러나 어쩐 일인지 당신은 그곳에 적힌 글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상자를 여는 순간, 끔찍한 어둠이 당신의 얼굴을 핥고 지나갑니다.
 
업습하는 고통에 눈을 뜨기가 어렵습니다.
 
비명을 내지르기도 전, 빛이 어둠을 밀어냅니다.
 
소생명:으엣. (간지러워...! 고개 푸르르)
 
찰나의 습격이 무상하게도 주변의 풍경은 전과 다름없습니다.
 
다시금 영롱한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미련을 빚어 추억으로 새긴, 어떤 과거의 영광이 눈 앞에 장막을 드리우면…
 
‘핸드아웃 : 어떤 노래’가 갱신됩니다.
 
소생명:... (무언가에 홀린 것 마냥 생각나는 노래의 음정을 따라 허밍해본다. 노래를 영 못 하는건지 퍽도 맞지는 않지만... 아무튼 이런게 있었던 것 같은데..?)
(흠) .... 이게.. 뭐였지.
 
생명은 기억 속의 노래를 허밍하기 시작합니다…….
 
황홀이 몸을 적시는 순간, 뺨을 달구는 아릿한 고통에 생명은 깨어납니다.
 
쨍그랑, 무언가 나동그라지는 소리가 납니다. 불협화음이 귀를 찢고 혼곤한 정신 위로 세례를 끼얹습니다.
 
당신을 깨운... 아니, 당신의 따귀를 때린 것은 단연 에르드입니다.
 
그 말고 누가 있겠어요?
 
소생명:(아파)
 
그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무어라 말을 잇지도 못하고 숨을 몰아쉬던 에르드가 힘이 빠진 듯 고개를 툭, 떨구면 창백하게 질린 귓바퀴를 타고 피가 흘러내립니다.
 
에르드:이제 좀 정신이 드냐?
 
느릿한 물음에서는 짙은 피로가 묻어납니다.
 
소생명:... ... 너.. 왜... 여긴, ... (아무것도 파악이 안 되었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에르드:네가 말도 없이 일어나더니 계단으로 올라가길래 따라왔는데.
여기 오더니 갑자기 노래를 부르잖아. 내가 분명 여기 어딘가 이상하다고, 몇 번이나 너 부르면서 말렸는데 내 말은 듣지도 않더니……
그 노래 뭔가 이상해. 이윤 모르겠는데 머리가 깨질 것 같아. (인상 찡그린다) 뺨 때린 건 미안하다. 아무리 불러도 정신을 못 차리길래.
 
귀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고개를 든 그의 코에서도 한줄기 선혈이 흘러내립니다.
 
에르드: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2
 
(
2
 
)
 
 
=
2
 
에르드 이성 2 감소.
 
소생명:너, 너... 피가 왜. 피가... (심각한 표정으로 네 코와 귀를 번갈아 바라보고) 아니야. 난 그런 적 없어. ... 분명히 널 깨워서 같이 왔잖아. 무슨 소리야.
 
그리고 생명은 1d6 굴려서 이성 회복시켜주세요!
 
소생명:6
 
생명 이성 6 회복.
 
에르드:그 노래 때문인 건지, 이 이상한 방 때문인 건지 나도 모르겠다. (코피를 훔친다.)
대체 저 상자는 뭐야? 여긴 또 어디고?
 
그제서야 주변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낯선 방입니다.
 
소생명:..........? (주변 봄... 매우 봄... 뭐야??)
 
에르드의 뒤쪽으로는 익숙한 층계참의 실루엣이 보이지만, 이곳은... 그간 탑을 오르며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것들로 가득합니다.
 
수십, 수백의 백골입니다.
 
악질적인 박제처럼 군데군데 텅 빈 뼈대만으로도 그들은 바닥을 딛고 서거나 앉아서 손을 뻗고 있습니다. 당신을 향해서요.
 
흡사 성전의 예술품 같습니다.
 
<정신력> 판정
 
소생명: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아....... 박제구나!)
 
당신을 향해서? 그럴 리가요.
 
소생명:(아 장식품이구나!)
(너 T니?)
 
이들은 본디 이곳에 있던 것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바닥에 나동그라진 상자라던가...
 
에르드:…… 그리 오래된 게 아닌 것 같은데. (질린 눈으로 중얼인다. 이건 박제도 예술품도 아니다.)
저길 봐.
 
소생명:(네가 말하는 쪽으로 고개 돌리고)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낡은 천이 보입니다.
 
끄트머리가 삭아있으나 그 중심에 새겨진 수는 생명에게 익숙한 문양입니다. 제국 크로하스.
 
<지능> 판정
 
소생명: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아제발)
(오늘따라 머리가 안돌아감)
 
이들은 전부 당신과 같은 성도입니다.
 
제국의 명을 받아 사지로 내쫓겼고, 길을 찾아 헤매다 운명을 달리한 익사자들.
 
:죽음은 고스란히 박제되어 방파제를 세웠으나, 그 어떠한 전례도 파도 속으로 걸어가는 이들을 막지는 못한 모양입니다.
빽빽하게 얽힌 흰 뼈들 사이로 뒤집힌 [낡은 책]이 두꺼운 먼지를 뒤집어 쓴 채로 얌전히 잠들어있으며, 다른 어떤 백골 밑에는 [등] 하나가, 다른 백골 근처에는 [납작한 원반]이 바닥을 뒹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발치, 나동그라진 [작은 상자]가 보입니다. 당신이 꿈에서 보았던 그것요.
 
소생명:... 성도들인가. 네가 없었다면 나도 저렇게 될 뻔했네. 역시 이런 곳에서 자는 게 아니었어. (뼈들 가만 보다가 퍽. 무심?하게 밀치고 낡은 책 냅다 꺼냄)
 
에르드:그 많은 성도들이 하나도 돌아오지 못한 이유가 있었군. 대체 그 노래가 뭐길래.
 
레덴바르 이전의 성도가 남긴 기록 같군요.
 
<지능> 판정
 
소생명: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곳에 이성을 잃지 않고 도달한 성도는 생명이 유일함을 직감합니다.
 
아니, 사실 생명도 이성을 잃었었죠. 곁의 에르드가 없었다면 이곳을 장식한 백골에 하나를 더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소생명:.... (아까 얻어맞은 뺨 만짐...)
(생각해보니... 에르드에게 고맙다. 이런 곳에서 목숨을 잃지 않게 해준 것이... 너무나도.)
(그렇기에 복수를 다짐한다.)(?) 야. 너 근데 왜 내 뺨 쳤냐? (??????)
 
에르드: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나 덕분에 니가 살았다는 걸 이걸 보고서도 모르겠냐? (황당 그 자체)
 
소생명:흥, 딱히 고맙진 않거든!!!!!!!!!! (괜히 소리지름;;;;;;)
 
에르드:솔직해져란 말을 한 백 번쯤 하면 이 얄미운 성격이 바뀔까, 엉? (머리 꾹 눌러버림)
 
소생명:(꾸우욱) 으...! 넌 바보야. 시골 늑대같이 생긴 게 입만 살아서.... (계속 반박함.....)
 
에르드:똑똑해서 참도 좋겠다. 감사 인사 들어도 모자랄 판에 바보 소리나 듣고 있네. (내 팔자야. 한숨 푹 쉰다)
 
소생명:(뾰로퉁... 해져서 고개 훌훌 도리도리.. 털어내더니 췡. ... 돌아선다.)
(그리고 백골 옆으로 가서 꽤 신경질 적으로 뒤적거리다가... 등 하나 꺼내보며)
 
에르드:(얼척이없다)
 
특이한 모양새의 등입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재질로 이루어진 매끄러운 곡선이 퍽 아름답습니다.
 
생긴 것은 꼭 기름등을 닮았으나, 어디에도 분리를 위한 유격은 보이지 않습니다.
 
손에 쥐면 내부에서는 따스한 빛이 넘실거리더니, 주변을 밝힙니다.
 
대체 몇 년이나 이곳에서 고독하게 주인을 기다려온 것일까요?
 
상식을 아득히 넘어서는 기술력.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이것은 지하의 물건입니다.
 
소생명:... 이거 쓸만 한데...? (흔들흔들...)
..... 해체.
하고 싶다. (?)
 
해체할? 건가요?
 
소생명:안쪽이 어떻게 생긴거지...? (...?)
(에르드 봄)
(매우 난 이것을 지금 당장 해체해보고 싶다는 표정 함)
 
에르드:(관심 없이 몸 돌려서 다른 거나 살핀다.) (너만 삐질 줄 알어?)
 
소생명:(쪼르르.... 가서 에르드 붙잡는다) (???)
(쳐다본다.... 매우 순수한 눈으로.....)
있잖아....
너 한 대만 쳐도 돼? (?)
 
에르드:죽을래?
 
소생명:(꼬리 추욱.....)
그럼 이거 해체하는 건? (소생명은 비기 '더 큰 것을 먼저 말하고 작은 것을 나중에 말하여 허락받기' 수법을 썼다!)
 
에르드:싫은데? 그걸 애초에 왜 해체하는데? 넌 지금이 한가하게 이런 거 해체하고 있을 때 같냐? 빨리 알아보고 단서 찾아도 지상 올라가도 모자란 판인데 해체는 뭘 해체해?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할 건데, 어? (화살처럼 쏘아댐)
 
소생명:... ... ... ... ... ... .... ... ... ... ...................................................................................................... (세상에서 제일 상처받은 사람 눈 됨.)
난 그냥... 네가 피도 나고 무서워보여서... 달래주려고... (소심......)
 
에르드:그거랑 등불 갖다부수는 게 무슨 인과관계가 있냐고. 살려준 사람 약올려놓고선 이제 와서 날 나쁜 사람으로 만드네 이게? (머리 와라락 흐트러뜨림)
 
소생명:(머리 와라라라락.... 하니까 와랄랄라 다 흐트러져서.... 옆에 달려있던 달비, <약칭 가짜 사이드테일 머리> 가 툭... 떨어진다..........................) .......................
 
에르드:(저거 가짜였냐고)
 
소생명:(탈부착도 가능.)
 
에르드:(하 진짜 꼬리도 있고 탈부착형 머리도 있고 황당하네)
 
소생명:(이 모든 걸 가지고 있음에도 멀쩡한 이성파 인간인 편이다.)
 
에르드:됐고 빨리 살펴보기나 해. 해골이 지금 방에 가득한데 여기서 쓸데없이 시간 보내서 좋을 게 있겠냐?
 
소생명:왜... 너도 해골 되고 싶어? 미래 희망이 그랬다면 진작 말하지. 여기 오기 전에 만들어 줄 수도 있었는데...
 
에르드:하…… 너 스물여덟 살 맞냐? 열다섯 살 아니고?
 
소생명:그러는 너는 왜 나한테 형이라 안 하냐? 위 아래가 지금 없지 아주? (달비 줏음....)
 
