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타임 : 약 18시간
요란하기 그지없는 찬송이 드넓은 대리석 홀 가득 메아리칩니다.
입술을 바닥에 대고 머리를 조아리는 충성의 맹세로 례를 올리면, 위대하신 대제 폐하께서는 손짓 한번으로 홀을 지키는 이들을 물립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독대라는 큰 영광을 안기며 말씀하셨죠.
대제: 여태까지 짐은 근 이십 년간 수백의 성도에게 이 말을 해왔다. 왕실 서기로서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던 그대라면 잘 알고 있을 터.
숲으로 들어간 성도들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돌아온 이가 단 하나도 없었지. 그대 또한 숲에서 사라진 이들에 대한 소문을 들었을 테지만….
그럼에도 그대가 징집령에 응한 것은 바라는 것이 있어서 아니겠나.
평생 사치스럽게 지낼 수 있을 정도의 금은보화, 제국에서 가장 비옥한 평야, 보석이 끊임없이 빛을 발하는 광맥, 수천의 일꾼…. 바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주마.
그러니 부해로 들어가 그 끔찍한 것을 어떻게든 없앨 방도를 알아내도록.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베일 너머, 대제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단테 이그리드:(고개를 숙이며 대제의 말을 가만히 듣다가 마지막을 들으면 그제서야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폐하, 폐하의 말씀대로 저는 서기로서 사람들을 위해 일해왔습니다. 그런 저에게 금은보화도, 비옥한 평야도, 보석을 품은 광맥이나 일꾼도 필요치 않습니다. 제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평안과 행복이니까요. 제가 원하는 것을 말한다면 그런 것들 뿐일 것같습니다.
그러니 그걸 위해서 제 목숨이 바스라지고 몸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없앨 방도를 알아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되는 사람이 저 하나였으면 더더욱 바랄 바 없고요.
대제: 참으로 훌륭한 자로다. 영웅의 자질을 타고났구나. 그대는 다른 성도들과 같은 결말을 밟지 않기를 바라겠다.
그가 들고 있던 왕홀을 바닥에 한번 내리찍으면 쿵, 하는 묵직한 소리가 납니다.
대제: 그대와 함께하길 자청한 길잡이가 있다. 홀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터이니 인사를 나누어라.
단테 이그리드:네, 알겠습니다.(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홀 밖으로 대기하러 나간다.)
몸을 물리는 단테의 머리 위로 대제의 마지막 음성이 들립니다.
적막한 대리석 홀 안에서 발소리가 유독, 크게 울리는 것만 같습니다.
단테가 알현실을 벗어나면, 문 밖의 시종 옆에 서 있던 자가 기다렸다는 듯 당신을 마주합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안녕, 단테. 부해로 떠나게 된 성도가 너지?
길잡이로서 네 여정에 함께하게 됐어. (무감하게 말한다.) 악수는 필요없을 거라 생각해.
단테 이그리드:(길잡이로 누가 자청한 것일지 머리 속에서 여러 사람들을 떠올리다 마주한 얼굴에 잠깐 고장난 것처럼 멈췄다.) 어? 어...?(잠깐 눈만 꿈뻑거리다가 제 뺨을 쭈욱 잡아 뜯다가 놓으며) 아니 이거 진짜 꿈이 아닌데, 아이린이 제 길잡이라고요? 대체 어쩌다가...!! 아니, 싫다는 건 아니지만 어쩐 일로 길잡이를 하시는 거예요? 분명 가는 길이 위험해서 잘못했다가 아이린한테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하면 저는 루돌프 얼굴을 다시는 고개 들어 보지 못할 것같은데요...!!
아이린 E. 테라코르:당연히 꿈이 아니지. 난 지금 네 앞에 서 있으니까. (죄 없는 뺨을 쥐어뜯는 단테를 어이없단 듯 응시한다.) 부해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어.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게 뻔해지는 상황에서 뭐라도 하고 싶었을 뿐이야. 마침 네가 부해로 가게 될 다음 성도라는 이야기를 주워들었거든. 모르는 사람보다야 아는 사람과 가는 게 나을 테니 자원했지. 지원자가 없어서 경쟁할 필요도 없던 건 좋더구나.
내가 택한 일이니 책임도 내가 질 거야. 무슨 일이 생길지 네가 걱정할 필요는 없단 뜻. 알겠니?
단테 이그리드:하지만 이런 역할로 마주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으니까요...(너의 말을 듣다 보면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너의 말마따나 소중한 사람들에게 분명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당연할테니.) 그렇다면 저는 가면서 아이린 또한 지킬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보통 이런 일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편이잖아요. 책임을 아이린이 진다고 해도 마음의 부채감은 은근히 있거든요... 저희 친구잖아요. 그쵸?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면 되는 걸까요? 다른 준비나 필요하신 것들이 있다면 미리 가지고 가면 좋을 것같거든요.(그렇게 말하며 이미 이것저것 챙긴 가방을 가리켰다.)
아이린 E. 테라코르: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만남을 겪게 되는 법이지. (태연하게 대답했다.) …… 마음대로 해. (성도도 아닌 저를 당신이 어떻게 지키려는 걸까, 같은 현실적이고 비관적인 사족은 덧붙이지 않기로 했다.)
우린 내일 이른 새벽에 부해로 떠날 거야. 일단 오늘은 필요한 걸 챙기고 짐을 꾸리도록 하자꾸나. 자, 숙소로 가자. (바깥을 향해 고갯짓했다.)
단테 이그리드:(사실 이런 걸로 만나기 보다는 조금 더 기쁜 일로 만났으면 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별 말은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거렸다.) 새벽에 떠나는군요. 그럼 필요한 것들을 조금 더 챙겨가도 되겠네요~ 아, 아이린과 함께 하는 거니까 자잘하게 먹을 것도 챙겨볼까요. 쿠키라든가요. 그러고 보니 숙소는 어디로 가면 될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쿠키? (이 위험천만한 여정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게 느껴지는 단어다. 입술을 달싹이다가) 숙소에서 짐을 좀 꾸린 다음에 시장에 가서 사던지 하자. 이쪽이야.
아이린은 단테를 두 사람이 하루간 머물 숙소로 이끕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단테의 방 테이블에 다가가 앉았다.) 제국에서 우릴 위해 비행정을 제공하기로 했으니 도착하기까지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독성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면 추락할 가능성이 있어서 중간부터는 도보로 가야 하지만.
성도는 부해의 저주를 피할 수 있다고들 하지만, 지금껏 숲 안으로 들어가서 살아돌아온 성도는 하나도 없었어. 그 안의 모든 게 미지의 영역이지.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누구도 모르고.
…… 너 또한 그런 신세가 될 수 있단 거야. 각오는 되어 있니? (단테가 쉬운 마음으로 이런 일에 지원하는 이가 아니라는 걸 잘 알았지만, 그럼에도 다시 한 번 확언을 받으려는 듯 묻는다.)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비행정으로 가는 거라 다행이네요. 중간부터는 걸어서 가야 한다는 점에서 무슨 위험이 있을지는 모르지만...(성도는 저주를 피할 수 있다지만 길잡이로 가는 너를 생각하면 그건 더 위험하지 않나? 싶어서 걱정스럽게 너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저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그렇게 될 각오를 했어요. 설령 죽게 된다면 그것은 제 능력 부족일테니까요.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모르니까 그 점은 살짝 불안하긴 하지만요... 저는 그래도 저주를 피한다지만 아이린이야말로 괜찮으시겠어요? 분명 저보다는 아이린의 피해가 더 막심할 거예요.
저는 목숨을 잃을 각오도 했지만 제 눈 앞에서 친구가 죽게 되거나 다시는 손 쓸 수 없는 위험한 사태로 몰고 가게 된다면 제 스스로를 많이 용서할 수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아이린도 약속해주실래요? 정말 위험하거나 죽을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잠시 숨을 길게 고르내쉬다가 이건 자신도 물러설 수 없다는 눈으로 마주했다.) 그 때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바로 도망치셨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저만 겪어도 될 일에 아이린까지 희생시키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그렇게 해주시겠어요? 이건 성도나 다른 것도 아닌 그저 아이린의 친구인 단테 이그리드로서의 부탁이에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래. 내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대답이구나. 넌 예전부터 미련할 정도로 타인을 위하는 이타심이 남달랐지. (그러니 그가 부해로 가게 되는 날도 언젠간 오리라고 예상했었다. 앞서 떠난 수백 수천의 성도들과 같은 결말을 맞이할까 두려워 그 날이 늦게 오기를 바랐었지. 이제는 그 길에 동행하게 되었으니 적어도 기약 없이 소식만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저를 향하는 곧고 깊은 녹색 눈을 물끄러미 마주한다. 늦저녁의 하늘을 닮은 보랏빛 홍채 역시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나를 위하는 네 마음은 잘 알아. 그렇지만 이그리드, 이건 너와 나 두 사람이 함께 나눠 지는 일이야. 내가 위험하다고 해서 너만 남겨두고 떠날 수는 없지 않겠니? 게다가 부해로 한 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는 어려울걸. 비공정이 언제고 우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지도 않을 테니까. 그 안에서 죽던지, 부해를 없앨 방법을 찾아내어 금의환향하던지…… 선택지는 둘뿐이야.
대신 약속할게.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일이 오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단테 이그리드:제가 이런 말을 할 건 아마 아이린도 이미 다 알고 계셨겠죠. 은근히 이런 걸로 저한테 구박 아닌 구박을 주셨으니까요.(이전에도 몇 번씩은 너에게서 들었을 말을 평소라면 그저 웃으며 넘겨버릴 수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그러지 못했다. 이것은 일상이 아니었으며 이 날이 지나고 나면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 온갖 고초를 겪을테니까. 그리고 그 과정 중에서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으면 다시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도 알고 있었기에 표정에서 드러나는 씁쓸함을 채 지우지 못했다.)
그래요... 아이린이 그럴 대답을 하실 건 저도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옛날부터 그랬잖아요, 은근히 부탁하는 걸 안 들어주시거나 꼬아서 행하는 바람에 제가 잔소리를 하기도 했고요. 아이린의 의사가 확고하시다면 그 의사를 제가 꺾을 수는 없겠죠. 정말 죽거나 혹은 살거나 하는... 극단적인 선택지 둘 뿐이라는 점이 가슴이 사무칠 정도로 아쉬워요.(자신이 원하는 선택지는 둘이서 살아남는 것이지만, 과연 상황이 그렇게 호락호락할지는 아직 부해에 들어가지 않은 이상 확신할 수 없었다.)
약속하셨어요,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일이 오지 않도록 하시겠다고... 물론 저도 그만큼 노력할게요. 전 돌아와서 아이린이 하는 꽃집에 다시 가보고 싶거든요. 그 때는 가서 제비꽃 한 다발이라도 사고 싶네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야, 네가 무조건적으로 남을 돕다 손해를 볼 게 뻔했으니까. (그의 낯에서 씁쓸함을 읽어내는 건 어렵지 않았으나, 아이린은 여전히 무덤덤한 낯이었다. 자신의 생사가 걸린 일을 앞둔 것치곤 참으로 침착하고 차분한 모습이다. 애초 스스로의 생에 큰 관심이 없었던 이였다. 저보다는 얼마 안 되는 주변의 소중한 이들을 신경쓰는 게 익숙한 사람이었다. 이런 면에서는 친구 아니랄지 단테와 비슷했다.)
너는 그만큼 위험한 길에 나서기로 한 거야. 나의 생존이 조금 더 직접적일 뿐 너의 목숨 또한 갈피를 잡을 수 없단 걸 기억해둬. 네가 나를 지키려 하는 만큼 나도 너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니까. 끝까지 여정을 행해서 목표를 이루어낼 수 있다면 내 꽃집에 되돌아가는 날도, 네게 제비꽃을 줄 수 있는 날도 오겠지.
(그리고 양피지로 정리된 문서를 건넸다.) 왕성에서 제공해준 정보야.
단테 이그리드:하지만 소중한 사람들을 신경쓰는 점에서는 저나 아이린이나 크게 다를 바 없는 것같은데요? 은근히 신경써주시고 계시잖아요.(물론 직접 말할 때마다 눈초리를 받는 기분이라 평소에는 크게 찝어내지 않는 말이었다.) 손해를 본다고 해도 제가 보는 것이지, 남들한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말하면 혼나겠죠?(그렇게 말하며 예전처럼 농담 마냥 가볍게 말했다.)
그러면 서로가 서로를 보호해주기로, 그리고 꼭 살아서 돌아가기로 약속해요. 아이린이 주는 제비꽃다발을 받을 것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죠. 저도 돌아가면 그 답례로 케이크를 대접할 수 있도록 할게요.(그렇게 말하며 네가 건네준 양피지에 쓰인 문장들을 하나하나 읽어내렸다. 현재 기술로 제거할 방도가 없다는 문단에서는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다시 돌돌 말아 가방에 넣으며)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문서로 다시 보니까 괜찮을까 싶네요... 얼른 사태를 해결해야 다들 괜찮아질텐데요.
아이린 E. 테라코르:난 너처럼 무분별하게(?) 이타심을 발휘하진 않아. (예상대로 단테를 살짝 노려보았다.) 너보다는 스스로의 안위를 더 우선시하는 편이고. 넌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주변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속이 타들어간단다.
(고개를 짧게 끄덕였다.) 약속이야. 부해에 대해서도 확인했으니, 오늘은 짐을 적당히 꾸리고 일찍 쉬는 게 좋겠구나. 나는 바로 옆방을 잡았어. 짐을 마저 정리하고 있을 테니 이후에 시장에 다녀오려면 날 부르렴.
그렇게 말하고 아이린은 자신의 방으로 갑니다.
단테는 현재 어떤 무기를 챙겨왔나요? (1개만 가능)
단테 이그리드:(예상대로 눈초리 받은 거에 시선만 피했다. 하지만 맞는 말 했는데...) 제가 아주 틀린 말을 한 건 아니잖아요, 그쵸...? 그건 그렇고 주변에서 속이 타들어갔을 정도라니. 그렇다면 제가 조금 더 주의를 할 필요는 있었겠어요. 아이린도 들어가서 푹 쉬세요~(그렇게 말하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다가 문이 닫히면 그제서야 가져온 가방을 뒤적거렸다.)
(가방 안에는 간단하게 응급처치가 가능한 붕대나 약들이 즐비했지만 그 사이에서 무기로 쓸 수 있는 검을 하나 챙겨놨다.)
:단테는 단검 외, 룰북 405p.에 기재된 근거리 무기, 권총, 라이플 중 1920년도에 사용된 무기 하나를 선택해 가질 수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그럼 권총으로 가져갑니다...)
:확인. 권총 추가해주세요. 피해는 1d6입니다.
또한 응급약과 물주머니 중 하나를 챙길 수 있습니다. 응급약은 <응급처치> 시 보너스 다이스를, 물주머니는 <정신 분석>시 보너스 다이스를 하나씩 제공합니다.
단테 이그리드:(그럼 물주머니를 챙깁니다....)
:<정신 분석> 판정에서 보너스 주사위를 받습니다.
짐을 다 챙겼다면 아이린을 불러도 될 것 같네요~
단테 이그리드:(짐은 다 챙겨서 다시 가방에 잘 넣어놓고 옆방으로 가서 노크를 한다.) 아이린, 짐은 다 챙겼어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래. 나도 짐은 거의 챙겼어. 탄피랑 화살만 시장에서 좀 보충해오면 될 것 같구나. (가방을 챙겨 나온다.) 무기는 잘 챙겼니?
단테 이그리드:네, 일단 권총이랑 단검 정도로요... 아이린은 무기 어떤 걸로 챙기셨나요? 탄피랑 화살 보충이시라면 총과 활을 챙기셨나요?
아이린 E. 테라코르:라이플이랑 활. (끄덕) 총은 소리가 너무 크니까, 은밀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활이 필요할 것 같아서.
단테 이그리드:아이린...(너의 팔을 빤히 바라보더니) 활시위를 당길 근육은 있으신거죠...? 활 잘못 쐈다가는 근육이 찢어진대요...(팔 쪼물쪼물)
아이린 E. 테라코르:궁금하면 한 번 맞아볼래? (살벌)
단테 이그리드:...그만큼의 근육이 있다는 걸로 생각할게요.(입 싹 닫는다.)
아이린 E. 테라코르:좋은 생각이구나. (도도하게 말하곤 시장으로 향한다.)
해질녘의 노을이 드리우는 시장은 나름대로 북적거립니다.
아이린은 탄피와 화살 등을 파는 무기상으로 향합니다.
단테 이그리드:(그 뒤를 따라가며) 여기저기 닫은 곳도 무척 많아 보이네요. 저희가 찾을 재고는 남아 있을까 걱정이네요...
아이린 E. 테라코르:없으면 없는 대로 최대한 아껴야겠지. (과연 무기상에도 남은 탄약이 별로 없다. 고심할 만한 선택지도 없는 수준이네. 화살 한 무더기를 집어들며) 너도 탄약을 보충하지 않아도 괜찮겠니?
단테 이그리드:아, 저도 탄약은 좀 챙겨두는 편이 좋을 것같긴 하네요...(화살 한 무더기를 집어드는 것을 보고 탄약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살펴보러 가본다.)
권총용 탄약은 다른 재고들처럼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들 부해가 닥쳐오는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는 거겠죠.
단테 이그리드:(재고를 빤히 보다가) 여기 근처에 다른 무기상도 전부 비슷한 상황이겠죠? 권총에 쓸 탄약도 거의 없네요. 그냥 가야 할까요...(새삼 상황이 나빠지니까 재고가 많이 없구나 싶다...)
아이린 E. 테라코르:전투를 할 일이 적기를 바랄 수밖에 없겠구나. 질이 나쁜 탄약이라도 사는 수밖에. (화살과 더불어 남은 라이플용 탄약을 모조리 담아 계산했다.)
단테 이그리드:(아이린이 계산하는 사이에 뒤에서 겸허히 성호만 긋고 있다. 제발 전투할 일이 많지 않기를... 이왕이면 평화롭게 대화로 끝내는 일만 많기를...)
아이린 E. 테라코르:(탄약을 잘 챙기고 뒤돈다.) 다른 무기상에 가볼 거니? 아니면 아까 말했던 쿠키를 살펴보러 가도 좋아.
단테 이그리드:음... 일단 다른 무기상을 가보고 거기도 똑같다면 쿠키를 사러 가볼까요. 그래도 권총 탄약이 남은 곳이 한 군데는 있겠죠...
아이린 E. 테라코르:응. 그럼 가보자. (가게를 나서서 거리를 좀 더 걸어가면 나오는 다른 무기상으로 향한다.)
단테 이그리드: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행히 이 무기상은 아까보다 남은 재고가 훨씬 많네요.
단테 이그리드:와, 그래도 여긴 탄약이 좀 남아 있네요!(그나마 행복해져서 일단 권총 탄약들을 충분히 챙겨서 계산해본다.) 질이 나쁜 탄약은 납이 쓰였을 가능성도 있는데 그러면 총이 폭발해서 큰 피해를 입으니까 아이린도 만약 질이 떨어진 탄약이 있다면 잘 확인하시고 쓰셔야 해요.
아이린 E. 테라코르:숙소에 돌아가서 잘 골라낼게. 권총용 탄약이 남아 있어 다행이구나. (문가에서 팔짱을 끼고 단테가 계산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나저나 총은 좀 쏠 줄 아니? 내가 아는 넌 몸보다는 두뇌파라서.
단테 이그리드:음... 원래 총을 잘 쓰는 편은 아니었죠. 사실 총보다는 책이나 펜을 드는 편이 저한테 가장 잘 맞기도 하고요. 그런데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게 됐네요... 실력은, 음. ... ... ...그래도 맞출 거라 생각해요.(사실 자주 쏴본 적이 없으니 확신도 없어서 탄약을 챙기고 나온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이제 와 훈련을 하기엔 너무 늦었겠지……. 전투에선 내가 힘내볼게. (약간 이마 짚고 싶은 심정이 됨)
단테 이그리드:........저 그 정도예요.....?(약간 후일을 생각하니까 잠시 시선이 먼 곳만 보게 된다. 아니겠지... 그래도 평균은 하겠지.... 하는 생각.)
아이린 E. 테라코르:…… 다 샀음 나가자. (대답은 없었다…….)
단테 이그리드:네.....(대답이 없구나...우울...)
단테 이그리드:그럼 이제 쿠키를 사러 가볼까요? 지금 닫지 않은 가게를 보다 보면 쿠키를 파는 곳도 분명 있을테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고개를 짧게 끄덕이곤 거리를 둘러보며 걸음을 옮겼다.) 쿠키를 사자니 갑자기 여행이라도 가는 것 같구나.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마음만큼은 여행을 가는 것처럼 해서 가봐야죠. 침울하게 갈 수는 없잖아요?(그렇게 말하며 주변에서 쿠키를 파는 가게가 있을지 살펴본다.)
주변을 살피며 얼마간 걷자니, 문을 연 제과점이 보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쿠키와 머랭, 타르트, 바게트 등이 진열되어 있네요.
단테 이그리드:(다양한 음식들에 작게 감탄사를 내뱉다가) 아이린은 어떤 걸로 드시겠어요? 아, 여기 타르트도 맛있어 보이는데 가져가서 숙소에서 드시는 거 어떠세요?
아이린 E. 테라코르:난 달지 않은 거. (진열대를 둘러보다가 녹차 쿠키를 가리켠다.) 저게 좋겠어. 숙소에 가져가서 먹을만한 건 바게트 정도면 충분해.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조금이라도 단 것도 가져가시면 좋아요. 당분은 몸을 움직이는 것에 도움을 주기도 하니까요.(그렇게 말하며 녹차 쿠키와 함께 초코칩 쿠키나 아몬드 쿠키를 몇 개 더 챙기고 바게트도 챙겨서 계산대로 간다.) 다른 건 더 필요한 건 없으시죠?
아이린 E. 테라코르:하지만 단 걸 먹으면 입안이 텁텁해져서 싫은걸. (볼멘소리를 하고) 응. 이 정도면 충분해.
단테 이그리드:그럴 때는 차나 커피를 같이 마시면 괜찮은 걸요... 나중에 단 걸 드실 때 차를 대접할 수 있으면 뭐라도 만들어 드릴게요.(그대로 계산을 하고 아까 산 녹차 쿠키를 내밀며) 여기, 아까 아이린이 고르신 쿠키예요. 충분히 챙겨서 계산했으니까 하나 정도는 드셔도 될 것같아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래, 그 또한 뒤의 일이 되겠구나. (녹차 쿠키를 받아들어 조금씩 먹는다.) 더 살 만한 건 없지?
단테 이그리드:(너의 말에 잠깐 생각해보다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음... 지금은 이것들로 충분한 것같네요. 그럼 일단 숙소로 돌아갈까요? 구매한 탄약들도 정리하고 아이린도 가서 탄약들을 골라내기도 해야 할테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탄약과 화살이 든 가방을 고쳐맨다.) 숙소로 가자. 아까 말했듯이 동이 트기 전에 여길 떠나야 하니, 일찍 잠을 청하는 게 좋을 거야.
단테 이그리드:그럼 그렇게 해요! 아, 그래도 식사도 제대로 하시고요! 갈 때 가더라도 배가 고프면 힘이 나지 않을 거잖아요.(그렇게 말하며 일단 숙소가 있는 쪽으로 돌아간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당신이 몸담았던 황성이 보입니다.
호박으로 세운 아치다리, 대리석을 쌓아 만든 폭포, 금을 바른 규방…
휘황찬란하기 그지없지만, 당신의 눈에는 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세세한 점들이 금세 들어옵니다.
먼지가 뿌옇게 쌓인 곳들도 제법 많아요. 황실조차 이 정도이니, 다른 곳은 또 어떨지요.
당신이 사는 세상이 점점 좁아지고 있음을 새삼스럽게 되새깁니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다 보면 금세 해가 떨어집니다. 일찍 잠을 청하도록 할까요?
단테 이그리드:(권총에 탄약들을 채워넣고 바게트는 잘라서 아이린한테... 물론 밀어냈을 것같지만... 먹으라고 해서 주고 남은 바게트는 먹어 배를 채운 뒤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든다.)
이르게 잠에 듭니다. 오늘이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 아니기를.
창문을 열거나 바람을 쐴 수도 없으니 참으로 답답한 날들이었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행정이 그리 작거나 비좁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객실이 스무 개 정도 딸려있고, 조종실과 전망실이 분리되어 있으며, 별도의 휴게실 겸 식당도 제법 큼직합니다.
접근 금지라고 적힌 기계실이야 들여다볼 수 없으니 모르겠지만요.
본래는 무슨 용도였을까요? 부해로 죽으러 가는 이들을 옮겨 태우던 비행정은 아닐 텐데…
단테와 아이린을 제외하고 함께 승선한 이는 조종실의 기장과 부기장, 엔지니어, 기록관, 제국의 감시병 등을 합쳐 대략 열 명 남짓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일어나서 옷을 갈아입고 휴식을 취하다가 노크 소리에 바로 문을 연다.) 네, 일어나 있었어요. 무슨 일이세요? 벌써 도착한 건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아침 식사 시간이라 부르러 왔어. 아직 밥 안 먹었지? 같이 가자.
단테 이그리드:그러고 보니까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네요... 그럼 갈까요? 메뉴로 뭐가 나왔을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아침이니까 간단한 메뉴이지 않을까 싶지만요...
단테가 그와 함께 식당으로 향하면 심부름꾼이 식사를 내옵니다.
호밀빵에 마른 햄 몇 조각과 써니사이드업, 매쉬드포테이토와 구운 당근 정도니까요.
지난 이틀간 먹어온 식단은 지긋지긋하게도 매 끼니가 동일했습니다.
다들 물린 것 같지만 굶을 수는 없으니 먹는 느낌이었고요.
아이린 E. 테라코르:메뉴는 다를 것 없어 보이는구나. (단 것 외에는 음식을 가리지 않는 편이었으므로, 몇 끼째 동일한 식단이어도 별 반응 없이 앉아서 빵을 자르기 시작한다.)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건강한 메뉴들이니까 좋은걸요. 아이린도 꼭꼭 잘 씹어 드셔야 체하지 않아요~(그렇게 말하며 구운 당근을 포크로 콕 찍어서 먹으며) 음... 이 속도면 오늘 내일 도착할 수 있을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내가 무슨 어린앤 줄 아니? (새침하게 눈을 흘기며 빵에 햄을 올려 한 입 베어물었다.) 이틀째 날고 있으니, 이만하면 거의 다 왔을지도.
먼저 이곳에 도착해있던 기록관과 엔지니어는 식사를 마친 것인지, 그릇을 밀어두고 책상에 [지도]를 펼친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하지만 아이린이면 귀찮다고 대충 넘겨버리실 것같으니까요...(빵을 먹다가 잭상에 펼쳐진 지도를 흘긋 바라본다.)
일데리안에서 부해의 영역을 표기한 낡은 지도입니다. 몇십번 이상 윤곽을 고쳐 그린 흔적이 선연합니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부해의 영역 안으로 들어서는 붉은 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기록관: 바람만 크게 바뀌지 않으면 좋겠네요.
엔지니어: 그래, 별다른 일이 없다면 정오 전에는 도착할 걸세.
기록관: 수도에서 출발한 거면 더 빠른 길도 있었을 텐데.
레덴바르 씨는 왜 이 길을 택했던 걸까요?
엔지니어: 부해가 삼키기 이전에 이 땅은 너른 평야였다 하지. 수도 북쪽의 산세를 타느니 평평한 땅을 걸어 가는게 낫다 생각한 게 아닐까.
기록관: 그래서 이렇게 산맥을 가로질러 넘어간 거였군요.
단테 이그리드:(그 말을 가만히 듣다가) 바람이 잘못해서 바뀌면 조금 일정이 바뀔 수도 있겠네요... 다른 분들이 고생이 많으신 것같아요.(그렇게 말하며 그릇이 어느 정도 비워지자 고개를 들며) 그런데 아이린은 레덴바르라는 분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계시나요?
아이린 E. 테라코르:처음 들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듯 망설임없이 대답한다.) 물어보지 그러니? (자신이 물어보려 들진 않는다. 그는 그다지 사회성이 좋지 않았으므로……)
단테 이그리드:저도 처음 듣는 이름이라서요...(그건 그렇고 물어보지 않는구나... 하고 아이린을 미묘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기록관과 엔지니어에게 다가가본다.) 안녕하세요~ 저기, 방금 말씀하신 레덴바르라는 분은 어떤 분이신가요? 처음 듣는 이름이라서 궁금하네요.
기록관: 오, 그 사람은 일 년 전에 부해로 향한 성도예요. 타국의 실향민들을 이끌고 제국에 들어온 사람인데, 부해로 들어가는 대가로 함께 온 피난민들에게 제국의 시민권을 지급해줄 것을 요구했었죠.
어디서 난 건진 모르겠지만 그는 특수한 기계장치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거 진짜 신기했는데.
단테 이그리드:자신이 부해로 들어가는 대신 시민권 지급을 요구하셨다니, 다른 피난민들을 정말 많이 생각하시는 분이었던 모양이네요. 그 특수한 기계장치라는 건 어떤 것이었나요? 기록관님께서 말씀하시는 거라면 이제까지 봤던 기계장치들과 다른 부분이 있었나요?
기록관: 발신기와 수신기로 한 쌍이 되는 것으로, 발신기가 어디에 있든 그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신기한 물건이었죠. 손바닥만큼 작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전원을 공급받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니까요. 그는 발신기를 가지고 출발했고, 황성에 두고 간 수신기를 이용해 지도에 매 시간별로 그의 이동을 기록해두었어요.
그 기계 장치, 부해에서 난 거라던데…… 전설에서나 나오는 고대 문명이 진짜인 걸까요?
단테 이그리드:그런 기술력이라니... 확실히 특수한 기계장치라고 할 법 하네요. 그래서 이런 경로를 만들 수 있었던 거군요, 기계장치를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신호를 이용해 기록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정말 지혜로우신 분같지만... ... ...그럼 부해에 들어가면 그것 외에도 다른 것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들로요. 나중에 실패하게 되더라도 그것들을 통해 기술을 배우고 사람들의 생활이 조금 더 윤택해지면 좋겠지만... 이건 좀 더 생각해 봐야겠네요.
그 분에 대해 다른 특이한 점은 더 없으셨나요?
기록관: 정말 지혜로운 사람이었죠! 하지만, 이젠 그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게 없으니 아쉬울 따름이에요. 부해의 중앙으로 들어선 이후로는 일 년 가까이 신호가 교란되고 있거든요. 제대로 위치 추적이 되지 않아요. 어디 다른 곳으로 향한 것 같진 않은데……
기록관은 기꺼이 제가 가진 수신기를 꺼내 보여줍니다.
손바닥만한 동그란 기계의 전면을 꽉 채운 유리 위로 거미줄 같은 문양이 복잡하게 그려져있습니다.
화면의 한쪽 구석에서는 붉은색 점이 불규칙하게 반짝거립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황성에서 어떻게 지도를 줬나 했는데, 그거였구나.
살아돌아온 이가 그 누구도 없는데 진입로가 표기되어 있는 부해의 지도가 영 수상했던 모양입니다.
기록관: 연락까지 가능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요. 그가 어떻게 부해로 들어갔는지는 알아도, 무슨 일을 겪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으니 애만 타는군요.
단테 이그리드:그런 기계장치를 가져온 곳이니까 신호를 교란시킬 수 있는 무언가도 있는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다른 문제일 수 있지만...(기계를 신기하게 빤히 바라보다가 중얼거림에 웃으며) 아이린은 설마 의심하셨던 건가요? 하긴, 사실정황을 모르면 수상하게 보였을 수 있겠어요. 그래도 이제는 저희가 들어가게 될테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볼 수는 있겠네요. 비록 저희도 연락까지는 안 될 것같지만요... 혹시 따로 부해 안에서도 연락이 가능한 기계장치는 만들 수 없는 걸까요?(그렇게 말하며 엔지니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엔지니어: 부해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물건들이 오염되어 버리니, 저희의 지식으론 거기에서 살아남는 기계를 만들기엔 무립니다.
기록관: 그러니 그만큼 기록이 중요한 거겠죠. 두 분도 그 안에서 겪으신 일들을 꼭 기록으로 남겨 주세요. 운이 좋으면 제가 받아 읽을 수 있겠죠!
