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pg 로그 백업

[241001] 아탈란테&로블랑 - 마이애미 프로젝트

 

플레이타임 : 약 3시간

 

 

 
.
 
…… 꿈뻑. 순식간에 교실이 소란에 정복됩니다.
 
뭔 개소리야? 학교에 시발 경찰이 왜 와? 교장 정신 나간 거 아니야?
 
비속어와 반항이 난무하는 교실 안에서, 로블랑은 숨죽인 채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 뇌리를 지배하는 생각이라고는 하나뿐이겠죠.
 
 
'X됐다.'
 
로블랑 V. 킹글러:...DAXN. (그렇게 중얼거렸다. 소란스러워 누가 듣고있겠겠냐마는...)
 
당신이 욕설을 중얼거리든 말든, 소란스러운 탓에 아무도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니나 애들러 사건이라면 그거잖아, 그날 밤에 있었던.
 
분명히 걔는, 걔는.
 
머리가 팽팽 돌아 그날의 기억 속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그 순간, <관찰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방향성 확실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강렬하게 당신을 쳐다볼 사람은 하나밖에 없죠. 바로 아탈란테입니다.
 
아, 눈이 마주칩니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어제는 파티에 발도 들이지 않았으니 아마 사실이겠죠.
 
로블랑 V. 킹글러:(뭘 봐? 아니, 바라보면 안돼. 애써 시선을 무시한다.) 하...
 
시선 끝의 아탈란테를 보는 순간, 로블랑의 머릿속이 비로소 멈춥니다.
 
시침은 니나 애들러가 죽던 그날, 초침은 그 시각에요.
 
쿵쿵, 쿵……
 
앰프 소음 같기도, 경찰관의 무거운 발소리 같기도 한 심장 박동이 요동칩니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살인이라는 것은요.
 
사람이 죽던 순간을 떠올린 로블랑, <이성> 판정 (0/1D6).
 
로블랑 V. 킹글러: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5
 
로블랑 <지능> 판정. 성공시 일시적 광기에 걸립니다 ㅋㅋ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니나 애들러의 죽음이 너 무 나 도 충격이었나 봅니다.
 
광기표 굴려봅시다...ㅋ
 
로블랑 V. 킹글러:
광기의 발작 - 실시간
공포증:
새로운 공포증이 생깁니다. 룰북에 있는 공포증의 예를 참고해 1D100으로 정하거나 수호자가 적절한 것을 고릅니다. 공포의 대상이 자리에 없어도 탐사자는 1D10 라운드 동안 그 모습을 상상하고 공포에 질립니다.
For 2 rounds.
57
 
57) 안개공포증. 로블랑은 안개에 관한 모든 것을 맞닥뜨리거나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공포에 질리게 됩니다.
 
하 이게 뭐지
 
로블랑 V. 킹글러:4
 
4라운드 동안
 
 
아무튼 로블랑은 세션시작 8분만에 안개에 관한 공포증을 갖게 됐습니다. 안개에 대한 생각을 어쩐지 떨칠 수가 없습니다. 마이애미에 안개 낄 날은 없지만;; 아무튼;;
 
로블랑 V. 킹글러:(뇌에 안개라도 낀 것마냥, 모든 것이 뿌옇게 보이고, ... .. .아니, 눈 앞에 정말 안개가 꼈나? 올라오는 불쾌감에 아탈란테가 있는 쪽을 한 번 째려보았다가 등을 벽에 기대고 식은땀을 흘린다. 주변의 친구들이 괜찮냐고 물어보면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지만..)
... 그래서 우린 어떻게 되는건데... (앰프소음, 살인의 현장, 파티, 그리고 지금, ... ... 앞이 잘 안보이는데.)
 
안개 낀 듯 흐린 시야 속에서 로블랑은 빨려들어가듯 회상합니다.
 
니나 애들러는 바로 그 장소에 있었습니다.
 
그애의 집이었고, 파티는 완전히 절정을 향해 가고 있었죠. 시끌벅적한 노래 탓에 상대의 말소리는 잘 들리지도 않을 지경이었습니다.
 
그애가 몸부림치고 있었어요……
 
한 눈에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걔가 곧 죽을 거란 걸.
 
니나의 몸에 올라탄 아탈란테가, 당황한 낯으로 힘을 주어 니나 애들러의 목을 짓누르고 있었잖아요.
 
꺼져가던 눈동자, 왜인지 모르게 절망한 것 같던 그 표정, 완벽한 피해자 같은 모습이던 니나.
 
마침내 숨이 멎는 순간과, 아탈란테의 그 표정…….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순간에서 기억이 멈춥니다.
 
아탈란테가 걔를 죽였다는 건 물론 중요한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일이 있었으니까요.
 
그건 바로 로블랑이 그 장면을 생생하게 목격했다는 겁니다!
 
심지어 아탈란테가 그 애를 묻으러 끌고 나가는 장면까지요.
 
어디로 갔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땅에 질질 끌려가던 묵직한 무게감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아무리 그래도 집주인이 죽었는데, 그 모습을 외면해 버리다니 죄책감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거기서 대강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기어코 들키기까지 해버렸으니 답이 없습니다.
 
분명 그 방에서, 아탈란테와 로블랑은 눈이 마주쳤단 말이에요.
 
당신은 달려들어 막을 수도 있었지만 적당히 해두란 말과 함께 등을 돌려 버렸었죠.
 
아탈란테가 그걸 기억해 당신의 이름을 거론이라도 한다면……
 
살인 방조죄로 경찰에게 덜미를 잡힐지도 모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우리 둘다 좆되는 거지. 아니, 애초에 나는 잘못이 없잖아? 하는 이기적인 생각과 올라오는 죄책감에, 정말 괜찮냐고 물어오는 반 친구의 손에 놀라 경악하며, 손을 탁 쳐냈다.) 건들지말라고!
(잘 안보이니까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어. 등 뒤로 올라오는 공포심은 살인 방조죄 탓인지, 안개가 낀 듯한 시야탓인지.)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아무 잘못도 없는데. 아탈란테 때문에 이게 다 무슨 소동이야?
 
머리를 감싸고 싶은 충동과 당신이 싸우고 있을 때, 쾅!
 
앞문이 거칠게 열립니다.
 
덩치가 건장하고 엄격하게 생긴 남자입니다.
 
그의 셔츠에 달린 배지나, 허리춤의 총이 아니더라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합니다. 경찰이에요.
 
그는 교실 맨 앞에 나와 섭니다.
 
그리고 뒷짐을 진 채로 이렇게 말합니다.
 
잭 코너:반갑다. 나는 살인사건 수사를 위해 이곳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를 방문한 잭 코너 수사관이다.
 
로블랑 V. 킹글러:(뭔데? 인상을 찌푸리고 제가 입은 자켓의 앞섬을 여몄다. 추워지는 거 같아. 이게 다 빌어먹을 안개탓이겠지. ... ...근데 지금 안개가 어디있어?)
...
... 경찰? (주변친구들에게 저 인영에 대해 물어본다. 끄덕임을 느끼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가 무슨 말을 할 지 먼저 들어보려는듯...)
 