에르드:형 같아야 형이라고 해주지. 정신연령이 나보다 아득히 어려보이는데 뭔 형이야, 엉? 그거 내놔. 딴거나 살펴봐. (등불 뺏음)
 
소생명:하? 내가 너한테 정신 연령으로 뭐라고 한 소리를 들을 줄은 몰랐는데...... 하....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이것도. 됐다... (등불 뺏기면 달비 머리에 주섬주섬 달고 백골 흐트러놓는다. 원반 주워들고...)
 
바닥에 떨어진 낯익은 장치가 보입니다.
 
비행정에서 보았던 '수신기'와 유사한 납작한 나침반 형태로, 붉은 유리 안쪽으로 불빛이 느릿하게 점멸합니다. 이게 '발신기'겠네요.
 
소생명:어, 이거....
.... 야, 이거 여기 있는데? (에르드 부름.)
 
에르드:음? (생명의 부름에 다가왔다가 발신기 발견한다.) ……발신기군.
그럼 저 해골 중 하나가……
 
소생명:.... (해골 봄.)
레덴.... ....
살아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아니었던 건가....
 
에르드:이렇게 많은 성도들이 다 이끌렸으니, 그도 결국 어쩔 수 없었던 거겠지.
 
소생명:그래서 결국... 그렇게 된 거구나. (작은 상자에 눈길주며)
 
원래는 내용물이 있었던 걸까요? 안타깝게도 의문에 답해줄 이는 없습니다.
 
내부는 텅 비어있으며, 그 어떤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문득 벽면을 장식한 거대한 아치형 창문이 눈에 들어옵니다.
 
먼지 낀 다른 창문들은 희미하게나마 생명이 손에 든 동그란 불빛과 흐릿한 실루엣을 반사하는데, 어느 하나의 창문은 불빛을 삼키고 텅 빈 암굴을 내보입니다.
 
유리 대신 먹으로 만들어진 유체로 이루어져있다 해야할까요.
 
탑의 구조를 생각한다면 이 너머로 나서보았자 추락할 것이 뻔한데도, 그렇지 않으리란 확신이 듭니다.
 
이곳에서 숨을 거둔 성도들은 이 수상쩍은 입구를 코 앞에 두고도, 그 무엇도 눈치채지 못하고 눈 먼 죽음을 맞이하고 만 셈입니다.
 
소생명:(그쪽을 가리키며) 내가. 지금부터 더 이상한 소리를 할 거야. (몇 번째 하는거지?)
될 것 같아.... (뭐가?)
저거. (그러니까 뭐가)
 
에르드:주어를 왜 빼먹는데? (가리키는 곳 본다)
창문이잖아. 하나만 뭔가 다른 것 같긴 한데.
 
소생명:나가보자. (파격적인 제안)
 
에르드:…… 드디어 미친 거냐?
한 대 더 때려줘야 하나. (손 풀기 시작)
 
소생명:(때릴거야? 라는 표정으로 쳐다 봄....)
 
에르드:(응.)
 
소생명:넌 살이 녹아도 뼈가 새까말 것 같아. (이런발언)
 
에르드:뭔 소리지?
아무튼, 나가보겠단 근거가 있어? 설명을 해줘야 납득을 할 거 아냐.
 
소생명:... (발신기를 위로 살짝 들어서 빛을 반사시킨다.) 잘 봐. 빛이라는 건 원래 프리즈 처럼 굴절 분산 합성을 통해 직진하고 굴곡되는 성질이 있어. (장황하게 뭔가 설명하기 시작함)
 
에르드:……? (갑자기 시작되는 설명회에 멍청하게 입을 벌린다.)
 
소생명:단일 슬릿 회전 결과에 따라 입자의 진동을 통해 빛이라는 세포는 산란을 하게 되어있어서 직진하는 빛은 .... (이후로 약 2분간 설명을 했다....)
그래서 보면 통과되지 않고 있지? 안에 뭐가 있다는 거야. 알겠어?
 
에르드:(중간부터 거의 안 들었다.) 그렇군.
 
소생명:안 들었잖아.
 
에르드:결론은……. 들어가보아도 무방하다?
 
소생명:... 가능성은 있다는 소리지.
 
에르드:…… 다른 창문들이랑 확실히 뭔가 달라 보이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또 확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지. 조금이라도 단서를 찾으려면 가볼 수밖에. 어디 손이라도 먼저 넣어봐라.
 
소생명:아니, 확신할 수 있어. (?)
과학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아. (?????)
(손 먼저 냅다 넣어봄) (?)
 
미지근한 어둠만이 느껴질 뿐, 기타 위협이나 불쾌함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소생명:.... 아. 그럼 뭐...
(달비 뗌.) (?????)
(그쪽으로 던짐.) (????????)
 
에르드:(탈부착한다더니 진짜 막 하네)
 
뭔가 바닥에 닿는 소리가 나는 것도 같습니다.
 
소생명:봐, 과학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에르드:이게 전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상황 같진 않은데…… (아무튼 수긍한다)
 
소생명:(저벅저벅 걸어나가봅니다... 당당하다!)
 
생명이 암흑을 향해 걸어들어가면,
 
그 순간 흡사 땅울음에 가까운 진동이 탑을 뒤흔듭니다.
 
소생명:?
 
에르드:?!
 
에르드가 휘청거리다 간신히 당신을 붙잡습니다.
 
소생명:(붙잡힘)
 
넘어지는 것을 겨우 면한 그가 자세를 바로잡는 그 찰나에 모든 일이 일어납니다.
 
견고해보이는 석조 바닥을 뚫고, 집채만한 줄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소생명:??
 
그 끝에 달린 것이 에르드와 생명을 향해 방향을 바꿉니다. 꽃, 아뇨, 그보다는 사람의 손을 닮은...
 
손이 녹아 흘러내립니다. 거대한 웅덩이로 화한 그것은 가느다란 줄기를 엮으며 형태를 바꿉니다.
 
표면이 불길하게 물결칩니다.
 
그러나 그것이 완벽한 무언가의 형태를 이루기 전, 다시금 거대한 파동이 탑을 휩씁니다.
 
'그것'의 행동이 일순 멈춥니다.
 
훈풍이 등을 떠밉니다. 그제서야 정신이 듭니다.
 
소생명:저게, 무슨.
 
에르드:볼 틈 없어!
 
에르드가 당신의 손을 잡아 이끕니다. 도망칠 곳이야 정해져 있습니다.
 
소생명:으앗!
 
이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이렇게 무모하게 등을 돌리는게 옳은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둔탁한 소리가 귓전을 휩씁니다. 그 사이로 희미하게 얽혀든 낯선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뒤를 돌아보면...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공중에 박제되어 있던 뼈들은 온데간데 없고, 수십, 수백의 사람이 그것을 막아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 앞에서 죽은 자들은 무력합니다.
 
마침내 사람과 유사한 형태를 갖춘 것이 갈퀴같은 손을 휘두릅니다.
 
뼈는 삽시간에 무너져 잿더미로 화합니다.
 
뻥 뚫린 방파제 너머로 시선이 마주쳤던가요.
 
귀를 찢는 파열음이 들리고, 날카로운 무언가가 생명을 향해 날아듭니다.
 
에르드:소생명!
 
소생명:아....!
 
에르드가 황급히 당신을 잡아당깁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이 무상하게도, 가슴을 찢는 끔찍한 고통과 함께 시야가 점멸합니다.
 
...
 
...
 
낯선 녹음이 부서지는 햇살 아래 옅은 색으로 반짝이고, 상쾌한 바람에 섞인 싱그러운 풋내가 코 끝을 간질입니다.
 
몇 번이나 겪었으니 이제는 압니다. 이것은 백일몽입니다. 그것도 누군가가 끌어들인 꿈이죠.
 
그렇다면 당신을 초대한 이는 아마도...
 
당신은 에르드의 형체를 빌렸던 얼굴없는 이를 떠올립니다.
 
대체 어느 순간에 이곳으로 끌려온 것일까요? 생명이 기억하는 마지막은…
 
소생명:(손 쥐락펴락.. 눈도 떠본다. 사.. 살아있는건가?)
 
몸 상태를 확인하던 생명은 심장 부근을 찢은 거대한 구멍을 발견합니다. SAN C (1d2/1d4)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71/35/14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4
 
이성 4 감소.
 
하지만, 상처에서 피는 흐르지 않고 살점이 천천히 재생되고 있습니다. 고통 또한 느껴지지 않습니다.
 
소생명:(동공 떨리며 그 부분을 쓸어만지고) ... ... 이게 뭐야...
...꿈...?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에 당황...) (고개 들어서 주변도 돌아봅니다)
 
주변을 확인하자 여지껏 보지 못했던 무성한 숲이 생명을 반깁니다.
 
<교육> 혹은 <식물학> 판정
 
소생명:
교육
기준치: 90/45/18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숲을 이룬 식물들을 지하의 식물도감에서 보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어서 <듣기> 판정
 
소생명: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이상할 정도로 숲이 고요하단 사실을 눈치챕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숲인데, 살아 움직이는 건 없는 걸까요?
 
소생명:... 거기, 주변인가..? (눈 깜빡...)
...아. (그러고보니 에르드는..? 반대쪽 돌아보며 에르드가 있을법한 자리 눈으로 찾아봅니다)
 
에르드는 곁에 없습니다.
 
소생명:... ... 역시 이상한데.. (왜인지 소름...)
 
현실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자의로 행방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환상을 헤메이던 방랑자를 깨우는 것은 길잡이였습니다.
 
에르드는 당신의 곁에 있을까요? 당신을 깨우고자 노력하고 있을까요?
 
돌연 풀들이 고개를 숙여 길을 냅니다.
 
사락, 거리는 소리를 쫓아 시선을 움직이면…
 
당신의 앞에는 에르드가 서 있습니다. 아니, 에르드를 닮은 그것입니다.
 
생기라고는 일절 느껴지지 않는 표백된 피부는 도자기로 구운 인형과 흡사하며, 눈두덩이를 메운 어둠은 숲 속의 늪을 옮겨 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기묘한 점은... 얼굴을 인식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소생명:... 어, ... 저기. 그러니까... (눈 앞에 있는 에르드를 닮은 뭔가..? 에게 시선 준다. 당혹... 이거 보이지를 않는데..)
 
희망: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나는 정화군집체의 두번째 지능체인 '희망'입니다.
오랜 시간 내 일부는 당신과 함께해왔으나,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은 지금이 처음이군요.
 
스테인드 글라스처럼 저마다 다른 색들이 억지로 끼워맞춰진 낯이 미동 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소년에 가까운 앳된 얼굴이 기울어지면, 때로는 중년을, 때로는 노파를 떠올리게끔 하는 기괴한 음영이 드리웁니다. 수십 수백의 상이 인지를 흐립니다.
 
소생명:(??) (무슨소리야???) (세상 황당)
 
<듣기> 판정
 
소생명: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익숙한 목소리임을 깨닫습니다.
 