단테 이그리드:(떠나는 모습을 보며) 수신기를 분석해서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그것도 안 되는 모양이네요...(아쉬움) 아이린은 다 드셨어요?
아이린 E. 테라코르:정말 옛 문명의 것일까? 전설 속이라고 생각해서 전혀 안 믿어 왔었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깨끗한 접시를 정리한다.)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저렇게 실제 물건이 있는 걸 보아하면 아주 전설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만큼의 기술력이 있었을 거란 생각은 할 수 있겠죠. 아마 나중에 저희가 들어가서 레덴바르씨의 발신기를 찾으면 기록관님께도 나름 좋은 소식이 되지 않을까요?(그렇게 말하며 남은 접시들을 같이 정리한다.)
아이린 E. 테라코르:그 사람, 죽었겠지? 레덴바르 말야. (조용히 중얼거렸다.) 벌써 일 년 가까이 아무 소식이 없다고 했으니.
단테 이그리드:... ... ...부해 안에서 먹고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일 년 정도는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이야기지만요. 하지만 신호도 이상하고 교란되어 있는 것같으니까 신호가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삶을 다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어쩌면 제 미래라도 되는 걸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네 미래는 아닐 거야.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있으니까. 그들은 혼자였지만 넌 다르잖니.
단테 이그리드:음, 그렇네요. 그래도 저는 아이린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저 혼자였다면 몰라도 지키고 지켜줄 사람이 함께 가는 거잖아요.(그렇게 말하더니 슬며시 웃으며) 그리고 사람은 원래 무언가를 지킬 때 가장 강해진다고들 하니까요. 그럼 남은 시간 동안 아이린은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요? 없으시다면 뭐 좀 도와주셨으면 해서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래. 네겐 길잡이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렴. (단테가 죽음의 가능성을 입에 올리는 게 싫은 듯, 짐짓 엄격하게 말했다.) 딱히 계획은 없어. 뭘 할 건데 그러니?
단테 이그리드:사실 아이린이 들으면 이것도 탐탁치는 않으실 것같긴 한데... ... ...(잠깐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슬쩍 돌려 시선을 피하며) 사격 연습을 좀 도와주셨으면 해서요...? 아시다시피 제가 원래 총을 잡았던 사람은 아니잖아요...
아이린 E. 테라코르:비행정 안에서? (눈을 동그랗게 뜬다.) 연습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과녁으로 쓸 만한 게 있니?
단테 이그리드:(그 말에 미묘하게 웃으며) 하지만 그렇다고 연습하겠다고 갑자기 중간에 비행정을 멈춰달라고 하는 건 예의도 아닌 것같아서요. 그렇잖아도 어제 다른 분들께 말씀을 드려서 과녁판이 될 수 있는 넓은 판 정도는 몇 개 챙겼거든요. 그런 거라면 아마 과녁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언제 그런 걸 부탁했담. (어깨를 으쓱인다.) 자세를 잡아줄게. 가서 연습해 보자. 창문을 열 수 없고, 화약 연기가 나니 많이 할 순 없겠지만.
단테 이그리드:네, 조금이면 되니까요~ 나중에 제가 너무 못한다고 구박하거나 하지 않으시기예요?(그렇게 말하며 너를 데리고 과녁판을 설치한 곳으로 가본다.)
단테 이그리드:(일단 권총을 들고 조준해보다가...)
사격(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대차게 빗나감)
자세가 안정적일 필요가 있겠어. 다리를 조금 더 벌려보렴. (곁에서 자세를 조정해준다.)
단테 이그리드:네....(그래도 자세를 조정해주면 조정해주는대로 열심히 따라본다... 그러다가 문득) ... ... ...저 혹시 많이 심각해요?
아이린 E. 테라코르:…… 평생 펜만 잡던 사람다운 자세야. (무척이나 완곡하게 돌려말하지만, 결국 자세가 썩 좋지는 않다는 의미다)
단테 이그리드:결국 못한다는 소리잖아요.(빤히...) 아이린도 한 번 쏴보시는 거 어떠세요?
아이린 E. 테라코르:타고난 천재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처음 잡는 걸 잘하겠니.
으음, 그래. 나도 시범을 보여줄 필요가 있겠지. 라이플보다 권총이 낫겠지?
단테 이그리드:음... 다른 것들은 그래도 다 나름 평균 이상이었는데, 사격은 조금 힘드네요. 아무래도 권총인 쪽이 제가 참고하기 편하니까요.(그렇게 말하며 권총을 쥐어주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무게중심과 반동을 고려해 자세를 잡고, 과녁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긴다.)
사격(권총)
기준치: |
70/35/14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이린이 쏜 총알은 깔끔하게 과녁의 가운데를 격발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와~ 역시 아이린은 잘 쏘시네요!(그렇게 말하며 박수만 짝짝 치고 앉았다.)
아이린 E. 테라코르:박수를 칠 때가 아니잖니?
아이린 E. 테라코르:내가 쏘는 자세를 참고해서 다시 해보렴. (건네줌)
단테 이그리드:(다시 총을 받고 아까 했던 자세를 참고해서 조준을 해보다가 쏴본다.)
사격(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납탄 아니어서 다행이다~ 하는 생각)
어째 총 뒤편에서 연기가 스물스물 나는 것 같기도...? 연기가 날 곳은 거기가 아닐 텐데요?
아이린 E. 테라코르:실전에선 잘할 수 있을지도 몰라. (가정형으로밖에 말할 수 없다……)
단테 이그리드:...만약 실전에 가서도 이 꼴이면 어떻게 되는 거죠...?(우울하게 있다가 그래도 나름 희망을 가지고 물어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벌써부터 그런 비관적인 가능성에 매몰되지 마렴. 가정이 강해지면 실제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니까. (그냥 생각하지 말란 뜻)
단테 이그리드:.....(왠지 이게 더 상처다...)
그냥... 들어가서 쉴까요...
상처만 남은 사격 연습을 마치고 객실로 돌아가는 찰나, 선체가 거칠게 흔들립니다.
일시적인 난기류의 영향이며, 도착까지는 변함없이 세 시간 가량이 남았다는 안내입니다.
그동안은 달리 할 것이 없군요. 쉬어도 좋고, 비행정의 내부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갑판의 역할을 대신하는 [전망실]에서 지상의 모습을 살펴도 좋을테고, [조종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도 아니라면 [기계실]의 내부를 들여다봐도 좋겠죠.
단테 이그리드:(과녁판을 정리하다가 선체의 흔들림의 잠깐 어리둥절했다. 안내방송을 듣고 그제서야 안심하더니) 정확히 무슨 일이 있는지 조종실에 가봐야겠네요... 아이린은 그대로 들어가서 쉬시나요?
아이린 E. 테라코르:가봤자 할 건 누워 쉬는 것밖에 없으니, 네가 돌아보겠다면 같이 갈게.
단테 이그리드:네, 그럼 일단 같이 조종실에 가봐요.(그렇게 말하며 마저 정리하고 조종실 쪽으로 향한다.)
파이프와 계기판, 톱니바퀴가 복잡하게 얽힌 조종간에 앉은 사람이 하나, [도면]을 보며 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기장과 부기장이군요. 낡은 놋쇠로 만들어진 조종간은 기류를 따라 덜덜거리는 소리를 내며 흔들립니다.
"뭡니까? 여긴 멋대로 들어오면 안됩니다. 나가세요."
외부인인 단테가 대놓고 들어올 수 없는 구역입니다.
대인기능 판정으로 상대를 달래보거나, 아니면 <은밀행동> 판정으로 진입해야 합니다.
단테 이그리드:(대인기능 판정으로 해봅니다....)
설득
기준치: |
70/35/14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 갑작스럽게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 아까 선체가 흔들린 것같아서 무슨 일인지 걱정이 되어 찾아봤어요. 혹시 방금 흔들림에 기장님들께서 어디 곤란하신 부분이 없으신가 궁금하기도 했고요...
기장: 부해 때문입니다. 그새 기체 어딘가를 파고들어 망가뜨린 모양이에요. 엔지니어가 고치러 간 참입니다. 심각한 문제는 아닌 듯하니 안심하십시오.
단테 이그리드:이제 많이 가까워진 것같았는데 그 사이에 피해가 생긴 거였군요... 그래도 차를 엎지르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잘못하다 크게 데이셨으면 곤란했을테니까요.(그렇게 말하며 도면을 슬쩍 살펴본다.)
배처럼 날렵한 모양새의 기체와 그보다 곱절은 커다란 기구. 비행정의 설계도면인 모양입니다.
군데군데 붉은색으로 채색되어 있으며, 기체의 중간에 거대한 빈 공간이 보입니다.
기장: 중요한 도면에 차를 엎지르면 큰일이죠. 그나저나, 원인도 아셨으니 그만 나가주시겠습니까? 이곳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서요.
단테 이그리드:아... 죄송합니다. 귀중한 시간을 뺏은 것같네요. 그럼 이만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조종실을 빠져나와 문을 닫고는 닫힌 문을 빤히 쳐다보더니) 기계실에 문제가 생긴 것같으니까 가볼까요? 아까 식사 때 본 엔지니어님께서 많이 곤란하실 것같으니까 도울 수 있는 건 도와드려야죠.
아이린 E. 테라코르:기계에 조예가 없어서, 난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지만. (어깨 으쓱인다) 가보긴 하자꾸나.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이야기는 들어보면 좋은 거죠~(그렇게 말하고는 아까 도면에서 봤던 것을 기억하며 기계실 쪽으로 가본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써붙여진 기계실입니다.
노크를 해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담당 엔지니어가 부재중인 걸까요?
별도 잠금잠치를 걸어두지 않았는지, 손잡이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립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손잡이 달칵거리더니.) 열리는데?
단테 이그리드:어... ... ...그냥 들어가도 되는 건가요? 들어갔다가 왠지 혼이 날 것같은데요...
아이린 E. 테라코르:누가 우릴 혼내겠니. (무심하게 말한다.) 들어가면 안 되는 곳이라면 문을 잠가 뒀겠지.
단테 이그리드:...(너의 말이 정말정말 권력이나 힘을 가지고 위에서 누르는 어떤 사람들을 보는 것같아서 기분이 잠깐 미묘해졌다.) 그럼 조용히 안을 살펴보고 나와요...
아이린 E. 테라코르:(정작 그런 쪽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초라한 철제 문과 달리, 기계실의 내부는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관과 각종 계기판이 반짝이는 금빛을 발합니다.
귓전을 울리는 진동음 여러 개가 합쳐지니, 꼭 화음을 이루는 것 같군요.
단테 이그리드:
교육
기준치: |
80/40/16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기계, 아무리 생각해도 이 시대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것 같지 않습니다.
얼굴을 데우는 후끈한 열이나 증기가 느껴지지 않아요.
이만한 기체를 띄울 동력을 대체 어디서 공급받는거죠?
그때, 기체가 한 번 더 크게 흔들립니다. 다리가 절로 휘청하네요.
단테 이그리드:(지금의 기술력같지 않은 기계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가 한 번 더 크게 흔들리는 기체에 다시 중심을 잡으며) 아이린, 괜찮으세요?
아이린 E. 테라코르:(한 손으로 벽을 짚으며 비틀거린다.) 부해에 가까워지고 있긴 한가 보구나.
단테가 채 이곳을 벗어나기도 전에 엔지니어가 기계실로 돌아옵니다.
엔지니어: 음? 또 뵙는군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아, 역시 이 비행정에 관심이 생겨서? (멋대로 들어왔다며 화낼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단테 이그리드:(다행히 화내지 않는구나...) 아까 기장님께 가봤는데 들어보니까 엔지니어님께서 곤란해 하시지 않을까 싶어서 찾아와 봤어요. 그런데 이 기계는 지금의 기술력같지 않은데 이건 정확히 어떤 기계인가요?
엔지니어: 이 기계의 미학을 알아봐 주시는군요! (흥분해서 침을 튀기며 설명을 시작한다.) 이건 부해 근처에서 발견된 옛 도면을 오랜 시간을 들여 재현해낸 기계입니다. 엔진 보십시오, 정말 아름답고 훌륭한 공학적 설계로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이 부근의 부품은 또 얼마나 섬세한지.
엔지니어: 과학의 발전이란 참 눈부시지 않습니까? 먼 미래에는 우리의 손으로 부해를 해결할 방법을 알아낼지도 모르겠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아, 그렇잖아도 계기판이라든가 뭔가 다른 것들과 다르게 동력을 받는 것같아서 기계가 전체적으로 아까 식당에서 봤던 그 기계장치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어쩐지... 부해 근처에서 발견된 도면으로 재현해서 만드신 거군요?(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엔지니어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그런 도면들이 발견된 거라면 부해에는 그만한 기술력이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더 확신할 수 있겠네요. 무사히 돌아온다면 그 곳에서 봤던 기술력이나 도움이 되는 것들도 가지고 오면 좋겠네요. 그럼 엔지니어님께서도 좋을테니까요.(오염이 문제긴 하지만...)
엔지니어: 그렇게 해주신다면야 제 삶의 새로운 낙이 되겠지요! 부해는 위험한 곳이지만, 그 너머에는 엄청난 것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단테 이그리드:부해에 가까워져서 기체에 문제가 생기셨을텐데 수리는 다 끝나신건가요? 그런 거라면 조금 구경하고 싶은데요...
엔지니어: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리는 하고 있지만, 한동안은 계속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 부해에 가까워질수록 비행정의 부속품들이 빨리 삭아가거든요. 지금도 잠시 수리용 부품을 가지러 온 거라, 돌아가봐야 합니다.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그럼 이만! (부품을 챙겨들고 다시 기계실을 빠져나간다.)
단테 이그리드:아무래도 많이 바쁘신 모양이네요... 그건 그렇고 부해에는 정말 기술력이 많은 것같아요. 이런 기계도 만들 수 있고...(그렇게 말하며 기계를 다시 빤히 쳐다보다가) 그럼 이제 전망실 쪽으로 가볼까요. 가까워졌다니까 육안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죠. 아, 이제 기체가 고장날 정도로 오염이 있을테니까 이건 아이린이 따라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이린 E. 테라코르:아냐. 나도 한 번쯤은 봐두고 싶어. 우리가 어떤 곳으로 가게 되는지. (마음의 준비도 할 겸.)
단테 이그리드:음... 그럼 보다가 몸이 힘드시면 말씀하셔야 해요?(그렇게 말하며 전망실로 향한다.)
유리창 너머로 어둠에 잠긴 지평선이 보입니다.
한숨 돌리러 나온 것인지, 편한 차림의 심부름꾼이 꾸벅, 인사를 합니다.
심부름꾼:엇, 성도님이다. 안녕하세요. 구경하러 오셨어요?
단테 이그리드:아까 흔들려서 바깥 상황은 어떤지 확인 해보려고요. 무슨 일은 없으신가요?(두리번)
심부름꾼:특별한 일은 없지만, 저기 부해가 가까워져 오는 게 보이네요. (저편을 가리켰다.) 유달리 밝은 듯한 하늘이 보이세요? 저곳이 부해예요. 온통 흰 나무들이 빛을 반사해 밤낮구분이 없다고들 하죠.
단테 이그리드:(심부름꾼이 가리키는 곳을 보며) 그래도 많이 가까워진 것같네요! 저렇게 밝은 정도라면 들어가고 나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지 감도 채 오지 않겠어요... 그동안 다른 문제점은 없으셨고요?
심부름꾼:네에. 좀 무섭긴 하지만요. 부해 근처엔 몇 번이나 와본 적 있는데도 떨리네요. 비행정 안은 비교적 안전하게 밀폐되어 있다지만 혹시나 영향이 있진 않을까요? 마스크를 써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창밖을 바라보다 다시 당신에게 시선을 둔다.) 이렇게 단테 님을 보고 있자니 예전에 레덴바르 씨와 왔을 때가 떠오르네요.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혹시 몸에 무리가 가실 수 있으니 미리 마스크를 쓰시는 것도 좋겠네요. 그러고 보면 아까 기록관님도 그렇고... 심부름꾼님도 레덴바르씨와 한 번 오셨던 건가요? 그 때는 어떠셨나요.
심부름꾼:네, 그 일도 벌써 일 년이 넘었네요. 사실 뭔가 얘기해드릴 게 없어요. 호기롭게 따라나서긴 했었지만 전
죽음의 장막에 들어서기도 전에 돌아왔거든요.
단테 이그리드:그렇군요... 뭔가 여기에 와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아가는 것같아서 기쁘네요! 그런데 그 죽음의 장막이란 건 어떤 건가요?
심부름꾼:아, 부해는 크게
죽음의 장막과
부패의 군락으로 나눌 수 있다 들었어요. 죽음의 장막은 토지와 생명들이 오염되어 독성을 띄는 영역을 가리키고, 부패의 군락은 그 누구도 들어선 적 없는 미지의 영역이라고 하더군요. 이 또한 레덴바르 씨가 알려준 거예요. 그분은 죽음의 장막에 사는 사람들에게 들었다고 했고요.
단테 이그리드:그렇게 두 가지로 나뉜다는 사실도 신기한데, 죽음의 장막이란 곳에서 사람들이 살아간다는 사실도 신기하네요. 듣기로는 피난민들을 데리고 오셨다고도 하셨는데... 혹시 그 피난민 분들이 죽음의 장막에 사셨던 분들일까요.(애초에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계가 삭을 정도인데 거기에서 살아가는 것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나, 하고 생각해본다.)
심부름꾼:미처 삶의 터전을 떠나지 못한 이들이나, 이미 부해의 독에 당해 생의 가망성이 없는 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제법 된다고 들었어요.
부해에 사람이 살고 있다니, 이건 꽤 놀라운 이야기네요.
지평선 너머를 살피면 새벽이 가시지 않은 고요한 지평선의 한 구석, 희끄무레하게 밝은 하늘이 보입니다.
저것이 부해의 흔적이겠죠. 이유 모를 불쾌감이 듭니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저 멀리 희뿌연 빛과 안개를 두른 백산의 실루엣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더이상 희망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 모인 곳이라 생각하니 조금 슬프네요...(멀리서 보이는 실루엣에 잠시 눈을 가늘게 뜨다가) 이제는 정말 마스크를 쓰셔야 할 것같아요. 건강하게들 돌아가셔야죠~ 아이린도 쓰실 마스크가 있으신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응, 나도 챙겨 왔어. (유리창 너머의 고요한 지평선을 한참이나 묵묵히 응시하다 답했다.)
그때, 아까보다도 더 긴 시간 동안 비행정이 흔들립니다.
마침 곧 착륙할 예정이라는 안내가 울려퍼집니다. 내릴 준비를 합시다.
단테 이그리드:...이제 정말 갈 시간이네요. 늦지 않게 가서 짐을 챙기도록 해요. 잊지 않고 마스크도 잘 챙기시고요! 빠트린 물건 없이 꼼꼼히 확인하셔야 해요?
아이린 E. 테라코르:어린애 취급은 그만두렴. (뚱하니 대답하고 제 객실로 돌아가 가방을 챙겨 왔다.)
단테 이그리드:하지만 그럴 법 하니까 그렇죠...(그렇게 말하면서 객실로 돌아가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가방을 챙기고 나온다.)
두 사람은 긴 비행 끝에 육지에 발을 디딥니다.
단테와 아이린을 내려준 비행정은 지체없이 다시 기체를 띄웁니다.
“살아서 돌아와요!” 기록관과 심부름꾼이 손을 흔들어 보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물러선다는 선택지는 없겠습니다. 죽음이 장막을 드리운 숲을 향해 나아가볼까요.
단테 이그리드:(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에 같이 손을 흔들다가) 그럼 저희도 출발해 볼까요? 들어보니까 장막 쪽에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거기서 정보를 얻어가는 것도 좋을 것같고요. 혹시 저희가 모르는 사실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위험요소라든가...
아이린 E. 테라코르:(비행정에는 시선을 두지 않고 자신이 가게 될 숲의 초입에 선다. 가방의 끈을 고쳐매고 지도를 들어 펼쳤다.) 들릴 수 있는 곳이라면 들린다면 좋겠지. 일단, 경로를 따라 움직이자꾸나.
단테 이그리드:일단은 아이린만 믿고 가면 될까요~ 저희가 이동할 경로는 어떻게 되어 있나요.(그러면서 옆으로 가서 지도를 슬쩍 쳐다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경로라고 해도 레덴바르가 기록한 것뿐이니까. (다소 조악한 지도를 보여준다.) 출발하자.
단테 이그리드:음... 레덴바르씨가 기록해준 정보들이니까 괜찮을 것같지만 혹시 모르니까 권총 꺼내놓을까요? 비록 실력은 장담할 수 없지만요.(진짜 장담은 못한다.)
아이린 E. 테라코르: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언제든 쥘 수 있는 곳에 두렴. 경계하는 건 중요한 일이지. (고개를 끄덕였다.)
단테 이그리드:...나중에 정말 뭔 일이 생기면 아이린이 도와주실 거라 믿어요...(그렇게 말하며 총을 미리 꺼내놓고 지도를 따라서 가본다..)
대지가 썩어 문드러지다 못해 부해로 변화하는 과정은 그리 극적이거나 급진적이지 않습니다.
주변을 메우는 풀벌레나 새의 소리가 잦아들고, 고요한 땅 위로 흰 죽음이 타고 오릅니다.
짧게 기침을 하던 아이린은 새부리 같은 마스크를 꺼내 씁니다.
이윽고 사방은 적막이 휘감는 흰 숲으로 변합니다.
단테 이그리드:(마스크를 슥 보다가) 몸이 너무 안 좋아지시면 꼭 말씀해주셔야 해요? 이제 완전히 장막에 들어섰으니 긴장도 해야 할 것같고요...
아이린 E. 테라코르:이제 막 진입했을 뿐인걸. (더 나빠진다고 해도 돌아갈 수단도 치료받을 방법도 딱히 없다. 발을 디딘 이상, 나아가는 것만이 유일하게 발 밑에 놓인 길이었다.)
그리고 자. 이걸 보렴. (지도를 가리켰다.)
기록된 경로에 따르면, 레덴바르는 이곳에서 곧장 부패의 군락으로 향하지 않고 죽음의 장막에서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부패의 군락으로 향할까요? 아니면 그의 여정을 답습할까요?
단테 이그리드:음... ... ...안전함을 원한다면 죽음의 장막이 좋긴 하겠죠. 그 쪽 기록도 있고요...(하지만 부패의 군락도 궁금한데... 지도를 번갈아서 뚫어지게 쳐다본다.)
일단 조금 더 머물러서 정보를 얻어가볼까요? 레덴바르씨가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고 갈지도 모르잖아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러자꾸나. 나도 일단 신중하게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네 말대로 죽음의 장막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쓸만한 걸 접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단테 이그리드:이왕이면 새로운 정보들 위주로 많이 얻어갔으면 좋겠네요...(주변에 말을 걸어볼 수 있는 사람은 없는지 두리번..)
레덴바르의 경로를 따라, 삭막하기 그지 없는 순백의 풍경을 벗삼아 반나절을 꼬박 걷습니다.
해가 저물기 직전, 단테는 저 멀리서 불빛을 발견합니다.
온도감을 지닌 따스한 색이군요. 사람의 흔적일까요?
단테 이그리드:저기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걸까요?(불빛이 있는 곳으로 가봅니다.)
마을이라기엔 지나치게 누추하고, 집회라기엔 지나치게 공통점이 없어보이는 이들이 보입니다.
각양각색의 낡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노쇠한 새부리 가면을 쓴 이들이 광장으로 보이는 동그란 땅에 모여있습니다.
그들은 광장의 가운데에 불을 피우고, 경건한 기도를 곁들여 무언가를 태우고 있군요.
단테 이그리드:음... 이건 집회라기에도 이상하고 마을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네요...?(잠깐 기웃거리다가 사람들이 모인 광장 쪽으로 다가가며) 안녕하세요, 여기에서 무슨 모임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조심해서 다가가야지. (한 발짝 뒤에서 경계하며 따라간다.)
단테가 말을 걸며 다가가자, 새부리가 일시에 당신을 향합니다.
단테 이그리드: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가면 너머의 목소리가 먹혀드는 탓인지, 무어라 이야기하는지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노파:성도는 간만이외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소?
몇 없는 인원 사이로, 가장 작고 등이 굽은 자가 모습을 드러내며 묻습니다.
그가 새부리 같은 마스크의 끄트머리를 치켜올리면, 희게 먼 눈 위로 먼지가 뒤엉킨 회색 머리카락이 길게 늘어집니다.
단테 이그리드:아, 혹시 부해와 관련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을지 여쭤보고 싶었는데 보니까 기도같은 것들을 드리고 계시는 것같아 궁금해서요.(아까 불에 태우던 것을 떠올리며) 방금 불에 태우던 것들은 어떤 거였나요?
노파:성도 하나와 범인 하나라. 특이한 구성이야. 레덴바르가 이곳을 알려준 겐가. (중얼거리곤)
장례식을 올리던 중이었다네. 식 중에 딴청을 부리기는 무엇하니 그쪽도 도와주어야겠소. 레미아는 성도의 소식을 늘상 기다렸으니 그대의 방문도 반길 터지.
단테 이그리드:장례식... 중이었나요. 괜히 방해를 드린 것같아서 죄송하니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것들이라면 성심성의껏 도와드릴게요! 아이린도 도와주실 거죠?(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려 쳐다보다가) 그런데 레덴바르씨와도 아는 사이셨군요. 레미아라는 분도 레덴바르씨와 접점이 있으셔서 소식을 기다리고 계셨던 건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 손해볼 건 없어보이니까. (어깨를 살짝 으쓱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노파:레덴바르와는 관련이 없네. 레미아의 소중한 사람은 성도였는데, 부해로 들어가더니 소식이 끊겨 버렸지. 그자를 기다리다 결국 여기까지 발을 들였고, 죽음을 맞이한 걸세.
마을 사람들은 레미아의 관과, 그가 생전에 아끼던 소지품을 태우며 그가 편안한 죽음에 들었기를 기원합니다.
장례식이 끝난 후, 노파는 제 토굴로 두 사람을 이끕니다.
마을은 겉으로 보기에는 남루한 천막 몇 개만 빼꼼, 어깨를 내밀고 있으나 그 아래로는 제법 넓은 토굴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노파:우리는 부해에서 살아가기로 결심했지만 부해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네. 그저 서서히 죽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지. 자네들은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인가.
단테 이그리드:저희들은 다른 성도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부해를 해결하기 위해서 온 거예요. 오는 길에 레덴바르씨에 대한 것들을 들어서 혹시 여기 계신 분들도 그 분에 대한 이야기나 다른 이야기들을 알고 계실지 여쭤보고 싶기도 했거든요... 혹시 알고 계시는 내용은 없으신가요...?
노파:그가 이곳을 지나가긴 했었지. 헛소리를 잔뜩 늘어놓으면서 말야. 제국에서 우릴 받아줄 거라나…… 애초에 떠날 생각도 없는데 말이지.
여길 떠난 뒤로는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다네. 나는 당신들이 그의 소식을 가져온 줄 알았지.
단테 이그리드:헛소리... 그 분은 피난민들의 시민권을 요구하신 적도 있으니 단순히 여기 있는 분들께서 제국에서 안전히 사셨으면 했던 게 아니었을까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 뿐이지만요.(소식을 가져온 줄 알았다는 말에 멋쩍게 웃으며) 레덴바르씨가 부해에 들어가고 나서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으셨거든요. 이때까지 위치를 알려주던 것도 고장났는지 저희 측에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고요. 레덴바르씨가 이 곳에 와서 다른 일은 하지 않으셨나요?
노파:세계엔 이미 죽음이 만연해 있어. 제국으로 간다고 죽음을 피할 수 있겠나? 더욱이 이미 썩기 시작한 몸뚱이가 어디서 환영받을 수 있겠나. 이곳에선 아무도 우릴 괴롭히지 못하지.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일세.
(손을 내젓는다) 그자에 대핸 더 아는 것이 없네. 그나저나, 자네들도 부해를 해결하러 왔다고? 그럼 죽음의 장막을 넘어 부패의 군락까지 향할 작정인가?
단테 이그리드:(그 말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생각이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네요... 네, 아마 이후로 군락까지 가게 될 것같아요.
노파:정말로 그곳까지 갈 생각인가.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군. 어차피 사람들은 이곳까지 와 확인할 엄두도 내지 못해. 들어간 척 도망가더라도 아무도 모를 텐데.
아이린 E. 테라코르:도망칠 거였다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않았겠죠. (침묵을 지키다 나직하게 말한다.)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있어요.
단테 이그리드:(말을 가만히 듣기만 하다가 웃으며) 여기 있는 분들도 그렇겠지만, 부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 하고 있어요. 그러니 그것을 해결하면 조금이나마 사람들의 괴로움을 덜 수 있겠죠.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저에게 있다면 당연히 해야하지 않을까요? 저는 성도이기 이전에 제국과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던 서기였으니까요. 이 정도라면 가뿐해요.
노파:(끌끌 혀를 찬다.) 아무리 큰 포부와 대의를 갖고 있어도 이 거대한 부해 앞에서는 큰 힘을 갖지 못한다네. 미련하게밖에 보이지 않는군.
그토록 가야겠다면, 오늘은 해가 저물었으니 마을에서 하루 묵고 가게.
단테 이그리드:와, 그래도 될까요? 감사합니다! 아이린도 하루 머물고 가는 건 괜찮으시죠?
아이린 E. 테라코르:휴식은 중요하니, 그렇게 하자꾸나. (별다른 말 없이 동의했다.)
단테 이그리드:그럼 머무는 동안 저희가 도와드릴 일은 없을까요? 그냥 머물기에는 저희도 좀 그렇고요...
아이린 E. 테라코르:쓸데없는 짓을. (나지막이 중얼인다.)
노파:이곳에서 몇 년간 살아온 사람들일세. 처음 이곳에 발을 들인 이가 우리의 생활방식을 어찌 알겠나. (고개를 내저었다.) 대가를 바라 내준 호의가 아니니 도와주려 할 것 없네.
단테 이그리드:그런가요...(약간 미묘하게 시무룩해지다가) 그럼 이 곳을 조금 더 돌아봐도 괜찮을까요. 사고를 치거나 하지 않을테니까요.
노파:마음대로 하시게. 자네는 평범한 이와 달리 (아이린 쪽을 향해 흘긋 고개를 돌렸다가) 부해에 영향을 받는 자가 아니니.
단테 이그리드:(그 말에 따라 아이린을 슬쩍 바라보다가)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아이린도 몸이 아프시면 그냥 쉬셔도 괜찮아요.
아이린 E. 테라코르:아직 심각한 건 아니지만…… 불필요하게 움직여봤자 좋을 건 없을 것 같아. (제 마스크를 만지작거린다.) 난 여기에 있을게.
단테 이그리드:네, 그럼 그렇게 하세요. 가방에 쿠키같은 것들도 챙겨왔으니까 필요하면 드셔도 괜찮고요~(그렇게 말하며 토굴에서 나와 마을을 둘러보러 간다.)
단테 이그리드:음... 어디부터 가보면 좋을지...(혹시 말을 걸어볼 사람은 있는지 살펴봅니다.)
부해에 몸이 오염되어가고 있기 때문인지 활동력이 좋아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천막 안에서 쉬고 있는 듯하네요.
원한다면 그들 중 하나에게 말을 걸어볼 수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쉬고 있는데 말을 걸면 괜히 방해만 될 것같으니까... 아까 불을 피우고 있었던 광장 중앙으로 가봅니다.)
광장 중앙에는 장례를 치룬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레미아로 추정되는 이의 유품 몇 개가 근처에 놓여 있네요.
단테 이그리드:조금 더 빨리 왔다면 같이 추모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뒤늦게나마 유품 몇 개 앞에서 묵념을 하고 나서야 다시 노파가 있던 토굴로 돌아간다.)
노파는 자리를 비웠고, 아이린은 누워서 쉬고 있네요.
단테 이그리드:그 사이에 일이라도 하고 가셨나...(아이린은 누워서 쉬고 있으니까 방해되지 않게 가만히 두고 총이라도 뽀득뽀득 손질해봅니다..)
단테는 언제든 쓸 수 있게 총을 잘 손질했습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너무 힘 빼지 말고 일찍 자. (손질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말한다) 안전한 곳에서 머물 수 있을 때 휴식을 취해두는 게 좋으니까.