잭 코너:정확히 무슨 살인사건을 위해 왔는지는 모두들 알고 있겠지. 혐의가 없다면 아무런 걱정할 필요 없으니, 모두 성실히 수사에 임해주길 바란다.
 
간단한 이야기가 끝나자, 코너 수사관의 허리춤에 달린 무전기에서 신호가 울립니다.
 
그가 응답하더니 곧 고개를 다시 돌립니다.
 
압박감 있는 시선에 학생들의 어깨가 움츠러듭니다.
 
… 그리고 그가 이렇게 말합니다.
 
잭 코너:지금부터 호명한 사람은 일어나 바깥 수사관의 지시에 따르기 바란다.
 
낯익은 이름들 몇 개가 호명됩니다. 기준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교묘한 인선이네요.
 
불린 학생들은 주춤거리면서도 성실히 협조합니다.
 
문을 통해 빠져나가는 등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수사관이 덧붙입니다.
 
잭 코너:마지막으로 아탈란테, 그리고 로블랑 킹글러. 이상 나머지는 대기하도록.
 
로블랑 V. 킹글러:하? (아니, 뭐야? 왜 저 애랑? A랑 R은 끝과 끝이라고. 뭐,불만을 나타내는 자리는 아니지만. ...왜 이렇게 뿌연데 저 진저 헤어만 내 눈에 들어오는 거지? 짜증나. 짜증나. 짜증난다고...)
...네. (아탈란테에게 시선을 주는 듯 하다가... 수사관을 따라 나선다. 그러다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마냥 문 앞에서 어깨를 한번 박았다...)
 
 
아탈란테:……뭐하냐? (뒤에서 한심하게 한 마디 뱉곤 먼저 나갔다.)
 
로블랑 V. 킹글러:왠 친한척? (저벅저벅)
 
가고 싶지 않아도 이름이 불렸으니 별 수 없네요.
 
복도를 빠져나오면, 젊은 여자 수사관이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아탈란테는 이미 신원 확인을 마치고 다른 사람의 안내를 받아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아탈란테와 말을 맞출 수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어쩌겠어요?
 
두 사람은 원체 친하지도 않잖아요.
 
이미 일은 저질러졌고 과거를 돌이킬 방법은 없는걸요.
 
여성 수사관은 당신에게 이렇게 물어옵니다.
 
여성 수사관: 이름은?
 
로블랑 V. 킹글러:.. 킹글러. 로블랑 벨로페. 킹글러요. (잔뜩 경계하는 눈으로 말을 이었다.)
 
여성 수사관: 생일과 나이를 대십시오.
 
로블랑 V. 킹글러:.... 4월 9일. 18.. 살. 생일 지났어요.
 
의례적인 확인이 끝나면, 여성 수사관은 일언반구 없이 등을 돌립니다.
 
따라오라는 말만이 로블랑의 발치에 떨어집니다.
 
로블랑 V. 킹글러:.. ... (안개에 앞이 안보이는 듯 주춤주춤하다가, 손을 잡아달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어서 벽을 짚고 조심스레 따라간다.)
 
그녀는 낯익은 복도와 계단을 몇 개 거쳐…… 당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3층의 문학 AP 강의실로 안내합니다.
 
발은 절도 있게 멈추고 당신에게는 또다시 ‘주의사항’ 라벨 몇 개가 추가됩니다.
 
여성 수사관: 킹글러, 당신이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의 재학생이자 살인사건의 용의자로서 회부되었음을 잊지 마십시오. 우리 측의 전문 수사관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의 질의에 성실하게 응하십시오.
당신에게는 대답을 거부할 권리와 변호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만, 사정 청취에 협조하지 않으면 당신의 의심점이 높아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로블랑 V. 킹글러:oO(우리 고등학생인데 이렇게 굴어도 돼?)
네. (적당히 조용히 대답했다. 미국에서 경찰관에게 못되게 구는 건 불법이나 다름없으니까.)
 
여자의 말은 거기에서 끝납니다.
 
그녀는 당신에게 이 이상의 친절을 베풀 의무가 없고, 당신 역시 그녀에게 상냥할 이유가 없습니다.
 
당신에게 이 상황을 빠져나갈 의무만 없었더라면 말이에요.
 
발끝에서부터 몸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긴장감만 제외한다면, 머릿속을 갉아먹고 다니는 것 같은 기억만 아니라면……
 
이때, 아찔한 감각이 사지를 타고 흐릅니다……
 
로블랑, <정신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정신
기준치: 55/27/11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익숙한 어지러움입니다.
 
니나 애들러의 파티에 갔던 날 이후로 줄곧 당신을 괴롭혀온 증상이죠.
 
찰나의 증상, 사지에서 쭉 힘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
 
걔가 줬던 그 잔에 약이라도 들어있었던 걸까요?
 
물론 니나 애들러라면 그럴 만하지만……. 로블랑, 마력 -1.
 
로블랑 V. 킹글러:oO(젠장 난 약 안한다고 했잖아 니나 애들러. 죽고싶어? 시발 이미 죽었네!!)
 
이미 죽어버렸네요
 
어디엔 부관참시라는 개념도 있었다던데
 
미국에 안들여오나?
 
로블랑 V. 킹글러:(젠장할! 어디 마녀없어? 되살려! 해X포터에서는 어떤 돌 쓰잖아. 그거 찾으러가.)
 
이곳이 해X포터처럼 마법을 쓸 수 있는 세계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로블랑은 지극히 평범한 미국인, 마이애미에 사는 학생일 뿐입니다.
 
그렇게 서 있노라면, 문이 안쪽에서부터 열립니다.
 
―안 들어오고 뭐 하나?―
 
엄격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덩치가 크고 기골이 장대한 남성 수사관이 눈에 들어옵니다.
 
로블랑 V. 킹글러:... 어지러워서요. 죄송. 제가 좀 병약해서요. 믿기 힘드시다면 진단서 떼다 드릴 수 있어요.
 
수사관은 눈썹을 한 번 꿈틀합니다. "그래도 진술을 미룰 수는 없다. 들어오도록."
 
로블랑 V. 킹글러:... (눈을 가늘게 뜨고 제정신을 차리려는 듯 슬금, 들어와서 단정히 앉는다.)
... 시작하죠.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두 의자가 마주 보는 구조입니다.
 
로블랑은 텅 비어있는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에 비하면 수사관의 자리는 퍽 번듯합니다.
 
서류며 갖가지 것들이 놓여 있는 모습은 전문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네요.
 
닥쳐올 질문은 얼추 예상이 되지만, 압박감은 시시각각 로블랑을 짓눌러 옵니다. 그러니까…….
 
우선 니나와 어떤 관계였는지를 묻겠죠.
 
