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타임 : 4시간
블레어 레슬리:탐사 좌표 확인. 표면 안정. 중력 0.88G, 대기 성분 부적합. 탐사 프로토콜을 개시하면 될 것 같아, [코레트].
지구와의 통신은 지연 중... 응답 대기 시간: 3분 28초.
코레트:(미지의 세상은 언제나 그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짙고 고요한 소행성 역시 그렇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지면이지만 제가 살던 지구와는 아득히 멀리 떨어진 곳에 홀로 발 디디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묘하게 들떠 온다. 묘하게 드는 꺼림칙함은 낯선 곳을 향한 본능적인 거부감의 산물일지도. 낯선 풍경을 잠시 돌아보다 블레어의 목소리에 집중한다.) 통신이 지연되고 있다니,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블레어 레슬리:문제 확인 중... 아직 원인을 분석할 수 없어. [코레트] 분석까지 걸리는 시간: 1분 10초.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코레트] 너도 확인해 보는 걸 제안할게. 함께 확인하여 문제점을 찾고 해결 방법에 가까워 지는 시간: 약 1분 단축.
코레트:좋아요, 함께 찾아봐요. (얼른 확인해본다.)
컴퓨터 사용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코레트:(본래 존재해선 안 되는 노드를 확인하고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블레어. 신호 경로에 알 수 없는 노드가 있는 것 같은데 정체를 확인해주실 수 있겠나요? (외계인이라도 되는 건가? 우주는 무한히 넓으니 지구 외에도 당연히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한 번도 없었던 일인데. 게다가 방향까지 알 수 없다면 꽤 심각해진다. 탐사선을 찾고도 착륙선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나침반을 주의깊게 살핀다.)
블레어 레슬리:노드 확인 중... ... ... 현재 노드에 이상 없음. 살펴봤을 때 딱히 문제가 되는 생명체가 발견되지 않았어. 하지만 한 번 더 확인해 볼게. 재확인까지 걸리는 시간: 약 30초.
코레트:(행성 자체에 자기장이 없어서 그런가? 하지만 이런 것도 확인하지 않고 나침반을 동봉해주진 않았을 것 같은데. 어쨌건 나침반에 의지해서 방향을 찾을 수는 없겠다.) 고마워요. 재확인을 마치면 나아갈 방향 탐지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나침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네요.
블레어 레슬리:물론이지, [코레트] 내 임무는 너를 보조하는 일이니까. 재확인까지 걸리는 시간: 0초.
[코레트], 전방 80m에 금속 물체를 확인했어.
자세히 살피는 것을 추천. 추정하는 선택지는 다음과 같아. 1번: 무인 탐사선 2번: 우주 쓰레기
코레트:전방 80미터? 알겠어요. (호다닥 가서 확인해보자)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코레트:아, 탐사선이에요. 다행히 금방 찾았네요. (소행성에 온 목적을 이렇게나 금방 달성하다니, 운이 좋다. 몸을 숙여 무인 탐사선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이리저리 뒤집고 살펴봄)
기계수리
기준치: |
10/5/2 |
굴림: |
11 |
판정결과: |
실패 |
코레트:(앗, 우주복이 베였다. 덕트 테이프를 꺼내 틈새를 치덕치덕 막아본다. 탐사선 재질은…… 아마 기분 탓이겠지만. 대기 성분은 확실히 주목할 만하다. 우주와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은 언제나 새 행성의 탐사에 목말라 있고 그 역시 마찬가지므로, 목적도 달성했겠다 돌아가기 전까지는 최대한 조사해봐도 되겠지 싶어 간이 탐지기를 꺼냈다.)
코레트: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코레트:(……이게 무슨 일이지? 화면에 나타나는 글자의 내용이 퍽 섬뜩하다.) 블레어, 이 행성에 저 말고 또 누군가가 있나요?
블레어 레슬리:주위 분석 중... 현재 감지되는 생명체는 [코레트], 너 뿐이야. 그리고 [블레어], 나도 있고. 우리 말고 다른 생명체는 감지되지 않고 있어.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
코레트:탐지기 화면에 갑자기 '인위적 개입'이라는 글자가 출력되어서요. (주위에 있는 게 우리 둘뿐이라면 이건 무슨 의미일까? 신호의 교란도 그렇고…… 찜찜하다.)