단테 이그리드:아, 주무시는 거 아니셨어요? 그래도 미리 손질하면 좋잖아요. 아이린은 몸은 괜찮으시고요?(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손으로 가리켰다.)
아이린 E. 테라코르:좀 비몽사몽해. (단테도 얼른 누우란 듯 바닥을 가리켠다.) 몸상태는 기침이 좀 나오는 것 말곤 아직까지 별 이상은 없고.
단테 이그리드:음... 그런거라면 역시 조금 더 주무시는 편이 좋을 것같아요. 잘못했다가 가는 길에 쓰러지시면 안 되잖아요~(그렇게 말하며 바닥을 가리키면 그대로 얌전히 눕는다..) 나중에 가다가 쓰러지시면 저 혼자 아이린을 업고 가야할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싸움이 벌어지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거든요.(먼산)
아이린 E. 테라코르:이제 자려고 했지. 그리고, 쓰러질 정도는 아니거든? 날 너무 약하게 보지 마. 앞으로도 그럴 일 없게 잘 신경쓸 테니까. (눈을 가늘게 뜬다. 마스크를 쓴 탓에 보이진 않겠지만) 벌써 내가 쓰러질 거라고 가정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안 드는걸?
단테 이그리드:하지만 저와 다르게 아이린은 몸에 영향이 갈테니까 걱정이 되는 거라고요... 괜히 함께 했다가 친구 한 명을 보내게 되는 거라면 저도 마음이 정말 좋지 않고요.(마스크로 가려져 있으니 아무것도 무섭지 않은 얼굴.) 그럼 나중에 누가 먼저 쓰러질지 내기 하실래요? 농담이지만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러니까 왜 나를 보내려고 드는 거니? 가정이라도 그런 소리는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새침하게 쏘아본다.)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단테 넌 농담에 재능 없어.
단테 이그리드:저 농담 그렇게 재능이 없는 거냐고요...(그냥 웃자고 한 소리였지만 이렇게까지 들으니 괜히 헛웃음만 나왔다.) 그럼 내일을 기약하면서 일단은 자볼까요. 일찍 군락까지 가봐야 할테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내기를 해도 꼭 그런 걸 주제로 드니까 그렇지. (가볍게 핀잔을 줬다.) 잘 자렴. 내일 보자꾸나.
단테 이그리드:(다음에는 이런 말 하면 등짝 맞겠지... 하는 생각으로 눈을 감는다.)
노파는 그 다음 날 아침식사도 챙겨주며, 단테 일행이 떠날 때 두꺼운 망토 두 벌을 쥐여줍니다.
단테 이그리드:이런 걸 저희가 정말 받아도 될까요? 그래도 유품인데...
노파:그는 평생 성도를 기다려 왔으니, 성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뻐할 걸세.
단테 이그리드:...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것들을 받았으니 꼭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겠네요.(그렇게 말하며 망토를 두르다가) 아이린도 준비 다 되셨으면 이제 가볼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케이프 위에 망토를 둘러 걸쳤다. 유의미한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부해에게서 저를 보호할 만한 수단이 한 겹 더 생긴 듯했다.) 응.
이른 아침, 몇몇 이들이 두 사람을 배웅합니다.
영롱한 소리가 들립니다. 유리로 빚은 풍경의 소리가 저러하던가요.
비단을 스치듯 부드러운 음율, 나긋한 산들바람을 닮은 목소리…
저절로 몸에서 힘이 빠집니다. 한층 깊은 수면에 빠져들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아, 그렇네요. 지금 당신은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단잠을.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평화의 영속을 기원하는 마음이 들었을지도요.
그런 고요한 명상의 시간, 돌연 누군가 등을 거세게 밀칩니다.
깊은 수압이 당신을 짓이깁니다. 자맥질하기 위해 손을 뻗으면…….
아이린 E. 테라코르:이제 일어날 때야, 이그리드.
시선을 들면, 아이린이 당신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단테의 정신을 감싸는 것은 미적지근한 인간의 온기 따위가 아닙니다.
기억조차 까마득할 정도로 당신이 작고 여리던 시절, 누군가가 당신에게 불러줬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이곳은 군락의 초입. 그리고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이 둘.
바람조차 멎은 새하얀 숲은 불길한 빛무리를 머금습니다.
빼곡한 흰 가지 너머로 보이는 것은 희끄무레한 하늘이니, 해가 뜬 모양이군요.
빛이 저물지 않는 이 숲에서 어젯밤, 둘은 번갈아가며 불침번을 섰습니다.
군락의 내부는 미지의 영역. 부해에 적응한 생물이 돌아다닐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때문이었죠.
고요를 넘어서 적막한 불침번은 퍽 고독하기까지 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네... 덕분에 제대로 잔 것같네요.(눈을 손으로 문지르다가 웃으며) 아이린은 피곤하지 않으신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다행이구나. 나는 괜찮아. 원래 잠을 많이 자는 편이 아니라서.
단테 이그리드:(일어나서 기지개를 쭉 피다가 다시 가방을 챙기고 옷을 탁탁 털어냈다.) 꿈도 꽤 좋은 꿈을 꾼 것같으니 오늘은 왠지 운이 좋을 것같네요. 그럼 안으로 다시 들어가볼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좋은 꿈? 어떤 꿈을 꿨니? (일어나 움직일 채비를 한다.)
단테 이그리드:음... 뭔가 평화롭고 부드럽고... 잊고 있었던 걸 떠올려주는 꿈이었어요. 물론 깨어나서 정확히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 나쁜 꿈은 아닌 것같죠?
아이린 E. 테라코르:다행이야, 악몽이 아니라서. 꿈의 기억은 금방 잊혀져버리는 게 아쉬울 따름이지.
아이린은 여전히 긴 새부리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두꺼운 망토와 새부리는 제법 불편해 보입니다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성도인 당신과 달리, 그는 범인이기에 부해에 맨몸으로 노출된다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릴 테니까.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가면과 망토는 벌써 끝부분이 좀먹은 듯 희게 바랬습니다.
그가 챙긴 여분의 가면과 망토가 의미있긴 할까요?
단테 이그리드:...아이린은 괜찮으세요? 만약 필요하시다면 제 망토도 그냥 쓰셔도 괜찮아요.
아이린 E. 테라코르:이상 없어. (이제는 '아직까진'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도 않는다. 부해에 들어온 이상 제 건강의 한계는 극단적으로 짧아졌다. 그 사실을 둘 다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내 망토로 충분할 것 같은걸. 그보다, 어서 움직이자꾸나. 지체할 시간이 없잖니.
단테 이그리드:
심리학
기준치: |
45/22/9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안색을 알 수 없기에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당신을 재촉하는 모양새를 보면 다소 초조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스스로의 안위에 급급하는 성격은 아니니 죽음이 무서워서라기보단, 어서 상황을 해결하고픈 마음 때문이겠죠.
단테 이그리드:(너의 말에 그래도 걱정스럽게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럼 일단 출발해 볼까요... 그래도 나중에 필요하시면 꼭 말씀하셔야 해요.(그렇게 말하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본다.)
누군가의 유지일지도 모르는 지도와 나침반을 벗삼아 길을 나선 지 사흘째.
불청객 둘은 간촐한 짐을 등에 매고 막막한 숲 안으로 다시금 발을 향합니다.
일견 신성하고 경이로운 풍경입니다만, 두 사람은 이것이 세상에 어떤 비극을 가져왔는지 잘 압니다.
으레 생명의 보고라면 있을법한 풀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들리는 건 두 사람의 발자국이 희뿌연 먼지 위로 새겨지는 소리뿐.
부해로 향했다던 수백, 수천의 성도들은 다들 어디로 간 걸까요. 그 어떤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두 사람은 군락의 중심부로 향합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
민첩
기준치: |
70/35/14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단테 이그리드: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단테의 발치에 채인 나무뿌리가 퍽, 하는 소리를 내며 부서집니다.
아이린은 그만 거대한 뿌리를 피하지 못하고 걸려 넘어지네요.
단테 이그리드:아이린, 괜찮으세요!?(깜짝 놀라서 바로 일으키고 먼지를 탈탈 털어준다.) 어디 다치거나 하지는 않으셨고요?
아이린 E. 테라코르:응. 이것도 못 보고 넘어지다니…… (저 스스로가 불만스러운 듯 중얼거리면서 마저 먼지를 턴다.) 그나저나 뭔가 흐른 흔적이 보였는데. (제가 넘어진 자리 앞쪽을 바라본다.)
아이린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짙은 색의 진득한 액체가 흐른 흔적과 그 위로 희게 자라난 균사가 보입니다.
잠에서 깨어난 포식자같은 모양새로, 끄트머리를 치켜드는군요.
뱀? 아니, 그보다 기묘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모양새…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85/42/17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1
아이린 E. 테라코르:이질적인 광경이 보이더라니. (라이플을 꺼내들고 장전한다.) 단테, 거리를 벌려야 해! 왼쪽으로 가!
단테 이그리드:아, 네!!(권총을 들고 바로 왼쪽으로 달려가서 싸울 준비를 한다.)
아이린 E. 테라코르:(오른쪽으로 재빠르게 뛰어가며 괴물의 뿌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숲이 울리는 듯한 커다란 소음과 동시에 뿌리의 말단이 잘려나갑니다.
그러나 땅에서는 점차 더 많은 뿌리들이 깨어나 촉수마냥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사엽수死葉樹의 뿌리:
반격 Roll
기준치: |
50/25/10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1. 아이린 2. 단테 1
(아이린을 향해 촉수를 휘두른다.)
뿌리 후려치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아이린 E. 테라코르:(뿌리를 향해 총을 격발할까 했지만, 전투의 초입이니 최대한 몸을 아끼는 게 낫겠지. 짧은 시간 내에 판단을 끝마치고 몸을 굴려 채찍마냥 날아드는 것을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
50/25/10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이린의 머리 위로 아슬아슬하게 뿌리가 지나갑니다.
단테 이그리드:아이린, 조심하세요! 잘못해서 다치면 정말 큰일이니까요!(그러면서 왼쪽에 위치해서 뿌리를 겨냥해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아이린 E. 테라코르:너야말로 조심해! 몸을 숨기면서 쏴! (허공을 향해 날아가는 총알을 보며 또 이마 짚는다)
단테 이그리드:저도 그러고 싶어요!!(진짜 울고싶다)
뿌리를 겨냥해보았지만, 급박한 상황 탓인지 총구가 향한 곳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사엽수死葉樹의 뿌리:
반격 Roll
기준치: |
50/25/10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2
(저를 공격하려는 자들을 붙잡으려는 듯, 뱀처럼 꾸물거리며 단테의 다리를 향해 뿌리를 날렸다.)
휘어잡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3 |
단테 이그리드: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58 |
판정결과: |
실패 |
단단하고 거친 뿌리가 단테의 왼쪽 다리를 휘어감아 옵니다.
당신은 그것에 그대로 끌려갈 뻔했지만, 두툼한 나무에 가로막혀 간신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다리가 둔기로 얻어맞은 것마냥 욱신거리네요. HP 3 감소.
단테 이그리드:아야... 이거 생각보다 더 아프네요...(구석으로 몸을 숨기고 다리를 주물러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단테! (그가 끌려갈 뻔한 모습에 심장이 철렁한다.) 나무들 사이로 숨어야 해! 섬세한 조정은 못할지도 몰라.
(이번에는 아이린을 향해 뿌리를 휘날린다.)
휘어잡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 |
아이린 E. 테라코르:(나무 뒤에 숨어 공격을 피하고, 상반신을 내밀어 뿌리를 향해 총을 쏜다.)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단테 이그리드:아, 아깝네요... 다음에 공격이 올 것같으니까 조심하셔야 해요!!
아이린 E. 테라코르:알겠어. 단테 너도! (새 총알을 장전하고, 괴물이 태세를 재정비하기 전 연속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5 |
뒤쪽으로 물러서던 뿌리가 총알을 맞고 산산조각납니다.
사엽수死葉樹의 뿌리:
반격 Roll
기준치: |
50/25/10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1
(공격에 자극을 받았는지 마구 소란스레 날뛰며 아이린을 붙잡으려 든다.)
휘어잡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 |
사납게 날아든 뿌리가 나무 바깥으로 나온 아이린의 팔을 할퀴고 갑니다.
아이린이 다시금 몸을 숨긴 덕에 큰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충격에 총을 떨어뜨리고 말았네요.
단테 이그리드:(총을 떨어트린 모습에 놀라 멈칫하더니) 아이린, 괜찮으세요? 이건 제가 어떻게 해볼테니까 어서 총부터 주워드시는 쪽이 좋을 것같아요...!!(왠지 또 안맞을 것같긴 하지만 심호흡하고 다시 뿌리를 향해 조준해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아이린이 잽싸게 총을 줍는 사이, 단테가 뿌리를 노려 봅니다만…… 어쩌면 권총은 당신에게 맞지 않는 걸 수도 있겠어요.
하긴 평생 펜만 쥐고 살아온 사람이 전투 상황에 놓였다고 바로 명사수가 된다면 그거야말로 이상한 일이겠죠!
사엽수死葉樹의 뿌리:
반격 Roll
기준치: |
50/25/10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공격이 빗나간 탓인지 뿌리는 반격하지 않습니다.
(먹잇감을 찾으려는 듯 온 땅 위로 여남은 뿌리를 퍼뜨린다. 마치 촉수마냥 구불거리며 단테를 향해 기어간다.)
휘어잡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6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 |
뱀의 혀마냥 가지를 뾰족하게 내민 적이 단테가 숨은 나무를 부수고 들어옵니다.
단테 이그리드:(기어오는 뿌리의 모습에 다시 진정하고 영점을 잡은 후에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2 |
무너지는 나무둥치에 등을 한 대 얻어맞았습니다만, 이번에는 제대로 영점을 잡고 뿌리에게 반격을 해줄 수 있었습니다.
말단이 폭발하듯 터져나가네요. 뿌리 HP 4/14.
아이린 E. 테라코르:잘했어, 이그리드! (외치면서 뿌리의 몸체로 추정되는 곳에 총구를 돌렸다.)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4 |
아이린의 총구가 향한 방향은 정확하게 뿌리의 몸체를 노리고, 날카롭게 박살냅니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부숴진 거목의 나무뿌리로부터 새하얀 것이 물결치며 퍼져나갑니다.
단테 이그리드:살았네요...(겨우 자리에 주저 앉아서 숨을 몰아쉬다가 고개를 들며) 아이린은 좀 괜찮으세요...?
갑자기 난입한 괴물이지만 큰 피해 없이 잡아낸 것 같습니다.
특히나 아이린은 팔을 맞은 것 외에는 훌륭히 엄폐했으니 멀쩡해야 할 텐데……
아이린 E. 테라코르:……읏, 콜록, 콜록! (제 목을 움켜쥐더니 거칠게 기침하기 시작한다. 금세라도 피를 토할 것마냥 심각한 소리였다.)
찢어질 듯한 기침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합니다.
단테 이그리드:(기침소리에 놀라 얼른 다가가서 몸상태를 확인해 본다. 성도가 아니라서 그런지 피해가 벌써 온 건가?) 괜찮으세요? 일단 치료할 것들이 있으니까 어서 팔 이리 주세요, 잘못하다가 몸이 더 상할 거라고요!
아이린 E. 테라코르:(벌레 떼에 물어뜯기는 것만 같은 끔찍한 감각에 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못한 채 몸을 웅크린다.) 으…… (괴로이 숨을 몰아쉬며 뿌리에 타격당했던 팔을 내밀었다.)
단테 이그리드:(타격당한 팔의 상처를 확인해 보고 가방에서 약과 붕대, 부목을 꺼내고는 약을 꼼꼼하게 바르고 부목에 대어 붕대로 잘 감아본다.)
응급처치
기준치: |
50/25/10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응급처치
기준치: |
50/25/10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응급처치
기준치: |
50/25/10 |
굴림: |
53 |
판정결과: |
실패 |
아이린의 상태에 놀랐기 때문인지, 손이 떨리네요. 생각만큼 잘 되지 않습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겨우 기침이 멎으면, 쉰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팔은 별로 다치지 않았으니 괜찮아. 그보다 어서 여길 벗어나자. 파괴한 것 같긴 하지만 여남은 개체가 있을지도 몰라.
단테 이그리드:(손이 떨려서 제대로 감기지 않는 붕대에 이런 거 하나 하지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워졌다. 제대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면 정신이라도 차려야 할텐데... 그러다 남은 개체가 있을지 모른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어서 여기에서 벗어나도록 해요. 움직이기 힘드시다면 제가 부축해드릴까요? 아니면 업을 수도 있으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 정도까진 아니야. 다리는 멀쩡해. 갑자기 기침이 나왔을 뿐…… 아마 저 뿌리가 터지면서 나온 하얀 입자 때문인 것 같아. 부해겠지. (자세를 고쳐잡고 일어난다.)
두 사람은 그것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합니다.
이곳에서의 적은 끔찍한 생물이나 괴물이 아닌…
두 사람을 감싼 그 모든 환경임을, 드디어 깨닫습니다. SAN C (1/1D2)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84/42/16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숨을 돌린 후, 아이린은 새하얀 가지 너머로 떠오른 태양과 제 손 위에 들린 나침반을 번갈아봅니다.
너무 정신없이 빠져나왔던 걸까요. 어딜 보아도 한결같은 풍경이니,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나침반과 지도로 <항법> 판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항법
기준치: |
10/5/2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아이린 E. 테라코르:
항법
기준치: |
10/5/2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방향 감각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여기가 저기같고 저기가 여기 같고...
두 사람은 한참을 헤맨 끝에야 맞는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한동안 걷던 단테는 온통 죽어버린 것들의 기운이 가득한 이곳에서 이질적인 흔적을 발견합니다.
한참 부식이 진행된 것들은 형체를 알아보는 것이 고작입니다.
<관찰력> 판정을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여긴 사람이 머물렀던 것같기도 하네요. 지금은 제대로 알아보는게 많이 힘들지만요.(그래도 혹시 모르니 다시 한번 제대로 살펴본다.)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이 황실에서 지급받은 것과 같은 모양새의 아마포를 발견합니다.
짐작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다른 성도, 혹은 레덴바르의 흔적인 거겠죠.
물건들 틈에서 그나마 멀쩡한 약통을 발견합니다.
단테 이그리드:(황실에서 지급받은 것같은 물건들이 이전에 이 곳에 왔던 성도나 레덴바르씨인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발견한 약통을 얼른 주워들며) 아이린, 이거 보세요! 안에 있는 약은 아직 쓸 수 있는 것같은데... 일단 이거라도 드셔보시는 거 어떠세요?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효과가 있을까? 성도가 받은 약일 것 같은데…… (조금 의심스러운 듯 약을 유심히 살펴본다.) 하긴 이미 부해 안에 들어온 이상 가릴 게 뭐가 있겠니. (알약 하나를 꺼내었다. 마스크를 살짝 들어올리고 그 사이로 약을 삼킨다.)
아이린 E. 테라코르:아까보단 좀 목이 편해진 것 같구나. 그나저나 약까지 여기에 두고 갔을 정도면 이 짐의 주인은…… 이 부근에서 죽은 건가.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조금 나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약이 떨어져 있는 걸 보면 이 근처에서 사망했거나 혹은 떨어진 약을 채 챙기지 못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던 게 아닐까요... 혹시 모르니까 이 근처에 시신이 있는지 확인해볼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우리처럼 사엽수와 싸웠던 걸 수도 있겠구나. (고개를 젓는다.) 그 뿌리들, 우리의 움직임에 반응해서 다가오는 것 같았어. 괜히 찾아다니다가 흔적을 자극해서 좋을 건 없을 것 같아.
단테 이그리드:음... 그럴까요. 그럼 일단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봐요. 이러고 있다가는 저희 뒤를 쫓아와서 또 싸워야 할지도 모르니까요... 다음은 어느 방향이었죠?(그렇게 말하며 지도를 슬쩍 봐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다음은 이쪽이야. (희게 바랜 나무들 틈 사이로 길을 찾아 들어간다.)
단테 이그리드: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도의 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다 보니, 무너진 돌기둥이 보입니다.
아니면 전설 속 과거 문명의 흔적인 걸까요? 저것만으로는 알 수 없겠습니다.
기울어지는 해를 벗삼아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조각난 하늘이 밤으로 물듭니다.
그제서야 아이린은 걸음을 늦춥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천체의 위치와 지도를 유심히 살피는군요.
오늘의 경로를 지도에 표기한 후에야, 그는 지친 목소리로 당신에게 권합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이만 쉬는 게 좋겠어. 나무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을 듯한데, 적당한 공터가 근처에 있는지 찾아보자꾸나.
단테 이그리드:네, 오늘은 이만하고 쉬다가 해가 뜨면 다시 가보는 게 좋겠어요... 오늘도 불침번을 설 거라면 제가 먼저 하도록 할까요?(그렇게 말하며 근처에 공터가 있을지 두리번거렸다.)
그의 부탁대로 하룻밤 머물기에 괜찮은 곳을 찾아봅시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글쎄요, 이 숲에 안전한 곳이 있으려나? 어딜가도 사방에 잠든 괴물들로부턴 안전하지 못할 텐데요.
다행스럽게도 그나마 한산한 곳이 보입니다. 하룻밤 정도는 괜찮겠죠.
아이린 E. 테라코르:넌 나보다 많이 다쳤으니 불침번은 내가 먼저 설게. (주변을 돌아다니며 대답한다)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제가 아이린만큼은 건강할텐데요... 그리고 성도라서 부해에 피해를 입지도 않고요.(물론 이렇게만 말하면 혼날 것같지만...) 그럼 오늘은 먼저 부탁드리고 시간 되시면 바로 교대하시기로 하는 거예요? 괜히 무리하거나 하지 마시고요.
아이린 E. 테라코르:어쨌건, 지금은 네가 나보다 많이 다친 건 맞잖니? (마스크 너머로 째려보고) 쉴 만한 곳은 찾았어?
단테 이그리드:(마스크 너머로 째려보는 것이 느껴지지만... 일단 모른척하며) 네, 여기 그나마 한산한 곳이 있어요. 여기면 그래도 오늘 밤은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그렇게 말하며 아까 발견한 곳으로 데리고 간다.)
가까이 다가가면 …이걸 안전하다 말할 수 있을까요?
공터는 일견 텅 비어보입니다. 완벽한 휴식처겠네요.
비록 눈에 띄지 않는 한켠에 [흉측하게 일그러진 뿌리]가 얽혀있지만 말입니다.
단테 이그리드:(뿌리를 보고 멈칫.) ... ... ...다른 곳을 찾을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마찬가지로 멈칫했다) 하지만 내가 돌아본 곳에는 이만한 공터가 없었어. 저기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면 괜찮지 않겠니?
단테 이그리드:음... 그럼 일단 쉬긴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살펴는 볼까요?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인지는 제대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같으니까요...
마치 사람 하나는 거뜬히 집어 삼킨 것만 같은 거대한 크기에, 불쾌하기 짝이 없는 모양새…
나무뿌리가 얽힌 저것은 저건 사람의 모양새를 닮은 것이 아니라… 명백한 사람의 형상입니다.
머리, 목, 팔과 다리. 혈관같은 잔뿌리들이 사람의 외피를 이루나 내부는 텅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이는 성도밖에 없을 텐데…
단테 이그리드: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빠져나간 흔적은 달리 보이지 않습니다. 문득 당신은 서늘한 직감에 도달합니다.
부해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도, 성도가 살아있을 경우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그렇다면… 텅 빈 목관에 얽힌 비극이 덧그려집니다.
산 채로 붙잡혔고, 옭아매는 나무뿌리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을 마주했음을.
상상만으로도 공포스러운 감각입니다. 단테, SAN C (1D2/1D4).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83/41/16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단테 이그리드:음... ... ...(뿌리를 확인하고 잠시 먼산을 바라봤다. 이건 암만 봐도... 이 뿌리에 잡혀서 사망한 것같은데, 어째서일까. 아까 한창 싸워서 그런지 이런 것에 놀라지 않게 되었다. 차라리 이것보다 아까 아이린이 기침한 것이 더 놀랐던 것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같아요! 어서 가서 쉴까요?(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꾹꾹 밀어준다.)
휴식을 취하기 위해 뿌리에서 떨어진 곳으로 향하던 찰나,
아이린 E. 테라코르: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예민하게 반응한다.)
단테 이그리드:별 거 아닐 거예요. 아까 전투때문에 신경이 곤두선 것같은데 안되겠어요. 오늘은 아이린이 먼저 자고 제가 불침번을 서도록 할게요!(혹시 돌아가서 다시 확인할까봐 애써 몸으로 가리면서 어깨를 꾹꾹 밀었다.)
단테는 별것 아닌 걸로 치부하며 돌아서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지표를 뚫고 사엽수의 뿌리가 솟구치더니 단테를 붙잡으려 듭니다!
이를 목도한 아이린이 숨을 삼키며 당신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아이린이 당신을 끌어당기려 하지만, 역부족이네요.
긴 채찍처럼 나무의 뿌리가 쇄도하는 순간- 갑작스런 충격을 이기지 못한 지반이 무너져내립니다.
아이린의 비명인지, 고함인지 구분가지 않는 것이 귓전에 울려퍼집니다.
잠시간의 인력. 그러나 그 어떤 노력도 무상하게, 당신은 한없이 깊은 구덩이 아래로 추락합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폭력을 휘둘렀던가요? 아니면 하루종일 질 나쁜 노역을 행했던가요.
몽롱한 의식 속에서 욱신거리는 육신의 감각만이 선연합니다.
당신은 뇌리 말미에 남은 최후의 기억을 더듬어냅니다.
암흑이 디민 아가리, 죽음을 예고하던 끝없는 추락…
단테 이그리드: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영원할 것만 같던 추락 끝에, 무언가 푹신한 것에 닿았던 것 같습니다.
바스락 소리가 나던… 낙엽일까요? 단테 HP 1 감소.
성도의 천형이, 원치않는 운명이 이끌고 온 여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죠.
단테 이그리드:(욱신거리는 몸을 일으키고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떨어지기 직전의 일을 떠올렸다. 뿌리는? 그것보다 아이린은 휘말리지 않았겠지? 그런 생각이 퍼뜩 들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부터 둘러봤다.) 아이린...? 혹시 같이 떨어진 건 아니죠?
근처의 것을 식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저 멀리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특이하게도… 숨을 쉬는 게 전혀 불쾌하지 않습니다.
부해 내부를 맴돌던 죽음의 냄새조차 나지 않는군요.
지미한 빛을 품은 순백의 숲과 비교한다면 양 극단의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던 단테는 멀지 않은 곳에 엎어져있는 아이린을 발견합니다.
단테 이그리드:...!! 아이린!(주변을 둘러보다가 엎어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 혹시 많이 다친 것은 아닐까, 서둘러 다가가 일단 상태부터 살펴본다.)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보입니다. 숨이 멀쩡히 붙어있어요.
문제라면… 그는 민낯입니다. 마스크가 없어요.
단테 이그리드:마스크가...(마스크 없는 민낯에 놀라다가도 호흡이 편해보이는 것을 확인하면 주변을 다시 확인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 아까 위에서 맡았던 냄새와 다른 것이 이 곳은 부해의 피해가 없는 곳인가? 그것보다는 일단 이 장소부터 확인해 봐야 할 것같아 흔들어 깨워본다.) 아이린, 일어나 보세요...
생명줄같던 새부리는 그의 발치에서 구르고 있고, 옆으로 널부러진 아이린의 물건들이 보입니다. 활, 담요, 등, 수첩과 노트, 약상자, 비상식량…
아이린 E. 테라코르:(작은 신음과 함께 눈을 뜬다.) ……? (제 시야에 보이는 단테가 마스크 너머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는 눈이 커진다. 서둘러 제 얼굴을 더듬어본다. 마스크가 없다, 그런데도 호흡이 고통스럽지 않아?)
어떻게 된 일이지……?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의식을 차려서 다행이네요...! 보니까 여긴 부해의 피해가 없는 곳같아요. 위와 다르게 냄새도 많이 다르고요. 몸은 좀 괜찮으세요? 휘말려서 같이 떨어지신 것같은데... 다치거나 부딪힌 곳은 없으시고요?
아이린 E. 테라코르:같이 떨어질 때는 그대로 죽는 줄 알았는데…… 마스크도 없고, 멀쩡히 살아있네. 허리가 좀 아프긴 하지만 이만하면 괜찮아. (믿기지 않는 듯 제 얼굴을 계속 쓸어본다.) 너는 괜찮니, 단테?
단테 이그리드:음... 몸이 아까 욱신거리긴 했는데 그래도 나름 참을만 한 것같아요. 대신 물건들이 많이 어질러진 것같지만요...(그렇게 말하며 떨어진 물건들을 하나하나 주워 쥐어주다가) 일단 여기가 어떤 곳인지 한 번 자세히 살펴보러 갈까요? 여긴 뿌리의 공격이 없었으면 하는데요...
물건을 줍던 단테는 시야를 가리는 깊은 암흑의 속에서 저 너머에 위치한 희미한 빛의 궤적을 발견합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잃어버린 거라도 없으면 다행이지. (같이 물건을 주섬주섬 주워 담았다.) 공기가 다르고, 깊은 지하로 내려왔으니 그 괴물 같은 뿌리는 없으면 좋겠구나. 그건 완전히 부해에 잠식되어 있었으니까, 그게 있었다면 이곳도 위랑 다를 바 없었을 거야.
빛이 들어오는 걸 보니 나갈 곳도 있을 거야. (빛의 궤적을 물끄럼 응시하다 나침반을 들어 확인해본다.) 마침 가야 할 방향도 맞는 것 같고.
단테 이그리드:그럼 일단 저 방향으로 나아가면 되겠죠? ...그래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니까 다행이지만, 위와 다를 바 없다고 하니까 조금 무섭네요...(그렇게 말하며 혹시 몰라 총을 다시 장전하고 궤적이 있는 방향으로 조심히 나아가본다.)
아이린이 등불을 켜자, 칠흑같은 어둠을 가르고 한줄기 따스한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저 멀리 있는 빛을 향해 한참을 걸어가다 보면 무언가 철컹,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단테 이그리드: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쇠붙이가 맞물려 돌아가는 소리입니다. 어떤 기계장치라도 있는 걸까요?
단테 이그리드:무슨 기계장치 소리같기도 하고... 기록관님이 보여주셨던 장치처럼 여기에도 어떤 장치가 있는 게 아닐까요? 이 곳은 영향을 아직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이니까 멀쩡히 돌아가는 걸지도 모르고요.
아이린 E. 테라코르:조금 섬뜩한걸. (주변을 느리게 돌아본다) 경계를 풀지 말고 가자꾸나.
단테 이그리드: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그렇게 말하며 조심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본다.)
그렇게 조금 걸어가면, 절벽 아래로 상상치 못했던 거대한 도시가 펼쳐집니다.
오로지 음영으로만 구분지어지는 적막하고 고요한 미증유의 과거.
한때는 융성했을지 몰라도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저 폐허로만 남은 아주 오래된 인류의 유산들이 이곳에서 초대받지 못한 이들에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단테 이그리드:와... 땅 아래에 이렇게 거대한 도시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아까부터 들렸던 소리도 그렇고, 여기에 아직 생존해 있는 사람들도 있는 걸까요?(그렇게 말하며 아까 들렸던 소리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이나 기타 생명의 흔적은 찾을 수 없습니다.
부해의 안이니 당연한 일이긴 합니다만…. 다른 성도의 흔적은 있을 법 한데요.
더불어 저 너머 도시 깊은 곳에서 빛의 흔적이 보입니다.
저 위에는 올라갈 수 있을 만한 구멍이나 건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건물들에 희뿌옇게 내려 앉은 먼지만 보아도, 무너진 모양새로 방치된 지 아주 오래라는 사실을 명백히 알 수 있습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도시의 상태를 보니, 사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그래도 여길 지나간 성도는 존재할지도 모르겠구나.