니나, 그애는 사교성 좋고 활발해서 모두에게 곧잘 다가가 어울리곤 했습니다.
 
어울리기 나쁘기만 한 애는 아니었어요. 로블랑도 한때 니나와 꽤 가깝게 놀곤 했었죠.
 
로블랑 V. 킹글러:(한 때긴 했지만...) 걔는 ... 뭐 흔히 말하는 인기 좋은 여자애였어요. 저랑도 친해서 같이 다니긴 했지만... 네. 조금 서먹해지기도 했구요. 제 또래란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친해지고, 멀어지고, 다시 친해지고. (그야 걔가 약을 하려고 했을 때만 별로라서 멀어진거지만... 눈을 데굴 굴렸다가 갑자기 올라오는 소름에 제 팔을 쓸었다. 또 앞이 안보이잖아, XX)
 
남성 수사관:흐음. 그럼, 사건 당일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말해봐라.
 
로블랑 V. 킹글러:...그야. ... 홈파티를 열었던 건 다른 애들한테 모두 들어서 아시겠죠? (숨을 후 내뱉었다.)
... 전 그곳에서 술이나 마셨죠. 알아요, 범법인거. 제가 18살이기 때문이죠. .. ... 그 애는 술버릇이 참 안좋았어요. 그럴 때마다 전 개를 피했죠. 그런 애들이랑 같이 있어봤자 좋은 일 하나 없으니까요.
제 500달러 구X 셔츠에 토사물 묻히고 싶지 않으니까요. 수사관님도 그럴걸요?
(볼멘소리로 중얼거리다가 눈을 데굴..)
걔네 집 거실에서 친구들이랑 ... ... 술 마셨던 거 같아요. 자세한건 잘 몰라요. 그날 워낙 여기저기 돌아다녔어서.
 
남성 수사관:(노트북에 로블랑의 대답을 받아적다가) 그 파티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이를 목격한 적은 없나?
 
로블랑 V. 킹글러:니나 애들러요.
 
남성 수사관:니나 애들러? 그가 무엇을 했지? 죽기 전 모습을 목격했나?
 
로블랑 V. 킹글러:...(눈썹 한 쪽을 들어 올렸다.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명백히 불쾌하단 티를 내려는 듯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고는) 그랬다면 제가 여기 있겠어요?
(있지, 지금.)
이불 뒤집어 쓰고 학교도 나오지 않았겠죠.
(덜덜 떠는 손을 들키지 않으려고 바시티 자켓안으로 집어넣었다. 잠시 찡그리다가)
알아요. 수사관님. 그게 모든 애들이 용의자라 해야하는 질문이란 거. 그래도, 불쾌하네요. 죄송.
... 이상했던건 건, 걔는 술에 취하면 늘 행동이 튀었어요. 좀 약을 하는 것 처럼요. ..늘 자신에 차 있던 것도 거슬렸구요. 잘 나가지만 좀 이상한 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남성 수사관:불쾌하다면 미안하다. 하지만 수사를 위해선 꼭 물어야만 해.
니나 애들러에게 그런 모습이 있었단 말이지. 잘 알았다.
그 외 파티장에서 또다른 눈에 띄는 사람은 없었나?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바로, 아탈란테의 모습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과연 그 이야기를 경찰에게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지 아닐지, 판단하는 건 당신의 몫이지만요.
 
로블랑 V. 킹글러:(아탈란테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목을 가다듬으면서 속으로 내렸다. 잠시 고민했다가)
... 니나의 전 남자친구 윌리엄도 걔 홈파티에 왔구요.
아탈란테랑 니나랑 학교서부터 안친했던 거 같구요. (이건 거짓말. 우리가 날나리 애들을 까기만 했지 직접 부딪힌 적은 없었다. 우리도 날나리나 마찬가지니까.) 또 걔랑 싸우고 다신 안보겠다던 에이미도 홈 파티에 왔었네요. ... ... 약쟁이라고 소문난 필립도 거기 있었구요.
 
로블랑과의 질의에 심각하게 응하던 수사관은, 무언가 메모하더니 길게 침음합니다.
 
이윽고 그가 꺼내드는 것은 비닐 팩으로 밀봉된 물건 두 점입니다.
 
언뜻 보기에 하나는 종이고, 다른 하나는 약물 같군요.
 
수사관은 딱딱한 표정으로 로블랑에게 그것들을 내밉니다.
 
테이블을 가로질러 당신 앞에 놓인 것은…… 예상대로입니다. 하나는 종이, 하나는 약물…….
 
수사관은 로블랑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빤히...)
 
남성 수사관:마지막 질문이다. 이것들에 대해 특별히 아는 게 있는가?
 
로블랑, <지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짓눌려 있던 머릿속이 해방되는 느낌입니다.
 
비록 종이에 적힌 내용은 조악하고 약물은 다 깨어져 가루가 났지만, 당신에게는 모두 익숙한 것들입니다.
 
둘 모두 니나 애들러가 당신에게 보여주었던 것이잖아요……
 
그 미친 컬트 오타쿠가. 으스대면서 말했었죠.
 
니나 애들러: ‘이건 엄청난 힘이 담긴 주문이야. 또 이건, 웨스트사이드 애들이라면 다 이거에 환장해서 내 파티에 오는 거고…… 안 그러니? 너도 이 약 이름쯤은 들어서 여기 온 거잖아. 그러니까…….’
 
어쨌든, 동시에 로블랑은 한 가지를 자각합니다.
 
이게 뭐고 저게 뭐든 간에, 내가 이걸 수사관에게 털어놓든 말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것들에 깊이 엮인 티를 내는 순간 구속’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모르게 로블랑의 손바닥에 땀이 뱁니다.
 
수사관은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 로블랑. 어떤 대답이 가장 현명할까요?
 
로블랑 V. 킹글러:... ... (아는 것. 눈이 살짝 흔들렸다. 아차, 이러면... ... 아는 거라고 시인하는 거나 다름없는데... 고개를 들어 수사관을 본다. 빌어먹을! 왜 갑자기 안개고 뭐고 없어지는 건데! ...안개? 안개가있었어? 스스로가 정신이 나간 거 같아서 머리를 짚었다.)
...하. 걔랑 절친일 때 보여준 거예요. ... 노트는 잘 모르겠고.. .뭐예요? 애들 뒷담 써놓은 BURN BOOK? 같은 건가? (모르는 척을 했다. 그리고 저 가루는...) 저 게 홈파티에서 거래되는 물건이라고 했었어요. 그거 때문에 걔랑 멀어진 것도 있구요. ...전 말렸어요.
 
로블랑이 마지막 대답을 마치면, 수사관은 파악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다시 무언가를 적어내립니다.
 
그러더니 쌓여 있던 서류 더미 위에서 작은 카드를 하나 꺼냅니다.
 
종이를 오려 코팅한 듯한 모양새네요. 수사관은 신중하게 그것을 로블랑에게 건넵니다.
 