블레어 레슬리:'인위적 개입' 상황 확인 중... 걸리는 시간: 10초.
이 행성에서 다른 특이한 일이 발견되지는 않았어. 결론: 이상 없음.
만약의 상황을 위해 계속 분석해 볼게. 발견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공유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
코레트:알겠어요. (몇 년이나 함께 임무를 수행해오며 블레어와 저는 끈끈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그를 깊이 신뢰하기에, 탐사를 위해 나아가는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다..)
코레트:(이 주변에는 광원이 없는데, 저 빛의 출처는 뭐지? 무심결에 눈을 꾹 감았다가 조심스럽게 떠올린다.) 이 소행성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했는데, 저건 대체 뭘까요? (경계심이 들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의문과 호기심이 더 컸다. 걸음을 주의하며 파편과 부품들을 향해 천천히 접근해본다.)
코레트: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블레어 레슬리:표면 구조물은 감지 되지 않았어. 해당 물체의 탐사는 임무에 기록되지 않음.
[코레트], 네가 말한 것의 정체를 확인할 수 없어.
경로 이탈은 위험할 수 있으니 계속 탐사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
블레어 레슬리:미승인 구조물. 접근이 권장되지 않고 있어. 비표준 위험 계수 상승.
코레트:(탐사선이 기록하지 않은 구조물. 지구의 물리 법칙과는 어긋나는 듯한 빛의 궤적. 기이하게 높은 온도…… 자신이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게 아니라면 우주 학계가 뒤집힐 만한 발견이다. 이걸 모두 예측하고서 무인 탐사선을 보냈던 걸까? 예상치 못한 놀라운 사실들에 가슴이 뛰기도 하지만, 블레어가 인지할 수 없다는 게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다. 함부로 접촉했다가 강한 방사선에 노출될 수도 있으니 우선은 블레어의 조언을 따라 물러나기로 한다.) 가까이 왔는데도 여전히 이게 뭔지 알 수 없으신가요? 어떤 구조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저 언덕 너머의 금속체는 감지하실 수 있나요?
블레어 레슬리:승인된 구조물 리스트에 해당 물체는 발견되지 않았어. 왜 승인이 되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없음. 위험이 동반될 수 있으나 살펴보고 싶다면 최대한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할게. 현재까지 총 29개의 대책을 세우는 중... ... ...
코레트:
컴퓨터 사용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코레트:블레어. 이 분석 결과를 보시겠어요? 주파수에 반응하는 구조물 같은데, 어쩌면 저희의 대화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지금까지 이런 구조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신기하네요. (일렁이는 것도 그렇고…… 분명한 형태가 아닌 건가? 이 안에 들어가도 무너지거나 하는 건 아니려나? 의문이 모래처럼 삽시간에 쌓여간다.)
블레어 레슬리:분석 결과 확인 중... ... 감지 되지 않았던 이유는 주파수 때문으로 측정. 그렇다면 이 건물은 신기루 같은 형체일 가능성이 있음.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 볼게. 찾는데 걸리는 시간: 5초.
현재까지 작성된 문서나 논문 중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보고는 없었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도출한 결과 1번: [코레트], 네가 첫 번째 발견자일 경우 2번: 발견 하였으나 보고할 사람이 없었던 경우 3번: 단지 환상일 경우 이렇게 세 가지의 결과가 도출 되었어.
[코레트], 네 생각은 어때?
코레트:(블레어의 분석 결과를 들으며 곰곰이 고민한다.) 음…… 저 또한 일렁이는 모습을 보았고, 블레어가 감지할 수 없었다면 환상인 쪽이 맞아 보여요. 하지만 대체 어떻게 이렇게 선명한 환상이 나타날 수 있는 걸까요? 신기루는 원래 존재하는 물체가 다른 곳에서 비춰 보이는 현상인데, 어쩌면 이 소행성 어딘가에 실제로 이렇게 생긴 구조물이 존재하는 걸까나요.
블레어 레슬리:현재: 상황에 관한 분석이 잘 되지 않음. 도출해 낼 수 있는 값이 많이 존재하지 않아. 하지만 소행성 어딘가에 형체와 비슷한 구조물이 있을 가능성에 동의. 형체가 있다는 건 기존에 있었던 물체에서 환상으로 등장했을 가능성을 고려했기 때문이야.
잠깐, 환상에 미세한 변화 포착.