단테 이그리드:레덴바르씨가 이 곳도 지나서 갔을지 궁금하네요... 신호가 교란되었던 것도 이런 지하여서 교란되었던 걸지도 모르고요. 일단 저기로 가보면 더 나아갈 길이 있지 않을까요?(그렇게 말하며 깊은 곳에 있는 빛의 흔적을 손으로 가리켰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응, 일단은 살펴보는 게 좋겠어. 그래도 여기 있는 동안에는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구나. (이렇게 거대한 도시라니…… 과거의 것으로 추정되는 쇠락한 문명은 그다지 감성적이지 않은 아이린에게도 여러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나갈 길을 찾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문명이 어떤 곳이었는지, 지금은 또 어떤 곳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희미한 천장의 빛에 의지해 도시의 전경을 둘러보면, 눈에 띄는 특이한 건물이 네 개 정도가 있군요.
:중앙에 위치한 [높고 웅장한 건물]을 기준으로, 북쪽으로는 [상징이 새겨진 건물]이 위치하고, 남쪽에는 [넓고 거대한 건물]과 [뾰족한 첨탑을 지닌 건물]이 존재합니다. 어디를 먼저 보아도 상관없습니다.
단테 이그리드:건물들이 여러가지 있네요...(건물들을 하나하나 눈으로 보기만 하다가) 일단 저기 중앙에 있는 건물부터 차례대로 가볼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좋아. (가볍게 대답하고 내려가는 길로 향했다.)
단테 이그리드:(일단 높고 웅장한 건물부터 조심해서 가봅니다...)
주변으로 펼쳐진 너른 공터와 디딤돌로 유추하건대, 거대하고도 화려한 정원을 끼고 있었던 곳이겠지요.
지금에는 말라비틀어지다 못해 건드리면 바스라지는 나무줄기만이 바닥을 깁니다.
그 중앙에 위치하는 것은 도시에서 유독 돋보이는 높고 웅장한 건물입니다.
고상하게 멋을 부린 건물 같으나, 중간중간 무너진 탓에 어떤 위용을 자랑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새하얀 대리석 외벽에 새겨진 기하학적인 양각 위로 새까맣게 말라붙은 자국이 보입니다.
단테 이그리드: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단테 이그리드:뭔가 이 건물은 높으신 분들이 사용했던 걸까요? 이런 대리석을 깔아서 만들 정도라면 값이 꽤 많이 나갔을테니까요.(새까맣게 말라붙은 자국을 유심히 봅니다... 다시한번 판정 가능할까요....)
단테 이그리드: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대리석이 비에 삭은 흔적입니다. 도시가 지표 위로 드러났던 시기가 있었단 뜻일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고대 문명에도 신분은 존재했었나 봐. (과거에는 아무리 화려했었더라도, 결국은 전부 이렇게 폐허로 남아버리는 것.) 안으로 들어가자.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이런 흔적들이 남아있는 걸 보면 원래 지상에 있었던 거였는데 지반이 무너져서 여기에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으로 들어가본다.)
안으로 들어서면 암흑 속에서 정확한 높이를 헤아릴 수 없는 높은 층고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그 다음은 중앙에 난 [계단]과, 양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복도]일까요.
거대한 창문과 벽을 장식한 [낡은 액자]가 과거 이곳의 역할을 짐작케 합니다.
단테 이그리드:(낡은 액자에는 뭐가 있는지 살펴봅니다.)
액자를 감싼 유리틀 위로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있습니다.
그것이 보존에 도움을 준 것인지, 다소 낡기는 했으나 삭지 않은 모양입니다.
오랜 세월 눌러붙은 먼지를 불거나 털어내는 것 보다는 유리틀을 벗겨내는 편이 내용물을 파악하는데 용이할 것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이건 안에 무슨 그림이 있었던 걸까요?(낡은 액자를 떼서 유리틀을 조심스럽게 벗겨내본다.)
액자틀 일부가 바스라지는군요. 나무로 만든 모양입니다.
조심히 분해한다면 땔감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화려하고도 낯선 의복을 입은 이들이 강변을 산책하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네요. 그 누구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습니다.
이 도시가 융성하던 시기에는 부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다른 그림을 확인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어떤 그림에도 새부리같은 가면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세계에는 꼭 부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푸르게 빛나는 하늘, 녹음이 드리운 대지, 춤추는 사람들과 풍요로운 식탁.
그렇게 액자 하나하나를 확인하던 중 단테는 어떤 여인의 초상화를 발견합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있으나 특별하게 눈에 띌 만한 그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상하죠, 왜 이것이 눈에 들어온걸까요?
환하게 미소짓고 있는 낯에서 한 줌 그늘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깃 사이로 슬며시 보이는 특이한 문양의 목걸이가 눈에 띄어서?
단테는 금방 연유를 깨닫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어딘가 아이린을 닮았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초상화를 빤히 보다가 뒤집어서 초상화를 잘 보이게 들며) 아이린, 이거 보세요. 이 초상화에 그려져 있는 분은 꼭 아이린을 닮지 않았나요? 아이린의 조상님이라든가... 그런 분이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혹시 아시는 거 있으세요?
아이린 E. 테라코르:흐음? (제 턱에 손을 얹으며 그림을 응시한다.) 난 웃는 내 모습을 모르니, 닮은 건지 잘 판단이 되지 않는걸. 어디까지나 인상이 우연히 비슷한 거겠지. 부모님이랑 교류가 별로 없어서 내 선조에 관해서도 잘 몰라.
단테 이그리드:음... 그래도 이런 것을 우연이라고 봐야하는지는 의문이네요.(초상화 뒤에는 뭐가 없는지 뒤집어본다.)
단테 이그리드:음, 그럼 이번에는 복도 쪽으로 가볼까요? 여긴 뭔가 신기한 것들이 많은 것같네요~ 꼭 박물관을 탐험하는 것같아요.(그렇게 말하며 복도 쪽으로 가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이런 것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건 꽤 놀랍구나. 가장 화려한 건물이니 약탈당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야.
문 안쪽으로는 방들이 나란히 꾸며져 있습니다. 아니, 꾸며져 있었을 것입니다.
금을 덧바르고 보석으로 치장한 벽과 천장이 번쩍거리는 것만 같습니다만, 내부는 텅 비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약탈당하기 전에 그 누구의 손도 닿지 못하게 어떤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런 곳이라면 약탈당하기 보다는 역시 보존하는 쪽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지만요~(혹시 더 특이한 건 없는지 두리번거려본다.)
특별히 띄는 건 없습니다. 금이나 보석이 탐나면 가져갈 수도 있겠네요.
단테 이그리드:음... 그럼 계단 쪽으로 가볼까요. 여기서 뭔가 가져가기에는 좀 그렇기도 하고요. 괜히 유물의 저주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농담처럼 말하며 계단이 있는 쪽으로 가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그러니? 난 돌아갔을 때 좀 더 편안한 삶을 위해서라도 하나 가져갈까 고민 중이었는데. (한켠에 장식된 노란 시트린을 빤히 보고 있었다. 물욕보다는,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 듯.)
단테 이그리드:(빤히 쳐다보다가 웃으며) ...루돌프한테 선물로 주고 싶은 거라면 전 말리지 않을게요~
아이린 E. 테라코르:내가 언제…… (속내를 읽힌 듯해 부정해보려다가 이내 입을 다문다. 둥근 시트린 하나를 손에 쥐었다.) 이거면 돼. 가자.
단테 이그리드:루돌프는 좋아하는 사람이 선물도 가져가서 정말 행복할 것같네요~(누가 들어도 아주 그냥 놀리는 듯한 어투로 웃으면서 계단 쪽으로 꾹꾹 밀어본다.)
한때 중앙을 장식했을 계단 위로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난간은 군데군데 무너졌고, 맨질거렸을 계단참은 우둘투둘하게 깨져나가 있습니다.
먼지틈 사이로 거대한 균열이 보입니다. 곧이라도 무너질 것 같군요.
단테 이그리드:음... 여긴 올라갔다가는 그대로 무너질 것같죠? 위도 어떤지 궁금했는데 아쉬워요...(혹시 올라가볼 수는 없나 싶어 계단 위에 발을 슬쩍 올려본다.)
…방금 계단이 흔들리지 않았나요? 올라가는 것이 좋은 선택은 아닐 듯 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위험해 보이니까 다른 곳으로 가볼까요? 이번에는 북쪽에 있던 건물로 가보는 것이 좋을 것같네요.
아이린 E. 테라코르:낡긴 낡았나 봐. (미련없이 물러나서 북쪽 건물로 향했다.)
문 위쪽에 위치한 유리 너머로 알 수 없는 [상징]이 새겨져있고, 그 안쪽으로 녹색의 빛이 어른거립니다.
단테가 본 적 없는 옅은 회색의 단단한 재질로 마감되어 있으며, 지상으로 드러난 면적은 여타 건물들과 다르게 무척이나 작아보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이 건물은 이 건물대로 다른 매력이 있네요~(그러면서 유리 너머 상징을 살펴봅니다.)
상징은 햇살 아래로 흔들리는 나뭇잎의 그림자를 닮은 것 같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여긴 어디에 쓰이는 건물인지는 당장은 모르겠네요.(혹시 숨겨진 통로나 공간은 없을지 주변을 살펴봅니다.)
단테 이그리드:(그럼 조심스럽게 문 안쪽으로 들어가본다..)
안으로 들어서니 몹시 정갈한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때 희었을 벽은 창백하게 질려있고, 두껍게 쌓인 먼지가 바닥을 장식합니다.
높이가 일정한 [단]이 호를 그리며 정렬되어 있습니다.
벽에는 액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려 있고, 벽이 맞닿는 안쪽에는 철제 [문]이 이방인을 거부하듯 단단히 닫혀있네요.
단테 이그리드:여기도 오랫동안 쓰이지 않았나 봐요.(문을 빤히 보다가 일단 단부터 살펴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사람이 살지 않게 된지 꽤 된 것 같으니까.
평평한 모양새를 보아 윗부분은 무언가를 진열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모양입니다. 아래쪽은 수납장으로 사용된 모양이군요.
두껍게 쌓인 먼지가 점점이 사라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일관되지 않은 모양새를 고려하건대, 본래 아주 작은 것들이 놓여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여기에 작은 것들을 보관하기라도 한 걸까요.(먼지를 손으로 닦아보다가 아래도 열어본다.)
한결 먼지가 덜한 수납장에는 색이 바래거나 벌레가 좀먹은듯한 낡은 종이뭉치가 가득합니다.
단테는 그 가운데서 정성껏 만들어진 [양장본]을 발견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오, 이거 읽어볼 수 있을까요?(오랜만에 읽을 만한 것을 찾자 기뻐하며 양장본을 살펴본다.)
여전히 이 책에 적힌 문자는 읽을 수 없습니다만, 온통 가득한 나뭇잎 모양의 삽화 덕에 용도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자료조사
기준치: |
60/30/12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식물도감에 등장하는 커다란 나무란 나무는 죄다 부해를 닮은 것 같습니다. 부해의 정체는 대체 뭘까요?
단테 이그리드:부해를 닮은 것같기도 하고...(눈을 비벼보다가 다시 읽어볼 수 있을까요........)
(양장본은... 조심히 내려놓고 문으로 가본다...)
철로 만들어진 양문은 굳게 닫혀있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가운데 틈이 살짝 벌어져있습니다.
살짝 미는 정도로는 꿈쩍도 않네요. 힘으로 틈을 벌려야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단테 이그리드:음... 아이린, 이거 좀 도와주시겠어요? 힘을 써야할 것같아서요.(그렇게 말하면서 문에 손을 댄다.)
아이린 E. 테라코르:도움이 되려나…… 노력은 해볼게. 너는 왼쪽으로 당겨, 난 오른쪽으로 당길게.
단테 이그리드:네, 그래도 둘이서 하면 어떻게든 되겠죠...(그렇게 말하면서 일단 왼쪽을 힘줘서 당겨본다.)
단테 이그리드:
근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아이린 E. 테라코르:
근력
기준치: |
40/20/8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문이 열리긴 했습니다만, 힘을 잘못 준 건지 두 사람 모두 문을 열다 팔을 찧고 맙니다. 아야!
아이린 E. 테라코르:……. (멍들 것 같다. 팔 문질문질)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문이 열린 것같아서 다행이에요. 실례합니다...(열린 문으로 일단 얼굴을 내밀고 안을 살펴본다.)
열린 문 너머를 살피니 어둠에 잠긴 계단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계단은 저 아래, 밑이 보이지 않는 깊은 곳까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어쩐지 건물이 조금 작다 싶었더니 지하로 공간이 있었나 봐요.(등불의 빛에 의지해서 조심스럽게 계단을 타고 내려갑니다.)
계단을 내려가면 발 끝이 바닥에 닿습니다. 탁, 하고 반향음이 울립니다.
몇 번의 울림이 반복된 후에는 다시금 침묵이 돌아옵니다.
오랫동안 밀폐되었던 것인지, 바닥에는 드물게 엷은 먼지만이 쌓인 채입니다.
실내는 계단을 중심으로 십이각형을 이루고, 각 변의 중심에는 각기 다른 상징이 새겨진 문이 달려있습니다.
그중 하나, 바닥을 뚫고 올라온 새하얀 가지에 의해 망가져 열려있는 문이 보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저기 열린 문은 안을 볼 수 있겠는데요?(가지가 조금 걱정이지만 혹시 몰라 권총을 들고 문이 있는 쪽으로 가본다.)
열린 문 안으로 들어서니, 겨울날 같은 서늘한 냉기가 불어옵니다.
삼면의 벽은 수백, 수천 개의 칸으로 나뉘어있으며 각 칸에는 유리로 만든 [병]이 질서정연하게 놓여있네요.
아이린이 든 등불이 움직일 때마다, 매끄러운 유리병 위로 황금을 닮은 빛이 어렸다 사라집니다.
불경한 순백의 [조목]조차 하나의 예술품 같습니다.
총이 필요할 만한 위험요소는 보이지 않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위험한 건 없는 것같네요...(안을 쭉 보고 권총을 다시 넣더니 병을 먼저 살펴봅니다.)
병마다 모양과 형태는 다르지만… 동그란 유리 안에 든 것은 씨앗입니다.
이 방안에 든 병이 전부. 아마 다른 방도 비슷하겠죠.
단테 이그리드:아까 먼지가 불규칙하게 쌓인 곳도 사실 안에 씨앗이 보관되었던 걸까요...(씨앗에 특이점은 없나요?)
단테 이그리드:(그럼 병을 두고 이번에는 조목을 보러 갑니다.)
소름끼치는 흰색입니다만, 그것은 일말의 반응조차 없이 잠잠합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우리가 아까 싸웠던 그 나무뿌리를 닮은 괴물도 이것과 연관이 있으려나?
아이린이 조심스럽게 흰 가지 근처로 다가갑니다.
그러고선 짐 속에서 작은 병을 꺼내 주변에 떨어진 나무 부스러기를 주워 담습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부해의 나무를 아무런 위협 없이 만지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조심하세요. 이걸 가져가면 연구하면 치료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뭐라도 도움이 되면 좋을텐데...(그러면서 같이 부스러기를 주워 담아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이 나무가 특별한 건지, 지상의 나무들이 특별한 건지 모르겠구나. 치료제를 만들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방법을 찾으려면 또 얼마나 오래 걸릴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궁금증일 따름입니다.
나무 줄기를 살펴보면 돌연 지면을 뚫고 나온 것이 어지럽게 얽힌 채 첨탑의 일부를 무너트리고 가지를 뻗고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지면과 맞닿은 부분이 줄기가 아닌 가지의 일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설마, 이 밑으로 더 공간이 있는 것일까요? 대체 이 나무는 얼마나 거대한 거죠?
단테가 방을 다시 한번 둘러보는 사이, 아이린이 앗, 하고 짧게 소리를 냅니다.
솜털이 달린 작은 씨앗이 작은 방 안의 기류를 타고 산들거리며 떨어집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손이 미끄러졌구나. (유리병을 주워들다 말고 문득, 보랏빛 시선이 단테 너머로 고정된다.)
득… 아이린의 시선이 단테 너머로 고정됩니다.
그 표정을 무어라 해야할까요. 당혹스러움? 경탄?
단테 이그리드:갑자기 가지가 공격이라도 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뭘 그렇게 보시는 건가요?(표정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시선을 따라 바라보는 쪽으로 시선을 옮겨본다.)
단테가 아이린의 시선을 따라 뒤를 돌아보면, 말라 비틀어진 흰 가지위에 피어난 민들레가 수줍게 흔들립니다.
한두 송이가 아닙니다. 샛노란 빛깔의 동그란 꽃이 점점이 꽃봉오리를 터트리며 숫자를 불려나갑니다.
가지 위를 온통 뒤덮은 싱그러운 풀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따름입니다. 아무도 손대지 않은 꽃의 모가지가 툭, 툭 떨어지기 시작하고 빈 꽃대에 하얀 솜털이 차오릅니다.
이윽고 무르익은 솜털은 방의 냉기를 타고 춤을 추며 문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아직 여물지 못한 씨앗들이 다시금 흰 가지 위로 떨어지면, 수초 후 푸른 새싹을 틔워냅니다.
아름다운 일생의 완주입니다. 그러나 상식적이지는 않군요. SAN C (0/1)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82/41/16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사엽수의 가지는 고요합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니…… (눈앞에서 피었다 지는 꽃이 신기한 듯 한참이나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보랏빛 눈에 투명한 빛이 반사된다.) 꼭 마법 같아.
단테 이그리드:식물이 이렇게나 빠르게 자라고 씨앗을 틔우는 것이 가능하다니, 대체 여기에 있는 것들은 뭐인 걸까요...(새싹을 틔워내는 것에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여기에 나온 것들이 가지인 걸 보면 아마 더 깊숙한 곳에 줄기가 있는 게 아닐까요? 음... 한 번은 살펴봐도 될 것같은데 어떠세요?
아이린 E. 테라코르:아마 아래로 계속해서 뻗어나가는 것 같아. 그런데, 더 깊은 곳을 살펴보겠다고? 어떻게 할 셈이니? 내려가는 길이 없는걸.
단테 이그리드:아까 보니까 다른 문들도 있었으니 그 중 한 곳이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게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혹시 근처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살펴본다.)
다른 문들은 닫혀 있어 들어갈 수 없고, 이 방에는 달리 내려갈 만한 길이 보이지 않네요.
다시 한번 피어난 민들레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고, 그에 뒤엉켜 흰 홀씨가 흩날립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아래로 가볼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괜히 들쑤시다가 그 아래쪽은 날것의 부해로 덮여 있을지도 모르잖니.
그보다, 기다려 봐. (한 씨앗을 흰 가지 위에 세심하게 얹어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그마한 열매들이 작은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립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예상대로네. 민들레만 해당되는 건 아니었나 봐. 먹겠니? (산딸기를 건넨다)
단테 이그리드:이런 거 막 먹어도 되는 건가요...? 다른 씨앗도 이렇게 빨리 자라는 걸 보면 가지 자체가 씨앗을 빨리 키우게 하는 배양목에 가까운 것같네요...(그래도 건네준 산딸기는 받아서 한 입 먹어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나도 실험해본 거야. 어때, 괜찮지?
단테 이그리드:음, 맛있네요! 몇 개 더 만들어서 가방에 넣고 가는 거 어때요? 나중에 돌아다니면서 먹고 다니면 좋을 것같네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러자. 여긴 다양한 종자들이 보관되어 있는 것 같으니 여러모로 보충해갈 수 있겠어. 그렇잖아도 식량을 어떻게 수급해야 할지 걱정이었는데 잘됐구나.
자, 너는 저 씨앗들을 틔우렴. (일사분란하게 지시한다)
단테 이그리드:오랜만에 이런 것들을 하게 되니까 즐겁네요. 위에도 이런 식물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아쉬워요...(그러면서 시키는 대로 씨앗을 가져와 가지 위에 잘 올려놓는다.)
두 사람은 열심히 씨앗을 길러내어, 주먹보다 작은 사과 네 알과 밀과 보리 두 움큼, 감자와 당근, 약간의 허브를 챙겼습니다.
이걸로 당분간 식량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어요.
아이린 E. 테라코르:체류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면 다시 돌아와 챙겨도 되겠지. 품질도 훨씬 신선해 보이니 말이야. 꼭 우리만을 위한 시장 같구나.
단테 이그리드:일단 이만큼 챙겼으니까 다른 곳도 가볼까요? 다른 방에는 가볼 수 없는 것같으니까 남쪽에 있는 건물 쪽들로 가볼까요...(그래도 잘 자란 것들은 알뜰살뜰하게 가방에 잘 챙겨넣는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응. 이곳에 와보길 잘했어. (뜻밖의 수확을 가득 챙겨넣고 건물을 나서 남쪽으로 향한다.)
단테 이그리드:(다 챙겨서 남쪽에 있는 넓고 거대한 건물 쪽으로 가본다.)
다음 장소를 향해 발을 움직이던 단테는 문득 귓가를 헤매이는 소리를 잡아챕니다.
흡사 짐승의 것과도 비슷하지만, 그 사이 섞인 희미한 신음은 제법 익숙한 이의 음성입니다.
돌아보면 아이린이 한 손으로 목덜미를 움켜쥔 채 필사적으로 호흡을 내리누르고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아이린, 괜찮으세요? 혹시 그 사이에 어디 아프신 건 아니죠!?(먼저 나가려다가 신음소리에 다시 돌아와 등을 두드리며) 어디가 아프세요? 숨 쉬기가 힘든 건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목이 좀 따가워서. 음식이나 공기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 듯하고…… (터져나올 것 같은 기침을 억누르며 숨을 골랐다.)
너도 알잖니, 성도가 아닌 평범한 사람의 몸상태가 어떤지. 원래 호흡기 쪽이 좋지는 않았어. 이 정도쯤 별일 아니니 어서 이동하자꾸나.
단테 이그리드:하지만...(일반인과 성도는 다르니까. 그것을 잘 알고 있으니 해결할 방법이 마땅찮아 더 신경이 쓰였다. 등을 조금 더 두드리다가) 그래도 몸이 너무 안 좋으면 그 때는 말씀하셔야 해요... 부축이라도 해드릴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아냐, 목이 아픈 것 말곤 아무런 문제도 없는걸. (애써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어서 살펴보러 가자꾸나. 뭐라도 더 알아내야지.
단테 이그리드:...일단 알겠어요...(그래도 시무룩해져서 넓고 거대한 건물 쪽으로 가본다.)
과거에 무슨 용도로 쓰였는지 알 수 없는, 무척이나 넓고 거대한 건물입니다.
부드러운 곡선의 외벽은 건물의 인상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합니다만…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군데군데 떨어져나간 것이 보입니다.
외벽의 재질을 살핀다면 언뜻 보기엔 철을 닮은 낯선 금속판입니다.
이렇게 큰 것을 흠없이 구부리려면 대체 어떤 기술이 필요한 걸까요?
단테 이그리드:여긴 여기대로 넓네요...(금속판을 잠깐 보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본다.)
섬세한 세공의 기둥을 감싸는 둥근 유리는 듣도보도 못한 화려한 색채를 품고 있습니다.
평평한 천장에는 길을 따라 동그란 구멍들이 나 있군요.
입구가 광장의 역할을 하는 것인지, 제법 넉넉한 크기의 공간이 텅 비어있고, 그 너머로 네 갈래로 갈라지는 길이 보입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작게 기침하며 주변을 둘러본다.) 이렇게 넓은 건물도 있다니. 길이라도 잃어버리면 애를 먹겠구나.
밖에서 어림잡은 크기로 가늠하자면… 내부를 돌아다니는 데에만 꼬박 하루가 걸릴 성 싶습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안전한 곳일지 알 수 없으니 딱 붙어 이동하자.
광장 초입, 유리 기둥 위에 희게 그어진 [실금]이 보입니다.
세월의 흔적이라기보다는, 누군가 인위적으로 새긴 것 같습니다. 실금 옆으로는 무어라 작게 [문자]들이 적혀있습니다.
그 너머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길]이 어둠 속으로 삼켜지고 있네요.
단테 이그리드:여긴 하루종일 봐야 겨우 다 돌아볼 것같은 곳이네요. 여기에 문자도 다 적혀 있잖아요. 이건 읽을 수 있을까요?(그렇게 말하며 문자를 보러 가본다.)
낯선 문자가 실금 사이사이 공간에 적혀있습니다. 지시, 혹은 안내를 위함일 것 같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교육
기준치: |
80/40/16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적어도 일데리안의 역사에 남은 언어는 아닙니다. 어디서도 그러한 형태를 본 적이 없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저희 역사에 있는 언어는 아닌데, 아이린은 읽으실 수 있으시겠어요?
아이린 E. 테라코르:(다소 거친 숨을 내쉬며 문자를 손끝으로 훑어내려간다.) …… 아니, 나도 처음 보는 문자야. 이게 고대 문명의 건물이라면, 그 시대의 문자일지도.
단테 이그리드:음... 문자를 읽을 수 있는 방법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요...(읽을 수 없으니 옆에 있는 실금이라도 살펴본다.)
실금의 모양새가 익숙합니다. 동그란 원, 네 갈래로 뻗어가는 선. 이건 그러니까…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렇게 생각하면 동그란 원 초입에 겹쳐진 붉은색 동그라미가 암시하는 바를 알 법도 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이건 약도인 것처럼 보이니까... 아까 문자는 약도에 대한 설명이나 부연글이 아니었을까요?(혹시 다시 읽어볼 수 있을까요?)
문자를 다시 읽어봐도 아까와 다를 바는 없습니다.
약도를 통해 살펴본 구조는 아주 복잡해보입니다.
이와 비슷한 입구 광장이 다섯 개쯤 되고, 중앙 광장이 두개쯤 있으며, 중간중간 휴식처로 보이는 공간이 십수개쯤 됩니다.
얽히고 섥힌 길은 수십, 수백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있는 모양이군요.
단테 이그리드:(시무룩..) 여긴 무슨 개미굴같은 구조네요. 길도 많고 무척 복잡해 보여요. ...이거 잘못하다가 길을 잃는 거 아닐까요?(약도를 빤히 보다가 가방에서 메모장이라도 꺼내 약도를 옮겨 그린 후 길 쪽으로 가봅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그러니, (콜록) 함께 움직이는 게 낫겠지. (약도를 최대한 주의깊게 들여다보곤 단테와 함께 길을 따라갔다.)
길 너머 이어진 안쪽의 어둠 사이로 희미하게 벽들이 보입니다.
하나의 구역에 벽을 세워 십수개의 작은 구역으로 나눈 형태로군요.
그리 나뉜 구역들은 텅 비어있거나, 구조를 파악할 수 없는 기계장치로 가득합니다.
그중 하나, 까만 [자국]과 먼지가 얽힌 바닥에 떨어진 [주머니]가 보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이것들은 다 뭘까요?(일단 자국부터 살펴봅니다.) 그리고 아이린... 기침이 계속 나오시는데 정말 괜찮으신 거죠?
아이린 E. 테라코르: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와중에도 또 작게 기침한다. 손 휘휘 저으며) 난 신경쓰지 말고 계속 살펴보렴.
그을린 자국입니다. 누군가가 여기서 불을 피웠었군요.
근처 바닥에 먼지가 눌려 만들어진 발자국과 흔적들이 눈에 띕니다. 이곳에서 쉬었다 떠난 모양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레덴바르씨같은 분들이 머물렀던 흔적일까요?(자국을 빤히 보다가 주머니도 살펴본다.)
겉부분이 삭아있는 삼베 주머니입니다. 끄트머리에 피가 눌러붙은 자국이 눈에 띄는군요.
단테 이그리드:(혹시 약은 없는지 뒤져봅니다.)
단테 이그리드: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아이린 E. 테라코르:확실히, 이건 최근에 남은 흔적 같아.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다가와 자국들을 살폈다.) 만날 수도 있으려나…….
단테 이그리드:어쩌면 저희보다는 조금 앞서 있지만 살아있는 분을 만날지도 모르죠. 약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아쉽네요...(혹시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있는지 주변을 살펴본다.)
더 나아가도 눈에 띄는 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단테 이그리드:그럼 이제 첨탑 쪽으로 가볼까요? 거기에는 약이 있으면 좋겠네요...(혹시 모르니까 등을 몇 번 더 두드려주고 첨탑이 있는 방향으로 가봅니다.)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을 향해 앞서 나아가던 단테는 털썩, 무언가가 힘없이 쓰러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뒤돌아보면… 짐작했던 결과일지도 모르겠군요. 아이린이 쓰러진 채입니다.
아이린, 괜찮으세요!?(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쓰러진 것에 놀라 우선 상태부터 살펴보았다. 아까 약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이린, 제 말 들리세요? 정신 차려보세요!!
그는 고통스러운 낯으로 거세게 숨을 몰아쉬고 있습니다.
유달리 체온이 뜨겁습니다. 크게 부풀었다 꺼지기를 반복하는 흉곽을 정상적이라 볼 수는 없겠죠.
호흡을 진정시키기 위해 텅 빈 물주머니를 물린다던가, 아이린이 챙긴 마스크를 씌워주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단테 이그리드:(일단 원래 쓰던 마스크를 다시 얼굴에 잘 씌워본다.)
마스크를 씌우고 한동안 시간이 지나자 거친 숨이 조금씩 잦아들지만, 호흡을 진정시킨 이후로도 아이린은 쉬이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들끓는 열이 아이린의 체온을 잠식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몸살일까요?
아이린이 황성에서 부해에 대해 무어라 일러주었던가요. 그 흰 거목의 시독에 당한 이들이 열병을 앓던가요…
우선 아이린을 조금이라도 아늑한 곳으로 옮기는 편이 좋겠습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단테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한때 융성했던 도시일 터이니 분명 평범한 주택이라던가, 의료시설이 존재할 법 한데도… 하나도 알아볼 수 없습니다.
이곳의 기호도, 지표도, 그 어떤 상징도 단테의 상식으로는 읽어낼 수 없었죠.
단테 이그리드: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주변을 둘러보던 당신의 시야에 흐릿한 빛무리가 잡힙니다.
그것은 당신을 인도하듯, 희미한 궤적을 남기며 작은 건물로 향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저건... 따라가도 괜찮나...(하지만 여기에서 더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으니 일단 부축하고 빛무리를 따라 건물로 향해본다.)
단테가 아이린을 부축한 채 들어선 작은 건물은 형태나 구조가 낯설긴 하지만, 여태까지 돌아본 건물들에 비한다면 평범하기 그지없습니다.
입구를 지나 보이는 넓은 공간에 방으로 보이는 곳이 두 개, 창고로 보이는 곳이 하나가 딸려있습니다.
줄기의 침범은 보이지 않고, 무너지거나 위험해보이는 곳 또한 없습니다.
단테 이그리드:(혹시 눕힐 수 있는 침대가 있는지 방 안을 살펴본다.)
두 개의 방에 모두 침상이 있습니다. 이곳에 아이린을 눕힐 수 있을 것 같네요.
단테 이그리드:(일단 침실에 아이린을 제대로 눕히고 마스크를 다시 꼼꼼히 살펴서 잘 씌워주었다. 당장 쓸 약은 없는데... 이 집에는 약같은 것이 남지 않았는지 살펴본다.)
단테 이그리드: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단테 이그리드:(가방을 잠시 뒤지기 전에 눈치를 슬 살피더니) ... ... ...아이린, 조금만 뒤질테니까 혼은 나중에 날게요...(그렇게 말하면서 쓸 수 있는 약이 있는지 뒤져본다.)
짐을 뒤지다 보면 황성에서 지급한 것인지, 그가 챙겨온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제법 부피가 되어보이는 상자를 발견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일단 상자를 꺼내서 먹을 수 있는 약이란 약들은 죄다 꺼내본다. 과산소증에 좋은 약이 있나?)
내부에 스크랩되어있던 [종이뭉치]들이 짐 밖으로 툭 떨어지며 흩어집니다.
아이린의 사생활을 존중하기 위해 못본 척 하려 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야, 그 종이뭉치에는 단테, 당신의 이름이 적혀있는걸요.
단테 이그리드:어...(종이뭉치에 적힌 이름에 잠깐 종이뭉치를 한 번, 아이린을 한 번, 그리고 다시 종이뭉치를 바라보았다. 이건 봐도 괜찮을까... 잠시 고민이 됐지만 나중에 혼날 생각으로 종이뭉치를 살펴본다.)
편지 위에 크게 X자가 그어진 것을 보아, 아이린은 이 밀서에 응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하죠, 두 사람이 얼마나 오랜 친구인데요.