거기엔 단출하게 [사정청취 완료증] 이라는 문구와 로블랑의 이름, 담당 수사관의 자필 사인,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남성 수사관:수사에 협조해주어 고맙다. 현재 웨스트사이드 고등학교는 전 건물이 수사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어, 이 완료증을 지참하지 않으면 교내 이동이 불가능하다. 반드시 지참하여 행동할 것을 명심해라.
이만 돌아가도 좋다.
 
할 말을 마친 수사관은 나가라는 듯 로블랑을 바라봅니다.
 
당신의 머릿속은 여전히 어지러운데 말이죠……
 
로블랑 V. 킹글러:... 뭐, 뭐예요? (일단 완료증을 들고는) 집에도 못가나요? (이런다.)
 
니나 애들러. 이상한 오컬트 주문. 가루가 된 약……
 
남성 수사관:일차적인 수사가 마무리되면, 상황에 따라 귀가를 허락할 것이다.
 
그때 문 바깥에서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아, 정말, 정말 걔는…….
 
이상하고.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걔도, 걔도……
 
띠롱.
 
신호음 같은 소리가 들립니다. 무엇인가를 불러일으키려는 것 같습니다.
 
이 소리, 언제 분명히 들었는데. 언제였지?
 
알 수 없는 기억이 머릿속을 헤치고 나오려 합니다.
 
꽉 조여드는 머리의 압력에…… 로블랑, <정신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정신
기준치: 55/27/11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로블랑 마력 -1.
 
더듬더듬 손을 집어넣으면, 주머니 깊이 박아뒀던 핸드폰이 잡힙니다.
 
수사관이 기막히다는 얼굴로 보안과 기밀사항에 대해 전달하지만, 로블랑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
 
핸드폰에 떠 있는 이름, 그것이 로블랑의 기묘함을 터뜨리고야 맙니다……
 
아탈란테.
 
그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무심코 로블랑은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립니다.
 
맞다.
 
그날 니나 애들러의 핸드폰으로, 아탈란테의 연락이 왔었는데…… 띠롱.
 
로블랑 V. 킹글러:(인상 찌푸렸다. 죄송해요. 부모님이라.. 하고 조금 중얼거리기도 했고.) ... 이제 가도 되나요? (
 
남성 수사관:그래. 이만 나가보도록.
 
로블랑 V. 킹글러:(프리츠 버거즈? 내가 왜? .... 니나 애들러의 휴대폰에도 쟤가 찍혀있었던거 같은데... 설마 나도 죽이려고? 이상한 표정이 된다. 그러다 잠시 뒤돌아서)
...수사관님은 이게 연쇄살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남성 수사관:수사에 관한 내용은 기밀이라 발설할 수 없다. (딱딱하게 대답한다.)
 
로블랑 V. 킹글러:(눈 데굴 굴렸다가 고개 꾸벅. 하고 나갔다.)
... ... (아탈란테에게 답장을 해도되나요?)
 
뭐라고 하나요?
 
로블랑 V. 킹글러:[여섯시 반. 나 화장고쳐야하니까.]
 
답장은 금방 도착합니다.
 
학교는 하루종일 소란스럽고, 또 의심스럽습니다.
 
삼삼오오 모인 애들은 자기들끼리 아는 것을 총동원해 떠들고, 로블랑은 아탈란테의 연락을 곱씹었죠.
 
확인하고 싶은 게 있다니, 이제 와서 뭘?
 
그러나 그 말을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러니까…… 잊은 건 아니죠?
 
당신이 아탈란테가 니나를 죽이는 걸 목격했단 사실이요. 무시하고 돌아나섰던 기억을요.
 
그놈의 눈, 눈이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평범한 당신은 모든 것을 돌이킬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단 하나.
 
아탈란테에 대한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
 
당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관철해야 하는, 그것.
 
수사가 진행 중이든 말든 종은 울렸습니다.
 
시간은 로블랑을 기다려주지 않고, 성적은 당신의 현실을 위협하죠. 혹은 추앙하거나요.
 
아탈란테는 평소처럼 당신에게 어떤 말도 걸지 않았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오늘은 그와 겹치는 수업조차 하나 없습니다.
 
그렇게 세 번째 수업이 끝났고요. 이제 점심시간……일 텐데.
 
툭.
 
뒤에서 당신의 어깨를 건드려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신경질 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아탈란테가 네 얘기 캐고 다니는 거 알아?”
 
바로 방금 같은 수업을 들은 리지 베네딕토입니다.
 
안면이 그렇게 익지 않은데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 그녀의 결심을 짐작하게 합니다.
 
로블랑 V. 킹글러:(금세 얼굴을 정리하고는 눈썹을 까딱인다.) 몰라. 걔가 왜? 나 좋아한대? (뻔뻔하게 대답을 이었다.)
 
아탈란테 그 자식, 얼마나 캐고 다녔으면! 뻔뻔하게 대답은 했지만 내심 감정이 격해집니다.
 
다시 한번 어지러움이 로블랑에게로 몰려듭니다……
 
로블랑, <정신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정신
기준치: 55/27/11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마력 -3.
 
리지 베네딕토:(줄곧 당신의 눈치를 살핀다) 아니, 그런 말은 아니었는데. 너희 둘 별로 친하지도 않잖아. 갑자기 뒤에서 물어보고 다니니까 걱정이 돼서. 너…… 괜찮아?
 
다급한 목소리는 어쩐지 아주 경계심 있게 들립니다. 그녀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로블랑 V. 킹글러:... ... (눈치 살피는 모습에 적당히 풀어진 얼굴이 된다. 그러다 다급하고 경계어린 목소리에 고개를 갸웃하고는)
뭘 걱정하는 거야?
 
로블랑이 대답하자, 리지는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그리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답합니다.
 
리지 베네딕토:도서관에서 이상한 책들 빌려가는 거 봤어. 걘 네가 애들러랑 막역한 사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그리고 리지가 무어라 말하지만, 솔직히 아무래도 좋습니다.
 
도서관. 그 단어에서 로블랑은 또다시 의구심을 느낍니다. 어쩌면 확신 같기도 합니다.
 
수업을 제대로 듣는 날보다 바깥에서 땡땡이치거나 처자는 날이 더 많은 아탈란테가 도서관을요?
 
'그' 아탈란테가 도서관에 갈 정도라니,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문자로 말했던 '확인하고 싶은 것'과 연관이 있지 않겠어요?
 
리지는 당신을 세워놓고 한참 걱정되는 것들을 말하다,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리지 베네딕토:아무튼 내 말은, 조심하라는 거야. 의심 사서 좋을 건 없잖아. …… 난 이만 가볼게.
 
그러더니 그녀는 어디론가 바삐 가 버립니다.
 
단순히 호의뿐인 언행이었지만, 그걸 기껍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적어도 지금의 당신에게는요.
 