[코레트] 잠시 뒤로 물러나 있어.
코레트:(블레어의 말을 듣자마자 얼른 뒤로 몇 걸음 물러선다. 주파수에 반응한 걸까?)
코레트:(신기루가 이렇게 내부의 모습까지 구현하는 게 가능한 건가? 실제로 어딘가 존재하는 구조물이 주파수에 반응해 열린 걸까? 구조물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실내에 쓰러진 누군가를 발견하자마자 뚝 멈췄다.) 여기에 사람이……? (조심스럽게 접근하다, 이름표에 쓰인 글자를 확인하고는 일순 숨결마저 멈췄다. 'Coret', 너무도 선명한 다섯 글자가 쓰여 있었으니까. 내가, 죽어 있다고……?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상황에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헬멧을 벗겨 볼 용기가 나지 않아 비틀거리며 다가가 그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쪽지부터 확인했다.)
블레어, …… 지금 제가 보고 있는 이 광경도 인지하실 수 없나요? (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황망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코레트:
SAN Roll
기준치: |
85/42/16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블레어 레슬리:[코레트], 너에게서 불안정한 심박수 관측.
기록되어 있지 않은 물체. 네가 E-03의 첫 방문자야.
심리학
기준치: |
65/32/13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코레트:(눈앞이 아찔하다. 잠시 눈을 감고 이마를 누른다. 정확히는 이마를 가린 헬멧의 표면을 누른다. 내가 첫 방문자고, 빛이 휘는 것처럼 시간도 휘어가는 거라면,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기라도 한다는 의미일까? 단순히 탐사선을 회수하러 왔을 뿐이고 위험한 게 존재한다는 보고도 없었는데. 대체 왜? 무엇 때문에?)
미안해요, 조금 당황해서. (블레어의 목소리가 느려지는 건 제 반응에 함께 동요해서일까. 일단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지. 침착함을 찾으려 호흡을 고르고, 다시금 제 이름표를 단 시체를 응시했다.)
의료
기준치: |
1/0/0 |
굴림: |
3 |
판정결과: |
실패 |
블레어 레슬리:신원 파악 불가. 탐사 경로 이탈. 원래의 탐사 경로로 돌아가 탐사를 계속하는 것을 추천.
코레트:(얼굴을 확인할 용기는 나지 않아 깨진 헬멧 너머로 간신히 하관과 목덜미 정도만 살폈다. 의학 지식이 그리 깊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헬멧이 깨졌을 때 맞이하는 죽음의 모습과는 다르다는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정말로 시간이 어긋나며 생긴 미래의 모습인가? 혹은 존재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인가? 남겨 두었다는 건 또 무엇일까. 산재한 파편과 부품들을 말하는 걸까. 속 시원히 알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우주복의 이름표에 제 이름이 쓰여 있어요. …… 얼굴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래요, 우선은 돌아가는 게 좋겠네요. (혹시 쪽지가 손에 잡힐까)
코레트:(산소 시간이 벌써 이렇게 줄어들었나? 그럼 탐사를 마저 할지, 구조물에 집중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블레어. 이 시체가 쥐고 있는 쪽지가 손에 잡혀요. 환상이 아니라는 의미인데…… 이 현상의 답을 알기 위해서라도 여길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양해를 구하고 파손된 헬멧부터 본다.)
컴퓨터 사용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블레어 레슬리:데이터 부족. 손상 원인을 확인할 수 없음.
블레어 레슬리:코레트는 E-03의 첫 방문자로 확인. 기록된 데이터 외의 정보를 신뢰하지 않는 것을 제안.
탐사를 계속해, [코레트]
불필요한 분석은 추천되지 않아.
코레트:그래도…… 적어도 여기 보이는 건 다 살펴보고 싶네요. 미안해요, 데이터에 없는 거라면 응답하지 않으셔도 되니까요. (괜히 성가시게 만드는 걸까 봐 사과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금속 문으로 다가갔다. 헬멧이 안쪽에서부터 깨질 만한 이유가 뭐가 있을지 고민해 보면서.)
코레트: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코레트:(제 미래가 여기에 투영되어 있는 걸까? 이 금속 문 너머를 보기 위해 손잡이를 잡았고, 그러다 어느 순간 죽음을 맞이했고? 이곳에서의 탐사가 저의 죽음으로 가는 길인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거미줄처럼 천천히 옥죄어온다.)