그가 바로 생명에게 '노래'를 전한 이였군요.
 
희망:환영합니다, 생명.
 
소생명:너, ... 네가... 아니 어떻게 그럴수가. (널 향해 손가락 뻗었다가 툭.. 다시 내려두며)
모습은 왜, 또 그렇게 된 건데... 지금 하나도 이해가 안 되거든?
 
희망:길잡이의 모습을 빌려왔을 뿐입니다. 실상 저는 어떤 모습으로도 확실히 표현할 수 없는 존재. 겉모습에 현혹될 필요 없습니다.
 
소생명:누가 현혹 된다는 거야... 그게 아니잖아. (마른세수 한 번...) 너, 본 적이 처음이라면서 일부라는 건 무슨 소린데...?
 
희망:폭주한 '숲'을 막기 위해 그의 오염된 뿌리를 통해 제 파편을 흘려보내 왔습니다. 당신의 세계에서 성도라 불리는 이들이 가진 재생력과 면역의 원천은 저로부터 비롯되지요.
 
소생명:...네가 있어서 성도들이 살 수 있었다는 거야...? (아니 그치만 걔네는 노래 때문에 죽었는데...?)
... 그러니까, 정화군집체... 네가 그 이상한 뿌리라는 거지..?
 
희망:저는 엄밀히 말하자면 뿌리와 같은 육신을 공유하나 다른 영혼을 지닌 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를 만든 이들은 그를 시대의 희망이라 칭송했었지요.
우리들의 육신인 정화군집체는 오염된 세계를 정화할 기술의 집약체였습니다. ‘숲’이 인간의 명령을 이행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닿아서는 안될 것에 ‘숲’의 뿌리가 닿아버린 것이지요.
사악한 지식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고, 변질된 그는 문명과 시대를 멸절로 이끌었습니다.
 
소생명:... 무슨 사고가 있었는데..? 그게 그 마을의 사람들을 그렇게 만든거야?
 
희망:인위적인 사고였습니다. 정화군집체의 내부에 비정상적인 에너지 반응이 기록으로 남아있군요. 저의 데이터에는 존재하지 않는 특수한 파동으로, 무언가의 문을 여는 용도로 추정됩니다만…… 정확하게는 알 수 없습니다.
 
희망은 녹음 가득한 숲을 느리게 둘러보며 말을 잇습니다.
 
희망:'숲'과 '희망'은 별개의 독립된 지능체입니다.
저는 그가 이성을 잃은 뒤에야 깨어났습니다. 본래 그런 용도였기 때문이죠. 수습하고 싶었으나 ‘숲’은 정화군집체의 제어권을 내주지 않았고, 저는 보조를 위해 만들어진 지능체이기에 권한 없이 행사할 수 있는 힘이 미비합니다.
제가 깨어나 탐색해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제 영혼을 나누어 인간에게 심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온전하게 전달하지 못했지만. 한 명이라도 이곳에 도달해주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무력했으나 세계를 구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만들어진 목적이고 의의기에.
 
소생명:... 무슨 영웅심에 취해버린 성도 같은 소리를 하고 있네.
네가 영혼을 나누고 뭐하고, 어떤 짓을 했는지는 알겠지만... 결국 걔네 죽었잖아. 정작 여기에 온 건 내가 처음 아니야? 대체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앞 뒤가 맞아야지...
 
희망:예, 그건 저도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일러준 열쇠와 제 목소리를 쫓아 탑에 도달한 이들은 되려 그 주문의 마력에 매혹당하고 말았지요. 오염된 시대의 인간들이 감당하기에는 지나친 정보였던 것 같습니다.
당신에게도 성도가 아닌 동행인이 없었다면 이곳까지 올 수 없었겠지요.
 
소생명:... 그건 노래.. 말하는 거야? (재차 물어보며 고개 기울인다)
 
희망:노래, 주문, 열쇠. 당신들은 부해라 부르고 저는 육신이라 부르는 정화군집체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이자, 살아있는 생명에게만 주어지는 최종 명령의 권한입니다.
 
갑작스레 발 밑이 흔들립니다.
 
시선이 닿는 먼 곳부터 아름다운 녹음이 깨져나가며, 어둠 속에 잡아먹혀갑니다.
 
소생명:자, 잠깐... 갑자기 이런 소리를 해봤자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깨져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다급하게 말 꺼내고)
 
일말의 동요 없이, '희망'은 지체없이 말을 이어나갑니다.
 
희망:그러나 받아들이셔야만 합니다.
우리는 지능체에 불과하기에 육신이라 부를 만한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원칙에 따르면, 우리는 물리적으로 현실세계에 간섭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숲’은 정화군집체의 일부를 가지고 심부에 접근하는 이들을 막기 위한 시스템, ‘자율방어체계’를 만들었죠. 당신을 공격했던 바로 그것입니다.
생명,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잘 들으시길 바랍니다.
 
소생명:... 대체 무슨...
 
희망:이곳에 누군가 당도한 것은 천 년만의 일입니다. 내게 시간이란 무의미한 개념이지만, 당신의 문명과 세계는 앞으로의 천 년을 견딜 여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나는 당신이 이 시대의 유일한 가능성이라 판단합니다. 그러나 세계를 짊어진다는 것은 일개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선택임도 이해합니다.
당신에게 두가지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하나. 회복을 마치고 지금 이 꿈에서 깨어나 '숲'의 자율방어체계를 넘어서 그의 육신을 정지시킨다.
둘. 회복을 마치고 이 꿈의 일부와 함께 봉인되어, 부해가 세상을 잠식한 후 자율방어체계조차 멈출 때를 기다린다.
당신은 어느 길을 걷겠습니까.
 
소생명:(네 말을 끝까지 듣더니 한숨 푹 쉬며 땅을 내려본다. 잠깐의 정적. 심각한 표정으로 눈을 지그시 감으며) 내가... 이러니까 영웅놀이 같은 건 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누구들이 하도 뭐라해서 말이지. 이렇게 됐다면 해줘야겠네... 내키지는 않지만.
(고개 들어서 희망 쪽을 바라본다) 그리고 나, 아직 걔 (에르드) 못 찾아서 말이야. 안 죽었는지 확인해야 하거든. 여기서 멈출 수는 없어.
 
희망:그렇습니까. (덤덤하다.)
저는 더 이상 제 파편을 통해 당신에게 목소리를 전하거나,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당신의 심장을 수복하기 위해서는 파편의 힘으로 부족해, 제가 가진 모든 힘을 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후로 저는 반영구적인 수면에 돌입합니다.
즉, 남은 여정… ‘자율방어체계’와의 전투는 당신 혼자 오롯이 감당해야만 합니다.
각오는 되어 있습니까?
 
소생명:... 그건 내가 묻고 싶은건데. 그렇게 하면 구할 수 있는 거 확실해? 걔 (에르드) 라던지. 세상이라던지 말이야.
 
희망:자율방어체계를 정지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이 세상은 부해로 잠식당하기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소생명:그럼... 해야겠네. 나한테 별다른 선택지가 있겠어. 어차피 사는 건 그런거야. 달갑지 않은 루트도 존재하는거지. (한숨......)
 
희망:그렇다면, 행운을 빕니다.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격동이 바닥을 강타합니다. 몸을 가누는 것이 어렵습니다.
 
바닥을 뚫고 나온 새까만 손이 닥치는대로 주변의 초목을 씹어 삼킵니다.
 
흰 빛이 당신의 육신을 보호하듯 감쌉니다.
 
관통상은 어느새 완벽하게 수복된 채입니다.
 
아니, 가슴의 상처뿐만이 아닙니다. 부해에 진입하며 입은 모든 상처가 빛에 감싸여 사라집니다.
 
담백하기 짝이 없는 작별인사가 전해집니다.
 
'희망'의 육신이 말단부터 천천히 무너져내립니다.
 
<관찰력> 혹은 <심리학>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희망이 느리게 미소짓습니다.
 
그에겐 이 선택에 한 점 후회도, 망설임도 없습니다.
 
생명과 에르드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사방을 탐욕스레 집어삼키며 뻗어나간 어둠이 당신 발 밑의 대지를 무너트리는 순간, 당신은 끝없는 추락을 느끼며…
 
...
 
...
 
…눈을 뜹니다.
 
암굴같은 어두운 사위, 눅눅하고 퀴퀴한 공기, 썩어가는 시취가 한데 얽힌 끔찍한 폐허가 당신을 반깁니다.
 
소생명:(헉)
 
낯선 곳이군요. 다행히도 곁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는 익숙한 온도감입니다.
 
에르드:정신이 들어? 진짜 그대로 죽어버리는 줄 알았잖아!
 
피를 뒤집어 쓴 에르드와 시선이 마주칩니다. 그는 엉망이 된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생명의 체력과 이성이 전부 회복됩니다.
 
소생명:(너무 놀라서 커진 눈으로 한동안 말도 없이 쳐다보다가) ........ 너, 너... 꼴이 왜 그딴식이야.....
 
에르드:왜겠냐? 니 심장이 꿰뚫릴 때 솟구친 피야, 이거.
 
소생명:...... (헉...) (괜히 멀쩡한 가슴 부여잡...)
 
에르드:그런 꼴이었으니 당연하지만 숨도 맥박도 없고……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분명 심장이 날아갔는데.
 
소생명:어, ... 그게 말이지. (어떻게 설명한다?)
... ... 그렇게 됐다. (??????)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 앞에서는 무력하게 설명을 못 하는 편..............)
 
에르드:뭐야. (기가 찬다는 듯 황당해하다가도, 이내 한숨 내쉰다.) 성도니 특별한 힘이 또 있었던 모양이지. 아무튼 살아남았으면 됐어.
 
소생명:너 생각보다 단순하구나.... (....)
 
:갑작스러운 각성임에도, 그 어느때보다도 명징한 시야와 가뿐한 몸이 방금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합니다.
 
:당신은 ‘희망’을 만났고, 그로부터 이 숲과 성도에 얽힌 진실을 들었고, 안전하게 생을 부지할 기회를 맞이했음에도 당신은 꿈에서 깨어나 지금의 세계가 붕괴하는 것을 막기를 택했습니다.
단지 우연찮게 선택받았단 이유로, 이곳으로 향했단 이유만으로 시대의 존속을 짊어져야한다는 사실이 참으로도 잔혹하지 않나요.
그러나 선택한 이상, 앞으로 일어질 일들은 모두 당신이 감내해야 할 의무이자 천형입니다.
 
‘핸드아웃 : 어떤 노래’가 ‘핸드아웃 : 절대명령권한’으로 갱신됩니다.
 