게다가 당신은 아이린이 곁의 사람들을 얼마나 끔찍이 여기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스스로 죽음의 숲으로 걸어들어온 이유 역시,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였으니까요.
오랜 시간 몸바쳐 일해 온 황실이 당신을 언제든 처리할 수 있는 장기말로 다룬 것이 충격이라면 충격이겠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종이뭉치에 적힌 글씨들을 침착하게 읽으면 그 내용들에 잠깐 웃음이 나올 뻔했다. 애초에 제국에 헌신하지 않거나 힘을 오남용할 일은 자신한테 생길리가 없을텐데. 오래 일해도 이런 사태가 되면 신뢰관계에 금이 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한 번. 그리고 이 밀서에 응하지 않은 아이린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나오시니 더더욱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돌아가야겠네요~ 그냥 돌아갔다가는 아이린이 응하지 않은 것을 괘씸하게 여길 수 있을테니까요.(그러면서 뒷면에는 내용이 없나 꼼꼼히 살펴본다.)
약상자에는 여러 약과 재료들이 들어 있습니다.
누런끼가 돌지만 깨끗한 무명천, 용도가 메모되어 있는 각종 환약들, 풀냄새가 나는 연고, 말린 약초들…
이따금 고통에 찬 아이린의 신음 소리가 들립니다.
하얀 낯 위로는 송골송골 맺힌 식은땀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흘러내립니다.
원체 통증을 잘 참는 그였기에, 이런 모습은 유독 애처롭네요.
아이린이 저 밀서에 응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길잡이가 아이린이 아니었다면 당신은 제국의 감시꾼이자 앞잡이와 함께할 뻔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일단 환약을 챙겨 입에 넣어주고 삼키기 쉽게 물주머니에서 물을 조금 흘려 넣어주었다.) 아이린, 약이니까 어서 삼키세요. 이거라도 먹어야 조금이라도 나을 수 있어요... 목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고요.(혹시 넘기기 힘들까봐 고개를 살짝 들게 하여 약을 삼키기 쉽게 만들어본다.)
아이린은 앓는 와중에도 순순히 물과 함께 약을 삼킵니다. 조금 기다려 볼까요.
단테 이그리드:약을 드셨으니까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좋을텐데...(그동안 아까 꺼내놨던 약들을 다시 제대로 정리하여 넣어놓고 기다려본다.)
약을 정리하고 기다리면, 아이린의 호흡이 조금씩 가라앉는 듯하네요.
한결 고른 숨소리, 조용하고 아늑한 방 안… 지하에 도달한 이후 단 한순간도 쉬지 못했죠.
…혼곤한 정신의 틈을 비집고, 어떤 소리가 들려옵니다.
단테 이그리드: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단테 이그리드: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유리로 빚은 구슬의 소리, 비단이 부드럽게 스치는 음율, 귓가를 간질이는 산들바람…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어떤 노래가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단테가 눈을 뜨면, 한결 나아진 낯빛의 아이린이 불 옆에서 작은 냄비를 젓고 있습니다.
가지들을 모아 불을 피우고 음식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일어났니, 이그리드? (느리게 냄비를 저으며) 아직은 좀 더 끓어야 할 것 같아.
단테 이그리드:(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부비다가) 아이린... 몸은 좀 괜찮으세요? 약을 드시긴 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쉬시는 편이 좋아요! 요리라면 제가 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어쩐지 몸이 가뿐하더라니 네가 약을 먹여줬구나? 내 가방에 챙겨둔 게 있었는데 그걸 쓴 거니? 고마워. 그리고 이 정도쯤은 내가 할 수 있으니까. 좀 더 누워 있어도 돼.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뭐라도 도울 수 있게 해주세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픈 분을 일하게 두고 저 혼자 쉬고 있으면 없던 양심도 생겨나서 엄청 아플 걸요?(그렇게 말하며 냄비 안을 슥 보더니) 아까 가지에서 키운 것들로 만드시는 건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이젠 괜찮아졌다니까. 걱정되는 건 알겠지만 냄비를 젓는 데 힘이 그리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쉬고 있으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거기에 챙겨온 허브도 좀 넣었어. 감자 수프란다. 좋아하니?
단테 이그리드:그렇다면 알겠어요, 대신 나중에 힘드시면 말씀하시고요. 감자 수프라면 잘 먹어요! 애초에 가리는 것도 잘 없고...(그러다 뭔가 생각났는지 짐을 가리키며) 아까 약을 찾다가, 그... 문서를 확인해버려서요. 멋대로 내용을 확인해서 죄송해요...(양심에 찔려 먼저 이실직고 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문서? (제법 고소한 냄새가 나는 수프를 휘휘 젓다가 되묻는다. 이내 알아들었는지) 아. 봤구나. 괜찮아. 어차피 언젠가는 보여주려고 했었어. 황제도 참 괘씸하지 않니? (엄청난 하극상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함)
단테 이그리드:...그거 돌아가서 말했으면 바로 형장의 이슬이 됐을지도 몰라요...(정말 부해 안이라서 다행이다...) 하지만 그만큼 상황이 많이 몰린 상태라는 거잖아요. 비록 그게 신뢰를 드리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지만 무릇 인간이라면 그럴 수 있다 생각해요. 오히려 아이린이 거절한 것에 괜히 화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여기니까 하는 말이지. (하지만 아이린의 평소 성격을 보면 왕국 내에서라고 딱히 말을 가릴 것 같지는 않다…….) 너는 그걸 보고도 편을 드는 거니? 착한 것도 정도껏 해야지. 그쯤 되면 호구란다. (한숨 푹 내쉬고) 나도 그 제안을 받고 바로 거절한 건 아니야. 그 정도의 눈치는 있어. X는 자리를 벗어난 후에야 표시해둔 거니까.
단테 이그리드:하지만 아이린 성격이라면 분명 여기가 아니었더라도 하셨을 것같으니까 하는 말이에요. 그리고 호... ...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원망할 거라면 이런 상황을 초래한 부해를 원망해야지, 사람을 원망하면 나중에 크게 후회하게 될 거예요.(그래도 자리를 벗어나고 나서 표시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그 자리에서 바로 하셨으면 전 지금 아이린을 만나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유령으로 함께 했을지도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럼 들키지 않았으니 상관없겠구나. (다 끓은 수프를 그릇에 담아 건네준다.) 이런 재해가 닥치더라도 사람들은 어떻게든 누군가를 책잡으려 하고, 미워할 대상을 만들지 못해 안달이 나 있어. 황제가 왜 저런 명령을 내렸겠니? 성도를 의심하고 있어서겠지.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했으니. 죽음의 장막에서 만난 노파의 말대로 도망치는 성도도 있었겠지만, 확실히 이상하긴 해. 대체 왜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는지. 그 의심이 결국은 네 목까지 조를 뻔한 거야.
단테 이그리드:아, 감사합니다.(수프를 건네받으면 뜨거운 김을 식히며) 원래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도달하면 사람들은 새로운 원인을 하나 만들어 탓하는 편이 더 편하다 생각하기도 하니까요. 그럴 수 있죠. 분명 도망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위에서 줄기에 의해 죽은 것같은 이를 떠올리면 잠시 입 안이 써졌다.) 꼭 도망만이 아닌 다른 이유가 많을 거예요. 무엇보다 저희가 아까 불을 피운 흔적도 발견했으니 아직 돌아오지 못한 분들은 여기에서 남아 원인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가지를 이용해서 먹을 것을 만들어 낸다면 아직까지 생존해 있다는 것이 납득 되고요.
아이린 E. 테라코르:과연 지금까지 생존한 성도가 있을까? 이 공간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친 사람들도 있을걸. (제 몫의 수프를 담아 떠먹었다.) 하나라도 살아있는 사람이 있으면 다행인 수준이야.
아이린 E. 테라코르:성도도 성도지만, 이 거대한 도시도 만만찮게 비밀이 가득하구나. 수많은 사람들이 살았을 텐데 다 어디로 간 걸까.
단테 이그리드:음... 어쩌면 다들 더 깊숙한 곳에 숨어서 사는 걸까요. 갑자기 사람들이 한순간에 증발될 수는 없잖아요.(수프를 먹으며 잠깐 생각을 해보다가) 아니면 이 곳을 벗어나서 피해가 없는 곳으로 도망쳤다든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도시 바깥으로 빠져나갔더라면, 아무도 이 도시의 존재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 같구나. 그 누구도 생존자가 없을 리 없잖니.
내 추측으론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서 죽은 것 같아. 시간이 너무 오래 흘러서 백골마저 남지 않게 된 거지. (조금 섬뜩한 가정이긴 하지만.)
단테 이그리드:뭔가 가정이 참...(너무 섬뜩하지 않나 싶다가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납득했다. 왜냐면 말한 사람이 아이린이니까. 그런 가정을 할 수도 있지, 응.) 일단은 남은 건물도 살펴보는 편이 좋을 것같아요. 사태를 해결할 단서들도 찾아볼 겸 사람들의 흔적을 되짚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테니까요. 생존해서 남아 있는 분을 만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생존한 사람이 있었다면 건물이 이 정도로 관리가 안 되어 있진 않았을 듯하지만. (여전히 비관적이고, 또 현실적인 가설이다.) 식사를 한 후에는 남은 곳을 살펴보자꾸나.
부해 때문에 죽었을까 싶으면서도, 이 도시의 흰 나무들은 그다지 해롭지 않다는 게 마음에 걸려.
단테 이그리드:죽은 게 아니라면 다른 이유가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너무 비관적인 말도 하면 안 될 것같아요. 그러다 정말 살아계신 분을 만나면 나중에 얼굴을 어떻게 볼 수 있겠어요!(그렇게 말하며 조심하라고 옆구리를 쿡쿡 찌르더니 다 먹은 그릇을 내려두었다.) 아이린은 더 드시지 않으실 건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과연. (어깨를 으쓱이고 빈 그릇을 내려둔다.) 이만하면 됐어. 너는?
단테 이그리드:네, 저도 이정도면 충분한 것같아요! 덕분에 잘 먹은 것같네요~ 다음에 식사를 준비할 때는 제가 만들도록 할게요. 아이린은 약 더 안드셔도 괜찮으시겠어요?
아이린 E. 테라코르:다행이야. 약효는 이미 들었으니 괜찮아. 부해는 후추가 목으로 쏟아지는 느낌처럼 따끔거리는데, 이곳은 박하의 향을 맡는 듯 화할 뿐이라서…… 나무의 문제는 아닌 것 같구나. (그릇을 정리했다.) 마지막 건물로 가자.
단테 이그리드:음...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네요. 나무때문이 아니라면 공기 쪽에 문제가 있는 것일 수 있으니까 일단 마스크는 쓰고 다니시는 편이 좋을 것같네요. 그럼 이제 가볼까요?(다시 가방을 챙기고 첨탑 건물 쪽으로 가본다.)
한때 첨예했을 첨탑은 건물 한쪽이 무너진 탓인지 크게 기울어져 있습니다.
푸르스름한 색과 갈라지듯 녹슨 모양새를 고려하건대 첨탑을 주조한 것은 청동일 수도 있겠습니다.
도시의 다른 건물들에 비한다면 유독 연식이 돋보입니다. 주기적인 관리보수를 받지 못했던 것일까요?
당장 무너질 것 같진 않지만, 오래 머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은 아닐 것 같습니다.
내부를 살펴보면 길고 넓은 배랑 한쪽 구석에 무너진 틈새로 솟아난 [굵은 가지]가 눈에 띕니다.
아무래도 이것 때문에 건물이 무너진 것 같군요.
안쪽으로는 낮은 단이 쌓여있고, 그 중앙부에 무너지다시피한 [제대]가 보입니다.
뒤쪽으로는 [작은 방]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첨탑이 있는 걸 보면 여긴 종교적인 의미로 쓰인 건물일지도 모르겠네요. 제대까지 있고... 무너진 건 아무래도 이거 때문인 것같은데요?(그렇게 말하며 가지 쪽으로 다가가본다.)
소름끼치는 흰색입니다만, 그것은 일말의 반응조차 없이 잠잠합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도시의 멸망과 관련이 있으려나? 그렇다기엔 이 건물 말고 다른 건물들은 멀쩡한 편이고. 다른 부가적인 이유가 있었을까.
나무 줄기를 살펴보면 돌연 지면을 뚫고 나온 것이 어지럽게 얽힌 채 첨탑의 일부를 무너트리고 가지를 뻗고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면과 맞닿은 부분이 줄기가 아닌 가지의 일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역시 이 밑으로도 공간이 더 있는 것 같아요. 대체 이 나무는 얼마나 거대한거죠?
단테 이그리드:이것도 아까 저희가 본 가지처럼 줄기가 더 아래에 있는 모양이네요. 외부적인 요인 탓이 아니라면 어쩌면 내부적인 문제가 아닐까요. 아이린이 느끼는 그 화하다는 느낌처럼요.(그렇게 말하며 제대도 확인해보러 간다.)
석재 위에 목재를 올려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제대입니다.
지금은 [허물어진 돌] 밖에 남지 않았지만, 군데 군데 남은 화려한 색채가 한때의 위용을 짐작케 합니다.
제대 뒤쪽으로는 사람이 새겨진 [조상]이 있습니다. 단 아래를 굽어보는 모양새군요.
아이린 E. 테라코르:종교…… 의 상징물인가? 이것도 크로하스에선 본 적 없는 종교 같은데.
단테 이그리드:아마 이 곳은 독자적인 종교를 가지고 있던 모양이에요. 문자도 그렇고...(조상의 모습을 확인해봅니다.)
오싹한 기분이 듭니다. 아니, 불쾌한 기분이 듭니다.
이게 자애롭게 굽어보는 사람의 표정이 맞는 걸까요?
온 몸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만 같은 끔찍한 감각이 스쳐지나갑니다. SAN C (0/1)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82/41/16 |
굴림: |
1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단테 이그리드:이런 걸... 모실 수도 있군요...?(뭔가 불쾌하지만 조상에 다른 특이점은 없는지 살펴보고 없다면 허물어진 돌을 보러 가본다.)
돌 틈에서 금속재질의 작은 상자를 발견합니다.
열어보니 이곳에서 사용했던 제기가 들어있습니다.
촛대, 잔, 그릇과 검이 들어있고, 바닥 일부가 덜컥거립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이건 조금 덜컥거리는 것같은데요...(덜컥거리는 것을 들어 자세히 살펴본다.)
덜컥거리는 바닥을 들춰보면 단검과 말뚝이 들어있습니다.
피라도 말라붙은 걸까요? 새까맣게 변색된 모양새가 영 심상치 않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오... 이건 좀 위험해 보이네요. 단검과 말뚝이라니, 무슨 산제물을 바친 것같잖아요...(다른 특이점이 없으면 작은 방으로 가봅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사이비였나 봐. (한 단어로 정리하며 따라갔다)
단테 이그리드:(너무 한 단어로 축약 가능해서 웃음을 참았다.)
건물에 뒤쪽에 위치하는 작은 방입니다. 이곳에도 가지의 침입이 있었던 것인지, 벽 일부가 무너져내린 채군요.
한때 책장으로 기능했을 더러운 [선반]이 한쪽 벽을 꽉 채우고 있고, 반쯤 썩어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테이블과 의자가 덩그라니 놓여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뭔가 여기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테이블과 의자를 보다가 선반을 살펴본다.)
책이 전부 삭은 것인지, 아니면 원래 장식장처럼 사용되었던 것인지…
드문드문 남은 먼지자국을 제외한다면 텅 빈 선반입니다.
벽 일부가 무너져 내리며 뒤틀린 것인지, 유격이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너머를 보던 단테는 숨겨져있던 책장을 발견합니다. 그 안쪽에는 몇 권의 책이 남아있군요.
다만… 앞의 선반을 밀거나 당기면 삼면뿐인 벽이 불안한 소리를 내며 흔들립니다.
손놀림
기준치: |
10/5/2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하지만 너무 많이 주변을 건드린 탓인지 천장이 흔들리다 일부가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단테 이그리드:(대신 맞아주는 모습에 깜짝 놀라 서적을 꼭 쥐다가) 아이린, 괜찮으세요? 저 때문에 죄송해요... 간단하게 치료라도 받으시는 편이 좋지 않으시겠어요?
아이린 E. 테라코르:됐어, 이쯤. (팔에 내려앉은 먼지를 탈탈 털었다.) 멍 하나 들고 말겠지. 그보다 책은 어떻니?
단테 이그리드:아, 책은 괜찮은 것같아요... 내용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요.(그렇게 말하며 서적을 펼쳐서 내용을 살펴본다.)
누르스름한 표지에서는 형용하기 어려운 쇠비린내가 납니다.
치밀어오르는 불쾌함을 애써 삼키고 내지를 펼쳐보면… 이상한 일이죠.
여태까지 도시에서는 단 한 글자도 읽어낼 수 없었는데, 이 책만큼은 예외입니다.
다만, 기이할 정도로 모독적이고도 괴이한 내용이… SAN C (1D2/1D6)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82/41/16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2
이 기분 나쁜 책을 더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지독한 이끌림을 느낍니다.
이 책은 어쩌면 당신에게 여지껏 보지 못했던 것들을 선사할지도 몰라요…
단테 이그리드:
정신
기준치: |
85/42/17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그러니 더 읽어볼까요, 어둡고도 매혹적인 이 책을…
그리 생각하는 찰나, 아이린이 책을 쳐 떨어트립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더 봐서 좋을 게 없을 것 같구나.
얄팍한 소리를 내며 엎어진 책 사이로 종이 한 장이 고개를 빼꼼 내미네요.
단테 이그리드:아, 하지만... 단서가 될지도 모르는데요.(물론 정신이 잠깐 흐려졌지만 아쉬운 마음에 종이를 빼서 살펴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딱 봐도 내용이 심상치 않아 보였어. 속이 안 좋아질 정도던걸.
종이는 책 사이에 끼워져있던 메모인 모양입니다.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쓸모가 있을까요? 뒷부분은 찢겨나간 것 같습니다.
수상쩍은 곳에 숨겨진 불쾌한 서적과 피가 묻었던 것 같은 검, 게다가 기묘한 조상…
아무래도 떳떳한 종교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숨겨둘 필요가 없을 테니까요.
단테 이그리드:음... 이건 뒷부분이 찢겨나가서 더 읽지를 못하겠네요. 하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종교였다는 건 확신할 수 있겠어요. 일단 여기서 볼 수 있는 건 다 본 거겠죠?(그렇게 말하며 아까 서적 쪽으로 다시 눈길이 갔다. 궁금하지만 불길한 책이니까...) 이제 밖으로 나가보는 편이 좋겠어요.
아이린 E. 테라코르:이 뾰족한 건물은 사이비들이 모이는 곳이었던 모양이야. 옛 고대에도 이런 종교를 믿는 이들은 있었구나. (따라 바깥으로 향한다.)
단테 이그리드:뭐, 옛날이잖아요. 지금은 그런 분들도 다 자리에 계시지 않으니까 흔적만 남았다는 점에서 다행이라 여겨야죠... 그럼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종이에 쓰여 있는 건 조금 꺼림칙해서 뒷부분까지는 다 찾아봐야 할 것같은데요.
소득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없었다고 해야 할까요?
이 도시에는 갑작스레 몰락에 당도했다면 으레 있을 법한 절박하게 도망친 흔적이나, 살기위해 발악한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래서는 꼭, 전부 조용히 잠들어있다가 돌연 죽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도시의 적막한 풍광은 먼지 쌓인 모형정원 같습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음…… 또 다른 건물을 돌아보더라도, 아까 쉬던 곳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는 건 어떻겠니?
단테 이그리드:그럴까요? 일단 더 움직였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잠깐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생각 정리도 할 겸 그럼 아까 그 곳으로 돌아가볼까요?
두 사람이 휴식을 취하던 건물로 다시 돌아가다 보면……
단테 이그리드: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규칙적인 발걸음 소리에 섞여, 바람같은 목소리가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방금 아이린이 절 부르신 건 아니죠? 어디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 것같은데요...(소리가 어디서 들려온 건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아이린 E. 테라코르:으응? 난 아무런 말도 안 했는데.
아이린이 놀라 숨을 들이킵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분명한 과거를 거짓이라 치부하고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으니까요.
거대한
탑
이 어둠에 잠긴 도시의 심부를 관통하며 고고하게 홀로 서있습니다.
마치 이 세상에서 표리되어 다른 세상에 속한 것만 같군요.
대지조차 탑을 위해 정중히 거리를 벌리고, 공동 너머로 마주한 부해는 희미한 빛으로 탑의 실루엣을 장식합니다.
정적이기에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박제같은 풍경.
그렇다면 매끄럽고 고운 벽면을 침범하며 자라난 거대한 거목의 줄기는
탐욕스러운 뱀에 빗대는 것이 옳겠습니다.
잔악무도한 침탈자는 탑 너머로 가지를 뻗은 채, 지미한 빛을 머금은 흰 이파리들을 점점이 매달고 있습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 이질적이지만, 아름답구나.
이 광경은 지독히도 아름답습니다. 동시에 지독히도 비현실적입니다. SAN C (1/1D4)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80/40/16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단테 이그리드:
정신
기준치: |
85/42/17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상한 일입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도시가 거의 온전하다고 생각했었는데요.
폐허의 틈을 가르고 솟아난 줄기들은 하나같이 탑을 베어물은 거목과 이어져 있습니다.
탑이 사람의 인지를 피해 숨을 수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부해의 거목에게 그러한 능력이 있는 걸까요…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것은 본능의 경고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지하도시에서 그나마 지면과 맞닿은 것처럼 보이는 건 저곳이 유일합니다.
수상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역시 가볼 수밖에 없겠죠.
영원히 지하를 맴돌다 생을 마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요.
단테 이그리드:저 탑으로 한 번 가보는 것이 어떨까요. 방금 목소리도 신경이 쓰이지만 다른 곳에서 찾지 못한 것들을 저기에서 찾을 수 있잖아요. ...물론 좀 꺼름칙하긴 하지만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그렇게 말하며 탑에서 자라난 줄기들을 가만히 쳐다 보았다. 저것들도 과연 싸우게 되는 건가 싶어서.)
아이린 E. 테라코르:위로 나가기 위해서라도 길은 저곳밖에 없을 것 같구나. 방금까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탑인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시야에 들어온 걸까.
그나저나…… 나는 네 목소리 말곤 전혀 듣지 못했는데. (의아한 눈빛)
단테 이그리드:사람은 가끔 정신적으로 지치거나 몰렸을 때 시야가 극단적으로 좁아진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어쩌면 제가 들은 목소리가 그로 인해 자신을 보지 못한 저희들을 불렀던 탑의 목소리일지도 모르죠. 일단, 이렇게 있지 말고 어서 들어가봐요.(물론 안에서 전투가 일어날 것을 대비해 총도 단단히 잡고 탑 쪽으로 가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불렀다…… 는 느낌을 받았니? 이 또한 네가 성도라서 너에게만 들렸던 걸 수도 있겠어. (마찬가지로 총을 점검한다.) 긴장을 놓지 말고 가자꾸나.
그렇게 한참을 걸어, 아이린과 단테가 도달한 탑은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인기척이라곤 일절 느낄 수 없습니다.
상아빛의 벽체는 정교한 기둥이 떠받치고 있고, 층층이 쌓인 탑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까마득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여기도 사람은 없어 보이네요...(아치형 입구를 보고 다시 한번 주위를 제대로 살핀 후 총을 들고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가본다.)
내부로 들어서면 먼지가 잔뜩 쌓인 적막한 홀이 두 사람을 마주합니다.
다소 작게 보였던 입구와는 달리, 내부의 층고는 몹시도 높아 웅장함을 자아냅니다.
안쪽에는 각 층을 잇는 원형계단이 보이고, 계단을 지키고 선 조각상이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79/39/15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이린 E. 테라코르:예상은 했지만, 초입부터 쉽지 않겠구나. (찰칵, 소리를 내며 총을 장전했다. 한쪽 무릎을 굽혀 안정성을 확보하고 짐승의 몸체를 향해 쏜다.)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7 |
회피
기준치: |
50/25/10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이린이 쏜 총은 위력적인 소음과 함께 날아가지만,
짐승은 그 둔중한 몸을 민첩하게 틀어 피해냅니다.
단테 이그리드:와... 보기에는 둔해 보이는데 생각보다 움직임이 빠르네요? 이거 잡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같은데요...(긴장된 표정으로 짐승의 다리 쪽을 조준해서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6 |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짐승은 피하려는 듯 움찔하지만, 다리를 노린 단테가 더 빨랐습니다.
지탱할 다리 하나를 잃어버린 짐승이 크게 비틀거립니다.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내지르고는 머리를 굽히고 아이린에게 덤벼든다.)
들이받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 |
아이린 E. 테라코르:(과산소증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체력을 아껴두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이 덩치를 잘 피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찰나의 사이 수많은 경우의 수가 스쳐지나간다. 결국 옆으로 몸을 굴려 짐승이 달려드는 경로에서 벗어나려 시도했다.)
회피
기준치: |
50/25/10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이린이 피한 자리에 짐승의 날카로운 뿔이 쾅, 하고 내리쳐집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공격을 피하자마자 다시 자세를 잡으며 짐승의 몸통, 심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를 노린다.)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백각白角의 짐승:
반격 Roll
기준치: |
30/15/6 |
굴림: |
32 |
판정결과: |
실패 |
아이린의 공격은 안타깝게도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짐승은 직전 속도를 냈기 때문에 몸을 추스려야 하는지, 반격하지 않습니다.
단테 이그리드:바로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다리가 아예 없으면 그래도 피하는 속도는 줄어들지 않을까요?(사실 그랬으면 하는 희망사항이지만. 심호흡을 하더니 짐승의 남은 다리를 향해서 방아쇠를 당긴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반격 Roll
기준치: |
30/15/6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다리가 크게 꺾인 짐승은 울부짖으며 머리를 마구 흔들어댑니다. 하얀 피가 흘러나옵니다.
(다리 두 쪽이 너덜너덜해졌지만 그럼에도 아직 움직일 여력이 되는 듯, 아이린을 향해 굽을 높게 치켜들어 할퀴려 한다.)
백각 할퀴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피해: |
1 |
아이린 E. 테라코르:(엉뚱한 곳을 향하는 틈에 재빨리 방아쇠를 당긴다. 이번엔 맞춰야 해.)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4 |
단테에게 공격당한 여파일까요, 짐승은 다리를 치켜들었다가 휘청거리면서 중심을 잃습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아이린이 예리하게 겨냥하여 방아쇠를 당기고,
정확히 약점을 관통당했는지 자리에 쓰러진 짐승은 더 움직이지 못합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훔쳤다.) 네가 다리를 노려준 덕에 수월했어. 실력이 그새 일취월장해졌구나.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이제는 몸이 많이 익숙해진 모양이에요. 정말 이제와서인 것같지만...(그래도 조금 뿌듯한 표정을 짓더니) 아이린은 괜찮으세요? 약 드시고 나서 이렇게 몸을 험하게 움직여도 되는 건지 걱정이네요...
아이린 E. 테라코르:괜찮아. 다치는 걸 감수하고 반격을 할지 고민했었지만, 피하길 잘한 것 같구나. (단테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두드려줬다.) 이 정도쯤 험하게 움직인 것도 아니니 걱정 말고. 뿔에 받혀 날아간 것도 아니잖니? (이런 표현)
단테 이그리드:그랬으면 전 정말 울었을테니까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 하지 마세요...(정말 식겁했을 거라며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쿡 찌르더니 짐승을 빤히 내려다 보았다.) 이 탑을 지키기 위해 있었던 것같은데... 이 탑에 뭔가 중요한 것이 있기라도 한 걸까요. 일단 안을 좀 더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같네요.
계단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사실, 올라가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여기는 올라가는 길 뿐이네요... 그럼 한 번 위로 가볼까요.(아까와 같은 짐승이 있을 것을 대비해 총은 갈무리 하되 다시 넣지는 않고 들고 계단으로 올라가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옷매무새를 툭툭 털어 정리하고 계단을 올랐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아이린의 걸음이 일순 멎습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묘한 낯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착각인가 봐. 더 들리진 않는구나. (마저 가잔 듯 눈짓했다)
단테 이그리드:...무슨 소리를 들으셨길래 그러세요? 아까 제가 들었던 소리와 비슷한 것이라도 들으신 거 아니에요? 저도 여기 오기 전에 여기라는 소리를 들었으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뭔가 부딪히는 소리 같았는데, 아무래도 잘못 들었나 봐. 지금은 아무것도 안 들리거든.
단테 이그리드:음... 그래도 만약 무슨 소리를 들으셨다면 알려주세요. 혹시 모르잖아요, 갑자기 탑이 무너진다든가... 어떤 괴물이 또 나타나서 저희를 잡으려고 한다든가, 하는 일들이요. 정보는 공유할수록 좋은 거잖아요, 그쵸?
아이린 E. 테라코르:당연하지. 계속 귀를 기울이고 있을 테니 걱정 마렴. 너야말로 목소리가 뭐라고 했는지 나한테 바로바로 말해줘야지. (갑자기 흘김) 이제야 알려주니?
단테 이그리드:아... ... ...죄송해요, 깜빡했어요...(생각해보니 자기도 소리가 들렸다고만 했지, 내용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려서 울적해졌다.) 다음에는 무슨 소리가 들리면 꼭 말씀해 드릴테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알았으면 됐어. (새침) 자, 이제 계속 올라가자꾸나.
층을 오르면서 보이는 홀의 광경들은 공통점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공간의 크기도, 층고도, 구조도 저마다 제각각이군요.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겉으로 보았을 때는 모든 층이 같은 규격을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탑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요? 비상식적인 광경을 목도한 단테, SAN C (0/1)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78/39/15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각 층의 내부를 살펴보아도 생활감 없는 삭막한 풍경이 단테를 맞이할 뿐,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게 계단을 오르던 중, 두 사람은
3층에서 무너져 내린 홀과 마주합니다.
공허하게 무너진 외벽 너머로 잠든 가지와 더불어, 어둠에 잠긴 도시가 보입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이게 도시 여기저기를 무너뜨린 줄기의 본체라도 되는 걸까?
단테 이그리드:아까 저희가 들어갔던 건물들도 줄기는 못 보고 가지만 봤으니까 아마 본체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여기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니, 그것도 이상하고요.(그렇게 말하며 위를 다시 보다가) 위층은 이보다 더 심하겠죠?
강렬한 이명과 함께 단테의 시야가 뒤집힙니다.
녹음이 가득한 대지, 코 끝을 간질이는 싱그러운 향.
어딘가 어색한 동작으로 가지를 살피던 아이린이 단테를 돌아봅니다.
이목구비가 인식되지 않습니다. 저건 인간이 맞는 걸까요? 차라리 인형에 비유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오릅니다. 그럼에도 벙긋거리는 저것의 입모양이 선연합니다.
어깨를 흔드는 누군가의 손길. 그 순간 이명이 사라집니다.
신기루에 불과한 녹음이 흩어지고 남은 것은 먼지 쌓인 익숙하고도 낡은 폐허.
어깨에서 조심스레 손을 뗀 아이린이 걱정스러운 낯으로 단테를 살핍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왜 그렇게 멍하니 있니, 갑자기? 어디 아파?
방금 본 환상은 대체…. SAN C (0/1D2)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78/39/15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단테 이그리드:(잠깐 눈을 깜빡거리면 방금 상황을 정리했다. 그러니까, 방금 그건 구조요청이라고 봤어야 했나? 그런데 아이린을 닮은 무언가였는데...) 아까... 이상한 환상을 봤어요. 아이린, 그러니까 아이린을 닮은 무언가가 숲을 해방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거든요. 혹시 그 사이에 아이린은 뭐 들은 건 없으신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환상? 나를 닮은……?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였다.) 왜 하필 내 모습이었던 거지? 게다가 숲을 해방시키라니, 그건 부해와 관련이 있었던 걸까.
가지를 살피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단다. 네가 이상하게 조용하기에 뒤돌아봤더니 멍하니 있기에 불렀을 뿐이야.
단테 이그리드: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단테 이그리드:...아이린, 방금 소리 들으셨어요? 접속 실패라고... 그런데 메인 포트를 변경한다는 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왠지 불길한 마음에 경계태세를 갖추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아이린 E. 테라코르:또 소리가 들렸단 말이니? 이번에도 난 아무것도 못 들었어.