기묘하게 조용한 복도, 그늘진 등, 사라지는 인영. 홈 룸에서 눈이 마주쳤던 아탈란테의 얼굴. 니나 애들러의……
 
툭. 생각의 줄이 끊깁니다.
 
단면 사이를 걸어 당신은 찾아가야 합니다.
 
어디를…… 그런데 누구를?
 
로블랑 V. 킹글러:... ...고맙다고 하려 했는데. 참.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 (도서관?을 가..보나요?) 4
 
로블랑은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학생들이 숨을 죽인 한낮의 학교는 지나치게 덥고, 불쾌하고, 공허합니다.
 
발걸음은 타르처럼 진득하게 눌어붙는 것 같고, 날숨은 반사되는 햇빛에서처럼 통증을 느끼게 합니다.
 
머릿속에 들어찬 의문은 쉽게 해결될 기미가 없습니다.
 
니나 애들러, 아탈란테, 그날 밤.
 
흐린 기억 속에는 어떤 인영도 명징하지 못합니다.
 
아탈란테는 왜 걔를 죽였을까. 아탈란테는 왜 걔에게 연락을 했을까…….
 
그리고 고개를 들어보면 저 앞에 도서관 명판이 보입니다.
 
어김없이 그 앞에는 수사관이 서 있네요. 공권력자들이 다 그렇듯 매우 딱딱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로블랑과 그와 눈이 마주치면, 그는 아주 익숙하게 손을 내밉니다.
 
“사정청취 완료증을 제시해 주십시오.” 라는 지시가 뒤따르네요.
 
로블랑 V. 킹글러:... (완료증 보여준다. )
 
로블랑이 완료증을 내밀면, 수사관은 의례적으로 그것을 훑어보……다가. 번뜩 고개를 듭니다.
 
“로블랑?” 하고 중얼거리는 목소리에서는 어딘가 낯선 감정이 느껴집니다.
 
로블랑, 로블랑……. 중얼거리며 완료증을 봤다가, 다시 당신을 쳐다보는 이 순간.
 
로블랑과 수사관, <위협> 대항 판정합니다.
 
로블랑 V. 킹글러:
위협
기준치: 65/32/13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도서관 앞 수사관:
위협
기준치: 65/32/13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로블랑과 수사관의 눈이 오래 마주칩니다.
 
도서관 앞 수사관:로블랑 킹글러 학생 맞죠?
 
의심보다는 확신의 확인 같은 투로 그가 물어 옵니다.
 
로블랑 V. 킹글러:...그런데요?
 
로블랑이 대답하면, 그는 완료증을 돌려준 뒤 이렇게 말합니다.
 
도서관 앞 수사관:실례지만 동행해 주셔야겠습니다. 애들러 내외께서 로블랑 씨를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요.
 
…… 갑자기요?
 
로블랑 V. 킹글러:... ... 싫다면 어떻게 되나요? (눈치보다가) ...그냥 물어보는 것 정도라는 건 알고 계시죠?
 
도서관 앞 수사관:따라와 주셔야 합니다.
 
도서관 앞을 지키던 수사관은, 곧장 당신의 팔목을 잡습니다.
 
강압적이고 절도 있는 동작은 사람을 순식간에 제압합니다.
 
로블랑 V. 킹글러:(강압적이고 절도 있고. 그게 아무렴!)
... 따라갈테니 손 대지마세요.
 
수사관이 겨우 팔을 놓아줍니다만, 당신과 딱 붙어 있습니다.
 
무전을 받고 뛰어온 그의 동료가 곧 교대해 주고, 수사관은 당신과 함께 학교를 벗어납니다.
 
너른 운동장으로 나가면 온 학교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만 같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짜~증~나~... 뒤 돌아보고 째려보며...)
 
이런 식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싶지는 않았는데요.
 
수사관은 패트론 카의 뒷좌석 문을 열어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도서관 앞 수사관:너무 겁먹으실 필요 없습니다. 피해자의 부모가 당신을 보고 싶어했다고 해서 당신이 범인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사람을 먹이는 건지, 뭔지…….
 
로블랑 V. 킹글러:(지금 저랑 장난하셔요? 이거 아무리 공권력이라도 틱톡에 올리면 또 경찰이, 경찰했다 할걸요?ㅡ라는 말이 올라왔으나 상황도 상황이고..어쩐지 분위기가 금방이라도 총을 꺼내들 것 같아서 한숨만 픽 쉬었다.) 제 손목말인데요. 제 부모님이 아시면 참 좋아하실 거 같네요.
 
도서관 앞 수사관:그렇게 세게 잡지는 않았습니다만. (킹글러라는 이름을 알긴 아는지, 약간 자세를 낮춘다.) 멍이 들거나 다쳤다면 병원비를 지원하겠습니다.
 
그 말 외에 당신에게 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차에 올라타지 않으면 진척도 안 될 것 같고요.
 
로블랑 V. 킹글러:.. (차에올라탄다...얌전...얌전...)
 
로블랑이 얌전히 패트론 카에 올라타면, 문은 묵직하게 닫힙니다.
 
철컥, 하고 걸리는 자물쇠 소리는 사형을 고하는 선고봉 소리 같기도 합니다……
 
위축된 당신에게는 무례하게도, 차는 그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뿐입니다.
 
로블랑 V. 킹글러:... ... 그런데 왜 하필 전가요? 전 걔랑 그렇게 안 친해요.
 
도서관 앞 수사관:딸이 로블랑 학생 이야기를 자주 할 정도로 친했다던데요. 그래서 한번 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로블랑 V. 킹글러:하? 누가 그래요? (볼멘 소리로 중얼거린다.) 그야 이 나잇대 여자애들이라면 다 니나 애들러랑 친해지려고 할 걸요. 뭐, 전 좀 다르지만요. (이딴 말이나 중얼거리고 턱을 괴어 창 밖을 바라본다.)
... ... 별 다른 말씀은 없으시구요?
 
도서관 앞 수사관:학생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여의치 않으면 간단한 티타임이라도 좋다더군요.
 
로블랑 V. 킹글러:......체할 거 같은데. 수사관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것도 살인사건이 저희 학교에 일어났는데ㅛ.
 
도서관 앞 수사관:걱정 마십시오. 애들러의 집은 이미 현장검증이 끝났고 청소도 마무리되었으며, 그들은 그곳에서 일상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요.
 
로블랑 V. 킹글러:... ... (대놓고 한숨 쉬었다.) 그래요. 알았어요. 수사관님도 고생이 많으시네요.
....
...근데 용의자는 좀 좁혀졌나요?
 
도서관 앞 수사관:미안하지만 수사에 관해선 알려줄 수가 없습니다. (질의응답을 하던 수사관과 똑같은 소리 함)
 
로블랑 V. 킹글러:(눈 가늘게 뜸.) 네 알았어요. 이해해요.
근데, ... 전 그럼 수사를 두번 째 받게 되는건가요? 불행한데. ... 티타임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니나 애들러 추억하기 그런 거 잖아요...
 