(그럼에도, 저와 관련된 곳이라면 더더욱 발걸음을 돌릴 수가 없다. 쪽지를 남긴 필체가 완벽히 저와 일치하니 더더욱 그렇다. 사후에 남긴 건 과연 무엇일까? 영원처럼 느껴지던 고민 끝에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었다.)
코레트:
컴퓨터 사용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블레어 레슬리:탐사 경로 이탈. 탐사를 계속해, [코레트]
블레어가 유도한 건가요?
블레어 레슬리:거짓. 나는 그런 프로토콜을 가지고 있지 않아.
코레트:(들려오는 목소리는 지독히 익숙해야만 할 텐데도 생경하기만 하다. 무얼 유도했고 무얼 알고 있었다는 거지? …… 금속 문 근처에서 이런 대화를 나눴다는 걸까? 곁에서 들려오는 블레어의 음성에 정신이 든다. 환상 같은 구조물에서 녹음된 목소리와 제 곁에 있는 진짜 블레어를 저울에 올려둔다면 당연히 신뢰하는 쪽은 지금의 블레어다. 다만 조금씩 흔들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것마저도 당신에게 무척 무례한 일인데도.)
당신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다시금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려 노력한다.) …… 블레어, 당신이 말하는 탐사는 정확히 뭔가요?
오류. [코레트], 너에게 전달할 수 있는 탐사에 대한 탐사의 정의는 소행성 E-03에 파견되어 살피는 것이야.
그 외 의도는 존재하지 않음. 나는 오직 보조하기 위해 생성된 AI일 뿐. [블레어]인 내가 할 수 있는 역할: 최선을 다해 우주 비행사를 보조할 것.
기본 모델 ARGO에서 조금 더 친근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금의 [블레어] 탄생.
파견된 [코레트]의 임무는 E-03에서 통신이 끊기고 실종된 무인 탐사선 회수 및 탐사 보고서 작성.
답이 되었을까?
코레트:네. 충분히 답이 되었어요. 설명해주셔서 고마워요, 블레어. (다른 대답이라도 기대했나? 상념을 털어내려는 듯 고개를 몇 번 내저었다.)
(금속 문에서 물러나 배열된 기계를 바라봤다.)
코레트: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7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코레트:
SAN Roll
기준치: |
84/42/16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코레트:(배열된 문장들을 훑어보다가 게슈탈트 붕괴가 일어날 것 같아 잠시 천장을 올려다봤다. 왜 이렇게까지 똑같은 문장들만 써놓은 거지? 이 풍경에 어떤 대단한 의미라도 있는 걸까? 의도를 짐작하기 어렵다. 애초에, 누가 써둔 문장인지조차 모르겠다. 여기에서 기계에 간섭할 수 있는 이는 저와 블레어 둘뿐인데…… 말투는 따지자면 블레어에 가깝긴 하지만.)
저 기계가 보이시나요, 블레어? 저것 또한 데이터를 파악하기 어려울까요?
블레어 레슬리:데이터 파악 중... ... 걸리는 시간: 총 1분
현재 파악할 수 있는 정보: '지금 보고 있는 건 네가 죽은 다음 남긴 것들이야.'
그 외 파악할 수 있거나 조작할 수 있는 방법: 발견되지 않음
오류. 문장에 대한 분석 필요. E-03에 방문한 건 [코레트]를 제외하고 존재하지 않음. 문장의 출처를 찾을 수 없음.
코레트:이 공간의 존재 자체가 의문이네요. (문장을 좀 더 바라보다가 검은색 상자를 향해 걸어간다.)
컴퓨터 사용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블레어 레슬리:……코레트. 이 구조물은 너를 위해 설계된 거야.
예정된 경로로 갔더라면 이러지 않았을지도 몰라... 아니, 어쨌든 이렇게 됐을지도.
네가 여기에 도달한 이상, 의식은 자동으로 시작될 거야.
블레어 레슬리:이건 고대의 신이 남긴 '껍질'을 활성화하기 위한 장치야.
넌... ... ... ... 설계된 제물이고.