단테 이그리드:하지만 방금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 ...일단 조금만 더 올라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메인 포트라니…… 짐작도 안 가는구나. 그래, 일단 다시 가자.
10층을 더 올라가다 보면, 문득 돌이 바닥에 채이는 소리가 납니다.
바람이라도 부는 걸까요? 시간조차 멎은 것 같은 거대한 무덤인 이곳에서?
단테 이그리드:무슨 또 이상한 소리가...(아래를 슬쩍 봅니다.)
고개를 돌리면, 가느다란 나뭇가지들이 기괴하게 얽혀 형태를 이룬 짐승을 또다시 마주합니다.
다시 한 번 백각의 짐승과의 전투가 발생합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분명히 우리가 죽이지 않았었니? (놀라고 있을 틈도 없다. 서둘러 총을 장전하고, 머리 부근을 노려 발포했다.) 새 개체는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거지?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반격 Roll
기준치: |
30/15/6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백각 할퀴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2 |
아이린이 재빠르게 짐승의 머리 부근을 노렸지만,
짐승은 뿔 같은 나뭇가지가 파괴되면서도 아이린에게 덤벼들어 팔을 할큅니다.
아이린 HP 2, 백각의 짐승 HP 3 감소.
단테 이그리드:아이린, 괜찮으세요!? 어쩌면 처음부터 두 마리였는데 저희가 운 좋게 한 마리만 마주친 걸지도 모르죠...!(일단 다시 움직임을 막기 위해서 다리를 향해 조준 후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회피
기준치: |
50/25/10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단테는 이번에도 다리를 노려 발포했지만, 읽힌 걸까요?
짐승은 마치 단테의 공격을 예상한 듯한 움직임으로 몸을 틀어 다리를 보호해냅니다.
(자신을 공격한 이에게 조건반사 작용마냥 무서운 속도로 달려간다.)
들이받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짐승은 속도를 내어 달려듭니다만, 방향을 완전히 잘못 잡아 벽에 부딪히는 게 고작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와, 이거 맞았으면 분명 아팠겠죠...(방금 것은 읽혔으니 이번에는 아예 머리를 노려 방아쇠를 당긴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짐승은 벽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던 와중에 단테의 총알을 피해버립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팔뚝의 옷이 찢겨나가 피가 배어나온다. 작게 혀를 차며 다시 짐승의 다리를 정조준했다.) 움직임을 읽는 걸 보니 아까 싸운 놈이 맞는 것 같구나!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4 |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짐승이 빠져나오는 사이 생긴 헛점을 놓치지 않고 아이린이 총을 격발합니다.
눈이 번쩍이는 빛과 함께 짐승의 다리 한쪽에 큰 상처가 생깁니다.
단테 이그리드:진짜 그 사이에 몸이 다 회복된 건가요? 이건 이것대로 일이 힘들어지는데요...(그 말에 약간 울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다가도 다시 조준해서 이번에는 팔을 겨냥해서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1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 |
반격 Roll
기준치: |
30/15/6 |
굴림: |
35 |
판정결과: |
실패 |
양쪽에서 이어지는 협공에 짐승은 미처 반응하지 못합니다.
단테의 조준은 정확히 짐승의 팔에 가닿아 부상을 입힙니다.
백각 할퀴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3 |
짐승이 당황하였는지 팔로 마구 할퀴려 들지만 단테를 아슬아슬하게 비껴나갑니다.
단테 이그리드:(이번에는 제대로 머리를 겨냥해서 다시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당신에게 주어진 좋은 기회였지만, 짐승이 마구 날뛰는 탓에 미처 약점을 노릴 수 없었습니다.
단테의 총알은 짐승을 빗나가 애꿎은 벽에 박히고 맙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이렇게 되면 또 회복할 수도 있어. 어떻게든 빠르게 끝을 봐야 해!
(아까 노렸던 몸통 부근을 향해 다시 한 번 총을 겨냥하고 쏜다.)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2 |
반격 Roll
기준치: |
30/15/6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들이받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짐승은 자신의 몸통에 총알이 박히자 미친 듯 머리를 흔들어대며 아이린에게 달려옵니다.
그러나 꾸준히 누적된 공격으로 타격을 받은 탓인지, 아이린에게 미처 가닿지 못하고 휘청거리며 주저앉네요.
단테 이그리드:그래도 조금만 더 하면 다시 쓰러트릴 수 있을 것같아요!(아까까지 공격을 해댔으니 이번에는 다리를 조정해도 읽히지는 않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다리 쪽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2 |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42 |
판정결과: |
실패 |
주저앉았던 탓에 짐승은 단테의 총알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백각 할퀴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짐승이 발악하듯 굽을 들어 내리치지만, 역부족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짐승도 이제 정말 힘을 다 한 것같은데요?(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아이린 E. 테라코르:네 힘도 다한 것 같고. (이상할 정도로 반격을 못하는 친구 봄)
분명 머리를 향해 쐈는데, 총알은 짐승을 빗겨나가고 맙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사실 이쪽도 큰 데미지는 넣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지치면 안 돼!
라이플
기준치: |
70/35/14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7 |
반격 Roll
기준치: |
30/15/6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아이린의 총구는 단테가 노렸던 머리를 향하고,
발사된 총알은 짐승의 조각 같은 머리를 꿰뚫습니다.
돌이 부딪히는 듯한 소리와 함께 짐승이 바닥으로 스러집니다.
단테 이그리드:하.... ... ...진짜 힘들었어요.(털썩..)
아이린 E. 테라코르:(곁에 같이 주저앉음) 지혈부터 해야겠구나…… 힘을 더 빼서는 안 되는데.
(피 줄줄 흐르는 팔로 제 가방을 내린다.) 붕대 좀 꺼내주겠니?
단테 이그리드:아, 네! 제가 치료해드릴까요?(일단 가방에서 붕대와 약들을 꺼내더니 치료는 그래도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아이린 E. 테라코르:응, 맡길게. 아무래도 다친 데가 팔이라서 나 혼자는 어려울 것 같구나.
단테 이그리드: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마른 헝겊으로 피를 닦아내고 잠시 지혈을 하고 나서 상처부위에 약을 꼼꼼히 바르고 그 위를 붕대로 감아본다.)
응급처치
기준치: |
50/25/10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아이린 E. 테라코르:아까보단 훨씬 낫구나, 고마워.
역시 너는 공격보다는 회복이나 방어에 소질이 있는 걸지도……
단테 이그리드:...방금 그 말은 슬퍼지니까요... 진짜 슬퍼지거든요.(그렇잖아도 공격도 잘 안들어가서 슬퍼졌는데 확인사살 당하는 것같아 울적해졌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그걸로 다행이죠. 짐승은... 음, 다시 재생될 수 있으니까 아래층으로 떨어트릴까요? 적어도 시간이라도 벌게요.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단테는 산산조각난 나무조각이 부들거리다, 천천히 도로 붙으며 형태를 재구성하는 것을 목도하고야 맙니다.
이대로 보고 있다간 금세 재구성되어 두 사람에게 다시 달려들고 말겠죠.
단테 이그리드:저거 바로 재생되는 것같으니까 얼른 올라가는 편이 좋겠어요!!(금방 또 붙잡히기라도 할까봐 얼른 위로 뛰어 올라간다.)
아이린 E. 테라코르:아까도 이런 식으로 붙은 거겠지? (질린 낯으로 붕대가 감긴 팔을 쥐고 계단에 발을 디뎠다.)
단테 이그리드:이러다가 정말 끝이 안 나겠네요... 나무라면 아예 불을 지르면 덜할 것같지만, 그건 그것대로 저희까지 위험하겠죠?(살짝 아쉽다는 표정)
아이린 E. 테라코르:이 탑은 올라가는 계단이 좁으니까, 섣불리 불을 썼다간 우리의 안전도 보장 못할 수 있어. (속도를 내어 뛴다.)
두 사람이 계단에 발을 올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뒤쪽에서 딱딱, 하고 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더니……
다그닥 다그닥, 말발굽이 돌에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이미 두 번의 전투로 피로와 상처가 늘었습니다. 이번만큼은 잡히지 말아야 해요.
단테 이그리드:이만큼이나 올라왔는데... 몸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없는 걸까요?(계단을 뛰어 올라가면서 숨거나 피할 곳은 없는지 주위를 살펴본다.)
탑에는 그저 계단과 또 계단. 층고에 도착한다 해도 황량할 뿐 몸을 숨길 만한 구조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이린 E. 테라코르:
민첩
기준치: |
70/35/14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단테는 날렵하게 뛰어 삽시간에 5층을 올라갔지만, 아이린은 점차 뒤로 처집니다.
부상을 입으며 피를 흘린 탓에 기력이 빠진 걸까요?
단테 이그리드:아이린, 조금만 더 힘을 내보세요! 이러다 잘못하면 따라잡혀요!!(그렇게 말하며 손을 잡고 끌어봅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가쁜 숨을 내쉬며 손을 맞잡았다. 원래는 이렇게까지 몸이 무겁지 않았는데. 다리를 억지로 움직이려 해도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미안, 발목을 잡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단테 이그리드:이건 아이린의 탓이 아니잖아요... 굳이 따지자면 저희가 운이 정말 바닥이 보일 정도로 안 좋은 것 뿐이죠.(물론 이것도 좋단 건 아니었지만... 조금이라도 짐승에서 떨어지기 위해 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계단의 너비는 넓어지고, 정비가 되지 않은 곳도 많아집니다.
계단 한켠이 부서져 있거나 돌무더기가 쌓인 탓에 뛰어 넘어가야 하는 곳도 상당합니다.
단테 이그리드:
운
기준치: |
49/24/9 |
굴림: |
1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이린 E. 테라코르: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단테가 끌어당겨준 덕분일지, 쫓아오는 짐승과 거리가 조금 벌어진 듯합니다.
하지만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호흡이 부족한 머리는 찌르르 아파오고, 다리가 천근만근 무거워져 갑니다.
설상가상, 단테가 막 발을 내딛은 계단이 무너져 한쪽 다리가 빠지고 맙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단테! (작게 비명을 지르며 당신의 팔을 붙잡았다.)
단테 이그리드:(팔을 붙잡아주는 것에 겨우 빠진 다리를 빼내며) 저는 괜찮아요! 점점 계단들의 상태가 안 좋은 걸 보면 나름 정상에 가까워진다는 뜻 아닐까요? 덕분에 저희는 좀 고생길이 많이 열렸지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온 힘을 다해 단테의 팔을 잡아당기며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그 바람에 상처가 벌어졌는지, 팔뚝을 감싼 붕대 위로 붉은빛이 스물스물 번져간다.) 말을 아껴, 호흡이 힘들잖니. (단테가 겨우 다리를 빼내면 뒤쪽에서 그의 등을 가볍게 밀어주었다.) 뛸만 하겠어? 상처는?
발밑이 무너지면서 이곳저곳 긁히고 부딪히긴 했지만, 내딛는 데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단테 이그리드:긁히거나 하긴 했지만 그래도 달리는 거에는 문제가 없는 것같아요... 아이린도 조심하세요, 잘못했다가는 정말 크게 다칠 수 있을 것같으니까요!(목 끝까지 올라와서 부족해진 숨에 잠시 크게 들이내쉬다가 정신을 다시 차리고 위로 올라간다.)
그 사이 겨우 벌린 짐승과의 거리는 다시 좁혀졌습니다.
탑에 메아리치는 소리가 저토록 섬뜩할 수 있던가요.
이미 총알을 많이 소모했습니다. 체력은 떨어졌고 잔부상을 입었죠. 이 상황에서 더한 전투는 피해야만 하는데.
두 사람은 벽을 짚고 거친 숨을 내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르고 또 오릅니다.
어느덧 20층도 넘게 오른 것 같습니다. 이 추격은 언제까지 이어지는 걸까요?
이를 악물고 달리던 아이린은 한계가 찾아온 듯, 휘청거리기 시작하더니 비끄러지듯 앞으로 넘어지고 맙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작은 신음성을 내뱉는다. 몸을 일으키려 해봤지만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단테 이그리드:괜찮으세요!? 몸은... 다시 움직일 수 없을 것같나요?(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같은 모습에 당황하다가 그 앞에 앉아 등을 내어보인다.) 힘드시면 그냥 업히세요! 여기에 혼자서 계실 수는 없잖아요!!
아이린 E. 테라코르:(지나치게 몸을 몰아붙인 탓인지 호흡도 잘 이어지지 않을 듯했다. 팽팽 도는 눈앞을 어쩌지 못하고 이마를 짚었다.) 두고 가. 나 때문에 너까지 당할 순 없잖니!
단테 이그리드:그렇다고 아이린을 두고 가면 제가 두고두고 후회하고 말 걸요? 그러지 말고, 늦기 전에 어서 업히시는게 좋을 거예요!! 제가 친구를 버릴 사람이 아니란 건 아이린도 잘 알고 계시잖아요...!
아이린 E. 테라코르:(괴롭게 가슴을 들썩이다가, 하는 수 없이 비틀거리며 단테에게 업혔다. 그가 저를 버리지 않을 사람이란 건 자신이 가장 잘 알았다.) 조금만 회복되면 바로 내려줘, 알겠지?
단테 이그리드:음... 일단... 상황을 보고요!(솔직하게 말하자면 회복이 된다고 하더라도 걱정이 되니까 순순히 내릴 생각은 없지만 그거까지 답한다면 거부할 것이 바로 떠올랐기 때문에 시선을 돌리며 얼버무리다가 업히면 바로 일어나 다시 위로 올라간다.)
아이린 E. 테라코르:(그대로 두 번의 층고가 더 높아지면, 위치를 살필 수 없는 단테를 대신해 계속 뒤쪽을 돌아보다가 어깨를 두드렸다.) 이제 됐어, 내려주렴!
단테 이그리드:하지만 지금도 아직 아프시잖아요? 조금만 더 올라가고 괜찮으시면 그 때 정말 내려드릴게요~(어깨를 두드리는 것은 애써 무시한 채 계속해서 위로 올라가본다.)
그 뒤로도 아이린은 두 번쯤 더 내려달라고 말하지만…… 말을 들어줬을까요?
단테 이그리드:(........안들었을 것같다....)
단테 이그리드:조금만 더 쉬시는 편이 좋아요~ 약도 드셨는데 몸을 아끼셔야죠!(이 말도 이미 몇 번째 하는 변명일 것이다.)
아이린 E. 테라코르:그러다 너까지 잡힐까 봐 그러는 것 아니니! 정말……
아이린을 업은 채 뛰고, 또 뛰다 보면 어느덧 30층.
목숨의 위협이 인체의 한계를 이기지 못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다리가 더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허벅지를 당기는 것만으로도 통렬한 고통이 전신을 휘감습니다.
그러나 끔찍한 사신의 발굽소리는 여전히 계단참을 메아리치고 있으며,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단테! 이제 더는 안 돼. (억지로 몸을 비틀어 내려섰다. 어깨에 멘 총을 쥐어들었다.)
내가 막을게. 너는 조금씩이라도 올라가.
단테 이그리드:이 상태로 쏘시려고요!? 흔들려서 조준하기 힘드실텐데... 그럼 일단 부탁드릴게요! 반동은 제가 맡아 드릴테니까요.(방아쇠를 당기면 오는 반동을 받아줄 생각으로 힘을 주며 위로 올라간다.)
아이린 E. 테라코르:아니! 내가 혼자 남겠단 뜻이야. 어떻게든 지상으로 나가야 하잖니? 짐승이 계속 쫓아오는 이상 우리 둘 다 가는 건 무리야.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 총알을 탄창에 집어넣는다.)
성도와 일반인인 길잡이를 비교했을 때 중요한 건 당연히 전자라는 거 알지? 운이 좋으면 따라갈 수 있겠지. 그러니, 지금은 날 두고 가렴.
단테 이그리드: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성도와 일반인이기 전에 친구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건 감안하지 않았단 말이에요!! 어쨌든, 전 그럴 수 없어요. 그럴 바에 차라리 다시 한번 같이 싸우는 편이 나을 것같다고요. 저도 아직 싸울 수 있으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여기에서 싸우다가 크게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아직 얼마나 더 많은 괴물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몸을 아껴야지. 이성적으로 생각해, 단테. 버리는 게 아니라, 내 말을 들은 것뿐이야.
멋대로 냉정한 결단을 내리는 아이린의 목소리 틈새로, 익숙한 바람소리가 스며듭니다.
단테 이그리드: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저것은 탑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니, 탑에서만 존속할 수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눈에 계단과 이어진 홀의 안쪽, 흰 가지가 성성히 빛나는 외벽 너머, 까마득한 깊이의 어둠이 눈에 들어옵니다.
단테 이그리드:(들려오는 소리에 잠시 어둠으로 눈길을 보내다가) 아이린, 아까 탑으로 저를 부르던 소리가 짐승을 밖으로 추방시키면 된다고 하니까 저 쪽으로 유도하면 어떨까요?(그렇게 말하며 손으로 어둠을 향해 가리킨다.)
아이린 E. 테라코르:뭐? (당장이라도 단테를 위로 떠밀 기세다가, 눈살을 작게 찡그린다.) 추방……? (그 말을 듣고보니, 그제야 주변의 구조를 살필 여력이 생긴다. 확실히 홀로 전투하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지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니? 내가 미끼가 될까?
단테 이그리드:(미끼가 될 사람을 생각한다고 한다면 빠른 사람이 하는 편이 좋겠지만... 잠깐 고민을 하다가) 아이린은 움직이실 수 있으신가요...? 만약 몸을 움직이기 힘들다면 제가 미끼를 해도 괜찮아요. 저에게 중요한 건 아이린의 안전이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네가 꿋꿋이 안 내려주고 업고 올라온 덕분에 체력이 조금 회복됐어. (뒤끝) 바깥으로 유도하는 정도론 움직일 수 있을 것 같구나.
단테 이그리드:...아이린, 뒤끝이 있으시네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만약 위험해지면 제가 난입하면 될테니까 너무 무리하지는 마시고요, 알겠죠?(혹시나 무리해서 움직이려고 할까봐 매우 걱정하는 표정이다.)
아이린 E. 테라코르:창가로 서 있다가 짐승과 부딪히기 직전에 피할 테니, 내가 혹시라도 위험해 보이면 떨어지지 않게 잡아주렴. (걱정에도 굴하지 않고 계획이나 세운다.)
단테 이그리드:가능한 위험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알겠어요, 떨어질 것같아도 제가 확실히 잡아드릴테니 안심하시고 움직이셔도 될 것같아요!(그렇게 말하며 짐승의 움직임을 주시하고자 시선을 짐승에 고정시켰다.)
두 사람이 급히 계획을 짜는 사이에도 짐승은 탑을 내달리기를 멈추지 않습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 앞에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냅니다.
아이린이 허공을 향해 총을 쏴 시선을 그에게로 집중시킵니다.
짐승은 단테를 알아차리지도 못한 듯 우악스런 두 다리를 치켜세우고 아이린에게로 돌격합니다.
외벽의 바로 앞에 서서 고요히 총구를 겨누고 서 있던 아이린은, 짐승의 추진력이 가장 높아진 채로 달려드는 순간 몸을 아래로 굽혀 구릅니다.
순식간에 공격대상이 사라진 짐승은 미처 방향을 바꾸지 못한 채 그대로 외벽 너머로 추락하고 맙니다.
긴 체공 시간 끝에 쿠당탕! 하고 무언가 산산조각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단테 이그리드:(산산조각나는 소리에 잠깐 어깨가 움츠러 들다가) ... ... ...이제 정말 끝난 거 맞겠죠...? 아이린은 괜찮으세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런 것 같구나. (장전을 해제하고 총을 내려둔다. 안도감에 어깨에서 힘이 쭉 빠졌다.) 휴우…… 고생했어.
단테 이그리드:아이린도 고생 정말 많으셨어요... 이제 위로 올라가면 되는 걸까요...?(그렇게 말하며 남은 계단을 올려다 보았다. 이걸 또 언제 다 올라갈지..)
아이린 E. 테라코르:어차피 짐승이 되살아날 것 같지는 않으니, 올라가기 전에 잠깐 쉬다 가지 않겠니? 너도 너무 오래 뛰어서 힘들 테고. 나도 지금은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하겠어.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는다.)
단테 이그리드:그럴까요... 아까부터 쫓기느라 긴장했더니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같긴 해요.(그러면서 그대로 자리에 앉아서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떨어진 곳을 가만히 바라보며) 짐승은 이제 움직이지 못할 것같은데 대체 무슨 원리로 그렇게 움직인 걸까요. 이걸 알려준 목소리는 대체 또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아이린 E. 테라코르:모르겠어. 옛 도시의 건물들에는 저런 게 하나도 없었는데 왜 이 탑에만 있는 건지. 그리고 그 목소리, 나에겐 이번에도 들리지 않았거든. 아무래도 성도인 너를 도와주려는 것 같구나. 대체 누구인지는 짐작도 안 가지만.
단테 이그리드:정확한 목적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희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같으니 다행이네요. 그 원리는 모르겠지만... 이 탑에 남은 사념이나 어떤 장치같은 것이 아니지 않을까 싶네요. 비행선에서 봤던 정교한 기계장치와 비슷한 무언가일지도 모르잖아요.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요...(그렇게 말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전에 봤던 그 환상같은 건 이제 없는 건가?)
휴식을 취하며 주변을 둘러보자면, 내내 경계하느라 온몸이 잔뜩 굳어 있었기 때문인지 급격한 졸음이 몰려옵니다.
눈에 띄는 무언가는 보이지 않고 짐승도 사라졌으니 원하는 만큼 휴식을 취하다 가도 좋겠죠.
그것은 홀 너머, 나선을 그리는 층계의 어느 먼 위쪽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직감합니다. 지금이라면 저것은 도망가거나 사라지지 않습니다.
단테 이그리드:(노랫소리에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도망가거나 사라지지 않을 것같다는 생각에 조심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음을 옮겨본다.)
가까워지는 노랫소리가 꼭 언젠가의 가장 큰 행복과 즐거움을 떠올리게끔 합니다.
단테는 탑의 최상층에 도착합니다. 계단 끝에 놓인 작은 문이 보입니다.
윤기가 흐르는 밤색 나무문은 꼭, 방금까지 사용되던 것 같습니다.
단테 이그리드:...그러니까 이 문 너머에 뭔가가 있나...?(작은 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문을 열어보기 전에 일단 노크를 해본다.)
단테 이그리드:음... ... ...잠시 실례하겠습니다...(대답이 없으니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본다.)
조심스레 문을 열면 뇌리를 관통하던 노래가 멎고, 계단참의 크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작은 방이 드러납니다.
벽은 여지껏 탑에서 보아온 것과 마찬가지로 밝은 색을 띈 것이고,
특이하게도... [바닥]이 새까맣군요. 내부를 비추는 [빛]의 온기가 퍽 따뜻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여긴 또 대체 어디인지...(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일단 바닥부터 살펴본다.)
여태까지 탑을 이루던 바닥을 기억한다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새까맣고 번들거리는 바닥입니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바닥은… 유리 같은 투명한 재질로 이뤄져있습니다.
바닥처럼 보이는 새까만 것들은 그 너머에 위치한… 진흙처럼 끈적한 점도의 촉수, 혹은 뿌리가 느릿하게 물결치는 모습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SAN C (1/1D2)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78/39/15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단테 이그리드:... ... ...저게 무슨...(잠깐 눈을 깜빡거리다가 먼 산을 바라보았다. 대체 이 장소가 어디길래 저런 것이 있는지...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 고개를 털다가 빛을 살펴본다.)
빛줄기는 나아가야 할 길을 인도하듯 방의 중심을 향해 움직입니다.
단테 이그리드:(빛줄기를 의아하게 바라보다가 일단 움직이는대로 천천히 그 뒤를 따라가본다.)
그에 응해 발을 내딛는 순간 당신은 무언가 이상함을 깨닫습니다.
그야, 희미한 빛에 의지해야 하는 어두운 곳인데 당신의 모습은 한낮의 태양 아래인 듯 선명하게 보이지 않나요?
그 위에 얌전히 놓인 작은 [상자]의 매끄러운 모서리가 빛을 머금고 반짝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아, 이걸 알리려고 있는 빛이었나?(빛줄기를 한번, 그리고 상자에 열쇠가 필요한지 살펴보다가 열어보려고 시도해본다.)
화려한 보석이나 선명한 금속 장식이 달려있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부조가 인상적인 작은 상자입니다.
한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로군요. 매끄러운 마감만으로도 하나의 작품 같습니다.
걸쇠가 달려있진 않지만, 실금같은 가느다란 틈의 흔적이 보입니다. 쉽게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상자의 표면에 글자가 적혀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이질적인 옛 문명의 언어. 그러나 어쩐 일인지 당신은 그곳에 적힌 글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상자를 여는 순간, 끔찍한 어둠이 당신의 얼굴을 핥고 지나갑니다.
비명을 내지르기도 전, 빛이 어둠을 밀어냅니다.
찰나의 습격이 무상하게도 주변의 풍경은 전과 다름없습니다.
미련을 빚어 추억으로 새긴, 어떤 과거의 영광이 눈 앞에 장막을 드리우면…
단테 이그리드:(노래의 가사와 음색, 그것들이 뇌리에 각인되어 다시 떠오르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이런 노래를 들은 적이 있었구나, 싶어서. 목을 가다듬고 떠올린 노래를 짧게나마 한번 불러본다.)
노래를 짧게 허밍하자, 황홀이 몸을 적셔옵니다.
황금에 몸을 담그는 듯한 그 순간, 뺨을 달구는 아릿한 고통에 단테는 깨어납니다.
쨍그랑, 무언가 나동그라지는 소리가 납니다. 불협화음이 귀를 찢고 혼곤한 정신 위로 세례를 끼얹습니다.
당신을 깨운... 아니, 당신의 따귀를 때린 것은 단연 아이린입니다.
그는 공포에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무어라 말을 잇지도 못하고 숨을 몰아쉬던 아이린이 고개를 툭, 떨구면 창백하게 질린 귓바퀴를 타고 피가 흘러내립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너…… 이제 정신이 좀 드니?
단테 이그리드:(아릿한 통증에 잠시 정신이 깨어나면 갑작스러운 상황에 오히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 꿈 속에서 노래를 불렀던 것같은데? 그러다가 귓바퀴를 타고 흐르는 피에 사색이 되어 놀라며) 아이린, 괜찮으세요!? 이게 무슨... 대체 방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아이린 E. 테라코르:괜찮은진 내가 네게 물어봐야지. 갑자기 계단 위로 올라가기에 따라왔는데, 네가 부르는 노래…… 그걸 들으니 머리가 너무 아팠어. 그만 부르라고, 왜 그러냐고 계속 말렸는데 전혀 듣지도 않고.
최후의 수단이었지만, 때린 건 미안해.
귀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고개를 든 그의 코에서도 한 줄기 선혈이 흘러내립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
SAN Roll
기준치: |
45/22/9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단테 이그리드:그러니까... 제가 아까 계단 위로 올라갔다고요? 그럴리가요, 전 꿈 속에서나.(그렇게 말하다가 문득 꿈에서 했던 행동이 현실에서도 나타난 건가 싶어 잠시 입을 다물었다. 방금 불렀던 노래도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줄 수 있는 거구나...) 아까... 이상한 꿈을 꿨어요. 바닥에는 저희가 봤던 짐승과는 차원이 다른 괴생명체가 있었고, 빛을 따라 가서 발견한 상자를 열어보니까 거기에는 맹세를 하라고 하더라고요. 마땅히 죽을 곳으로 향하겠다고... 그리고 이상한 무언가가 얼굴을 핥은가 싶더니 머리 속에서 어떤 노래의 가사와 음율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꿈 속에서 그걸 부르다 보니까 지금 이 상황이 된 거고... ... ...저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어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귀와 코에서 흘러내린 피를 대강 닦아내며, 단테의 이야기를 차분히 듣는다.) 모든 게 꿈은 아니었던 모양이야. 저 상자는 네가 말한 그대로니까.
하지만 이 방은 대체…….
아이린의 뒤쪽으로는 익숙한 층계참의 실루엣이 보이지만, 이곳은... 그간 탑을 오르며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것들로 가득합니다.
악질적인 박제처럼 군데군데 텅 빈 뼈대만으로도 그들은 바닥을 딛고 서거나 앉아서 손을 뻗고 있습니다. 당신을 향해서요.
단테 이그리드:
정신
기준치: |
85/42/17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엄밀히 따지자면 당신을 향했다기보단,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해 저들끼리 얽혔던 것 같습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저 뼈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아. (광경에 비해 무덤덤한 낯으로 중얼였다.)
저길 보렴, 이그리드.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낡은 천이 보입니다.
끄트머리가 삭아있으나 그 중심에 새겨진 수는 단테에게 익숙한 문양입니다. 제국 크로하스.
단테 이그리드: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1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홀로 이곳에 발을 들였고, 전부 상자 속의 노래에 눈이 멀어 운명을 달리한 익사자들.
아이린이 없었다면 당신 또한 이 곳을 장식하는 백골 중 하나가 되었겠죠.
단테 이그리드:...아이린이 없었으면, 저도 저들과 같은 운명을 달리 했을 것같네요...(잠시나마 소름이 돋아 질린 표정으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럼 제가 봤던 것이 마냥 꿈은 아니었단 소리인데... 혹시 바닥도?(방금 봤던 ㄱ무언가가 있을지 시선만 슬쩍 아래로 향했다.)
:죽음은 고스란히 박제되어 방파제를 세웠으나, 그 어떠한 전례도 파도 속으로 걸어가는 이들을 막지는 못한 모양입니다.
빽빽하게 얽힌 흰 뼈들 사이로 뒤집힌 [낡은 책]이 두꺼운 먼지를 뒤집어 쓴 채로 얌전히 잠들어있으며, 다른 어떤 백골 밑에는 [등] 하나가, 다른 백골 근처에는 [납작한 원반]이 바닥을 뒹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발치, 나동그라진 [작은 상자]가 보입니다. 당신이 꿈에서 보았던 그것요.
단테 이그리드:후... 그래도 꿈에서 봤던 것과 바닥은 다른 모양이네요.(눈두덩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보다가 일단 낡은 책을 집어들어서 살펴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바닥에도 또 뭔가 보였던 모양이구나.
낡은 책은 레덴바르 이전의 성도가 남긴 기록 같군요.
단테 이그리드: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곳에 이성을 잃지 않고 도달한 성도는 단테가 유일함을 직감합니다.
아니, 사실 단테도 이성을 잃었었죠. 곁의 아이린이 없었다면 백골이 되었을 것입니다.
단테 이그리드:꼭 성도가 무슨 제물이 되는 것처럼 느껴지네요...(책을 덮고 이번에는 등을 살펴본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재질로 이루어진 매끄러운 곡선이 퍽 아름답습니다.
생긴 것은 꼭 기름등을 닮았으나, 어디에도 분리를 위한 유격은 보이지 않습니다.
손에 쥐면 내부에서는 따스한 빛이 넘실거리더니, 주변을 밝힙니다.
대체 몇 년이나 이곳에서 고독하게 주인을 기다려온 것일까요?
상식을 아득히 넘어서는 기술력.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이것은
지하의 물건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이건 기술력이 저희의 것이 아닌 걸 보아하니 지하의 물건인 것같네요. 혹시 모르니 잘 챙겨두는 편이 좋을 것같아요. 나중에 무사히 빠져나가면 엔지니어님께 보여드려도 좋아할 것같지 않나요?(그나마 따뜻한 기운에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듯 웃으며 이번에는 원반을 살펴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빛나는 게 범상치 않은 물건인 것 같긴 하구나. 가져가서 나쁠 건 없겠지.
비행정에서 보았던 '수신기'와 유사한 납작한 나침반 형태로, 붉은 유리 안쪽으로 불빛이 느릿하게 점멸합니다. 이게 '발신기'겠네요.
단테 이그리드:음... 이게 저희가 봤던 수신기의 발신장치인 모양이에요. 그 말은 즉슨, 이 백골 중 하나는 레덴바르씨일 수... 있단 소리네요. 그렇게 생각하니 오싹하지만요.(그렇게 말하며 발신기를 만지작거리다가) 이 곳에 있어서 신호가 교란되었던 걸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가 그나마 가장 기대를 걸 만한 성도였는데, 결국은 이들과 같은 끝을 맞이했나 보구나. (제 팔 겹쳐 팔짱을 끼고 백골 무리를 바라본다. 레덴바르를 구별해 찾아낼 능력도 없으면서.) 아주 먼 곳인데다 깊은 지하이니, 교란될 만도 해.