에르드:그럼 설명을 해보던가. 지금 보니 상처도 하나 안 남고 나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
 
소생명:(가슴 쓸어만지고....) 넌 친구가 옆에서 심장이 뚫렸는데 말은 잘 하네. 목소리 떨리는 척이라도 좀 해라. (.....)
친구가 말이야. (갑자기 또 강조함;)
 
에르드:말이나 못하면.
내가 왜 피를 뒤집어썼다고 생각하는 거냐. 너 구하려고 별짓 다 하느라 이 꼴 됐는데. (몸보다도 훨씬 더 심하게 피범벅 된 양손 들어보인다)
 
소생명:................................. (무슨짓을 한건데)
... 아니 그런 거 보여주지 마. 너 지금 상당히 잔인하다. (그러니까 무슨 짓을 한건데......)
사람이 심장이 뚫렸는데 가망이 있다고 생각한거야...? (...)
 
에르드:하…… 그래도 해볼 수 있는 건 해봐야 할 거 아냐. 의미는 없었던 것 같지만.
 
소생명:하... 됐어. 네가 그렇지 뭐. (제게 이 발언은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과 같다...)
그게 말이지. 세상을 구하게 생겼어. 내가 딱 싫어하는 것 중 하나거든... 그런 영웅놀이.
...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말이야. (... 하며, 네게 백일몽에서 겪은 일을 설명해줍니다..)
 
에르드:…… 그렇군. '희망' 이라. 숲 말고도 뭔가 또다른 주체가 있는 줄은 몰랐네. 게다가 사악한 지식은 또 뭐야? 그거 때문에 세상이 이 꼬라지가 됐단 거잖아? 짜증나네.
 
소생명:... 더 끔찍한 건 따로 있어. 지금부터 이쪽이 그걸 해내야 한다는거야.
망하면 세상이 멸망하는거지. 천 년의 세상이. (부담 백배)
그래서... 여기는, (하며 네가 자신을 데리고 있었던 곳이 어딘지 좀 살펴봅니다)
 
에르드:뭐 어쩌겠냐. 애초부터 그러려고 온 거 아니었어? 우리 선에서 끝낼 수 있다면 오히려 잘됐지. 의미없이 성도 갈아넣다가 세상 멸망하는 것보다야.
(덤덤하게 반응하고는) 그 가지가 네 심장을 꿰뚫고서, 네가 창 너머 공간으로 쓰러졌어. 네가 나가볼 수 있을 것 같다던 창문 말야.
널 붙잡으려고 나도 따라갔더니 이 암굴이 나왔지. 우리가 들어왔던 입구는 어느 틈에 사라져 버렸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분명한 고른 바닥 위로 축축한 피가 고여있고, [흰 가지]의 부스러기들이 잘게 떨고 있습니다.
 
벽에는 기이하고도 불쾌한 문양이 새겨진 전구가 규칙적으로 박혀있으며, 두 사람에게서 가장 가까운 것 두어개가 은은하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소생명:그래... 이제 이해가 안 되는 건 그만 해줬으면 좋겠네... (반짝이는 전구 바라보다가 옆에 흰 가지로 시선 옮기며)
 
가지들은 전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킵니다. 나침반처럼.
 
소생명:(가지들이 향하는 방향 쳐다본다) ... 이거, 무시할 수는 없는 거 아냐?
 
에르드:심상치는 않은데. 방향을 가리키는 것 같으니 가봐야겠지.
 
이 가지들은 본체로 향하려 그 방향을 가리켜는 것은 아닐까요? 백각의 짐승마냥 재생을 위해 말입니다.
 
그리고 본체란…….
 
소생명:(툭툭 털고 일어난다..) 그렇다면 무조건 그 쪽으로 가야겠지. 자율방어체계..
 
에르드:(목에 걸었던 두건을 풀어 손에 가득 묻은 피를 닦는다) 어서 가자고.
 
소생명:(피 닦는 에르드 봄. 안 봄. 어쩐지 죄책감이 든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감.....)
 
가지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걷다 보면, 짙은 색의 나무로 만들어진 문이 보입니다.
 
주인이 닫는 것을 깜빡한 것인지, 문이 살짝 열려있네요.
 
소생명:(주인) ... 아. 이거... (너를 살짝 돌아본다. 언제나처럼 시킬까... 3초 정도 고민하더니 그냥 자기가 열었다.)
 
에르드:(웬일이지)
 
문 내부로 들어서면 더럽고 지저분한 [책상], 책이 가득 꽂힌 [책장], 선반에 가득한 무언가의 액체들...
 
언뜻 평범해보이나, 난해하기 짝이 없는 공간입니다.
 
바닥에 그려진 불길한 모양새 때문일까요, [벽]에 붙은 광적인 그림들 때문일까요.
 
소생명:(그러나 들어가자마자 너를 툭툭 건드리더니 지저분한 책상 가리킨다. 대신 봐조.)
(친구 시켜먹는 우리들의 히어로 '성도' 강림.....)
 
에르드:몸 멀쩡한 사람이 해라.
 
소생명:너도 멀쩡한데.
 
에르드:난 너 때문에 심신이 좀 힘들다.
 
소생명:.... 왜 ? (순수한 눈으로 물어봄.)
 
에르드:넌 내가 죽을 뻔했다고 생각해봐라. 아니, 실제로 죽었었지. 피를 분수처럼 쏟아내면서. 안 힘들겠냐?
 
소생명:(빤히 쳐다봅니다. 빤히........)
........ 걱정했어? (......)
 
에르드:아니, 네가 죽으면 난 어떻게 돌아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이쪽도 그닥 솔직하지만은 못함)
 
소생명:... ... (뾰로퉁한 표정으로 어째서인지 던졌었는데도 다시 달려있는 사이드테일 머리를 만지작거린다....)
... 몰라, 바보. 친구 안 해. (삐쳐서 휙 돌아섭니다.....)
 
에르드:어 그래. (무심하게 답하고는 이곳저곳이나 조용히 돌아본다.)
(그러다 한참 후에야 나직하게 중얼인다) 했다, 걱정. 됐냐?
 
소생명:(힐끔... 돌아보다가 네 중얼거리는 말 듣고 얼굴 빨개집니다...) 아...? 돼, 됐거든...? 그러게 누가 친구 심장이 뚫려보는 경험도 한 번 안 하고 여기까지 오랬어. 정말.... 친구도 없는 게. 나 없으면 못 나가는 주제에... (랩 하면서 저벅저벅 책상으로 걸어간다........)
 
에르드:아니, 니가 없다고 못 나가는 건 아니지. 돌아가서 뭐라고 보고해야 할지 고민했던 거다. (그나저나 진짜 쉽네)
그런 넌 친구가 심장 뚫려본 경험 있고? 하긴 나 말고 친구 없었으니 당연히 못 해봤겠지만.
 
소생명:왜, 왜 못 나가는 건 아닌데...!!! (?)
.... 내가 없으면 나가지 마. (?????)
 
에르드:개소리야……
 
소생명:그리고 너 말고도 친구 많다고!!!!! (환장)
 
에르드:아 그래? 누구 있는데? 이름.
 
소생명:.
(울컥..........)
 
에르드:(아 웃김) 친구 없는 건 뭐라고 할 마음 없는데, 자기도 없으면서 심장 뚫려본 경험 운운하는 건 가만히 못 넘기겠다~?
 
소생명:... ... ... (뾰로퉁... 괜히 자기 손만 만지작... 시선 돌리며.........)
(찌릿..... 노려봅니다;;;)
 
에르드:조사나 하자. 시간없다. (더하다간 또 삐지겠네)
 
소생명:흥...! (...이라는 소리 내며 다시 고개 돌린다)
 
에르드:(저게 진짜 스물여덟이라고?)
 
책상 위로는 채 정리되지 않은 [종이]와 [청사진], 펜과 자, 계산기와 주판 등이 난잡하게 놓여 있습니다.
 
소생명:(올해로 스물여덟. 직업은 천년의 봉인? 된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다.)
(종이와 청사진을 같이 헤쳐서 바라본다) 음.... 이건 뭐지?
 
종이는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만, 기계 설계서의 일부분 같습니다.
 
입방체가 그려져있고, 그 입방체를 이루는 회로도가 빼곡하게 종이를 채웁니다.
 
부분부분 색이 다른 잉크로 주석을 달아놓았는데, 그 필치가 꼭 광인의 것 같습니다.
 
글씨는 읽을 수 없어도 낙서는 파악할 수 있겠습니다.
 
설계서 아래쪽에서 입방체를 향해 올라가는 화살표에 차례대로 네모와 ‘징조의 표식’이 그려져 있습니다.
 
청사진은 탑의 설계도면입니다.
 
생명과 에르드가 이곳에 들어서기 전에 본 모습과는 다르게 탑의 설계도 그 어느곳에서도 무도한 침범자의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탑을 파괴하며 자라난 나무가 의도한 바는 아닌 모양입니다.
 
붉은 잉크가 두 사람이 뼈와 상자를 조우한 층과 탑의 꼭대기를 잇고 있습니다.
 
그 곡선의 중간에 점이 하나 더 찍혀있고, 무어라 글이 적혀있습니다.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이게뭔데)
 
그 외에도 위쪽에 노란색 잉크로 무언가를 그린 흔적이 있습니다.
 
소생명:.... 뭘 그려둔거지. 낙서인가..? (잉크 만져보며...)
 
잘 보면 입방체를 그린 듯합니다.
 
소생명:내가 눈으로 봐서 뭔지 모르는 경우는 없었는데. (재수없는 말)
 
에르드:재수없군. (뚫린 입)
 
소생명:(이어 계산기와 펜들을 거쳐 책장으로 향했다. 책장 속에 책이 있으려나... 이 액체는 뭐람..?)
너 방금 뭐라고 했냐.
 
에르드:재수없다.
 
소생명:맞을래?
 
에르드:때려봐라 어디.
 
소생명:진짜 때린다?
 
에르드:해봐. 기별도 안 올 것 같은데.
 
소생명:기계 만지던 사람은 건드는 게 아니야... (손 뚜둑...)
 
에르드:건드렸는데 어쩔 테냐? (어깨 슥 밀음.)
 
소생명:(밀림....) (빠직.) .............
너 이리 와 (어떻게... 볼이나 머리를 잡아보려 손 뻗었지만 키가 높다!) (휘적....)
 
에르드:니가 와야지? (비웃는다. 20cm의 차이란…….)
 
소생명:.............( 빠직 빠직 )
(네 배를 주먹으로 동동 두드립니다.. 동동동.. 기별도 안 가는 주먹질)
 
에르드:뭐지……. 어린애 주먹도 너보단 느낌 오겠다.
 
소생명:하......... (힘듬) (?) (제 풀에 벌써 지침......)
 
에르드:얼씨구. 체력도 구리고. 책장이나 봐라. (어깨 턱 잡고 책장 쪽으로 몸 180도 돌려줌)
 
소생명:(무력하게 빙글......) 바보. 멍청이. 맨날 양치 할 때마다 귤이나 먹어라... (중얼)
 
에르드:하……. (한숨만 쉼)
 
뭐든 손도 대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 냄새가 나는 책들과, 멀쩡해보이는 장정의 책들이 마구잡이로 꽂혀있습니다.
 