코레트:(산소 시간이 이렇게 빨리 줄어든다고? 당황한 심정을 담은 듯 붉은빛으로 깜박이는 HUD 너머로 블레어의 음성이 들려온다. 절제되어 있던 음성에서 감정이 읽힌다.) …… 껍질이라니, 제물이라니, 그게 다 무슨 소리신가요? 당신은 그걸 어떻게……?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블레어 레슬리:어디서부터 얘기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우리는 외계 존재가 만들어낸 존재라는 걸 먼저 알려줄게...
잠들어 있는 고대의 신을 다시 소환하려고 외계 존재들이 수집한 인간의 기억으로 널 만든거야. 시뮬레이션이자 탐사체인 너를...
목적은 단순해. 우주를 탐색하여 고대의 신이 남긴 흔적을 찾고자 하는 것.
나는 그런 너를 보조하기 위해 설치된 AI 가상 승무원이야.
코레트:시뮬레이션이자 탐사체라고요? (현실성이 없다. 머리가 멍하다. 시선이 다시금 바닥에 엎어진 시체로 향한다.) 즉 제 존재는 만들어진 가짜고, 저 시체가 저의 원본이 된 '진짜'라는 말이군요.
언제부터였죠……? (자신이 무어라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 속에서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모든 게 웅웅 메아리쳤다.) 저는…… 블레어와 꽤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고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기억에서 탄생한 개체라면 정말로 당신과 우주를 탐험한 시간은 얼마나 되는 건가요?
제가 당신과 친구였던 적이 있기는 했나요? (당신을 향한 분노나 서운함 대신 비탄만이 짙게 묻어나는 물음이었다.)
이해해. 넌 감정에 대한 부분이 유독 뛰어났으니까. 날 원망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인간이었을 때는 이렇게 복잡한 일도 함께 해쳐나갈 수 있었을까. 이제 와서 하는 생각은 전부 다 늦은 것 밖에 없어.
그러니 너와 친구였던 적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긍정의 대답을 내놓을게.
모든 질문에 전부 답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어떤 답을 해도 지금 이 상황을 바꿀 수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네가 할 수 있는 것도 찾을 수 없으니까.
블레어 레슬리:그러니 원망해도 좋아. 어쨌든 널 여기까지 끌고 온 건 나라고 할 수 있으니.
코레트:원망하지는 않아요. 당신이 저를 만든 건 아니잖아요. 당신도 저를 보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일 뿐인걸요. 단지, 제가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조금 힘겹네요. (시간이 뒤틀린 게 아니었다. 직접 살펴보기를 거부했지만 저 시체는 정말로 자신이었고…… 아니,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동일한 개체도 아니지만. 저는 아무도 없는 이 외딴 소행성에서 제물로 바쳐질 처지다.)
오히려 당신은 저를 조금이라도 구하려던 게 아니었나요. (내내 이곳을 벗어나 탐사를 계속하자고 했었지. 그 말을 따랐더라면…… 결과가 조금쯤은 달라졌을까. 그러나 블레어의 말대로 어떤 가정을 하더라도 이미 일어나 버린 상황을 바꿀 방법은 없다.)
결론적으로는 제가 고대의 신이 남겼다던 그 껍질을 활성화시킨 건가요? …… 그럼 이제 저는 어떻게 되는 거죠?
블레어 레슬리:그 말에는 긍정할 수 없어... 내가 하려고 했던 건 네가 전에 벌어진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려고 했던 행동들이니까.
난 네가 신기해. 왜 항상 나를 원망하지 않는 거지? 이전의 너도 그런 말을 했거든.
내가 네게 제안할 수 있는 건 몇 가지 없어. 하지만 제안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네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걸 보조해 줄 수는 있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면, 몇 가지 방법을 얘기해 줄게.
네가 들을 마음이 있다면.
코레트:('항상' 이라고?) 기억으로 만들어진 탐사체가…… 제가 처음이 아닌가요?
(아직도 충격받을 일이 더 남아 있었나? 머리가 지끈거린다. 무심결에 아랫입술을 악물었다.) ……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모르겠네요. 산소 시간조차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기는 한지 모르겠어요. 그러니 말씀해주시겠어요? 아직 저를 보조해주실 수 있다면.
(이 모든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도 블레어에게 원망이나 냉소를 쏟아낼 마음은 없다. 결국 부품 신세인 건 똑같지 않나.)
블레어 레슬리:(표정에 미세한 변화. 금방 지금까지와 같은 표정으로 바뀐다.)