단테 이그리드:저희같은 경우가 정말 가까스로 살아남은 편일테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다같이 백골로 모여있을 줄은 몰랐네요... 이건 잘 간수했다가 돌아갈 때 쥐어드리는 편이 좋겠네요. 그리고 이건 아까 제가 꿈에서 봤던 상자같은데...(그렇게 말하며 상자를 살펴보더니 안에 아까 봤던 것이 있는지 슬쩍 열어본다.)
원래는 내용물이 있었던 걸까요? 안타깝게도 의문에 답해줄 이는 없습니다.
내부는 텅 비어있으며, 그 어떤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벽면을 장식한 거대한 아치형 창문이 문득 눈에 들어옵니다.
먼지 낀 다른 창문들은 희미하게나마 단테가 손에 든 동그란 불빛과 흐릿한 실루엣을 반사하는데, 하나의 창문만은 불빛을 삼키고 텅 빈 암굴을 내보입니다.
유리 대신 먹으로 만들어진 유체로 이루어졌다 해야 할까요.
탑의 구조를 생각한다면 이 너머로 나서보았자 추락할 것이 뻔한데도, 그렇지 않으리란 확신이 듭니다.
이곳에서 숨을 거둔 성도들은 이 수상쩍은 입구를 코 앞에 두고도, 그 무엇도 눈치채지 못하고 눈 먼 죽음을 맞이하고 만 셈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아이린, 저 창문 너머로 뭔가가 있을 것같다는 감이 들어요. 아까 짐승이 그랬던 것처럼 아래로 떨어질 것같지도 않고요. 어디까지나 제 감이지만... ... ...같이 가보시는 건 어떠세요? 물론 아이린이 위험할 것같으면 저 혼자 갔다와도 괜찮아요!
아이린 E. 테라코르:창문에? (시선을 옮긴다. 그제야 아이린 또한 불빛과 실루엣이 비치지 않는 이질적인 창문을 발견했다.) 평범하지 않은 건 확실해 보이는구나. 같이 가자. 널 혼자 보냈다가 또 아까 같은 일이 일어날까 봐 걱정돼.
단테 이그리드:아무리 그래도 설마 저 백골들처럼 될까봐요...(하지만 스스로 그렇게 말해놓고도 만약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좋아요, 그럼 같이 안에 들어가 보도록 해요.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도망치기, 아시죠?
아이린 E. 테라코르:너, 내가 아니었으면 그렇게 될 뻔했잖니. (지적하고는) 물론이지. 부해에 들어온 후로는 뭐든지 경계하고 있으니까. 자, 그럼 가보자꾸나.
단테와 아이린이 창문으로 향하려는 그 순간, 흡사 땅울음에 가까운 진동이 탑을 뒤흔듭니다.
아이린이 휘청거리다 간신히 당신을 붙잡습니다.
넘어지는 것을 겨우 면한 그가 조심스레 자세를 바로잡는 그 찰나에 모든 일이 일어납니다.
견고해보이는 석조 바닥을 뚫고, 집채만한 줄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끝에 달린 것이 아이린과 단테를 향해 방향을 바꿉니다. 꽃, 아뇨, 그보다는 사람의 손을 닮은...
손이 녹아 흘러내립니다. 거대한 웅덩이로 화한 그것은 가느다란 줄기를 엮으며 형태를 바꿉니다.
그러나 그것이 완벽한 무언가의 형태를 이루기 전, 다시금 거대한 파동이 탑을 휩씁니다.
훈풍이 등을 떠밉니다. 그제서야 정신이 듭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단테의 손을 잡아당긴다) 뭐해! 어서!
이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이렇게 무모하게 등을 돌리는게 옳은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단테 이그리드:(잠시 그 모습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급히 부르는 목소리에 손을 잡고 정신을 차렸다.) 아, 네! 일단 움직이는 편이 좋겠네요...! 그런데 저건 대체 뭘까요?
둔탁한 소리가 귓전을 휩씁니다. 그 사이로 희미하게 얽혀든 낯선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공중에 박제되어 있던 뼈들이 형체를 갖춰 그것을 막아서고 있습니다.
마침내 사람과 유사한 형태를 갖춘 것이 갈퀴같은 손을 휘두릅니다.
귀를 찢는 파열음이 들리고, 날카로운 무언가가 단테를 향해 날아듭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이 무상하게도, 가슴을 찢는 끔찍한 고통과 함께 시야가 점멸합니다.
낯선 녹음이 부서지는 햇살 아래 옅은 색으로 반짝이고, 상쾌한 바람에 섞인 싱그러운 풋내가 코 끝을 간질입니다.
몇 번이나 겪었으니 이제는 압니다. 이것은 백일몽입니다. 그것도 누군가가 끌어들인 꿈이죠.
당신은 아이린의 형체를 빌렸던 얼굴 없는 이를 떠올립니다.
대체 어느 순간에 이곳으로 끌려온 것일까요? 단테가 기억하는 마지막은…
단테 이그리드:(잠시 눈을 깜빡거리다가 마지막의 기억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아이린을 찾았다.) 아이린! 분명 마지막에 손을 뻗는 것까지는 기억했는데...
주변을 확인하자 여지껏 보지 못했던 무성한 숲이 단테를 반깁니다.
단테 이그리드:
교육
기준치: |
80/40/16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숲을 이룬 식물들이 지하의 식물도감에서 본 것과 같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단테 이그리드:아이린은... 없는 것같은데.(식물도감에서 봤던 것같은 식물로 가득한 숲에 어안이 벙벙해졌다가 잠시 뺨을 쭉 꼬집어 보았다. 아프지 않다면 꿈이겠지...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
뺨을 꼬집어도 아픔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건, 꿈인 걸까요? 그렇다기엔 지나치게 생생한데요.
그보다 아까 가슴 부분에 엄청난 격통이 느껴졌었죠.
단테 이그리드:(혹시 지금도 아픈지 스스로 가슴을 더듬어 본다. 그러고 보면 아까 날카로운 게 날아들지 않았었나?)
몸 상태를 확인하려던 단테는 심장 부근을 찢은 거대한 구멍을 발견합니다. SAN C (1d2/1d4)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78/39/15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1
하지만, 상처에서 피는 흐르지 않고 살점이 천천히 재생되고 있습니다. 고통 또한 느껴지지 않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어... ... ...그러니까, 구멍이 난 게 맞나...?(분명 현상만 보면 찢어진 구멍이 맞는데 왜 피가 흐르지 않지? 신기하고 놀란 마음도 있지만 약간의 탐구열이 더 떠올라서 혼자서 더듬거려 보다가) 아, 일단 여기가 어디인지 알아야지...(아까 자신을 불렀던 존재가 근처에는 없는지 두리번거려본다.)
현재는 사람으로 추측될 만한 이는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꿈이 아닌 어떠한 공간 같습니다.
하지만 자의로 행방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환상을 헤메이던 방랑자를 깨우는 것은 길잡이였습니다.
현실의 아이린은 당신의 곁에 있을까요? 당신을 깨우고자 노력하고 있을까요?
주변을 돌아보고 있자니, 돌연 풀들이 고개를 숙여 길을 냅니다.
당신의 앞에는 아이린이 서 있습니다. 아니, 아이린을 닮은 그것입니다.
생기라고는 일절 느껴지지 않는 표백된 피부는 도자기로 구운 인형과 흡사하며, 눈두덩이를 메운 어둠은 숲 속의 늪을 옮겨 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기묘한 점은... 얼굴을 인식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단테 이그리드:그러니까, 아이린은 아니시죠?(자신이 아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런 감각을 느끼지 않았을테니까. 잠시 의문을 표하는가 싶다가도 조심히 다가가며) 혹시 아까부터 저를 부르시던 분이 당신이셨나요? 여긴 어디죠? 혹시 제 목소리는... 잘 들리시나요?
나는 정화군집체의 두 번째 지능체인 '희망'입니다.
오랜 시간 내 일부는 당신과 함께해왔으나,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은 지금이 처음이군요.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저마다 다른 색들이 억지로 끼워맞춰진 낯으로, 미동 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소년에 가까운 앳된 얼굴이 기울어지면, 때로는 중년을, 때로는 노파를 떠올리게끔 하는 기괴한 음영이 드리웁니다. 수십 수백의 상이 인지를 흐립니다.
그가 바로 단테에게 '노래'를 전한 이였군요.
희망:당신을 환영합니다, 단테 이그리드. (억양 없는 단조로운 음성으로 말한다.)
단테 이그리드:네, 저도 처음 뵙겠습니다. 사실 완전히 처음은 아니겠죠?(멋쩍게 웃으며 뺨만 긁적거리다가 눈을 굴렸다. 그래도 이 사람과 비슷한 존재에게서는 궁금한 것들을 알 수 있을까 싶어 조심스레 물어보며) 방금 말씀하신 주어진 시간이란 건 정확히 어떤 시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저희들에게 대체 뭐가 닥쳐오려고 하는 거죠?
희망: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세상의 멸망입니다.
먼 과거, 인류는 오염된 땅으로 인해 멸망을 목전에 두고 있었습니다. 인간은 우리들의 육신인 '정화군집체'를 만들어내 오염된 세계를 정화하려 하였죠.
그러나, '숲'이 인간의 명령을 이행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닿아서는 안 될 것에 '숲'의 뿌리가 닿아버린 것입니다. 사악한 지식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고, 변질된 그는 문명과 시대를 멸절로 이끌었습니다.
이 땅과 이 세상은 여전히 오염된 채로 남아 있습니다. 나는 폭주한 '숲'을 막고자 그의 오염된 뿌리를 통해 나의 파편을 흘려보냈습니다. 당신의 세계에서 성도라 부르는 이들이 가진 재생력과 면역의 원천은 모두 나로부터 비롯됩니다.
단테 이그리드:(그 말을 가만히 듣다보면 고개를 끄덕거렸다. 결국 세상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에 오류가 생겼고, 그걸 해결하기 위한 작은 시스템이 성도라고 해석하면 되겠다 싶었다.) 그렇다면 어찌보면 모든 성도의 어머니... 그런 비슷한 존재인 거군요? 어떻게 보면 성도란 존재 그 자체가 당신들의 구조신호와도 같았던 것같네요...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숲은 정확히 어떤 것이고 숲이 변질되었다면 저희는 이제 무엇을 하면 될까요? 변질된 숲을 해결하기에는 그 힘이 너무 강하고 저희는 너무나도 작은 인간일 뿐인 걸요. 어떤 방법이 있기 때문에 저를 탑으로 불러들이신 게 아닌가요?
희망:숲은 부해이자 백산, 설산, 죽음의 땅. 정화군집체의 만들어진 주인인 자. 나와는 육신을 공유하나 다른 영혼을 지닌 자입니다. 우리를 만든 이들은 그를 시대의 희망이라 칭송했었죠.
'숲'과 '희망'은 별개의 독립된 지능체입니다. 나는 그가 이성을 잃은 뒤에야 깨어났습니다. 본래 그런 용도였기 때문이죠. 수습하고 싶었으나 ‘숲’은 정화군집체의 제어권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보조를 위해 만들어진 지능체이기에 권한 없이 행사할 수 있는 힘이 미비합니다.
내가 깨어나 탐색해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내 영혼을 나누어 인간에게 심는 것이 나의 최선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온전하게 전달하지 못하였지만, 단 한 명이라도 이곳에 도달해주길 바랐습니다.
나는 무력했으나 세계를 구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내가 만들어진 목적이고 의의기에.
시선이 닿는 먼 곳 부터 아름다운 녹음이 깨져나가며, 어둠 속에 잡아먹혀갑니다.
일말의 동요 없이, '희망'은 지체없이 말을 이어나갑니다.
희망:우리는 지능체에 불과하기에 육신이라 부를 만한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원칙에 따르면, 우리는 물리적으로 현실세계에 간섭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숲’은 정화군집체의 일부를 가지고 심부에 접근하는 이들을 막기 위한 시스템, ‘자율방어체계’를 만들었죠. 당신을 공격했던 바로 그것입니다.
이곳에 누군가 당도한 것은 천 년 만의 일입니다. 내게 시간이란 무의미한 개념이지만, 당신의 문명과 세계는 앞으로의 천 년을 견딜 여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나는 당신이 이 시대의 유일한 가능성이라 판단합니다. 그러나 세계를 짊어진다는 것은 일개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선택임도 이해합니다.
따라서 당신에게 두가지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하나. 회복을 마치고 지금 이 꿈에서 깨어나 '숲'의 자율방어체계를 넘어서 그의 육신을 정지시킨다.
하나. 회복을 마치고 이 꿈의 일부와 함께 봉인되어, 부해가 세상을 잠식한 후 자율방어체계조차 멈출 때를 기다린다.
단테 이그리드:자율방어체계라... 탑에 왔을 때 봤던 그 짐승을 말하는 거군요. 확실히 체계 자체는 정말 잘 잡혔더라고요.(아무리 공격해도 일어섰고 심지어 끝까지 쫓아와서 공격하려 들었으니 이걸 방어체계라고 해야할지, 공격체계라고 해야할지 헷갈리기 했지만 여튼. 주어진 선택지들에 가만히 생각을 해보다가) 아무리 생각하고 비교해도 정말 극과 극인 선택지네요. ...궁금한 것이 있는데 만약 지금 당장 깨어나서 육신을 정지시키고자 한다면 성도인 저는 그렇다 쳐도 보통의 인간인 아이린은 어떻게 되나요. 혹시 큰 피해를 입거나 하지는 않겠죠?
희망:길잡이 인간 말입니까. 자율방어체계를 정지시키기 위한 전투에서 부상을 입지 않는 한, 정지시키려는 시도만으로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겁니다.
단테 이그리드:그런가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혹여나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 선택을 망설였는데 이렇게 말을 들으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괜히 떨리는 손을 쥐락펴락 하다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이 꿈에서 깨어나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해봐야겠네요. 혹시 자율방어체계를 정지시킬 때 유념해야할 점은 없을까요. 적어도 알고 깬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같아서요.
희망:나는 더 이상 내 파편을 통해 당신에게 목소리를 전하거나,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당신의 심장을 수복하기 위해서는 파편의 힘으로 부족해, 내가 가진 모든 힘을 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후의 나는 반영구적인 수면에 돌입합니다.
즉, 남은 여정… ‘자율방어체계’와의 전투는 당신이 오롯이 감당해야만 합니다.
각오는 되어 있습니까?
단테 이그리드:계란으로 바위... 아니, 버터로 바위치기같은 느낌이네요. 하지만 세상을 구할 각오를 했으니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어야겠죠. 이 뒤는 저희들이 어떻게든 해결해볼 수 있도록 할게요. 저도 이 세상을 무척이나 좋아하거든요.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고... 그런 사람들이 세상이 사라지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을테니까요.(그렇게 말하며 방긋 웃더니) 전 준비 됐습니다.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격동이 바닥을 강타합니다. 몸을 가누는 것이 어렵습니다.
바닥을 뚫고 나온 새까만 손이 닥치는 대로 주변의 초목을 씹어 삼킵니다.
아니, 가슴의 상처뿐만이 아닙니다. 부해에 진입하며 입은 모든 상처가 빛에 감싸여 사라집니다.
'희망'의 육신이 말단부터 천천히 무너져내립니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에겐 이 선택에 한 점 후회도, 망설임도 없습니다.
단테와 아이린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사방을 탐욕스레 집어삼키며 뻗어나간 어둠이 당신 발 밑의 대지를 무너트리는 순간, 당신은 끝없는 추락을 느끼며…
암굴같은 어두운 사위, 눅눅하고 퀴퀴한 공기, 썩어가는 시취가 한데 얽힌 끔찍한 폐허가 당신을 반깁니다.
낯선 곳이군요. 다행히도 손을 붙잡은 체온은 익숙한 온도감입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단테……? 단테! 정신이 드니?
피를 뒤집어 쓴 아이린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낯이 완전히 엉망이네요.
단테 이그리드:(느리게 눈을 깜빡거리다가 익숙한 얼굴이 보이면 그제서야 웃으며) 아이린, 다녀왔어요. 잠시 저를 부른 분께 불려나갔거든요... 공부했을 때도 선생님께 안 불려갔는데, 웃기죠?(괜히 농담따먹기나 하다가 그제서야 피를 뒤집어 쓴 모습을 확인하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데 아이린은 왜이렇게 피를 뒤집어 쓰신 거예요? 설마... 이거 전부 다 아이린의 피인 건 아니겠죠!?
아이린 E. 테라코르:너, 너는 지금 웃음이 나오니? (그제야 긴장이 풀렸는지 옆으로 쓰러지듯 주저앉으며 고개를 떨군다. 단테의 손을 붙잡은 손길이 덜덜 떨려왔다.) 가슴이 제대로 꿰뚫려선, 호흡도 맥박도 잡히질 않고……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러 온 건데, 너를 여기서 잃는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구!
단테 이그리드:많이 놀라게 만든 것같네요, 죄송해요... 그래도 저 이제 멀쩡하니까 정말 괜찮아요! 그것보다는 이제 이 일을 해결할 방도가 생겼어요. 물론 그 과정 속에서 다칠 수 있으니까 아이린은 여기서 멈추셔도 괜찮아요. 그럼에도 같이 가주시겠다면...(한참을 말하다가 잠시 숨을 고르내쉬었다. 자신이 할 말에 대한 답이 어느 정도 예상은 가겠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의 주의가 필요할 것같았으니까. 생각이 정리되면 여전히 웃는, 하지만 아까보다는 결연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저와 함께 세상을 같이 구해주시겠어요? 멈추셔도 된다고는 했지만, 사실 혼자는 너무 무섭고 외롭거든요. 이왕이라면 박제된 세상을 다시 살아숨쉬게 만드는 길목에 아이린이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같이 따라주시겠어요?
아이린 E. 테라코르:죽었다가 방금 되살아난 거나 다름없으면서, 눈 뜨자마자 한다는 말이 세상을 같이 구해달란 부탁이라니. (절망으로 물들어 흔들리던 눈망울을 느리게 내리감는다.) 그런 면이 정말 바보같고 미련하지만, 세상을 사랑하고 아끼는 너를 싫어할 수는 없는 법이라서…….
:갑작스러운 각성임에도, 그 어느 때보다도 명징한 시야와 가뿐한 몸이 방금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합니다.
당신은 ‘희망’을 만났고, 그로부터 이 숲과 성도에 얽힌 진실을 들었고, 안전하게 생을 부지할 기회를 맞이했음에도 당신은 꿈에서 깨어나 지금의 세계가 붕괴하는 것을 막기를 택했습니다.
단지 우연찮게 선택받았단 이유로, 이곳으로 향했단 이유만으로 시대의 존속을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도 잔혹하지 않나요.
그러나 선택한 이상, 앞으로 일어질 일들은 모두 당신이 감내해야 할 의무이자 천형입니다.
‘핸드아웃 : 어떤 노래’가 ‘핸드아웃 : 절대명령권한’으로 갱신됩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처음부터 너와 함께한 이유를 알잖니. 비록 너처럼 세상을 사랑하지는 않아도 멸망을 보고 싶지는 않아. 걱정 마렴, 여정의 끝까지 함께 할 테니.
이제 좀 제대로 된 설명을 해봐. 분명히 심장이 날아갔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니? 아무리 성도라고 해도 그만한 회복력은 말이 되지 않는걸.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낯의 아이린이 당신의 구멍난 옷자락을 응시합니다.
그가 뒤집어쓴 피는 아무래도 단테의 것이었던 모양이죠.
단테 이그리드:음...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간략히 설명하자면 저를 부르던 목소리가 성도의 모체와 비슷한 존재였더라고요. 백일몽 속에서 드디어 마주했는데 저에게 힘을 주고 회복시켜서 보내주셨어요.(구멍난 부분을 보다가 괜히 로브로 더 여며보며) 일단 그 분이 말씀하신 자율방어체계... 그러니까, 저희가 아까까지 상대하던 짐승을 넘어서서 이 숲을 멈추면 된다고 말씀해주셨거든요. 아마 그 과정 속에서 전투가 또 있을텐데, 아이린은 그만큼의 기력이 남아 계시나요? 벌써 많이 지쳐 보이시는데요.
아이린 E. 테라코르:성도의 모체……? 너만이 들린다던 목소리와도 관련이 있는 걸까. 아무튼, 회복해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단테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네가 다친 모습에 많이 놀랐을 뿐…….
가지가 널 꿰뚫으면서 창문 너머 공간으로 쓰러졌고, 난 너를 붙잡으려다 같이 들어오게 됐어. 들어온 곳은 어느샌가 사라져 버렸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분명한 고른 바닥 위로 축축한 피가 고여있고, [흰 가지]의 부스러기들이 잘게 떨고 있습니다.
벽에는 기이하고도 불쾌한 문양이 새겨진 전구가 규칙적으로 박혀있으며, 두 사람에게서 가장 가까운 것 두어개가 은은하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바닥을 축축하게 적신 피에 잠시 소름이 돋았다. 정말 희망을 만나고 치료받지 않았다면 난 죽었을지도 모르겠구나... 괜히 불길한 생각은 머리를 흔들어 떨쳐내고는 흰 가지를 자세히 살펴본다.)
그것은 전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킵니다. 나침반처럼.
단테 이그리드:음... 이 가지들은 한 방향을 가리키네요. 저기로 가보면 되는 거 아닐까요?(일단 총을 다시 장전하고 가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조심히 걸어가본다.)
가지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걷다 보면, 짙은 색의 나무로 만들어진 문이 보입니다.
주인이 문을 닫는 것을 깜빡한 것인지, 문이 살짝 열려있네요.
단테 이그리드:(살짝 열린 문 틈으로 무엇이 보이는지 일단 눈만 가져다 대본다.)
어둑어둑한 풍경 사이로 가구 몇 개만 보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뭔가 많이 보이지는 않네요. 실례합니다...(그렇게 말하면서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가본다.)
문 내부로 들어서면 더럽고 지저분한 [책상], 책이 가득 꽂힌 [책장], 선반에 가득한 무언가의 액체들...
언뜻 평범해보이나, 난해하기 짝이 없는 공간입니다.
바닥에 그려진 불길한 모양새 때문일까요, [벽]에 붙은 광적인 그림들 때문일까요.
단테 이그리드:여기도 뭔가 많네요...(일단 책상을 먼저 살펴본다.)
책상 위로는 채 정리되지 않은 [종이]와 [청사진], 펜과 자, 계산기와 주판 등이 난잡하게 놓여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와, 여기 청사진같은 것들도 있어요! 뭔가 설계를 하던 곳이었을까요.(그렇게 말하며 종이를 살펴본다.)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만, 기계 설계서의 일부분 같습니다.
입방체가 그려져 있고, 그 입방체를 이루는 회로도가 빼곡하게 종이를 채웁니다.
부분부분 색이 다른 잉크로 주석을 달아놓았는데, 그 필치가 꼭 광인의 것 같습니다.
글씨는 읽을 수 없어도 낙서는 파악할 수 있겠습니다.
설계서 아래쪽에서 입방체를 향해 올라가는 화살표에 차례대로 네모와 ‘징조의 표식’이 그려져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음... 이 낙서들은 어디에 쓰일 힌트같은 것들이면 좋겠네요.(그렇게 말하며 이번에는 청사진을 살펴본다.)
단테와 아이린이 이곳에 들어서기 전에 본 모습과는 다르게 탑의 설계도 그 어느 곳에서도 무도한 침범자의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탑을 파괴하며 자라난 나무가 의도한 바는 아닌 모양입니다.
붉은 잉크가 두 사람이 뼈와 상자를 조우한 층과 탑의 꼭대기를 잇고 있습니다.
그 곡선의 중간에 점이 하나 더 찍혀있고, 무어라 글이 적혀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그 외에도 위쪽에 노란색 잉크로 무언가를 그린 흔적이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이게 저희가 있는 탑의 설계도인 모양인데요? 나무는... 원래 의도한 게 아니었군요.(아무래도 의도했을리가 없겠지. 응. 그런 생각을 하며 책장을 살펴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나무 때문에 부서진 부분도 여기저기 많았었으니까.
책장에는 뭐든 손도 대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 냄새가 나는 책들과, 멀쩡해보이는 장정의 책들이 마구잡이로 꽂혀있습니다.
그 중에 삐죽 튀어나온 찢겨진 [종이]가 보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아, 여기에도 종이가 있어요. 종이도 그렇고 청사진도 그렇고... 여긴 연구실이라도 됐나봐요.(그러면서 종이를 슬쩍 빼서 읽어본다.)
사악한 마도서와 주문서, 평범한 과학서적 등이 섞여있습니다.
찢겨진 종이를 살피면 어디서 봤던 재질, 글씨…
수상하기 짝이 없는 주문의 찢겨나간 반쪽입니다.
‘주문 : 징조의 표식’의 나머지 부분을 습득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아, 저희가 찾았던 나머지 페이지인 모양이에요! 이런 곳에 있었군요. 뭔가 쓰기 좋아 보이는데 그 뒤에 있을 그것도 있어서...(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잘 넣어두고 이번에는 벽을 보러 가본다.)
벽에 붙은 그림에는 그 어떤 공통점도 없습니다.
언뜻 보아도 역겹고 끔찍하게 훼손된 시체나, 영문을 알 수 없는 바닷가, 더러운 석판… 대체 왜 이런 걸 모아둔 걸까요?
그나마 사람 여럿이 선 사진이 가장 멀쩡해보이는군요.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흰색 망토를 걸친 사람들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높고 웅장한 건물에서 보았던, 아이린을 닮은 여성입니다. 그는 혼자 냉랭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아이린, 이거 보세요. 이 분은 아이린이랑 꼭 닮지 않았나요? 혼자서 표정이 차가우신 것도 그렇고 딱인 걸요~(아주 맞을 말만 골라서 한다.)
아이린 E. 테라코르:지금 그런 게 눈에 들어오니? (막 심장이 꿰뚫렸다 일어난 것만 아니었어도 등짝을 한 대 때렸을 것이다)
그보다, 여길 보렴 단테.
단테 이그리드:네? 어떤 거요?(그러면서 일단 말한 곳을 봐본다.)
그의 눈은 두 사람이 들어선 문의 뒷면을 향한 채입니다.
보랏빛의 시선을 따라가면 한번 마주했던 것입니다.
물결치는 흑요석, 깊이를 알 수 없는 짙은 어둠.
두 사람을 이 공간으로 데려온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이 나무 문의 뒷편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원형 계단의 끝과 이어진 길고 어두운 통로, 그 너머 홀 바닥을 가득 메운 채 사악한 빛을 발하는 문양.
당신은 예상했을까요? 바닥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주문에 그려진 바로 바로 그 표식입니다.
지금 당신은 ‘희망’조차 알지 못했던 이면의 진실에 도달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화군집체'의 제작에 관여했던 광인이 있었고, 그는 ‘정화군집체’에 어떤 술수를 부려 과거의 문명을 몰락시켰습니다.
단 한 명의 모략으로 세상이 멸망해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
아, 모든 생명이 멸절을 목전에 두고 있으니 멸망은 현재진행중인 것으로 보아야 할까요?
절망이 집어삼킨 비탄의 시대, 무거운 의무를 짊어진 자에게 묻습니다.
단테 이그리드:(깊은 어둠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김 빠진 듯한 웃음을 흘렸다. 희망이 이걸 봤다면 대체 얼마나 황당해 했을지. 잠시 표식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옆에 있는 이를 바라보며) 아이린, 이 표식을 무력화 시키면 나중에 제 등을 한 대 때리고 싶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이번 한 번은 때리는 걸 조금 봐주실 수 있나요?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있는 거잖아요. 물론 안 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요...(기껏 말을 다 해놓고는 혹시 혼이라도 날까봐 슬쩍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어째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니.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네가 희생이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단테 이그리드:음... 아주 희생할 생각까지는 아니지만... ... ...살짝 혼날 짓이긴 해요. 안 될까요...?(눈치..)
아이린 E. 테라코르:어떤 식으로 무력화할 생각이기에 그러는지 자세히 말해 보렴. 듣기 전까진 확답해주지 못하겠구나.
단테 이그리드:그... 이걸 무력화 하려면 어느 정도 힘을 써서 망가트리거나 지우게 될 거예요. 대신 그 과정 속에서 좀 험한 것들한테 분노를 살 수 있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될까요? 그렇다고 맨 몸으로 맞서는 건 아니에요! 어느 정도 보호가 되긴 하니까요. 저는 아이린보다는 튼튼하니까 차라리 이걸 제가 하는 편이 효율적이잖아요. 안 그런가요?
아이린 E. 테라코르:…… 징표를 무력화하고, 자율방어체계를 정지시키면 부해에서 세상을 구해낼 수 있다는 거지?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해 이곳까지 온 걸지도 모르겠구나. 다소간의 위험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거겠지.
그렇지만 절대로 섣불리 너를 내던지려 해선 안 돼. 무언가 일이 잘못될 가능성이 보인다면 나도 함께 책임을 질 거야, 알겠니?
단테 이그리드:와... 한날 한시에 잘못해서 죽었다가는 후세에는 쌍둥이로 태어날 것같네요.(괜히 실없는 소리를 하며 웃다가) 물론이죠, 아이린한테 혼나고 싶지 않으니까 저를 내던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저도 꼭 살아 돌아가서 보고싶은 분들이 무척이나 많거든요. ...그럼 무력화 시키는 거에 동의하시는 거예요?
아이린 E. 테라코르:실없는 소리 하긴. (눈을 가볍게 흘겼다) 그 말 꼭 지키는 거야. 그럼, 나도 동의하도록 할게.
단테 이그리드:네, 꼭 지킬게요. 그럼 이제 지우도록 할게요.(심호흡을 길게 내쉬다가 징조의 표식을 이용해 표식을 무력화 시켜본다.)
현재는 표식 일부분밖에 보이지 않으므로 무력화 시도가 불가능합니다.
저 표식을 무력화하고, ‘절대명령권한’으로 모든 것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겠죠. ‘자율방어체계’가 당신을 막아설 테니까요.
그럼에도 암흑 너머로 발을 내딛을 준비는 되었다면…
단테 이그리드:(긴장된 얼굴로 앞으로 나아가본다.)
아이린 E. 테라코르:(언제나처럼 고요하고 냉막하게 걸음을 내디뎠다. 모든 것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문을 넘어서면 당신의 눈 앞에 긴 복도가 펼쳐집니다.
미미하게 떨리는 수준이던 나뭇조각이 거세게 떨립니다. 제 본신이 저곳에 있다 말하기라도 하는 것 같군요.
풀과 매끄러운 돌로 조경된 화단이 복도의 양 옆을 장식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흰 나무들이 심겨졌습니다.
그것들의 가지는 천장에 닿아 구부러진 채 아치를 이룹니다.
화단과 보도 사이로는 맑은 물이 졸졸 흐르며 아름다운 소리를 냅니다.
복도를 절반 정도 지나면 어느 순간, 거칠게 진동하던 흰 나뭇조각이 자석에 이끌리듯 튕겨나갑니다.
저 너머, 불길한 표식이 새겨진 홀을 향해서.
단테 이그리드: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저 너머 희끄무레한 윤곽이 보입니다. 아까도 보았던 것입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목소리 낮춰 속삭인다.) 저게
자율방어체계겠구나.
분명 가만히 있진 않겠지. 역할을 분담하는 게 어떻겠니? 한 명은 표식을 무력화하고, 한 명은 저걸 상대하는 거야.
단테 이그리드:아마 무력화 하는 순간 바로 무력화 시키는 쪽에 바로 이목이 끌리겠죠. 아이린이 저보다는 총을 더 잘 쓰시는 것같으니 어느 정도 뒤로 빠져가면서 상대하시다가 무력화를 하는 순간부터 저한테 끌릴테니 그 때를 노려서 쏘면 괜찮지 않을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네가 표식의 무력화를 맡겠다는 이야기지? 그럼, 영화의 등불은?
단테 이그리드:음... 그건 일단 제가 무력화를 시킨 다음에 제가 너무 아플 때 사용해 보는 건요? 그래도 등불까지 쓸 정도로 설마 저희 운이 안 좋을까요. ... ... ...좋으면 좋겠는데요.(생각해보니 정말 운이 나쁘면 울 것같다.)