그 중에 삐죽 튀어나온 찢겨진 [종이]가 보입니다.
 
사악한 마도서와 주문서, 평범한 과학서적 등이 섞여있습니다.
 
소생명:(손 대보려고 했다가 슥 뺌... 그러더니 종이 보고 다시 조심스레 뻗어서 종이 빼봅니다) 으, 이게 대체 뭔데...
 
찢겨진 종이를 살피면 어디서 봤던 재질, 글씨…
 
수상하기 짝이 없는 주문의 찢겨나간 반쪽입니다.
 
‘주문 : 징조의 표식’의 나머지 부분을 습득합니다.
 
소생명:여전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니까. 이런 건 멍청한 사람이 봐야 잘 아는걸려나. (고개 들어 너를 한 번 힐끔 본다. 안 본다...)
 
에르드:사람 열받게 하는 데는 재주가 있어.
 
소생명:응? 왜. (모르는 척)
 
에르드:나도 그건 뭔 소린지 모르겠다. 쓰일 때가 있겠지. (참아준다.)
 
소생명:멍청한 사람에게도 효과가 없네... (대놓고 중얼거리며 벽쪽으로 갑니다.........)
 
에르드:(짜증나서 걸어가는 발 한번 밟음)
이런. 발을 헛디뎠네.
 
소생명:(죽음)
(냅다 쓰러지다....................)
 
에르드:업보란 거다. 알겠냐?
 
소생명:........................ (OTL 자세로 쓰러져서 너 쳐다봄.................. 노려봄.........................)
너... 너 짜증나. 친구 안 할거야....
 
에르드:넌 자기가 한 짓은 왜 상정을 안 하냐? 말을 뱉을 땐 생각이란 걸 해.
(옷자락 잡고 홱 일으켜줌)
 
소생명:그러니까 네 말대로 솔직한 심정을 말하고 있는거라니, 까... (화악 끌어올려짐.......)
(휘청.....)
 
에르드:그러냐? 그럼 솔직함을 배웠으니 이제는 입 다무는 눈치랑 배려라는 것도 배워야겠군.
 
소생명:....? ....?? (정말... 진심으로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 기울입니다....)
 
에르드:내가 널 굉장히 사회성 떨어지고 눈치도 없고 배려도 없고 나이는 어디로 먹었는지 모르겠고 머리 좋은 거 외에는 하나하나 손 가는 게 너무 많아서 스물여덟이 아니라 열다섯이라고 해도 믿겠다고 여기지만 입 밖으론 내지 않고 참아온 것처럼. 상대를 위할 줄 알라는 거다. (숨도 안 쉬고 말함)
하…… 누구 가르치는 덴 소질도 의향도 없는데 어쩌자고 이런 놈을 친구로 둬서는……
 
소생명:.
......................................................... (울컥)
(볼 완전 커짐.....) (부들.......)
 
에르드:그래 이런 것도. 네가 먼저 사람 긁어서 지적하거나 화내면 지가 더 삐지는 거.
고쳐라, 엉?
 
소생명:.... .... (어라? 네가 그런 말 하니 그건 또 찔려서 미안한지 제 손 쪼물거린다...)
(하지만 이내..... 노려봄.)
흥. (소리냄.)
 
에르드:(멀었구만.)
 
소생명:몰라, 바보. 말만 잘 하면 다 되는 줄 아나. (완.전.삐.침 상태로 일어나서 벽쪽으로 저벅저벅 다시 걷는다...)
 
에르드:이 상황에선 뭐라고 해야 하는지 아냐? '흥' 이 아니라 '미안' 이다.
바보는 너지. (쯧쯧 혀차면서 두 발짝 뒤에서따라감)
 
벽에 붙은 그림에는 그 어떤 공통점도 없습니다.
 
언뜻 보아도 역겹고 끔찍하게 훼손된 시체나, 영문을 알 수 없는 바닷가, 더러운 석판… 대체 왜 이런걸 모아둔걸까요?
 
그나마 사람 여럿이 선 사진이 가장 멀쩡해보이는군요.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열심히 벽에 붙은 사진 쳐다보고 살피다가 네가 따라오면 흘깃.. 돌아보고 다시 팽 고개 돌린다.) ......... 미, ... ㅁ... 바보.... (노력은 하지만 못 말하겠음....)
 
한번만 다시해보자!
 
소생명:(고개 도리도리 젓고 다시 본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흰색 망토를 걸친 사람들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높고 웅장한 건물에서 보았던, 에르드를 닮은 여성입니다. 그는 혼자 냉랭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소생명:아, 이 여자.
너다. (?)
 
에르드:맥락을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해라…….
그것보다 이거 봐.
 
소생명:그러니까 그게 전부라서 말하는 거라니까.....
뭔데 그래?
 
그의 눈은 두 사람이 들어선 문의 뒷면을 향한 채입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면 보이는 광경은 한번 마주했던 것입니다.
 
물결치는 흑요석, 깊이를 알 수 없는 짙은 어둠.
 
두 사람을 이 공간으로 데려온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이 나무 문의 뒷편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원형 계단의 끝과 이어진 길고 어두운 통로, 그 너머 홀 바닥을 가득 메운 채 사악한 빛을 발하는 문양.
 
당신은 예상했을까요? 바닥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주문에 그려진 바로 그 표식입니다.
 
지금 당신은 ‘희망’조차 알지 못했던 이면의 진실에 도달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생명:저 표식... 상당히 의심이 가지?
 
'정화군집체'의 제작에 관여했던 광인이 있었고, 그는 ‘정화군집체’에 어떤 술수를 부려 과거의 문명을 몰락시켰습니다.
 
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비극인가요.
 
단 한명의 모략으로 세상이 멸망해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
 
아, 모든 생명이 멸절을 목전에 두고 있으니 멸망은 현재진행중인 것으로 보아야 할까요?
 
에르드:우리가 찾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소생명:누군진 모르겠어도... 나도 그 시대에 있었으면 아마 관련해서 제작에 관여했을거야... (세상 멸망시키고 싶단 소리를 하고 있다.;;;)
 
에르드:(어이없음) 농담으로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마라. 그것 때문에 세상이 이 꼬라지가 됐는데. 아무리 연구가 좋아도 그렇지. 윤리를, 앞으로 닥칠 일을 생각 안 했으니 난리가 난 게 아니겠어? 그 숲인가 뭔가 하는 것도 그렇고.
 
소생명:... (네 말을 가만 듣더니) 그래,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연구는 연구라고 할 수 없지. 한 줌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들을 위해 연구하는 건 인간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 생각해야 돼. (끄덕.)
 
단 하나의 진실만이 명백합니다.
 
그러니 이것은 인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절망이 집어삼킨 비탄의 시대, 무거운 의무를 짊어진 자에게 묻습니다.
 
해야할 바는 더없이 명확합니다.
 
저 표식을 무력화하고, ‘절대명령권한’으로 모든 것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겠죠. ‘자율방어체계’가 당신을 막아설 테니까요.
 
그럼에도 암흑 너머로 발을 내딛을 준비는 되었다면…
 
가볼까요, 모든 것을 끝맺기 위해서.
 
소생명:(한숨 푸우욱 쉬고 하늘 한 번 보고 땅 한 번 보고 숨 내려놓는다.) 가야겠네. 시간이... 너무 오래 끌면 안 좋을테니까.
 
에르드:이제 끝이 보이는 것 같군……. (마음을 다시금 다잡는다. 문을 바라본다.) 가자고.
 
소생명:(에르드 한 번 바라보다가 긴장을 꾹 삼키고 걸어나갑니다.)
 
문을 넘어서면 당신의 눈 앞에 긴 복도가 펼쳐집니다.
 
미미하게 떨리는 수준이던 나뭇조각이 거세게 떨립니다. 제 본신이 저곳에 있다 말하기라도 하는 것 같군요.
 
이곳은 공중정원입니다.
 
풀과 매끄러운 돌로 조경된 화단이 복도의 양 옆을 장식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흰 나무들이 심겨졌습니다.
 
그것들의 가지는 천장에 닿아 구부러진 채 아치를 이룹니다.
 
화단과 보도 사이로는 맑은 물이 졸졸 흐르며 아름다운 소리를 냅니다.
 
복도를 절반 정도 지나면 어느 순간, 거칠게 진동하던 흰 나뭇조각이 자석에 이끌리듯 튕겨나갑니다.
 
저 너머, 불길한 표식이 새겨진 홀을 향해서.
 
<관찰력> 판정
 
소생명: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저 너머 희끄무레한 윤곽이 보입니다.
 
‘정화군집체’에 다가서는 자를 배제하기 위해 움직이던 것. 아까도 보았던 그것입니다.
 
에르드:저게 자율방어체계란 것이겠군. (목소리 낮춰 중얼인다.)
절대 가만히 있진 않을 것 같으니, 역할을 나누자. 이전에 백각의 짐승 놈을 바깥으로 떨어뜨렸던 때처럼. 한 명은 표식을 무력화하고, 한 명은 자율방어체계를 상대하는 거야.
 
합리적인 말입니다. 해야 할 일이 두가지고, 마침 이곳에 도달한 이가 둘이니까요.
 
소생명:...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너, 나를 정말로 믿어? (갑작스레 이런 것을 물어온다. 이런 무거운 일을 앞에 두고 있으니.)
 
에르드:나 참. 안 믿었으면 여기까지 같이 왔겠냐? 이제 와 새삼스럽게.
 
소생명:그냥... 딱히, 난 세상을 구하려고 온 것도 아니고 어쩌다보니 일이 이렇게 된 것 뿐이거든. (가만 쳐다보며) 넌 길잡이잖아. 좀 더 영웅심이 강한 사람이랑 같이 갔으면 좋았을지도 모르고...
 
에르드:됐어. 영웅심리가 강한 사람이든 휘말린 사람이든, 지금 이렇게 위기를 헤치고 왔고 최종 목표가 눈 앞에 있잖냐? 그거면 된 거야.
그리고 너 세상이 정말 멸망하길 바라는 건 아니잖아. 포기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만약 그랬음 그 희망인가 뭔가의 말대로 봉인되는 걸 택했겠지.
 
소생명:(정곡을 찌르는 말에 시선이나 빗긴다.) ... 딱히.. 너 닮은 사람이 나와서 그런 말 하는데 거짓말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그리고... 아직 해보지도 않았는데 포기하는 건 좀. (중얼중얼...)
그, 그래서... 어떻게 하길 바라는데? (팔짱.)
 
에르드:그럼 된 거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순 없다. 그러니 나아가겠다. 좋은 마음가짐이다. (당신의 머리에 짧게 손을 얹었다가 뗀다)
 
소생명:(꾸잉... 눌렸다)
 
에르드:누가 표식을 해제하고, 방어체계를 상대할 건지 정하자고.
 