도서관 앞 수사관:지금은 수사를 받으러 가는 게 아닙니다. 저는 학생을 집 앞까지만 태워주고 물러날 테니, 부담 갖지 말고 시간을 보내다 가시죠.
 
로블랑 V. 킹글러:... 음, 그럼 끝나고 바로 집에가도 괜찮은 건가요?
 
도서관 앞 수사관:그렇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알았어요. (포기한 듯 창 밖 본다.)
 
끼익――― 곧 패트론 카가 멈춰섭니다.
 
도착한 곳은 익숙한 곳입니다.
 
로블랑과 아탈란테, 그리고 니나 애들러가 최후에 살아있었던 그곳. 그 집. 애들러 부부의 저택입니다.
 
단란한 가정집에 불과한 그곳에서…… 니나는 죽었습니다.
 
아탈란테가 니나를 죽였고요. 당신은 그 현장에 있었죠.
 
불현듯 불안이 치밀어 오릅니다.
 
힘 빼라, 잘못해서 데려온 거 아니다…… 수사관의 상투적인 위로가 오가지만, 역시나 그는 로블랑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곧장 눌린 벨은 저택의 안쪽에서 울립니다,
 
카운트다운처럼 몇 차례.
 
울리자 안쪽에서부터 문을 열고 나타나는 것은…….
 
애들러 부인:어서 오세요, 수사관님. 그리고 이쪽이…….
 
당신을 친절히 마주하는 눈동자. 니나가 빼닮은 얼굴…… 애들러 부인입니다.
 
그 뒤로 나타나는 것은 뻔하죠.
 
애들러 씨:이럴 게 아니지. 고생하셨습니다, 수사관님.
자네는 이리로 들어오게. 로블랑 학생이지?
 
니나의 얼굴이 보입니다. 니나와 닮은 목소리가 들립니다.
 
니나가, 니나 애들러가. 아탈란테의 손 아래에서 숨을 거두던……
 
그 애. 질식할 것 같은 감정이 로블랑을 휩쓸고 갑니다.
 
그러나 감히, 감히 거절할 수는……
 
애들러 부인이 재차 말합니다.
 
애들러 부인:어서 오렴. 시간이 이래서 식사는 애매할 테니, 차를 준비해 뒀어. 잠시라도 좋으니까…….
 
로블랑 V. 킹글러:(소리를 지를 뻔했다. 니나잖아! 니나! , 아니, 아니... ... ..니나네 가족. 순간 숨이 옅어진다. 숨쉬는 것을 까먹으 사람처럼 바들 떨다가 현관문 앞에서 주춤 물러난다.)
... ... 하, 하... 애들러 부인, 그리고 애들러씨. 니나의 일에는 애도를 드려요. (감히 거절할 수 없다. 눈을 질끈 감고) ...예, 들어가죠.
 
애들러 부인:그래, 어서 들어오렴.
 
애들러 씨:마음 써 주어 고맙구나.
 
그들의 안내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가면, 온통 익숙한 것들뿐입니다.
 
니나 애들러는 하루가 멀다하고 파티를 열었으니, 거기에 발을 들였던 로블랑으로서는 익숙할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저 찬장 위에 니나는 앰프 스피커를 두었었죠.
 
이 거실 테이블은 벽에 붙여놓고 비어퐁 용도로 썼고,
 
주방을 분리하고 있는 가구에는 학생들이 올라탔으며,
 
부엌에선 누구와 누가 키스를 나눴던 것도 같고,
 
니나는 언제나 중심에서……
 
툭.
 
애들러 씨가 로블랑의 어깨를 잡아옵니다.
 
상냥하고 친절한 얼굴과는 달리 손아귀에서 억센 힘이 느껴집니다.
 
눈을 깜빡이면 그날의 기억은 오간 데 없고, 단정한 보가 깔린 거실 테이블 위에는 준비했다던 차가 놓여 있습니다.
 
애들러 씨는 당신의 등 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애들러 씨:앉으렴, 로블랑 학생. 니나가 네 이야기를 자주 했거든. 우린 그저…… 그 애의 흔적을 얻고 싶은 거야.
 
로블랑 V. 킹글러:... (로블랑은 천천히 앉았다. 잠시 숨을 고르는듯 하다가) 애들러씨, 유감이지만... 저는 니나랑 어린시절 만큼 친하지 않아서요. 하이스쿨에 들어온 이후로는 걔랑 같이 다니던 다른 애들보다 형식적인 사이였구요.
... 하지만, 네. .. .. 저로도 만족하신다면요.
 
애들러 씨:그러니? 그래도 니나는 너를 각별하게 생각했나 봐.
일단 앉아 차부터 마시거라. 향이 매우 좋을 거야.
 
로블랑 V. 킹글러:... .... (일단 앉아서 찻잔본다. 목이 타는 것과 다르게 무언가 입에 집어넣으면 토할 거 같아서 차를 들진 않는다.)
 
애들러 부인:(직접 잔에 차를 따라준다. 포슬해보이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래, 우리 니나는 참 어여쁜 아이였는데 말이야. 그 아이가 파티를 하던 중에 죽었다지…… 혹시 그때 우리 딸을 봤었니? 아무래도 우린 그때 집을 비워줬으니까 말이야. 마지막 얘기도 하지 못하고 보내서 안타까운 마음이란다.
 
로블랑 V. 킹글러:... (왜! 또 ! 그런 이야기를! 하... 이게 수사랑 다른 게 뭐지?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니나 애들러, 네가 좀 말해봐!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숨을 가다듬는다. 머리가 아픈듯 미간을 찌푸리며 시선을 내리뜨다가)
... ... 아무래도 주최자니까요. 여기저기 애들을 돌아보며 다녔고.. 그러니 봤죠. ... ... ... (입을 다물고 눈을 데굴굴린다.) 혹시 제게, ...기대하시는 답변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한동안 말이 없다. 그러다 아주 작게 입을 열었다.) ... ... 니나가 어떻게 죽었는 지 알고 싶어요. (미쳤어 로블랑!)
 
애들러 부인:니나의 모습은 봤지만 죽는 순간은 못 봤다는 거구나. 하긴, 그 애는 워낙 인기가 많았으니 옆에 있었다가도 금세 다른 사람 곁으로 훌쩍 가버리곤 했지. (미소한다. 그 웃음에 슬픔은 엿보이지 않는다.) 참 자랑스러운 딸이었는데.
안타깝단다, 로블랑. 하필 같은 파티에 있었고 그런 사건까지 겪었으니 얼마나 놀랐을까. 그저, 네가 이 사건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친했다는 너를 부른 거란다.
 
로블랑, <관찰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 보니, 이 넓디넓은 부잣집에는 여기저기 특이한 물건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단체로 모여 고개를 조아리는 사진이라거나, 특정한 형태를 조각한 조각상, 보면대에 받쳐진 제문들……
 
각별히 믿는 종교라도 있던 걸까요?
 