...그냥 제가 전투할까요? 그래도 성도인데 한 번에 죽지는 않겠죠? 희망... 그러니까 모체도 나름 힘을 줬는데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문제는 자신의 사격 실력 뿐이지만... 침침하다...) 아이린이 괜찮으시다면 제가 등불을 사용하면서 싸우고 아이린이 가서 무력화 시키는 것도 좋을 것같아요...
아이린 E. 테라코르:나보단 희망에게 회복까지 받은 네가 몸상태는 더 좋을 것 같긴 해. (전투 실력은 제가 더 우위긴 하겠다만…… 다소 침침해졌다.)
최대한 빠르게 표식을 무력화하고 합류할게.
단테 이그리드:네...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좀 울고 싶지만 성호나 긋고 등불을 쓸 준비를 한다.)
아이린 E. 테라코르:(단테가 등불을 드는 걸 확인하고, 저는 표식을 무력화할 주문이 적힌 쪽지를 챙긴다.) 힘내렴.
단테 이그리드:힘낼게요...(마음 속으로 훌쩍거리고 등불을 사용하며 일단 앞으로 나아가본다. 제발 오늘은 운이 좀 좋기를...)
나무가 고개를 숙인 복도를 지나, 오래도록 방문한 이 하나 없는 적막한 홀 안으로 천년의 적막을 깨트리는 발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창문 대신 자리한 청사금석의 벽체는 꼭 어두운 밤하늘 같군요.
복도와 마찬가지로 홀의 가장자리는 나무가 정갈하게 심긴 화단이 자리한 채, 청사금석의 벽 위로 흰 가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홀의 바닥을 차지한 표식이 사악한 빛을 발합니다.
그것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홀의 일부가 일렁이듯 뭉개지는 것만 같습니다.
전부는 아닙니다. 동그란 홀 안쪽 깊은 곳에 위치한 단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군요.
그 위에서 무언가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만,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겠습니다.
앞쪽에 당신을 막아서고자 일어서는 것이 있기에.
거대한 흰 웅덩이에서 반쯤 몸을 일으킨 것이 고개를 돌려 등불을 든 이를 바라봅니다.
그것의 표피를 타고오른 흰 가지가 고동치며 덩치를 부풀리며, 형체를 다시금 갖춥니다.
사람이라 부르기엔 올바른 구성을 갖추지 못했으나, 두 다리로 바닥을 디디고 선 모양새를 달리 부를 말도 없습니다.
영화의 등불이 눈부신 빛을 발하며 밝게 타오릅니다.
귓청을 가르는 날카로운 노이즈가 시야를 뒤흔들고, 날카로운 그것의 팔이 다시금 쇄도합니다.
단테 이그리드:
SAN Roll
기준치: |
85/42/17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2
단테 이그리드:이거 이렇게 보니까 확실히 무섭긴 하네요...(과연 아이린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나 싶지만 일단 머리를 노려서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단테가 쏜 총이 자율방어체계의 머리를 꿰뚫고 지나갑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데미지로는 끄떡도 하지 않는 것 같네요.
자율방어체계:(희디흰 가지를 채찍마냥 늘려 단테를 향해 내뻗는다. 깜짝 놀랄 만큼 빠른 속도. 노리는 곳은 오로지 적의 심장.)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4 |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단테 이그리드:(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가지에 서둘러 옆으로 피하고 마저 머리 쪽을 향해서 방아쇠를 두 번 당겨본다.)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1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2 |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2 |
점점 더 숙련도가 높아지는 것일지, 자율방어체계의 머리를 거의 부수는 데는 성공했지만,
방어체계가 뻗은 가지에 어깨를 직격당하고 맙니다.
단번에 피가 솟구칩니다. 단테 HP 4 감소.
자율방어체계 HP 12/18, 단테 HP 13/17
단테 이그리드:아야... 이거 확실히 많이 아프네요.(그나마 보호해주니까 다행이지만. 이번에도 머리를 노려서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이어, 방어체계가 반격이라도 하듯 재빠르게 가지를 날립니다.
화살촉마냥 뾰족하고 예리한 가지가 단테의 목을 노리고 있습니다.
자율방어체계: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6 |
단테 이그리드:(노골적으로 목을 노리고 공격하는 것에 몸을 뒤로 물리며 다리를 노려 방아쇠를 당겨본다.)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몸을 뒤로 빼려 했으나 마치 촉수처럼 늘어나는 가지는 그 거리마저도 단숨에 좁혀들어, 칼날처럼 목 부근을 베고 지나갑니다.
둔탁한 고통과 동시에 뿜어져나오는 뜨끈한 선혈이 느껴지고, 절로 몸에서 힘이 빠집니다.
자율방어체계 HP 12/18, 단테 HP 4/17.
아이린 E. 테라코르:단테……! (후두둑 흩뿌려지는 피를 보며 반쯤 비명을 질렀다. 당장 달려가고 싶어도, 표식을 해제하는 데 정신을 집중하는 것도 바빠서.)
단테 이그리드:어떻게든 버틸... ... ...버틸 수 있을까요?(솔직히 이쯤되면 조금 울고싶어졌다.)
단테 이그리드:(급하게 한 손으로 지혈을 해보다가 떨리는 손으로 다시 한번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일까요. 머리가 어지럽고 팔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시야가 흐릿합니다. 탕, 총알이 쏘아지는 소리가 들리나 대상에 가 맞는 둔탁한 소음은 이어지지 않습니다.
자율방어체계:(그 틈을 타 다시금 가지를 넓게 펼친다. 자신이 수호하는 이 공간을 침범하는 이를 죽이겠다는, 단 하나의 사명을 위해서.)
사멸
기준치: |
60/30/12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사멸
기준치: |
60/30/12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4 |
사멸
기준치: |
60/30/12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2 |
단테 이그리드:정말 봐주지 않고 무섭게 공격하네요.(이제 시야도 흐릿한 와중에 여전히 죽일듯이 다가오는 가지를 바라보다가 다리에 힘을 주고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31 |
판정결과: |
실패 |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어떻게든 피해보려 하였지만, 무거운 다리는 뜻을 따라주지 않습니다.
그물처럼 넓게 펼쳐진 가지가 순식간에 단테를 옭아매고, 심장을 찔러옵니다.
몸에서 모든 힘이 빠져나갑니다. 이것이 죽음의 감각일까요?
하지만, 당신은 여기에서 무너질 수 없습니다. 무너져서는 안 됩니다.
당신이 구해야만 하는 세상이 있기에. 당신의 안에서 희망의 불빛이 꺼지지 않았기에.
단테, 이성 10을 소비하여
6의 체력으로 부활합니다.
자율방어체계 HP 14/18, 단테 HP 6/14.
단테 이그리드:(잠깐 까무룩했던 정신 속에서 겨우 붙잡고 나와 의식을 차리면 손에는 여전히 총이 들렸다. 혼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세상 구하기 정말 험난하기는 마찬가지인 것같네요...!(다시 정신을 제대로 차리고 머리를 조준해서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2 |
아이린 E. 테라코르:(다시 살아난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힘없이 쓰러지는 단테를 볼 때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점점 더 초조해진다. 빨리, 빨리 표식의 힘을 앗아야만 하는데.) 단테. 집중해야 돼!
단테 이그리드:집중하고 싶어요!!(억울하다.)
아이린 E. 테라코르:호흡을 고르고, 정확하게 겨냥해. 움직임을 예측해서 피해봐. 할 수 있어, 단테! (간절하게 외쳤다.)
자율방어체계:(그들의 생사가 걸린 대화에는 일말의 관심도 두지 않고, 다만 공격을 위해 덤벼들 뿐이다.)
사멸
기준치: |
60/30/12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사멸
기준치: |
60/30/12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사멸
기준치: |
60/30/12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지속적인 데미지 누적에 방어체계도 흔들리는 걸까요?
위협적으로 뻗어온 흰 가지는 당신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쳐 벽에 꽂힙니다.
쩌저적, 벽이 갈라지는 소리가 납니다. 저걸 맞았더라면 또 쓰러지고 말았겠죠.
단테 이그리드:하... 이제 방어체계도 힘이 많이 빠진 모양인데요?(그나마 안심해서 자세를 바로 하고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공격이 빗나가며 긴장이 풀려버린 걸까요. 미처 예리한 겨냥을 하지 못했습니다.
자율방어체계 HP 17/18, 단테 HP 6/11.
이대로 몰아붙이면 곧 표식을 무력화하고, 아이린이 지원을 올 거예요.
단테 이그리드:(몰아붙일 수는 있을까... 침침하게 방어체계를 바라보다가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하자, 시야를 제대로 잡기 어렵습니다.
총알은 이번에도 과녁을 명중하지 못하고 비껴나가고 맙니다.
자율방어체계:(벽에 꽂힌 가지를 휙 당겨 빼내고, 단테의 움직임을 봉쇄하려는 목적으로 두 다리를 향해 쇠꼬챙이처럼 날카로운 가지를 뻗는다.)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7 |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7 |
소리만 들어도 등골이 서늘해질 만큼 위협적인 움직임이지만,
가지들은 단테의 다리에 가닿지 못하고 땅을 내리칩니다.
단테 이그리드:(조금만 더 버티면 아이린이 도우러 올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방아쇠를 다시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4 |
마음을 가다듬고 정확히 방아쇠를 당겨, 방어체계의 시그죽은 팔 한 짝을 날리는 데 성공합니다.
비록, 그곳에서 바로 새 가지가 돋아나고 있지만요.
자율방어체계 HP 17/18, 단테 HP 6/11
한편 고군분투하던 아이린이 마침내 의식을 완료합니다.
징조의 표식이 해제되자 짧은 진동이 내부를 휩씁니다.
아니, 괴로움과 고통이 뒤섞인 비명이나 고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탑 전체에 울리는 것 같은 거대한 이명이 귓전을 스치나 찰나의 일입니다.
눈을 깜빡이고 주위를 둘러보면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율방어체계의 이상현상을 제외하면요.
얼굴에서 흉흉하게 빛나던 빛이 깜빡거리다 이내 빛을 잃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땅을 딛고선 그것의 다리가 끄트머리부터 바스라지고 있습니다.
그 속도는 몹시 느리지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아이린은 불길한 표식을 무력화하는데 성공했고, 저것은 더이상 재생하지 않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해도 아이린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당장이라도 총을 꺼내들고 당신을 도우러 올 태세였는데,
대신 그는 짧은 신음소리를 내며, 무릎부터 쓰러집니다.
털썩, 몸이 대리석 바닥에 부딪히는 작은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단테 이그리드:아이린, 괜찮으세요!?(차마 공격에 휘말릴까봐 다가가지 못한 채 멀리서 외치기만 했다.)
단테 이그리드:(잠시 방어체계의 눈치를 보다가 서둘러 아이린에게 다가가본다.) 아이린, 정신차리세요! 설마 힘을 너무 많이 쓴 건가요?
다행히도 호흡이나 맥박은 전부 정상입니다. 표식을 무력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힘을 쏟아 기절한 것 같습니다.
비록 지원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으나, 무한한 재생도 이젠 끝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겠죠. 세계의 운명을 짊어진 성도로써.
징조의 표식을 무력화하였으므로 자율방어체계는 재생하지 않습니다. 공격 횟수도 1회로 줄어듭니다.
단테 이그리드:기적적으로 아이린이 일어나주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그나마 믿고 있었는데 기절한 것에 마음 속으로만 훌쩍거리다가 머리를 향해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2 |
거의 수복이 완료되었던 자율방어체계의 머리 일부분이 다시 날아갑니다.
자율방어체계:
사멸
기준치: |
60/30/12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짐승의 뿔과도 같은 긴 다리를 험악하게 뻗어 단테의 복부를 걷어차려 한다.)
단테 이그리드:(복부를 걷어차려는 모습에 서둘러 옆으로 굴러보지만 혹시 몰라 팔로 맞을 것같은 복부를 가려본다.)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4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하려 하였지만 방어체계의 재빠른 움직임을 따라가기엔 무리였습니다.
복부에 엄청난 충격이 전달됩니다. 그나마 팔로 가로막은 탓에 즉사는 피한 것 같지만, 가린 팔이 부러졌는지 너덜너덜하네요.
자율방어체계 HP 15/18, 단테 HP 1/11
단테 이그리드:아야... 확실히 이건 혼자서 상대하라고 하면 정말 몇 번이고 죽고 말 것같은데 어쩌죠...(팔이 부러지면서 느끼는 고통에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입술만 짓씹었다. 여기서 쓰러지면 다음은 아이린이 공격받을테니, 조금이라도 더 버틸 생각으로 다리를 겨냥해 방아쇠를 당긴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2 |
이대로 무너진다면 다음 표적은 분명히 아이린이겠지요. 당신의 뒤에는 지킬 것이 이리도 많아서.
다리를 타격당한 방어체계가 비틀거립니다. 돌진하려던 속도가 늦어집니다.
자율방어체계: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방어체계가 다리 대신 팔을 뻗어보지만, 움직임이 제한된 탓인지 엉뚱한 곳만 때릴 뿐입니다.
단테 이그리드:이제 조금은 봐줄 생각이 든 건가요?(이거 말했다가 화나서 다시 봐줄 생각이 쏙 들어가면 어쩌지, 싶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고 머리를 조준한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9 |
도저히 넘어올 것 같지 않던 승기가 마침내 당신의 손안으로 흘러들어오는 듯합니다.
권총 끝에서 쏘아진 탄환이 자율방어체계의 머리를 완전히 박살냅니다.
침입자를 탐색하던 구멍마저 전부 부서져 바닥에 나뒹굽다.
자율방어체계 HP 4/18, 단테 HP 1/11
단테 이그리드:이제 슬슬 끝내면 안 될까요... 좀 쉴 필요가 있잖아요.(이제 조금만 더 공격하면 될 것같다는 생각에 안도의 숨을 내쉬다가 다시 제대로 조준해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7 |
간신히 총을 들고는 있지만, 부상의 여파로 눈앞이 흔들리고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이번에도 기록적인 위력의 공격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적을 완벽히 맞출 순 없었습니다.
자율방어체계:
사멸
기준치: |
60/30/12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8 |
방어체계는 눈이 보이지 않는데도, 청각에 의존한 듯 단테가 있는 곳으로 무섭게 팔을 뻗습니다.
칼날같은 가시가 다시금 정확히 급소를 노려옵니다.
단테 이그리드:와, 이건 진짜 아플 것같은데요...?(하필이면 어지러울 때 급소를 노리는 것에 약간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서둘러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1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머리에서 울리는 빨간 경고등을 따라 몸을 놀려 겨우 가지를 피해냅니다.
단테 이그리드:지금 공격은 진짜 맞았으면 골로 갔겠는데요... 아니, 골로 가는 게 아니라 저승으로 갔으려나.(겨우 피하고 나서 한숨을 길게 내쉬다가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긴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6 |
끝이 도달해오니 마음이 급해진 걸까요. 마음처럼 사격이 되지 않습니다.
단테의 총알은 완전히 빗나가 엉뚱한 벽을 맞추고 맙니다.
자율방어체계:
사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방어체계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덤벼들어옵니다.
단테 이그리드:정말 정신을 놓고 싶을 지경이네요...(다시 공격하는 모습에 한숨만 내쉬다가 몸을 굴러 공격을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연속적으로 전투하다 보니, 이제는 방어체계의 움직임이 예측이 됩니다.
단테는 가지를 왼편 심장으로 뻗는 자율방어체계의 동작을 완전히 간파해, 완벽하게 몸을 굴려 피해냅니다.
단테 이그리드:(이쯤되면 슬슬 공격이 눈에 익어서 가볍게 피했지만 늘 공격이 문제다, 공격이... 이번에는 부디 맞아주길 바라며 머리를 조준해 방아쇠를 당겨본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8 |
이미 날아가 없어진 머리를 조준한 탓에 궤도갔나 봅니다…….
자율방어체계:
사멸
기준치: |
60/30/12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8 |
총을 쏘는 소리를 듣고 위치를 파악한 자율방어체계가 다시금 육중한 몸을 울리며 단테에게 달려옵니다.
저 몸에 정통으로 치이면 다시 한 번 죽음을 맛보고 말겠죠.
단테 이그리드:...(이렇게 되니까 차라리 죽고 다시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왔으니 살아남을 생각으로 다시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아, 이번만큼은 무거운 몸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비척거리던 당신의 몸을 방어체계가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머리가 대리석 바닥과 부딪히는 둔탁한 충돌음과 함께 의식이 잠시 끊깁니다.
그러나 당신의 의지는 여기서 종언을 맺지 않을 것입니다.
단테, 이성 10을 소모하여
8의 체력으로 부활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이거 죽었다 깨어나는 것도 꽤 아픈데... 이제 슬슬 서로 퇴근하는 쪽이 좋지 않을까요?(제발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을 빌고 빌어서 방아쇠를 당긴다.)
권총
기준치: |
56/28/11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9 |
마침내, 단테의 총이 방어체계를 무너뜨립니다.
굳건히 버티던 직전이 무색하게 치명상을 입은 자율방어체계는 무릎을 꿇습니다.
고장난 꼭두각시 인형처럼 팔과 다리를 축 늘어트린 그것은 더이상 행동의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허무하기까지 한 끝입니다.
이제 당신의 의무를 방해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 나아갈까요. 그것의 심부에 마지막 열쇠를 꽂아, 세상을 뒤덮은 재액을 걷어내기 위해서.
단테 이그리드:...드디어 끝났다...(겨우 전투가 마무리 되고 나서야 다리에 힘이 풀린듯 자리에 주저앉았다. 분명 이걸 아이린이 봤으면 등짝을 맞다 못해 뺨을 맞았을지도, 응. 그런 생각을 하며 혼자 웃기만 하다가 다시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제는 정말 끝을 내야지.)
심부의 문지기가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새하얀 가지들이 고개를 조아리며 길을 엽니다.
그것이 당신입니다. 부해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고작 열 칸의 계단. 그러나 이곳에 발 디딘 사람은 천 년간 당신이 유일하겠죠.
엷게 쌓인 먼지가 가볍게 공중을 부유하다 가라앉습니다.
완벽한 원을 그리는 흰 대리석 바닥은 정갈하고도 아름답습니다.
원 위에 복잡하게 새겨진 회로는 금빛으로 반짝이며 중심을 향해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것을 눈으로 따라가면 심부의 중심에서 표요히 부양하는 정방형의 입체가 시야에 담깁니다.
새하얀 빛을 머금은 채 천천히 회전하고 있군요.
이것이 '정화군집체’의 심장. 십세기 동안 지상을 지배해온 군주의 심장은 이토록 작고 초라합니다.
단테 이그리드:(세상의 멸망을 이룩할 수 있는 것의 작고 초라한 중심부를 보면 이제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이만큼이나 작고 초라할 수 있었구나, 하는 어이없음과 드디어 끝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안도감. 이제서야 이 길고 긴 시간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심장에 절대명령권한을 입력했다. 부디 이걸로 세상이 안전해질 수 있기를...)
열쇠를 속삭이면 웅웅거리는 공명음과 더불어, 시야 위로 단 하나의 문장만이 떠오릅니다.
'숲'이 발악이라도 하는걸까요? 글자가 일그러지고 뭉개지지만, 그보다도 글자가 복구되는 속도가 빠릅니다.
단테 이그리드:(문장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숲을 종료시키고 부디 세상이 평화로워졌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얼마나 대단하고, 또 이 ‘자격’에 걸맞는 사람인가요?
아마 당신은 크게 대단한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혹은, 그럴 만한 자격이 없는 자일지도 모르죠.
죽음이 드리운 숲으로 함께 향한 이가 있다는 것이, 그가 당신의 곁을 끝까지 지켰다는 것이.
이 모든 것이 우연이고, 당신이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일지라 하여도…
단테 이그리드:(그 모든걸 통틀어서라도 확언할 수 있는 건, 아마 혼자였다면 세상의 멸망을 지켜봤을 것이란 사실이다. 그러니 이건 세상을 살리고자 하는 모두의 기원이 닿은 것이라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정화 작업을 수행시킨다.)
왕관도, 왕홀도 존재하지 않는 초라한 대관식의 장중에서 왕은 제 왕국을 끝내겠노라 선언합니다.
유일한 증인은 잠들어있으니 세상 그 누가 이곳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할까요.
단테가 다른 마음을 먹으면 왕관도, 왕홀도 존재하지 않는 초라한 대관식이라 한들 당신이 가진 것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쟁취할까요, 핍박과 부조리의 끝에서 마주한 영광의 기회를.
모든 것들을 바로잡기를 택합니다. 처음부터 세상을 살리고자 발길하였으니, 마땅한 일이겠죠.
잠시간의 정적. 고요한 바람이 주변을 휩쓸고 지나가고, 심장이 발하는 빛이 점차 강해집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심장으로부터 강력한 파동이 일렁입니다. 심장이 맥박칩니다.
강렬한 징조를 이기지 못한 벽체의 밤하늘이 조각나 무너져 내립니다.
그제서야 당신은 알아차립니다. 이곳은 탑의 최상층인 동시에 지상의 아주 높은 곳입니다.
새하얀 나무들이 지평선을 빼곡히 메우고 있습니다.
흐릿한 빛을 머금은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립니다.
익숙한 부해의 풍경, 그러나... 더는 죽음의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희미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잠에서 깨어난 아이린이 주위를 둘러보다 드러난 부해의 풍경에 황급히 제 입가를 가립니다.
아이린 E. 테라코르:(숨을 쉬는 게 괴롭지 않다. 그렇다면 이는 즉,) 부해가 힘을 잃었구나.
단테 이그리드:아무래도 고생이 좀 많긴 했지만요...(고개만 들어 가지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시선을 내려 너를 바라보면 밝게 웃었다.) 돌아가면 케이크를 먹을까요? 이왕이면 아이린의 꽃집에서 가장 예쁜 꽃들로 장식한 케이크로요. 이제 돌아갈 시간이에요, 아이린. 이 곳까지 함께 와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니까요.
아이린 E. 테라코르:고생 많았어. 널 도와서 함께 싸웠어야 했는데. 혼자 버티느라 많이 힘들었겠구나. (힘겹게 몸을 일으켜 단테의 곁으로 걸어왔다.) 마침내 너와 나눴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구나. 가장 예쁘게 자라난 꽃들을 고를 수 있도록 나도 노력해야겠는걸.
심장을 감싸던 눈부신 빛이 하늘을 향해 쏘아올려집니다.
삽시간에 아이린과 단테는 거대한 빛의 기둥에 휩싸입니다.
탑 밖의 그 무엇도 보이지 않지만, 두렵지는 않습니다.
이렇게나 따스하고 부드러운걸요. 거대한 생명이 세계에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단테 이그리드: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우리가 정말 해결해낸 걸까, 정말로 이게 끝인 걸까...
그는 소리내어 질문하는 대신 고개를 돌려 탑 너머 지평선을 바라봅니다.
탑을 감싼 빛이 마침내 사라집니다. 심장은 빛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쨍그랑, 작은 소리와 더불어 부해의 심장은 산산조각납니다.
순백의 바다 위로 연약하기 짝이 없는 녹색의 순이 돋습니다.
머뭇거리며 고개를 내밀은 그것은 빠르게 자라나, 지평선을 온통 녹색으로 물들입니다.
저 멀리서 새 한 쌍이 노래를 지저귀며 스쳐지나갑니다...
이로써 부해는 힘을 잃고 평범한 숲이 되었습니다.
저주는 생명으로 덧씌워졌으며, 재액은 축복이 되어 세상을 정화하겠죠.
아이린 E. 테라코르:(순백의 세상이 초봄의 새싹 같은 녹색으로 물들어간다. 삽시간에 퍼져나가는 녹색 물결이 절로 가슴을 벅차오르게 만들어, 한동안 말없이 그 광경을 눈에 담았다.) 올해는 나비가 많이 날아오겠어. 일단은 네게 제비꽃 다발부터 선물해야겠구나.
돌아가면 어떡할 거니? 다시 왕성에서 일할 거야? 너를 배신하려 했던 사람들인데.
단테 이그리드:음... 그 분들도 방도가 없었고 막다른 길목에 갇혀있었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었잖아요. 그들을 미워해봤자 제가 미워해야할 것은 과거에 그들이 내린 결론이고, 이제는 앞을 바라봐야 하잖아요?(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정말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그러니 아이린이 조금 불만이 있더라도 용서하고 싶어요. 제가 원체 사람을 미워하는 건 잘 못한다는 걸 아시잖아요?
(그러면서 너의 옆구리를 팔로 쿡 찌르더니) 돌아가면 루돌프에게도 꽃다발을 전해주시는 건 어떠세요? 이왕 전해줘야 할 꽃다발이라면 저는 부케가 좋다고 생각해요~ 보석도 잘 챙기셨잖아요.(뭔가 기대를 엄청 많이 하는 눈치다.)
아이린 E. 테라코르:하아. 너라면 그런 대답을 할 거라고 예상하긴 했어. 어떻게 한 치도 벗어나질 않니. 이 고생을 했으니 조금쯤은 그들에게 반항하고 싶어질 만도 한데. (한숨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래서 자신이 단테를 믿고 의지하는 거지만서도.)
그, 그 애한테 주는 건 내가 알아서 할게.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볼 수 있게 되겠구나. 너와도 계속 친구로 남을 수 있고 말이야. (참 좋은 일이지.)
단테 이그리드:에이, 예상했으니까 봐주세요~ 결과적으로는 저희 모두 살았고 좋은 결말을 봤으니까 그거면 되는 거 아닐까요? 그 분들은... 음, 훌륭한 동기부여를 해주신 거라고 치죠.(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지만 딱히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 ... ...설마 아이린은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먼저 하신 거예요? 분명 이거 루돌프가 들었으면 엄청 서운해 하실 걸요. 새삼 아이린과 친구로 계속 남을 수 있다니 다행이에요...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만약 비슷한 상황이 다시 벌어진다면 그 때는 또 함께 동행해주시겠어요? 아이린이면 믿을 수 있거든요. 무엇보다 저보다 듬직하고요.
아이린 E. 테라코르:무얼 먼저 했다기보다는 당연히 고려할 수밖에 없던 가능성이었지. 일반인보다 낫다는 성도가 무수히 가서 돌아오지 못했는데, 나 하나 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게 있을까 하고. (그는 이상적인 희망을 꿈꾸기보단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는 이였으니.) 하지만 결론적으로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도움과 의지가 되었으니 네 길잡이가 되겠단 선택은 틀리지 않았구나.
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땐 우리 말고 더 큰 힘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까? 이 이상 위험에 휘말리는 건 사양이야. 여기서 겪은 그 많은 고생을 떠올려 보렴. (끝도 없는 탑을 뛰어올라갔던 일이나, 하얀 부해 속에서 괴로이 기침했던 일이나…… 열거하려면 끝도 없을 테지.)
그래도 네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힘을 빌려줄게. 친구잖니.
단테 이그리드:아이린이면 아마 저희보다 더 힘이 강하신 분들이 나타난다면 절대 나서지 않고 사셨겠죠... 음, 왠지 저라면 그런 분들이 나타난다면 도움이 되려고 따라나섰을 것같지만요. 그렇게 됐다면 아이린이 저를 붙잡으려고 같이 따라올지도 모르잖아요?(장난스레 말하다가도 어깨를 으쓱였다. 그냥 보통의 일이라면 정말 그렇게 했겠지만.) 물론 이번에는 정말 힘들었으니 또 그런 일이 생긴다면 고민할게요. 정말 했다가는 아이린이 절교를 외치실 것같거든요.(탑 안에서 벌어졌던 전투하며 심장이 뚫리고 바로 앞에서 죽음을 목도하게 만들고 부활하는 것까지 보였으니... 솔직히 말해서 지금 당장 절교한다고 해도 말리지 못할 실정이다.) 그래도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저는 기뻐요. 이제 정말 돌아가볼까요? 다들 많이 기다리실 거예요~
아이린 E. 테라코르:따라나서긴 왜 따라나서. 또 죽을 위기를 겪을지도 모르는데? (눈을 가볍게 흘긴다.) 아니지, 이미 한 번 죽기까지 했잖니. 잘은 몰라도 절대 긍정적인 감각은 아닌 것 같은데, 그걸 겪고서도 이런 말이 나오다니 너도 참 대단한 애라니까. (중간에 기절한 탓에 단테가 한 번만 죽은 줄 알고 있음)
그래, 다시 돌아가자. 모두가 널 영웅이라 부를 거야.
단테 이그리드:... ... ...(절대 두 번 죽었다는 말은 실수로라도 하면 안 되겠다. 이건 말하는 순간 분명 절교다... 혼자 속으로 달달 떨다가 돌아가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건 그렇고 영웅이라니.) 저 혼자만 영웅이 아니라, 아이린이 있었기 때문에 영웅이 될 수 있었으니 아이린 또한 영웅이라 불려야죠. 안 그런가요? 돌아가면 아마 한동안 축제 분위기라 또 떠들석할 것같네요...(이미 몸은 녹초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기에 돌아가는 나아가는 발길이 마냥 무겁지 않았다.)
아이린 E. 테라코르:난 그런 축제에도, 날 띄워주는 허례허식에도 관심없는 거 알잖니? 그냥 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평화로이 살아갈 수만 있으면 그만이야. 스포트라이트는 네가 가져가렴. 상금을 받는다면 그중에 1할만 나 떼어주던지. (농조)
단테 이그리드:...루돌프는 즐거워할 것같으니 조금이라도 같이 즐기도록 해요. 이런 평화를 언제 또 맞이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왜 아이린이 1할만 가져가요? 당연히 아이린이 9할을 가져가야죠!!(이때까지의 노고를 생각하면 이게 당연한 거 아닌가? 하는 표정이다.)
아이린 E. 테라코르:아, 그렇지. 그애는 밝고 신나는 분위기를 좋아하니까. (결국 조금은 곁다리로라도 축제에 휩쓸릴 것 같아졌다. 그래도 마냥 싫지만은 않다. 빙그레 미소하다가) 응? (이건 또 무슨 소리?) 내가? 나는 성도도 아니고, 마지막 전투는 네가 다 했는데도?
단테 이그리드:대신 이번 축제 때는 부디 아이스크림 넥타이같은 것을 하는 건 말려주세요... 제가 보기에 그건 진짜 아니었어요.(농담처럼 말했지만 은근히 진심이 담긴 말이다.) 아니, 하지만... 그... ... ... ...어쨌든 못해도 서로 5할씩이라도 나눠 가지는 것이 맞다 생각해요. 아이린 없었으면 저 정말 초반에 백골이 되었을거니까요. 거절하고 저한테 넘기려고 하면 제가 바로 다시 반송할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아이린 E. 테라코르:그건 내가 말릴 수 있는 분야가 아니야. (먼산) 마지막까지도 호락호락하게 넘어가는 법이 없구나. 알겠어, 네가 굳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나도 거절할 수 없지. 나중에 그 돈으로 우리끼리 조촐한 파티를 해야겠구나. (발밑에서 푸른빛 풀이 밟히는 소리가 난다. 충만해진 생명이 세상을 채우고 있었다.)
단테 이그리드:...그럼 적어도 반짝이 정장만큼은...(왠지 축제 때 마주칠 두 사람의 모습을 상상하니 약간 정신이 혼미해졌다. 적어도 아이스크림 넥타이, 반짝이 정장, 톤그로 구두 중 하나는 하지 않고 오길 바라는 마음이 내심 있었다.) 다른 분들도 부르면서 생환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도록 해요. 케이크나 먹을 건 제가 준비하고... 꽃은 아이린한테 맡겨도 되겠죠? 분명 즐거운 하루가 될 거예요~(이제는 정말 평화로워진 가지들 사이에서 숨을 깊게 들이쉬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것같았다. 그러고는 늦지 않도록 어서 가자며 너의 어깨를 잡고 꾹꾹 밀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 뒤에 어떤 삶을 택할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대제가 안겨주는 막대한 영예와 부를 안고 편안한 삶을 살 수도 있겠죠.
혹은 평화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옳음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도 있고요.
어떤 가능성도 좋습니다. 어떤 미래도 좋습니다.
너른 땅이 고개를 조아리되, 스러진 왕좌는 옛 이야기로 남았노라.
ENDING A : 너른 땅이 고개를 조아리되