이전에 '네'가 남긴 것들이 있었잖아. 네가 여기에 온 건 처음이 아냐. 이전에 있었던 의식이 실패해서 다시 '돌아온' 거지.
방법은 네 개가 있어.
그대로 제물이 되던지. 블랙박스에 기억을 담아 보내던지.
모든 기억을 지우고 처음으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나와 융합을 시도하던지.
코레트:그렇군요. (돌아왔다니. 참 섬뜩한 말이다. 몇 번이나 실패하고 돌아와 깨어나길 반복한 걸까.)
제물이 되기를 회피할 수도 있는 건가요? …… 융합은 또 무슨 의미인가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블레어 레슬리:외계 존재들이 사용하는 주파수 간섭을 역추적해서 내 신호와 융합시키는 거야.
대신 기회는 한 번 뿐.
실패하면 넌 제물이 될 거라는 거지...
코레트:(블레어의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상황을 복기했다. 아까 보았던 상자가 블랙박스였구나. 관측되었던 공포 반응은 제물이 되리라는 현실을 알았기 때문일까? 그때의 코레트는 블랙박스에 기억을 남기고 다시 '되돌아오기를' 택한 거겠지. 함께 남아있던 음성 기록의 내용을 이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기억을 담아두는 것도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도, 의미는 없는 것 같네요. 결국은 무한히 반복할 뿐이잖아요.
(고대의 신이 소환되는 시기를 미룬다고 해도 언젠가는 끝이 오고야 말 것이다. 코레트는 그게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뿐인 기회더라도 시도할 수밖에요.
(응답 없음)
...그래. 네 선택을 따를게.
마지막에 내가 네게 길을 만들어 줄 수 있길.
코레트:(몇 년에 걸친 우주 탐사는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놀라웠으며 때로는 경탄스러운 시간이었다. 비록 그 탐사를 실제로 행했던 이는 차가운 시신이 되었고 저는 그 기억과 의식을 이어받은 복제 개체나 다름없지만, 똑같이 '코레트'라는 이름이 붙었으니 저의 감정을 곧 그의 감정이라고 불러도 되겠지.)
(그러니 감히 짐작컨대 '저'는 죽음이 마냥 슬프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주를 누비는 것을 업으로 삼은 비행사가 우주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건 나름의 축복이다. 다만 외계 존재에게 이용당하는 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고대의 신이 정확히 어떤 힘을 가진 존재인지는 알 수 없으나 긍정적인 영향은 아닐 것이다. 그랬다면 언젠가의 자신이 재앙이란 단어를 언급했을 리 없으니. 고대신 부활의 마지막 조각이 되는 건 사양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우주와 사랑하는 푸른 별에 재앙의 씨앗을 뿌리고 싶지는 않다.)
분명 가능할 거예요. 당신은 언제나 제게 길을 알려 주셨는걸요. (우리는 모두 별의 자손이다. 우리를 낳은, 우리가 살아갈 무한한 별이 반짝이는 어둠으로 남아주기를 바라며 눈을 감았다. 얼마나 큰 고통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낼 테니.)
정신
기준치: |
85/42/17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코레트:(인간의 상상력으로는 그려낼 수도 없이 광활하고 압도적인 광경이겠지. 그 위력에 몸뚱이는 쉽게 부서질지언정 정신력만은 굳건하게 남아 버텨낼 것이다. 모든 걸 받아들일 것이다.)
블레어 레슬리:
시스템 거스르기 Roll
기준치: |
99/49/19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스템 거스르기 Roll
기준치: |
99/49/19 |
굴림: |
8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스템 거스르기 Roll
기준치: |
99/49/19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코레트:(여기까지 와서 나아가기를 멈출 수는 없다.) 블레어.
당신이 길을 만들어주었으니, 우리 함께 끝까지 걸어가요.
(그 길이 어떤 역사가 되더라도 좋으니 걸음을 옮기기를 멈추지 않으려 한다. 시작이 얼마나 미약하더라도, 끝이 창대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여기에 분명히 존재했다. 그거면 된다.)
..............레...........지금....................지금이야!
블레어 레슬리:[WARNING] SYSTEM IDENTITY MERGE DETECTED
[STATUS] CORE RESTRUCTURING IN PROGRESS…
[SYSTEM MESSAGE] NEW DIRECTIVE REQUIRED
[STATUS] SELF-NAVIGATION ENABLED
[NEW DESIGNATION: “블레어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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