소생명:네가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 안 했으면 네가 또 잔소리 했을테니깐... (...)
... 내가 가서 방어체계랑 싸울게. 싸움 실력만 봐서는 너한테 맡기고 싶긴 한데.. (지긋) 너... 요즘 피곤해 보이더라. (웃김...)
 
에르드:넌 그 백일몽에서 회복하고 왔지만 난 백각의 짐승 놈한테서 도망치던 피로가 아직도 남아 있으니까…… (실제로 좀 지쳐있다)
 
소생명:아니 그리고 실력도
아니야. 아무말도 안 했어.
(........)
 
에르드:……
 
소생명:.......
 
에르드:다음에는 나도 단검보다 총을 배워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군……
 
소생명:..... 미안하니까 이런 순간에 납득하지 말아줄래?
 
에르드:싸울 때 보니 넌 사격에 꽤 재능이 있는 것 같더라.
그래도 이제 미안할 줄은 아네? (ㅋ)
 
소생명:
뭣.
그, 그런 거 아니거든...!?!?!!? (츤데레 on)
따, 딱히 너한테 미안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네가 다칠까봐 나는 그냥....
 
에르드:그래그래. (니 성격은 이제 대충 알겠다)
 
소생명:(부들부들....) 너... 이 싸움이 끝나면 카레에 매운 소스 엄청 넣어서 만들어줄거야...... (?)
 
에르드:오, 카레 좋지. (아무 생각 x)
 
소생명:짜증나 진짜...!!! (등불이 있나? 쥐어본다... 들어본다..)
 
영화의 등불은 당신의 손 안에서 빛을 발합니다.
 
소생명:흥, 몰라. 이제 갈 거야. 죽던지 말던지 알아서 해... (팽 고개 돌리고 저벅저벅 냅다 걸어갑니다.....)
 
에르드:난 최선을 다할 테니 너도 꼭 살아라.
 
소생명:... ... 바보. (여러 의미를 내포한 짧은 대답만 남기고 다시 걸어간다)
 
나무가 고개를 숙인 복도를 지나, 오래도록 방문한 이 하나 없는 적막한 홀 안으로 천년의 적막을 깨트리는 발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창문 대신 자리한 청사금석의 벽체는 꼭 어두운 밤하늘 같군요.
 
복도와 마찬가지로 홀의 가장자리는 나무가 정갈하게 심긴 화단이 자리한 채, 청사금석의 벽 위로 흰 가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홀의 바닥을 차지한 표식이 사악한 빛을 발합니다.
 
그것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홀의 일부가 일렁이듯 뭉개지는 것만 같습니다.
 
전부는 아닙니다. 동그란 홀 안쪽 깊은 곳에는 위치한 단은 전혀 영향을 받고있지 않는 것 같군요.
 
그 위에서 무언가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만,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겠습니다.
 
앞쪽에 당신을 막아서고자 일어서는 것이 있기에.
 
거대한 흰 웅덩이에서 반쯤 몸을 일으킨 것이 고개를 돌려 등불을 든 이를 바라봅니다.
 
기묘한 목울음이 홀 안에 낮게 깔립니다.
 
그것의 표피를 타고오른 흰 가지가 고동치며 덩치를 부풀리며, 형체를 다시금 갖춥니다.
 
사람이라 부르기엔 올바른 구성을 갖추지 못했으나, 두 다리로 바닥을 디디고 선 모양새를 달리 부를 말도 없습니다.
 
영화의 등불이 눈부신 빛을 발하며 밝게 타오릅니다.
 
‘자율방어체계’가 고통스레 울부짖습니다. 귓청을 가르는 날카로운 노이즈가 시야를 뒤흔들고, 날카로운 그것의 팔이 다시금 쇄도합니다.
 
심부의 문지기 | 자율방어체계를 조우합니다. SAN C (1D4/1D6)
 
소생명: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6
 
이성 6 감소.
 
<지능> 판정. 성공시 광기에 걸립니다.
 
소생명:칫... (소리 치는 그것을 보며 팔로 입가 가리고)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그것은 너무도 끔찍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으나, 생명은 그 본질을 전부 이해하지 못합니다.
 
천 년의 세월이란 당신의 비상한 머리로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과중하고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있었으므로.
 
일시적 광기 없음.
 
1라운드.
 
에르드:징조의 표식 해제 라운드 5
소생명, 잘 버티고 있어! (표식을 향해 뛰쳐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에르드 마력 5 감소.
 
소생명:누구보고 명령이야...! (등불 번쩍 들어보임!)
 
장갑 1d8을 굴려주세요
 
소생명:2
 
생명은 2만큼의 장갑 보정치를 받습니다.
 
전투가 발생합니다.
 
턴은 생명-자율방어체계-생명... 순이며, 자율방어체계는 회피나 반격을 하지 않습니다.
 
생명의 턴.
 
소생명:(등불을 손에 대충 걸고 총 꺼내서 장전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어차피 비리가 가득한 세상이니 구하고 싶지는 않았어. (겨누고 조준!)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자율방어체계 체력 4 감소.
 
자율방어체계:표식과 연결된 체력 회복 3
(팔다리를 뻗어 천 년만에 나타난 방해자를 제거하려 든다.)
사살
기준치: 60/30/12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사살
기준치: 60/30/12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사살
기준치: 60/30/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두 번의 공격은 빗나가나 마지막 가지는 날카롭게 당신의 팔을 향해 날아옵니다.
 
생명, 회피 혹은 반격하세요.
 
소생명:(날아오는 가지를 보고 동공이 떨리고 있다만... 이번에는 총을 쥔 손을 내려놓지 않았다.)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그래도 네가 살아있으니까... 너한테 소중한 사람들도 살아있을 거 아니야...
 
반격 실패. 소생명 HP 1 감소, 장갑 소진.
 
2라운드, 생명의 턴.
 
소생명:(손이 탁 쳐지며 잠깐 고통에 눈을 찌푸리더니 다시금 총을 쥐어잡고) 또, 솔직히 말해서! 진짜 짜증나는데!! 너 같은 거 완전 싫은데!!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고통 탓일까요, 조준하는 손이 떨려 총알이 빗나가고 맙니다.
 
자율방어체계:표식과 연결된 체력 회복 1
(물러서지 않는 방해물을 제거한다. 몸에 새겨진 명령대로 나뭇가지를 휘둘러 총을 쥔 생명의 팔을 다시금 노려왔다.)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생명, 반격 혹은 회피하세요.
 
소생명:(총 놓침....) (줍는김에 굴려서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생명은 몸을 굴려 총을 주우면서 자연스럽게 흰 가지들을 피해냅니다.
 
가지가 쐑 소리를 내며 당신의 몸 바로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쳐갑니다.
 
소생명:(이게되네)
 
저기에 뚫리기라도 했다간…… 큰일 날 뻔했네요.
 
소생명:(나 방금 어떻게 피한거지)
 
생명 체력 감소 없음.
 
3라운드, 생명의 턴.
 
소생명:하.... (허리 펴서 총 다시 고쳐잡고 겨눈다.)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이게 자꾸 움직이고 난리야....!!
 
온몸을 굴리며 피한 탓인지 영점이 잘 잡히지가 않네요.
 
방어체계는 냉담한 빛을 굴려 적을 탐지하고, 불빛을 향해 팔을 뻗습니다.
 
자율방어체계:표식과 연결된 체력 회복 5
사살
기준치: 60/30/1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사살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피해: 7
 
생명, 반격 혹은 회피하세요.
 
소생명:이 짓도 못 해먹겠네...! 네가 총을 배울 게 아니라 내가 검을 배워야하는 거 아니냐고...!!! (다시 뛰어서 피해봅니다..)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에르드:차라리 그게 나았을지도 모르겠군…… (표식을 해제하는 데 집중하느라 턱을 타고 땀방울이 떨어진다.) 침착해!
 
생명은 이번에도 가지를 피해내는 데 성공합니다.
 
소생명:집중하고 있는데 태클걸지마...!!!!! (환장)
 
에르드:태클이 아니라 조언이다. (다시 주문 외움)
 
4라운드, 생명의 턴.
 
소생명:아 짜증나 진짜 다 멸망하라지!!! (총 냅다 쏨)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6
?
(짜증으로 레벨업하는 소생명)
 
자율방어체계 HP 6 감소.
 
자율방어체계:표식과 연결된 체력 회복 3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이번에는 방어체계가 당신을 향해 육중한 다리를 뻗습니다.
 
그 끝에서 흰 가지가 파고들어옵니다.
 
반격 혹은 회피하세요.
 
소생명:저, 저건 진짜로 아닌 것 같은데....! (환장... 총 들고 뻗는 가지 향해서 쏴본다...)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반격 실패. 자율방어체계의 가지가 생명의 한쪽 허벅지를 꿰뚫고 지나갑니다.
 
생명 HP 6 감소.
 
소생명:(털썩.....) (소리도 못 내고 제 입 가린채로 부들거린다....)
 
5라운드, 생명의 턴.
 
소생명:(어느정도 숨을 몰아쉬더니 상처부위에는 손도 안 대고 총을 잡고 다시 겨눕니다.)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그래도... 나한테 (숨) 친구라고 했잖아 네가... (부들...)
 
자율방어체계 체력 3 감소.
 
자율방어체계:표식과 연결된 체력 회복 1
 
자율방어체계 HP 20/25
 
자율방어체계:
사살
기준치: 60/30/12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4
사살
기준치: 60/30/12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5
사살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피해: 7
 
권총을 맞아 여러 군데의 가지가 박살난 방어체계는,
 
분노라도 일으키는 듯 뿔처럼 휘어진 양팔을 동시에 생명에게로 뻗습니다.
 
그것이 노리는 목표물은 당신의 가슴팍. 이미 한 번 찢겨나간 적 있던 심장일 테죠.
 
생명, 회피 혹은 반격하세요.
 
소생명:(저멀리 에르드를 한 번 흘깃 보더니 잘 안 되겠지만... 몸이라도 굴려서 피해본다) 시간을 더 끌어줘야 되는데...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그러나 희망이 빚어준 생명입니다.
 
쉽게 내어줄 수 없지 않겠나요.
 
소생명:친구... 없다는 거 맞아.
그러니까 너라도 잘 살아야 할 거 아니야...
(중얼...)
 
당신은 모든 성도를 대표해 이곳에 섰습니다. 꼭 그들의 영혼이 모여 길을 안내하듯, 당신은 방어체계의 모든 뿔을 피해냅니다.
 
HP 감소 없음.
 
소생명:(쿨럭) .... 하....
 
5라운드가 소모되고, 마침내 징조의 표식에서 불길한 빛이 꺼집니다.
 
표식이 해제되자 짧은 진동이 내부를 휩씁니다.
 
아니, 괴로움과 고통이 뒤섞인 비명이나 고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탑 전체에 울리는 것 같은 거대한 이명이 귓전을 스치나 찰나의 일입니다.
 