로블랑 V. 킹글러:(홈파티에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여서 눈썹 휙 올렸다. 믿는 종교가 있나? 하긴 니나 애들러, 이상한 종교나 그런거 좋아헀었지. 눈을 데굴 굴렸다.)
... ... 이해해요. ... ... 애들러 부인. 혹시... 니나는 어떻게 죽었는 지 여쭈어봐도 되나요? ... ... 혹시 총이라면, ...총을 가지고 다닌다고 말하고 다니던 애들도 있으니까 특정 가능할 듯 해서... ...
 
애들러 부인:시신이 야산에 묻혀 있었지. 목을 졸라 질식사를 시키고 그곳에 갖다묻었다는 것 같더구나. 총이었더라면 즉사했겠지만, 질식사였다면 그게 아니었을 테니, 혹시나 단서를 잡은 학생이 있지는 않을까 싶었어.
아, 그보다 차 마시면서 이야기하렴. 목이 마를 텐데.
 
로블랑 V. 킹글러:(찻잔을 손톱으로 토도독 두드렸다.)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뇨. 제가 지금 속이 안좋아서... 그렇지만 호의에 감사드려요.
(숨을 후, 내쉰다.)
 
애들러 부인:이런. 차를 마시면 속이 좀 편해질 거란다. 아주 순하고 몸에 좋은 차거든. 비싼 값을 주고 산 보람이 있지. (또다시 빙그레 미소한다.)
 
로블랑 V. 킹글러:... 죄송해요. 지병이 있어서. (................)
 
그들에게선 무척 기이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든 게 꺼림직하지만 거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블랑 <정신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정신
기준치: 55/27/11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어느 순간 당신의 손은 찻잔 손잡이에 올라가 있습니다.
 
로블랑 V. 킹글러:... ... ...
 
애들러 씨:아무래도 우리가 무거운 이야기를 했지. 널 몰아간 것처럼 느껴진다면 미안하다.
티타임을 하려고 널 불렀으니 우리가 자랑하는 차를 한 번쯤은 마셔봐야 하지 않겠니. 이제 본목적대로 차를 마시자꾸나.
 
로블랑 V. 킹글러:... ... ... ... (분위기가 강압적이야. 내 의사는 없잖아? 그게 불만이었다. 니나 애들러는 니나 애들러고, 나는 나잖아. 눈썹을 까딱하고는 차를 들어서 한모금 마시고 냉큼 내려둔다.)
... ... ... 성의에 감사드려요, 애들러 씨.
 
<관찰력> 판정
 
로블랑 V. 킹글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마시다 만 찻잔 안쪽에 로블랑의 얼굴이 비칩니다.
 
머릿속을 간지럽히듯 쳐들어오는 애들러 부부의 이야기, 몇 번이고 상기해야 했던 니나의 죽음. 기묘한 그들의 표정……
 
그러나 거절할 수 없는 제안.
 
로블랑은 저도 모르게 찻잔을 연신 기울여, 몽땅 비웁니다.
 
텅 빈 잔 안에는 이제 더 무엇도 비치지 않지만, 로블랑의 머릿속은 개개 풀린 물감처럼 어지럽기만 합니다.
 
아니, 아닙니다. 단정합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것도 아니라……―――
 
그조차 아니라면.
 
로블랑, 독자 광기 <니나 애들러>를 취득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찻잔을 내려놓습니다.
 
애들러 부부는 흡족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로블랑 V. 킹글러:(아까의 불신이나, 구역질감이 없어진 건지 잠시 눈을 깜빡이고는...) ... ... ... 무슨 일이 있었나요? (하고 방긋 웃었다.)
 
애들러 씨:아무것도 아니란다, 내 딸아.
 
니나 애들러:응, 차가 참 맛있어요. (베시시 웃었다. 이상하지. 이렇게 웃는 애가 아니었는데. ... ...)
... 참! 저, 오늘 약속이 있는데요.
 
애들러 부인:어떤 약속이니? (정말로 자신의 딸을 대하듯 다정한 말투와 표정이다.)
 
니나 애들러:으응, 그러니까... (그게 로블랑한테서 온 문자 아니었나? 그치만 블랑은 죽었으니까, 내가 대신 나가도 되겠지? 머리칼을 쓰다듬으면서 웃다가)
아탈란테랑 6시반에 프리츠 버거즈에서요!
 
애들러 부인:그러면 너에겐 할 일이 있겠구나.
 
그러면. 당신의 입이 멋대로 움직입니다…….
 
니나 애들러:네. 다녀올게요.
 
BGM
 
프리츠 버거점에서 아탈란테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장 출입구와 가까운 자리, 둘 중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그곳에 아탈란테는 앉아 있습니다.
 
드물게도 다혈질에 씩씩거리는 낯이 아닌 차가울 만큼 가라앉은 낯을 하고서.
 
니나 애들러는 어떤 감정을, 마음을, 혹은 어지러움을 꾹 누르며 가게의 문을 엽니다.
 
눈이 마주칩니다. 마이애미의 뜨거운 햇빛과, 통유리로 난 벽을 통과해……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를 뛰어넘어, 여기에.
 
아탈란테는 당신을 직시합니다.
 
니나 애들러:안녕 아탈란테? 블랑한테 무슨 일이 생겨서 내가 대신 나왔어. 무슨 일인 지는 네가 알지? (생글생글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저를 직시하는 눈빛이 어떤지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오직... 니나 애들러가 할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며.)
 
아탈란테:……? (제 귀를 의심한다. 저 말투나 행동, 완전히…… 이미 죽어버린 니나 애들러가 아닌가?)
네 손으로 죽여버리더니, 정신줄까지 놓아버린 거냐?
 
니나 애들러:무슨소리야, 아탈란테. 서운한 소리를. (뭐 시켰어? 물어본다.)
 
아탈란테:허. 네가 이 상황에서까지 입으로 뭘 넣을 만큼 뻔뻔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긴 꽤 가깝던 애를 직접 죽일 정도였으니 정신이 온전한 새끼는 아니겠구나 싶었지만.
(그런 와중에도 버거 세트를 시키긴 한 모양이다. 곧 뜨끈한 버거 세트 두 개가 나온다.) 할 얘기 있잖아, 우리?
 
니나 애들러:얼마든지 해. 으응..근데, 블랑이랑 내가 가까웠나? 걔가 나를 가끔 꺼려하긴 했잖아. 하기사, 아탈란테 너는 우릴 잘 모르지. (손을 그었다. 그러다가 생글 웃으면서 이제라도 가까워지면 되는거야, 하고 중얼거렸고.)
... ... (버거세트에 나오는 음료를 힐끔본다.) 재미있는거 할래? 너 약해봤어? (산뜻하게 말했다.)
 