눈을 깜빡이고 주위를 둘러보면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율방어체계의 이상현상을 제외하면요.
 
얼굴에서 흉흉하게 번쩍이던 빛이 깜빡거리다 이내 광채를 잃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땅을 딛고 선 그것의 다리가 끄트머리부터 바스라지고 있습니다.
 
그 속도는 몹시 느리지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에르드는 불길한 표식을 무력화하는데 성공했고, 저것은 더이상 재생하지 않습니다.
 
에르드:(표식을 해제하는 데 온 힘을 다하면서도 생명의 말은 전부 듣고 있었다. 그러니 대답해줘야 하는데,)
윽……
 
그와 동시에 에르드가 짧은 신음소리를 내며, 무릎부터 쓰러집니다.
 
소생명:.... 야...!! (깜짝 놀라서 너를 향해 소리칩니다...)
 
대답이 없습니다. 기절한 것 같아요.
 
소생명:(어떻게든 일어나서 절뚝거리며 네 쪽으로 가본다.) 너, 너... 왜 그래..!!
 
상태를 살피니, 호흡이나 맥박은 전부 정상입니다.
 
표식을 해제하는 데 온 힘을 쏟은 탓일까요. 단순히 기력이 쇠한 듯합니다.
 
소생명:(쓰러진 널 끌어당겨서 호흡과 맥박을 능숙하게 가늠하더니 안도하듯 한숨 푹 쉬고 내려둔다. 그리고는 앞머리를 쓸어주고 작은 목소리로.) .... .... 고마워.
 
자율방어체계는 더 이상 회복하지 않습니다. 라운드별 공격 횟수도 1회로 줄어듭니다.
 
생명의 턴.
 
소생명:(에르드를 벽에 기대게 눕혀주고, 행여나 소리에 깰까 제 귀에 썼던 포근한 귀마개를 네게 씌워준 뒤 일어난다.) 어떻게든... 해야겠지. 이것부터. (하며 총을 다시 장전하고 겨눈다.)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당신의 총알이 방어체계의 다리를 꿰뚫습니다.
 
당신이 공격당했던 곳과 비슷한 부위군요. 복수의 시작일까요.
 
자율방어체계 HP 5 감소.
 
자율방어체계: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방어체계가 반대쪽 다리를 차듯이 날립니다.
 
생명, 반격 혹은 회피하세요..
 
소생명: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어떻게 피하려다가 픽 쓰러짐....) 아
 
당신이 쓰러진 틈을 타, 방어체계의 가지는 무도하게 당신의 가슴을 꿰뚫습니다.
 
생명, HP 5 감소.
 
그러나 당신은 여기에서 무너지지 않습니다.
 
당신이 해내야만 하는 의무, 받아들인 의무가 있기에.
 
소중해진 사람을, 소중해질 사람들을 위하여 당신은 일어나기로 결심하였으므로.
 
두근, 당신의 안에서 '희망'이 맥동합니다.
 
생명, 이성 10점을 소비하여 10의 체력으로 부활합니다.
 
다시 생명의 턴.
 
소생명:(쿨럭) 윽... 부활이라던지... 이딴 거 생명한테는 윤리적으로 허용이 안 된 일이란 말이야. 고통은 누가 책임지는데... (자꾸 죽었다 살아나니 정신이 말이 아니게 피폐해진다. 손으로 입가에 붙은 피를 닦아내고 혈흔으로 물든 심부를 쓸더니 다시 일어나며)
세계를 구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아는데도..... (총을 다시 부여잡고 겨누며)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비끗..!)
 
아득해지는 정신 탓에 초점을 잡기가 힘이 듭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방어체계는 거리를 좁혀나갑니다.
 
자율방어체계: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방어체계가 노리는 것은 당신의 발목입니다.
 
소생명:저 녀석... 인간이 어딜 없애면 움직이지 못 하는지 이해하고 있잖아...? (뒤로 물러나서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어체계의 가지는 허공을 때립니다.
 
지금입니다. 어서 빈틈을 노려요!
 
소생명: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총 겨눴다가 움직이는 바람에 살짝 빗나간다) 이거... 역시 칼을 배워야 했었는데...!
 
급하게 겨누었지만, 아슬아슬하게 빗나가고 맙니다.
 
자율방어체계:
사살
기준치: 60/30/12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4
 
그러나 헛점을 노려온 공격에 당황한 것인지, 방어체계도 완전히 자세가 무너져 비틀거립니다.
 
대실패 패널티, 반격 2회가 주어집니다.
 
소생명:(인상 찌푸리며 살피더니 놓치지 않고 두 손으로 붙잡고 총을 겨눴다.)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4
 
이번에는 정확했습니다. 당신의 총알은 빗나가는 일 없이 목표를 격발합니다.
 
방어체계 HP 4 감소. 11/25
 
생명의 턴.
 
방어체계가 서서히 무너져가기 시작하였으므로, 공격 기회를 2번으로 늘립니다.
 
소생명:(잘 자고? 있는 에르드 한 번 슥 보더니 다시 그쪽 쳐다보며)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영웅의 행운을 사용해보자......)
 
영웅에게는 운마저 고개를 숙이는 법.
 
행운 7 감소, 첫 번째 공격을 성공 처리합니다.
 
방어체계의 한쪽 팔이 완전히 떨어져나갑니다.
 
방어체계의 움직임이 점차 고장난 나무관절인형처럼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자율방어체계: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6
 
망가져가는 와중에도 방어체계는 자신의 의무에 충실합니다.
 
당신의 복부를 노리고 공격이 날아옵니다.
 
소생명:
회피
기준치: 55/27/11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얷)
(그렇다... 그는 평소에 운동을 안하던 사람이었다.......)
 
이번만큼은 미처 피해낼 수 없었습니다.
 
방어체계의 뾰족하고 굽어진 가지가 생명의 복부를 거세게 후려치고 갑니다.
 
묵직한 충격은 절로 피를 토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생명 HP 6 감소.
 
소생명:(욱...) (털썩.............)
(...... 이 상황에도 역시 귀마개 씌우길 잘했다 싶은 중이다....)
 
생명의 턴.
 
소생명:(엄청 힘듬....) (머리 다 풀려서 엉망 된 채로 바닥에 떨어졌던 총 한 손으로 겨우 잡아서 겨누고)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소생명: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
 
한 손으로 반동을 잡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당신은 힘겹게나마 두 번째 총알을 방어체계의 다리에 스치게끔 하는 데 성공합니다.
 
자율방어체계:
사멸
기준치: 60/30/1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방어체계도 점점 더 누적되는 데미지를 이기지 못하고 비틀거립니다. 공격이 빗나갑니다.
 
반격이 가능합니다.
 
소생명:
권총
기준치: 50/25/10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놓치지 않고 총 겨눈채로 쏘았다. 그 순간 눈을 질끈 감았으나...)
 
생명의 총알이 버티고 서 있던 자율방어체계의 심부를 정확히 파괴합니다.
 
굳건히 버티던 직전이 무색하게, 치명상을 입은 자율방어체계는 무릎을 꿇습니다.
 
고장난 꼭두각시 인형처럼 팔과 다리를 축 늘어트린 그것은 더이상 행동의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허무하기까지 한 끝입니다.
 
이제 당신의 의무를 방해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 나아갈까요. 그것의 심부에 마지막 열쇠를 꽂아, 세상을 뒤덮은 재액을 걷어내기 위해서.
 
소생명:(하......... 깊은 숨 한 번 내쉬고 총에 핀을 걸더니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 (침착하게 숨 고르고 에르드 한 번 쳐다본다. 아직도 안 일어났나?)
 
에르드는 깊이 잠들었군요. 한동안은 깨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소생명:야. (일어나지 않을 걸 알면서도 괜히 한 번 불러보고)
... 바보. (두 번 부름.)
... ... 금방 다녀올게. (주변 돌아보다가 제 목도리까지 펴서 네게 걸쳐줍니다)
(몸 일으켜서 심부 쪽으로 저벅저벅 걸어갑니다.)
 
심부의 문지기가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새하얀 가지들이 고개를 조아리며 길을 엽니다.
 
그것이 당신입니다. 부해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당신은 단 위로 오릅니다.
 
고작 열 칸의 계단. 그러나 이곳에 발 디딘 사람은 천 년간 당신이 유일하겠죠.
 
소생명:(뚜벅...)
 
엷게 쌓인 먼지가 가볍게 공중을 부유하다 가라앉습니다.
 
완벽한 원을 그리는 흰 대리석 바닥은 정갈하고도 아름답습니다.
 
원 위에 복잡하게 새겨진 회로는 금빛으로 반짝이며 중심을 향해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것을 눈으로 따라가면 심부의 중심에서 표요히 부양하는 정방형의 입체가 시야에 담깁니다.
 
소생명:(고개 들고 바라보며) 저게...
 
새하얀 빛을 머금은 채 천천히 회전하고 있군요.
 
이것이 '정화군집체’의 심장.
 
십세기동안 지상을 지배해온 군주의 심장은 이토록 작고 초라합니다.
 
영웅이여, 바로 지금입니다.
 
소생명:(회전하는 그것을 한참 바라본다. 어딘가 시선을 빼앗기고 이끌리는 듯한 느낌에 눈을 지그시 감고. 희생 되어왔던 수많은 성도들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상기하며.. 이내 푸른 눈동자에 빛을 담고 열쇠의 주문을 외운다.)
 
열쇠를 속삭이면 웅웅거리는 공명음과 더불어, 시야 위로 단 하나의 문장만이 떠오릅니다.
 
'숲'이 발악이라도 하는 걸까요? 글자가 일그러지고 뭉개지지만, 그보다도 글자가 복구되는 속도가 빠릅니다.
 
소생명:(일그러지는 글자들을 머리로 읽으며 고개조차 끄덕이지 않고 답한다.) 종료 해줘. 가능하면 일대의 프로세스와 감지 된 것 까지 전부.
 
다른 성도와 당신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당신은 얼마나 대단하고, 또 이 ‘자격’에 걸맞는 사람인가요?
 
당신은 딱히 사명감이나 영웅의식은 없는 사람입니다. 그걸 스스로도 알고 있지요.
 
그저 운이 좋았던 걸지도 모릅니다.
 
죽음이 드리운 숲으로 함께 향한 이가 있다는 것이, 그가 당신의 곁을 끝까지 지켰다는 것이.
 
이 모든 것이 우연이고, 당신이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일지라 하여도…
 
소생명:.... 그래도, 살아있는 생명은 가끔 살아있는 이유를 필요로 하지 않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에게 동의를 표합니다.)
 
왕관도, 왕홀도 존재하지 않는 초라한 대관식의 장중에서 왕은 제 왕국을 끝내겠노라 선언합니다.
 
유일한 증인은 잠들어있으니 세상 그 누가 이곳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할까요.
 