아탈란테:너 아까부터 뭔 개소리야. 네가 로블랑 킹글러잖아? 본인을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대체? (제 머리에 검지손가락 갖다대고 빙글빙글 돌린다.)
하! 난 약은 내가 입수한 것만 해. 어디서 뭘 섞었을지 알고 남이 주는 걸 덥석덥석 받아? 너, 적어도 약은 안 하는 줄 알았는데 기어코 팔에 주삿바늘 꽂은 거냐?
 
니나 애들러:(뭐 별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였다. 신경도 쓰지도 않는다는 듯 생글 웃고는)
너 그런 것도 신경쓰는 세심한 애였어? 아니지 않나... (눈을 깜빡거리다가 버거를 쿡. 찔렀다.) 그냥 날 믿기 싫은 건 아니고?
 
아탈란테:그럼 널 믿겠냐? 니나 애들러는 왜 죽였는데? 죽였으면 잘 처리하기나 하던가. 왜 경찰까지 끌어들이냐고.
(저 웃음, 진짜 재수없네. 평소랑은 다르게 느껴져서 그런가? 대체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니나 애들러:(눈만 데굴 굴렸다. 별 거 아닌 일로 호들갑은. 그나저나, 그야 다시 니나 애들러가 돌아왔으니 된 거 아닌가?)
있잖아. 아무도 모르면 그만이야. 너만 조용히하면 되는 일이라구. 그건 됐고, ... ... 자. (약 한 알을 올려둔다.) 입막음용 선물이라 생각하면 혹해?
 
아탈란테:(그 약을 알아보더니, 당장 바닥으로 약을 내던지며 반대쪽 손으로 당신의 멱살을 잡아올렸다.) 야. 네가 믿는 미친 종교를 내가 까맣게 모를 것 같았어? 얼마나 미친 새끼들이 모인 곳인지 이미 다 알아보고 왔다.
(그러면서 테이블 위로 비닐 백과 잡지를 내던진다.)
 
아탈란테가 던진 비닐 백 안에는 당신이 건넨 약 몇 알이 들어 있습니다.
 
겉면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파티에서 못 전해준 것. 알아서 잘 가져가길.〕
 
잡지는 <주간 은총> 이라는 잡지로, 내던져지며 펼쳐진 부분 중 하나의 기사가 눈에 띕니다.
 
니나 애들러:(눈을 데굴 굴린다. 그 "니나 애들러"라면 아는 내용이라 별 동요없이 아탈란테를 올려본다. 제게 잡힌 멱살도 힐끔 보고는 그저 생글 웃는다.)
보는 눈이 많아, 아탈란테. 아무도 너를 믿어주지 않을 걸? 언제는 어른들이 너 같은 걸 믿어줬어?
(간드러지는 목소리, 니나 애들러의 것 그대로 성대모사하는 듯.)
그래서? 아탈란테, 안 먹을거야?
 
아탈란테:그래? 이 증거를 들이밀고도 날 무시하기만 할 수 있을까 두고 보자고.
약 처먹고 너나 애들러처럼 정신나간 새끼들 될 일 있냐? 너흰 일반적인 환각 약을 주는 게 아니야. 뭔 괴상한 신을 믿게 만드는 약이지. (눈에서 초록빛 불길이 튄다.) 적어도 너는 좀 가망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안 되겠네.
나는 오직 나만 믿어. 내가 널 경찰에 꼰지르기 전에 먼저 자수나 하는 게 어때? 그럼 형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겠냐?
 
니나 애들러:니나 애들러가 살아있는데, 누가 니나 애들러를 죽여? 죽은건 킹글러야, 바보. (위협적인 말들에도 전혀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좀더 사근사근하게 말하고 저가 먹을 음료에 약을 퐁당 떨어뜨린다. 그리고 알약이 다 녹을 때까지 빤히 본다. 녹색 불길이 튀는 눈이 저를 바라보건 말건.)
하하, 알아. 권해도 안마실거. 그러니까 나는...
(그대로 아탈란테의 머리에 쏟아부었다.)
하하!
 
아탈란테: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로블랑, <민첩> 대항.
 
니나 애들러: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탈란테:(뭐? 저게 진짜 뭔 미친 소리를 떠들어대는 거야? 니나 애들러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로블랑 킹글러를 어이없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하마터면 그가 쏟는 물이 그대로 입안에 들어갈 뻔했다. 아슬아슬하게 잡고 있던 이성의 줄이 쉽게도 끊긴다.)
이렇게 나오시겠다 이거지.
그래. 그럼 경찰이 잡아가기 전에 분풀이 좀 해야겠다. 난 당하고만은 못 살거든! (생수를 제 머리에 쏟아부어 약이 든 물을 최대한 씻어내리고는 당신의 옆구리에 망설임없이 주먹을 날린다.)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3
 
니나, 회피 혹은 반격할 수 있습니다.
 
니나 애들러: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아탈란테의 매서운 주먹이 니나의 옆구리를 가격합니다만, 약효 탓인지 통증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니나 애들러:하하! (생수를 붓는 모습과, 제게 날아오는 주먹에도 눈을 깜빡하지 않는다. 뭐, 그와 다르게 약한 몸은 휘청거려 의자 한구석에 박혀도 딱히 개의치 않는 양...) 괜찮아, 아탈란테! 너는 킹글러처럼 되지 않을 거니까... ...응, 아마도. ...아마도. (그대로 볼을 붙잡아 약을 밀어넣으려고 시도합니다.)
 
그럼에도 충격은 그대로 느껴져, 몸이 크게 흔들립니다. HP -3.
 
아탈란테:약을 얼마나 빨면 이제 고통도 안 느껴지나 봐? 그거 진짜 갈 때까지 간 건데. 그냥 너도 뒤지지 그랬냐. 알지도 못하는 사악한 존재를 신으로 모시면서 고개 숙이느니 죽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두 사람 <민첩> 대항.
 
니나 애들러: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탈란테: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는 니나에게 데미지를 줬다고 생각해 의기양양하게 버티고 서 있었지만,
 
그 탓에 방심하고 만 걸까요?
 
니나가 달려들어 약을 밀어넣으려는 손길을 제때 저지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눈이 커지고, 알약이 그대로 목구멍 너머로 꿀꺽, 넘어갑니다……
 
아탈란테:……
 
죽음과도 같은 긴 침묵.
 
니나 애들러:하하! 하하! (아탈란테를 깨는 듯한 높은 웃음소리를 냈다.)
 
그가 고개를 듭니다.
 
아탈란테 애들러:……
우리의 색채를 위해. (초점이 엇나가고, 입가에는 비실거리는 미소를 띈 채 중얼거렸다.)
 
니나 애들러:응, 그래 애들러! 자, 부모님이 기다리실 거야....
 
가족이 늘었습니다!
 
이제 더 많은 힘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약을 건넬 수 있습니다.
 
나훔이 웨스트사이드의 온 마을에 퍼지는 그날까지.
 
두 사람은 애들러의 일원으로서 충실한 심복이 될 것입니다.
 
ED 2.
 
로블랑 로스트, 아탈란테 로스트.
 
니나 애들러, #### 애들러? 생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