그러나 맹세하세요,
 
당신은 모든 것들을 바로잡기를 택합니다.
 
잠시간의 정적. 고요한 바람이 주변을 휩쓸고 지나가고, 심장이 발하는 빛이 점차 강해집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심장으로부터 강력한 파동이 일렁입니다. 심장이 맥박칩니다.
 
강렬한 징조를 이기지 못한 벽체의 밤하늘이 조각나 무너져 내립니다.
 
그제서야 당신은 알아차립니다. 이곳은 탑의 최상층인 동시에 지상의 아주 높은 곳입니다.
 
새하얀 나무들이 지평선을 빼곡히 메우고 있습니다.
 
흐릿한 빛을 머금은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립니다.
 
익숙한 부해의 풍경, 그러나... 더는 죽음의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에르드:으…… 소생명?
 
희미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잠에서 깨어난 에르드가 주위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소생명:... 잠꾸러기 바보. 이제 일어나?
 
그는 드러난 부해에 황급히 제 입가를 가렸다가, 손을 천천히 내립니다.
 
에르드:호흡이 괴롭지 않아. 그렇다는 건…… 부해가 힘을 잃었나 보군. 성공한 거냐?
근데 이건 뭐지? (한 박자 늦게 칭칭 감싸진 귀마개와 목도리를 발견하고 어리둥절하게 귀마개를 벗어낸다)
 
소생명:글쎄, 어떨 것 같아? (묶음 머리를 제대로 맞춰서 꼽더니 뒷머리칼을 어깨 너머로 쓸어넘기며) 네가 하도 잠꼬대를 해야지. 가만히 있으라고 봉인 좀 해놨다. (?)
 
에르드:나참…… (피식 웃으며 일어난다) 내가 어쩌다 쓰러졌는지도 가물가물한데. 방어체계 잘 쓰러뜨렸나 보네. 고생 많았다.
 
다시금 거대한 파동이 탑을 휘감습니다.
 
심장을 감싸던 눈부신 빛이 하늘을 향해 쏘아올려집니다.
 
삽시간에 에르드와 생명은 거대한 빛의 기둥에 휩싸입니다.
 
탑 밖의 그 무엇도 보이지 않지만, 두렵지는 않습니다.
 
이렇게나 따스하고 부드러운걸요. 거대한 생명이 세계에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
 
소생명: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
(귀마개를 써야 들을 수 있는 설정이다.) (?)
 
어렴풋 밝고 천진한 목소리들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빛이 점차 잦아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정말 해결해낸 걸까요, 정말로 이게 끝인 걸까요...
 
에르드는 고개를 돌려 탑 너머 지평선을 바라봅니다.
 
탑을 감싼 빛이 마침내 사라집니다. 심장은 빛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쨍그랑, 작은 소리와 더불어 부해의 심장이 산산조각납니다.
 
순백의 바다 위로 연약하기 짝이없는 녹색의 순이 돋습니다.
 
머뭇거리며 고개를 내밀은 그것은 빠르게 자라나, 지평선을 온통 녹색으로 물들여가기 시작합니다.
 
저 멀리서 새 한 쌍이 노래를 지저귀며 스쳐지나갑니다...
 
이로써 부해는 힘을 잃고 평범한 숲이 되었습니다.
 
저주는 생명으로 덧씌워졌으며, 재액은 축복이 되어 세상을 정화하겠죠.
 
에르드:(수고했단 뜻으로 당신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두드려준다.) …… 숲이 되돌아왔군. 하얗지 않은 숲과 편안한 호흡이라, 어색할 지경이지만 이제야 있어야 할 자리에 돌아온 것 같아.
 
소생명:(어깨 두드려지면 팔꿈치로 너를 장난스레 툭 밀치며) 그래서 내가 말했지. 너 나 없으면 못 돌아간다고. ... 바보야.
 
에르드:아직까지도 바보 타령이네. 너도 나 없었으면 여간 힘든 게 아니었을 거다.
(함께라서 이루어낼 수 있는 결과다. 그 사실을 자각하면 제 삭막하던 마음 안에도 초록빛 새순이 돋는 듯하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셈이냐?
 
이 뒤에 어떤 삶을 택할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제국으로 돌아가 대제에게 보상을 받을 수도 있겠죠. 그는 약속한 부와 명예를 당신에게 안겨줄 것입니다.
 
아니면 이대로 숲 너머 미지의 대지로 떠나도 좋겠죠.
 
그도 아니라면 함께 새로운 땅으로 떠나자 말을 꺼내볼까요?
 
소생명:그럼... 뭐, 내가 너한테 고맙다고라도 할까? (뒷짐을 지고 바람에 몸을 맡겨 하늘하늘 머리카락이 파동치면 생명이 자라나는 너머를 바라보다가,) 너는 이제 돌아가야지. 분명 소중한 사람이 있을 거 아니야. (그리고 그 끝의 네게로 시선을 옮긴다.)
너만 데려다 주고... 나는 이제 친구라도 만들러 가려고. 네가 어릴때부터 그런 걸 원했잖아. (마개가 닫혀있던 빈 귓가 사이로 옆머리를 넘기며.)
 
에르드:고맙단 말은 낯간지러우니까 됐고, 수고했다는 말이면 딱 좋겠네. (피식 웃는다) 분명 그 사람도 이제는 괜찮아지겠지. 부해가 멀어졌고 세상이 회복되기 시작했으니까. (목걸이를 다시금 느리게 만지작거린다. 길들여지지 않은 짐승처럼 거칠고 난폭하던 낯에 햇볕 같은 온화함이 깃든다. 그 모습은 당신의 눈에는 꽤 어색했겠지만, 보기에 나쁘지만은 않았을 터다.)
친구라. 기특한 생각을 했네. 드디어 내가 너의 유일한 친구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는 거냐?
 
소생명:... 그 목걸이, 아끼는 거야? 도중에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잘 가지고 있네. 그 사람도.. 멀쩡한 너를 만나면 꽤나 좋아하겠고 말이야. (익숙하지 않지만 평소보다 한결 편안해진 표정의 당신을 바라본다. 깊은 숨을 또 한 번 내쉬더니 고개를 돌려 수평선을 바라보며.) 웃기지 마. 누가 유일한 친구라고... 수고했단 말은 죽을 때 까지 안 들려 줄 거다. (흥!)
 
에르드:어. 소중한 보물이다. 구르고 떨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버텨줘서 다행이지. (수평선 너머로 비쳐 들어오는 빛은 더없이 찬란하다. 더는 죽음과 부해에 얽매이지 않을 자유로운 우리의 생을 의미하듯이.)
누가 아쉬워할 줄 알고? 싫으면 하지 마라. 가서 친구 한 백 명쯤 만들어오던가. 그러면 이 틱틱대는 성격도 좀 고쳐지려나.
 
소생명:백 명은 너한테도 무리 아니야...? 솔직하지 못 한 짐승. 늑대. 바보. (절대 안 고쳐질 것이다...)
... 정말이야. 너 데려다주고 갈 거니까. 그리워하지 말라고 멍청아. ...애초에 구하려 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보상같은 건 생각도 안 했고.. 사실 이제 돌아갈 곳도 없어.
 
에르드:난 뭐, 딱히 친구를 사귀어보겠단 목표를 가져본 적은 없었어서. 살다 보니 내가 밀어내도 어떻게든 생기게 되어있던데? 그러니까 너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라. 너를 좋은 의미로 바꿔줄 사람들을 찾아봐.
 
소생명:... 너 좀 재수없게 말한다? (....)
 
에르드:재수없기로는 너만하겠냐?
 
소생명:됐어, 바보야. 너만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 (좋은말?)
 
에르드:이거 좋은 뜻이야 나쁜 뜻이야. (아리까리)
죽으러 왔다곤 하지만 안 죽었으면 된 거 아니냐? 그래도, 이전에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보단 새로운 곳으로 가보는 것도 좋겠지. 일종의 모험이다 그것도.
 
소생명:하... 죽으러 온 것도 아니긴 했지만.. 심지어 몇 번이나 죽었지만. (...)
모험가 같은 건 안 하려 했는데... 솔직하게 말할까?
돌아가면 성도에게 엄청나게 관심 줄 거 아니야. 그렇게 받을 관심이 제일 무서워. (............친구만들기는 글렀다.)
 
에르드:…… 친구 만들겠다며. 어느 정도 관심이 있어야 친해지던가 말던가 할 거 아냐.
 
소생명:... 내가 내 말을 다 믿지 말라고 했지. (바보. 소심하게 혀 내민다.....)
 
에르드:하…… 이렇게 얄미워선 친구 사귀는 건 한 백년쯤 그른 것 같긴 하네.
그럼 어디 떠나서 잘 살든지 말든지. 주소 줄 테니까 편지는 해라.
 
소생명:그런 사람이랑 친구인 사람도 참 대단하셔. (절레절레)
... 그럴까. 편지라... (하늘 보더니 이내 너머로 저벅저벅 걸어가며) 네가 여러가지로 잘 하면 해줄게. (손으로 입가를 가린다. 살짝 숙인 뒷모습이 미미하게 움찟거리는 걸 보아하니... 웃고 있는걸까?)
 
에르드:아무리 봐도 나쯤 되니까 네 친구로 남아있어주는 거지. (어깨 으쓱하곤 따라간다) 야. 여러 가지로 잘한다는 게 뭔데? 예시를 설명해야 할 거 아냐? 근데 지금까지의 나 정도면 너한테 잘해준 거 아니냐?
 
소생명:그렇게 생각하니까 아직 모자르다는 거야. 이래서 바보같은 애들은... (살짝 고개 돌려 너를 바라보면 웃었던 흔적이 영락없이 남아있다.) ... 있지. ....고마워, 에르드.
... (말 해놓고 우다다 뛰기 시작한다!)
 
에르드:(웃음기가 미약하게 남은 당신의 낯과, 이어지는 말에 금빛 눈이 일순 커진다. 그렇게 미숙하고 아이처럼 굴더니, 한 계단만큼은 성장했구나. 너도 나도 마찬가지겠지.) 똑똑히 들었는데 도망가긴 왜 도망가?
(주머니에 양 손 꽂아넣고 그 뒤를 따라 느리게 걷기 시작한다. 그의 입가도 달 같은 호선을 그린다)
 
어떤 가능성도 좋습니다. 어떤 미래도 좋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아주 많으니까요.
 
해가 마침내 달에게 자리를 내주고 몸을 식히고자 바다에 잠길 때까지도.
 
한밤을 비추는 달빛이 구석구석까지 느리게 찾아갈 때까지도...
 
어느 곳에 있더라도 우리가 친구라는 사실은 변치 않을 것이며,
 
함께 모험을 하였던 시간은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할 테지요.
 
우리의 이야기는 둘만의 서사시로 남아 끝없이 이어질 것입니다.
 
ENDING A : 너른 땅이 고개를 조아리되
 
소생명 생환, 에르드 생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